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내내 천둥과 번개가 치며 차가운 빗방울이 내린 날이다. 비가 내리고 난 후에는 차가운 날씨가 될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몇 겹을 껴입고 출근한 하루였다. 점심때 점심을 먹으려고 녹색 신호등을 보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을 때였다. 오른쪽을 돌아보니 흰색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오고 있었다. 속도를 줄이겠지 하는 마음에 다시 돌아보니 속도는 그대로다. 혹시나 싶어 건너는 걸음을 멈췄다. 잠시후 휙 지나가는 차량과 운전자가 내 시야를 지나쳐 갔다. "이런" 곱지 않은 소리가 튀어나와 버렸다. 일순간의 전율에 반사적으로 나온 모양이다. 사람들이 많이 건너는 횡단보도이고 점심시간이라 이동 인원이 많을 때인데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리는 운전자에 나 또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목이 죄어왔다. 만약에 걸음이 더디고 시야가 어두운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이라면 어떠했을까? 끼이익 하는 마찰음과 함께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까?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도 이런 상황인데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는 어떨까? 겨울철엔 아이들이 방학 중에도 부지런히 놀러 다닌다. 아이들의 활동력은 겨울이라도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학원을 다니고 놀이터에 놀러 가고 공
충주의 계명산(鷄鳴山)은 안림동과 용탄동, 종민동 사이에 있으며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 온다. "백제시대에 마고성주의 왕족이 예성(蘂城) 내관에 왕복하던 중 길바닥에 지네가 우글거려 길이 막히자 지네를 모두 잡으라는 영을 내렸으나 근절되지 않으므로 신산에게 기도를 하게 되었다. 꿈에 용두백발(龍頭白髮)의 한 노승이 나타나 '닭을 기르면 없어진다'고 하므로 닭을 기르니 지네가 과연 없어졌다. 그후 다시 지네가 들끓을까 염려하여 산이름을 계족산(鷄足山)이라 하였다" 또한 이 산의 이름을 오동나무가 많다 하여 오동산, 돌로 쌓은 성이 있다하여 등악성, 등악산, 심항산봉수(心項山烽燧)가 있다 하여 심항산(心項山), 그밖에 광명산(光明山) 등으로 불리기도 하며, 이 산이 충주의 주산이 되는데 이 산으로 인하여 읍내 부자들이 자꾸 망하므로 객망산(客亡山)이라고 부르다가 의미가 좋지 않다 하여 1958년 8월 18일 계명산(鷄鳴山)으로 개칭하였다고 한다. 대전광역시에도 대덕구와 동구에 걸쳐 있는 산을 계족산(鷄足山)이라 하는데 산줄기가 닭발처럼 퍼져 나갔다 하여 계족산(鷄足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나 실제 산이름을 분석해보면 계족산은 '닭발산'이라는
음성교육지원청에서 팀장요원으로 발령을 받고 근무할 때, 가까이 지내던 선배가 들려준 이야기다. 자신이 여러 명의 교육장님들을 모시고 겪어 보았는데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다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고 했다. 첫째는 이름 뒤에 직함을 붙여 부르는 사람 ○○○교육장(님), 두 번째는 이름 뒤에 '씨'자를 붙여 부르는 사람 ○○○씨, 다음은 그냥 이름만 부르거나 뒤에 '이'자를 붙여 부르는 사람 ○○○이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공직생활에 연륜이 쌓이면서 그 분이 하신 말의 뜻을 알 수 있었다. 수십 년 동안 한자리에서 여러 기관장을 모시고 근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관장들의 성격이나 스타일을 알게 된 것을 나름대로 판단한 것으로 기억된다. 기관의 장이 바뀌게 되면 해당 기관의 소속직원은 물론이고 산하기관 소속 기관장이나 직원들까지 초미의 관심사항이 되고 모두가 긴장하게 된다. 기관장의 스타일에 따라서 기존의 행정 형태는 모두 새로운 기관장에 맞추어야 하고 업무스타일 뿐만 아니라 즐겨먹는 음식이나 차까지도 신경을 쓰고 눈치를 보아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소문으로 성격이 어떤 사람이 발령을 받고 오는 지는 대충 알고 있으나…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 날리더라/오늘도 옷고름 씹어 가면/산 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꽃이 피면 같이 웃고/꽃이 지면 같이 울던/알뜰한 그 맹세에/봄날은 간다."