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나는 이 곳에 없다. 청아하고 따듯한 이 공기를 더 이상 느낄 수 없다. 미세먼지가 많다 해도 이상하게도 신선하게 느끼고 살았다. 관사에서 나와 충북연구원, 중앙초등학교 옆길로 느긋하고 천천히 걸어도 7분이면 도청에 도착한다. 도청에 들어서면 느티나무, 단풍나무, 옥잠화, 목련, 창포, 그리고 이름 모를 풀들과 꽃들이 항상 반긴다. 개나리와 목련이 빨리 지는 것도 알았다. 봄여름가을겨울에 따라 녹색의 변화도 느꼈다. 인공적이라고 처음에는 멋쩍었던, 한껏 멋을 낸 연못과 정자의 그늘까지 아름답다. 벌써 그립다. 보고 싶다. 5년 전 연고 없는 충북에 왔다. 그 전에 속리산 1박 여행 그리고 강의와 평가로 딱 네 번 충북에 왔었다. 무식하게도 도청소재지 교육의 도시 청주와 충주 사과 외에는 별로 충북을 알지 못했다. 솔직히 나에게 충북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 동안, 5년이나 살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도 속을 표현하지 않는다는 충북 사람들과도 조금 친해 졌다. 서울 가서도 연락할 친구도 생겼다. 지인하나 없었지만 많은 분들이 친절하고 따듯했다. 정말 고맙다. 그러나 외로웠다. 처음에는 불러주는 다양한 모임
필자가 학창시절을 보냈던 1980∼1990년대 한국 관광은 낮에 불국사, 석굴암 등 문화재와 태종대, 설악산 등 명승지를 관람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낮에 편중된 관광 형태는 한 번 방문한 관광객이 다시 찾지 않는 일회성 관광으로 끝났고 이렇듯 야간 관광 상품의 부재는 '머무르는 관광, 숙박형 관광'으로 이어지지 않아 관광 소득이 늘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외국은 조명을 이용한 경관 연출로 많은 관광 수익을 올린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구스타브 에펠이 축조한 324m(안테나 포함) 규모의 '에펠탑'일 것이다. 에펠탑이 완공된 1889년 3월, 에펠탑에 대한 평가는 좋지 못했다고 한다. 에펠탑이 준공될 무렵 모파상과 같은 예술가와 지식인들은 에펠탑을 '파리의 경치를 해치는 구조물'이라고 비판했고, 만국박람회가 폐막하면 해체될 운명이었다. 그러나 해체 위기를 넘기고 경관 조명까지 추가적으로 설치된 현재는 최고의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으며, 에펠탑의 야간 경관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머무는 관광'을 하고 있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주고…
숨이 멎어 버릴듯한 긴장감을 안고 들어간 면접장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유치하기 그지없는 답변들로 채워졌던, 다시 생각해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부끄러운 면접을 거쳐 드디어 고르고 고른 내 사진이 들어간 사원증을 받은 날이 불현 듯 떠오른다. 드디어 첫 출근하는 대망의 아침, 며칠 전부터 골라놓은 옷을 구겨지지 않게 조심조심 챙겨 입고, 머리모양은 괜찮은지, 피부상태는 괜찮은지, 내 몸에서 좋은 냄새는 나는지... 해도 뜨기 전부터 준비를 마치고는 9까지 출근 하면 된다는 회사 관계자분의 말에, 신입사원의 부지런함을 보여드리려 8시가 되기도 전에 출근했더니, 깜깜한 사무실은 아직 문이 굳게 잠겨있어, 사무실 문이 열릴 때까지 회사 주변을 서성이던 첫 출근 하던 날 아침. 분명 이 날만은 온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듯, 내가 온 세상을 바꾸리라는 원대한 꿈도 그다지 멀어 보이지 않는 그런 아침이었다. 한 시간 정도 간단한 업무 관련 교육을 받고, 드디어 나의 선배님이 주신 첫 임무는 열장 정도 되는 보고서 내용을 찬찬히 읽고 잘 숙지하면서 다섯 부 복사 해 드리는 일이었다. 이정도 쯤은 일도 아니라는 듯 자신만만하게 보고서를 받아들고 드디어 복사를 시작
