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 학창시절에 나는 청주교구 가톨릭학생회에 가입하여 동아리 활동을 한 적이 있다. 그때 고 이한구 신부를 비롯하여 김유철 신부, 박 실베스뜨로 신부 등이 학생회 지도신부를 번갈아 맡았다. 박 실베스뜨로 신부는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 아코디언, 클라리넷 등을 프로급으로 연주했고 작곡에도 능해 유명한 시에 곡을 붙여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었다. 이때 배운 노래 중의 하나가 '호수'라는 곡이다.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수밖에" 노랫말이 간단하면서도 하도 아름다워 작사자가 누구인지 신부님에게 질문을 하면 "그냥 노래나 불러"하고 번번이 핵심을 비켜나갔다. 그러던 중 문학에 관심이 많은 선배 하나가 우리를 몰래 모아놓고 귓속말로 "정지용 시인의 작품인데 다른데 가서 떠들면 안돼"하면서 입단속을 시켰다. "정지용· 정지용이 누구야·" 학생들은 연이어 원작자에 대한 물음표를 달았지만 누구하나 속 시원하게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는 틈만 나면 이 노래를 불렀다. 그 당시 청주에서 가톨릭학생회 활동을 한 사람들은 거의가 이 노래를 기억한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여간해서 부르지 않고 우리들끼
최근 기업의 화두는 '사랑받는 기업'이다. '사랑받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언뜻 당연한 말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업을 사로잡아왔던 논리와는 아주 다르다. 기존의 기업논리는 기업생태계 전체보다는 일부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으려는 새로운 경영철학의 시도가 반갑다. ***사랑받는 기업만이 살 수 있다"앞으로 기업 간 경쟁은 한 기업의 생태계와 경쟁업체 생태계의 싸움이 될 것이다." 미래에는 '사랑받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에 앞서 제시된 전제다. 지금까지 기업경영은 늘 그래왔다. 대표적인 예가 '주주가치 극대화'다. 하지만 달라지고 있다. 하나의 기업은 그 기업 홀로 있는 게 아니다. 사회와 협력업체, 투자자, 고객, 직원 등으로 구성된 하나의 생태계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고 죽는다. 이 생태계가 튼튼하지 못하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결국 생존이 어렵게 된다. 한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기업을 둘러싼 생태계가 잘 교직돼야 한다. 당연하다. 정상적 기업생태계에서 생산은 소비를 전제로 한다. 생산과정에는 많은 근로자들이 참여한다. 그래서 생
필자가 C일보 문화부 기자로 있던 지난 1981년, 한국화단의 거목인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 화백이 청주에 왔다. 만년에 낙향할 곳을 물색하던 중이었다. 그는 낙향지를 찾다 어머니 한윤명 여사가 묻힌 청원군 북일면 형동리 당산(堂山) 마을을 길지로 잡았다. 뒷문만 열면 어머니의 묘소가 보이는 곳이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이곳에 머물게 한 가장 큰 이유였다. 오밀조밀한 집터와 근처의 야산도 화실을 짓는데 한 몫을 했다. 나는 필담으로 운보와 인터뷰를 했다. 어릴 때 장티푸스를 앓아 농아가 된 그는 서툰 솜씨로 말을 했지만 듣기가 힘들어서 속 깊은 이야기는 필담을 해야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그는 당산마을에 한옥으로 작업실을 짓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아울러 농아복지를 위한 구상도 털어놓았다. 운보의 첫 인상은 호랑이 같았다. 호랑이 얼굴에 빨간 양말을 신고 파이프를 문 모습에서 예술가의 정열과 멋이 저절로 배어나왔다. 작업실은 예상대로 척척 진행되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대가의 작업실을 위해 서로 아귀를 맞춘 지 몇 해만에 형동리 당산마을에는 대궐 같은 작업실이 들어섰다. 마당 남쪽에 조성된 연못에는 비단잉어가 헤엄을 쳤고, 집 뒤로는 운향(雲鄕)
