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를 찾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망설였다며 딸의 고민을 털어 놓은 어느 엄마의 하소연은 최근 청년세대의 일상용어가 되어 버린 취업난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015년에 지역의 이공계 대학을 졸업한 딸은 적어도 50여곳의 기업체에 문을 두드렸지만 취업에 실패했다고 했다. 졸업 후 몇 번의 서류전형 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는 온 가족의 축복과 기대 속에 계절별로 정장도 준비하고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메이크업도 받으면서 면접에 응했지만 번번히 최종합격자 명단에는 빠져있었다는 것이다. 하루는 딸이 아침 일찍 쇼핑백을 들고 나가길래 뒤따라 가봤더니 상가 화장실에서 정장으로 갈아입고 어딘가 급하게 뛰어가는 모습을 봤는데 오후에 집에 들어올 때는 평상복의 모습으로 태연히 들어오는 딸의 모습을 보고 어디를 갔다 왔냐고 물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아마도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가족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싶지 않아 서류전형도 면접도 가족들 모르게 진행하고 싶었을 것이다. 얼마 전에는 이웃주민이 딸을 중매하겠다면서 첫 질문이 무슨 일하고 있냐고 묻더라는 것이다. 취업준비중이라고 하니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요즘은 맞벌이를 원해 직장이 없으면 중매가 어렵다는
대구 골목 투어를 세 번이나 다녀왔다. 이렇게 여러 번 가게 된 것은 해설사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분은 대구의 역사를 고스란히 펼쳐 놓는 마술사와 같았다. 대구 중구 동산동 '90계단길'을 오르면 왼쪽으로 청라(靑羅)언덕이 있다. 스트레스도 많고 향수병에 걸리기도 했던 그들은 안락하고 평안한 보금자리를 찾아 언덕을 사들이게 되었다. 자연 그대로의 햇빛과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고요하고 아늑한 언덕에서 고단함을 잠시 잊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여름이 오면 언덕의 주택은 담쟁이 덩굴로 장식된다. 청라는 푸른 담쟁이라는 뜻이다. 청라언덕을 떠올릴 때마다 의료 박물관에서 받은 감격은 내 마음을 뭉쿨하게 한다. 시력 측정기, 마취기 등 크고 작은 의료기들이 잘 전시되어 있었다. 외모만 보아도 반감을 갖는 우리들에게 가까이 다가올 방법은 의료가 최선이었을 것이다. 그 곳을 떠올릴 때마다 그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여행이든 예술 작품 감상이든 해설을 들어야 제대로 감상을 할 수가 있다. 수목원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아름다움을 예찬하며 둘러보면 될 성 싶지만 해설을 들어 보면 전혀 다른 세계가 보인다. 천리포 수목원에 갔을 때도 나무의 특성을 한 가지…
폭우 피해를 입은 수재민과 복구 작업 참여자, 인근 지역 주민들의 감염병과 각종 질병 예방을 위해서는 손 씻기와 안전한 음식물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리를 하거나 식사하기 전, 화장실 사용 후, 청소 작업 후, 오염된 물건을 만진 후에는 반드시 비눗물로 30초 이상 깨끗하게 손을 씻어야 한다. 각종 수인성 감염병과 유행성 눈병 등의 예방을 위해 음식물은 되도록 충분히 가열해 섭취하고, 조리한 음식은 오래 보관하지 않으며, 설사 증상이나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음식을 조리하지 않아야 한다. 침수된 주택의 경우에는 각종 분변 또는 오물에 오염됐을 것을 고려해 처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침수로 인해 오염된 물이 닿았던 음식은 절대 먹지 말고 버려야 한다. 집이 오랫동안 침수됐던 경우에는 환기를 위해서 창문과 문을 적어도 30분 정도 열어놓았다가 들어가야 한다. 되도록이면 빨리 집안의 물건들을 말려야 한다. 침수 후 집안이나 주변을 청소하고 건조시키면서 작업을 하는 경우 반드시 방수장갑과 장화를 사용하고 몸에 상처 부위가 바로 노출되지 않도록 하며 일을 하면서 15~20분마다 물을 마시는 등 작업을 하는 사람들 자신의 건강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런던 서부 지역 마을 노팅힐은 헐리웃 영화 한 편으로 유명해졌다. 