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에 관한 소중한 일화는 독일의 역사학자 랑케(Ranke 1775-1886)에게서 배웁니다. 랑케가 어느 날 연구에 몰두하다 피곤한 눈을 식힐겸 하여 가까운 곳으로 산책을 나가게 됩니다. 그가 동네 골목을 돌아서 가는 길에 한 소년이 울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우유 배달을 하는 그 소년은 실수로 깨뜨린 우유병의 배상 문제 때문에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던 겁니다. 랑케는 자신이 소년 대신 배상해 주어야겠다고 마음먹고는 "얘야!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은 내가 산책중이라 가진 돈이 없지만 내일 이 시간에 여기로 나오면 내가 우유 값을 배상해 주마" 하고 소년의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 안아 주었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랑케는 한독지가의 편지를 받습니다. 랑케 당신을 만나 본 후에 역사학 연구비로 거액의 후원을 하고 싶으니 내일 당장 만나자는 것이었습니다. 랑케는 무척이나 기뻤지만 그 순간 소년과의 약속이 떠올랐습니다. 그 독지가를 만나기 위해서는 당장 짐을 꾸려 먼 길을 떠나야 하지만 랑케는 소년과의 약속이 더 소중했습니다. 랑케는 망설임 없이 편지를 썼습니다. "당신의 제의는 너무나 귀중하고 고마운 일이나 저는 그 시간
양성산(養性山)은 충북 청원군 문의면 미천리에 위치한 해발 297m의 나즈막한 산으로 큰 도시의 인근에 있어서 찾는 이가 많은 명산이다. 문의면의 진산으로서 여러 가지 역사유적과 전설을 간직하고 있으며 오랜 옛날부터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산이다. 산자락에 문화재단지가 조성되었고 맞은편에는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도 있으며 산 아래 푸른 대청호가 펼쳐져 있어 조망도 매우 좋다. 양성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청소년수련원 좌측 능선으로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으므로 이곳을 출발하여 독수리 바위를 지나 정상에 있는 국태정(國泰亭)이라 현판이 붙어 있는 팔각정에 올라 막걸리 한 잔에 땀을 식히고 전망을 감상하고 내려와서는 양성산 정상을 다녀왔노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나 팔각정이 있는 봉우리는 양성산이 아니라 378봉이라 지칭하여 구분하고 있다. 현재 진짜 양성산은 주차장의 화장실 건물 옆으로 오르는 해발 297미터의 낮은 봉우리로 문의면사무소가 있는 미천리 마을 뒷봉우리를 말한다. 따라서 양성산은 상봉인 378봉과 주봉인 양성산을 잘 구별하지 않으면 혼란을 야기하게 된다. 이처럼 양성산은 이름에 대한 혼란이 많아서 '작두산'이 정확한 명칭이라고…
뜨거웠던 태양이 자취를 감추고, 이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하늘도 티 없이 맑고 푸르다. 더없이 결혼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랑의 결실을 맺는 신랑·신부의 모습은 더없이 아름답다. 결혼식에 참석한 이들이 예비부부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런 행복한 결혼을 방해하는 불청객이 있으니 바로 결혼 비용이다. 한국소비자원이 20∼30대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1인당 평균 결혼비용이 4천600만 원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제일 비싼 '집값'을 제외했음에도 말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혼수 비용인데, 1천460만 원으로 32%라고 한다. 이 조사에서 결혼비용만큼이나 눈여겨 볼 점은,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이 과다한 혼수와 예물·예단 등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라는 점을 우리나라 결혼 문화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는 점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몇 년 전부터 이른바 '작은 결혼식'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늘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작은 결혼식을 하려면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하객을 적게 불러서 예식 규모는 줄였