KTX 고장사고가 연속극이다. 국민들은 도무지 불안해서 KTX를 마음 놓고 탈 수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반응이 이상하다.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데 정작 KTX 측은 무신경한 듯하다. 고속철은 성능보다 안전이 우선이다. 고장률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만 주장할 게 아니다. 미세한 결함 가능성까지 제거하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불분명한 해명이 불안감 키워지난 26일 오전 9시27분 동대구역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의 속도가 김천ㆍ구미역 인근에서 뚝 떨어졌다. 정상 속도의 절반도 안 되는 150㎞ 이하였다. 끝내 제 속도를 회복하지 못했다. 승객 600여명은 대전역에서 비상열차로 옮겨 탔다. 결국 예정시간을 40분 넘겨 종착역인 서울역에 도착했다. 바로 전날에도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가 경기도 화성에서 열감지 센서 오작동으로 멈췄다. 40여 분간 운행이 지연됐다. 지난 11일에는 경기도 광명역 인근에서 선로전환기가 오작동 했다. 달리던 열차 6량이 탈선했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KTX의 고장사고는 2월 한 달 동안 4번이나 된다. 승객들의 불편과 불안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KTX의 고장사고에 민감한 이유는 대형사고의 우려 때문이다.…
늘 있어온 일이지만 날마다 하늘에 해와 달이 돋고 별이 뜨는 일이 마냥 신비롭게 느껴진다. 50억 년 전에 태어난 태양이 그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며 1억4천960km나 떨어진 지구에 인류를 비롯하여 그 많은 동식물의 섭생을 가능케 하는 것은 아무래도 경이롭다. 지칠 줄 모르는 그 에너지는 지구로 전달되며 사람이 살게끔 땅덩이의 온도를 조절해주고, 온갖 식물의 탄소동화작용을 가능케 하여 기본적인 먹을거리를 해결해 준다. 뿐만 아니라 태양은 이 세상을 밝게 비춰주어 사물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하고 불(火)을 주어 음식을 조리할 수 있도록 하며 세균을 죽게 하는 멸균작용도 갖고 있다. 물방울과 프리즘을 통과한 햇빛은 빨, 주 ,노, 초 ,파 ,남, 보라 등 일곱 가지 스펙트럼을 형성하며 무지개를 띄운다. 화석연료가 공해 투성이 인데 비해 태양열은 무공해 청정 에너지이다. 화학연료가 동이 나가고, 지구가 화석연료의 과다사용으로 인한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점에서 태양열 발전소, 태양열 주택, 태양열 전지 등 태양열을 이용한 에너지 개발은 전 세계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아득한 선사시대부터 해와 달은 생명의 전제조건이었고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초능력 개체였
1980년대와 90년대는 카리스마로 무장한 최고경영자(CEO)들이 세계 경제를 주름잡았다. 언제나 경영의 중심에 있었다. 사람들은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나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 크라이슬러의 리 아이어코카 등 강력한 카리스마와 원대한 비전을 가진 CEO들에게 열광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이 같은 카리스마적 리더십에 회의적 시각을 보내기 시작했다. ***전지전능 집착에서 해방돼야이제 사회는 '진정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을 요구하고 있다. 화려한 카리스마 리더십의 환영을 보았기 때문이다. 카리스마로 분장한 내면에 숨어 있던 탐욕의 얼굴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리더들은 조직 전체의 이익이나 사회적 책무와는 동떨어진 행동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1990년대까지 카리스마 리더십은 대개 연출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였다. CEO 등 리더들은 좀 더 긍정적이고 멋있는 이미지 연출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마치 배우가 진짜 무대에 서기전 연습을 반복하는 것과 같이 말이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십은 타인의 모방이 아니다. 전지전능은 더더욱 아니다. 진성한 리더십은 자신의 자아를 보다 명확하게 드러내는 일이다. 그래야 부하