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안방 문가에 기대어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연분홍치마"로 시작하여 "해당화 피고 지는"을 미소를 머금은 채 연달아 부르시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자주 듣지는 못했지만 가끔씩 노래를 시작하시면 서너 곡을 잇달아 부르시기에 어린나이에 나는 제목도 모른 채 마냥 그 시간이 좋았었다. 이제는 엄마의 흥얼거림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세월이 흐른 지금 '엄마의 인생에서 봄날은 언제였을까'가 궁금해진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말년에 병원에서 보낸 몇 일간의 병상에서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끼셨을 지도 모르겠다. 평생을 일만 하시다가 오롯이 쉬신 게 그 며칠은 아닐런지. 허리 수술로 누워만 계셨지만 병상에 누워 피아니스트 유키구라모토의 연주CD를 들으시고는 "세상에 이런 음악도 있냐"며 행복해 하시던 모습이 생생하다. 유키구라모토는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 인기 절정이던 일본의 피아니스트로 필자가 한참 좋아했던 아티스트다. 엄마의 봄날은 그렇게 갔다. 의술이 아무리 좋다고 해
여느 때와 같이 관내 순찰 중 청주시 소재 공원 내 화장실에서 비상벨 신고가 들어왔다. 긴급한 신고임을 직감하고 싸이렌을 울리며 신속하게 출동하여 확인하여보니 공원 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던 여성이 벌레를 보고 깜짝 놀라 소리를 질러 신고가 된 것이었다. 여성분은 본인들 때문에 경찰이 출동하게 되었다며 미안해하였지만 오히려 위험한 일이 발생되지 않고 여성의 안전을 확인했기에 안도감이 먼저였고 여성분께 새롭게 도입된 '안심 비상벨'이며 위급한 일이 있을 때 버튼을 누르거나 소리를 지르면 바로 112상황실에 신고가 되어 경찰관과 바로 통화할 수 있고 현장에 가장 인접해 있는 순찰차가 즉시 출동하여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하여주었고 설명을 들은 여성분 또한 경찰의 노력에 안심이 된다고 하였다.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일대 화장실 안에서 여성을 혐오하여 아무 일면식도 없는 죄없는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한 '강남역 살인사건'을 비롯한 강력범죄가 많이 발생함에 따라 청주시와 충북지방경찰청이 충북도내 공원 및 여자 공중화장실에 'IOT 이상음원감지 안심 비상벨'을 설치하여 범죄에 취약한 치안사각지대에서 일어나는 범죄에대해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아침 출근길을 보면 수많은 아버지들이 졸린눈을 비비며 출근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들은 분명히 피곤할 것이고, 분명히 힘든 수많은 일들에 어쩌면 지쳐있을 수도 있을 것인데 그들은 씩씩하게 발걸음을 옮기며 나아간다. 어릴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그들이 왜 그렇게 나아가야 하는지, 아니 나아가야만 하는지 알 것 같다. 아마도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나아가는 그들은 어깨에 사랑하는 아내와 사랑하는 아이들이 메어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아주 어릴적 나에게는 아버지가 우상이었던 적이 있었다. 무엇이든지 잘하셨고 항상 자신이 넘치는 모습이 참 멋있어 보였었다. 언젠가 내가 말썽을 부리던 무렵, 아버지의 자랑스럽던 모습들이 조금씩 조금씩 사라져 갔었다. 항상 무엇이든지 잘했던 모습과 당당하셨던 모습이 점점 어두워 보였고 고개숙인 남자로 변해갔었다. 너무나 바르고 올곧았던 당신이었기에 그런 모습이 더 보기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아버지에게 무관심했기 때문에 그런 모습들을 더 보지 못했던 것일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다시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한 초등학교 홈페이지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보았었다. 선생님이셨던 아버지께서는 교장선생님이 되어 계셨고, 많은 사람의…
