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6월 13일 실시되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는 해다. 올 지방선거에서는 지금까지의 선거와 다른 양상이 크게 나타 날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올 지방선거에서는 옛 인물보다는 새로운 사람을 선호하게 될 것이 예견되는데, 이런 때 일수록 유권자들은 꼼꼼하게 사람 됨됨이를 따져보고 무조건 새로운 사람에 대한 호기심으로 투표를 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런 후보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첫번째로 내가 찍은 사람이 과연 그 직분인 도지사, 시장·군수, 지방의원을 잘 할 수 있을 사람인지, 평소 씀씀이가 헤프지 않고 검소하고 절약하며 지방 살림을 알뜰히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업무를 추진하는 열성과 성실함은 있는 사람인지, 공약은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을 제시 하였는지, 중앙단위 각 부처와 좋은 인맥을 구축하고 있는지, 등등을 따져보고 투표를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투표하는 인물을 "좋다" "싫다"로 판단 할 것 이 아니라 "옳다" "그르다"로 판단하는 성숙한 유권자의 자세가 필요하다. 두 번째,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정당에 대한 선호도 보다는 후보자의 인물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가지고 투표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대통령선거나…
화분을 정리하고 나니 달랑 두 개의 화초만 남았다. 나무와 꽃을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우리 집에는 화분이 별로 없다. 좋아는 하는데 정작 화초가 별로 없다. 이유가 있다. 한마디로 화초를 잘 키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능력이 좋으면 잘 살던 화초도 죽게 되는 능력을 지녔는지. 그럼에도 그런 내게 오랜 세월 내 곁을 떠나지 않고 있는 단하나의 그대가 있다. 이른 봄, 시퍼런 잎과 붉은 꽃이 고귀한 군자란(君子蘭)이라는 관상식물이다. 군자란과의 첫 만남은 지금도 생생하다. 잎은 누렇게 바싹 말랐고 겨우 붙어있던 두 가닥의 뿌리는 거의 썩어있어서 도저히 살 가망이 없어보였다. 군자란을 안고 온 사람은 남편이었다. 죽기직전의 그를 쓰레기장에서 발견한 남편은 너무 안쓰러워 들고 왔노라며 함께 살려보자고 했다. 남편은 지극정성 앉으나 서나, 자나 깨나 군자란에 사랑을 쏟았다. 죽어가는 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은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요구했다. 더구나 중요한 변화는 화초 기르기에 실패한 내가 다시 화초에 마음을 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3개월 후 썩어가던 뿌리가 말라 떨어져 나가고 옆으로 새로운 실뿌리가 돋아나왔다. 놀라운 자생력이요 자생술이지 않을 수 없었다.…
깜깜한 밤입니다. 이 밤이 싫지 않은 이유는 새벽을 기다리는 설렘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고 가는 자연의 섭리는 변함이 없는데 변하는 건 공허하게 떠도는 내 마음 뿐입니다. 올 해 첫날에도 어김없이 해맞이를 했습니다. 몇 해 전부터 김 형과 함께 했던 해맞이를 이번에는 혼자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늦은 나이임에도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공부를 해야겠다며 유학길에 오르던 날 그 용기에 진심어린 박수를 보냈었는데, 오늘따라 김 형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집니다. 아직은 해맞이 장소로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무심천과 미호천이 합수(合水)하여 까치내를 이루는 곳. 그 합수머리 위로 빨갛게 떠오르는 해는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더욱 찬란했습니다. 몇 해 전 문의문화재단지 인파(人波) 속에서 해맞이를 하던 날, 김 형이 저에게 한 말이 기억납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없이 해는 뜨는데 왜 사람들은 새해 첫 날 뜨는 해에 열광하는지 모르겠다"고, 이제야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좋지 않은 기억을 잊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그 기억들을 빨리 잊어야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해 아쉬웠던 기억들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은 진실인가 허구인가' 가슴을 훅 치고 들어오는 문장에 나를 돌아본다. 