지난 8월 어느 날, 마침내 '전공노'가 되었습니다. 이른바 '전철을 공짜로 타는 노인'. 대한민국 정부가 인정하는 공식적인 노인이 된 것이지요. 알고 보니 65세가 됨으로써 갖게 되는 혜택이 몇 가지 있더군요. 국립공원의 입장료 면제, 국내 여객기의 할인 등.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공식적인 노인으로서의 혜택으로 받아들여 선뜻 반길 수가 없었답니다. 노후(老後)가 지니는 두려움 때문이겠지요. 지금은 하늘나라로 가신 필자의 어머니께서 요양병원에 누워 계실 때 몇몇 환자의 배우자들이 매일 찾아오는 모습을 보며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가졌답니다. 월탄 박종화 선생이 생전에 남긴 말씀을 되새겼던 것이지요. '어릴 때의 옛 친구로는 내 곁의 늙은 아내 한 사람뿐'이라며 조용히 뇌인 말씀을 상기했던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친구며 지인들이 하나 둘 운명을 따라 직장을 따라 먼 곳으로 떠나버리고 종국에는 곁자리에 아내만이 남게 되었다는 술회(述懷). 살아가며 수시로 되새기는 교훈이 되었답니다. 소설가 김주영도 말합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을 만나면 내가 먼저 술값을 못 내 안달이 났습니다. 그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기분을 위해서였지요. 만나기 싫
이해찬 민주당 의원을 검색해보면 그 경력이 자못 화려하다. 우선 7선 의원이라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20대 국회의원 299명 중에서 7선 의원은 다선 순위 2위다. 경기 화성 출신의 자유 한국당 서청원 의원이 8선으로 1위다. 김영삼 김종필 등이 세운 9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진기한 기록이 분명하다. 국회에서 다선 의원은 좌석배치 등에서 예우를 받는다는 사실은 잘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해찬 의원은 친노 좌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무총리를 지냈고, 통합민주당 대표도 역임했으니 핵심 요직은 다 섭렵한 셈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해찬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주류라는 사실이다. 서울대학교 재학시절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도 치렀으니 운동권의 대부라고 볼 수 있다. 사실상 운동권 출신이 장악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원로역할을 할 게 분명하다. 이를 반영하듯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중국 특사로 파견되어 사드 문제 등 한중 갈등을 푸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중앙정계에서 이런 정도의 위상이니 지역사회에서도 당연히 원로로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충청권이 그에게 거는 기대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세
우물물에 둥근 달이 떠올랐다. 두레박을 내려 달을 건져보려 하지만 슬쩍 닿기만 해도 노란 달은 파문만 일으키며 사라졌다. 어릴 적 우리 집 우물은 동네에서 가장 물이 많았다. 물이 귀하던 시절, 마을에 몇 개의 샘과 우물로 물을 대던 시절이었다. 저녁 무렵만 되면 동네 아낙들이 물동이 하나씩을 이고 우리 집에 들락거렸다. 늙은 아낙이든 젊은 아낙이든 모든 여자는 수다스럽고 발걸음은 재발랐다. 물을 긷는 내내 아낙들이 내뱉는 말소리와 까르륵거리는 웃음소리가 듣기 좋았다. 우리 우물은 퍼내고 또 퍼내도 물이 마르지 않았고 젊었던 엄마는 그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우리 집 물로 더운 저녁밥을 짓고 땟국이 흐르는 애들을 씻기고 마루에 걸레질을 할 거였다. 무엇이든 남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이 엄마는 뿌듯한 듯 했다. 하지만 용납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간간이 마당가 뒷간에 볼일을 보는 아낙들을 눈에 거슬려 했다. 갓 시집온 아낙이나 젊은 여자들의 달거리 흔적을 뒷간에서 발견할 때마다 엄마는 역정을 내셨다. 그건 내 탓이 컸다. 여자들의 달거리를 몰랐던 나는 아낙들이 물을 긷고 다녀가기만 하면 재래식 화장실 바닥이 발갛게 물드는 것이 기이했던 것이다.