혹시 최근 자녀가 친구들과 나눈 메시지를 본 적 있으신가요· '버카충', '애빼시', '낄낄빠빠' 등 어른들은 잘 알아듣기도 힘든 신조어가 여기저기에서 등장할 것이다. 한글을 파괴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급격한 신체 발달뿐만 아니라 정서적.지적.생리적 작용이 활발해지는 청소년을 대변하는 용어로 보이기도 한다. 사용하는 용어에서 볼 수 있듯이, 청소년은 시대나 문화에 따라 변화가 빠르며, 이들이 겪는 문제 또한 점점 더 다양화되고 중복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어른의 한 사람으로 성적과 입시에 치이고, 가정해체와 불안정한 치안 등에 노출되면서 예전보다 더 각박해지는 세상을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진다. 더욱이 해가 갈수록 저 연령화 되고 심각해져가는 학교폭력,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자살, 학업중단 등 청소년의 문제는 줄어들고 있다고 하나 여전히 그 수치는 높은 상황이다. 그래서, 청소년기를 일컬어 '심리적 격동기', '혼돈의 시기'라고들 표현한다. 청소년들은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고 믿고 자신을 매우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여 대담해 질 때가 있지만 불안정한 정서로 인해 기분에 따라 수시로 변하고 부모나 주변
몇 년 전 발생했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나 최근 증가하고 있는 화학물질 유출 사고 등을 겪으면서 환경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생활환경에 대한 현대인들의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특히 우리 충북도는 반도체 등 유해화학물질 취급 업체가 많이 들어서 있는 데다가 일부 지역에서 유출사고까지 발생해 여러 사람들이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화학사고의 예방과 대응, 그리고 복구 기능을 수행하는 합동방제센터가 없는 것이 늘 문제가 되어왔다. 그런데 화학물질에 대한 안전성 확보를 전담하는 기관인 화학물질안전원이 얼마 후면 오송에 둥지를 틀게 된다. 화학물질안전원은 2012년 발생한 구미 불산 유출사고를 계기로 2014년 대전광역시 대덕연구단지 내에 개원한 환경부 소속 국가기관이다. 환경부, 유역·지방환경청, 그리고 전국의 6개 합동방재센터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화학사고의 대응에 대한 전문교육, 장비 지원, 위험범위 예측평가, 그리고 과학적 대응기술과 정보 제공 등 화학물질 안전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데 개원 이후 청사의 협소 및 훈련장 부족 등 여러 문제들로 인해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있었다. 이러한 정보를 입수한 우리 도에서
국어사전에서는 문콕을 '옆차가 문을 열다가 콕 찍어놓는 것'이라고 정의내리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문콕 걱정 없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익숙한 단어가 되어버린 문콕테러. 문콕테러로 인해 보험사는 연간 13억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보험수가의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보험처리를 하지않은 문콕테러까지 포함한다면 피해건수는 정말 많을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콕테러는 기본적으로 남의 차량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자세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옆 차량을 의식하지않은채 문을 열거나 주차선에 맞추지 않고 세우는 차량들로 인해 피해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문콕 테러 피해건수가 증가되는데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존재합니다. 자동차의 크기는 점점 커지고있는데 그에비해 주차장 규격은 20년전과 다를바없다는 것입니다. 국내 주차장 규격은 일반형의 경우 폭 2.3m , 길이 5.0m , 경형의 경우 폭 2.0m , 길이 3.6m 입니다. 1990년대에 개정된 이후 현재까지 변화가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현재 주차장 규격은 과거에 비해 오히려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71년 12월 31일 개정된 주차장 규격은 폭
