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근무하던 학교 근처에 산다. 퇴직 후 1년까지는 그 곳을 지날 때 한 번 쳐다보면서 내가 근무하던 학교구나 했었다. 2년 차에 접어 들면서 마음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었다. 오늘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순간 나는 너무 놀랐다. 과거에 집착한다는 그 자체가 병이다. 가끔 아무도 없는 빈 방에 앉아 핸드폰을 기웃거린다. 전화 한 통 없다. 기다리지 말고 내가 해 보는 게 낫겠다 싶어 전화를 걸지만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 별로 없다. 모두 무엇인가에 바쁘다. 갑자기 차오르는 분노, 상실감, 관계 파괴감 등 복잡한 생각이 머리에 들어온다. 40년 직장 생활을 했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일만 하다가 쉴 줄 모르는 바보가 된 것은 아닌지 나를 돌아본다. 나다운 나, 아내로서의 나, 엄마로서의 나, 우리 엄마의 딸로서의 나 등 내가 자리 잡아야 할 위치는 많다. 토마스 머튼은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내가 나답지 못하면 아무 것도 아닌 존재가 되면서 모순된 시간만 헛되게 보내게 된다는 것이다. 정말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필요하다. 역할에만 충실하다보면 자신의 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시인묵객들은 가을날에 유난히 걸작을 많이 남겼다. 시성 두보는 순챗국(蓴菜羹)에 관한 소회를 시로 풀었고, 다산 정약용은 '(어느) 절에서 맛본 순채나물'을 노래했다. 진나라 장한과의 일화를 바탕으로 한 순채 이야기다. 늦은 봄철에 나는 순채가 왜 가을날 애틋하게 생각되는 걸까. '순채의 가을 맛'이란 의미는 '순갱노회'란 고사에서 유래하는데 찬바람이 불어올 때 죽마고우들과 나눠먹던 순챗국, 즉 고향을 그리워하는 정(情)이 담겨 있다. 순챗국은 고려의 계관시인 이규보의 시에 처음 등장한다. 그의'동국이상국집'에는 "항상 먹던 순채는 가늘고 가벼워서 은실 같다"고 했다. 순채를 '군자의 음식'으로 비유한 목은 이색의 이야기는 순챗국에 담긴 은자들의 청빈한 삶을 은유적으로 소회한 것이다. 1548년 김인후의 '소쇄원 48영'에도 순채가 등장하는데, 연못에 돋아난 순채의 싹으로 만든 시절음식과도 같다. 율곡 이이는 '순채나물로 국맛을 내어 손님의 밥상이 향내 가득했다'고 하였고,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순채를 맛보는 것을 '신선의 취미'로 소개했다. 그가 '순나물을 좋게 여김은 그 맛이 시원한 데에 있는 것이다'라고 만들어
충북대 로스쿨의 교무행정을 책임지게 된 지 어언 한학기가 넘어서고 있다. 최근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우리 로스쿨이 도내 유일 법조양성기관으로서 그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지역학생의 입학률과 출신 변호사의 지역사회 기여도에 초점을 맞춘 비판들이 주류를 이루는 듯하다. 먼저 지역에 기반을 둔 거점 국립대학 로스쿨을 평가함에 있어 해당 지역 거주자의 진학률에 중점을 두는 것이 형평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전북, 강원, 제주, 충북은 도세와 소재 대학들의 상대적 열위성으로 인해 지역인재 영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평면비교를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우리 로스쿨 출신 법조인의 역내 점유율은 낮은 편이 아니다. 20여명의 변호사가 충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법률시장의 규모, 포화상태에 있는 법조인의 수를 고려해 보면 진입장벽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법률시장'이라는 표현 자체에는 수요공급의 조절이라는 경제학적 원리가 내재되어 있다. 도내 법률시장의 규모에 따라 점유율은 증감변동할 것이다. 지난 3월 법학전문대학원장 업무를 시작하면서 우리 로스쿨의 아퀼레스건이었던 검사 임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가을이 꽤 많이 걸어 왔나봅니다. 초록의 무리들을 온힘을 다해 봄을 밀어냈고 무성한 여름을 잘 지냈건만 자연의 시간은 어쩔 수 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세상의 많은 생명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 제 혼자 스스로 자라 싱싱한 봄 그리고 여름을 지나 이제 서야 시들어진 모습으로 눈에 들어오는 가을입니다. 