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관용구에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라는 표현이 있다. 유지비만 비싸고 쓸모없는 애물단지, 즉 계륵 같은 물건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반대의미의 표현도 있다. '파란 코끼리(Blue elephant)'는 모두가 원하는 성공의 요소를 의미한다. 개신고가차도가 개통 한 달 만에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시민의 혈세를 쏟아 부으며 건설한 도로여서 더욱 안타깝다. ***교통소통 부재 원인 찾아내야'애물단지'는 '애물'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개 '애물단지=빛 좋은 개살구=빚잔치'라는 등식이 성립된다는 데 있다. 청주에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자치단체 사업들이 많다. 하나하나 꼽기 어려울 정도다. 민선4기 시책가운데 몇 가지는 지금도 애물단지 논란에 휩싸여 있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전임 시장이 추진한 일부 사업을 포기하기도 했다. 문제는 현재다. 시민의 불편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누가 잘했고 누가 못했고'의 결과를 따지는 게 아니다. 개신고가차도는 건설 당시부터 말 많고 탈 많았다. 그런데도 그냥 진행됐다. 사실 누구의 책임으로 묻기도 어렵다. 그래서 전가하려 하면 일이 복잡해진다. 현재성 때문이다. 개신고가차도는 얼마 전…
지난달 24일 국립청주박물관에서는 문화사랑모임과 살고싶은청주만들기협의체 주최로 '율봉역터 복원과 역사공원 조성방안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토론자로 참석한 청주시의회 임기중 의원은 "홍보부족으로 인해 청주의 율봉역을 무슨 기차역으로 아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해 토론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고대와 근대의 역참제도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율봉역이 어디 있는 줄도 모르는 시민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대의 역(驛)은 기차역이 아니라 왕명 및 행정문서의 전달, 관수물자 운반, 외적의 침입 등 변방의 급변사태를 알리는 교통·통신수단이었다. 전화, 전보, 인터넷, 휴대폰, 팩시밀리가 없던 시대이므로 고대의 통신은 봉수와 더불어 역참에 의존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역참제도는 신라 소지왕 9년(487)부터 실시되었다. 고려시대에는 22개 역도(驛道)에 520개 속역(屬驛)이 존재했고 조선시대에는 41개 역도에 543개의 속역이 조직되어 전국을 거미줄 망으로 엮었다. 충청좌도인 충북에는 연원도(連原道·충주)에 15개 역, 율봉도(栗峯道·청주)에 17개 역, 성환도(成歡道·직산)에 12개 역이 각각 속해 있었다. 율봉도는 장양(진천), 태랑(진천
연평도가 북한에 공격당한지 1주일이다. 주민들은 피란길에 올랐다. 대한민국은 아직 참고 있다. 다만 한미연합군이 서해바다에서 전쟁 억지력 증강을 위한 해상훈련을 하고 있다. 그런데 국회는 참 이상한 짓을 벌였다. 자신들의 세비 5.1% 인상안을 지난 주말 슬그머니 올렸다. 정쟁만 일삼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여서 그랬나 보다. 부아가 치민다. ***국회의원 세비인상은 부적절지금이 어떤 때인가.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긴장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한 마디로 국가위기 상황이다. 정치권과 국민 모두가 난국을 헤쳐 나가는데 온 힘을 다해도 모자랄 판국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주머니를 조금 더 채우는데 급급했다. 다 제쳐놓고 자기 잇속부터 챙겼다. 무슨 얼굴로 국민들을 대할 셈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진저리가 난다. 이제 정치인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다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무만이라도 제대로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북한은 지금도 추가 도발 운운하며 거듭 협박하고 있다. 서해 5도를 안전하게 지키려면 국가 예산 증액이 필수다. 우선적으로 예산을 투입해야 할 곳 역시 한두 군데가 아니다.
