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이승의 나이로 23살이다. 2057년에 명을 거둬들여야 하니 이승에서의 삶이 아직도 한참 남은 셈이다. "혼을 때어내기에는 아직 어리긴 하군." 나는 여자의 혼을 떼어내면서 여자와 함께 사는 인간의 혼도 함께 떼어볼까 하고 여자네 집을 들여다보았다. 오십이 갓 넘은 남자 인간 하나와 혼이 붙들려 갈 날이 멀지않은 노파가 있었다. "음, 좀 써먹을 수 있으려나?" 나는 여자와 함께 사는 두 인간의 혼을 들여다보았다. 늙은 여자의 혼은 팍팍하고 푸슬푸슬해서 무게도 제대로 나가지 않아 떼어내고 할 것도 없었다. 여자의 남편인 듯싶은 사내의 혼은 여자처럼 말랑하지 않을뿐더러 퀴퀴한 냄새가 배어있었다. "저걸 떼어서 정화시키는 시간에 딴 혼을 구하는 게 빠르겠군."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세상일이 만만한 게 없었다. "다른 저승사자들은 잘도 목표를 채우던데…." 나는 일이 생각처럼 쉽게 풀릴 것 같지 않아 한숨을 쉬며 여자를 지켜보다가 안방을 기웃거리던 여자의 어깨가 조금 흔들리는 걸 보았다. 그때 방문이 열리고 노파가 가래 끓는 소리로 여자에게 욕을 퍼부었다. "야, 이년아! 우릴 굶겨죽일 작정이냐?" 여자는 화들짝 놀라서 노
대학을 다니며 '청렴도 바닥, 공직기강 해이' 등과 같은 제목의 글들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포털 사이트에 게재되는 것을 자주 보게 됐다. 그때마다 많은 사람들과 같이 나 또한 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게 다가왔었다. 이런 인식은 회사생활을 하면서 바뀌게 되었다. 업무처리시 공무원들과 자주 마주치며 얘기 할 기회가 많아졌는데, 매체에서 나쁘게 보도됐던 공무원들의 모습은 전혀 보이질 않았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조차 마다하며 자신의 돈으로 사 먹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들을 가슴에 새기고 수험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부패한 관리로 인해 강성하던 나라들이 무너진 것을 알게 되었다. 역사에 가정이란 없지만 '과거 우리나라의 모든 관리들이 청렴했으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얼마나 강대해졌을까?'란 생각을 하였고, 그때마다 다시금 펜을 세게 움켜쥐며 '나는 누구보다 청렴한 공무원이 되겠어'라는 다짐했다. 첫 출근을 한 며칠 후 구청 팀장 회의에 참관하게 됐다. 구청의 전반적인 일에 대해 알길 바라는 취지였다. 회의가 진행될수록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잡초제거·복지·도로 개설 등 작은 부분부터 생활에 직간접적 연관
단양에는 대가리가 있고 제천에는 월굴리가 있으며, 괴산에 목도리가 있다면 보은에는 장갑리라는 곳이 있다. 장갑(長甲)은 원래 보은군 산외면 지역의 자연마을인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남악(南岳), 벌말, 적말, 안말, 새말을 병합하여 장갑리라 하였다고 전해진다. 그러면 장갑이란 무슨 의미일까· 추위를 막기 위하여 손에 끼는 장갑은 예전에는 오로지 추위를 막기 위한 용도의 벙어리 장갑이 대부분이었다, 손가락마다 갈라진 장갑은 추위를 막는 데는 벙어리 장갑보다 못하지만 물건을 집거나 일을 하는 데는 매우 편리하며 미관상 아름답게 보인다. 사전적 의미를 보면 장갑(掌匣)은 방한이나 장식을 위해 털실, 천, 가죽 따위로 만들어 손에 끼는 물건을 가리키는 한자어이지만 고유어 '장갑'은 무슨 의미를 지닌 말일까· 지명에 쓰인 이름이므로 땅의 모양(지형)을 가리키는 말임이 분명할 것으로 추정하고 그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지명에서 지형적 특징을 달리하는 곳의 형태가 돌출된 경우 곶(串)이란 글자를 붙여 부른다. 일반적으로 바다의 경우는 규모상으로 보면 반도보다 다소 작다. 해안 지역에 주로 나타나는 지형적 의미를 갖는 지명이다. 침수 해안의 경우는 물