줄리아 로버츠가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노팅힐'이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 설정되었던 서점은 없어졌지만 영국적인 풍취에 젖어 자신이 주인공이 된 것처럼 환상에 빠진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가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를 돌아보는 투어가 있다. 이 도시는 수도 빈에서 서쪽으로 300km 거리에 있다. 독일어로 '소금의 산'이라는 뜻을 지닌 이 도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중의 하나인 볼프강, 푸른 옥빛호수, 알프스 만년설이 어우러진 한 폭의 그림 같은 마을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여주인공 마리아와 자녀들이 도레미송을 부르던 아름다운 미라벨 정원도 있다. 이미 40년이 지난 영화지만 아직도 많은 영화 팬들의 머리에서 잊혀 지지 않는다. 독일 라인강변의 명소 '로렐라이'는 독일말로 '요정의 바위'라는 뜻. 미모의 요정이 아름다운 노래로 사공을 유혹해 물에 빠트려 죽게 한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저편 언덕 바위 위에 어여쁜 그 색시 황금빛이 빛나는 옷, 보기에도 황홀해 고운 머리 빗으면서 부르는 그 노래 마음 끄는 이상한 힘, 로렐라이 언
얼마 전 서울에서 처음 들으면 언 뜻 이해하기 힘든 대회가 열렸다. 이른바 '멍 때리기 대회'라 불리는 이 대회는 2014년부터 시작 된 나름 역사를 가진 대회이다. 이 대회의 우승 조건은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대회가 시작되면 말을 할 수 없으며, 참가자들에게 심박 측정기를 나눠주고 심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사람이 우승을 할 수 있다. 이 대회의 목적은 간단하다. '한국인의 뇌를 쉬게 해주자' 로, 그저 그냥 아무 생각 없 이 '멍~'하게 있으면 된다. 마라톤 대회는 42.195km를 완주해야 하고, 미술대회에 나가면 예쁜 그림을 그려내야 하고 수학 경시대회에 나가면 미친 듯이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내야만 한다. 그런데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대회라니... 처음에 접하면 언뜻 그 의미와 목적을 이해하기가 힘들다. 수업시간 중에 쏟아지는 햇빛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떨어지는 낙엽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지나가는 청초한 여학생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선생님께 화끈한 뒷통수를 맞아본 경험들이 있으리라. 그동안 우리는 수업시간에 빽빽하게 적어내려 간 칠판에 필기내용을 한글자도 놓침 없이 받아 적어 내야 하고, 아침에 출근하면 퇴근할 때 까
한 손으로는 어림없다. 조심조심 두 손으로 감싸야 들린다. 여러 번 이사에 많은 것들을 버렸지만 아직도 거실 장에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게 이 돌이다. 굳이 이 돌의 이름을 붙인다면 목숨 수(壽)자를 쓰는 수석(壽石)이 아니고 물(水)수자인 수석(水石)이라 부른다. 흔히 생각하듯 수석에 취미가 있어서가 아니다. 물처럼 흘러 온 물속의 돌이니 단순하게 그렇게 부르는 것이며 어쩌다 보니 돌이 내게로 왔고 한 지붕 아래 여태 머물고 있는 것이다. 39년 전, 직장을 따라 머문 곳은 강물이 마을을 돌아 흐르는 남한강변이었다. 그 해 여름, 한차례 장마가 지나자 다시 햇빛이 사나워졌다. 탁했던 물빛이 말개지고 물밑이 환히 보이면서 여기저기 강바닥이 드러났다. 휴일, 남편은 강으로 바람을 쐬러가자며 나를 이끌었다. 그런데 바람을 쐬러 가자던 남편의 시선은 오로지 강바닥 돌에 있었다. 몸체가 드러난 돌들을 뾰족한 갈쿠리로 뒤적이고 발로 툭 건드려 보거나 손으로 뿌리를 뽑아도 본다. 이리보고 저리 보며 갸웃거리거나 미소를 짓는다. 그날 남편은 늦도록 그야말로 돌에 미쳐있었다. 어둑어둑 사방이 어두워질 무렵 이젠 소리조차 나오지 않고 지친 상태였다. 그때였다 저