세칭 '도깨비 할아버지'로 불리던 고 대갈(大葛) 조자용(趙子庸) 박사가 타계한지 10주기를 맞았다. 그를 따르며 그와 함께 공부했던 한국민화학회 회원 1백여 명은 지난 13~14일 선생을 기리며 보은문화원에서 학술세미나를 가진데 이어 속리산 천왕봉 자락 대목리, 양지바른 곳에 묻힌 선생의 유택에서 10주기를 맞아 조자용 박사 추모비를 건립하고 제막식을 가졌다. 고건축을 전공한 장현석 청주문화원장이 설계를 하고 시인 홍강리 씨가 비문을 지었으며 서예가 김동연 씨가 글씨를 썼다. "대한 강토 큰 인물로 황주 땅에 태어나/ 갈매기 빛 꿈을 이뤄 하버드대 학위 받고/ 조선얼 기리고자 민화세상 섭렵하며/ 자강불식 연마하여 건축사 새로 쓰니/ 용솟는 그 기개가 온 누리에 가득차매/ 선생께서 남긴 업적 후세에 빛이 될 터/ 생전에 못다 이룬 청사진 가슴 품고/ 송덕찬사 뒤로한 채 천왕봉 신선됐네" (추모비문 전문) 추모비문에서 보듯 황해도 황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에서 공학박사(전공, 구조역학) 학위를 받은 고 조자용 박사는 우리나라 근·현대 건축의 선구자였으나 만년에 이르러 전공과 달리 보은 속리산 자락서 민화와 도깨비에 심취하여 에밀레 박물관을 짓고 우리의 얼과 문화
"사랑의 열매에서 악취가 난다." "사랑의 온도탑은 비리탑이다." 최근 드러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와 관련된 힐난의 소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국내 유일의 법정 공동모금기관이다. 그런데 각종 비리가 도를 넘어섰다. 공금 유용, 장부조작, 친인척 거래 등 각종 비리가 적발됐다. 직원 채용 과정에서도 온갖 편법과 불법이 동원됐다. 국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무참히 짓밟힌 것 같아 씁쓸하다.***조직혁신은 두말할 것도 없다사회복공동모금회의 비위ㆍ부정은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다. 조작과 유용 수법도 너무 파렴치하다. 기간도 짧지 않다. 한 예로 사랑의 온도계 탑을 만들면서 비용을 통째로 유용했다. 참 어이가 없다. 공동모금회는 붉은색 '사랑의 열매'로 상징된다. 지난 1998년 설립된 유일한 법정 전문모금기관이다. 소득공제를 받는 기부금의 한도가 아름다운 재단 등 다른 모금재단보다 5~10배나 많다. 그 덕에 연간 모금액은 3천억원을 훌쩍 넘고 있다. 하지만 각종 비리 행태로 인해 국민들이 받은 상처는 몇 곱절이나 컸다. 정말 기막히고 코 막힐 일이다. 공동모금회는 소중한 국민 성금을 다루는 공동모금체다. 그 특성상 다른 기관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투명
"갈려진 땅이 친구들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망설일 시간에/ 우리는 잃어요 한민족인 형제인 우리가 서로 겨누고 있고/ 우리가 만든 큰 욕심에 내가 먼저 죽는 걸/ 진정 너는 알고는 있나 전 인류가 살고 죽고/ 처절한 그날을 잊었던 건 아니었겠지/ 우리 몸을 반쯤 가른 채 살아갈 건가/ 치유할 수 없는 아픔에 절규하는 우릴 지켜줘/ 갈 수 없는 길에 뿌려진 천만인의 눈물이 있어...중략" 잘 알려진 서태지의 랩송 '발해를 꿈꾸며' 노랫말 일절이다. 만주벌판에 대제국을 건설했던 발해의 꿈이 산산 조각나며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점, 중국의 동북공정에 상처받고 있는 발해 유적의 현주소, 그리고 어쩌면 그 비극의 씨앗이 자라나 3.8선, 휴전선을 긋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발해의 꿈을 키워보자는 의지를 담고 있는 노랫말이다. 지난 달 발해유적을 취재하며 중국의 동북공정 앞에 유적의 출입마저 봉쇄당했던 안타까운 심정을 서태지의 노래로 잠시 달래본다. 발해는 우리의 역사이나 무대는 중국 땅이고 유물은 중국, 일본, 러시아 등지에 흩어져 있으니 발해는 멸망 후에도 국수주의적 사관과 국제관계의 역학구도 속에서 유물마저 이산가족이 되어있다. 발해의 5경중 가장…