함박웃음처럼 환하게 피어나는 꽃들이 어여쁜 오월이다.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줄장미가 울타리를 감아쥐고 요염한 자태를 뽐내며 웃고 있다. 장미꽃이 필 때에 새로운 대통령이 오월의 아침처럼 맑고 시원한 모습으로 새로운 시작의 첫 걸음을 시작했다. 오월이 오면 금아(琴兒) 피천득 선생이 그리워진다.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모란의 달/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이번 새로운 정권은 맑게 씻긴 청순한 얼굴처럼 밝고 맑아 우리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참으로 즐거워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래본다. 오월은 참으로 감사한일도 고마워야할 일도 많은 계절이다. 일상을 훌 훌 털어버리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이지만 그럴 수 없는 계절이기도하다. 노동절을 비롯하여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기념하고 감사하고 챙겨야 할 일들이 갈등과 연민 그리고 죄책감이 앞서게 하는 달이기도 하다. 부처님 오신 날 하루는 신심을 다해 가정의 평화와 안녕을 비는 연등달기 행사를 꼭
설화속의 오작교는 은하수에 있다. 1년 동안 헤어져 만나지 못하는 견우와 직녀의 만남을 위해 까치들이 놓아준 상상의 다리다. 칠월칠석이면 비가 내리는 것은 견우직녀의 헤어짐이 슬퍼 흘리는 눈물이라고 했다. 단오 날 글방을 뛰쳐나온 이 도령이 춘향을 만나는 장소도 오작교로 그려진다. 나귀 타고 남문을 벗어 나와서 광한루에 오른 이 도령은 멀리서 그네를 타는 춘향을 보고 이렇게 독백했다. "다리 이름이 '오작교'이고 누정 이름이 '광한루'라... 천상의 선인교(仙人橋)이고 옥경루(玉京樓)에 근사하구나. 전생의 직녀를 오늘의 견우가 불러내고 싶구나." 신라 서울 서라벌에는 일정교와 월정교가 있었다. 일정교는 해(日) 즉 남자를 지칭하는 것이고 월정교는 달(月)인 여성을 뜻한다. 고승 원효와 과부 요석공주는 월정교를 가교로 부부 인연을 맺었다. 재미있게도 월정교는 해가 떠오르는 남산에서 요석궁으로 연결되는 다리다. 삼국유사에 원효스님의 아리아가 재미있게 수록되어 있다. -누가 자루 빠진 도끼(沒可斧)를 허락 하겠느뇨, 내가 하늘 괴는 기둥(支天柱)을 깎을 터인니...- 태종 김춘추가 노래를 듣고 요석궁에 과부로 지내는 공주를 짝으로 삼도록 했다
한동안 떠들썩했던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다. 각종 선거 때마다 충북의 투표결과가 전체 투표결과와 일치해 '충북의 민심이 대한민국의 민심이다'라는 말까지 나왔는데, 이번 대선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예로부터 우리 충북은 국토의 중심이자 국력의 중심에 있었다. 삼국시대에는 전략적 요충지로서 가장 국력이 강한 나라가 충북을 차지해 오기도 했다. 민심과 국운의 중심지인 이곳 충북에서 올 9월과 10월에 37회 전국장애인체전과 98회 전국체전이 열린다. 2004년 이후 13년 만에 다시 충북에서 개최되는 전국체전은 대선정국으로 흩어진 민심을 규합해 국가발전의 기틀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현 시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새 대통령이 우리 지역을 찾는 공식적인 첫 자리가 될 것으로도 보인다. 충북에서의 전국체전은 1990년 71회, 2004년 85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주 개최지 충주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돼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개·폐회식이 열린다. 이번 체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장애인체전이 전국체전에 앞서 개최된다는 점이다. 긴 추석 연휴로 인해 전국체전이 연휴 다음 주인 10월20~26일 열리게 되는데, 만일 지금까지 해
