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을에 빵을 만들어 파는 빵장수와 그 빵집에 버터를 공급하는 가난한 농부가 살았다. 어느 날 빵장수는 농부가 가져온 버터가 정량보다 조금 모자라는 것을 알고 화가 나서 농부를 고발하였다. 마침내 재판이 열렸고,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농부는 저울이 없어 빵장수가 만들어 놓은 1파운드짜리 빵의 무게에 맞추어 버터를 잘라 납품했던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버터의 함량이 미달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빵장수가 이익을 더 남기기 위해 1파운드짜리 빵의 중량을 줄였음에도 농부를 비난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내 눈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티끌을 탓한 전형적인 것이다. 검사로 오랫동안 재직하면서 처신하기 어려운 일중에 하나가 주변사람들로부터 자신이 고소하였거나 고소당한 사건에 대해 수사가 부당하게 진행된다거나 억울하게 당하고 있으니 담당 검사에게 잘 이야기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처리하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의 부탁은 근거가 없거나 담당검사에게 부탁할 이유가 없는 사건들이고, 극히 일부만이 정확한 사건처리나 실체파악을 위해 전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사회 정서상 안면몰수 싹둑 거절하기도 어렵고, 되지도 않는 내용을…
특정전문지식을 섭렵한 전문가는 사회의 부러움과 존경을 받았다. 전문가에 대한 부러움에는 남이 접근할 수 없는 전문지식 영역을 가지고 있고 그로인해 재산증식도 수월해서이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에서 수많은 사람들은 과학이 발전이 되었지만, 컴퓨터는 아직 사람이 전해준 프로그램 수준을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 믿었다. 그렇게 시작된 이세돌기사와 알파고의 바둑대결은 이세돌기사의 승리가 당연한 듯 예측했지만, 바둑게임이 종료되었을 때 알파고에게 한판이라도 이긴 이세돌을 인류의 희망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특정전문지식이 몇몇에 의해 이끌어지는 것이 아니며 새롭고 공유가 가능한 세상으로 바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했다. 단순 전문지식처럼 대입하는 것에 일정한 답이 제공되는 것이 아닌 종합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문화인데 이 문화는 한 가지 해석으로 하려해도 결과가 다양하게 나온다. 해석하는 사람의 관점에 의해서 그렇기도 하고 시대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욕구의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20대에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변호사, 정치인, 더 나아가 문화에 대한 본인의 소신을 책으로 집필하였고 이 후 장관으로 국가의 문화체육업
찻집에 들어섰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안온한 온기, 천천히 흐르는 오래된 음악이 언 몸을 데운다. 눈이 내린다. 눈은 바람 한 점 기웃거릴 틈도 없이 내린다. 커다란 가마솥아궁이에 장작불이 훨훨 타는, 벽에 걸린 사진으로 시선이 갔다. 추억의 장작불이 그리움을 부른다. 스러지는 장작불을 아궁이에서 돋우시던 아버지 모습이 사진위로 투영된다. 커피 향처럼 번지는 진한 그리움 따라 기억 저편으로 들어갔다. '와그르르….' '워리~쫓쫓쫓….' '딸랑딸랑~~' 익숙한 소리들이 흔들흔들 도는 LP판 속으로 끼어든다. 아버지는 처마 밑에 쌓아두신 마른 장작개비를 한 아름 안아다 '와그르르…' 아궁에 앞에 쏟곤 하셨다. 그리고 불을 지피시기 전에 '워리~쫓쫓쫓….' 하고 온기를 찾아 아궁이 깊숙이 들어간 강아지를 불러내시면 부름에 화답하는 듯 '딸랑딸랑~~' 하고 방울소리를 내며 나오곤 했다. 어떤 날은 고몰 개에 끌려 나오기도 했는데, 그런 날에는 하얀 워리 털이 잿빛으로 염색을 하고 기어 나왔다. 탁, 탁, 성냥개비를 성냥골에 긋는 소리, 생명을 지피는 소리다. 나에게 생명을 주시고 나를 이 세상에 있게 한 아버지가 아침저녁으로 구들장을 달구어 생명 같은 온