새 봄이다. 봄이 왔음에도 두꺼운 외투를 벗을 줄 모르는 사람은 일단 건강함에서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면 80% 정도는 맞는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나는 3월이면 예외 없이 일찍 털코트를 벗고 이왕이면 색깔도 연두색 혹은 핑크색으로 선택한다. 아예 졸업식 의상을 연두색으로 고른 적이 있다. 조병화 시인의 봄은 피어나는 가슴, 물 위에서 둑에서 솟는 대지의 눈 싯귀를 외워 본다. 생각만해도 희망에 차오르는 계절 3월이다. 우리나라는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열의가 대단하다. 차를 마시며 나누는 대화의 대부분이 대학 입학이다. 체육교육과, 초등교육과 등 사범대학을 간 학부모의 자랑이 우세하다. 그 중 100% 장학금에 학내 기숙사까지 들어갔다는 엄마의 목소리가 자못 컸다. 언어와 외교 (Language & Diplomacy) 학과를 갔다는 것이다. 처음 듣는 학과라서 어떻게 그 곳을 선택하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신문에서 학과장이 자신의 과를 소개하는 기사를 보고 엄마가 권유를 하여 진학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이젠 엄마들이 발 벗고 나섰다. 그렇다. 정보시대이고 알지 못하면 팔다리가 묶여 있는 것과 같다. 모든 앎은 관심에서 나온다 . 우리 청주녹색소
친구의 딸이 집을 나갔다.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그 엄마는 걱정이 태산이다. 10대 청소년이 아니라 27세 여성이니 가출이라기보다 출가(出家)이다. 그러나 한국의 내 노라 하는 명문외고와 명문대학 출신이며 이제까지 한 번도 부모 속을 썩이지 않았던 그녀의 행동은 안타깝게도 '가출'로 인지된다. 그녀는 취업 잘 되는 전공을 살리지 않고 졸업 후 3년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준비했으나 잘되지 않았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부모에 대한 미안함, 자신에 대한 실망 등으로 힘든 그녀였지만 돈을 벌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하지는 않지만 '백수'였다. 그 집 엄마는 엄마대로 딸의 눈치를 살피며 20대에게 물어서는 안 되는 것, 예를 들어 딸의 취업, 결혼, 연애 등에 관심을 갖지 말라고 주변 친척들에게 부탁 하곤 했다. 문제는 아빠이다. 가정경제를 책임진다고 새벽 6시에 출근하는 아빠는, 대학교육까지 마친 딸이 졸업 후 어떠한 경제활동도 하지 않고, 또 자신에게도 집안일을 하라 하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어렵게 대학을 마치고 모든 것을 독립적으로 준비한 자신과 달리 등록금 등 모든 것을 딸에게 지원했던 아빠의 입장에서 딸을 이해하는 것은 참 힘들었다. 부러
아동학대는 신체학대, 정서학대, 성학대, 방임 총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각 학대 유형 중 징후에 대해서 살펴보면 첫째, 신체학대 징후로는 △일반적으로 다치기 어려운 부위의 상처 △발생·회복속도가 다양한 화상자국 △비슷한 크기의 반복적으로 긁힌 상처 △사용된 도구의 모양이 그대로 나타나는 상처 △긁히거나 물린 자국에 의한 상처 △부모에 대한 두려움 △공격적이나 위축된 극단적 행동이 있다. 둘째, 정서학대 징후로는 △신체발달 저하 △언어장애 등 발달지연 및 성장장애 △특정 물건을 계속 빨고 있거나 물어뜯음 △실수에 대한 과잉 반응 △부모와의 접촉에 대한 두려움 △반사회적·파괴적 행동장애가 있다. 셋째, 성학대 징후로는 △학령 전 아동의 성병 감염 △ 배뇨 곤란 △ 대변에 혈액이 나옴 △입천장의 손상 △나이에 맞지 않는 성적행동 △명백하게 성적인 묘사를 한 그림들 △위축·환상·유아적 행동(퇴행행동) △섭식장애 △혼자 남아있기를 거부 또는 외톨이 △자기 파괴적 또는 위험을 무릎 쓴 모험적인 행동 등이 있다. 마지막, 방임 징후로는 △아동에게 악취가 지속적으로 나는 경우 △예방접종과 의학적 치료 불이행으로 인한 건강상태 불량 △ 음식을 구걸하거나 훔