"생수를 하루에 1.5리터 정도 마시면 좋다고 해서 두달동안 마셨더니 요로염이 생겼습니다. 물많이 마시면 좋지않나요" "아닙니다. 생수나 정수기물을 하루에 1.5리터정도 마시되, 45도정도의 따뜻한 온도로 마셔야 됩니다. 차갑게 마셨기 때문에 염증이 온 것이고, 당장은 대변도 잘 보는것 같지만 결국 변비가 심해지고 장운동성이 떨어져 장독소와 부패가스가 증가합니다." 육류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첨가물 등의 산성음식은 장독소(질소잔류물) 대장균 부패가스를 증가시키고, 장벽을 느슨하게 만든다. 느슨해진 틈사이로 유해균과 세균, 음식물찌꺼기, 장독소 등이 인접장기나 혈관, 임파로 흘러들어가 염증을 일으킨다. 이것이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e)이다. 서구화된 식단은 장내 유해균을 증가시키고, 채식·한식위주의 알칼리식단은 유익균을 증가시킨다. 장내세균총이 유익균우위의 상태로 되면 면역력이 증가하고, 유해균우위의 상태로 되면 면역력이 저하된다. 유익균이 많으면 항균·항바이러스와 항염증능력이 증가한다. 장내세균총의 상태와 장누수증후군은 면역력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체내에 잠재된 세균과 바이러스가 활동성이 강하게 되면 염증이나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학창시절과 얽힌 이야기들은 우리 개개인 모두의 것이다. 학교는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학생신분을 거친 우리 국민 모두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 소재의 본산이다. 그러다 보니 학교 폭력도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 본 일이었고,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사의 성추행 사건들도 직접 피해 당사자는 아니더라도 또래 집단들 사이에서 흔히 겪었던 일들이었다. 우리가 지난 시절 거쳐 온 학교 문화와 지금 우리 10대들이 겪는 학교생활이 그리 다를 바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핵심은 나이든 동창들끼리의 추억소환 정도로 치부하기엔 최근의 관련 사건들은 누군가에게는 치명적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한편 더 큰 사회 범죄의 시작점이 되고 있다. 학교폭력은 학교와 관련된 사람들의 문제차원을 넘어서 그 자체로 우리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최근의 학교폭력은 더욱 어려지고 더욱 다양하고 은밀해져 가고 있다. 교육부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학교폭력실태조사의 결과를 보면 초등학생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육체적 폭행에 비해 정신적 폭행의 비율이 3배 가까이 나타나고 있고, 학교 안보다 학교 밖이나 사이버공간에서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렇듯 학교 폭력은 점
콩팥병을 진료하다보면 여러 안타까운 분들을 만나는데, 작년에 만났던 한 아들과 어머니가 생각난다. 40세 아들은 혼자 계신 어머니를 모시느라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다 보니 제대로 건강검진도 못 받다가 우연히 몸이 너무 피곤해서 검사를 해 본 결과 만성신부전이 진행해서 투석을 할 상태가 되었다. 사정이 어땠는지 아직 결혼도 안 하고 혼자라고 하였다. 가슴이 답답했지만 차분하게 투석에 대해 설명하고 있던 중 어머니가 울면서 이식수술에 대해물으셨고 당장 공여자 (기증자)가 없으니 몇 년간은 대기를 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70대 중반의 어머니는"나는 늙어서 곧 죽을 테니 내 신장을 떼서 수술해줘요"라고 하셨으나 요즘은 뭐든 솔직히 설명해 드리는 입장이어서 "어머님 마음은 알겠는데 죄송하지만 신장도 어머니처럼 연세가 들어서 수술해도 오래 갈 것 같지가 않네요. 더구나 수술하고 기증하신 분 몸이 나빠질 것이 예상돼서 진행할 수가 없어요"라고 설명하니 실망이 큰 눈치셨다. 가족에게 신장을 기증 하려면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이 없어야 하고 몸의 다른 상태가 완전해야 진행할 수가 있으며 요즘은 기준이 많이 넓어지기는 했으나 되도록 55세 이상은 되도록 기증을 권하지 않는다…
옥천군은 공무원의 직무능력 향상과 국내외 선진행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국내외 벤치마킹을 시행하고 있다. 급변하는 행정환경 시대에 부응하는 능동적인 공무원을 양성하기 위함이다. 3년 전부터 계획했던 국외 벤치마킹을 금년에야 신청해 선정되는 행운이 따랐다. 팀명을 '온고지신'으로 정한 우리팀(4명)은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 등 동유럽 3개국의 전통 건축물과 문화유산 보전 실태, 도시기반 편의시설 등을 둘러봤다.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된 부다페스트, 비엔나, 프라하의 전통 건축물은 아름답고 웅장함에 감탄을 자아냈고, 편리한 도시기반 시설은 부러울 뿐이었다. 이번 벤치마킹을 통해 느낀 소회를 적어 본다. 첫째, 전통 건축물에 대한 자부심과 보전하려는 민관(民官)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전통건축물은 획일적이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건축양식을 활용해 건축미를 뽐내며 도시 전체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문화재 보전지역에서 개인 건축물의 신축이 불가했으며, 노후· 훼손으로 개축하고자할 경우 시(市)에서 보조금을 지원하되 기존 건축물의 범위와 높이를 벗어날 수 없는 제약이 있었다. 그