중국, 몽골 등지를 오가며 무역을 하는 사업가 J씨는 사업접근방식이 독특하다. 그는 현지인을 만날 때, 처음 며칠간은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는다. 역사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그는 딜러와 만나 그 나라의 역사 이야기나 문화예술에 관한 이야기로 협상의 물꼬를 튼다. 그렇게 하여 친밀도를 다진 후, 사업 이야기를 꺼내면 성사되는 예가 아주 많다고 한다. 역사란 인류경험의 축적이기 때문에 화제꺼리가 무궁무진하다. 작가 K씨는 글을 쓰다 글줄이 막히면 역사책이나 고전을 읽는다. 그러다 보면 막혔던 글줄이 술술 뚫려나간다는 것이다. 미국은 200여 년의 짧은 역사임에도 불구, 교과과정에서 역사교육을 비중있게 다룬다. 4학년 때는 주(州)의 역사를, 5,8,11학년 때는 미국사를, 7,10학년 때는 세계사를 배운다. 혼성국민으로 돼있는 아메리카 합중국에서 역사교육은 국민통합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미국은 실용주의답게 고고학이나 역사마저도 상품화하여 큰돈을 벌어들이다. 영화 '쥐라기 공원'이나 '인디아나 존스' '박물관이 살아있다' '미이라' 등은 역사를 소재로 한 스릴러이다. '인디아나 존스'는 최근 4편까지 나왔다. '쥐라기 공원'이 유럽무대에 소개될
며칠 전 방송된 MBC 오락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유재석이 함께 출연한 동료 길을 위해 보여준 리더십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리더십을 어떤 집단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활동에 영향을 주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일반적으로 집단의 리더가 발휘하는 영향력을 말한다. 그런데 그 영향력이 상상을 초월할 때가 많다. ***변화의 힘은 내면으로부터유재석이 속한 팀의 이날 미션은 160m 위 슬로프에 눈길 덧신 하나로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올라 깃발을 뽑는 것이었다. 유재석은 먼저 정상에 도달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멤버 중 1명인 길은 오르지 못했다. 이 때 유재석이 스스로 내려가 길에게 미끄럼 방지 덧신을 벗어주며 "포기하지마"라고 격려했다. 결국 길은 정상에 올랐다. 유재석의 리더십은 "잘했어. 할 수 있어"라고 격려하는 긍정의 리더십이었다. 못 오를 것 같았던 정상을 오르게 한 힘은 긍정의 힘이었다. 훌륭한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갖춘 덕목 중 하나를 유재석도 갖춘 셈이다. 훌륭한 리더나 CEO가 되는 제1의 비결은 '하지만' 같은 부정적인 말을 삼가는 일이다. 그리고 "내 생각이 옳다" "이건 꼭 해야 된다"고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강요나 부정은 은연중에
명절날을 전후하여 가정에서 가장 즐기는 놀이는 무엇일까. 모 설문조사기관에서 이를 조사해봤더니 유감스럽게도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투호 등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를 제치고 왜색 짙은 고 스톱이 1위에 올랐다. 즉 고 스톱이 어느새 국민오락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막상 일본에서는 고 스톱을 찾아볼 수 없는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나라에선 오래 전부터 널리 유행하고 있고 안타깝게도 토종 민속놀이인 윷놀이 등을 밀어내고 있는 추세다. 우선 고 스톱은 게임의 법칙상 그리 신사적이지 못하다. 대다수 게임은 초반전에 약자는 탈락하고 강자끼리 만나 최후의 승부를 겨루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승자승의 원칙이다. 그런데 유독 고 스톱은 강자와 약자가 끝판까지 가면서 한 쪽은 승승장구하고 또 다른 쪽은 중간에 그만두지도 못하고 주눅이 드는 이상한 게임의 법칙을 가지고 있다. 점수를 많이 확보한 강자는 '투 고' '쓰리 고'를 외치며 길길이 뛰는데 비해 점수가 적은 약자는 그저 면피하기에 급급하다. 승자가 패자에게 요구하는 것도 너무 많다. 쓰리 고에다 피박 씌우고 흔들었으면 패자가 승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몫이 4배, 8배, 16배 등으로 엄청나게 늘어난다. 고 스톱은 약자를…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오늘이면 끝나겠지, 내일이면 없어지겠지 하는 소망은 언제나 과거가 됐다. 구제역 이야기가 그렇다. 충북에서는 구제역이 60개교 1천276명 학생의 등교까지 막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른다. 학교당국이 구제역 확산방지 차원에서 내린 고육책이다. 