어릴적 야음을 틈타 친구들과 감자서리를 간적이 있었다. 원래 감자밭은 밭을 평편하게 고른 다음 두둑하게 쌓아올린 이랑과 이랑을 쌓기 위해 파낸 고랑으로 만들어져 있다. 감자서리에도 방식이 있었다. 이랑 위 감자 싹을 뽑고 감자를 캐는 것이 아니라 이랑 깊숙이 손을 넣어 감자만 빼오면 감자 싹은 한 동안 그대로 있어 주인은 서리 당한 것을 알지 못한다. 그날도 이런 방식으로 감자서리가 끝날 무렵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모두 주인으로 생각하고 줄행랑을 쳤다. 그런데 친구 한 명이 돌아오지 못했고, 우리는 그 친구가 주인에게 잡힌 것으로 생각했다. 한참 후 무사귀환한 친구의 말이 가관이다. 탱자나무 울타리를 빠져나오는데 누가 뒤에서 옷을 잡았고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그럴게요" 한참을 빌었는데도 주인이 말이 없길래 뒤를 돌아보니 주인은 없고 자기 옷이 탱자나무 가시에 걸려 있더란 것이었다. 탱자나무와 관련하여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회남(淮南)에 심은 귤을 기후와 풍토가 다른 회북(淮北)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되듯이 사람도 주위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비유한 고사성어이다. 본래 뜻은 '귤이 변해서 탱자가 된다'는 말이니 부정
어느덧 유치장에 근무한 지 2년 차에 접어들었다. 지금도 유치장에서 처음 근무한 날 기억이 선하다. 형사팀에 근무하며 많은 사람들을 유치장에 보냈지만 막상 내가 유치장에 근무한다고 생각하니 뭔지 모를 두려움이 밀려왔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매캐한 냄새, 사방을 감싼 쇠창살, 달력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 빈 박카스 종이박스를 쓰레기통으로 사용하는 곳. 이게 처음 마주한 유치장이었다. 그러면서 당신들은 죄를 지었으니 그런 대우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사계절을 유치장에서 생활하며 나의 생각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유치장은 어떤 근거로 만들어질까. 많은 사람들은 유치장이라면 가장 먼저 차디찬 철창을 떠올릴 수 있다. 그 철창 안의 차가운 마룻바닥에서 잠을 자고, 하루 세끼 콩밥을 먹는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런 곳에 무슨 인권이 있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충북 관내에서만 모두 5개 경찰서에 유치장이 설치돼 있다. 여기에 근무하는 경찰관은 50여명이다. 연간 2천여명이 유치장을 거쳐 가고 있다.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만한 사람들이 재판을 받기 전에 최장 10일 동안 유치장에 머문다. 이외에도 벌금을 내지 못하는 사람, 법
지구의 온난화로 우리나라의 기후가 머지않아 아열대 기후로 바뀐다는 예측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지난 겨울의 시작은 유난히 따뜻하여 내년 농사에 병충해가 극성을 부리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갑작스러운 강추위가 몰아닥쳐 제주도와 서해안 지역의 폭설로 큰 피해를 입기도 하였다. 한반도에서 삼한사온의 겨울 날씨가 사라진지도 꽤 여러 해가 되었다. 아무리 추워도 조금만 참으면 금방 풀리곤 하여 희망을 잃지 않았는데 이제 그러한 정겨운 기대도 하지 못하게 되니 옛 날씨마저 아쉽기만 하다. 해마다 기상이변이 잦아져 겨울이면 추위와 폭설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게 되고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재해 소식은 우리를 더욱 걱정스럽게 한다. 여행을 하다보면 방문하는 지역의 지명이 낯설게 느껴지고 발음에 따라 여러가지 의미를 연상하게 되는 지명을 대하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하게 생각하게 된다. '아니 그런 이름의 지명도 있는가?'하고 호기심을 갖게 하며 여러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지명이 우리 충청북도에도 여러 곳에 있다. 지난 번에 단양의 대가리와 제천의 월굴리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추운 날씨에 필수품인 목도리와 장갑을 연상케 하는 목도리와 장갑리에 대해서 그 지명이 생기게