'할아버지 말씀은 틀림이 없다.' 1960년대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등재됐던 글의 제목이다. 필자는 희미한 기억을 떠올려 보며 그 뜻을 새삼 되살펴 보고 있다. 내용인즉슨 초등학교를 다니는 손자가 할아버지의 말씀을 잘 듣노라면 할아버지 말씀은 틀림이 없다는 요지의 글이었다고 기억된다. 할아버지라고 하면 우선 연세가 지긋하다는 것은 물문가지다. 따라서 오랜 삶에서 다양한 생활경험자 이기도 하다. 얼핏 말해서 산전수전 다 겪었기에 세상사를 정확하고 폭넓게 인지하고 있어 할아버지 말씀은 정확하겠다. 이집트 격언에 '노인 한 분이 돌아가시면 작은 도서관 하나 없어졌다.'고 한단다. 이말 보다 좋은 비유도 없지 싶다. 근간 우리사회에 참 좋은 말이 유행어로 회자되고 있다. 얼핏 듣기엔 농담에 불과한 것처럼 여기기 쉬우나, 실제 그 내면을 곰곰이 음미해 보면 더 없는 뜻을 내포하는 말로서 일면 철학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말이다. 그 말을 소개해 보면 '난 젊어봤다. 너 늙어봤냐·' 너무나 쉬운 말이기에 굳이 부연설명이 필요하지 않겠다만 차제에 함께 생각해 볼만 한 가치 쯤 지니고 있는 의미심장한 말이라고 생각돼 잠시 세세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최근 청주지역 거리 곳곳에 아파트 분양 현수막이 하루가 멀다 하고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업자가 몰래 붙이면 곧바로 시청에서 이를 수거한다. 하루도 못가는 현수막을 많은 돈을 들여 붙이는 것은 그만큼 아파트 분양이 안 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충북도내 미분양 아파트는 7600가구에 달한다는 통계다. 지난 5월보다 2176가구가 증가한 것이다. 이같은 미분양 사태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더욱 문제다. 충북에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는 것은 청주와 충주 미분양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현재 3501가구가 미분양 상태이며 충주시는 1685가구가 미분양이다. 최근 분양한 청주 오송의 라이크텐 아파트는 970가구 중 29가구만 분양됐을 정도다. 이 때문에 청주시는 지난해 10월부터 9개월 동안 아파트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청주의 경우 동남지구와 오송지구에서 분양이 잇따를 것으로 보여 미분양 사태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지역주택조합이 청주 지역 곳곳에서 조합원 모집에 나서, 아파트 공급 과잉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일부 주택조합은 조합원 모집이 제대로 안 돼 1년이 넘게 설립 신고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서울의 '밤섬(栗島)'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홍길동전에 보면 홍길동이 세운 이상향의 이름도 율도국이라 부른다. 이와 같이 지명에 많이 쓰이는 '율리(栗里)'나 도연명의 이상향인 '율리(栗里)' 들에서 공통적으로 쓰이고 있는 '율(栗, 밤)'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홍길동이 국왕이 되어 다스렸다는 율도국은 오키나와에 있다는 설이 있으나 조선왕조실록과 연산군일기에는 홍길동이라는 강도가 있었고 그를 체포했다는 기록만 있을 뿐 홍길동이 탈옥해서 조선을 빠져나와 율도국을 세웠다는 등의 기록은 없다. 소설 홍길동전이 쓰여진 시기와 비슷한 시기에 오키나와에 실재했던 호족 오야케아카하치가 홍길동과 동일인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무런 근거가 없기 때문에 대한민국과 일본의 오키나와 현지에서는 이 주장을 정설로 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1997년 오키나와의 구미도에서 홍길동 자료 전시전을 개최하고자 하니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는 협조를 장성군청에 정식으로 요청한 적이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15세기에 홍길동이라는 도적이 나라의 골칫거리였고 그들을 도왔던 관리가 문초를 받는 사료까지 발견되는 점으로 보아 홍길동 세력은 알려진 것보다는 규모