결국 구제역이 학생들의 교육활동까지 막는 셈이 됐다. ***형식적 방역의 결과는 확산두 달도 넘는 공포다. 연평도 포격 같은 북한의 위협 때문이 아니다. 요즘은 구제역이란 놈이 제일 무섭다. 전국에서 두 달 동안 무려 300만 마리 가량의 소·돼지가 '구제역 살처분'의 재물로 생매장됐다. 지금까지 나온 결과로 보면 '구제역 파동'은 인재(人災)다. 그래서 더 참담하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11월29일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할 당시 여유로웠다. 예년 경험을 토대로 차단방역만으로 조기종식을 예측했다. 하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전국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전국 백신접종'이라는 극약처방에도 상황은 진정되지 않았다. 충북에선 설 연휴 나흘 만에 60건이나 추가 양성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12월27일 충주시 앙성면에 첫 유입된 지 40여일 만에 7개 시·군 214개 농장으
일반적으로 남자는 강하고 여자는 약한 존재로 인식돼온 것이 동서고금을 통한 사회적 통념이나 역사의 행간을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의 독백에서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라고 말했지만 역사상 대영제국을 가장 빛낸 왕은 빅토리아 여왕이고 지금도 엘리자베스 여왕이 영연방에 군림하고 있다. 신라시대에도 선덕여왕이 전성기를 이끌었다. 삼국통일의 위업은 문무왕 때 이룩했지만 벌써 선덕여왕 때부터 삼국통일의 기틀을 다진 것이다. 경기도 고양의 행주산성은 임란당시 권율장군과 더불어 여인들의 호국정신이 어려 있는 곳이다. 권율장군과 군사들이 왜적과 일전을 벌일 때 여인들이 치마에 돌을 담아 날라 석전(石戰)으로 승전을 했다는 것이다. 행주치마의 유래가 이렇게 시작되었다는 속설이 있다. 행주대첩에 앞서 간행된 최세진의 훈몽자회에 행주치마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행주치마와 행주산성은 별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나 아무튼 그런 속설은 지금까지 전해진다. 전북 고창읍성을 축성할 때도 여인들의 역할이 컸다. 이 성을 쌓을 때 여인들이 머리에 돌을 이어 날랐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 까닭인지 지금도 여인들의 성돌이가 하나의 민속행사처럼 이어진다
대학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학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와 대학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동결 또는 3% 이내'라는 새로운 등록금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학은 '자율권 침해'라며 맞서고 있다. 충북 지역 대학들의 등록금 동결 결정은 잇따르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주요 사립대들은 여전히 인상 추진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적립금만 늘려선 곤란얼마 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동결 또는 3% 이내'라는 대학 등록금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일부 사립대 총장들은 "자율권 침해"라며 반발했다. 이 장관은 "등록금을 동결하면 정부가 최대한 재정을 지원해 부족분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과도한 간섭이란 볼멘소리를 듣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약발이 안 먹힌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충북에선 현재까지 충주대와 충북도립대, 대원대학, 충청대학, 꽃동네대학, 청주교대 등 6개 대학이 등록금 동결을 결정했다. 반면 청주대와 서원대 등은 3% 내외의 인상 추진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사립대의 등록금 인상 의지가 강한 이유는 뭘까.…