나는 지금 물결치는 바닷가에 서 있다. 멀리 수평선을 뚫고 가는 배 한 척이 보였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거기 층층 구름이 에워싸고 있는데 한 척 돛배가 풍경처럼 예쁘다. 이제 막 푸른 꿈을 안고 출항했겠다. 바닷물이 있는 한 언제까지고 나아갈 것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꿈에 젖는다. 하지만 그 바닷물이 한 바가지라도 들어오면 그 때부터 가라앉기 시작한다. 아찔한 기분이다. 처음 들어오기 시작할 때 손을 쓰면 간단하지만 엄청난 바닷물은 간단히 틀어막는 정도로는 되지 않을 테니 배를 건조할 때 가장 중요한 과정은 방수처리다. 내부 시설이 완벽한들 방수처리가 불충분해서 물이 들어오면 그야말로 끝장일 테니까. 세상 바다를 항해하는 삶도 엇비슷하다. 무엇보다, 우리를 뜨게 하는 것은 역경과 시련이라는 점에 치중할 일이다. 행복과 평안으로 채워진 물가에서 띄울 수도 있으나 얼마 되지 않는다. 결국 시련과 역경의 물을 끌어들여 항해하는 게 원만한 방법이고 그 과정에서 삶의 지혜를 배운다. 물이 있어야 뜨지만 그 때문에 침몰하기도 하는 것처럼 역경과 시련으로 가득 찬 인생 바다를 저어가다 보면 아차 하는 순간 표류할 수도 있을 테니까. 요는 곧 방수 처
청주시시설관리공단은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청주시가 전액 출자하여 설립한 지방공기업이다. 법에 명시된 지방공기업 경영의 기본원칙은 경제성과 공익성의 조화이다. 하지만 경제성과 공익성, 이 두 가치를 조화롭게 경영한다는 것이 여간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공단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은 경제성과 공익성의 조화보다는 어느 한쪽이 더 중요다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경제성을 강조하는 이에게는 세금 먹는 하마라 불리기도 하고 공익성을 강조하는 이에게는 돈벌이에 혈안이 된 곳이라 불리기도 한다. 나는 지난해 4월1일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하기 이전까지는 공단에 경제성 보다는 공익성을 강조하는 무리에 속해있던 사람이다. 하지만 공단 이사장직을 수행하는 지난 10개월, 이제 더 이상 임직원들에게 경제성과 공익성 중 어느 하나의 가치를 더 강조하지도 그렇다고 두 가치의 조화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이는 경제성과 공익성이란 상반된 두 가치를 고객만족이란 촉매제를 통해서 충분히 조화를 이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공단은 지난 15년간 입장료, 사용료 등 요금을 인상하거나 인하하여 부족한 경제성을 때로는 공익성을 채우려 노력 했지만…
봄비가 내리고 언 땅에도 파릇한 풀들과 함께 봄 냄새가 푸석푸석 올라온다. 하지만 도시생활, 특히 아파트에 살다보면 계절과 자연의 변화를 느끼는 몸의 감각이 둔해질 수 있다. 교외로 나가 주변을 둘러보면 어느새 계절은 대지의 색을 바꾸고 있고 겨울 내 움츠려 있던 몸의 감각은 볕이 좋은 봄날 봄바람처럼 어디라도 떠나고 싶게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꽃피는 봄이 오면 산과 들로 유명관광지와 유원지에는 보편적인 여행의 기술을 갖고 동일한 코스로 움직이는 여행객들로 넘쳐날 것이다. 또한 즐거운 여행을 위해 인터넷 검색과 방송에 나온 그곳으로 최선의 여행 스케줄을 정리할 것이며, 여행의 마지막은 각종 SNS의 등록으로 마무리 될 것이다. 보편적인 여행의 기술은 각종 블로거들의 추천과 체험 일정이 담긴 매혹적인 자료와 서적들로 넘쳐나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실천으로 옮길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현대인들에게 여행이 주는 기대치와 여가문화의 다양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도 한 몫을 담당했다. 여행과 여가생활은 피로를 회복하게 하는 강장제처럼 때로는 가족이나 친구간 서로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현대사회에서 여행과 관광