며칠 전 마음이 맞는 동호회원들이랑 "복순이 할배"라는 뮤지컬을 대학로 소극장에서 관람했다.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며 괴로워하는 젊은이에게 할배는 과거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걸 경쾌한 대사와 걸쭉한 욕설을 통하여 잘 전달해 준다. 등장인물이 3명밖에 없어 배우들의 명확한 전달이 가슴에 와 닿았다. 젊은 날 주인공 복순이 할배(복순이는 할배의 부인 이름)는 남의 집 머슴으로써 감히 꿈꾸지도 못했던 주인집 딸과 야반도주를 하며 사랑의 결실을 이룬다. 하지만 탄탄대로를 걷는 세상적인 성공에 사로 잡혀 곁에 있는 사랑하는 부인이 병들어 죽어 가는 걸 깨닫지 못하며, 결국은 하늘로 보낸 후에야 후회하며 쓸쓸한 말년을 맞이한다.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젊은이의 물음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자신같은 삶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할배의 거친 언어와 몸짓이 관객에게는 웃음이요 울음이다. 뮤지컬은 미래의 찬란한 탑을 쌓기 위하여 현재 소중한 사람들의 작은 소망들을 무시하고 지나치지 않는지 진지하게 묻는다· 사랑은 지금 이 순간 곁에 있는 사람에게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표현이다. 친구도, 동료도, 아끼는 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충북에 선물이 있다면 내수면 산업이다. 내수면은 하천, 댐, 호수, 저수지 기타 인공으로 조성된 담수나 수류 또는 수면을 말하고 내수면 어업은 강, 호수, 하천 등의 내수면에서 어류 등의 각종 수산물 채취나 포획하는 산업활동을 말한다. 충북의 내수면 전체면적은 5만3천56㏊(전국 대비 9.3%)이고 댐은 3개소(충주·대청·괴산)으로 면적은 1만7천320㏊이다. 특히, 전국 최초 괴산댐은 유역면적 671㎢, 총저수용량 1천532만9천㎥, 길이 171m, 너비 45m, 높이 28m, 상시만수위는 해발 135.7m다. 달천을 가로지르는 각종 다양한 어종 분포가 넓은 최대의 자연환경 조건을 가진 청정 어업지역이다. 충북 내수면 생산량을 보면 1천906t, 생산액이 164억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이며 양식어업은 10년사이 두배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어업형태도 잡는 수산에서 기르는 수산으로 전환되어 내수면 이용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내수면은 오랜 옛날부터 인간의 생활권에 가깝게 위치하였으나 농업이나 축산에 비교하여 발전이 뒤지고 있다. 최근 수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추진과 도시 밀착형 관광단지 조성으로 충북의 새로운
북한 의도는 무엇일까. 3대 세습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과 미사일을 완성해서 자신의 운명을 담판하고 싶은 것이다. 남한을 적화하는 게 그 목표다. 미국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완성하기 전에 선제타격하려들 것이고, 북한은 어떻게든 핵무기를 완성하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의 위기는 어느 정도 심각한 걸까· 북핵 문제에 낙관적이던 문 대통령도 '6,25이후 최대의 위기'란 말을 했을 뿐만 아니라 사드의 추가 배치, 국산 미사일 성능강화, 무력시위 등을 지시할 정도였으니 위기가 분명하다. 다급하기는 미국이 더해 보인다.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인을 일본으로 대피하는 훈련을 실시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 탄도미사일이 하와이까지 날아올 것에 대비해서 대피훈련까지 계획하고 있다. 그만큼 위기가 임박했다는 뜻이다. 당연히 우린 미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비해야하는 게 상식이다. 무엇보다 북핵을 방어할 수 있는 무기를 갖추는 게 급하다. 우린 독자적으로 핵을 개발할 수가 없다. 그렇더라도 전략적으로 핵무장을 선언하면 일본 대만 등도 덩달아 핵개발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수수방관하던 중국과 러시아를…