민족 대명절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10일 간의 황금연휴와 가을 날씨는 야외활동이나 여행가기에 최적이다. 하지만 9~11월은 진드기가 옮기는 감염병도 덩달아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쯔쯔가무시증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발생이 가능하며 농작업, 특히 추석을 맞아 벌초나 성묫길에 주의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긴 팔, 긴 바지 복장을 하고 풀숲에 옷을 벗어 놓거나 앉아서 용변을 보지 않아야 한다. 또한 등산로를 벗어난 산길을 다니지 않고 진드기가 붙어 있을 수 있는 야생동물과 접촉하지 않는다. 지난달에는 포천에 거주하는 40대 군인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걸려 숨졌다. SFTS는 쯔쯔가무시증과 함께 대표적인 진드기 매개 감염병으로, 작은소피참진드기가 옮긴다. 구토와 고열, 소화기 증상 등을 일으키다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SFTS와 쯔쯔가무시증은 모두 예방 백신이 없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야외활동을 마친 뒤에는 진드기에 물린 흔적이 있는지 바로 확인하고 입고 있던 옷은 세탁해야 한다. 만약 진드기에 물린 것이 확인될 경우 무리하게 진드기를 제거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난 주말이면 등산을 위해 야외로 떠납니다. 산야에 펼쳐진 풍경을 보노라면 인위적으로 규격화한 시설에서 재배되는 작물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닐 하우스에 작물이 갖힌 채 사람이 원하는 만큼, 원하는 규격으로 원하는 시기에 생산해내야 합니다. 과일나무도 자기가 자라고 싶은 대로 선형을 잡지 못하고 사람이 관리하기 좋게 다듬고 잘라내고 묶어서 성장을 시킵니다. 주역의 계사하전 5장 곤패(困卦)에 나오는 困자 형상입니다. 갇혀 있는 모습 그대로지요. 기형이 된 나무엔 과일이 빼곡이 매달립니다. 마치 어린아이에게 잔뜩 짐을 지워준 모습 그대로 입니다. 포도, 사과 나무는 쇠파이프가 십자가로 세워져 서 있고 나무들이 기대어 서서 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은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의 두팔처럼 가로대에 동여매져 있습니다. 그런 과일나무에 꽃이 피면 멀리서 바라보는 이들은 아름답다고 바라보지만 나무는 제가 피운 꽃도 제맘대로 결실을 맺지 못합니다. 사람들이 선별해서 솎아 냅니다. 남은 열매도 비바람에 견디고 농약 샤워도 수차례 해내야 합니다. 나무는 생명체라기 보다는 생산하는 제조기일 뿐입니다. 어려움 속에서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숫자의 과일을 먹여 살리
식물이 실내에서 잘 자라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를 적절히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그 중 '햇빛'을 다루겠습니다. 먼저 식물을 기르시면서 제공해주는 햇빛의 양을 '광량' 이라고 합니다. 이 '광량'은 크게 4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차폐되지 않은 직사광선은 대부분 실내 식물에게 좋지 않습니다. 요즈음의 아파트는 베란다 창문에 조차 자외선 차단 코팅이 되어있기 때문에 창을 열어놓지 않는 이상 직사광선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한 광량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직사광선은 창문을 열어놓은 상태입니다. 대부분의 실내 식물은 직사광선을 쬐일 경우에 잎이 탄다거나 한 낮에 물을 줄 경우 토양의 온도가 너무 올라가서 식물이 상할 우려가 있습니다. 단, 직사광선을 좋아하는 선인장 같은 다육식물 종류는 예외입니다. 또한 창이 남향일 경우에는 자외선 차단이 되어 있을지라도 해가 식물에게 너무 강렬할 수 있습니다. 둘째, 해가 하루에 2-3시간 정도 경우를 반양지라고 하는데 꽃이 핀 식물이나 해를 좋아하는 식물을 두시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동향 또는 서향의 창이 이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셋째, 해가 거의 들지 않거나 항상 그늘인 장소를