누군가가 도움이 필요해서 나를 찾아온다는 것,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행복한 일이다. 지금의 나는 임용된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사회복지공무원의 모습이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이 필요한 직접적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노인복지관의 사회복지사였다. 사회복지사로 일할 때 내가 맡은 업무는 집수리, 세탁, 이·미용서비스 등 어르신들의 생활에 필요한 재가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제공하는 것이었다. 낡아서 비가 오면 새는 슬레이트 지붕을 새 지붕으로 고쳐드리면 어르신은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손주처럼 생각하시고 먹을 것도 많이 챙겨주시고 입으로 노래를 흥얼거리시며 기쁜 마음을 표현하기도 하셨다. 그리고 날씨 좋은 날에 마을 경로당으로 봉사자와 함께 이·미용서비스를 하러 가면 탁 트인 마당에서 의자 하나만 놓고 어르신들을 멋지고 예쁘게 머리 손질을 해드렸다. 어르신들이 거울을 보며 환하게 웃으면서 만족해하는 모습들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다. 어르신들을 기분 좋게 해드린 추억들은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매력적인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더 많이 접할 수 있고 더 많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 있다. 사는 것이 힘들고 또 마음에 응어리진 일들이 많기 때문에 웃음은 좋다. 더구나 역사 속에서 오랫동안 한(恨) 많은 세월을 살아온 한국인들에게 웃음은 더더욱 필요한지 모른다. 그래서 점점 웃음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서 웃게 하는 직업이 성행하고 있다. 오늘날 개그맨은 대단히 인기가 있는 직업이다. 심지어 웃음치료사, 웃음요가, 웃음 다이어트 라는 업종도 있다. 사회 분위기가 그렇다 보니 요즈음 우는 사람들은 분위기를 망치고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으로 취급된다. 우는 것은 그저 사람이 죽은 초상집이나 누군가 슬프고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가서 한 번 같이 울어 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상 웃음만 먹고 자란 사람은 머리는 커지지만 정신적으로는 성숙하기 어렵다고 한다. 독일의 시인 괴테는 "눈물로 밤을 새워 본적이 없는 사람과는 인생을 아예 논하지 말라"고 했다. 비슷한 말로 "눈물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마라"는 격언도 있다. 이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아픔이나 고통을 경험하고 눈물을 흘려본 사람과 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 공감되는 대화를 나눌 때,
가끔은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쓸쓸한 날은 길을 나서자. 속도의 시대에 느리게 가는 기차는 여행자의 마음에 긴 여운을 남긴다. 로스엔젤리스를 여행 할 때, 길고 긴 화물기차가 씨에라 산맥 아래로 천천히 지나는 것이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사계절 풍광을 느끼며 여행을 하리라 꿈꾸지만 맘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겨울다운 풍경을 그리며 하늘내린 동네 강원도 인제의 자작나무 숲을 찾아갔다. 숲을 향해 걷다 고개를 드니 가냘픈 가지들이 코발트빛 하늘에 수를 놓는다. 은빛 피부를 가진 키 큰 자작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며 빽빽이 서있는 풍경이 보여주는 이미지 때문일까? 완만하고 부드러운 임도를 걷노라면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없다. 초입부터 무리지어 이어지는 자작나무그룹들을 보고 감탄하기엔 이르다. 자작나무숲은 금방 보이지 않는다. 산허리를 굽이굽이 돌고 돌아 3.5㎞의 눈길을 걷다 보면 서쪽방향 구릉에 자작나무숲이 꿈처럼 보인다. 숲에는 눈이 쌓여있다. '당신을 기다립니다'라는 자작나무 상징어처럼 순백 동화나라가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라는 팻말을 지나 하얀 숲으로 들어갔다. 하얀 눈과 하얗게 쭉쭉 뻗은 나무들의 어우