가을은 설악산 단풍으로 시작하여 오대산으로 흘러 치악산을 넘어 월악산까지 왔다고 합니다. 굽이굽이 울긋불긋 오색의 파도를 일렁이며 이제 속리산을 넘어 남으로 흐르다가 바다건너 한라산에서 정점을 찍고 내장산에 돌아와 빨갛게 타오를 것입니다. 그러고 나면 가을은 한층 깊어지겠지요. 가을이 내려앉기 시작한 요즈음 숲속의 생명들도 바빠졌습니다. 가을이 가기 전에 자기의 색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투명한 햇볕과 서늘한 바람이 숨겨둔 색을 모두 찾아내면 가을은 끝나겠지요.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해살이풀들도 다음 해를 위하여 씨앗을 만들고 나무들도 떨 켜를 만들고 수분 조절을 하고 겨울눈을 만들고 모두가 바쁘기만 합니다. 숲에 깃들어 사는 곤충들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알로 또는 애벌레로 아니면 번데기로 그
최근 일과 생활의 균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정시에 출근과 퇴근을 하는 기업문화로의 변화를 위해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시차출퇴근제도를 도입한 기업에 대한 지원금 지급이다. 시차출퇴근 제도는 유연근무제도 중 하나로 주 5일 근무를 하면서 1일 8시간 주 40시간의 근무시간은 지키되,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제도인데, 이 제도를 통해 부서나 직무의 특성에 따라 출퇴근 시간대를 다양하게 정하여 근로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고용노동부에서는 이런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는 기업에 대해 일정 금액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어린 자녀를 양육 중이라면 이른 아침 여유 있게 아이들 밥 먹이고 어린이집까지 등원 시킬 수 있는 시간을 확보 할 수 있기도 하고, 콩나물 시루 같은 교통지옥 때문에 길 위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일 수도 있는 제도이다. 사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시차출퇴근제 도입으로 근퇴 관리에 더욱 손이 갈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정확한 시간동안 회사에 머물되, 회사에 머무는 한정 된 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일 하도록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직원들을
'부관참시'는 제일 끔찍한 과거지향의 형벌이었다. 죽은 사람의 시신을 꺼내 참시하는 것이다. 조선왕조는 대역죄를 지었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 이 형벌을 단행했다. 연산군은 어머니 윤씨의 사사에 연루됐다고 하여 죽은 한명회의 목을 잘라 저자거리에 효시하는 끔찍한 형벌을 시행했다. 죽은 김종직의 조의제문이 무오사화의 발단이 되자 연산군은 또 그의 시신을 꺼내 참시하라는 어명을 내렸다. 한국처럼 과거에 매달려 살아온 역사를 가진 나라도 없을 것 같다. 미래를 여는데 열정을 쏟아야 함에도 과거의 틀에 항상 갇혀 일어설 시기를 잃어왔다. 조선의 과거 지향은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에서도 엿 볼 수 있다. 응시자들은 시험지 상단에 아버지부터 5대조 까지 이름을 적어야 했다. 행여 선조가운데 문제가 있으면 급제의 영예를 차지하지 못했다. 아무리 훌륭한 성적을 얻었어도 낙방되었다. 당쟁 승리자들은 자당의 자제에게만 급제의 영광을 주고 몰락한 당의 후예들이 출사하는 것을 막았다. 많은 인재들이 한을 품고 낙향하거나 울분을 참지 못하고 죽었다. 사회개혁을 부르짖었던 허균은 소외 된 인재들과 교우하며 개혁의 선봉에 서려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다. 과거 지향의 낡은 틀을