청주지역에 비가 물동이로 퍼붓듯 쏟아지던 7월 16일 새벽, 필자 역시 요란한 빗소리에 잠을 깬 채 긴장했습니다. 미원의 좌구산 자락에 위치한 필자의 농장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지요. 깊은 계곡에 자리하고 있는데다 바로 옆에 개울을 끼고 있어서 큰 피해가 예상되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지난해 집중호우로 농장 내의 도로 일부가 유실되는 피해를 입어 복구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있거든요. 나름대로 비 피해를 줄여보고자 미리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했는데 아무래도 장대처럼 쏟아지는 집중호우는 견디지 못할 것 같아 걱정이 컸던 것입니다. 걱정은 기우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후 1시쯤 농장으로 들어가는 마을의 진입로가 통째로 유실되었다는 연락이 마을 사람으로부터 오더군요. 보내온 사진을 보니 벌건 황토물이 무서운 기세로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당장 쫓아가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싶었으나 아직은 위험할 것 같아 억지로 가슴을 다독다독 누르며 언론 보도에만 관심을 집중했지요. 그렇게 답답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초조하게 인내하며 성난 계곡물이 줄어들기를 기다렸답니다. 만 하루가 지난 뒤, 아내와 함께 현장을 갔습니다. 진입로가 끊겼기에 차를 마을에 두고 걸어 올라
거의 모든 추억은 여름에 잉태된다. 내 영혼 깊숙이 각인된 시적 순간들, 그 추억어린 기쁨의 시간은 여름에 만들어졌다. 강인한 생명력을 내뿜는 자연은 여름의 모든 순간을 풍성하게 채운다. 내 여름을 풍요롭게 만든 두 개의 여행이 있었다. 20년 전, 50년 전의 여행 이야기이다. 새벽이슬을 머금은 산길을 난 어린 막내아들과 걷는다. 문경 도장산 중턱의 심원사로 가는 길이다. 보이는 것은 높은 산과 하늘뿐이다. 아침부터 비경의 쌍룡계곡에는 피서 인파로 넘친다. 오직 우리 둘만 호젓한 산길을 차지하고 있다. 뿌듯하다. 좁은 산길에 우거진 푸른 나무들이 신선한 날숨을 내뿜는다. 길이 깊어지자 우리 둘의 몸은 녹음으로 가득 채워졌다. 길가에 피어있던 이름 모를 꽃들, 이름 모를 새들의 짹짹거리는 소리, 매미의 우렁찬 울음, 아! 지금 우리에게도 아무런 이름이 필요 없다. 다만 온몸을 감싸는 청신한 산바람만 들이키면 된다. 산 중턱의 심원폭포에 옷 하나 걸치지 않고 몸을 담글 때 폭포의 푸르른 물 만큼이나 내 맘도 푸르렀다. 우리 둘은 깔깔거리며 물장구치면서 말 그대로 '놀았다.' 우린 얼마 만에 함께 놀았던가. 잘 논다는 것의 이런 즐거움을 얼마동안 잊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지난 4월까지 서울 광화문 주변을 비롯한 각 주요도시에서는 탄핵집회가 열렸다. 탄핵집회는 역대 최장기·최대 규모가 참가한 집회였으나 시민들의 자발적 준법집회 의지 속에서 전반적으로 평화롭게 진행돼 세계 외신들의 주목을 받았고, 우리 국민 스스로도 성숙한 집회 문화가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최근 법원은 탄핵집회 판결 등에서 절대적 금지장소인 청와대·총리공관·헌법재판소 주변 100m 지점까지 집회·행진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였고, 충돌 개연성이 농후한 찬반단체 집회·행진 신고에 대해서도 일부 장소·시간대만 조정하여 금지하는 등 예외적으로 제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불법폭력집회는 점점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6년도에는 탄핵집회의 영향으로 2015년도 보다 집회 참가인원이 전국적으로 두배 넘게 증가하였으나, 경찰의 인적·물적 피해는 모두 크게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국민들의 집회문화 의식이 자율과 책임에 기반하여 성숙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 경찰에서도 성숙한 준법집회 문화가 자리 잡은 것을 반영하여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집회·시위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다. 집회·시위