밖으로만 향해있는 눈동자를 안으로 돌려 내 내부를 살펴본다. 세상이 지워지고 나만 남는다. 연극을 봤다. 오래전 책으로 읽어서 어렴풋이 줄거리만 남아 있는 셰익스피어 작품이었다. 언어의 빈틈으로 끝도 없이 밀려드는 의심, 진실과 진실의 옷을 입은 것들 사이에서 방황하는 오델로를 보며 전쟁보다 더 혼란스러운 마음의 전쟁 통을 본다. 나는 보여 지는 것을 의심하고 자괴감에 빠진 적이 있다. 내가 보고 듣는 것이 과연 진실인가. 세상의 그릇된 잣대로 만들어진 오해는 아닐까. 나의 언어들이 누군가를 아프게 하지는 않았는가. 내 혀에서 흘러나온 단어들이 다른 사람을 혼란스럽게 한 적은 없는가. 허공으로 흩어지는 나의 말들이 진실을 가리는 검은 안대가 된 적은 없는가. 몇 해 전이었다. 내게 중대한 시험이 있었다. 우리 직장에서는 H와 나 두 명이 치르는 시험이었다. K선배는 합격하라고 우리에게 엿을 사주었다. 나는 비록 합격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마음이 고마웠다. 그리고 얼마 후 K선배도 시험을 치른다고 H가 내게 귀띔을 해 주었다. 우리도 합격을 기원하며 엿을
올 6월에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시행된다. 지금까지 총 6번에 걸쳐 충북도민이 같은 날 동시에 도지사, 시·군 의장, 도의원, 시·군 의원을 선출했다. 혹자는 정당과 정치적 이념으로 일부는 개별 인물로 선택의 기준은 유권자별로 천차만별이겠지만 여하튼 6명의 충북지사를 선택했다. 1회부터 6회까지의 충북지사 선거에서 도민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1995년 6월27일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충북지사 선거에는 민자당 김덕영(15만8천911표), 민주당 이용희(16만8천209표), 자민련 주병덕(25만105표), 무소속 양성연(2만5천603표), 무소속 윤석조(2만7천880표), 무소속 조남성(5만4천748표) 등 6명의 후보가 출마해 자민련 주병덕 후보가 득표율 36.43%로 당선됐다.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전국 투표율 평균은 68.4% 역대 지방선거 최고를 기록했는데 충북은 전국 평균보다도 훨씬 높은 72.7%로 전국평균 보다 높은 투표참여로 지방선거에 대한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관심을 보였다. 당시 원내 과반수이며 집권여당인 민자당은 야당인 민주당과 자민련에 시·도지사의 경우에 5대 10으로 완패 당했다. 민자당의 완패에는 자민련의 돌풍이 큰 역할
우리 어머니 최고의 주치의는 유명한 대학병원 의사선생님이 아니다. 어머니에겐 집 근처에 있는 추평보건진료소장이 명의요, 주치의다. 외진 시골마을에서는 어르신들이 경로당만큼 자주 찾는 곳이 보건진료소이다. 전국의 보건진료소는 1천920여 개소 정도이며, 충주시에는 16개소가 있다. 보건진료소는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이(里)단위의 오·벽지에 설치돼 농어촌 등 보건의료 취약지역 주민들에게 보건의료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자연부락민들에게 있어 이젠 명실공히 없어서는 안 될 삶의 비타민 같은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으로, 주민들의 건강증진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보건진료소를 방문하면 혈압체크기, 체중계, 안마의자 등 기구가 비치돼 있고, 벽면에는 건강을 위한 각종 팸플릿이 붙어있어 유용한 건강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우리 사회에는 음지에서 묵묵히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분들이 많지만 그런 분들 중 최고는 보건진료소장이 아닐까 싶다. 지역보건법에 따라 설치된 시 보건소, 면에 위치한 보건지소에는 다수의 보건업무 담당직원들이 근무하지만, 보건진료소에는 보건진료직 공무원 1명만 근무하는 열악한 근무환경에…
전국의 문화현장이 시끄럽다. 지금의 시기라면 마땅히 문예진흥기금의 신청이 이루어지는 때이고 예술인들은 이에 맞춰 한해 농사를 준비해야하는 매우 중차대한 기간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화예술인들의 기금신청 시기에 문화예술인들은 자기 예술적 성과와 계획을 정리하기보다 e-나라 도움이라는 시스템의 사용에 관하여 강력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1월 11일 예술가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e-나라 도움의 폐지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게 이른다. 예술 행위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예술 행위를 제약하는 이 e-나라 도움 시스템에 대하여 예술가들의 항의는 너무도 정당하다. 무엇이 이 땅의 예술인들을 이토록 화가 나게 한 것일까. 정부에서는 연초부터 예술가들에게 어떠한 시범적 사전 점검조차 하지 않은 채 e-나라 도움이라는 시스템을 일방적 시행하게 된다. e-나라 도움 시스템은 정부의 세금으로 쓰이는 보조금 등에 부정수급이나 이중수급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정부가 350억이라는 거금을 투입해 만든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을 만든 기재부의 통합관리 의도와는 달리 예술현장에서는 시스템 사용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지원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신