출근길 가을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따사롭다. 산성터널을 지나 낭성에서 미원으로 이어지는 산성로를 오갈 때면 차창으로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흥얼거린다. 어느 날 뉴스 채널을 눌렀는데 강원도 양양의 모 펜션에서 젊은이들 4명이 동반자살을 했다는 보도다. 경기도와 충북의 모 펜션에서 집단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매스컴을 통해 들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젊은 청춘들이 또 세상을 등졌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나는 그런 뉴스를 접하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멘붕' 상태가 된다. 질병, 사고사도 그렇지만 살아갈 날이 많은 젊은 청춘들이 세상과 이별을 고하였다는 소식엔 더욱 마음이 아프다. 혼자 죽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으면 인터넷에서 함께 죽을 사람을 구했을까. 그들을 알지 못하는 나도 마음이 아픈데 그들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받는 마음의 상처는 얼마나 클지 생각해 본다. 2017년 9월 21일 통계청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의 연간 고의적 자해(자살자)는 1만 3천92명이며 하루 평균 35.8명이고 인구 10만 명당은 25.6명이다. 여기서 10~30대 사망 원인 1위는 질병이나 교통사고가 아니라…
목마와 숙녀를 읊조리고, '별이 빛나던 밤에'를 밤새워 애청하던 스무 살 가을, 바다가 태양을 삼키듯이, 낙조처럼 찬란하게, 그윽하게, 그는 나를 찾아와 내 마음에 별로 자리를 잡았다. 어느 날, 낯모르는 군인으로부터 분홍꽃봉투가 날아왔다. 정갈한 필체로 쓴 편지를 외울 정도로 읽고 읽었다. 그는 서울에 있는 K대학을 졸업한 후 늦깎이로 입대를 했다 했고, 제대를 일 년 앞둔 육군병장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미지의 사람이지만 마음을 나누고 싶다면서 답장을 기다리겠다는 내용이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을까. 나는 얼굴도 모르는 그에게 편지를 썼다. 여자가 겁 없이 편지를 보내서 가벼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쩌나, 나쁜 사람은 아닐까. 하는 염려가, 여울지는 시냇물이었다면 미지의 사람과 펜팔교제를 하고 싶다는 호기심은 밀려오는 바닷물처럼 감정을 휩쓸어 버렸다. 어느 날 "선생님 편지 왔어요!" 집배원이 주는 편지를 유치원 꼬마들이 받아 가지고 왔을 때 심장이 터지는 것 같았다. 공연히 아이들에게 부끄러워 구석으로 가서 편지를 뜯었다. 첫 편지의 내용은, 본인의 편지를 반송시키지 않고 답장해준 것이 고맙다고 했다. 유려한 문체와 약간 흘림의 정자로 쓴 또
하늘이 깊다. 가을이 저 혼자 흔들리며 운다. 참 쓸쓸하고 외로워서 좋다. 이럴 때면 더 외로워지기 위해 멀리 노을이 지는 바다를 보며 괜한 상념에 잡히기도 하고, 소식 없던 친구에게 전화 한통화하며 기억을 더듬어 보기도 한다. 창가에 기대어 새벽이 되도록 칼칼한 바람소리를 들으며 혼자 술 마시는 것도 좋고, 젊은 시절 붙잡아둘 수 없었던 따뜻한 손길을 그리워하는 것도 너무 좋다. 가을은 망설임 없이 나에게 들어온다. 저녁안개가 흐른다. 낮게 깔린 희뿌연 안개 숲을 지나다 보면 위태로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살다보면 이렇게 난감할 때가 많다. 아무도 손 내밀어주지 않는 컴컴한 길을 헛발디디며 지금껏 용케 살아왔다. 돌아보면 이렇게 세상을 더듬거리며 살아왔다. 무엇을 어떡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할 때가 많았다. 비상등조차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위험천만하게 살아왔다. 그렇게 사는 것이 열심히 사는 것이라 생각했다. 저 혼자 가을 중 싸대듯 위태롭게 살아왔다. 살며 무슨 욕심이 그리 많았던지 악다구니로 살아왔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붙잡으며 허영에 가득 찬 세상을 살아왔다. 남들보다 먼저 가야했고 내가 우선인 것들을 위해 살아왔다. 그러다보니 실수투성
지난 추석에 '의사 없어요. 수술 못 받고 3시간 헤매…. 응급의료 구멍'이란 제목의 기사가 포털을 달구었다. 어느 시에서 깨진 유리에 오른손 인대와 신경을 다친 환자가 2곳의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손가락의 신경과 혈관을 잇는 미세접합수술을 할 의사가 없어서 옆 도시로 이송되어 수술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정형외과 의사에서도 일부만 할 수 있는 수술이라 24시간 당직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그 다음부터 기사의 말과 보건복지부 공무원의 인터뷰가 오늘의 백미다. 