일요일 아침 방송에서 미소를 가득 담은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의 연예인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아나운서가 인생관을 묻자 그는 서슴없이 대답한다. 나는 삶의 원칙을 갖고 실천해나가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늘 그 원칙을 핵심 가치라 생각하고 정체성을 잊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나와 같이 TV를 보던 아내가 얼굴색을 붉히며 말했다. 저 사람 어쩜 저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요. 저런 사람이 어떻게 다시 TV에 출연해서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워요. 그 연예인은 얼마 전 모종의 스캔들이 있었고 그 파장으로 가정 파탄을 가져왔다. 저런 사람이 연예인으로 다시 연기를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흥분하는 아내의 표정이 과하다 싶어 가라앉힐 생각으로 인상도 좋고 능력도 있잖아 라고 말했다. 그 말이 아내의 분노에 더 불을 붙인 모양이다. 그 능력 있고 인상이 좋다는 사실만으로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능력이 있다고 해서 과거를 용인하는 건 문제다. 인간의 도리를 저버린 저런 사람은 영원히 퇴출돼야 마땅하다며 열을 올렸다. 평소 조용하고 이해심도 많은 아내가 흥분을 하면서 열변을 토하니 휴일 아침 난 당황해서 어떤 대답을 내놔야 될지 막막했다. 더구나 방학
마음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이런 논쟁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을 통해 있어왔지만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 마음이 가슴 즉 심장에 있다하여 마음 심(心)자를 심장모양을 상형 화하였다. 마음은 주머니와 같아 채우기도 하고 비우기도 한다고 생각했다. 흔히 욕심도 마음주머니를 채우는 것이라 하고 마음을 비우면 근심걱정도 줄어들어 편안하다고 생각한다.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서양 사람들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하는데 더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내 마음도 마음대로 할 수 없을 때가 많다.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는데, 하물며 천심을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하늘은 마음이 있다고 하기 보다는 자연의 이치인 이(理)와 기(氣)의 현상이 있을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늘의 마음은 자연속의 우주만물의 이치가 조화를 이루는 현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우리선조들은 "하늘도 무심(無心)하다.","천벌(天罰)을 받는다.","하늘이 도왔다.","하늘 무서운 줄 알아라.","하늘에 맡긴다."등 거대한 자연현상에 나약한 인간의 운명을 맡기며 순응하는 삶을 살아오면서 생겨난 말인 것 같다. 그러나 개척정신을 가진 서양 사
물관리는 실내식물을 기르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물관리에 실패하게 되면 작게는 식물에 상처가 나거나 꽃이 빨리 져버리고 크게는 식물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다육식물과 같은 종류의 식물에게 너무 많은 양의 물을 공급하게 되면 단시간 내에 식물이 죽을 수 있습니다. 또한 너무 적은양의 물을 줄 경우 꽃이 빨리 져버리게 되거나 잎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물관리 방법에 따라 실내식물의 수명과 건강상태가 결정됩니다. 이것은 식물의 종류와 관계없이 공통으로 해당되는 사항입니다. 물주는 방법은 식물마다 제각각입니다. 따라서 여러 종류의 식물을 같은 방법으로 물관리를 한다면 식물이 죽는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실내에서 키우는(화원에서 판매하는) 식물은 아주 기본적인 범주에 속하기 마련인데 크게 3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관엽식물은 잎을 감상하기 위한 식물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종류의 식물은 겉흙에 직접적으로 물을 부어서 주시고 뿌리까지 흙이 젖을 수 있도록 흠뻑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을 주는 간격은 한참 자랄 시기인 봄부터 여름까지는 충분히 주시고 식물이 휴면하는 시기인 가을부터 겨울동안은 겉흙이 바짝 마른 뒤에…