9월 28일은 동방의 성인(聖人)인 공자의 탄강일이다. 본명은 공구(孔丘) 자는 중니(仲尼)로 노(魯)나라에서 태어났다. 공자가 가장 마음에 든 제자는 배움을 좋아하는 안회(顔回)였는데 일화(逸話)하나를 소개한다. 하루는 공자의 심부름으로 시장에 들렀는데 포목점 앞에서 주인과 손님이 시비가 붙었다. 손님이 "큰 소리로 3 x 8은 분명히 23인데 당신이 왜 나한테 24전(錢)을 요구하느냐." 그 사람에게 정중히 인사를 한 후 "3 x 8은 24인데 어째서 23 입니까. 잘못 계산한 것입니다." 라고 했다. 손님은 안회의 코를 가리키면서 "누가 너더러 따지라고 했냐. 도리를 평가 하려거든 공자님을 찾아야지 옳고 틀림을 정확한 판단 내릴 수 있다!" "좋습니다. 그럼 만약 공자께서 당신이 졌다고 하시면 어떻게 할 건 가요." "그러면 내 목을 내 놓을 것이다. 그런데 너는." "제가 틀리면 관(冠)을 내 놓겠습니다." 두 사람이 내기를 걸고는 공자를 찾아갔다. 공자는 사유를 듣고 나서 안회에게 웃으면서 "네가 졌으니 이 사람에게 관을 벗어 주거라" 안회는 순순히 관을 벗어 주었다. 손님은 의기 양양히 관을 받고 돌아갔다. 안회는 공자의 판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지금까지도 1만5천 관람석을 꽉 채웠던 제37회 전국장애인체전 개회식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하다. 개회식과 육상 등 각종 경기가 열렸던 충주종합운동장은 지난 2012년 충주시가 제98회 전국체전 주 개최도시로 선정된 후 그해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이듬해 6월 편입용지 보상과 함께 본격적으로 조성공사에 들어가 총 1천203억원을 들여 5년 만에 완공됐다. 위용을 드러내며 지난 1일 시민과 기관단체장, 체육계 인사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준공식은 체전추진단장인 나에겐 벅찬 감동으로 다가왔다. 새로 건립된 종합운동장은 30만 7천㎡ 부지에 1만5천석 규모의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1천400대 규모의 주차장 등으로 조성됐다. 충주종합운동장은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육상 공인 1종 국제규격을 갖췄다. 특히, 사후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기장을 사각 형태로 조성해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으며 태양광시설, 친환경 녹색주차장, 빗물 재활용 등 자연친화적 시설을 갖춘 친환경 경기장이다. 이곳은 무장애 환경설계가 반영돼 장애인들이 보조자의 도움 없이 스스로 경기장 내·외부를 이동할 수 있어 호응이 높았다. 또한 필드레벨 개념을 도입해 운동장 바닥과 관람석
예전에 직원들과 학천탕을 갔을 때였다. 사우나 독크에 어린애가 혼자 땀을 빼고 있어서 물으니 초등학교 4학년이라는데 살이 찐 정도가 아니라 터질 지경이다. 맞은편에 앉아 있다가 궁금하여 "너는 운동 같은 것은 안 하니" 하고 다시 묻자 그 아이는 "전 땀내기 싫은데요!"라며 귀찮은 듯이 대답하였다. 이 아이는 운동으로 나오는 땀과 사우나에서 고온으로 우려내는 땀을 퍽이나 다르게 여기고 있다. 정기 인사로 남자 직원이 발령인사를 오면 옆에 있던 교감을 픽 웃게 하는 질문을 하곤 하였다. "선생님은 무슨 운동을 잘 하세요" 수인사에 교장이 수업이나 업무가 아닌 운동을 물으면 대부분 당황한다. 그런데 젊은 선생님 중에 운동을 좋아한다는 분들이 별반 없다. 내가 젊었을 때 테니스를 못 하게 될까봐 토요일 밤에 자다가 말고 나가서 구름 낀 하늘을 살피기도 했었고, 공강 시간이면 학생들과 축구를 같이 했더랬는데 요즘은 그런 선생님도 별로 안 보인다. 일본의 모 축구 감독이 선수들을 산으로 뛰게 하여 공격적으로 달리면 수비선수로, 요리조리 몸을 움직여 나무를 피하면 공격수로 삼았다는 것처럼, 담임을 맡으면 토요일 오후에 반 고등학생들에게 축구공 2개로 1시간 동안
드물게 찾아오는 충만의 시간이 있다. 지난여름의 여행이 그러했다. 내게는 '오래 가까이 사귄 벗'이란 친구(親舊)의 의미에 그대로 부합되는 두 친구가 있다. 중학교 1학년 열세 살 시절에 만난 친구들과 그동안 가끔 만나왔지만, 이번처럼 다소 긴 여행을 함께 떠나보긴 처음이었다. 40년 전 경주에서의 수학여행 사진 속에서도 우리 셋은 늘 함께였다. 공교롭게도 셋 모두 또래들보다 한 살 어렸던 탓인지 사진 속 우리는 다른 아이들보다 작고 왜소했다. 오랫동안 앓아 한눈에도 작고 허약한 몸피로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는 친구, 두터운 안경에 수학여행사진 곳곳에서도 한 손에는 늘 수첩을 들고 지적 탐구심이 넘치던 친구, 그 가운데 햇살에 눈부셔 어리버리한 모습의 나…. 우리는 그야말로 빛바랜 흑백사진을 들고 열 시간을 넘게 날아가 낯설고 벅찬 시간 속으로 들어갔다. 열흘 넘게 숙식을 같이하다보니 우리는 다시 그 시절의 여중생들이 되어 있었다. 누구의 아내, 엄마가 아니라 온전히 드러나는 '나'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도 놀라웠다. 친구들 또한 그때의 버릇, 유머, 감성은 사십 년이 흘렀어도 여전히 그대로였다. 내가 그때 왜 이 친구와 친해졌는지 그 시절의 장