학교 체벌(體罰)이 또다시 화두다. 학교체벌은 물론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요즘 들어서 이야기의 성격이 좀 달라졌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체벌교육의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체벌을 불러왔을까. 무엇이 학생으로 하여금 문제행동을 하게 했을까. 현실교육은 '어떻게'의 문제보다 '왜'의 문제를 해결하면 훨씬 쉽다. ***학교현장 교육에 문제 있다 1970년대와 80년대 고등학교를 다녔던 중년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그 중 학교 체벌이 준 상처가 가장 크다. 아직도 대화에서 체벌에 관한 이야기가 단골메뉴가 될 때가 많다. 며칠 전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을 때도 체벌에 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적당히 오른 취기 때문만은 아니다. 나 역시 학창시절 품행이 아주 방정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담임교사로부터 가혹한 체벌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학교생활을 한 중년들 대부분은 일선 교사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체벌로 아이들을 통제하는 것에는 상당수가 반대한다. 때때로 잔혹하게 행해지는 교사들의 감정 섞인 체벌 때문이다. 회초리에 사사로운 감정이 담기면 '사적 제재'다. 공공의 감정이 담기면 태형이다. 그런데…
초등학교시절, 아이들은 하나로 된 책걸상에 둘이 앉아 공부를 했다. 책걸상은 짝꿍 둘이서 공유하는 학습공간이다. 아이들은 자로 재어 책상 한가운데 금을 그었다. 공유공간 속에서도 자기의 독립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사이좋게 책상을 나누어 썼으나 유독 힘이 센 아이 하나가 횡포를 부렸다. 성적이 형편없는 그 아이는 책상의 금을 번번이 다시 그었다. 중간에다 금을 긋는 게 아니라 자기 쪽으로 거의 한 뼘 가량을 더 확보해놓고 이 선을 넘어오지 말라 윽박질렀다. 아이들은 이게 부당한 일인 줄 알면서도 힘에 눌려 그냥 지냈다. 그 후로 아이들은 그 힘센 아이와 짝꿍이 되어 앉게 되면 너, 나 할 것 없이 울상을 지었다. 그의 위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새로 부임한 젊은 담임선생이 이 사실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벌을 주었다. 그러면서도 "공동생활에서 그러면 못 쓴다고" 그 아이를 달랬다. 그 아이는 "누가 고자질을 했냐"고 반 아이들을 위협했다. 늘 죽어지내던 아이들 중 한 아이가 흑기사로 등장했다. "우리가 힘을 합쳐 대항하면 그 애도 꼼짝 못할거야" 우리는 흑기사의 지도(·)아래 여러 명이 단체로 대항했다. 그 사건이후 아이의 횡포는 사라졌다.…
지난 주 며칠 청주 도심은 멧돼지 집단출몰로 소동이 일었다. 언론에선 '멧돼지의 청주도심 습격' 제목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일 새벽에 발령된 멧돼지 경보는 아직도 유효하다. 아직 한 마리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어쩌면 다시 자신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택지개발 병폐' 등 자연생태환경 파괴를 멧돼지 도심출몰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자연생태계 교란서 온 부작용청주도심 멧돼지 출몰 소식을 접하면서 영화 한편이 떠올랐다. 생태계와 자연파괴의 위험성을 고발한 신정원 감독의 괴수 영화 '차우'다. 일종의 할리우드 B급 괴수영화의 내러티브를 차용한 액션영화다. 신 감독은 이 영화에서 생태계 교란으로 인한 부작용과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한 마디로 우리의 생태계와 자연 파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다.몇 십 년 전까지 한국 자연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는 호랑이였다. 그 다음 포식자들도 많았다. 그러나 각종 개발과 함께 생태계가 교란되면서 멧돼지가 그 자리를 점령했다. 더 이상 상위 맹수들이 없기 때문이다. 대략 5년 전쯤부터 멧돼지로 인한 각종 사건이 많아지고 있다. 멧돼지가 도심까지 내려오는 일은 이제 흔
퇴근길에 삼겹살과 소주 한잔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술맛이 계절을 가릴까 마는 으슬으슬 한기(寒氣)가 옷깃을 파고드는 겨울이 찾아오면 연탄불 위에서 지글거리는 삽겹살이 더욱 먹고 싶어진다. 청주사람들은 삽결살에 대한 기억을 거의 가지고 있다. 청주지역만 해도 삼겹살 구이를 취급하는 곳이 수도 없이 많다. 두툼한 삼겹살이 연탄 위에서 지글거리면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처럼 뱃속이 먼저 꼬르륵 거린다. 청주의 삼겹살은 고기 맛도 좋지만 상추, 깻잎, 마늘, 양파, 파절이 등 푸성귀와 양념류가 푸짐하게 나온다. 어느 삼겹살집이든 채소류를 더 달라는 요구에 웃돈을 받거나 귀찮아하는 집은 하나도 없다. 삼겹살과 더불어 넉넉한 인심이 우수리로 붙어 나오는 것이다. 다른 지역에 가서 삼겹살을 먹어보면 청주의 맛이 아니다. 고기 맛도 그저 그렇지만 더불어 나오는 채소류가 형편없고 야박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청주의 대표 향토음식을 삼겹살로 하자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민선 4기에 청주의 대표음식을 청주한정식으로 하여 개발했지만 시민의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값도 비싸지만 점심시간 등 정해진 시간 내에 이를 먹기란 쉽지 않다. 이것저것 백화점 식으로 반찬을 나열해 보지만…