자식 교육 중, 부모가 구체적 사례까지 들어가면서 가장 자신 있게 교육시키는, 그래서 하면 큰 일 날 것처럼 배웠지만 그래도 살다 보면 한번쯤 비켜 갈 수 없는 단어이지 않을까 싶다. 대학에서 창업을 지도하면서, 학생 창업의지를 가장 저하시키는 주요 요소는, 실패하여 신용불량으로 어려움을 겪는 선배들의 모습, 부모 또는 주위 선배들의 반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이다. 이러한 사기를 꺾는 주 요인의 이면에는 연대보증이라는 보이지 않는 무서운 사회 시스템을 피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창조경제를 주창하고 벤처창업을 강요하다시피 할 정도로 열을 올리고 있는가? 그럼 창조경제 반대말은 무엇인가? 꼭 맞는 정답은 아니라 생각하지만 많은 학자들이 모방경제라 칭하고 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산업화 길을 걸으면서, 우리는 남이 하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한강의 기적을 일구었다. 부모님을 포함한 많은 선배 세대의 희생이 있었지만 그래도 한편으론 행복 했으리라. 경제는 당연 성장하고 일자리는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라. 하지만 경제성장율 2%대에 머물고 있는 작금, 젊은 사람이갈 곳이 없다. 대기업은 한국의 경제를 떠받치고 있지만 종전처럼 많은 신
총선을 앞두고 나라가 엉망입니다. 북한은 범 앞의 하룻강아지가 되어 핵실험을 한다, 미사일을 쏜다, 세계를 상대로 건방진 도전을 일삼고 있는데 정작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우리네 정치권은 둔감하기 그지없습니다. 유엔마저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강경 제재를 불사하는데 우리네 정치권은 고작 당 차원의 성명 정도를 발표하고는 열중쉬어입니다. 그들에게 안보는 자신의 일이 아닙니다. 오직 이권(利權)에만 관심이 높습니다. 어제 오늘 그랬던 게 아닙니다. 오죽하면 강물에 빠진 정치인을 오염이 두려워 서둘러 건진다고 했겠습니까. 이 시각에도 그들은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에만 혈안입니다. 여당과 야당 간에는 말할 것도 없고, 여당은 여당끼리, 야당은 야당끼리, 조선시대 중·후기의, 그 몰염치하고 개탄스러운 붕당정치를 재현하며 치고받기가 한창입니다. 그 모양새를 가만 들여다보노라면 가관입니다. 모두 거기서 거긴데, 한결같이 똥 묻은 개인데, 자신은 겨를 묻혔다며 상대방을 나무라기에 혈안입니다. 그야말로 도토리 키 재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여당의 속을 들여다봅니다. '박'을 가지고 줄다리기가 한창입니다. 가난한 흥부가 굶어죽기 직전의 식솔들을 구해낸, 다리를 치료해…
예전에는 집집마다 지붕에 TV안테나가 있어 바람이라도 세차게 불면 TV전파를 잡기 위해 지붕에 올라가 틀어진 안테나를 이리저리 돌려야 했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불편은 난시청 문제 해소를 위한 유선방송의 출현과 더불어 사라지기 시작했고, 그 후 케이블TV가 1995년 본 방송을 시작하게 되면서 이제는 그런 모습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케이블TV는 지상파 난시청 해소와 다채널 방송서비스 제공을 통해 가입자를 늘려갔고, 지상파방송은 케이블TV를 통해 방송 커버리지를 확대함으로써 방송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갈 수 있었다. 케이블TV에 이어 2002년 위성방송, 2008년 IPTV와 같은 전국 규모의 경쟁사업자가 방송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지금은 국내 유료방송시장이 본격적인 경쟁구도로 접어든 상황이다. 케이블TV는 한때 시장의 독점적 사업권을 부여받으면서 급성장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다가 현재는 강력한 후발주자인 IPTV의 등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7년간 1천2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급성장한 IPTV 역시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채 케이블TV의 단순 대체재로 인식
낭성에 앉은부채가 싹을 틔웠다기에 2월 초부터 기웃거리다 3월이 되서야 화광을 두르고 의연하게 앉아 좌선에 들은 동자승의 모습을 보았다. 더러는 고라니가 뜯어먹어 볼품없이 초라한 모습도 기특해 보였다. 벌랏길에 납매화가 폈다는 소식을 듣고 아직은 찬바람이 옷 속을 파고드는 날에 독감으로 으스스한 몸을 이끌고 가서 보았다. 음력으로 섣달에 핀다는 납매는 노란 여린 잎이 세찬바람에 오돌 오돌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이 안쓰럽고 대견하여 눈물이 날 지경 이었다. 좌구산의 복수초는 눈이 함빡 내린 날 꽃을 보러 갈 수 있었다. 눈을 비집고 올라온 노란 꽃의 모습은 환상이었다. 무심천 발원지인 내암리에는 노루귀가 꽃잎을 내밀었을까 궁금하고 바람꽃의 안부도 확인 하려고 길을 나섰지만 아직은 소식이 없다. 겨울잠을 자던 벌레가 깜짝 놀라 깨어난다는 경칩이 막 지났다. 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부드러워지고 눈이 비로 바뀌면서 얼었던 땅이 녹고, 따뜻한 봄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절기가 되었다. 이제 얼어붙었던 북방산개구리가 서로서로 사랑하기에 바쁜 계절이다. 부지런한 녀석들은 벌써 알을 낳았다. 봄! 얼마나 힘이 나는 계절인가 태양의 온화한 빛을 받아 땅이 서서히 제 몸을…