기자는 '현행 응급의료센터에 10개 과목 전문의가 휴일과 야간에 근무하도록 규정하지만, 안과나 미세접합 수술 등 일부 전문 분야는 필수 근무에서 빠져 수술을 받기 어렵다'고 하였고,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어떻게든 병원을 조이면서 일을 해라 하는데….'라고 하였다. 요즘 주당 노동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인다고 한다. 주 40시간 노동을 하여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아야한다고 정부는 홍보를 한다. 그런데 대학병원의 전공의는 하루 24시간 일주일 168시간 중에 120시간 가까이 일을 하고있다. 그나마 전공의 특별법이 만들어져, 전공의가 주당 80시간을 초과하여 근무
강력사건이 발생하면 범죄자가 누구인지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에만 관심이 쏟아지고, 정작 범죄 피해자는 어떤 지원과 도움을 받고 사건 이후 정상적인 사회복귀가 되었는지 등 피해자의 고충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범죄피해자보호법'이 제정되면서 범죄로 인해 생명과 신체 피해를 입은 사람과 그 가족에 대한 구조(救助)가 본격화 되었다. 경찰도 지난 2015년을 '범죄피해자보호 원년'으로 선포하고 피해자 인권보호와 범죄피해 회복을 위해 범죄피해자 전담 체계 마련 및 기반 조성을 위해 각 경찰서별 청문감사실에 피해자 전담경찰관을 배치해 피해자 보호에 노력하고 있다. 강력사건,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및 아동학대와 심지어 교통사고 피해자까지 폭넓게 보장해 주는 '범죄피해자보호제도'라는 법안이 마련되어 있다. 이 제도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연계되어 범죄피해자는 물론 그 가족에게도 생계비, 의료비 등의 금전적 지원, 법률적 지원, 사후 모니터링 등 다양한 피해회복을 해주고 있다. 경찰에서도 가해자로부터 2차 보복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위치추적장치(스마트워치) 보급을 포함한 '신변보호제도' 및 '피해자임시숙소' 제공을 비롯해 심야
기나긴 추석 연휴 동안에 딱히 하릴없을 땐 텔레비전과 벗하기 마련이다. 추석명절을 기해 우리 고유의 씨름대회가 연일 성황을 이루었다. 채널을 돌리다 보니 '2017청주직지월드컵당구대회'를 중계하고 있었다. 필자는 군에서 마침 당구장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친구 덕에 조금 쳐본 적이 있다. 해서 당구대회 중계에 잠시나마 심취돼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무슨 대회든 자연 우리선수가 이기고 있을 때 관람할 기분이 더 커진다. 이번 '청주직지세계당구대회'에서는 김행직 우리 선수가 우승했다. 대담을 하는 아나운서의 말에 의하면 김행직 선수는 세계대회에 연이어 두 번째 우승이라고 축하하며 우승 소감과 오늘의 영광을 전하는 인사를 당부했다. 김행직 선수는 아직 젊어보였다. 30세 전후로 보인다. 그는 우승소감으로 주변에서 그간 성원해 준분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고마움의 인사를 전했는데 어림잡아 15~20명은 충분했다. 김행직 선수의 기량은 출중했다. 당구에서 3쿠션치기란 필자도 경험해 본바 상당한 기량을 지녀야 가능하다.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이 겨루는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는 건, 그의 숨은 노력의 결과라고 단언한다. 따라서 그를 지켜본 주변의 지인들이
문의면 소재지는 문의면 미천리(米川里)에 있다. '미천(米川)'이란 '쌀을 가꾸는 논에 물을 공급하는 내'를 의미하는 말이므로 참으로 좋은 의미이지만 행정구역 단위인 '리(里)'가 붙어 미천리(米川里)가 되매 발음할 때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 의미를 연상하게 된다. 그러나 소금 장수에서 일약 고구려 제15대 왕이 된 미천왕(美川王)은 왕이 된 후 낙랑을 점령하고 요동에 진출해 동북아의 강대국이 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훌륭한 왕이었으며 사후에 '미천왕'이라 부르게 된 것을 보면 '미천'이라는 말이 옛날에는 정말로 좋은 의미의 말로 쓰였음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좋은 의미를 되찾기 위해서도 미천리라는 지명이 어떤 의미에서 연유되어 어떤 변화를 거쳐 이렇게 부르게 되었는지를 밝혀보고자 한다. 미천리(米川里)는 본래 문의군(文義郡) 읍내면(邑內面)의 지역으로서 뒷산의 절에 중이 천여 명이 있어서 조석으로 쌀을 씻는 뜨물이 내를 덮었으므로 새미실, 또는 미천(米川)이라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신대리(新垈里)와 덕은리(德隱里)를 병합하여 미천리라 해서 청주군 양성면에 편입되었다가 1930년에 다시 문의면에 편