KTX 개통과 함께 '오송시대'가 막을 열었다. 식약청 등 6대 국책기관까지 입주를 서두르고 있다. 아주 희망적이다. 그야말로 '오송번영'이 눈앞에 있는 듯하다. 하지만 '번영'의 기초가 되는 각종 인프라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KTX는 어제 오전 6시39분 대전을 출발, 오송역에 첫 정차하며 오송시대 개막을 알렸다. 그러나 인근 지역 주민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워 아주 불편하다. 유감(遺憾) 이유다. ***오송역은 투쟁으로 얻은 결과오송역은 충북도민들의 투쟁으로 얻은 쟁취의 대역사(大役事)다. 앞으로 충북발전을 100년 앞당길 수 있다. 그래서 오송역 시대 개막은 155만 충북도민의 결집된 역량으로 일궈 낸 쾌거다. 오송역 유치는 태산준령을 수없이 넘었다. 장편의 드라마와 같다 할 수 있다. 당초 경부고속철도 노선은 청주역이 배제됐다. 155만 충북도민의 경부고속철 오송역 유치 염원은 이때 촉발됐다. 1989년 충북 사회시민단체가 나섰다. 오송역 유치운동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1990년 1월 경부고속전철역 충북권 유치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 충북지역개발회는 충북유치문제를 주요 과제로 부상시켰다.지난 1991년 9월 드디어 결실이 맺어졌다. 오송역 유치 쾌
지난 9월18일부터 10월17일까지 부여, 공주 일원에서 열린 '2010세계대백제전'이 30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1400년 전 대백제의 부활'이라는 주제아래 열린 세계대백제전에는 무려 370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사비궁의 하루' '웅진성 퍼레이드' '황산벌 전투' '무왕과 선화공주의 혼례식' 등 수많은 이벤트가 관광객의 눈길을 끌었지만 이 축제의 기본이 되는 백제문화단지를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 일원에 재현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330만㎡나 되는 부지에 사비궁과 능사, 생활마을과 위례성, 백제역사문화관, 한국전통문화학교를 건립하고 민자사업으로 롯데 부여리조트를 지었다. 이 역사테마 파크를 조성하는데 무려 6천904억 원이 투자되었다. 1400년 만에 백제가 이곳에서 다시 부활한 것이다. 벌써 충남은 20여 년 전에 이를 계획했다. 1994년부터 시작한 백제 부활의 대역사(大役事)가 비로소 문을 열며 대백제전 개최를 가능케 했다. 충북에서도 꽤 많은 사람들이 이 축제를 관람했다. 충북 관람객들은 놀라움 반, 부러움 반으로 이 축제를 즐겼다. 그러면서도 "그럼, 충북은 뭐야?"라는 의문부호를 찍으면서 충남의 역사 문화 인프라 구축
지역신문 활성화를 위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경남도와 경기도는 이미 관련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전국의 다른 광역단체에서도 지원 방안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충북에서도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같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앙과 지방신문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다. 진정한 지방자치 정착을 위해서도 그렇다. ***건전한 지역신문 육성에 필수충북도내에서 경영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신문사는 별로 없다. 그런 의미에서 충북의 시민사회단체가 지역신문 육성을 위한 지원조례 제정 촉구에 나선 것은 아주 뜻 깊다. 충북지역 신문이 살아야 충북도민의 목소리도 살아날 수 있다. 주민여론의 구심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아주 부정적이다.