가을입니다. 멀리 날개를 펼친 듯 보송보송한 새털구름. 유들유들하게 올라온 풀은 또 얼마나 푸른지 둔덕이 다 풍성하군요. 어딘가 초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을 얼룩말들이 스쳐갑니다. 바야흐로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이었거든요. 온통 영글기 시작하는 들녘은 가을 풍경의 백미라 해도 손색이 없고 씻은 듯 푸르러지는 하늘 때문이었을 거예요. 허나 중국 사람들이 흉노에게 시달릴 걱정 때문에 나온 걸 보면 전혀 생소한 말이었지요. 흉노는 북방의 유목민족으로, 초가을 풀이 무성해지면 말은 살이 오르고 흉노족은 그걸 타고 곧장 쳐들어가는데 그 와중에 생긴 숙어랍니다. 여느 때도 두통거리였지만 가을이 되어 하늘이 높아지면 또 일제히 쳐들어오겠구나 라는 탄식이었죠. 가을이면 습관적으로 천고마비를 떠올리던 걸 생각하면 느낌이 묘했지만 당연하지 싶기도 합니다. 명색은 가을이되 늦더위가 계속되는 날씨야말로 아직은 더 익혀야 할 때라는 의미. 엊그제 무더기로 쓰러진 벼 또한, 다 익은 것 같지만 아직은 멀었다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닐까요. 폭양에 장마에 시달리다가 모처럼 가을볕에 익어가던 중 태풍을 만났습니다. 일으켜 세운다 해도 수확은 떨어집니다.…
충북중앙도서관은 근40년 동안 청주시민과 희로애락을 같이 하면서 성장해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발판으로 삼아 직장의 꿈을 이루었으리라. 이른 아침부터 밤 늦은 시각까지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어린 초등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자신의 발전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평일은 물론 공휴일에도 사람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방학기간에는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사람 공해로 도서관이 몸살을 앓는다. 나는 아이들과 같이 주말엔 가끔씩 이곳에 들러 책을 빌리거나 자료를 찾기도 하고, 때로는 책과 즐거운 씨름을 한다. 부모의 입장에서 볼 때 사랑하는 자식과 도서관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곳에서 땀방울의 의미를 되새겨 보곤 한다. 시간은 아끼되 피와 땀과 눈물은 아끼지 말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삶에 열정적인 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 입장을 한다. 이곳에서는 약육강식의 원리가 통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차례를 지켜 자신의 권리를 보장 받는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서 사람들은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평범한…
얼마 전 우연찮게 텔레비전에서 '행복을 찾아서'란 영화를 보게 됐다. 이 영화는 모두가 경제난에 허덕이던 1980년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지독하게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주인공이 한물간 의료기기 세일즈를 했으나 실적이 부진해 부인은 가출하고, 어린 아들과 노숙을 전전하다 주식중개인으로 정규직 사원이 돼 투자전문회사의 최고 경영자가 된다는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어린 아들을 보살피며 성공한 그의 이야기는 분명 특별한 경우라 볼 수 있었고,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한 그의 열정은 보는 내내 감동적이었다. 이 영화를 보고, 감동적인 이야기에 잠시 먹먹했지만 현실의 나를 돌아보며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됐다. 우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선 나 자신과 나의 가족이 건강해야 한다. 또 가족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직장이나 사업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도 필요하고, 좋아하는 취미와 주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 등도 필요하다. 이런 것들 외에도 행복해지기 위해 많은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최근 들어 우리 사회는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또 하나의 중요한 덕목을 필요로 하고 있다. 바로…