어릴 적 추억을 가장 많이 간직한 하천은 어느덧 수로가 되었고 오폐수의 처리 공간이 되었다. 직강화 된 하천과 제방은 사람과 단절을 초래했다. 표면은 육상생물이 잠식하여 접근을 막았다. 농업용수를 위해 만든 시멘트보는 흐르는 물길을 막아 추운 겨울에도 녹조현상이 나타났다. 수생생태계의 이동을 위해 어도를 만들어 놨으나 유명무실하다. 2월의 마지막 날 음성 삼성·대소의 미호천으로 향했다. 온천지가 하얗게 눈에 덮였다. 짙은 안개는 시야를 가린다. 미호천 벌판의 바람은 세차게 볼을 때린다. 매서운 찬바람이 눈가에는 눈물을 고이게 한다. 미호천 발원지 마을을 탐사하고 저렸던 가슴이 찬바람에 오그라든다. 미호천 상류답지 않은 쑥스러움을 그 속에 감추려 했는지 모른다. 수량이 많아지고 모래톱이 나타나면서 하천 수질은 상류보다 좋아보였지만 직강화 된 하천은 여전히 부자연스러웠다. 미호천이 처음 합류하는 지천인 도청천 합수부를 지나 대소면 중심지 오산리의 태성교에 도착했다. 위로는 차가 쌩쌩 달리고 아래로는 생활폐수로 보이는 시궁창물이 본류로 반입된다. 널부러진 쓰레기와 함께 하천이기를 포기한다. 경제는 풍요로워 졌다고 하나 우리는 소중한 추억을 간직한 하천은…
완연한 봄이다. 우리는 봄을 기다리며 낭만과 도전, 그리고 새롭고 따뜻한 시선의 세상을 기대한다. 그런 환장할 봄날에 바보스럽게 몸살이 걸렸다. 햇살 가득히 내리쬐는 양지에서 해바라기 하지만 몸 속 깊이 스며드는 아린 떨림은 피할 수 없다. 서서히 무너져가는 오십 중반을 바라본다. 정작 오늘의 봄이 작년의 봄이 될 수 없듯이 오늘 나는 젊은 날의 내가 아님을 차가워지는 손끝을 부비며 알게 된다. 이런 봄날, 세상은 온통 전쟁판이다. 북한 핵실험으로 야기된 한반도의 냉전 구도는 이제 사드로 대변되는 전쟁놀이가 일촉즉발 상태이고, 정치권에선 총선을 위한 공천의 눈먼 칼부림이 조폭들의 싸움 같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불가침 영역이라는 바둑에까지 기계의 습격이 이루어진다. 훗날 우리 스스로에게 자문하면서 가슴 칠 지도 모를 오늘의 현상에 대하여 떨리는 가슴으로 지켜본다. 두렵다. 그러나 한 인간인 이세돌에게서 인간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 맞서 싸우는 희망을 본다. 피카소의 '게르니카'라는 그림이 있다. 1937년 그려진 이 그림은 스페인 내전으로 인한 게르니카라는 작은 도시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그린 그림이다. 폭격으로 파괴된 도시와 그로인해 죽은 아이를 안고…
청주시 상당구청의 사회복지 통합관리 업무는 국민기초생활보장 변동사항을 수시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바쁘다. 연초에는 고등학교 졸업한 학생들과 대학생들의 변동사항을 많이 처리하게 된다. 고등학교 졸업자 가정에 전화하여 대학 입학을 했는지, 졸업하고 소득활동을 하는지 확인을 하게 되는데 전화상담을 할 때마다 요즘 들어 기쁜 소식을 많이 듣게 되어 내 일이 참 보람찬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머니, ○○고등학교 졸업했죠? 졸업하고 어떤 걸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해서요" 라고 물으면, "우리 아이 이번에 대학에 입학해요! ○○대학교요!" 라는 반가운 대답을 많이 듣기 때문이다. 다양한 이유로 형편이 어려워 기초생활보장을 받는 분들의 자녀가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대학교에 입학한다는 소식을 듣고 있자면 내 아기가 잘 자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 뿌듯함이 느껴진다. 다른 일로 전화 상담을 할 때보다 기쁨에 찬 부모님의 목소리를 대하면, 아이들을 정말 잘 키우고 그동안 고생하셨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기초생활보장의 최종 목표는 생활의 어려운 분들의 최저한의 기초생활을 보장하면서 가능한 분들에게 자립을 지원하
제천지역에서는 얼마 전 40대 후반 남자가 "누나가 감금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며 다급하게 112신고를 해 지역경찰, 강력팀, 여청수사팀 등 많은 경찰인력이 현장에 출동했으나 확인 결과 허위신고로 밝혀졌다. 이와 같이 허위신고로 불필요한 경찰력이 낭비 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매년 112신고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종류 또한 다양하다. 112종합상황실에서는 각종 유형의 신고를 접수하고 지역경찰에게 현장 출동조치를 한다. 그러나 범죄와 무관한 "가로등이 꺼져 있어 불편하다", "차량문이 잠겼는데 도와주세요", "오랫동안 방치된 차량이 있다"는 등 경찰이 출동할 필요가 없는 비출동 신고가 전체 신고건수 대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충북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 접수된 112신고 중 약53%가 경찰관 출동이 필요 없는 단순상담 또는 경찰업무와 무관한 생활민원 신고 내용이었다. 경찰은 각종 범죄신고 접수 시 지구대 또는 파출소 관할을 구분하지 않고 사건발생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순찰차량을 현장에 출동시켜 신속한 현장대응을 할 수 있도록 112총력 대응태세에 주력하고 있으나 신고요령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해 11