엊그제 봄비가 내리던 경칩 날, 벌써 들판을 둘러보고 있는 농부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고 있었다. 저들 역시 올 가을을 내다보며 농작물 경작을 위한 손길이 시작된 것인가 보다. 우리 고유의 명절 설날엔 만나는 지인들마다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을 건넨다. 농작물 파종도 추수할 희망을 바라며 이미 파종할 준비로 손길이 분주한 것이고, 설날에 건네는 덕담 역시 행복을 빚으라는 말일진대 어느 것일지라도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수고와 노력이 필수가 아닐까 싶다. 복이 무엇이기에 복 많이 받으란 말에 모두들 좋아하며 행복이 어떤 것이기에 남녀노소 모두가 행복이란 낱말에 환한 웃음으로 화답하는지 자못 고개가 갸우뚱 해진 때도 있었다. 이른 아침이면 지난겨울 때보다 골목길이 떠들썩하게 활기가 넘쳐난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고사리 손들이 엄마나 할머니 등 어른들 손을 잡고 학교로 향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저들 역시 모두가 행복을 위한 꿈을 안고 바쁜 걸음을 재촉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니 절로 밝은 미소가 피어오른다. 우리 어른들 말씀 중에 '복을 짓는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실상 복이란 무형의 존재이거늘 그걸 어찌 짓느
본인서명사실확인제도는 본인이 서명을 했다는 사실을 행정기관이 확인해 주는 제도로 도장 대신 서명을 통하여 확인서를 발급해 인감증명서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본인서명사실확인서와 전자본인서명확인서가 있다. 본인서명사실확인서는 본인이 직접 행정기관을 방문하여 서명을 하고 거래내용 등을 작성하면 발급기관이 서명하고 용도 등을 적은 사실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전자본인서명확인서는 인터넷을 통한 발급시스템을 이용해 용도 등을 기재한 후 공인전자서명에 의해 확인함으로써 그 발급시스템에 저장하는 표준화된 정보를 말한다. 본인서명사실확인서는 필체 등 서명의 동일성을 확인하는 제도가 아니라 관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용도, 거래의 상대방, 수임인 등을 기재하여 다른 사람이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든 안전장치로 분실 등으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다. 인감은 도장을 따로 제작해야 하지만, 본인서명사실 확인서는 본인이 직접 방문하여 서명하면 발급이 가능해 인감보관과 분실에 따른 사고를 예방할 수 있어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고 볼 수 있다. 본인서명사실확인서가 인감증명서와 같은 효력을 가짐에도 인감문화에 익숙한 국민의
잠을 뒤척이다 '악!' 소리를 지를 정도로 어깨가 날카로운 것으로 찌르는 것처럼 아프다. 무심코 팔을 뻗어 물건을 집거나, 구석에 있는 전기코드를 빼다간 한참이나 어깨를 감싸줘야 한다. 특히 열중쉬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팔이 등 뒤로 가는 것이 힘들고, 잠잘 때는 새벽에 더 아프다. 지난해 시작된 통증이 침을 맞아도, 통증 크리닉에서 물리치료를 해봐도 지금까지 지속된다. 할수 만 있다면 팔을 빼서 어떤 상태인지 보고 싶을 정도다. 요즘엔 스트레칭이 좋다하여 지하 건강관리실에서 매달리기를 하고 스트레칭을 한다. 처음 매달릴 때는 몇 초 만에 진땀이 날 정도였는데 이젠 숙달되어 40초 정도는 매달린다. 그 매달릴 때 고통 때문인지, 아님 효과가 있는 건지 이를 악물고 버티고 나면 한참동안은 시원하다. 오십견은 어깨를 둘러싸고 있는 관절막이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면서 염증이 유발되어 나타나는 통증으로 동결견(凍結肩)이라고 한다. 