보건복지부의 국가암등록통계사업의 보고를 살펴보면, 우리 국민에게 가장 많이 발생한 암종은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의 순이었고, 남자에게는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전립선암, 여자에게는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의 순으로 보고되었다. 우리나라 국민의 81세까지 생존할 경우에 암에 걸릴 확률을 계산하면 36.9%이며, 남자(77세)는 5명중 2명(38.1%), 여자(84세)는 3명중 1명(33.8%)에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었다. 흔히 말하는 노인이 되려면 3~4명 중 한명은 암이 진단된다는 것인데, 그럼 이분들이 암으로 사망하는 것일까· 다행히 그렇지 않다. 위에서 열거한 우리 국민에게 흔한 5대암의 생존율을 살펴보면, 위암의 경우 90년대 초에는 43%의 5년 생존율이 2014년에는 75%로 크게 높아졌다. 폐암도 각각의 기간에 10%에서 21.9%로, 대장암은 55%에서 78%로, 간암은 9.9%에서 33%로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암의 생존율을 암의 병기에 따라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욱 재미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암을 1기에 발견하여 초기 단계에 치료한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95.9%에 이른
엄혹한 시절, 대한민국의 가슴에 정치군인들의 총탄세례가 쏟아지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최루탄의 매캐한 냄새가 진하게 깔린 거리를 걷다보면 수없이 다가서는 불심검문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이 탈탈 털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폭력이 정당화되는 시기에 우리는 스스로 굴종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 굴종의 시대에도 많은 이들의 가슴엔 젖은 솜뭉치처럼 먹먹한 답답함이 있었고 죽어간 이들에게 빚진 마음에 수시로 넋 놓고 울 때도 많았습니다. 악몽 같은 나날을 보내야 했지만 젊은이들에게는 온몸 던지며 싸우던 희망의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배우고 사랑을 알았습니다. 청춘이기에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 가능했고 그러기에 곤봉에 맞으면서도 웃을 수 있었습니다. 감옥에도 가고 온몸 성할 날 없었지만 참 행복한 싸움이었습니다. 그렇게 민주화를 위해 젊음을 던지는 것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87년의 봄은 광주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몸부림이었습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는 상처를 품으며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십여 년이 지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티브이를 통해 나오는 노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들으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국민 모두가 온몸 던지며 이룩
나는 어안이 벙벙해서 할 말을 잃었다. "뭐라고· 좋아하는 여자라고·" 동방은 두 눈을 내리깔고는 발로 바닥을 연신 찼다. 그의 발에 차인 흙이 사방으로 튀었다. "나에게 불만이 있으면 그렇다고 하지 왜, 죄 없는 흙에게 화풀이를 하는 겐가·" "아니, 뭐.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고개를 숙이고 몸을 꼬는 동방의 꼴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 났다. 귀엽기도 하고 애잔하기도 했다. "자네, 텔레비전에 나오는 어린 여자애들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 같은데. 맞는가·" 동방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뇨. 절대 아니에요." "그럼, 누구에게 마음을 빼앗긴 게야·" "그건 말 못해요. 절대로 말하면 안 되거든요." "허허. 그거 참. 그렇담 표시나 내지 말던가. 자네는 사람을 궁금하게 만드는 소질이 많아. 혹,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가·" 동방이 겸연쩍은 표정으로 헤, 하고 웃는데 웃음 끝에 복잡한 감정이 묻어나왔다. "자네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인물이야. 어디서 무엇을 하러 여기로 온 사자인지……." 나는 먼 산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의 눈을 들여다보고 그 복잡함이 무엇인지 알고 싶지 않았다. 아니