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중앙일간지의 무차별적 시장 장악 때문에 그렇다. 그로 인해 지역여론을 형성, 전달하는 지역신문은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절대 과언이 아니다. 지역신문의 고사는 여론의 다양성을 사라지게 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의 근본이 사라지는 꼴이다. 권력과 경제는 물론 지역여론의 중앙예속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의 지역신문 지원조례 추진의 의미성은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물론 지
올 가을로 고 동범(東凡) 최병준(崔炳俊)선생 9주기를 맞았다. 낙엽 따라 가 버린 지 벌써 아홉 해가 된다. 동범 선생은 충북 지역사회에 문화예술의 씨앗을 뿌린 선구자이자 청주 지역사회에서 시민운동의 횃불을 높이 치켜든 선각자다. 지난 1960년 대 초반부터 충북예총회장, 청주문화원장을 번갈아 맡으며 문화 도시를 가늠한 동범 선생은 일찍이 문화가 청주발전의 요체이자 초석임을 간파하였다. 동범 선생은 결코 불의와 타협치 않는 백절불굴의 투사 정신을 가졌으나 중앙공원에 쏟아지는 가을 별빛을 밟으며 시도 읊을 줄 아는 감성과 따뜻한 가슴을 지닌 분이시다. 그 넉넉한 가슴 때문에 대화를 나누는데 갑남을녀(甲男乙女)나 장삼이사(張三李四)를 가리지 않았다. 선생은 참으로 청빈한 일생을 보내셨다. 문화단체나 시민단체의 장(長) 말고는 변변한 직업이 없었다. 사회적으로는 명망이 높았지만 가정적으로는 0점 아버지요 낙제점 남편이었다. 로터리 운동에 관여한 선생은 중앙공원 앞 이층 로터리 클럽 사무실에서 주로 근무하며 지인(知人)들의 도움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다. 내가 C일보 올챙이 기자시절, 선생의 사무실을 방문하면 그냥 보내는 법이 없었다. "임 기자, 막걸리 한잔…
'2010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가 31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관람객수도 136만218명이나 됐다. 당초 목표 105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유료 관람객도 절반이 넘는 68만2천716명에 달했다. 그러나 외국인 관람객은 5만897명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엑스포장은 행사기간 내내 성황을 이뤘다. 아마도 제천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운집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한 단계 도약 필요하다하루에 수천수만의 인파가 한 곳을 찾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공감대가 있어야 가능하다. 제천엑스포의 성공은 건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주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여기에 다양한 한의약 콘텐츠 개발이 도우미 역할을 했다. 제천시 등 주최기관의 열정과 각계각층의 헌신 역시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성공 조건을 만들었다. 수천의 자원봉사자와 14만 제천시민들의 땀과 열정이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엑스포는 인류가 성취한 문명의 업적과 결과물을 자랑하는 성대한 축제다. 한 마디로 선진국의 수도를 순회하며 새로운 기술과 문물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19세기 중반 런던 만국박람회가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전화기·자동차·비행기·텔레비전 등 인류 역사
앞으로 개소될 가칭 남부경찰서의 이름이 '직지 경찰서'로 확정되었다가 다시 개명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지난 5월 청주시 남쪽에 새로 개소할 경찰서 이름을 '직지 경찰서'로 확정했는데 무슨 이유인지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직지경찰서'의 이름은 임의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경찰청 차장을 위원장으로 한 7명의 심사의원 의견과 도민 여론을 받아들여 최종적으로 정한 것이다. 이런 절차를 밟아 정한 관공서의 이름을 조령모개(朝令暮改) 식으로 또 바꾼다는 것은 경찰행정의 신뢰도에 누를 끼치는 일이다. 