'빗소리도 님의 소리 바람 소리도 님의 소리, 아침에 까치가 울어대니 고운님이 오신다는데, 삼경 되면 오시려나, 고운님은 오지 않고 베갯머리만 적시네,,' 한국의 민요가운데 가장 슬픈 가락이라는 흥타령. 돌아오지 않는 연인을 밤새 그리는 표현이 너무나 처연하다. 그런데 애절한 가사 가운데 길조 '까치'가 등장하는 것이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좋은 소식이 온다고 믿었다. 그래서 성이나 강, 다리에는 까치의 작(鵲)자를 딴 이름이 많다. 작성(鵲城)이나 작천(鵲川), 오작교(烏鵲橋)이니 하는 것이 그것이다. 중국인들도 까치가 좋은 소식을 가져오는 동물로 여겨 추에바오(鵲報), 시추에(喜鵲)란 말을 쓴다. 청주 까치내는 이곳 사람들에게 어린 시절 멱 감고 자라 온 추억의 장소다. 은빛 찬란한 각종 민물고기들이 많이 잡혔다. 많은 이들이 주말이면 자전거를 타고 달려본 낭만의 하이킹 장소이기도 했다. 옛날 무심천과 까치내 합수머리에 작은 주막이 있었다. 한양으로 가던 경상도 청년이 호랑이에게 당할 화를 까치가 울어 면하게 해 줬다는 전설이 있다. 이곳에는 관리들이 쉬어가는 작원(鵲院)이 있었다. 옛 기록에 '고을 서쪽 20리에 있었다'고 했는데 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오는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평창, 강릉, 정선에서 95개국 6천500여 명의 선수단이 참여해 설상 7개 종목, 빙상 5개 종목, 슬라이딩 3개 종목 등 총 15개 종목 102개의 경기가 진행된다. 동계올림픽 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북핵과 ICBM 등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일본 등 국제사회와 일촉즉발의 첨예한 대립을 빚었던 북한이 참가, 개회식에 남·북한 선수단이 함께 입장하고 일부는 함께 경기를 치르게 돼 그야말로 전세계인이 참여하는 축제의 장이자 '평화 올림픽'이 될 것으로 보여 기대가 크다. 이같은 지구촌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루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이다. 이에 대한민국 경찰은 '안전'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경찰은 선수와 관람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선수촌과 경기장에 대규모 경찰인력을 배치, 선수 및 관람객이 입장하기 전부터 경기가 마무리 될 때까지 돌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등 24시간 완벽한 경비·안전 활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테러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지 30여년 만에 서울에서 제24회 하계 올림픽이 열렸다. 당시 세계가 놀랐다. 잿더미 속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도약한데다 선진국만이 개최하던 올림픽을 주최했기 때문이다. 전세계 160개국이 참가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졌으며 대회 준비도 완벽했다. 특히 어느 올림픽보다 풍성한 문화 행사도 인상적이었다. 이는 1981년 올림픽의 개최가 결정된 후 7년간 철저하게 준비한데다 전 국민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는 단합된 마음의 결과였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종합 4위를 달성 올림픽 사상 가장 우수한 성적까지 거뒀다. 올림픽의 서울 개최는 여러가지 의미를 가졌다. 분단 국가인 한국에서 세계 160개국이 모여 경기를 치뤘다는 것과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국가가 개발도상국으로 도약했다는 사실이었다. 특히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22회 올림픽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가 불참했고,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23회 올림픽에는 소련 등 동유럽 국가가 불참했으나 24회 서울 올림픽에는 전세계 모든 국가가 참가 명실공히 최대 규모의 올림픽이 된 것이다. 이어 2002년 월드컵의 개최는 한국의 위상을 전세계에 떨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됐