마을축제는 구성원들의 역할분담에 따라 성공여부가 달라진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만들어나가기 때문이다. '두꺼비 생명 한마당 축제'가 지난 12일과 13일 청주 서원구 산남동 일대서 열렸다. 올해로 14년째다. 많은 주민들이 가족과 함께 참여하는 등 대성황을 이뤘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생명과 문화의 만남' & '특명, 미세먼지를 잡아라...!'다. 건강과 힐링을 꿈꾸는 현대인들의 염원을 웅변하고 있다. 행사는 두꺼비 생태공원 일원에서 열렸다. 아침 일찍부터 새끼두꺼비들의 이동경로를 따라 걷는 '두꺼비길 걷기 대회'가 시작이었다. '생태공동체, 문화공동체 마을을 지향하는 생명문화축제' 란 취지에 걸맞은 행사였다. '충북청소년 행복교육한마당'은 자연과 사람의 공존, 생명과 문화를 노래하는 자리였다. 옹달샘 연극놀이팀의 '두꺼비인형극 똥벼락'은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 주고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가족이 함께 하는 '다리밑 공연', 개성 있는 음악팀들의 '두꺼비마을 작은음악회', 남녀노소 즐거워하는 '야외영화' 상영, 산남동 작은도서관협의회 주관의 '중고책 벼룩시장' 등도 눈길을 끌었다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받았다. "장 대표님!" "굿 모닝" "저는 지금 죽으러 갑니다" "ㅎㅎㅎ" "놀라지 마세요. 효원상조에서 하는 임종체험입니다" "웰다잉 강의하려면 임종체험 해봐야겠지요" "영정사진도 찍고, 유언장도 작성하고, 입관식도 하고. 화려하게 부활하겠습니다" "건강하게 살아 있다는 것!" "정말 정말 큰 축복입니다" "오늘도 활기차게 파이팅!!!" 영원한 벗 드림 하루를 시작하는 새벽에 죽음이라는 단어를 떠 올린다는 건 유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에게 온 메시지는 하루 종일 나를 생동감 있게 움직이게 만들고, 오늘 내가 당장 이 생을 그만 두더라도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고전적 구절을 읊조리게 한다. 좋은 일이란 무엇인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승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 선 후 적폐청산이라는 최고의 화두를 전면에 걸고서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해소라는 거대한 슬로건으로 사회를 새로운 한곳으로 몰아 가고 있다. 최고의 허브공항이라 일컫는 인천공항에서 대통령의 비정규직 해소 한마디에 사장은 연내 정규직 전환의 화답카드를 꺼내들고 테스크 포스 팀을 꾸리고 동분서주
박달재와 다릿재를 넘나들며 산책하다 보니 이 산줄기에서 가장 높은 백운산을 빼 놓을 수가 없을 듯하다. 백운산(白雲山)! 새털처럼 하얀 구름이 떠있는 하늘을 올려다보아야 할 정도로 높은 산, 의미로나 어감으로나 또는 소리로 듣는 어조로 보아도 참으로 잘 지어진 이름이다. 아름다운 이름에 누를 끼치는 일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우리 조상들이 이 산을 바라보며 어떠한 느낌으로 어떠한 생각을 하면서 부르는 이름이었는지 어떻게 해서 이 이름이 생겨났는지를 추리해 보고자 한다. 백운산이라는 이름이 좋은 이름인 만큼 전국 각지에 백운산이라는 이름이 산재해 있다. 경기도 의왕시 왕곡동의 백운산,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의 백운산,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의 백운산, 안성시 원곡면 외가천리의 백운산, 경남 함양군 마천면 창원리의 백운산,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의 백운산, 고성군 대가면 송계리의 백운산, 산청군 단성면 백운리의 백운산, 함양군 서상면의 백운산, 김천시 감문면 송북리의 백운산, 칠곡군 지천면 백운리의 백운산, 상주시 공성면 산현리의 백운산, 전남 광양시 옥룡면에 있는 백운산, 완도군 생일면 금곡리의 백운산, 함평군 손불면 동암리의 백운산, 전북