일본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다께의 저서 '미움받을 용기'는 알프레도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을 알기 쉽게 대화형식으로 풀어 준다. 중, 고등학교 시절 이래로 심리학하면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세계가 자리 잡아 트라우마가 좌우하는 원인론에 사로잡혀 불행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고정되었다. 이 책은 이러한 사고로부터 벗어나, 과거의 트라우마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자신의 복잡한 문제를 합리화하려는 아주 '저렴한 사고'일 뿐이며 결코 갇혀 살아 갈 이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일깨워 준다. 즉 인생은 자기 자신의 개척의 산물이지, 과거 트라우마의 결과물이 아닌 것이다. 지금, 현재의 순간에 내게 주어진 '인생의 과제'에 춤추듯 즐겁게 몰두해야 한다. 그래야 '내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고 행복을 바꾸어 나가는 수많은 방법 중에 하나를, 나는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사람으로부터 간접 경험을 얻는 걸 선택했다. 그리고 그것을 누구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전할까 고민하다 강연 주관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행복이라는 가슴 벅찬 주제를 사명(社命)으로 삼고 강연 주관을 시작한 지 1년이 흐른 지금 기억에 남는…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이 이색 사업을 시작했다. 이름하여 '28청춘 서포터즈'. 언뜻 젊은이들을 위한 단체인가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28청춘 서포터즈는 만 60세 이상의 노인층으로 구성된 문화 알림 모임이다. 김호일 사무총장의 아이디어로 재단이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이라고 한다.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많은 60세 이상 청주 거주 노인 19명이 참여했다. 지난달 엄격한 서류 심사를 통해 선발됐다. 교장, 언론인, 사업가, 강사 등 다양한 전직 출신들이 모였다. 이들은 앞으로 3개월간 청주에서 열리는 각종 문화 예술 행사를 블로그나 SNS에 올려 홍보하는 일을 맡게 된다. 지난 10일 열린 발대식에서 김호일 사무총장은 "청주의 문화 예술 정보를 다양하게 알리기 위해 28청춘 서포터즈가 탄생하게 됐다"며 "현대 사회는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문화도시에서 관광도시로 발전하는데, 청주는 문화도시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주를 국제 문화도시로 발전시키면 자연히 관광도시로 발전하게 되며, 국제 문화도시가 되면 시 위상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올해 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 소년단'을 창단했고 이번에 60세 이상의
뜨거운 감자인 피해자보호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범죄 피해자보호는 헌법과 법률에 의해 보호되고 있으며, 범죄피해 후 피해자가 인생의 방향을 결정지을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한 것이다. 범죄피해자는 범죄피해 발생 후 여러 반응과 문제점을 겪을 수 있는데, 대표적인 심적 반응으로는 감정의 마비, 피해 당시의 공포 상기, 피해에 대한 수치심, 무력감, 자기 자신 비하 등이 있고, 심적 문제로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트라우마(Trauma), 우울증 등을 겪을 수 있다. 극단적으로는 자살을 결심하는 피해자도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경찰청은 효과적인 정책시행과 노력을 하고 있는데, 첫 째, 경찰청은 2017년 5월 '트라우마 척도(Victim Trauma Scale·VTS)'를 개발해 전국 경찰서에 배포하였고, 2017년 9월 7일 충북지방경찰청 진천경찰서는 VTS 모바일 검사지를 개발하여 피해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 할 수 있게 하였고, 개인정보유출의 위험성도 방지하였다. 둘 째, 피해자 심리전문요원(CARE)의 지원제도와 피해자 전담경찰관 제도가 있다. 피해자 심리전문요원과 피해자 전담경찰관은 관련 자격증 소지와