특별한 원인이 없으면서 견관절(肩關節) 내의 연부 조직의 점진적인 구축(拘縮)으로 통증과 더불어 능동 및 수동 관절운동이 제한되는 질환을 특발성 동결견이라 하고, 당뇨병, 갑상선질환, 경추질환, 흉곽내 질환, 외상 등에 의하여…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미생의 윤태호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꿈이란 ○○○가 되겠다가 아니라, ○○○한 ○○○가 되겠다는 것이다." 윤 작가에게 대입한다면, 꿈이란 '만화가'라는 직업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는 만화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꿈이 최종 목적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떤 태도로 꿈을 성취해나가는지의 여부가 더 중요하다. 결국 꿈에 대한 윤태호 작가의 정의를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직업을 얻는 것보다는 직업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를 바르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진로상담에서는 '우연적 사건'이라는 개념에 주목하고 있다. 우연(偶然)이란 아무런 인과관계 없이 돌발적으로 일어나는 일로서, 의도나 계획하지 않은 일이 발생했을 때 쓰는 말이다. 과거와 비교해서 사회의 변화 속도는 점점 빨라지며 기존의 지식과 상식으로 예측할 수 없는 일들도 점차 늘어나는데, 직업 역시 그중 하나다. 우연이론은 누구나 진로를 선택할 때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사건을 겪으며 반전의 기회를 얻게 된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 우연, 즉 기회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교육학자 크롬볼츠(K
고려대학교에서 변경 시행하기로 한 장학금 지급제도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어느 대학에서나 관행처럼 지켜오던 '성적'을 기준으로 한 장학금 지급 방식을 대폭 수정하겠다는 것이 그 내용의 핵심이다. 이는 올 신학기부터 적용하기로 하고 이미 제도의 골격을 완성하여 공표까지 한 사항으로 대학가에서는 최초나 다름없어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획기적인 장학제도의 변경은 새로 취임하는 고려대 염재호 총장의 공약사항이라고 한다. 이에 덧붙여 2017년부터는 '성적장학금'이라는 이름의 제도를 아예 폐지한다고 하니 파격적인 시도의 끝이 어디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 데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전인미답의 길을 나서기 위해선 남다른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어느 순간 어떤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 모를 뿐더러 이해관계의 충돌로 인한 분란의 소지 역시 크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고려대에서 시행하는 장학제도의 변경을 놓고도 갑론을박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이 제도의 핵심 취지가 경제적 빈곤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겠다는 것인데, 당장 '왜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의 몫을 빼앗아 가는가'
지혜와 빛은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 풍경이 빛에 따라 무수하고 다양한 모습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처럼 사람도 지혜를 통해 인생을 다양한 각도로 보게 되며 교훈을 얻게 된다. 쇼펜하우어는 라는 책에서 이렇게 지혜와 빛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신영복 선생은 진정한 지혜는 톨레랑스(관용)와 노마디즘(인식의 확장)이라고 했다. 이어령 선생은 관심, 관찰, 관계의 3관주의를 강조했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새로운 미래의 화두로 제시하면서 역사·자연·예술·문명·지리 등의 상호주의와 콘실리언스(통섭), 공감과 공생을 통해 창조와 혁신의 가치를 이끌어 내고 생명문화의 깃발을 드높이자고 했다. 그날 천안의 한 연수원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의 지역문화융성 지자체 공무원 워크숍은 전국 각지의 다양한 사례와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길은 많지만 그 많은 길을 다 가보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고 할 일이 많다. 그래서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한 것이다. 사람이든 국가든 지방이든 최고를 꿈꾸며 최상의 상태를 선보이고 싶지만 세상은 그리 녹록치 않다. 상처로 얼룩지고 아픔으로 기억되는 것이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지혜와 빛이 필요한 것이다. 전국의 모든 지자체에서…