개인의 이름이라면 개명에 대하여 왈가왈부할 성질이 아니지만 청주지역의 치안을 담당할 공공기관 이름을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개명의 이유로 알려진 흥덕 경찰서와의 이미지 중복은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흥덕 경찰서와 직지 경찰서는 연계성이 있고 그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경찰업무는 공조성을 띠어야 한다. 흥덕서와 직지서는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잘 알려지다시피 흥덕사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찍어낸 인쇄문화의 중흥지다. 흥덕사가 어머니라면 직지는 그 어머니가 낳은 인류의 찬란한 문화유산이다.…
세종시 문제가 시끄럽다. 국감 현장에서도 연일 갑론을박이 거듭되고 있다. 하지만 해결점을 찾기는 요원해 보인다. 국회가 세종시 원안추진을 결정한 지도 오래다. 정부는 이미 중앙행정기관 이전 변경고시까지 확정했다. 그런데도 세종시와 관련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모두 지역이기주의에서 비롯되고 있다.***초심으로 돌아가면 된다세종시 논란의 핵심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세종시의 법적지위(권한)를 들 수 있다. 그 다음이 충북 청원군 일부지역 편입(관할구역)과 세종시 출범시기를 꼽을 수 있다. 충북도는 '세종시=완벽한 광역자치단체'가 선결조건이다. 당분간일지라도 위임업무를 충남도가 관장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고 있다. 청원군 편입문제도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변한 게 없다. 세종시 출범 시기 문제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2012년으로 정한 듯하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상하다. 2012년 국회의원 선거와 차기 대선을 겨냥한 정략적인 제스처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민들은 어떤 세종시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법적 문제가 마무리되길 소망한다. 그러나 모든 게 지지부진하다. 그러다 보니 세종시 건설사업 자체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청주의 진산(鎭山) 우암산(牛岩山)은 청주 시민의 어머니 같은 산이다. 그 넉넉한 품으로 63만 청주시민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잘난 아들 못난 아들 가리지 않고, 실직자의 한 숨소리조차 등을 토닥이며 달래주는 모정 넘친 산이다. 그러기에 우암산은 대모산(大母山), 모암산(母岩山)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대모산은 큰 어머니요, 모암산은 어머니이니 누군들 그 푸근한 품에 안기고 싶지 않겠는가. 우리는 이 대목에서 우암산이 우리를 사랑하는 것 만치 우암산을 사랑하고 있는 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산 곳곳에는 철제구조물이 들어서고 원삼국시대의 우암산 토성은 등산객의 발길로 자꾸 허물어지고 있다. 등산로는 등산에 편리하도록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이 길을 통해 산을 오르는 사람조차도 이 길이 '우암산 토성벽'이라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동쪽 벽은 그래도 판축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으나 서쪽 성벽 등산로는 등산객의 발길에 알게 모르게 조금씩 상처를 입고 있다. 성벽은 해발 338m 우암산 정수리에서 양쪽으로 갈라지는 계곡을 감싸며 마치 럭비공 모양으로 뻗어있다. 포곡식(包谷式)산성의 형태를 취한 것으로 보아 상당수의 사람들이 무리지어 살며 서원문화를 일구었