대한민국 온 국민의 명절인 추석이 이제 보름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올 추석은 대한민국 건국이래 최장의 휴일로 10일간의 민족 대이동이 예상된다. 가족들과 친척, 그리고 고향사람들과 만나는 추석은 언제나 그렇듯 민심이 오가는 대화의 한마당이다. 특히 추석 때에는 10대에서부터 80대에 이르기까지 3대가 연령을 초월하여 많은 대화가 이루어진다. 평소에 한 상에 모이기 힘들던 대식구들이 차례를 지내고 모여 앉아 식사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집안 대소사로 시작된 세대간의 대화가 이루어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유명인들의 얘기와 다양한 현안들이 대화의 소재가 된다. 매년 추석 때마다 정치계, 정부는 추석 민심을 파악하고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민생경제 현안 파악이라던지 정치적 해법 등을 제시하며 민심에 러브콜을 보낸다. 언제부터인가 추석 민심의 향방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정치사회적 일정이 되어 버렸다. 지난 몇 년간의 추석민심의 향방과 주요 사건들을 살펴 보면 한국사회에 있어 추석이 얼마나 중요한 행사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2006년 추석연휴 이후 조사에서 당시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이명박 전 시장이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이래 최고치인 3
대학구조개혁은 단순히 학령인구 감소라는 요인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되고, 고령사회 및 평생학습사회의 도래 등과 같은 보다 복합적인 생태적 차원의 교육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입학정원 감축 등 양적 대학구조개혁에 대한 질적 구조개혁 모델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거시적인 교육 환경 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대학구조개혁 목표와 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런 관점에 입각하여 학령인구 감소라는 요인과 함께 고령사회 및 평생학습사회의 도래와 같은 보다 복합적인 생태적 차원의 교육환경 변화를 고려한 종합적인 대학구조개혁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첫째, 새로운 사회 경제적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대학구조개혁에서는 융·복합 교육을 담보할 수 있는 학사구조의 도입이 필요할 것이다. 사회 경제적 환경 변화와는 무관하게 수 십 년 동안 관성적으로 견지해온 학사구조를 다양한 융·복합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학사구조로 개편하는 것이 요구된다. 더 이상 학생들이 단일 전공에 머무르기 보다는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다양한 역량을 갖춰나갈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학사구조의…
시대가 변할수록 우리의 문명을 발달해 왔고 그에 해당하는 편의와 복지를 누릴 수 있기에 과거 우리 부모님의 시대 보다 더욱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여가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풍요 속의 빈곤'이란 말처럼 다양성 표출하는 에너지 뒤에는 메말라 가는 감정들이 사회 곳곳에 들어나기 시작했다. 전국에 터져 나오고 있는 학교폭력, 도가 지나치는 가해자의 폭력은 학생들의 서투른 표현으로 일어난 폭력으로 치부하기에는 가히 성인이 봐도 끔직한 상태다. 이와 같은 학교폭력은 점점 진화했고 극악무도하게 잔인해졌고 더욱이 나이도 점점 어려졌으며 가해자들은 반성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듯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보복성 폭력을 가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학생들의 폭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 속 '갑질문화'와 매우 흡사하다. 어른들의 사회에서 자본과 권력이 높은 강자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맞춰 그보다 낮아 보이는 약자를 만나면 자신의 힘을 괄시하듯 약자가 복종하고 굴복할 때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 잡는 문화가 현재 학교폭력과 비슷하지 않는가. 특히 한 사람만의 갑질이나 약자에 대한 폭력이 아닌 단체가 한 사람을 핍박하는 행태는 피해를 입는 당사자에게 육체적