청첩장을 받았다. 고대하며 기다리던 혼사라 반갑기 그지없다. 절대로 결혼 따윈 안 한다는 아이였는데…. 기특하고 고맙고 좋아서 마냥 웃음이 나왔다. 그것도 잠시, 신랑어머니의 이름을 보는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1980년, 내 친구 경희는 첫 단추를 잘못 꼈다. 그녀는 박력 있고 돈 잘 쓰는 자상한 한 남자를 만나 열렬히 사랑하였고 교제한 지 석 달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과 동시에 그녀는 그 남자의 실체에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결혼 때 받은 패물은 다 가짜였고 대추나무 연 걸리듯 빚이 많았으며 입만 열면 거짓말에 여자와 자식까지 있는 파렴치한이었다. 툭 하면 친정에서 돈 가져오라 성화요 폭력과 협박도 서슴지 않는 방약무인이었다. 내 친구 경희는 그 와중에 임신을 하게 되었고 낳을 것인지 말 것인지 수없이 고민하다가 아이를 낳았다. 자식이 생겼으니 남편도 변하리라 믿고 기대하였는데 그 남자는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정도가 더 심해졌고 결국 친정에 알려지면서 7년 만에 그 수렁에서 빠져 나왔다. 그 대가로 그녀는 각서를 썼다. 평생 아이만 기르면서 혼자 살겠다고. 그 남자가 일본에서 산다는 소식도 들었지만 경희는 늘 불안해하였다. 좋은 사
새 계절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또 다시 잦은 비가 필요했다. 지난겨울의 기억을 지워버리기나 하듯이 입춘이 지나면서 수시로 비가 내렸다. 봄비는 겨울날의 잔기침을 삼키고 지난계절에 날아든 철새들의 풍경조차 은근슬쩍 잊게 했다. 금강의 물길을 날아오르던 그 많던 새들이 이제 어디로 갔는지 난 알지 못한다. 오늘 아침 난 미술평론가 '존 버거'의 말, "우리는 보이는 것만 본다"를 떠올리며 봄을 본다. 영어의 봄 'spring'은 이쁜 말이다. 옹달샘 바위 틈새에서 퐁퐁 솟아나오는 물방울이 시원하다. 혹은 겨울동안의 긴 잠을 깬 개구리가 스프링처럼 튀어 오른다. 한자어 '춘(春)'은 또 얼마나 앙증맞은가. 간질거리는 봄 햇살에 화답하듯 뽕나무 새순이 자그마한 머리를 뾰족이 내민다. 우리말의 '봄'은 좀 더 철학적이고 관념적이다. '혼불'의 최명희는 말은 곧 '정신의 지문'이라고 했다. 봄의 어원을 살피면 수천 년간 우리민족이 품어온 생각의 그릇을 알 수 있다. '보다'가 명사형이 되어 봄이 되었다. 혹자는 봄이 불(火)이 오는 형상이라 하고, 햇볕(陽)이 오는 구조라고도 하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추상화와 상상력이 한 수 위다. 난 언어학자는 아
오늘날 많은 한국의 청년들은 데이트관계를 통해 친밀감을 경험하고 로맨틱한 사랑을 기대한다. 그러나 데이트관계가 항상 로맨틱할 수 없고 서로간의 생각과 기대 차이로 때론 심한 갈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에서 적절한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데이트 폭력이 발생하게 된다. 가정폭력과는 달리 데이트폭력에 대해서는 정책적인 접근 등의 어떠한 개입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이와 같이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 최근 언론의 보도에 강력사건의 원인이 데이트폭력의 결과로 대두되면서 더 이상 개인 간의 사랑문제로 이야기하기엔 그 심각성이 커지면서 그 대책마련 또한 시급해졌다. 데이트폭력 피해사례를 통해 유형을 살펴보면 헤어지자는 말 때문에 살인까지 저지른 경우, 한쪽에서만 요구하는 스킨십이나 강제적인 성관계, 연인의 사생활을 간섭하거나 감시하는 등의 스토킹, 언어적 폭력이나, 욕설, 공포심 조성, 물리적 힘으로 신체적 폭력을 가하는 경우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SNS(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한 피해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최근 회사 내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A양과 B군은 4개월 정도의 관계를 지속하다가 B군의…