한국 축구의 계보를 꼽으라면 차범근, 박지성, 손흥민 선수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한국 대표 선수로서 뿐 아니라 유럽 무대에서도 훌륭한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올들어 손흥민 선수의 활약은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는 쾌거여서 축구 팬들을 열광시켰다. 손 선수는 유럽 무대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한 시즌 21골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두 번 EPL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한국 축구의 레전드는 차범근 감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 레버쿠젠 시절이던 1985-86시즌에 총 19골을 넣어 한국인 유럽 진출 선수 중에 최고의 골을 보유해왔다. 독일 무대에서 308게임에 출전, 98골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으로 당시 외국인 선수 최고 기록을 남기고 은퇴했다. 독일에서 활약하는 동안 프랑크푸르트 팀에서 유럽축구연맹 컵 대회 우승과 바이어 레버쿠젠 시절에도 다시 UEFA 컵 우승을 차지 두번의 유럽축구연맹 우승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차 감독의 기록을 깨줄 사람으로 박지성을 꼽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는 '2개의 심장', '산소탱크' 등으로 불리면서 엄청난 활동량에 팬들이 환호했다. 명지대학교를 졸업하
사람들마다 걱정이 태산 같다고 한다. 어떤 일을 저질러 놓고 후회하거나 남 탓을 하느라 맹랑하게 세월을 허비하기도 한다. 며칠 전 죽마고우가 낙상을 해 입원했기에 문병 차 들렀는데 마침 그 친구의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 여식을 데리고 할아버지 문병을 와있었다. 친구가 손녀 걱정을 한다. 걱정하는 내용인즉 손녀가 축구를 하고 있는데 강렬한 운동을 하다가 다칠 게 제일 걱정이라며 여자답게 차분히 공부나 하면 오죽 좋겠느냐고 정말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내가 친구 손녀를 보자니 이목구비가 또렷하다. 몇 마디 이야기를 건네 보니까 축구에 꽤 심취돼 있는 것으로 보였다. 뭐 눈엔 뭐 만 띈다고 했던가· 나 역시 평생을 학생들과 함께한 습관이 발동하고 말았다. 병석에 누워있는 친구를 배려하느라 친구부인과 한참 이야기가 이어갔다. 할머니로서 손녀의 축구사랑을 어찌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했더니 그의 답 역시 친구와 판박이다. 나는 곧바로 축구나 야구, 배구로 이름난 유명선수들을 거론했더니 다 잘 알고 있었다. 왜 걱정을 하고 무엇이 못마땅하냐고 했더니 부인 역시 친구랑 대동소이했다. 안 되겠다 싶어 작심하고 조목조목 짚어가며 독선적일 정도로 나의 주장
좀처럼 느낌표를 쓰지 않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무엇을 보거나 '그렇지 뭐' 하고는 시들하게 생각했습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어도, 신록의 나뭇잎을 대해도, 쌍무지개가 떠도, 감동할 줄 몰랐던 것이지요. 파란 하늘을 보고 감탄하는 친구를 보면 '원 저렇게 감정이 헤퍼서야' 하고 혀를 찰 정도였거든요. 어느 날, 이 집에 사는 느낌표는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쓰이지 않는다면 나는 결국 삭아 없어지고 말 거야.' 결국 느낌표는 위기감을 느끼고, 어느 비오는 날 밤, 이 사람에게서 떠났습니다. 느낌표가 빠져나간 줄 모르는 이 사람은 권태와 식욕부진을 겪더니 마침내는 조울증까지 얻었습니다. 보다 못한 가족들이 그를 데리고 정신과 의사를 찾아갔지요. 그를 진찰한 의사는 다음과 같은 처방을 내렸습니다. "감동을 회복하시오. 무엇을 보거나 '오!' 하며 놀라거나 '아!' 하고 감탄하시오. 그리하면 당신의 기력은 쉬 회복될 수 있습니다." 그는 달아난 느낌표를 찾아 유명산으로 갔습니다. 유명 극장에도 가보고 유명 바닷가를 찾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달아난 느낌표는 그 어느 곳에도 없었지요. 실의에 빠진 그는 집으로 터벅터벅 돌아왔습니다.