1970년대 세계 테니스계를 풍미한 스웨덴 출신의 비욘 보리는 이른바 탑 스핀(Top Spin)이란 생소한 타법으로 세계무대를 평정하며 테니스의 황제로 등극했다. 그가 이 타법을 구사할 때 사람들은 "무슨 저런 타법이 있나·"하고 의아해 했다. 탑 스핀은 직선으로 공격하는 플랫(Flat)타법과 달리 공의 회전을 극대화 시키는 타법이다. 이 타법으로 치면 스피드는 떨어지나 라켓을 떠난 공이 상대방 선수의 키를 넘어 코트의 금 밖으로 나갈 것 같으면서도 막판에서는 살짝 금 안으로 떨어진다. 공의 극심한 회전 때문이다. 흔히 테니스 동호인들은 이를 '감아 친다'라고 한다. 오늘날에는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기법이지만 당시에는 이단 취급을 받았다. 남들이 정통타법이 아니라고 빈정댔지만 비욘 보리는 이 타법으로 윔블던 테니스 대회 등 여러 메이저 대회를 석권했다. 야구에서 홈런 타자들이 즐겨 쓰는 외다리 타법은 일본 프로야구의 왕정치(王貞治) 선수로부터 비롯됐다. 백로가 한쪽 다리를 들고 있듯 타석에서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며 임팩트 순간에 발을 바꾸면서 힘을 모아 치는 방식이다. 왕정치 선수는 이 타법으로 홈런왕을 여러 번 차지했다. 오늘날에는 이 타법을 사용하는 홈런
"찬 대륙고기압의 확장으로 한반도 상공 5km에 영하 40도가량의 찬 공기가 머물러 있다. 19일부터는 최저기온이 영하 9도로 조금 누그러지겠지만 평년기온보다는 여전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 어제 기상청 통보관이 전한 말이다. 서울은 10년 만에, 부산은 96년 만에, 충북은 44년 만에 기록적인 한파(寒波)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반도 북쪽 찬 공기의 비정상적인 팽창이 원인이라고 한다. ***기상이변이 재앙 만들 수도한반도에서 삼한사온(三寒四溫)은 이미 사라졌다. 얼마 전까지 삼한사온을 대체했던 '보름혹한'이란 말도 무색해지고 있다. 전국을 강타한 한파가 이미 한 달을 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남은 겨울 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24일부터 기온이 급강하 했다. 벌써 24일째다. 한파는 겨울철에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는 현상을 말한다. 한랭 기단이 위도가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생긴다. 기상용어로 한파경보와 한파주의보가 있다. '북극진동' 현상이 원인이라고 한다. 북극진동은 북극의 온난화에 의해 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십 일 혹은 수십 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 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때 북극의 한랭한 공기 덩어리 일부가 한
나는 어릴 때, 조숙한 탓이었는지 유행가를 곧 잘 불렀다. 노래를 좋아하는데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가 큰 맘 먹고 축음기를 사온 덕분이었다. 그 축음기에서 백설희의 '하늘의 황금마차' 안다성·송민도의 '청실홍실' 등을 배워 어른들을 따라 흥얼거렸다. 학예회나 소풍길에서 다른 아이들은 동요를 불렀는데 나는 엉뚱하게도 유행가를 불러 선생님을 당황케 했다. 그 후, 라디오에서 유행가가 흘러나오면 재빨리 가사를 받아 적어 따라 불렀다. 그렇게 해서 유행가 2~3백곡 정도는 거뜬히 불렀다. 야유회 등지에서는 노래방 기기가 없던 시절이므로 기타 반주나 젓가락 장단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노래방기기가 나오면서부터 기억력에 문제가 생겼다. 노래가사를 순전히 모니터에 의존하다보니 편리하기는 했지만, 모니터 없이는 노래를 부르기가 어렵게 됐다. 모니터가 없다보면 멜로디는 뻔히 아는데 가사가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 대학 때에 통기타 반주로 부르던 포크 송도 모니터 없이는 완창이 불가능했다. 나이 탓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기억력의 상당부분을 노래방 기기에 맡겨버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황당한 기억력의 손실은 비단 노래방기기 뿐만이 아니다. 휴대폰도 마찬가지다. 그전