가을 하늘이 맑고 푸르다. 행사도 많다. 특히 야외에선 걷기 형식의 가족단위 행사가 많다. 본보도 엊그제 '클린상당산성 가족걷기대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주류를 이뤘다. 물론 노인들도 있었다. 그러나 쓸쓸해 보였다. 가족 구성원에서 밀려 있는 듯했다. 노인들은 외롭다. 우선 일이 없고, 돈도 부족하고,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3무(無) 상태다. 사회의 따뜻한 배려가 절실하다. ***노인이 되는 순간 서글픈 사회 강산은 변한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강산이 최소 여섯 번 이상 변하는 걸 봐야 노인으로 인정받는다. 그 인정 나이가 65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인으로 인정되는 순간부터 서글픔이 가슴 속에 똬리를 틀기 시작한다. 그게 우리나라 노인들의 현실이다. 청주 중앙공원 인근에 가면 노인들을 위한 실비집들이 있다. 대부분 인근의 다른 식당에 비해 값이 싸다. 메뉴도 대개 칼국수나 해장국, 순댓국에 막걸 리가 주류를 이룬다. 찾는 이들 상당수의 얼굴엔 깊은 주름이 파져 있다. 숱한 세월의 혹독함이 만들어준 가난의 훈장이다. 막걸리 한 잔이라도, 순댓국 한 그릇이라도 사먹을 수 있는 노인들은 그래도 낫다. 아니 부러움의 대상이다. 우
사람은 살면서 수많은 길을 통과하게 된다. 그 길은 걷든, 차를 타고가든 통과 수단이 다 다르지만 말이다. 요즘은 웬만한 길이 모두 포장되어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을 대폭 줄였지만 아스팔트나 시멘트로 포장된 길에는 어쩐지 사람의 냄새가 풍겨나지 않는다. 도로 포장률이 높아야 자치단체장의 치적이 올라가고 일대가 발전된 마을로 치부되는 세상이다. 고속도로, 국도는 물론 어지간한 지방도까지 포장 안 된 길이 없을 정도다. 나는 운전을 할 때, 아주 바쁜 일이 아니면 고속도로보다 국도나 지방도를 택한다. 고속도로가 말 그대로 빠르기는 하나 밋밋하고 재미가 없다. 주변의 경치를 감상할 겨를도 없이 일직선으로 목적지에 도착하는 통에 운전하는 맛이 없다. 그 대신 국도나 지방도를 택하면 구경꺼리가 아주 많다. 늦 태풍을 이겨가며 옹골차게 오곡이 여물어가는 가을 들녘이 신선하고 고추잠자리가 무리지어 저공비행을 하는 모습도 정겹다. 어디 그뿐인가. 산들바람에 머리채를 흔들며 인사하는 길가의 코스모스가 예쁘고 울먹울먹 흘러가는 개울물도 가을의 운치를 더해 준다. 고속도로는 직선의 철학이고 국도는 곡선의 철학이다. 능률면에서는 직선이 곡선을 크게 앞지르나 사는 맛은 곡선이 더…
추석 연휴가 끝났다. 이번 연휴는 정기휴일과 겹치지 않았다. 그래서 모처럼 느긋한 마음으로 고향 찾기에 나선 국민들이 많았다. 정치권은 귀향활동과 민심파악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민심을 파악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민들의 발걸음은 가볍지 않았다. 폭염에 가을장마, 태풍 등으로 각종 농산물 가격은 폭등했다. 서민 장바구니 물가는 살인적 수준이었다. ***고용안정이 사회안정이다연휴는 최대 9일까지 계속됐다. 그만큼 인구이동도 많았다. 다양한 이야기도 오갔다. 화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경제에 대한 걱정이었다. 체감경기는 썰렁했다. 특히 서민들이 느끼는 경기는 더욱 그랬다. 수출 호조로 일부 대기업들은 혜택을 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서민생활은 여전히 팍팍하다. 어려운 이웃들과 정을 나눌 여유조차 없다. 정쟁에 매달려 민생경제를 외면해 온 정치권의 책임이다. 그래서일까. 정치권의 민심탐방이 어김없이 이어졌다. 민심의 소재를 찾기 위해서다. 그러나 평소 국민들과 소통의 통로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구태여 추석에 민심을 따로 탐방해야 할 이유는 없다. 충북출신 국회의원들이 파악한 추석민심 역시 통계상의 경제상황과 실물경제의 차이에 대한 불만
통상적으로 한국의 고인쇄문화가 서양보다 200년 앞섰다는 것은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찍어낸 '직지심체요절'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보다 훨씬 먼저 찍어낸 '고금상정예문' (1234년)등을 기준점으로 삼은 것이다. 백운화상이 초록하여 그의 제자 석찬, 달담 등이 제작한 '직지'는 독일의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보다 78년 앞선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직지'이전의 금속활자본은 현재까지 전해지지 않고 전해지는 것은 '직지 하권' 하나뿐이다. 최근 경북대 남권희 교수가 '직지'보다 138년이나 빠른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약칭 증도가) 활자의 실존을 밝혔다. 확인된 자는 명(明), 소(所), 어(於)등 12자에 달한다. 이 활자가 진품이라면 한국이 직지와 더불어 인쇄문화의 종주국이라는 사실을 더욱 강화시켜주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그런데 유감스런 일은 고 활자와 책을 단순 비교했다는 점이다. 직지 활자와 증도가 활자를 비교했거나 책끼리 비교했다면 몰라도 책과 활자를 비교하며 마치 그 우열을 잰다는 것은 아주 이상한 비교법이다. 더구나 일부 언론에서 큰일이라도 난 듯 '인쇄역사를 다시 써야 하느니, 교과서를 바꿔야 하느니' 하는…