경찰하면 떠오르는 게 수사이고 수사하면 연상되는 게 검찰이다. 경찰은 수사권을 가지고 있어서 권력기관이라고 하지만 그 권력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게 일선 경찰의 푸념이다. 일거수일투족을 다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우리가 검찰의 종이냐는 말까지 하겠는가. 그 검찰의 굴레를 마침내 벗을 것 같다는 징후들이 사방에서 나타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검찰개혁을 줄기차게 외쳐왔고, 취임하자마자 단행한 인사에서 검찰개혁론자인 조국 서울대 교수를 민정비서관으로 발탁했다. 조국 비서관은 내년 지방자치 선거까지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일정까지 제시했으니 검찰개혁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만약 대통령의 의지대로 검찰개혁이 성공하면 어떻게 될까· 한마디로 검찰은 종이 호라이에 불과하고 경찰은 새로운 권력기관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검찰의 지휘를 받지 않고 수사에 착수해서 종결까지 하는 수사권을 갖게 되면 검찰총장의 비리는 물론이고 청와대까지 수사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대통령이 공약한 권력기관 개편에는 검찰개혁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국정원의 국내 정보와 수사기능까지 없애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정원의 대공 정보와 수사기능
추리소설, 연애소설, 역사소설 등 참 다양한 장르의 소설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왜 유독 과학기술을 소재로 하는 소설만큼은 이름 앞에 '현실적이지 못하거나 실현될 가능성이 없는 것을 막연히 상상함'이라는 의미의 '공상(空想)'이라는 단어가 추가되어 '공상과학소설'이라고 자주 불리는 것일까· 나조차도 본 칼럼을 연재하면서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적이 있을 정도로 무의식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단어인데 뭔가 어색하다. 어느 날 퇴근 길 차안에서 우연히 시작된 이 물음의 답을 찾아보고자 알아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잘못을 바로잡으려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의 생각은 의외로 비슷한 점이 많은 것인지, 내가 뭔가 생각하면 상당수가 이미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고민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의 한 출판사가 1950년대 말 미국의 어느 과학소설 잡지와 제휴하여 월간지를 창간하면서 부제로 '공상과학소설지(空想科学小説誌)'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이 용어가 굳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의 이런 소설 등을 통째로 번역하며 일본에서 사용하던 공상과학이라는 말이 과학소설에 대한 말로 통
우리의 일 년 중에서 활기차고 포근한 계절은 단연 오월이라고 할 수 있다. 오월은. 봄의 희망과 약동이 오월에서 절정을 이룬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월을 가장 아름다운 달로 치기도 한다. 오월을 '가정의 달'로 삼은 까닭은 계절의 미감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가정의 달 오월을 맞고 지내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가정의 중요성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계절의 특성을 배워야 한다. 오월 속에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어떤 형평이 존재한다. 푸른 신록은 순결과 희망을 반영한다. 오월은 또한 온유와 너그러움을 표상한다. 참으로 오월이 지니고 있는 계절의 미덕은 많고도 넉넉하다. 그러나 우리 모두의 가정은 그야말로 오월 같아야 한다. 모든 가정 안에 계절의 미감이며 오월의 미덕들이 골고루 존재해야 한다. 가끔 드라마에서 한 가족이 단란하게 사는 모습을 보며 모든 가정이 저렇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주고, 서로 간에 배려해주고, 서로 사랑해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정이란 무엇인가· 한 가족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가 아닌가· 서로 가장 친밀한 혈연 집단인 가족이 동거동재(同居同在)하면서 생활을 영위하는 본