2017년 한해 국민이 기억하는 가장 큰 사건은 무엇일까? 아마도 촛불혁명과 국정농단, 조기 대선이 아닐까 싶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서는 해마다 올해의 10대 시민운동을 선정 발표해 왔다. 예상했던 대로 1위는 '헌법유린·국정농단 박근혜 정권 퇴진 및 적폐청산 운동'이 차지했다. 돌이켜보면 그 시작은 박근혜 정권이 출범하면서부터였다. 2012년 대선기간에 국정원 사이버 댓글 사건이 알려지고 그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충북에서도 성안길 입구에서 매주 금요일 촛불집회를 진행해 왔다. 추운겨울, 찬 바닥에 앉아 주동자 처벌과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며 한겨울을 보냈다. 그때만 해도 시민의 반응은 냉랭했다. 그렇게 일 년을 보내고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해 진실규명과 세월호 인양을 요구하는 집회를 또 그곳에서 가졌다. 그렇게 일 년을 보냈다. 그리고 2016년 10월 24일 JTBC에서 태블릿 PC가 공개되면서 국정농단이 수면이 떠올랐다. 그전과 마찬가지로 성안길 입구에 모여 촛불집회를 가졌다. 주된 구호는 '박근혜 대통령 사과와 진실 규명'이었다. 가끔 누군가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혹은 하야'를 외치면 옆에 있던 사람이 너무 앞서간다고 제
언덕과 개울 사이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온 마을 제천이 너무나 커다란 슬픔에 잠겼다. 한 사람만 건너면 모두가 지인이 되는 작은 도시가 감당하기 힘든 참사를 겪고 서로를 위로하며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며 침잠의 무술년을 맞고 있다. 모두의 슬픔이고 모두의 고통이다. 선사시대부터 이어져온 삶의 습성대로 마주치는 누구나 서로의 눈빛을 통해 마음을 위로하고 슬픔과 고통을 나누고 있다. 이제 10개월을 지낸 제천행복교육지구를 크게 한번 돌아보는 한편, 온 마을의 아픔을 어떻게 치유할지 고민하게 되는 지점이다. 개인의 참사가 지역의 참사이고 지역의 상처가 개인의 상처가 되는 마을공동체가 아직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이번 화재참사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제천행복교육지구에서 운영 중인 심리교실의 프로그램으로 상처받은 마을과 아이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과정을 조심스럽게 제안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난 3월 첫 출발한 제천행복교육지구는 이렇듯 지역의 현안을 시의에 맞게 프로그램화 할 수 있는 실천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다. 행복교육지구 사업은 민·관·학 거버넌스를 기본으로 해 온 마을이 참여하고 협력해 행
옛날 애꾸눈 임금이 살았습니다. 그는 죽기 전에 멋진 초상화를 후손에게 남겨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국의 이름난 화가들을 초청해 자신의 모습을 그리게 했죠. 한 화가는 임금께 잘 보이려는 마음으로 애꾸눈 대신 두 눈을 모두 그려 넣었고, 성품이 우직한 어떤 화가는 애꾸눈 왕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려 임금께 올렸지요. 이윽고 두 그림을 살펴보던 임금은 갑자기 화를 내며 그림들을 모두 던져버렸어요. 임금은 두 눈을 모두 그린 그림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 아닌 거짓된 그림이라며 호통을 쳤고, 애꾸눈을 그대로 그린 초상화는 평생 마음속의 상처였던 모습이었던지라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니 속상해서 내쳤던 것이죠. 한참 동안 화를 안으로 삭이던 임금은 한 폭의 그림을 가슴에 안고 다가오는 한 화가를 발견했어요. 그가 조심스럽게 내민 그림을 펼쳐본 순간, 임금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했죠. 애꾸눈 반대편, 성한 눈의 옆모습을 그려낸 초상화였던 거죠. 애써 감추지 않았지만, 그 또한 자신의 진실한 모습이었으니까요. '삶과 죽음은 여일(如一)하니…' 지난 2009년 부엉이바위에서 생을 마감한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유언 중 유독 가슴을 두드렸던 한 구절입니다. 삶