2016년 11월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혼란기가 아직까지도 진행되고 있으니 나날의 삶이 도대체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언제까지 이러한 혼란과 불안이 이어질 것인지 암울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의 고언을 보면 사회 7대 악을 피력하였는데, 그 중에 원칙 없는 정치를 제 1항으로 꼽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 정세를 후일 역사학자들은 어떻게 기록으로 남길 것인지, 현 정치인들은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으며, 정치권의 지체 높은 그들은 현실에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는지, 자신들은 아무런 상관은 물론 책임이나 잘못은 전무한지 당장 묻고 싶은 심정이다. 이미 역사학자들 중에는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오늘날의 중병을 지극히 잘못된 정변으로 지적하였다. 일부 법조인들은 대통령으로서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조항이 있거늘 억지와 밀어붙이기로 탄핵을 단행한 점은 엄연한 범법이고 불법이라고도 했다. 앞서 간디의 고언을 빌어 말했듯이 우리 역시 원칙 없는 정치로 말미암아 오늘의 파탄을 겪고 있는 것이라면 해법은 전무하기만 한 것인가. 신도 실수한다. 필자가 몇 차례 즐겨하는 말이다. 1987년 11월 대한항공 여객기가 폭발을…
충북에 '조천' 또는 '조촌'이라 불리는 지명은 옥천군 청성면 조천리(鳥川里), 충주시 앙성면 조천리(釣川里), 괴산군 청안면 조천리(釣川里), 음성군 원남면 조촌리(助村里) 등 여러 군데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옥천군 청성면의 조천리는 본래 청산군 남면의 지역인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조곡리(鳥谷里)와 도천리(道川里), 영동군 북이면의 도천리 일부를 병합하여 조곡과 도천의 이름을 따서 조천리라 하여 옥천군 청남면에 편입되었다가 1929년 청성면에 편입되었다고 한다. 충주시 앙성면의 조천리는 한자로 '釣川里'라 표기하고 있다. 본래 중원군 북성면의 지역인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조대리와 벌천리, 비내, 사기점, 청산이골을 병합하여 조대와 벌천의 이름을 따서 조천리라 하여 앙성면에 편입되었다. 조대리(釣垈里)는 원래부터 '조터골'이라 불리어온 이름을 한자로 표기한 것인데 여기에서 '조'가 '안터골, 새터골, 흔터골'에서처럼 '터'를 꾸미는 말로 쓰인 것이 분명하며 원래부터 한자의 '조(釣)'가 아닌 순우리말의 '조'일 것인데 그 의미는 추정하기가 어렵다. 벌천리(伐川里)는 원래 '비내'라 불리어왔는데 옛날에 나무를
한밤 중만 되면 겨우내 온 동네가 시끄러웠다. 마실 다녀오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에 집집마다 개들이 짖어 대서다. 개 짖는 소리만 듣고도 어느 집 앞을 지나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둘째 동생이 태어나던 해 가을 아버지가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왔다. 그해 봄에 태어났다는데 검은색 몸통에 머리와 다리 일부분이 흰색인 수컷으로 진돗개와 흡사했다. 그 강아지는 묶어 놓지도 않고 개집도 없이 밖에서 컸다. 여름에는 마루 밑에서 자고 겨울에는 할머니가 마련해준 헛간의 짚더미나 나뭇간의 마른 잎을 덮고 잤다. 워낙 시골이라 사람도 변변한 목욕을 못하던 시절이라 개를 목욕시킨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꿨다. 그저 머리나 등을 쓰다듬어주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도 잘 컸다. 둘째 동생과는 유난히 친했다. 동갑내기로 같이 자라면서 어떤 유대감이 형성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할머니는 이 개를 유난히 아꼈다. 끼니때가 되면 늘 함께 챙기고 겨울에는 헛간이나 나뭇간에 잘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인지 그 개는 우리 집의 든든한 지킴이었다. 외부인은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맹렬히 짖어대며 달려들었지만 10명이 넘는 식구들의 발자국 소리는 용케 알고 꼬리를 흔들며