공정사회'를 우리 사회의 최전방에 세우려는 분위기다. 이명박 정부도 '공정사회'를 집권 후반기 '정책 아이콘'으로 선택했다. 공정사회가 세상의 화두가 된 셈이다. 하지만 씁쓸한 여운이 남는 말이다. 파워그룹의 특권과 특혜, 반칙이 여전히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관료조직과 정치권, 사법부'의 힘은 철의 삼각형에 비견될 정도로 강력하다. 이들의 부정의와 불공정성이 규율되지 않으면 공정사회는 그저 신기루일 뿐이다. ***공직자 솔선수범이 가장 먼저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딸의 특채 파문은 아직도 진화되지 않았다. 그런데 또 고위 공직자들의 도덕적 해이 현상이 드러났다. 모두 우리 사회의 불공정이나 부정의와 연관돼 있다. 정부의 장·차관급 고위인사들이 지난해부터 국민세금으로 고액 과외를 받았다고 한다. 얼핏 잘 이해가 안 된다. 장·차관이 과외라니 참 이상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실이다. 그것도 1회(3시간) 최고 500만 원 이상이 든다고 한다. 훌륭한 인터뷰와 좋은 발표를 위한 발성과 인터뷰 실습 등이 대부분이다. 총리실 3급 이상 간부들은 1회 15만원씩 지불하고 1 대 1 원어민 영어 회화 과외를 받았다고 한다. 공직자들이 자기계발을 위해 과외
반세기가 훨씬 넘도록 굳게 잠겨있던 금단의 문이 열렸다. 청주시 대성동 청주향교 아래에 위치한 도지사 관사가 이시종 지사의 약속대로 드디어 개방된 것이다. 개방의 서곡은 지난 8월11일, '기억의 정원'이라는 주제아래 열린 현대미술 전이었지만 본격적인 개방은 지난 6일 오후 '도지사 관사 개방기념 작은 음악회'를 계기로 이루어진 것이다. 지사 관사 이웃에 살면서도 지사 관사로 마실 갈 엄두도 내지 못했던 주민들이 이날만큼은 당당하게 초인종을 눌렀다. 서쪽으로 에둘러 난 진입로를 따라 올라가는 지사 관사 울타리에는 무궁화가 피었고 오래된 정원 곳곳에서는 잣나무, 소나무, 느티나무가 피톤 치드를 뿜어냈다. 태풍 '말로'가 몰고 온 가을 장맛비가 그치자 대성동 마을엔 스믈스믈 땅거미가 내렸다. 70여년 만에 초대받은 손님인데 비를 맞게 해서야 되겠는가. 천우신조다. 가파른 인생 고개를 넘으며 짠지 쪽 같은 눈물을 수도 없이 흘려온 민초들에게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으로 느껴졌던 금단의 구역이 이제는 내 땅, 내 집이 된 것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지사 관사는 '열린 공간'이 아니라 '열은 공간'이다. 이는 이 지사의 선거공약이었고 주민이 거기에 표심을 보태
학창시절, 누구나 아침조회에 관한 추억을 갖고 있다. 교복을 차려입은 학생들을 운동장에 집합시켜놓고 장시간 아침조회를 매일 열다시피 하였다. 조회는 학교에서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다. 조회에서는 주훈(週訓)발표라든지, 무슨 대회에서 입상한 학생에 대한 시상 등이 있었는데 내가 가장 싫은 것은 '교장선생님 말씀'이었다. 날씨라도 서늘하면 그럭저럭 들을 만 하지만 땡볕에서 장황한 교장 훈시는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아침부터 땀이 흐르는데 교장 선생님 훈시는 눈치도 없이 길었다. '끝으로...' 하면 5분이요, '마지막으로...'하면 또 5분이었다. 몸이 허약한 학생들은 일사병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교장 훈시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훈시내용은 거의 도덕 교과서 같은 내용이었다. 학생들이 지켜야 할 사항이 주를 이뤘지만 더러는 수업료 납부 독촉 같은 시시콜콜한 얘기도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학교뿐만 아니라 기성사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웬만한 행사에 참석해보면 개막식에서 대회사, 축사, 격려사 퍼레이드가 쭉 이어진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내빈소개도 지루하게 이어진다. 물론 행사에는 그 특성상 형식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형식이 내용보다 더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