흔하게 볼 수 있는 구인정보 문구다. 매력적인 강점은 한 번도 밀려본 적 없는 월급이고, 가장 큰 장점은 '가족 같은 분위기'란다.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가족처럼 따듯한 환경일 것이라는 또 다른 표현일 것임을 우리는 안다. 그런데 진짜 일을 시작하면 정말 가족이 되는 경험을 한다. 밥값 못한다며 마땅찮은 시선으로 흘겨보던 부모님의 시선을 사장에게서 느낀다. 그 뿐이랴. 용기내서 어렵게 용돈을 달라치면 "어디에 쓸거냐, 공부도 안하면서 돈 쓸 시간은 있더냐"하며 잔소리하던 가족처럼 알바생이 월급 얘기를 용기내서 하게 한다. 내 배 부르면 종의 밥 짓지 말라던 옛 속담이 괜한 말이 아니라며 하소연하던 후배의 알바에 대한 소회를 듣다보니 짠한 생각이 든다. 불행이라면 불행일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은데 말이다. 밥벌이 하는 사람에게는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어렵게 얻은 일자리를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눈알을 부릅뜨고 새벽같이 일어나 밥벌이를 하러 간다. 그야말로 '밥' 때문에 '벌'을 받는 심정일 것이다. 생존을 위한 '벌' 이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밥을 먹는 것은 지당하며, 밥벌이를 위해 직업을 갖는
작년 여름, 관심 있는 작가가 라디오 프로그램 DJ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당장 그날부터 듣기 시작한 프로그램이 MBC의 '라디오 디톡스 백영옥입니다'이다. 새벽 2시에 시작하다보니 아침형 인간인 나로서는 도저히 '본방사수'가 어려워 팟캐스트로 챙겨듣고 있다. 작년 한 해 주요 관심이슈 중 하나가 'MBC 파업'이었는데, 부끄럽지만 그 이유 역시 파업으로 제작이 중단된 이 프로그램의 조속한 재개를 위함이었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눈이 아니라 귀로 들을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힐링 중독' 끊을 수 없게 되었다. 바로 '딥톡스(deep talks)'라는 코너 때문이다. 게시판을 통해 접수된 청취자의 고민을 하루에 하나씩 소개하고 상담하는 시간으로, 여느 라디오 프로그램처럼 연애 관련 고민부터 모녀 또는 고부간의 갈등 같은 가족관계, 상대를 잘 위로하는 방법 같은 인간관계, 사토리세대(1980년대 후반 이후에 태어난 10~20대 중반의 사람들로, 돈이나 출세에 관심이 없는 세대)나 꿈과 현실 간의 갈등 등 진로상담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오래된 친구와 멀어지는 방법,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삼촌팬, 사랑에 빠진 아홉 살 아들을 둔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올 해의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본다. 왜냐하면 속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방향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열심히 달린다 해도 방향이 잘못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거나 바로 잡으려 해도 다른 이들보다 뒤처지게 마련이다. 우리는 조급함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접하고 있다. 수많은 사건, 사고는 모두 다 조급함이 원인이다. 그 결과가 때로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고 범죄자를 양산하며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가슴을 아프게 한다. 연말연시 종교계의 가장 큰 이슈는 종교인 과세문제다. 이전까지는 종교인에게 과세할 것인가· 말 것인가· 에 논의가 집중되어 있었다면, 최근에는 소위 '무제한 비과세'와 '세무조사 제한'문제에 방점이 찍혀있는 형국이다. '무제한 비과세'는 종교 활동비와 같은 급여가 아닌 업무추진비 성격의 비용에 대한 과세면제를, '세무조사 제한'은 해당 종교단체 운영비(종교인의 급여가 대상이 아님)가 적절하게 집행되고 있는가· 에 대한 세무조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무제한 비과세의 철폐'와 운영비에 대한 '세무조사'가 종교활동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침범할