삼월! 이름만 들어도 따듯하고 포근하다. 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부드러워지고 눈이 비로 바뀌면서 얼었던 땅이 녹고 비가 내리더니 아파트 근처의 풀과 나무도 생기를 얻었다. 주말이면 늘 숲이 궁금해 숲을 기웃거리던 버릇으로 무심천 발원지로 봄맞이를 나섰다. 흙이 얼었던 몸을 풀었고 햇볕은 살얼음을 간지럽힌다. 개구리가 나온다는 경칩이 지났으니 개구리의 기지개 소리라도 들어보려고 두리번거렸더니 부지런한 개구리는 벌써 물웅덩이에 알을 낳아놓았다. 온난화 탓이라고 하지만 절기의 경계가 갈수록 희미해진다. 발밑을 조심스럽게 내려다보니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 준다는 앙증맞은 보라색 꽃 일명 큰개불알꽃으로 불리는 봄까치꽃이 피었다. 반갑고 사랑스럽다. 머지않아 멀리 제주도에서부터 꽃소식은 들불처럼 번져 나갈 것이다. 유채꽃을 시작으로 동백, 산수유, 매화, 전국어디서나 피고 지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 그리고 철쭉을 끝으로 온통 산하는 꽃불이 일기 시작할 것이다. 순식간에 번진 꽃불은 북쪽으로 넘실넘실 번져 갈 것이다. 맨발로 맞이하고 싶은 꽃소식이다. 해마다 우리는 낭성의 산자락에 피어나는 앉은부채와 무심천 발원지 내암리에 숨어 피는 노루귀와 바람꽃을 보러간다.…
어제가 경칩. 남쪽으로 부터 동매(冬梅)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봄을 노래한 시인이 많지만 다헌(茶軒) 정극인의 상춘곡(賞春曲)이 백미가 아닌가 싶다. 5백여년 전 다헌이 살던 고향의 봄 풍경인가. 한 폭의 한국화처럼 그려지는 시구가 정겹다. (전략)..엊그제 겨울이 지나 새봄이 돌아오니 / 복숭아꽃과 살구꽃은 저녁 햇빛 속에 피어 있고 / 푸른 버들과 아름다운 풀은 가랑비 속에 푸르도다 / 칼로 재단해 내었는가. 붓으로 그려 내었는가 / 조물주의 신비스러운 솜씨가 사물마다 굉장하다..(하략)_ 다헌의 춘흥은 다음 노래에서 더 그윽하다. -...이제 막 익은 술 갈건으로 걸러 놓고 / 꽃나무 가지를 꺾어 잔 수를 세면서 먹으리라 / 화창한 바람이 문득 불어서 푸른 시냇물을 건너오니 / 맑은 향기는 술잔에 가득하고 붉은 꽃잎은 옷에 떨어진다 / 술동이 안이 비었으면 나에게 아뢰어라.(하략)- 옛 선비들은 동매가 피는 봄날이면 정자를 찾았다. 아직도 먼 산에는 잔설이 녹지 않았다. 때로는 눈발이 흩날려도 발걸음을 억제 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노복들에게 술동이와 거문고를 들리고 기별하여 벗들을 불렀다. 동매 꽃잎을 따 술잔에 띄우면 매화향이…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혼밥(혼자 밥먹기) 난이도'란 헤드라인이 눈에 들어와 클릭하게 되었다. 먼저 입문코스라고 소개된 곳은 '학생식당' 이었다. 식당에 들어서면서 몇 명이냐고 물어보는 점원이 없고, 자동판매기에서 원하는 메뉴를 골라 식권을 받으면 되는, 그야말로 혼밥의 천국이라는 것이다. 조금 더 진화하여 중급코스라고 소개 된 곳은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테이블 간 높은 파티션이 쳐져 있고 어두컴컴한 조명 때문에 혼자 밥 먹기에 그리 민망하지 않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혼밥의 고급코스라고 소개 된 곳은 고깃집으로, 간혹 1인분 단위로 주문 할 수 없는 곳도 많으며, 대부분 옆자리에 누가 밥을 먹고 있는지 훤히 보이는 구조 때문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의야한 눈빛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더니 이러한 틈새를 파고들어, 독서실 칸막이 같은 장소에서 홀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도록 한 혼밥족 전용 고깃집이 문을 열기에 이르렀다. 혼밥 전용 고깃집을 살펴보니, "혼자서 편하게 드세요"라는 안내문구가 적혀있고, 각 자리마다 놓인 TV는 이어폰을 꼽고 볼 수 있었으며, 옷걸이에 스마트폰 충전기 까지 구비되어 있다. 정말 새롭고 신기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봄의 기운이 대지를 깨우고, 생동감을 불어넣는 시기다. 