얼마 전 언론에 '경찰 로또'라는 기사가 나왔다. 제목만 보면 경찰공무원이 되면 정년 보장되고 복지혜택도 좋으니 '로또당첨'이구나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기사내용은 최근 유흥가에서는 상인, 취객들 사이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자극해 자신을 체포하게 하거나 제지토록 상황을 만들고 "경찰 때문에 다쳤다"고 민원을 제기하거나 고소해 합의금을 받아낸다는 것이다. 경찰은 억울하지만 혹여 신분상 문제가 생길까봐 울며 겨자 먹기로 합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 3년간 공무집행방해로 검거된 인원은 4만5천명에 이르며 이중 주취자가 약 70%를 차지한다. 이마저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폭행, 협박을 당해도 공권력 시비에 휘말리기 싫어 참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슬픈 현실이다. 이제는 10대 학생들마저 경찰관을 우습게 여긴다. 지난 6월 공원에서 술 먹는 청소년을 제지하자 경찰의 멱살을 잡고 조끼를 찢어버렸다. 20명이 넘는 학생들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테이저건까지 사용했다. 학생들은 바로 SNS를 활용해 경찰관이 이유 없이 폭력을 행사했다고 글을 올렸지만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찍은 영상으로 학생들이 먼저 폭력을 행사했음을 확인
판사는 세상사를 해결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판사가 세상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판사를 걱정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뇌물을 받은 판사가 구속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 것은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동료와 막말을 하며 싸우는 것은 흔히 볼 수 있지만 판사가 그렇게 하면 뉴스거리다. 그만큼 판사는 절대적인 신뢰를 받아야한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편파적인 인사를 했다는 문제가 불거진 것은 한참 전이었다. 사실 어느 조직이고 정도의 문제이지 블랙리스트 비슷한 것은 존재하는 것이니 법원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대법원에도 블랙리스트가 존재했고, 이를 행정처 판사가 보관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일반인이 아니고 판사의 문제이니까 법으로 해결하든가 당사자 간에 합의로 마무리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불법 의혹이 있으면 수사기관에 고발해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규명하는 절차를 밟았어야 했다는 뜻이다. 그런 절차를 밟지 않으면 불법이다. 당연히 형사고소 대상이고 전 현직 대법원장이라도 수사기관에 불려가 조사를 받을 수밖에 없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 법치국가라서 그렇다
찬연한 태양이 떠오른 새해, 마음을 다스리려 '리더가 읽으면 무릎을 치는 옛글'이란 책을 다시금 읽습니다. '오동희'라는 분이 엮은 책인데 삶의 지혜가 책 전체에서 번뜩입니다. 책은 '부드러운 것이 곧 강한 것'이라고 속삭입니다. 노자(老子)에게 있어서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상징이었으며, 억세고 강한 것은 죽음의 상징이었다고 소개합니다. 만물이나 초목들도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러우면서 여리지만 죽으면 말라서 뻣뻣해진다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이솝우화의 이야기를 한 토막 소개합니다. 큰 나무가 풀을 굽어보며 자기가 풀보다 훨씬 더 강하다고 뽐냅니다. "난 딱딱하고 강해서 사람들은 나를 이용해 집도 짓고 배도 만들지" 풀은 아무 대꾸도 하질 않습니다. 후에 큰 폭풍이 옵니다. 강한 바람이 불고 비가 억수같이 내리자 큰 나무는 우지끈 부러져 풀 위로 고꾸라지고 맙니다. 나무가 죽어가며 누워 있을 때 풀이 말합니다. "내가 작을지는 몰라도 난 바람이 불 때 어떻게 유연하게 몸을 굽혀야 하는지는 알지" 이번에 책은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라고 일러줍니다. 현자(賢者)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을 바보는 제일 마지막에 한다고 지적하네
목침만한 옥스퍼드 영영사전이 배달되었다. 베개 대용으로 사용해도 될 만큼 크기나 무게가 압도적이었다. 스물 일곱여덟 살쯤, 대학을 졸업하고 막 직장생활을 하던 때였다. 시사영어사에서 매달 발간하는 영어잡지의 번역대회에 당선되어 부상으로 받은 상품이었다. A4 용지 두 장 분량의 영문을 번역하여 고치고 또 고치고, 수동타자기로 정성스레 글자를 쳐서 보낸 원고가 덜컥 그 잡지에 실렸다. 당선된 사람은 두 명, 두 개의 번역문을 국내 유수대학 영문과 교수가 원문과 대조하여 잘잘못을 지적하며 마구 메스질을 해대었다. 번역문의 내용은 지금은 잊었지만 심사평을 읽을 때 화끈거리던 내 얼굴이 지금도 기억난다. 당시 학생관련 기관에서 일한 탓에 심사위원은 나를 영어교사쯤으로 생각한 듯하다. 다른 한 명은 전문 번역가를 준비하는 대학원생쯤 되는 것 같았다. 같은 문장을 두고 두 개의 번역문을 대조해보니 신기하게도 글의 형식과 전달 의미가 많이 달랐다. 대학원생은 직독직해 위주의 정직한 번역이 높은 평가를 받았고, 난 앞 뒤 문장을 매끄럽게 연결한 의역의 과감성을 칭찬해 주었다. 무엇이 좋은 번역인지의 결론 없이 각자의 장단점을 피력했던 것 같다. 큰 아들이…