지방세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수요에 충당하기 위해 관할구역 안의 주민, 재산, 수익, 기타 특정행위에 대해 반대급부 없이 강제적으로 징수해 시민 편익과 복지 증진을 위해 쓰는 세금이다. 이러한 지방세는 시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에 쓰는 재원으로, 성실히 납부해야 하는데도 지방세를 제때에 납부하지 않고 체납된 상태로 있으면서 여러 차례 납부독촉에도 불구하고 계속 납부하지 않고 있는 일부 고질·상습 체납자들이 있다. 지난 2016년 청주시의 경우 지방세 징수율은 94.2%로 다소나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어 시민들의 납세의식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475억 원이라는 체납액이 남아 있어 체납액 징수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체납자들은 우리 청주시의 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성실 납세자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 조성과 조세 형평성 결여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방세를 납기 내 납부하지 않으면 체납된 세액의 3%의 가산금을 붙여 독촉장을 발송하고, 독촉장을 받고도 기한 내 납부하지 않은 경우에는 강제집행인 체납처분 절차에 들어간다. 체납처분이란 체납자의 재산을 압류하고 공매처분에 의해…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를 보면서 의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잖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의 정체성마저 흔들리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일이 적폐청산인데, 그것은 대부분 국정원, 사이버사령부, 기무사처럼 북한과 싸우는 기관이었다. 적폐청산이 안보위기에 대북기관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설마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그런 일을 하겠느냐고 자문해 볼 때도 있다. 왜냐하면 대통령은 국익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하고도 그 이유를 말할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자칫 주변 국가와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어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높은 산에 올라 강물을 내려다보면 대통령의 뜻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의 욕심 같아선 저 강이 직선으로 흘러가지 않는 게 불만스러울 수 있다. 굽이돌아 흘러가는 강물을 직선으로 바로 잡으면 엄청난 농지가 생길 것이라는 공상을 했던 적도 있다.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상상인지 얼굴이 붉어질 때가 있다. 강이 흐르는 목적은 바다에 빨리 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 그런 상상을 할 수
겨울 아침 찬바람이 얼굴을 세차게 때리고 간다. 긴 밤 단잠에 취한 두 눈에 맑은 공기를 주입하기라도 하듯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큰 눈이 더 휘둥그레진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애마를 타고 안전한 여행이기를 기도하며 출근길에 나선다. 매일 뉴스에 단골로 등장하는 끔찍한 교통사고 모습이, 운전대를 잡은 나의 모든 말초신경을 긴장하게 한다. 출근길에 쏟아진 자동차들이 긴 행렬을 이루고 있다. 답답함을 느끼며 긴 호흡을 해보았다. 순간, 앞 차의 후미에 크게 씌워진 문구에 "빵"하고 웃음이 터졌다. "슈퍼 초보"라고 쓴 글씨가 너무도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자그마하고 귀여운 차의 모양과는 달리 대조적으로 크고 힘차게 쓴 글씨가 차보다 더 큼직해 보인다. 이러저러한 가정사로 우울한 요즈음, 화통한 웃음을 준 차주에게 감사함과 미안함이 드는 아침이다. 하루 온종일 "슈퍼 초보"라는 글씨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처음 운전대를 잡았던 순간을 떠올리게 했다. 오로지, 앞으로 직진만 하고 좌우를 살피지 못하여 뒤에 있는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려대며 추월해 가던 순간들. 마주 오던 차의 운전자들이 삿대질을 하고 가도, 도무지 영문을 몰랐던 일. 신호대기 중에 창문을 내