그러나 봄의 전령과 함께 매년 찾아오는 해빙기 안전사고가 우리 생활주변에 도사리고 있음을 늘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지표면 사이의 수분이 얼면서 토양이 평균 9.8% 가량 부풀어 오르는 배부름 현상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해빙기인 2~3월에는 건설현장, 사면, 노후주택, 옹벽·석축 등의 시설물 붕괴와 낙석이 발생해 인명사고와 재산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등 해빙기 안전사고의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국에서 총 72건의 사고가 발생해 1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전체 사망자 16명 중 14명, 부상자 25명 중 21명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돼 건설현장에 대한 집중관리가 요구된다. 해빙기를 맞아 우리의 안전의식도 함께 깨어나야 한다. 선사시대 이래로 인간사회의 재난은 끊임없이 발생돼 왔으며, 급속한 산업화와 현대화로 재난의 유형은 다양화되고 많은 인명피해를 동반하는 대형사고로 변모해 왔다. 지난 2014년 4월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사회에 안전을 강조했지만, 판교 공연장 환풍구 붕괴사고,…
북송(北宋)은 금나라와 힘을 합쳐 요나라를 침략하여 1121년 멸망시켰다. 하지만 뒤로는 금나라에 대항하기 위하여 요나라의 잔당들과 은밀하게 손을 잡은 것이 들통 나서 금나라는 북송을 침공하였다. 1126년 11월, 북송의 수도는 금군 12만명에 포위가 되었지만, 북송의 도성 수비군은 고작 3만명이었다. 지방의 병력을 요청하고 기다리며, 파상적인 금군의 공격을 간신히 막아내고 있었지만, 연일되는 한파와 성 밖으로 출정하여 금군을 기습공격한 책략이 번번히 실패하면서 민과 관의 사기는 모두 땅에 떨어졌다. 이때 혜성 같이 등장한 자가 있었으니, 역술인 곽경! 음양오행이나 기 등과 연관된 중국의 도교의 도사인 곽경은 '내가 도술의 힘으로 금군을 섬멸하리라.'고 선언을 하였고, 당시 황제 흠종은 도사 곽경을 도성 수비의 총책임자로 임명하였다. 곽경은 한날한시에 태어난 7천777명의 민간인을 선발하여 육갑신병(六甲神兵)을 조직했다. 육갑이란 60개의 갑자를 뜻하는 것으로, 60년을 살면 환갑이 된다 는 의미도 모두 여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사주팔자, 지관, 중의학이 모두 이러한 세계관과 이론에 기반하고 있다. 자, 이렇게 사주가 같은 신병(?)에게 흰옷을 입히고,…
국민의 74%가 공동주택에 살고 있다. 오늘날 공동주택은 보편적인 주거형태로 국민 대다수가 선호하는 주거양식이다. 단독주택은 소유자가 건물을 직접 관리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하지만 공동주택은 다양한 주거편의시설을 이용하고, 관리비만 납부하면 관리사무소에서 알아서 시설을 관리해주는 편리함이 강점이다. 관리사무소의 역할은 수도·전기·난방 등의 공급지원은 물론, 경비·청소·소독, 승강기·주차시설·운동시설 등의 관리, 그리고 하자보수 및 시설물 수선 등에 이르기 까지 그 역할이 다양하다. 휴양콘도미니엄을 휴양콘도미니엄 관리회사가 공유자(구분소유자)와 회원권자로부터 관리비를 받아 시설물을 관리하는 것과 유사한 모습이다. 그런데 입주자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공동주택의 관리방법이 자치관리인지 아니면 위탁관리인지. 위탁관리를 하는 경우 어떤 주택관리업자가 관리하고 있는지. 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입주자가 많지 않다. 입주자의 관심이 부족하면 아파트가 제대로 관리될 수 없는 이유다. 아파트 관리비 횡령 비리와 이권개입 등의 문제도 유발한다. 「공동주택관리법」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동주택의 규모가 300세대 이상이거나, 승강기 설치·중앙집중식 난
그달의 목표를 다 채운 사자들은 인간들이 보는 텔레비전 앞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특히, 동방은 아이돌 가수들이 나오는 프로그램만 나오면 입을 벌리고 좋은 티를 팍팍 낸다. "자네는 이달 목표는 채우고 노는 건가?" 동방은 텔레비전 안으로 곧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자세를 하고 킥킥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저놈의 쇳덩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겠네. 쯧쯧." "어? 김 사자님. 언제 오셨어요?" "뭐가 그리 좋아서 키득거리나·" "넘 재밌어요. 헤헤. 산 자들을 이렇게 보고 있으면 나도 산 자인 것 같은 착각을 한다니까요." "허허. 이제는 말투까지 인간들을 닮아가는구먼." "헤헤. 얘들 말투 흉내 내는 게 엄청 재미있어요." 동방은 궁둥이가지 씰룩거리며 아이돌 흉내를 냈다. 나는 그런 동방이 걱정스러워 잔소리를 했다. "이 봐. 자네는 그리 일을 안 하고 어찌 버티려나?" 동방은 고개를 돌려 씩 웃고는 다시 텔레비전을 보며 이번에는 일어나서 아예 가수들을 따라 춤까지 추었다. "하긴. 내 코가 석자인데 자네까지 걱정하는 건 좀 그렇지?" "그러니까 제가 김 사자님을 좋아하는 거죠. 김 사자님은 태생부터 오지랖이