그는 동해바다 속초, 삼포에 있었다. 그녀는 남해 땅 끝 해남의 바닷가에 서있었다. 불과 얼마 전, 그는 사방이 탁 트인 필리핀 어느 식당에서 입안에 소주를 털어 넣으며 '살라미스 해전'을 읽었다. 연휴가 시작되는 날, 그는 예술의 전당에 실내악 연주를 들으러 갔고,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듯 러시아 작곡가의 음악을 전율하며 들었다. 피아노에서 바이올린과 첼로로 흐르는 음들의 긴장감을 연주 내내 품은 채, 하얀 자작나무 숲에 눈이 내리고, 눈썰매가 바람처럼 지나가는 풍경을 머릿속으로 그려갔다. 그리고는 중국 대화가의 새우, 게, 생쥐, 병아리, 호박, 나팔꽃 등의 그림을 보고난 후 삶이 가끔씩은 터무니없이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대학선생인 그녀는 세미나 발표에 지친 학생들에게 아이스크림을 90개나 나눠주면서, 공부하는 젊은이들이 예쁘고 귀엽고 대견하고 사랑스럽다고 연신 말했다. 틈틈이 그림을 그리는 그녀는 버킷리스트중 하나를 완수하기 위해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후 자그마한 커피가게를 열었으며, 수십 가지 이국의 음식을 거뜬하게 요리하기도 했다. 스스로 1인 N역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던 그녀가 아름다운 여주인공이 나오는 세편의 영화를 보고
난세는 영웅을 낳는다고 했다. 우리에게 난세는 외세의 침략을 받는 것이었다. 우린 얼마나 많은 침략을 받았을까· 무려 90여 회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하는 기록도 있다. 그때마다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은 물리치고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 을지문덕, 강감찬. 최영, 이순신 같은 장군들이 다 국난을 극복한 영웅들이다. 이상한 건 병자호란만은 영웅이 없다는 사실이다. 어떤 전쟁이든 끈질긴 저항 끝에 적을 물리칠 수 있었지만 병자호란만은 왕이 무릎을 꿇고 항복한 전쟁이었다. 그만큼 굴욕적이었다는 것은 그 정도로 외침이 폭악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연히 굴욕을 참고 국난을 극복한 주인공이 있었을 것이고, 마땅히 영웅으로 대접 받아야 할 것이다. 굳이 병자호란의 영웅을 들라면 척화를 주장한 김상헌과 임경업 장군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불행이 임경업 장군은 청과 단 한 번도 전투를 하지 못한 장수다. 청군은 임경업이 지키는 백마산성을 피해 서울로 진격했기 때문이다. 김상헌의 의기는 아직도 찌렁찌렁 울리는 듯하지만 죽어가는 백성을 살리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병자호란의 진정한 영웅은 누구일까. 당연히 최명길일 것이다. 만고역적이란 누명을 쓸 줄 알면서도 화
문득, 문화계의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하고, 리스트에 오른 개인과 단체의 정부지원금을 부당하게 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변호인인 남편 박성엽 변호사가 생각나는군요. 정확히 그들이 보였다는 법정에서의 눈물이 생각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던 결심 공판에서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은 최후 진술 도중 울먹이며 말했다지요. "탄핵 당한 정부에서 주요 직책을 거친 한 사람으로서 정치적 책임은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가 블랙리스트 주범이라며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특검 측의 주장은 참기 힘들다." 필자는 남편인 박성엽 변호사의 변론이 두고두고 뇌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답니다. "변호사 생활 30여 년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형사 법정에 한 번도 서 본 적이 없다. 미숙한 모습을 많이 보였지만 오히려 잘 설명해 주시는 등 이해해 준 재판부에게 감사드린다. 조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 주범이라는 신문 보도가 나온 이후 하루하루 안타까움에 시달렸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한 적이 없다'라고 외치는 것뿐이었다. 특검 조사를 받고 보니 정말 많은 오해가 쌓였구나 생각했다. 결국 구속영장이 청구됐