세 명의 미혼인 딸들이 있다. 대망의 2018년 새해를 맞이하여 어미로서 간절한 바람이 있다면 딸들이 모쪼록 심신이 건강한 청년을 만나 다복하게 삶을 사는 일이다. 이런 연유로 평소 혼기가 꽉 찬 딸들을 대할 때마다 어머니로서 진정 딸들에게 타이를 일이 무엇인가를 새삼 고뇌해 보곤 한다. 자식들의 운명은 어머니가 좌우한다고 했던가. 머잖아 남의 가문에 자손이 될 딸들이기에 한 치 빈틈없는 신부 수업(·)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까보다. 그렇다고 하여 그 수업이 결코 거창한 게 아니다.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도리이자 가장 기본적인 가정교육이다. 무엇보다 결혼을 하면 부모 공경에 소홀 하지 말 것과, 검소한 삶을 생활화 하며, 자신의 능력을 갈고닦아 가문을 일으킬 것과 비록 여자라도 올곧은 소신과 절개로 신의를 목숨처럼 지킬 것을 누누이 타이르고자 한다. 너 나 없이 숨 가쁘게 바삐 살아가는 현대이다. 이럴 때 일수록 바람직한 인간상을 완성하기 위해선 엄격한 가정교육은 필수다. 아무리 도덕과 윤리가 무너진 세상이라고 하지만 사회의 최소 단위인 가정을 이룰 딸들 아닌가. 최고 학부를 나오고 사회적 신분이 높다고 하여도 인성이 그릇되면 이 모든 게 한낱
필자는 구청 세무공무원이다. 체납차량의 번호판 영치 및 자동차 공매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해마다 증가하는 지방세 체납액으로 인해 강도 높은 체납세금 징수를 하다보면 어려움을 호소하는 체납자, '네 맘대로 하라'라는 식의 체납자, 협박하는 체납자, 체납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체납자 등 각양각색의 민원을 대하게 된다. 자동차 등록번호판 영치 단속은 체납자들에게 가장 빠르게 체납 사실을 인지시키고 있는 반면 생활과 밀접한 이동수단의 제재라는 점에서 마찰을 빚기도 한다. 차량번호판을 영치한 후 반환 받으려는 체납자들이 한꺼번에 밀려올 때는 시끌벅적한 시장판 한가운데 와 있는 듯 사람 사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환자 태우고 병원 가야 한다', '장사 하려면 장보러 가야하는데 번호판 없이 어떻게 시장에 가느냐', '업무상 미팅이 있어서 가야 하는데 창피하게 이게 뭐냐' 등. 처한 상황과 사정에 따라 체납자들의 반응 또한 천양지차이다. 체납돼 있는 줄 몰랐다고 미안해하며 흔쾌히 납부하시는 분, 전화하면 납부할 텐데 왜 말도 없이 번호판 먼저 영치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시는 분, 막무가내로 번호판 내놓으라며 험한 말을 퍼붓는 분. 불편함도 불편함이지만
동치미는 겨울철을 상징하는 대표 음식이다. 먹어도 해로울 것이 없다는 무(蕪)에서 울어난 국물을 가리키는 동치미는 겨울철에 많이 담가먹는 물김치이다. 잘못 먹은 음식물에 의한 급채라든지 소화불량 등이나 갑자기 놀란 가슴을 진정할 때 먹는 상비약으로도 쓰인다. 요즈음 말로 사이다와 콜라 같은 존재이다. 동치미가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풀어준다는 의미로 비유되기도 하고 우울증이나 집착, 욕망을 내려놓는다는 의미에서 동치미를 만드는 재료인 무를 '채소의 노자'라 부른다. 또 이은상의 가곡 에서 "청라(菁蘿)언덕 위에 백합 필적에"로 나오는 청라언덕도 바로 무밭에 장다리꽃이 핀 들판을 말한다. 기원전 11세기 공자가 편찬한《서경》에는 "만청(蔓菁)을 저(菹)로 담가먹는다"고 적었는데 '무를 소금 절임으로 만들어 먹었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4세기말부터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재배된 무는 고려시대에 아주 귀한 채소로 취급되었다. 《동국세시기》에는 "작은 무로 김치를 담그는데 이것을 동침(凍沈)"이라 하였으며, 16세기 김유가 쓴《수운잡방》이나 1800년대 말의《시의전서》등 음식조리 문헌에서 동침(冬沈)으로 표기했다가 동치미가 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새해를 알리는 보신각 종소리를 들으며 두 손을 모은다.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새해에 희망을 품는다. 우리 가족은 새해 첫날이면 연례행사처럼 인근 S 웨딩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떡국을 먹으러 간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른 아침에 이웃과 함께 떡국을 준다는 행사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행사장이 가까워지자 벌써 다녀오는 사람들도 보이고 기다리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바빠 보였다. 도착하니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우리도 자연스럽게 일행이 되어 차례를 기다린다. 