금융계로 눈을 돌려보자. 지난해 대한민국은 금융기관과 관련된 각종 사건·사고로 얼룩졌다. 신한금융 사태와 현대건설 매각 실패, 우리금융 민영화 무산 등이 그렇다. 그러다 보니 '잇단 사건에 금융당국은 안 보인다'는 말이 뒤따랐다. 물론 길목마다 금융당국은 있었다. 하지만 '눈 뜬 장님이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감독 사각지대 없애야요즘처럼 부동산경기 침체기에 최우선 살펴봐야할 분야가 저축은행부실이다. 대부분 부동산거품은 금융기관의 대출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끝은 가계와 제2금융권의 부실로 이어진다. 청주 하나로 저축은행의 불법대출 사건은 과거 대주주들과 은행장, 지역건설사, 개인 등의 합작품으로 보인다.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진행으로 충북지역사회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본보 보도에 따르면 하나로 저축은행 과거 대주주 등은 대출조건이 안 되는 일부 건설사들에게 과도한 대출을 했다. 물론 건설사 대표 등과 짜고 했다. 이 과정에서 수십 억 원의 리베이트가 오갔다. 부정대출 규모는 100억 원 대가 넘는다.저축은행의 대출조건은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쉽다. 그래서 시중은행 대출이 막힌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시중은행이 취급하지 않는 위험한 건
새해가 되면 농촌마을에서는 집집마다 삼락성(三樂聲)이 흘러나오길 바랐다. 삼락성은 세 가지 즐거운 소리이다. 첫째가 아이 우는 소리이고 둘째가 글 읽는 소리이며 셋째가 베 짜는 소리이다. 선인들은 이 세 가지 소리가 농촌마을에서 끊이지 않아야 마을이 번창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오늘날, 선인들의 이런 기대와 달리 농촌마을에서는 세 가지 기쁜 소리가 모두 사라져버렸다. 아이 우는 소리는 출산기피로 없어졌고, 책 읽는 소리는 젊은 세대의 이농현상으로 사라졌으며, 베 짜는 소리는 화학섬유의 등장과 더불어 섬유산업 및 양잠의 퇴조 속에 자취를 감추었다. 물론 농촌사회에서 삼락성이 사라진 것은 산업구조의 개편에 큰 영향이 있는 것이지만 가치관의 변화나 이농현상이 삼락성의 소멸을 부채질하는 근본원인으로 풀이된다. 농촌에서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것은 매우 희귀한 현상이 되었다. 고추와 숯이 박힌 금줄 구경을 언제 했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출산 기피는 농촌뿐만이 아니라 도시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평균 출산율은 1.15명에 그치고 있다. 서울은 0.96명에 이른다. OECD국가 중 최하위다. 현재의 인구를 유지하려면 대체출산율이 2.3명이 되어야…
불에 대한 구체적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의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신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은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쳐내 인류에게 주었다는 정도다. 불은 은밀한 곳에서 생겨난다. 그 쓰임새도 아주 크다. 사르고 굽고 녹일 수 있어 사람을 이롭게 한다. 그러나 본성을 어겼을 경우 큰 화를 불러 온다. 종종 재앙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곧잘 화마(火魔)로도 불린다. ***부주의와 소홀이 참사 부른다'불, 불, 불'로 가슴 치는 세상이다. 불은 재앙이니 화(禍)하고도 통한다. 그리고 화(禍)는 음역으로 화(火)와도 통한다. 무엇과 통하건 불은 재앙이라는 뜻이 맞물려 있는 셈이다. 그러나 불은 여전히 신화에서 언급될 만큼 인간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도구 중 하나다. 불은 인간에게 큰 불행을 주기도 했다. 문명사회로 접어들면서 그 정도는 더욱 심해졌다. 불로 인한 피해는 종종 인명피해를 수반한다. 지난 연말 남편을 잃은 20대 중국인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결혼을 앞둔 남자 소방관의 부상 소식도 마찬가지였다. 어제 오전엔 청주시청 후관 4층짜리 건물 옥상 가건물에서 불이 났다. 직원들이 연기 때
충주댐 수몰당시 나는 탐석(探石)에 미처 있었다. 충주댐 담수가 초읽기에 들어갈 무렵, 나도 여느 탐석광과 마찬가지로 주말이 되면 수석(壽石)산지로 이름 난 남한강변을 뒤지고 다녔다. 어차피 몇 달 있으면 물속에 잠길 자갈밭이므로 탐석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남한강 일대로 몰려 탐석에 열을 올렸다. 극성스러운 탐석꾼들은 콤푸레셔 등 중장비를 동원하여 물속에 잠겨 있는 기석괴석을 떼어내기도 했다. 강변의 자갈밭은 벌집 쑤셔놓은 듯 했다. 사람들은 까만 돌(烏石)만 보면 배낭에 주어 넣었다. 나중에는 딴 곳으로 이사를 간 빈집의 돌담조차 헐며 명석 채집에 나섰다. 나는 수석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했다. 그런 이유로 까만 돌이나 이상한 모양을 가진 돌이면 무조건 배낭에 주어 넣었다. 한 번은 너무 욕심을 부리다가 허리를 삐끗했다. 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것이다. 수석에 정통한 탐석꾼들은 돌을 주은다음 평가회를 갖고 그중에서 명석 한 두 점만 챙겼다. 이 분야에 대해 선무당이나 다름없는 나는 괜히 좌대 값도 안 나오는 잡석을 주어 진열했다. 한 번은 수석이 너무 무거워 트럭을 불러서 싣고 왔다. 베란다로 옮기기가 쉽지 않아서 1층 화단에 임시로 놓아두었는데…