충주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원문화는 우리의 오감을 자극해줄 문화예술의 프레임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그 중심엔 우륵문화제가 있다. 전국 6대 문화제 중의 하나인 우륵문화제는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중원문화의 중심지, 문화와 예술의 혼이 살아 숨 쉬는 예향의 도시 충주에서 중원문화 전통의 계승 및 발전을 위해 매년 가을에 열리고 있다. 올해로 47회째를 맞는 우륵문화제는 오는 2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4일까지 관아골, 성서동 일대와 충주천 등에서 축제의 장을 펼친다.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미래를 지향하는 우륵문화제의 슬로건은 '문화가 흐른多! 중원이 신나多!'이다. 많을 다(多)를 통해 축제의 기대감과 발랄함 그리고 웅장함을 표현했다. 문화·예술적 가치를 표현하고 있는 수많은 문화행사와 경연대회, 체험행사 등을 통해 충주(중원)의 다양성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문화제로 기획했다. 특히, 올해는 제98회 전국체전(20~27일)과 우륵문화제가 함께 하기에 그 어느 해보다도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크고 작은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이 진행돼, 축제의 장을 찾는 이들 또한 '多'로 인해 즐겁고 행복한 동행에 함께 할 수 있을 것이
어린 아이 몇 명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무엇일까를 놓고 이야기를 하다가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어떤 사람은 배고픔이라고 했고, 어떤 사람은 세월이라고 했던 것 같다. 내 기억으로는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본 것 같으니 50년 가까이 지난 일인데도 어느 노인이 망각이 가장 무서운 것이라고 한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아마도 망각이란 말속에 들어있는 의미를 잘 모를 때라 왜 무서운지 너무 궁금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난 그 노인이 왜 망각이 가장 무서웠다고 했는지를 오랫동안 이해하지 못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인간은 누구나 망각과 함께 살아간다. 한편으론 새로운 기억들을 끊임없이 만들어가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자연스럽게 잊히기 때문이다. 때에 따라서는 망각이 필요할 때도 있다. 누구에게나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이 있고, 기억하는 것이 더 고통스럽거나 좌절을 부를 때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때는 아픈 상처와 기억을 잊지 않고 극복하려는 투지가 새 삶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을 툭툭 털어내 잊고 새로 출발하려는 의지도 그럴 수 있으니 망각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때문에 망각은 상실이자 새로움이기도 하다. 시대에 따라 가치관이
추석날이면 인천과 수원에 사는 딸과 사위들이 손자들과 함께 찾아온다. 가뭄이 극심했을 때 물을 주어가며 고구마 싹을 심으면서 '가을에 고구마를 제대로 수확할 수 있을까'라며 지켜봤는데 파란 고구마 싹이 밭을 덮은 것이 대견해보였다. 혼자서 고구마 캘 일이 걱정이었는데 가족이 모두 모였을 때 고구마 캐기 체험학습을 하자고 하였다. 아이들은 저녁부터 고구마 언제 캐러 가느냐고 물으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명절에 가족이 모이면 사람 사는 집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년 추석날 저녁에는 우리 집에 온가족이 모여서 저녁을 먹는다. 