음식에는 남녀노소 등 신분차별이 없고 맛과 모양에서도 차이가 없다. 다만 그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상황, 그리고 음식을 만든 사람의 정성과 재료 등에 따라 그 품격이 달라질 뿐이다. 대장경에서 가장 좋은 음식으로 평가받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제호(醍醐)이다. 일명 '천상의 음식'으로까지 불린다. 제호상미(醍醐上味)의 준말인 제호는 불교에서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좋은 맛"이라 표현하고 최상, 열반, 부처가 될 성품(佛性) 등으로 비유하여 가장 숭고한 깨달음의 경지를 가리키는 의미로 쓰인다.《묘법연화경》과《열반경》두 경전에서는 이를 가리켜 '제호유경(醍醐喩經)'라 이름하여 경전과 같이 성스럽게 여긴다. 산스크리트어로는 제호를 본질, 정수를 뜻하는 만다(manda)로 부른다. 에는 수행과 관련한 내용으로 제호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증일아함경》등법품에는 제호의 정제과정까지 기록하였는데, "마치 우유에서 낙(酪)이 생기고 낙에서 수(酥)가 생기며 다시 수(酥)에서 제호가 생기면 제호가 제일이어서 어느 것도 이를 따르지 못한다"고 비유하여 수행을 잘하는 사람이 제
다시 가을입니다. 한낮의 더위로 여름의 잔영이 남아 있다 해도 대기의 흐름은 어쩔 수 없는 가을입니다. 계절은 물처럼 순환하여 가을의 중심에 들어서 있죠.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어김없이 오르막 내리막길을 만나게 됩니다. 올라간 만큼 내려오고, 내려 간 만큼 반드시 올라갑니다. 언제 올라가고 내려오느냐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죠. 장충단 공원을 가로질러 가는데 노래 한 줄 어디선가 흘러나옵니다. 박인희의 노래 '세월이 가면'입니다.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이 가사가 주는 절묘한 경계에 가만히 걸음을 멈춥니다. 사랑이 가면 그 자리에 무언가가 남겠죠. 그 음률에 따라 옛 기억들이 떠올랐으니까요. 사랑이 진 자리에 남은 아련한 그리움들이 까닭 없이 몰려옵니다. 감정에도 균형이 있기 때문일까요. 비우면 무언가 채워지는 순리를 귀로 듣고 마음으로 봅니다. 서늘해진 바람결에 판화가 이철수의 시(詩) 한 줄이 바람에 실려 옵니다. '꽃 보내고 보니, 놓고 가신 작은 선물' 작은 선물이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그 선물은 향기로운 열매지요. 꽃 진 자리에 열매 맺힘은 당연한 자연의 이치건만 시인의 눈을 통해 보니 유달리 아름답습
최근 학교 알리미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충청북도 내 고등학생의 1.6%인 880여 명이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시군별로는 증평이 6.0%로 가장 높고 단양이 0.4%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군별 통계는 학생의 주소지별 통계와는 많은 차이가 있으므로 별 의미는 없다. 2015학년도 전국의 학업중단 학생수는 4만7천70명이며 고등학생이 2만2천554명으로 전년도보다 10%이상 감소했다고 교육부는 발표했다. 그러나 비공식통계에 의하면 학교 밖 청소년은 3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청소년이 학교를 그만두는 원인은 개인적인 요인으로 낮은 자존감, 자기 통제력 부족 등 성격적인 요인과 신체 건강 악화나 정신질환 등 건강요인, 가정적 요인으로 부모의 부재, 가정불화, 경제적 어려움 등, 학교 사회적 요인으로 입시부담, 성적, 선생님이나 친구와의 갈등, 학교폭력, 물질문화와 학벌중시, 폭력문화 등으로 분석 되고 있다. 학교에서의 문제를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는 교과에 대한 흥미 상실이 가장 높고 친구·교사·학교와의 갈등, 가정에 대한 불만, 학교로부터의 압력, 경제적 문제 순으로 연구 되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옥천행복교육지구 마을교사 양성교육 제 1기(마을해설사과정)'에 지역주민 27명이 수료하였다. 