"불과 물과 말은 인간에게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합니다. 불과 물로 인한 재난은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치 혀가 내뱉은 말은 '칼에 맞은 상처보다 더 아프기' 때문에 불필요한 화근이 됩니다. 세치의 혓바닥으로 다섯 자의 몸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니까요." -당(唐)의 문장가 한유(韓愈)-***정치인의 말의 속도는 빠르다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다. 안 대표는 지난달 24일 북한군의 도발로 폐허가 된 연평도를 찾았다. 이곳에서 안 대표는 주택가에서 그을린 보온병을 들어 보이며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하고 실언을 했다. 보온병과 포탄을 구분하지 못한 꼴이 됐다. 말실수는 이어졌다. 지난 22일 안 대표는 중증장애아동시설 봉사활동을 마친 뒤 여기자 3명과의 오찬자리에서 "요즘 룸에 가면 자연산을 더 찾아"라고 말했다. 여성비하 발언이라는 지탄을 받았다. 안 대표가 언급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은 '룸살롱 자연산' 농담일 것이다. 이 실언 하나만 놓고 보면 그다지 중하지 않다. 그의 반성과 사과 역시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그의 사퇴까지 거론하고 있다. 왜 그런 예민한 반응이 나오는 것일까. 궁금
송년회 술자리가 잦아지고 있다. 이런 술자리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이른바 '건배사(乾杯辭)다. 건배(乾杯)는 잔을 말린다는 뜻으로 잔을 비우자라는 청유형 언사다. 중국어로는 '깐뻬이'로 발음한다. 건배는 서양에서 비롯되었다. 유목민들이 이곳저곳을 떠돌며 낯선 사람과 만나 술을 마시려면 술잔에 혹시 독(毒)이 들어있지 안 나를 함께 마시는 건배를 통해 확인했다. 영어로는 가장 흔히 쓰이는 건배사가 원샷(One Shot)이고 기분을 내라는 치어 업(Cheer Up, Ceers), 바닥을 비우라는 바틈 업(Bottoms Up), 토스트 빵 조각을 술잔 바닥에 띄워 술맛을 냈다는 토스트(Toast)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애수(哀愁)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상영된 추억의 명화 '워털루 브리지'에서 남녀 주인공인 로버트 테일러와 비비안 리는 공습을 피해 들어간 퍼브(Pub)에서 이런 건배사를 주고받는다. 독일에서는 프로스트(Prost, Prosit).이라고 한다. 잔을 눈높이까지 들었다가 왼쪽 가슴에 대고서 상대방을 바라보며 술잔을 다시 눈높이로 가져갔다가 마시는 동작이다. 프랑스에서는 '당신의 건강을 위해'라는 뜻으로 '아보뜨르 상떼'(Avotre Sant)를 외친다
한반도에 다시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의 도발 위협은 연평도 포격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군은 어제 오후 2시30분께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연평도에 머물고 있는 주민들과 취재진들은 대피소로 이동했다. 우리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며 방어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연평도에는 주한미군 지원 병력까지 배치됐다. 중국과 러시아는 남북한의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먼저 해야 할 일부터 깨달아야국군의 대기 전력 수준은 지난번 '연평도발' 때에 비해 강화됐다. 북한이 '자위적 타격'을 감행하면 양측의 피해가 이전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 무력도발에 따른 맞대응은 필연적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게 지금 한반도의 현실이다.지난 18일 충북 영동군 황간면 월류봉을 다녀왔다. 월류봉 정상에서 바라본 원촌리 일대는 한반도 지형을 꼭 닮아 있었다. 천안함 침몰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 북이 저지른 만행들이 떠올랐다. 북한은 불과 몇 달 전 천안함 사건으로 수 십 명의 대한민국 수병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리고 몇 달 뒤 연평도 포격으로 한반도를 공포로 몰아갔다. 아무 죄 없는 주민들까지 포격으로 희생됐다. 대한민국을 공격한 셈이다. 11월 하순 대한민국