나도 모르게 목소리에 감정이 실려 나갈 때가 있다. 누군가에게 속을 쏟고 싶지만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심장이 먹먹할 때가 있다. 살면서 미운 상대 한번 가져본 적 없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마음속으로 그 미운 상대에게 해코지를 가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관용(寬容)이란 말을 떠올린다. 관용이란 말은 헬라어로 부드러움, 인내, 타당성을 겸비하여 어떤 대상에게 자신의 우위성을 내세우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관용하면 아브라함 링컨이 떠오른다. 그는 정적 애드윈 스탠턴이 퍼붓는 독설로 인하여 마음의 상처와 엄청난 곤경을 겪은 사람이다. 대학을 나오고 똑똑하고 유망한 변호사였던 스탠턴은 자신의 우위성을 내세우는 독설(毒舌)가로 유명했다. 대통령 선거 전이 펼쳐질 때였다. 링컨이 대통령이 되는 건 국가적 수치라면서 무식하다, 원숭이 같이 생겼다, 신분이 초라하다, 등 심한 모욕적인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그러나 후에 링컨은 참모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그를 국방장관에 임명했다. 평소 살갑게 전화를 주고받는 사이가 아닌 이름이 뜨며 손전화가 바르르 떤다. 의아해 하며 조심스럽게 인사했다. 이게…
1936년에 이르러서는 JOKD교향악단이 창단되었다. JODK는 당시 경성방송의 호출부호였다. 경성방송 교향악단은 국내 최초로 급여를 받는 전문연주단체였다. 급여의 수준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으나 직업 연주단체로 최초라는 것에 단원들은 자부심을 느꼈다. 경성방송 교향악단의 초대 지휘자는 홍난파가 지휘봉을 잡았다. 경성방송 교향악단은 방송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였지만 대외 연주활동도 적잖게 있었다. 이러한 적극적인 활동은 경성방송 교향악단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를 하였다. 1939년에는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전 조선 작곡발표 대음악제'에 출연하여 한국 최초 창작 관현악곡을 연주하는 영광을 얻기도 하였다. 1941년 홍난파의 갑작스런 서거 후에 일본인 지휘자 나카가와(中川)를 초빙하였으나 단원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그 후 계정식(桂貞植)이 지휘봉을 이어 받았으나 그도 부인의 죽음 등 가정사로 인한 충격으로 운영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다. 결국 경성방송 교향악단은 10년을 채우지 못한 채 1941년 문을 닫고 말았다. 그러나 이 교향악단에서 활동하던 단원들은 해방 후 최초의 민간교향악단인 고려교향악단 창단에 밑거름이 되었다. 일
티벳의 수도승도 아닌데 신호등 앞에서 번뇌에 빠진다는 것이 다소 생뚱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고민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그 깊이나 질량 면에서도 비교가 되지 않을 대상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곁가지인 걸 알지만 속도 경쟁에 내몰리는 요즘 사회에서 잠시 신호등 앞에서라도 번뇌할 수 있다면 이것은 행운의 순간일 수도 있다. 각설하고 심야시간대 운전을 하다가 넓은 도로에 다른 차들은 보이지 않고 적색 신호등을 마주하고 정지선에 홀로 멈춰 있던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번뇌'의 의미를 가늠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저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이 당연히 정지하지 않고 보란 듯이 차 없는 심야의 사거리를 통과해 간다면, 한 대가 아니고 다른 차들도 계속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진행한다면'이게 아닌데...'하고 잠시 멍해지던 상황을 접해 본 사람도 한 둘이 아닐 것이다. 여기서 생각이 멈추지 않고 달려오던 차량에 심하게 받힐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면 다른 차량들처럼 신호위반을 해서라도 진행을 해야 할지 아니면 꿋꿋하게 교통질서를 지켜야 할지 고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질문명의 역리현상으로 편리함이 증가한 만큼 이로 인한 인명