'경제자유구역'이란 해외투자자본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각종 인프라, 세제 및 행정적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기 위하여 선정된 지역으로, 경제특구에 속하는 경자구역은 그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정고시 된 지역을 말한다. 2003년 참여정부시절 최초로 지정된 인천(170㎢), 부산·진해(83㎢), 광양만권(86㎢)의 경자구역도 시작 할 때의 화려한 청사진에 비해 제대로 활성화가 되지 않아 그 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고 달갑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년에 또다시 너무도 정치 기망 적이고 미래 비전이 불분명한 신기루 같은 제2차 황해(16㎢), 대구·경북(33㎢), 새만금·군산(50㎢) 경자구역을 재차 지정함으로써 한마디로 그 지정을 선심성 지역배분이란 여론의 비난을 받으면서 진행 돼온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이명박 정권 말기 너무도 속보이는 정치적 생색과 이해에 따른 지역 배분적 배급 던져주기 식의 동해안(8.25㎢)과 충북(9.6㎢)경자구역을 추가지정 하였다. 전국 8개 지역을 골고루 명색 좋은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환경과 생활여건을 개선하기위하여 추가 조성되는…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너무 잘하신다. 지금 문재인 태풍이 분다"며 "태풍은 강하지만 오래 가지는 않는데, 이런 태풍은 나라를 위해 오래 가면 좋겠다"고 했다. 대선기간 적(敵)이었던 박 대표까지 '엄지 척'이다. 5·18 기념식에 참석한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것은 뭉클함을 넘어 '환희의 눈물'이 나오는 장면이었다. 문 대통령의 '광폭 행보'에 대한 국민시각도 별반 다르지 않다. 청와대 발 인사는 일일 '반전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인수위 없이 출발한 '문재인 정부' 밑그림과 국정철학이 담겨 있을 수 밖에 없기에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이쯤에서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자. '장미대선'은 세월호 참사로 이어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심판하는 시발점이었다. '촛불혁명'은 문재인을 '안전적폐(安全積弊)'를 해소할 적임자로 꼽았다. 대통령이 됐다. 협치, 소통, 파격이라는 신선한 인사 속에 불안감, 우려가 엄습하고 있다. 적폐를 해소하는 인사에 '혜안'이 보이지 않는다. 안전이 또 후순위로 밀렸다. 안전적폐 해소의 핵심은 소방사무 재편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기간 중 국가소방청을 부활하고…
휴일이라는 의미는 5일간 열심히 일을 하고 몸과 마음을 쉬는 날이라 할 수 있는데, 요즘의 현상을 보면 가정에서 쉬는 사람보다는 차를 몰고 자연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 특히 징검다리 휴일이 있으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인파가 공항으로 몰리고 있다. 우리의 삶이 향상되었고 여가를 즐기려는 추세가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주말이 되면 자가용이 고속도로에 몰려들어 저속도로가 되어 고생을 감수하면서도 명승지나 휴양지를 찾아가기 때문에 다시 일을 시작하는 월요일엔 소위 월요병을 겪게 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것 같다. 일요일 늦게 귀가하거나 무리한 일정 때문에 월요일 아침에 공항에 도착하여 곧바로 출근을 하는 경우도 있다하니 몸을 혹사시키는 역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생각된다. 대부분의 인구가 도시에 몰려 살아가기 때문에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대자연속에서 쉬고 싶은 마음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얼마 전에 이사를 한 딸이 휴식을 갖기 위해 평일에 콘도를 예약했다며 엄마 아빠와 함께 삼척으로 여행을 가자고 전화가 왔다. 전날 우리 집에 와서 유치원에 다니는 외손자 두 명과 차 한 대로 출발했는데 수요일이라서 고속도로는 비교적 한산하여 쾌적한…