누구에게나 첫 시작점은 성스럽다. 사람이 태어나는 것도 하천의 시작점도 그렇다. 미호천의 발원지 망이산 샘물이 성스러운 것도 같은 이치다. 물은 육상의 생태계를 유지하는 생명수로 무엇보다 중요하다. 땅속에 있는 물이 지표면을 박차고 태어나면 생명을 유지하는 근간이 된다. '산은 사람을 가르고 물은 사람을 모은다.' 망이산 정상 바로 아래에서 발원한 샘물은 1㎞남짓 흘러 사람을 모아 마을을 형성했다. 첫 마을은 왠지 신비스럽고 청정함을 상상한다. 비가 오고 안개가 자욱한 2월 중순 첫 마을인 음성군 산성면 양덕1리(동리)로 향했다. 마을에 도착하는 순간 우리는 탄식을 했다. 미호천 발원지 물줄기는 마을과 만나면서 하수구로 바뀌었다. 집터와 농경지 공사로 인해 직강화 되고 바닥마저 시멘트가 발라졌다. 온갖 생활 쓰레기가 넘쳐 났으며 폐기물을 태운 흔적부터 먹다 버린 소주병 등 동네 쓰레기장이었다. 어떤 집들은 활용할 터를 넓히려 하천에 기둥을 세워 마당을 만들고 그 위에 농기구들을 올려놓았다. 하천은 편리성이라는 이유 하나로 사람과 완전히 단절되고 방치되면서 동네사람들의 더러운 오·폐수 처리 공간으로 바뀌었다. 발원지 샘물마저 악취를 피해 땅속으로 숨어들었
얼마 전 한 방송매체에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됐다. 방송에는 젊은 한 가장이 부인, 어린 딸과 함께 여행을 갔다가 집으로 오던 중 마주오던 화물차량과 충돌하여 부인과 어린 딸이 사망을 하였다. 사고당시 화물차량 운전자는 술을 마신 상태였으며 혈중알콜농도 0.163%로 만취상태였다. 단란한 한 가정의 부인과 어린 딸, 소중한 두 생명을 빼앗은 가해차량 운전자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이에 대해 방송에서 한 변호사는 "징역 4년이 결코 무겁다고 볼 수 없다. 음주한 상태로 차량을 질주하다가 사고를 냈으면 그것은 술이 만취된 상태에서(혈중알콜농도 0.163%) 혼자 걷는 것도 뒤뚱뒤뚱할 정도인데 그런 상태에서 자동차를 몰고 다녔다는 것은 흉기를 휘저으면서 도로를 마구 난동을 부리고 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만약에 거리에서 이유 없이 본인이 술 마시고 마구 흉기를 휘두르다가 누군가 2명을 죽게 했다면 과연 징역 4년으로 끝날 수 있을까요? 무기징역, 징역 15~20년 그 이상 나오지 않을까요? 징역 4년이 결코 무겁다고 볼 수 없습니다!"라며 우리나라의 술로 인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고 성토를 하였다. 또한…
새해가 되었다. 1년의 시간이 한 번 지나가고 또 다른 1년이 시작된 것이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새로운 각오를 다지면서 지난해를 돌이켜 보게 된다. 1년이라는 시간은 계절이 한 번 순환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사람에게도 일정한 주기로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1년이라는 시간은 사람이 새롭게 접한 것들이 충분히 익숙해지는 기간으로 누구나 어떤 것을 1년 정도 하다보면 그것에 대해 너무도 익숙해져 버렸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것이 일이든 사람이든 어떤 장소이든 간에 말이다. 이러한 느낌을 이른바 슬럼프라고 한다. 슬럼프는 침체되거나 저조한 상황이 계속 되는 상태를 말하는데, 운동선수나 예술가 또는 수험생들이 겪는 깊은 좌절감을 동반하는 슬럼프가 아니더라도, 일반인들도 누구든 1년 정도 주기를 갖는 크고 작은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새롭던 일이 적응이 되어 슬럼프에 빠지게 되면 자신의 일상이 너무 익숙하고 반복적으로 계속되어 왠지 쳐지게 되는 느낌을 갖게 된다. 뇌에도 몸에도 새로운 자극이 전달되지 않아 서서히 게을러지면서 자괴감을 동반한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우리에게 필요한 독이듯, 슬럼프도 우리에게 필요하기