그동안 주례 부탁이 오면 정중히 사양하였더니 정작 60이 넘도록 주례할 기회가 없었다. 마침 지인으로부터 주례부탁이 들어왔는데 그 사람이 누군가 했다. 십여 년 전에 직지박물관 앞 찻집을 지나다가 초면의 사람들과 찻자리에 동석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만난 사람이란다. 수인사만 나눈 듯 한데 주례를 부탁하여 난감해하다가 한번은 주례 해 봄이 좋으리라 여겨 수락했다. 다음은 주례에서 한 말의 요지. 저는 찻자리에서 만난 인연으로 주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혼인하는 신랑 신부는 제주 올레를 걷다가 길에서 만났다 하니 만남은 우연에서 필연으로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결혼생활은 3단계로 이어진다 합니다. 첫 단계는 로맨스입니다. 지금 신랑 신부의 입가에 번져있는 행복한 미소와 짝꿍을 향한 사랑어린 눈길이 바로 로맨스입니다. 로맨스 시절에는 배우자가 방귀를 뀌어도 사랑스럽고 트림을 해도 귀엽습니다. 그런데 이 로맨스 기간이 몇 년 지나면 두 번째 단계로 접어드는데 환멸입니다. 환멸단계에서는 내가 배우자를 위하여 변화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배우자가 나를 위하여 변화해 주기를 바라며 서로의 장점으로 여겼던 것까지 단점으로 여기게 됩니다. 그런
3월입니다. 강원도에 흰눈이 내렸다는 소식이 들리고, 그늘진 계곡엔 잔설도 남았는데 맘 급한 늙은 농부는 밭두둑을 서성입니다. 아마도 바람 한 자락에 묻어나는 봄기운을 알아챈 게지요. 찬바람 피하며 덤불속에 수줍은 듯 숨어서 새싹 돋는 3월은 시작의 달입니다. 봄에는 만물이 소생한다고 하지요· 초목의 싹이 돋기 시작하는 3월, 잠자던 동물들도 깨어나고, 창공엔 새들의 날개 짓에 봄기운이 파닥입니다. 두툼한 옷깃을 열어 햇살을 담을 때 가슴이 두근거림을 감출 수 없는 3월은 생동의 기운이 넘치는 봄의 뜨락입니다. 3월은 봄입니다. 풀기 없는 마른가지에 숨기가 살아나는 향기로운 봄입니다. 머잖아 들녘엔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부드러운 바람은 꽃내음 싣고 오겠지요. 계곡 따라 흐르는 물소리 들으며 새순이 자라고 한결 가벼워진 공기는 길가는 가객의 뺨을 간지럽혀 발길마저 멈추는 달, 3월은 설렘의 달입니다. 생명이 움트는 소리로 아우성인 3월입니다. 작은 씨앗이 마른 땅을 뚫고 파릇이 돋아나 줄기를 세운 한 그루의 나무! 하늘을 향해 물을 빨아올리는 가지의 가쁜 숨소리에서 봄을 재촉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언 땅을 비집고 돋아난 가냘프기 그지없는 새잎에서 생명의…
200여명의 학생들로 꽉 차있는 대강당, 오늘도 아침부터 유명 강사님의 강의가 시작된다. "여러분! 행복하세요?" 무표정한 얼굴들을 향해 불쑥 질문이 떨어진다. 학생들의 눈동자가 강사님 얼굴을 순간 훑고 지나갔지만 아직 답할 준비는 되어있지 않은 듯하다. 평균 연령 약 50세의 직장인들, 아침부터 1시간 넘는 거리를 움직여 와 지쳐 앉아있는 학생들을 상상해 보면 쉽게 그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강사님이 질책하듯 다시 묻는다. 왜 학생들의 얼굴에서 웃음기 찾아보기가 어렵냐고. 내 자신의 얼굴을 떠올려봐도 웃음기 가신 굳은 표정 뿐, 웃는 표정은 기억에 없다. 마음의 긴장이 사라지고 즐거운 기분이 생겨야 저절로 웃음이 나올 수 있다. 마음이 그렇지 않은데 어찌 웃을 수 있을까? "여러분,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오시느라 힘드셨죠?" 무표정하게 앉아있는 학생들에게 강사님이 위로의 말씀을 건네며 연신 웃어 보이신다. 그제야 학생들의 얼굴이 부드럽게 펴지기 시작한다. 공감능력(共感能力)의 힘이다. 강사님의 말씀이 이어진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이유가 뭐죠? 모두 다 자식들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어서 그랬던 것은 아닌가요? 그런데 경쟁