쌀쌀한 날씨지만 새해를 맞는 기분 때문인지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앞에서 악수하면서 인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 현직 시의원과 올해 지방선거에 도전할 사람들이 명함을 건넨다. 유일하게 가까이서 만나 악수를 하며 인사하는 공간이 바로 여기다. 작년에는 국회의원이나 시장님이 오셔서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을 했다. 마치 복이 내게 금방 들어오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만나지 못했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식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 큰 홀이 많은 사람으로 가득 차 있다. 조금 과장해서…
해마다 12월이 되면 다음년도 개별주택가격을 공시하기 위해 일제히 주택특성조사에 들어간다. 단독, 다가구, 다중주택 등 관내 개별주택이 그 대상이다. 2005년 최초 공시된 개별주택 공시가격 제도는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개별공시지가와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개별주택가격이란 무엇인가. 개별주택가격은 기존 토지·건물 구분과세가 지역별·주택유형별로 불형평이 야기되는 문제점이 있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부동산 보유세의 형평과세가 될 수 있도록 주택의 시장 가치에 근거한 토지, 건물을 통합한 시가를 조사해 과세표준으로 활용하고자 도입된 제도다. 즉 개별주택가격은 주거용 건물과 그 부속토지의 가격을 통합해 평가한 것이다. 표준주택을 기준으로 각 주택의 특성을 비교해 가격을 산정한 후 한국감정원의 검증 및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가격을 공시한다. 개별주택가격은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4월 30일자에 공시된다. 1월 1일 이후부터 6월 1일 이전까지 신·증축 및 토지분할·합병 등 변동사항이 있는 주택에 대해서는 9월 30일자로 공시된다. 이렇게 공시된 개별주택가격은 주택시장의 가격정보를 제공하고, 국세 및 지방세 과세기준으로 사
젊은 시절에 이곳을 찾아 왔더라면, 지금의 내가 좀 더 잘 구워져 있었을까. 어떤 빛깔을 내며 구워져 있었을까. 덤덤하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았을까.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한 삶을 살았을까. 거실 문을 열고 나오는 내 등을 보살의 달관한 미소가 오래도록 쓰다듬었다. 마당의 소나무를 올려다보았다. 가지 사이로 바람이 바람을 흔들며 지나갔다. 그렇게 잠시 왔다 가는 삶인 것을 무어 그리 궁금해서 여기까지 왔단 말인가. 머무는 것은 잠시 있는 것이고 있는 것은 없는 것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데. 언젠가는 나도 나를 지우며 지워질 것을. 대학 동기들을 만났다. 그녀들과는 일 년에 두 번 여름과 겨울에 만나왔다. 그녀들을 처음 만난 건, 젖은 빨래처럼 무겁게 흔들리던 시절이었다. 연년생으로 아이 둘을 낳고 학원을 운영하고 있던 당시, 일을 하며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내겐 버거웠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결혼을 했으니, 아이가 아이를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보채는 아이를 업은 채 매일 차가운 밤거리를 정처 없이 걸었다. 화장실에 갈 때도 떨어지지 않는 아이를 무릎에 앉혀 놓고 볼일을 보곤 했었다. 심지어는 밥을 먹일 때도 등에 업은 채 팔
다사다난했던 계유년이 가고 무술년의 새해가 밝았다. 늘 그랬던 것처럼 새해가 되면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그 계획을 실천하기 위하여 다짐하는 시간을 갖는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계획하는 것은 희망이 아닌가 한다. 어제의 해와 오늘의 해가 다르지 않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를 것이 없는데 하룻밤 사이에 해가 바뀌었다고 하고 한 살을 더 먹었다고 한다. 어느덧 얼굴엔 주름만 늘어가니 시간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눈 한 번 깜빡이고 나니 날이 바뀌고 눈 한 번 깜빡이고 나면 해가 바뀐다고 푸념 아닌 푸념을 해 본다. 만나는 친구들마다 세월 빠르다는 얘기를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닌가 보다. 얼마 전에는 꽃잎이 핀다고 했고 좀 지나고 나서는 무성한 그늘 아래 앉아서 덥다고 야단이었고 그끄제는 수채화보다 진한 단풍이 곱다고 하더니 엊그제는 겨울바람타고 눈이 온다고 했는데 오늘은 새해가 밝았다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꽃잎이 피었다고 할 것이고 곧 더위가 온다고 할 것이고 또 가을이 온다고 할 것이며 추운 겨울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이렇게 계절의 변화무쌍한 흐름에 따라 세월은 흘러가