삼월이다. 바람 부는 쪽을 향해 두 팔을 벌려 한껏 봄을 껴안아 본다. 모진 겨울의 아픔 속에서도 촛불은 꺼지지 않았고 봄의 희망을 싹틔워 왔다. 그러나 아직 봄을 느끼기에는 차가운 바람이 얼음의 알갱이를 갖고 있다. 그 바람 속에 더디게 오는 봄을 향해 찾아가는 우리의 여정이 아프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그간 잘 지냈는지. 우리가 가진 말의 얼음조각으로 서로에게 심한 상처를 내지 않았는지. 조심스레 손 내밀어 본다. 3월의 하늘에 구겨진 태극기가 휘날린다. 한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지금 대한민국의 삼월이 심상치 않다. 지켜야할 민주주의와 정의는 내팽개친 채 막말과 백색테러의 위협이 자행된다. 망토처럼 목에 두른 태극기는 꾸깃꾸깃 가방에 쑤셔 박힌다. 실로 고귀하고 신성시 되어야할 태극기가 군중들의 발에 짓밟혀 쓰레기통에 처박힌다. 얼마나 가슴 저리게 간직해온 태극기인가. 이 만세운동의 삼월에 국민들의 가슴에서 태극기가 외면당하고 있다. 단재(丹齋)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말한다. 지금은 역사를 바탕으로 존재하는 것이며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와 노력으로 미래가 만들어 진다. 지금 우리의 형국은 해방 후 찬탁, 반탁으로 나뉘던 모습이
증강현실(AR)게임인 '포켓몬 고'가 세계적 열풍을 넘어 광풍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포켓몬 GO란 증강현실(AR) 기능을 GPS와 구글 지도에 결합해 실제로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지도에 표시된 곳에서 카메라를 켜고 포켓몬을 잡을 수 있는 게임으로 지난 1월 24일 한국에 서비스를 개시 후 1천만여 명에 달하는 폭발적인 이용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위치장치(GPS)조작 등 일부 포켓몬 고 보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어 개인정보 유출 및 아이템 거래를 이용한 사기가 판칠 가능성이 높고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에 포켓몬 아이템이나 계정을 판매한다는 글이 다량으로 올라오고 있다. 또한 서비스를 시작하고 게이머들이 전국적으로 늘어나면서 위치확인장치인 GPS를 이용해 실제 현실공간을 다니며 포켓몬을 잡기 때문에 몰입하면서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포켓몬 고가 사람들을 밖에 나가서 걷게 해 건강에 도움을 주며 바쁜 현대인들에게 가족끼리 유대감을 줘 웃고 즐길 수 있게 해준다는 일부 주장도 있지만 포켓몬을 잡다가 길을 잃거나 범죄에 휘말리고 교통사고로 인한 부작용이 더 심각하다
3월 2일 오늘 손자가 중학교에 입학을 한다. 강보에 쌓여 품안에 안겨 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중학교 학생이 된다니 만감이 교차한다. 물론 대견한 마음에 할아비 마음이 든든하단다. 손자 손녀가 몇 명 있지만 유독 녀석만 할아비에게 격 없이 응석도 부린다. 때로는 친구처럼 할아비에게 못할 말 없다. 마냥 귀여워만 해온 덕이란 생각 끝에 진정한 사랑은 바로 이런 것일 게라고 속으로 흡족해 한다. 녀석의 졸업을 며칠 앞두고 통화를 하려는데 느닷없이 내 말을 막아선다. "할아버지, 중학교에 가서 해야 할 말은 그만둬. 나도 알만큼 알아! 가뜩이나 걱정이 되는데 중학교에 가서 해야 한다는 말 안 하기!" 전화를 끊고 잠시 여러 생각에 잠겼었다. 녀석이 미지의 세계에 대한 걱정이 많나보다. 필시 주위의 사람들에게 들어온 말들이 중압감으로 나아가 걱정거리로 둔갑돼 제 마음을 번거롭게 하기에 이르렀나보다. 우선 담임선생님이 졸업을 앞두고 제자 사랑에서 중학교에 가면 더욱 잘 하라며 욕심껏 많은 지도말씀을 주셨으리라. 물론 제 아비어미 역시 아이를 닦달하는 측면에서 오죽이나 곧 중학교 학생인데 이러저러 하게 잘 해야 한다는 말을 했을까· 학생