지난 4일에 대한민국의 국군 소위로 임관하는 합동임관식에 다녀왔다. 생질이 괴산에 있는 군사학교에서 훈련을 받을 때도 면회가 안 되었기 때문에 축하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향교에 한문강의도 다른 분에게 부탁하고 참석하였다. 89세 되신 모친은 외손자의 임관식을 보시겠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앞장서셨다. 아내와 남동생까지 네 명이 계룡대를 향해 중부, 경부, 호남 고속도로를 갈아타며 달려갔다. 오후 1시부터 행사가 시작되기에 휴게소에서 조금 이른 점심을 먹었다. 여동생은 벌써 도착하여 어디쯤 오느냐고 전화를 하였다. 국방부 장관의 초청장과 주차카드 및 안내문을 보고 유성 IC에서 내렸다. 동학사 입구를 들어서려니 차량이 정체되어 거북이걸음으로 갔다. 도로변에는 꽃다발을 파는 상인들이 늘어서 있었다. 아내는 차창을 열고 꽃목걸이를 하나 샀다. 3군 본부가 모여 있는 계룡대는 계룡산의 정기를 받은 명당이라고 한다. 여동생은 어머니 걱정을 하며 어디 쯤 오느냐고 전화를 자주했다. '2016년 장교합동임관식'이라는 대형 아취가 눈에 들어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안내에 따라 신분증을 확인하고 먼저 비표를 받았다. 대통령께서 참석하는 행사라 엄격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무원은 한 나라의 기둥으로서 흥망성쇠의 중심에 있으므로 공직윤리와 공직자의 자세는 언제나 중요시되고 숙명적으로 국민의 뜨거운 감시대상이다. 역사적으로도 공직 사회가 청렴하고 바로 선 때에는 나라가 융성하였고 그렇지 못하고 부패 타락한 시절엔 쇠락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공직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세는 예나 지금이나 시공을 초월하여 매우 중요하며 국가 발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 우리나라 공공서비스 분야의 선두이자 명실공히 대표기관인 우체국 일선 현장에서 40년이란 오랜 근무를 통하여 터득 수립한 현시대의 바람직한 공직자상을 정리해 보았다. 하나, 공직에 대한 자부심과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요즘 사회경기 침체로 공직을 선호하고 있고 보수도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공무원은 보수만으로는 매력적이지 않다. 그렇지만 공무원이란 명예와 자부심을 금과옥조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적 노력의 책무를 부여받고 있다. 둘, 공직 윤리를 기반으로 청렴한 봉직자세를 지녀야 한다. 이는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어야하고 언제 어디서나 떳떳하며 자랑으로 삼아야 한다. 셋, 소관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은 영화나 드라마를 봤다. 핵전쟁 이후 로봇들이 인정사정없이 인간들을 대량으로 살상하는 영화 '터미네이터'는 물론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이른바 예비 범죄자를 제거하는 '마이너리티 리포트' 혹은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등이 그렇다. 이번 주의 가장 큰 화두는 알파고일 것이다. 첫번째 대국을 마친 이세돌은 "알파고의 초반 해결 능력과 허를 찌르는 수가 놀라웠다"고 한다. 그런데 이 대국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기계 즉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로 보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사실은 알고리즘을 만든 체스 천재 하사비스와 바둑 천재 이세돌의 싸움인 것이다. 하사비스는 체스에서 천재적인 기량을 보여준 바 있으며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테마파크'를 통해 대박신화를 기록했다. 게임을 중심으로 인간 두뇌를 연구해 인공지능의 미래를 설계했다고 한다. 그는 2007년에 '에피소드 기억의 신경 기반 이해를 위한 이미지네이션 활용'이라는 논문을, 2009년에는 '위협에서 두려움까지: 인간의 두려움 방어 시스템의 신경적 조직화', 2012년에는 '미래 기억 : 상기하기, 이미지화하기 그리고 두뇌'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2011년에 딥마인드(스