가끔씩은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잠시나마 도심 속 삶의 법칙에서 벗어나 자연이 있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 그리워진다. 그럴 때마다 나는 절을 자주 찾는다. 절을 들러 스님과 주고받는 이야기가 나에게는 또 다른 사색의 시간들이다. 오늘도 낙가산을 등산하고 내려오는 길에 보살사를 들렀다. 주변은 개발의 여파에 몸살을 앓고 있는데 절 만은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도시를 지척에 두고도 변함없이 산사의 낭만을 지켜주고 있으니 고맙기만 하다. 보살사의 일상은 평온하다. 주차장 귀퉁이에 차례로 줄을 서서 약숫물을 받는 사람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이 정겹다. 야트막한 돌담길을 따라 걸으면 인고의 세월을 버티고 서있는 오층석탑과 그 뒤로 소박하고 아담하게 자리 잡은 극락보전이 눈에 들어온다. 절은 40여년전 친구들과 뛰어놀던 모습 그대로인데 세월을 따라 변한 건 중후하게 벗겨진 이마와 주름진 얼굴, 세파에 휘둘려 둘 곳을 모르는 내 마음 뿐이다. 많이 가지려는 욕심에 눈멀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던가. 스스로에게는 관대하면서 상대방에게는 차갑고 냉정한 잣대로 아픔을 주었던 지난날들이 그저 먹
사람이 모인 곳에는 어디나 그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있다. 학교에 다닐 때는 회장, 반장이 있었고, 마을에는 이장이 있고, 행정기관에는 기관장이 있다. 며칠 연수를 가도 반장을 뽑는다. 리더는 조직이나 단체의 활동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 정의된다. 리더와 비슷한 개념으로 보스가 있다. 보스는 권위적이며 업무를 분장하고 책임을 묻는 등 두려움의 대상이다. 반면 리더는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열정과 흥미를 갖게 한다. 드골 대통령은 리더에게서 가장 필요한 것은 순수함에서 나오는 소박함, 확신을 가진 정확함, 인내의 단호함이라 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는 훌륭한 리더의 조건으로 조직원이 신뢰할 수 있는 인격,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판단력, 조직을 파악하고 운영하는 직관력을 들고 있다. 제갈공명은 리더의 그릇에 따라 십인지장, 백인지장, 천인지장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책임감을 리더의 조건으로 꼽는다. 리더는 부하가 하는 일에 대한 책임뿐 아니라 일을 통해서 조직원들의 인생에 대하여도 책임을 져야한다고 한다. 리더는 고독을 견디는 힘이 있어야 한다. 리더는 늘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해야 한다. 주변사람과 상의는 하지만…
충주는 북위 37도 16분 ~ 36도 18분으로 한반도의 정중앙에 자리잡고 있어서 역사적으로도 유서가 깊은 고장이다. 충주 조동리 유적지에서 발견된 빗살무늬토기에서 보듯이 신석기 시대부터 문화를 형성하기 시작했으며, 기원전 3세기경에는 마한에 속했고, 삼국시대에는 삼국이 각축전을 벌일 만큼 전략적 요충지였다. 충주의 명칭은 삼국시대 5세기 장수왕 때 '중원경', 6세기 신라 진흥왕 때 '국원소경'이라 하였으며, 통일신라 경덕왕 때 '중원소경'이라 개칭됐다. 고려 태조 때 '충주'로 개칭됐으며, 몽고 때 지광수는 충주산성에서 잡류별초군을 이끌고 몽고군을 격퇴시켰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는 신립장군이 탄금대 전투에서 8천명의 결사대를 이끌고 왜군과 싸우다 전사하는 등 외환이 있을 때마다 분연히 떨쳐 일어난 우국충절의 고장이다. 역사가 깊은 만큼 유서 깊은 문화재 또한 다양하다. 중원문화의 중심지답게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지정문화재도 100여 개가 넘는다. 나라의 중앙을 표시하기 위해 세웠다는 탑인 일명 '중앙탑'으로 불리는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국보 제6호)은 통일신라의 석탑 중 규모가 제일 큰 것으로 웅장함을 뽐낸다. 