증손자들의 재롱을 보며 파안대소 하시는 구순의 노모의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조카 딸 정아의 세 살짜리 '예서'의 춤과 재롱을 보며 모두 박장대소하였다. 모처럼 모이면 12시를 넘겨서 잠자리에 든다. 늦잠을 자고나서 10시가 되어 작업복차림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고구마 밭으로 향했다. 올해 농사도 고구마를 캐면 들깨만 밭에 남는다. 토마토, 가지, 고추, 오이, 참깨는 이미 수확이 끝났다. 밭에 들어서니 옆집도 온가족이 모여서 고구마를 캐고 있었다. 나는 낫으로 고구마 싹을 베고 멀칭비닐을 걷었다. 손자들은 모종삽을 들고 고구마…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이 최초로 보고를 받은 시점을 의도적으로 30분 늦게 사후 조작한 정황이 담긴 보고서 파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고 이후 청와대가 국가 위기관리 컨트롤타워를 청와대에서 안전행정부로 바꾸는 등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불법으로 변경한 자료도 발견했다고 공표했다. '문재인호'가 닻을 올리고 출항, 엔진속도를 올릴수록 적폐와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고인물은 반드시 썩고, 독식하는 정치는 부패한다는 정치논리를 그대로 세월호가 증명해 주고 있다. 그렇기에 정권은 물 흐르듯 바뀌어야 한다. 세월호 사고 동안 사라진 '박근혜 7시간'도 하루빨리 규명돼야 한다. 그렇다면 이제 세월호 민심은 누가 수습해야 할까. 결자해지(結者解之)다. 공은 다시 해경이다. 대한민국은 해양국가다. 북한과 대치해 절벽이나 다름없는 휴전선을 제외하고 삼면이 바다다. 청해진을 설치해 당을 비롯해 신라, 일본을 잇는 해상무역을 주도한 장보고. '동양의 해군사령관'으로 평가받는 이순신 장군을 보더라도 대한민국은 해양강국이었음이 분명하다. 선조의 DNA를 물려받은 해경. 1953년 창설돼 해양안전, 주권수호, 조난구조, 오
알파고의 충격이 대한민국을 휩쓴 지 1년 반이 지났다. 인공지능의 드라마틱한 등장에 인류는 큰 충격을 받았고, 때마침 세계경제포럼에서 등장한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이슈는 대선기간을 거치며 우리나라에서 주요 정책 의제로 다뤄졌다. 하지만, 2025년에는 로봇 약사가 등장하고, 머지않아 3D프린터로 인간의 장기를 생산해낼 것이라는 식의 기술측면에서의 접근은, 우리로 하여금 중요한 것을 간과하게 만든다. 바로, '연결'과 '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 혁명이 우리의 정치·사회 지형을 이미 변화시키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촛불집회를 보자. 참가자들은 사이버상에서 직접 의제를 제시하고 담론을 형성하며, 집회현장을 생중계한다. 10여 년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 일들이다. 하지만, 2017년의 대한민국은 스마트폰 보급률 세계 1위, 세계 최정상급의 인터넷 환경을 자랑한다. 국민의 85%가 SNS 등을 통해 거대한 신경망을 공유하며, 개인은 세계와 광범위하게 '연결'된 존재가 되었다. 인터넷 초창기 친목도모에 머물던 '연결'의 의미는 '아이스버킷챌린지'를 거쳐, 마침내 '촛불집회'로 확장되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 이후에 진행된 논의들이다. 촛불집회 이후,
불현 듯 긴장을 깨고 들려오는 차분한 멜로디. 나름 조율이 끝나고 반주와 함께 연주가 시작되는데 듣기가 어째 거북하다. 얼마 후 연주자가 음향기기 옆으로 가서 뭔가 귀띔을 하고 있다. 갑자기 장내가 술렁거렸으나 곧 이어 새로운 반주와 함께 울려 퍼지는 장중한 클라리넷 소리. 모모라 하는 가수의 연주는 수준급이었는데 참으로 아찔한 순간이었다. 연주자가 원했던 악보가 아닌 엉뚱한 반주가 나온 것 같다. 아마추어도 아닌 프로 가수다. 잘못 와전이 되면 실력을 의심하게 될 만치 심각한 사태로 번질 수 있다. 특별히 오프닝 쇼로 색소폰을 연주했던 몇 몇 사람은 가수가 어찌 저런 실수를 하느냐고 대뜸 비난이다. 그럴 때는 보통 연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악기를 다룰 줄 안답시고 얼핏 속단했는지 모르겠다. 절대 음감이 있을 경우 반주와 상관없이 즉흥적으로 맞춰서 연주가 가능하다. 가령 교회에서 예배를 볼 경우 반주자가 오기 전에 찬미를 시작할 때가 있고 뒤늦게 와서도 무난히 반주를 하곤 했으나 연주자로서는 평소 익혀 온 멜로디가 만만한 법이다. 상식적으로는 가당치 않은 일이었으되 사설 요양원에서 개최한 소규모 음악회다. 조촐한 행사에 안면이 있는 가수를 청한…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