교육 현장을 다니다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 중 하나가 학부모가 아이들 앞에서 담임교사에게 큰소리를 치는 것이다. 간혹 말썽꾸러기 아이보다 '지나치게 열정적인' 학부모가 교사를 힘들게 한다. 최근 학교폭력 관련하여 만난 한 학부모가 '교사는 우리 아이를 괴롭히는 사람'이라며 적대시하는 발언을 접하고 당황스러워했던 적도 있다. 그 요인 중의 하나가 불신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교육과정을 지나오면서 만난 다양한 교사에 대한 불신감으로 생안경을 끼고 담임교사를 보는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학부모들도 교사는 우리 아이를 괴롭히는 사람이라고 적대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 당황스러웠던 적도 있다. 교칙 위반으로 벌점을 주면 '우리 아이는 주지 마라', '우리 아이는 파마하라고 내가 허락했다' 등의 항의성 요구는 기본이고, 사건의 전말이 아닌 중간 부분만 툭 잘라 이야기한 아이의 말만 듣고 무조건 소리부터 지르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이들이 이런 부모의 태도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학부모와 교사가 화합하여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다. 학부모와 자녀 사이에 충분한 대화가 있다 해도 일정부분 소통의 부재는 불가피하기에,…
지난 한 주 ICT 분야의 핫 이슈는 역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Mobile World Congress) 2016이었다. 특히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전시회는 '모바일이 모든 것(Mobile is Everything)'이라는 주제로 전 세계 2000개 이상 업체가 참여하였는데 관람객만도 10만명에 육박했다고 한다. 이 전시회 하나로 바르셀로나가 얻은 경제적 소득이 직, 간접적으로 상당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아무튼 이 번 전시회에서 스마트 폰, 가상현실(VR), 5세대 이동통신, IoT(사물인터넷) 등이 주로 전시되었는데 가장 큰 화두를 장식한 것은 바로 가상현실(VR), 스마트 폰 그리고 중국의 ICT 파워였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한다. 우리의 삼성과 LG가 가상현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기어 VR'과 '360VR'을 공개하여 인기를 끌었고, 스마트 폰에서는 삼성은 '갤럭시 S7'를, 그리고 LG는 'G5'를 선보여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특히 삼성전자가 '갤럭시 S7' 언팩 행사를 기어 VR로 진행하여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가 금 번 MWC에 대한 보도를 접하면서 무서움을 느낀 것은 바로…
선거구획정 문제에 관한 이야기가 언론에 자주 보인다. 사실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다. 자신이 후보로 나설 선거구가 어느 지역인지도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시점이 20대 국회의원 선거 43일 전이니 문제는 문제이다. 그런데 사실 유권자인 시민들에게는 선거구획정 문제가 피부로 와 닿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선거구를 정하는 문제는 민주정치의 기본 중의 기본이기도 하다. 선거구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서 정치 지형이 완전히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4일자 칼럼에서 필자는 민주정치를 출범시킨 아테네의 클레이스테네스라는 정치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유력 귀족 가문 중 하나인 알크마이온 가문의 사람이었고, 다른 귀족 가문들과의 권력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평범한 시민 대중과 연대하여 민주정치의 아버지가 되었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와 알크마이온 가문이 정권을 주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행정구역 및 선거구역의 개편이었다. 그 때까지의 아테네의 구역들은 지역 단위이면서 혈연 단위이기도 했다. 오늘날과는 달리 거의 대부분의 혈족들이 같은 지역에 몰려 살았기 때문이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