요즘 언론, 뉴스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보도되는 것이 난폭 보복 운전이 아닐까 싶다. 블랙박스 영상에서 난폭보복 운전자들은 빨리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차를 쫓아가며 욕설을 하고 상향등을 켜며 경적을 울린다. 또 물건을 집어던지며, 브레이크를 밟고 피해차를 갓길 쪽으로 밀어붙이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 이런 일이 나에게도, 내 가족에게도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운전하기가 무서워진다. 이에 경찰에서 난폭 보복운전에 대한 집중단속 수사(2월12일~3월31일)가 적극 시행중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집중단속 기간동안 신고된 난폭 보복운전 건수만 1천여건이 접수되었고, 경찰은 이중 난폭운전 59건, 보복운전 97건 등 총 156건을 검거했다. 경찰은 지난달 난폭운전에 대한 처벌을 신설한 내용을 담은 개정 도로교통법령을 시행했다. 기존에는 운전중에 고의로 특정인에게 상해, 폭행, 협박, 손괴 등을 가하는 일명 '보복운전'만 형사처분 대상이었다. 하지만 정거, 급차로 변경 등을 반복해 불특정 운전자에게 위협을 가하는 난폭보복 운전의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해 관련 처벌을 신설했다.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과속, 진로변경 위반, 앞지르기
"밤은 어두운 연기처럼 피어올라 계곡을 가득 메웠다. 계곡과 들판이 구별되지 않을 만큼 어두워지자 마을이 별무리처럼 불을 반짝이며 신호를 보내 왔다. 그도 표지등을 깜박이며 불빛들에게 응답을 했다. 등대가 바다를 향해 불을 비추듯 저마다의 집들이 거대한 밤을 향해 불을 밝히면 대지는 온통 서로를 부르는 불빛으로 뒤덮였다. '파비앵'은 밤으로 들어서는 것이 마치 포근하고 아름다운 항구에 들어가는 것 같았다." 생떽쥐베리가 그의 소설에서 그린 야간비행의 느낌이다. 산의 그늘진 뒤쪽 계곡에서부터 밤이 차오르고, 어두워짐에 따라 별처럼 살아나는 사람들의 불빛을 편안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오죽하면 어두워지는 것이 아름다운 항구로 들어가는 것 같다고 했을까. 그가 말했듯 야간비행은 불빛의 세계로 들어감을 뜻한다. 하늘에는 별들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총총하고, 땅위 사람들의 불빛은 오종종 무리를 지어 경쟁하듯 반짝인다. 거대한 도시는 보석 상자를 엎지른 양 휘황찬란한 불빛들을 하늘 높은 곳까지 환하게 쏘아 올린다. 바다에도 불빛은 있다. 고기잡이배들은 몸집보다 더 크고 환한 빛으로 깊은 바다 속의 물고기들을 유혹하고, 그 불빛의 일부는 물에 반사되어 찰
중·고등학교 시절, 1년에 설레는 가슴으로 기다리는 날이 한 번 있었다.교회에서 떠나는여름 수련회다. 요즘처럼 남녀학생간의 동호회 활동이 많지도, 자유롭지도 않은 90년대 초반엔 이 여름 날 가졌던 2박3일의 기회는 정당하고도 공식적인 외박이면서 또래 친구들과 밤을 지새웠던 자유의 시공간(時空間) 이었다. 추억도 많다. 중2때 캠프파이어가 끝나고 동기들끼리 모여서 게임을 하다가 비가와서 추워하는 친구에게 입고 있던 자켓을 건네줬다가 며칠이 지난 후 깨끗하게 다림질한 옷을 손 편지와 함께 건네 받던 일.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선배들에게 단체 기합 받은 후 시골학교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밤하늘에 빼곡히 찼던 은하수를 보며 모닥불에 익힌 감자를 구워먹던 일. 예쁜 여학생이 단체 축구를 하다가 다리를 삐끗하자 많은 남학생들이 달려가 서로 부축하겠다며 경쟁했던 일 등 순수하고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졌던 수련회의 스케치들이다. 대학생이 된 후에는 MT란 이름으로 다른 모양의 밤을 보냈다. 술이 등장했다. 그리고 토론이 나타났다. 술을 통해 급속히 친해지기도 하고 서운했던 얘기를 꺼내며 상대방을 알아갔다. 토론을 만나 각자가 추구하는 시대와 가치, 젊음의 방향에 대