사람의 생은 자동차와 닮은 점이 많다. 차량등록사업소에 인사 발령이 나기 전 주민센터에서 민원인들의 출생·사망 신고 업무를 맡은 적이 있다. 부부가 손을 잡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첫아이의 주민번호를 등록하는 모습, 사고 또는 병으로 생을 마감한 부모의 사망신고를 하러 온 자녀의 슬픈 얼굴 등 수많은 모습들이 현 업무를 하면서도 불현 듯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사람이 태어나 생을 마칠 때까지 출생·사망 신고를 하는 것처럼 자동차 역시 출고·말소 신고를 하는 곳이 차량등록사업소이다. 한 해 동안 수많은 자동차들이 새 번호판을 부여 받고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도로로 나선다. 최근 들어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자동차의 주요 구매층으로 꼽히던 3040세대의 신차 구입이 줄어든 반면 중고차 구입은 오히려 늘고 있다. 중고차 매매를 위해서는 이전 등록을 해야 하고 차량등록사업소 방문은 필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동차 명의 이전을 어렵게 생각해 하루에도 수 십 통의 상담전화를 하는데 알고 보면 사실 어렵지 않다. 개인 자가용인 경우는 비교적 쉬운 편이다. 양도인과 양수인이 직접 신분증만 지참하고, 양도증명서와 이전신청서를 작
공부가 끝나갈 봄날에 인적 휑한 연구실에 동그마니 있는데 생각이 줄을 잇는다. '공부 끝나면 뭐하지· 그래! 그동안 공부하느라 엄두도 못 냈던 여행도 하고 고불선생처럼 대금을 항시 잡아 스스로 즐겨 보리라 마음먹었다. 중학교 때까지는 무대에 서 봤으나 그 뒤에는 어쩌다 노래방에만 가도 가슴이 울렁거리니 내게 음악적 재능이 있다고는 할 수 없는 터이다. 그러나 가까이 접하기만 해도 음악 덕에 향기로운 경험이 될 듯하였다. 이렇게 시작한 것이 지금 나의 반려처럼 가까이 있는 대금이다. 그닥 잘 불지도 못하나 이로써 국악의 운율을 깨우치는 계기가 되었다. 대금을 잡고 나서야 우리의 음악이 깊고 오묘한 이치를 갖고 있음에 놀랐다. 음이 음과 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조선왕조는 인(仁)을 바탕으로 한 유가 사상에서 출발하였기에 예(禮)와 악(樂)은 치정의 요체요 국시로 가름되고 있다. 예는 예의범절이요 악은 음악을 가리킨다. 여기에는 인간의 가치를 최고로 하는 형이상학적인 상징성과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음악은 인간 사회의 부드러운 조화를 추구한다. 인간은 조화를 우선해야 하며 서로 화목하게 살아야 한다. 인간과 자연, 그리고 우주 삼라만상도 마찬가지로 서
충주 탄금대(彈琴臺). 그곳에 반세기를 상징처럼 서있는 건물이 하나 있다. 충주문화원이다. 그 입구에는 작은 화단이 하나 있다. 반세기 동안 그 화단에 살다간 풀이며 나무들이 몇 가지나 될까? 지금은 개나리를 중심으로 여러 꽃풀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아간다. 하트 모양으로 매어 놓았던 개나리는 봄 내내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눈길을 모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2017년 봄 추억을 사진으로 담아갔다. 꽃이 지고 잎이 나며 새 가지도 돋아 제법 무성하다. 그 아래에 초롱꽃이 움터 이제 꽃망울을 터뜨렸다. 그 사이 패랭이와 데이지 모를 얻어 심어 붉거나 노란 꽃단지가 하나 늘었다. 그리고 몇 개 목화씨를 넣어 둔 것이 봄비에 하나 둘 돋아나 목화밭을 예정하고 있다. 지난 겨울 그 화단에는 왕겨를 깔았었다. 수도 계량기 동파를 막기 위해 방앗간에서 얻어온 왕겨. 그 빈 쭉정이를 후벼파며 뒤지는 녀석이 있었다. 쥐다. 조그맣고 앙증맞은 녀석은 찾아보니 '등줄쥐'라고 한다. 화단은 녀석의 앞마당 쯤 되는가 보다. 겨울을 나며 추워도 나와 돌아다니며 빈 쭉정이 왕겨를 후비는 것이 안쓰러워 배추며 무 껍질이며 먹을 것을 녀석이 다니는 길목에 놓아 주었다. 긴 겨우내 틈틈이
오늘도 타이타닉 찬미가를 듣는다. 초호화 유람선 타이타닉호가 대서양 한복판에서 가라앉을 당시 바이올린 곡에 맞춰 모든 사람이 불렀다고 해서 더 알려진 노래다. 타이타닉 바이올린은 곧 침몰하기 직전 공포에 떨고 있는 선객들을 위해 감동적인 연주를 했던 하틀리 월리스의 유품이었다. 세기적 유람선의 침몰사고 후일담으로 충분히 아름다웠던 하틀리 바이올린의 비화. 당시 그는 타이타닉 호에서 8인조 단원을 지휘하고 있었다. 2012년은 침몰 100주년이 되는 해였고 유품이 공개되면서 경매를 실시했다. 그 결과 90만 파운드(약 15억 원)에 낙찰되었다. 마지막까지 분위기를 가라앉히려던 하틀리와 단원들의 연주라서 더 감동적이었을까. 그 즈음 호화 여객선은 악단까지 모집했는데, 빙산에 충돌한 뒤 물이 차오르자 바이올린 케이스를 등에 묶은 채 몇몇 단원들과 더불어 타이타닉 호와 운명을 같이 했다. 얼마 후 뒷수습을 위해 부근을 탐색하던 사람들이 하틀리의 사체와 바이올린을 발견했는데 뚜껑을 열자 '마리아'라고 쓴 이니셜이 있었고 주변인물을 탐색해 본즉 마리아가 약혼 기념으로 준 기념품이었던 것. 당연히 마리아가 유품으로 소장하게 되었고 죽은 뒤 경매에 붙여진 것이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