유람선을 타고 청풍호를 지나 강 하류로 내려오면 충주댐에 도착하게 된다. 댐에서 흘러내리는 강은 충주의 북쪽을 감싸고 돌아내려 여주 양평을 거쳐 북한강과 합쳐서 서울의 한강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충주에는 괴산 지역의 높은 지대에서 흘러 내려와서 충주의 남쪽과 서쪽을 감싸는 한 줄기의 강물이 있으니 이를 달천 또는 달래강이라 부른다. 달래강은 속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하여 충주 탄금대에서 남한강에 합류하는 아름다운 강이다. 달래강에는 여러 가지 유래와 전설이 전해오는데 그 중에 다음과 같은 슬픈 오누이의 전설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아주 오랜 옛날 어느 날 오누이가 이 강을 건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와서 누이의 옷이 함빡 젖어 몸에 찰싹 달라붙어 아름다운 여체가 그대로 나타났다. 이를 본 남동생이 욕정이 발동하자 스스로 도덕적 규범에 벗어난 자신을 자책하고 자신의 성기를 돌로 찍어 죽고 말았다. 그것을 본 누이가 '달래나 보지, 달래나 보지' 하며 슬피 울었다고 하여 달래강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전설 역시 다른 지역의 달래강들도 한결같이 같은 전설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름을 가지고 상상하여 재미있게 지어낸 것일 뿐 실화로…
매봉산이라는 이름은 전국에 산재한다. 서울에 있는 마포, 성동, 강남구를 비롯해 강원도 태백, 전북 김제, 부산 강서, 경북 구미 등에 매봉산이 있다. 이는 산 봉우리 모양이 매와 같은 곳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매는 날카로운 부리와 매서운 눈을 가진 새로 앉아있는 모습이 날렵하다. 이처럼 생긴 산을 선조들은 매봉산이라 이름 지었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매봉산은 임금이 꿩 사냥을 하기 위해 매를 날려 보냈던 곳이라 하여 매봉산이라 불렀다는 전설도 있다. 어떻튼 매봉산은 매와 관련이 있다. 청주시 서원구에도 매봉산이 있다. 매가 앉아있는 모습 같지는 않지만 도심이 있는 산치고는 꽤 수려하다. 완만한 경사지로 산책하기 좋은 곳이어서 하루 수백명이 이곳을 찾는다. 특히 매봉산과 구룡산이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양쪽 산을 오가며 등산하는 시민들이 많다. 청주시내에 이처럼 좋은 산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매봉산은 특히 다양한 등산로에다 산 정상에 각종 운동기구와 배드민턴장이 있어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매봉산 정상에는 청주시내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화청각이라는 전망대도 있다. 매봉산을 찾는 시민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기 위해 청주시가 마련했다. 등산
최근 어린이 학대 문제는 심각한 현상이다. 어린이들 때리고 식판을 던지고, 또는 어린 자녀를 살해하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법을 만들고 법을 개정해도 변화될 조짐이 없다. 이런 이유는 '내 아이는 내 것'이라는 잘못된 부모의 가치관이나 미숙한 양육 태도 때문이다. 미취학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처럼 영ㆍ유아들의 실태 조사를 법적으로 강제하는 등 사회적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 천륜이 깨진 사회에서, 저항할 힘마저 없는 어린이들이 무참하게 죽어가는 사회에서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지난 2014년 14명에서 2015년 16명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36명까지 급증했다. 전체 아동학대 신고 건수도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학대 대부분이 친부모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무너진 천륜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동학대는 힘없는 어린이에게 신체적ㆍ정신적 상처를 입히는 인권침해이면서 비열한 범죄 행위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 아동학대는 독버섯처럼 확산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까지 내몰렸다. 대부분의 학대 행위가 가정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