해마다 봄철이면 만성적으로 산불이 발생한다. 그런데, 왜· 봄철에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것일까· 봄철 화재는 대부분이 사람들의 사소한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화재가 발생하는 데는 기상조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의 봄철 기온은 습도가 60%정도로 건조한 편이고, 농촌의 특성상 과수원의 가지치기 및 농사용 부산물 소각으로 인한 임야 화재가 순식간에 대형화재로 확대될 수 있다. 봄철 화재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상요소는 습도와 바람으로, 습도는 공기중의 수분 함유량을 나타내는 상대습도 보다 물체의 건조도를 나타내는 실효습도가 50% 이하가 되면 불이 옮겨 붙기 쉽고, 40% 이하에서는 불이 잘 꺼지지 않고, 30% 이하일 경우에는 자연 발생적으로 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봄에 이와 같이 화창하고 건조한 날씨로 사람들이 긴장이 풀리면서 부주의, 태만 등의 관리 소홀이 겹쳐져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봄철 건조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살펴보자. 봄철 화재 예방 요령은 화재 취약대상을 파악하여 철저한 소방안전관리로 화재발생 위험요소를 제거하여야 하며 소방시설의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고
버니 샌더스는 1941년 폴란드계 아버지와 유대계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습니다. 홀로코스트로 가족 모두를 잃고 미국에서 페인트공으로 일하던 아버지 영향으로 가족은 늘 가난했습니다. 가난과 차별은 젊은 샌더스에게 아픔이자 국가가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였습니다. 정치가로서 발을 내딛자마자 그는 쓴 패배를 합니다. 미국에서 백인 비율이 가장 높은 버몬트 주에서 그는 1972년부터 상원의원 2번, 주지사 2번 등 내리 네 번이나 낙선했습니다. 그러나 1981년 버몬트 주 벌링턴 시장 선거에서 힘겹게 당선되었고, 1983년부터 4선에 성공합니다. 1988년 하원의원에 낙선했지만, 1990년부터 2004년까지 줄곧 8선에 성공했습니다. 2006년에는 상원의원에 당선되었고, 2012년은 무려 72%의 득표로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미국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 대통령에 무신론자가 당선될 가능성보다 더 낮은 것은 '사회주의자'가 당선될 가능성입니다. 그런데 샌더스는 떳떳하게 자신이 '사회주의자'라고 말합니다. 또 샌더스는 무소속인데 이번 대선에는 민주당 후보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처럼 '약점의 백화점'인 샌더스 상원의원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2015년 7월 힐러리와
지난 2001년부터 시작 된 국내 친환경 농산물 인증제도는 2016년 현재까지 급격한 증가와 감소를 거치는 큰 변화를 겪어 왔다. 그 결과 지금 우리나라의 전체 농가 106만 호 중 친환경 인증을 받는 농가 수는 유기 1만1천723, 무농약 4만8천325 호로 합하면 6만198 농가이다. 전체 농가 중 친환경 인증 농가 비율을 따지면 약 6% 내외인 셈이다. 1994년 유기, 무농약, 저농약으로 구분되는 친환경농업이 국가적 농업 정책의 하나로 채택되어 친환경 농업에 종사하는 중소농을 위한 정책이 시작 된 지 어느 덧 22년이 흘렀다. 지난 22년 동안 친환경 농업은 수와 규모 등 양적인 면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루어 왔고 특히 생협과 같은 소비자 단체, 친환경 농업을 하는 농업인 단체 등 민간의 적극적인 협력에 의해 성장을 지속해 올 수 있었다. 이처럼 민간과 정부의 협력으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친환경 농업은 농업분야에서 유일한 성장 산업이었다. 그러나 친환경 농업이 점점 정부 지원 중심, 규제 중심으로 바뀌고 친환경 농업 단체 간의 내부 경쟁과 지역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친환경 농업 분야의 내부 결속력도 점차 약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일부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