35년 전의 농촌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울음소리가 사람 사는 곳임을 실감케 하는 시끌벅적한 곳 이었다. 직장 때문에 농촌에 기거한지가 35년 째 이고 보니 80년대 초 가족계획 사업으로 동분서주 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러나 이제는 출산장려가 중요한 정부의 시책이 되었으니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계속 이렇게 인구가 감소된다면 30년 안에 시, 군 84곳과 1,380여개의 읍면동이 사라져 결국 교부세, 행정조직의 위축을 가져오며 결국 공공시스템의 붕괴되어 국가경쟁력 약화까지 염려를 해야 하는 위기에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OECD 국가 평균 자녀수가 1.68 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17명으로 한참을 못 미치는 숫자다. 요즘의 신조어 중 할빠와 할마라는 것이 있다. 손주들의 육아를 담당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일컫는 말이다. 어느새 황혼 육아가 5년 사이에 2배가 넘었다고 한다. 평생을 자녀 키우느라 휜 등골이 이제는 손주들로 인하여 더 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아직 손주들이 없는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나는 절대로 손주를 봐주는 일은 없을 거라고... 그러나 또 사람들은 말한다. 그렇게 장담하
로뎀나무를 생각하면 무지개 빛 환상이 스쳐간다. 딱히 그늘이 좋거나 잎이 푸른 것도 아니지만 이름부터 정겹다. 사막의 구릉과 광야 암석지대에서 바늘 같은 줄기로 뒤덮여 자란 것을 보면 나무라고 부르는 게 민망할 정도건만 하필 그 이름을 붙여 명명한 찻집은 오히려 정갈하다. 엊그제 동무와 함께 로뎀나무 찻집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찻집은 보통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고 여행 중에 잠깐 들어가 쉬기도 하는 곳인데 앙상하고 까칠한 나무는 판이한 뉘앙스다. 이름대로라면 길 가던 나그네가 그늘도 없는 나무 밑에서 쉰다는 뜻. 잎 하나 없기 때문에 쉴 만한 자리가 아니다. 무슨 의미였을까. 풍경이 그려진다. 광야를 지나던 한 사람이 멀리 나무 한 그루를 보았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보듯 달려가니 막상 잎 하나 없는 나무다. 그 위에 키도 작으니 앉을 수도 없고 혹 앉는다 해도 찔리는 게 일이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이 누워 있자니 모래찜질도 아니고 피곤만 가중되었을 것이나 그게 오히려 진정한 쉼이 되었을 것 같은 기분. 로뎀나무는 내성을 키우는 나무였을까. 그래서 휴식도 아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광야의 나그네. 막상 쉬려고 해도 전혀…
학생들에게 존경하는 사람이 있는가 물으면 생뚱맞은 표정을 짓는 아이들이 태반이고 그나마 나온 답변도 부모님을 존경한다는 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자식이 부모를 존경한다는 거야 당연하다손, 요즘 아이들이 존경하는 사람이나 본받고자 하는 사람에 대한 염원이 스러져가는 듯하여 염려된다. 예전에는 훌륭한 사람이라 소문이 나면 경향 각지에서 원근을 막론하고 방문하여 대화를 나누며 심허의 교유를 했었다. 그런데 시방 사회 모습은 휴대폰 때문인지 오히려 타인과의 사귐도 더 옅어지고, 남을 존경하는 분위기도 희박해져 가는 듯하다. 요즘 세상에 위인은 없고 스타는 뜬다고 한다. 글을 읽어도 고전을 먼저 보고, 사람을 배우려면 위인의 삶에서 지향을 찾아야 하는데 아이들의 손에 위인전이 들려져 있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학생들에게 질문을 해도 위인은커녕 우리의 역사도 잘 모르는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자기들이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것이다. 고금을 통해서 오랜 동안 인류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위인인데, 다 그런 것은 아니나 이러다가는 잠깐 동안 나타났다가 불원간 스러져 가는 속빈 강정 같은 스타가 위인의 자리를 넘어서면 어쩐담. 나에게 존경하는 사람은 있는가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