각자의 오전 일상을 마치고 서둘러 오후 1시 강의에 임하는 그들의 얼굴을 보며 자발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들의 자발적 배움 원인은 그들이 생물학적 성인이어서가 아니라 수많은 경험과 시행착오 속에서 배움의 즐거움과 가치를 알게 된 자기결정력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모호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특징으로 하는 미래 사회에는 자기결정력, 자기주도성, 협업력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길러주기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획기적인 교육이 있어야만 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에는 의문이 든다. 새로운 교육을 추가하기보다 태산처럼 쌓여만 가고 있는 정보, 지식, 기술을 정비하거나 기존의 방법을 다른 관점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본다. 교육과 돌봄 결핍 시대에서 교육 과잉과 소외의 시대로 변화된 현재와 미래에는 양적 교육보다 질적 교육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전교생이 동일한 교육과정보다 개인별 선택제 수업에서 자기주도성이 생기고, 놀이수업보다 놀이 시간을 주는 것이 창의성을 키우고, 일회적 꿈끼 탐색
최근 청소년들 중에는 비행이나 폭력, 학업부진, 집단따돌림 등 학교에서의 부적응 또는 공교육에 대한 반감 및 과도한 규율 등으로 학교를 그만두는 경우가 있다. 청소년들이 학교를 그만둠으로 인해 우려되는 문제는 그들이 사회적 안전망 없이 쉽게 일탈의 유혹에 빠져들어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급기야 사회에서 부적응자로 낙오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에 놓인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해 2015년 학교밖청소년지원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져서 전국 200여 개의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가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충북에서도 시·군에 1개소씩 13개의 센터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 센터에서는 검정고시를 위한 학습지원, 동아리 활동, 대학 탐방, 체육활동, 다양한 여가문화프로그램 등의 특별활동을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처음 청소년직업역량강화 사업을 시범으로 운영하여 진로와 관련된 기초교육을 진행하고, 본인이 희망하는 직업군을 선택하여 1달간 전문적인 교육을 듣고, 3개월간 인턴으로 활동하면서 스스로 원하는 진로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학업중단숙려제, 복학프로그램, 상급학교진학, 사회진출연계, 자격증 취득 등의 세부사업 등도 진
fun(펀) '재미(를 주는 것), 장난, 재미있는, 즐거운'이라는 뜻을 가진 아주 쉬운 단어이다.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필자는 이 'fun'이 인생의 모토일 만큼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우리는 삶에 있어서 수많은 순간순간을 살아간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수없이 슬프고 힘든 일들이 우리의 삶에는 존재한다. 어쩌면 기쁘고 즐거운 일들보다도 슬프고 힘든 일들이 더 많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이 'fun'이라는 단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즐거울 때는 더욱 즐거울 수 있고, 슬플 때나 힘들 때에는 위안이 되며, 지루할 때에는 이를 해소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강의에 있어서도 항상 이 'fun'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강의를 준비한다. 학생들에게 있어서 전공공부가 그저 전공이라는 이름으로 힘들고 어려운 공부가 아니라 즐거울 수도 있고, 조금은 더 쉽게 공부할 수 있으며,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른 아침에 출장갈 때, 버스나 지하철을 타보면, 사람들의 얼굴에 밝게 웃음을 띠거나 웃으며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찾아볼 수 가 없다. 오전수업에 들어가서 학생들을 볼 때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밝고 웃는 모습이 아닌 먹구름이…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