18~19세기를 전후하여 치러진 제국주의 간의 전쟁은 국가 간의 이해관계나 영토싸움에 기인된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문화재가 큰 피해를 입었다. 어떤 때는 문화재 약탈로 전쟁의 목표와 양상이 바뀌기도 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 군대는 전쟁 때 그다지 쓸모도 없는 고고학자, 예술가 등 여러 분야의 학자를 수백 명이나 참전케 했다. 학자들로 구성된 부대는 총도 제대로 쏠지 모름으로 주위에선 이 지식인 부대를 가리켜 '당나귀 부대'라고 빈정거렸다. 그런데 이 엉터리부대가 이집트 정벌에서 여러 유물·유적을 찾아냈고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도 해독해냈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비밀은 이 학자들에 의해 풀리기 시작했다. 소위 '이집트 학'의 토대를 이때 마련한 것이다. 20세기 초, 일제는 한반도와 만주를 침략하기 전에 문화침략을 먼저 했다. 일 학자로 하여금 문화재의 현황과 더불어 주요 유물·유적에 대해선 사진을 찍어두었다. 한반도의 유적은 거의 세키노 다다시(關野貞)가 주도하였다. 충북에도 일제시대에 그가 찍은 유적 모습이 여러 점 있다. 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몇 해 전에 국립청주박물관에서 공개된 사진에는 매몰되기 전의 남석교, 용두사지철당간, 속리산 법주사, 충주…
충북지역에 고입 연합고사가 9년 만에 부활했다. 내일이 시험일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충북도교육청이 2011학년도 후기 일반계 고등학교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미달사태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평준화지역인 청주시 일반계고 7천683명 모집에 7천624명이 지원해 59명이 부족하다. 시험 성적에 관계없이 응시학생 전원이 합격하는 묘한 일이 생긴 것이다. 선발고사 의미가 온데 간데 없다. ***섣부른 선발고사 부활이 원인충북도교육청은 2002년부터 시행된 '순수 내신제' 입학 전형방법을 올해부터 폐지했다. 그리고 선발고사 성적과 내신성적(300점 만점)을 합산해 고등학교 신입생을 선발한다. 물론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그런데 첫 해부터 응시자 정원 미달 사태가 빚어졌다. '미리 준비하는 자가 웃는다'는 사회적 가치도 의미를 잃게 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해마다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인재육성이다. 교육의 본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 발생한 현상은 의도와 달리 교육의 본질과 목표에 어긋나 있다. 오히려 우려를 낳고 있다. 내일이 시험일이다. 그런데 학생들은…
하나밖에 남지 않은 2010연도 달력이 홑이불처럼 팔랑거린다. 달력 속에 적힌 그 많은 사연들도 이제 한 달만 있으면 과거가 된다. 좋지 않은 일은 잊어버리고 좋은 일만 기억하자고 다짐을 해보지만 그건 희망사항일 뿐 더 오래 기억되는 것은 그 반대로 언짢은 일들이다. 올 연말 분위기는 예년에 비해 더욱 쓸쓸해 보인다. 오래된 경기침체에다 구직난, 그리고 북한의 연평도 공격이 더해지면서 마음 씀씀이가 자꾸 위축되는 것 같다. 이럴 때 일수록 어려운 이웃을 돌봐야 할 텐데 그 따뜻한 마음이 얼어붙고 있다. 오비이락 격으로 하필이면 이런 때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가 터져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내부감사에서 그 온정의 손길로 노래방과 단란주점을 가고, 바다낚시를 가는 등 일탈된 행동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랑의 열매를 달고 어찌 유흥업소를 들락거리며 코흘리개까지 동참한 성금으로 워크숍이라는 명목아래 스키장이나 바다낚시를 가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사람들은 이 꼴을 보고 "사랑의 열매가 비리의 열매다" "사랑의 온도탑이 비리탑이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분개하고 있다. 허기사 사회복지모금회가 출범하기 이전에도 모금비리는 간간이 있었다. 모금활동을 임의적으로 벌이는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