이 탑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들' 부모는 자식을 저 세상으로 보내면 땅에 묻지 못하고 평생 가슴에 묻는다고 했다.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애절한 마음을 이 보다 더 간절하게 표현한 말은 없을 것 같다. 강릉 노추산에 모정탑이라고 불리는 돌탑의 무더기가 있다. 옛날 한 할머니가 자식과 병든 남편을 위해 삼천 개의 돌을 치마폭으로 날라 정성스럽게 쌓았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연약한 할머니가 무려 삼천 개나 되는 무거운 돌을 날랐을까. 자식과 남편에 대한 헌신이 만든 기적의 탑이다. 영조는 아들 사도세자의 비행에 격노하여 뒤주에 갇혀 굶어죽게 했지만 세손을 지극히 사랑했다. 죄를 짓고 죽은 아비의 자식이란 흠결을 없애기 위해 세손을 죽은 효정세자의 양자로 삼아 보호했다. 그리고 세손이 왕위에 오르도록 온 힘을 다했다. 거기에는 찬 얼음 같은 어미니 혜경궁홍씨의 숨죽이는 처세도 있었지만 영조는 아비 없는 세손을 보고 남몰래 아픈 가슴을 쓸었다. 요즈음은 바쁜 부모를 대신하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손자 손녀를 육아하는 세태지만 예전에도 다를 바 없었던 모양이다. 조선 중엽 이문건(李文楗 1494~1567)이 쓴 '양아록(養兒錄)'은 할아버지가 손
요 며칠, 머릿속이 몹시 혼란스러웠다. 진등 사자의 가짜 염라대왕 소문에 관한 말을 듣고 나서부터 나 자신의 존재까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정말 존재하는 자인가· 우주는 거대한 시뮬레이션이고 나는 그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일 뿐인가·" 지금까지의 혼란스러움은 저승세계에서 퇴출되면 윤회나 혼의 진화단계에서도 벗어나 우주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저승사자들의 명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리고 동방의 정체에 관한 궁금증도 한몫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차원의 혼란이 아니다. "저승세계 자체를 부정해야하는 단계에 이른 것인가· 도대체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허상인 것일까·" 나는 나에게 질문을 퍼부었다. 그리고 재촉했다. "도대체 너는 아는 게 무엇인가· 네가 있는 곳도 제대로 모르면서 왜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인가·" 머릿속에 언제부터 들어왔는지 개구리 떼가 귀가 따갑도록 울어제켰다. "개굴, 개굴, 개굴. 개구르르." 나는 두 손바닥으로 귀를 틀어막고 쪼그려 앉아 머리를 흔들었다. "아, 아. 제발. 그만해. 그만하라고!" 그때, 내 어깨를 누군가 감싸 안았다. 나는 그가 동방이라는 걸 알았다. 동방의 손은
2017년이라는 격동의 붉은 닭의 한 해를 보내고 2018년이라는 황금 개의 해를 맞이했습니다. 이 개의 해에 많은 국민들이 길들여진 개의 모습이 아닌 야생성이 살아있는 늑대의 울음을 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올 한해도 옳지 않은 것들에 맞서 진정 야생의 목소리로 더 크게 싸워야할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새해를 맞이하며 마냥 들뜰 수 없는 것은 아직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입니다. 지난 한 해는 분노와 환희를 한꺼번에 누린 그런 한 해였습니다. 암울했던 지난 시절을 한꺼번에 날려버린 위대한 국민의 힘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이렇게 가슴 뜨겁게 대한민국을 내 안에 담고 살았던 날들이 얼마나 될까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평생을 길 위에서 살았지만 내가 가는 길이 이토록 떳떳했던 적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에서 한발 더 다가가고 긍정의 눈으로 그간의 상황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새 해 들어 "1987"이라는 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6월 항쟁의 그 뜨겁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를 보며 '연희'가 느끼는…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