대한민국 헌법은 전문과 130조의 본문 그리고 부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 농업과 관련된 조항은 단 2개뿐이다. 제121조에서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이고 제123조로 '국가는 농업 및 어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하여 농·어촌종합개발과 그 지원 등 필요한 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라는 내용이다. 제121조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은 농사를 짓는 농민만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해방과 동시에 농지개혁을 단행하여 농지의 소유권을 경작자에게 돌려줌으로써 민주국가의 토대를 마련하였고, 아울러 농민들의 생활 향상과 국민경제의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였다. 그러나 이 조항도 사실상 법률에서 예외 규정을 둠으로써 유명무실한 법이 되고 말았다. 제123조는 농업.농촌 지원에 관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조항에 불과하다. 이처럼 헌법상 농업의 가치에 관한 내용이 매우 미흡한 가운데, 다행히도 새 정부 들어 헌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반영하자는 서명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인 결과 한 달 만에 1천만 명을 돌파하였다.
#2 산세베리아 (Sansevieria trifasciata / Snake plant) [벤젠/포름알데히드 외 기타 화학성분 제거효과]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식물 중 하나인 산세베리아는 서아프리카 인근의 더운지역이 원산지입니다. 원산지의 기후가 열대이므로 우리나라에서는 반드시 실내 난방이 되는 곳에서 키워야 하는 식물입니다. 온도에 대한 민감성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이유는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관리 편의성과 강인한 생명력 덕분일 것입니다. 산세베리아는 뿌리에서부터 직선으로 곧게 자라나는 초록색의 잎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환경이 제공 될 경우 대략 1m 이하로 자라나며 잎의 폭은 5-6cm 까지 자라날 수 있습니다. 모든 조건이 풍족하게 제공될 경우, 산세베리아는 2m까지 자라날 수 있으며 땅의 뿌리에서부터 갈라져 나오는 수많은 새순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풍족한 환경에서는 화분이 깨질 정도로 번식력이 왕성합니다. 분갈이를 하면서 포기를 나누어 심을 수 있기 때문에 오래도록 키우면 집안 곳곳의 공기를 정화하기에 안성맞춤인 식물일 것입니다. 또한 사계절 푸른 잎을 감
2019학년도에 개정교육과정 초등 5~6학년 교과서에 한자 300자를 병기(倂記)하기로 2016년 말에 교육부가 확정 발표하였는데, 지난 1월 10일자 신문에 폐기되었다는 뉴스가 실렸다. 2년간 정책 연구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발표한 정책을 새 정부가 아무런 설명 없이 폐기하기로 하였다니 아연실색(啞然失色)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은 백년대계라 했는데, 전(前)정부에서 확정한 정책을 무슨 이유로 폐기했는지 어안이 벙벙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한자어(漢字語)가 약 2/3를 차지하고 있어 소리글자인 한글로만 표기해서는 그 뜻을 정확히 알 수 없다. 괄호 속에 한자를 병기(倂記)해 주면 뜻을 확실히 알게 된다. 독해력(讀解力)이 향상되어 자기 주도적 학습에 크게 도움을 준다. 한자는 그 역사를 추적해 올라가면 고조선을 세우고 홍익인간(弘益人間)이념을 구현한 요하(遼河)지역의 홍산문명(紅山文明)을 일으킨 우리의 조상 동이(東夷)족이 만들어 사용한 문자이다. 중국대륙으로 진출하여 황하문명을 일으키며 중국전역(全域)은 물론 동남아시아까지 한자문화권이 형성되었다. 한자는 중국글자 이전에 우리조상이 만든 글자이기 때문에 한자를 폐기(廢棄)하면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
"흰 눈이 기쁨 되는 날 흰 눈이 미소되는 날 흰 눈이 꽃잎처럼 내려와 우리의 사랑 축복해." 나도 모르게 흥얼대는 노랫소리. 이틀 동안 펑펑 쏟아진 눈은 청주를 온통 새하얀 눈 세상으로 만들었다. 겨울이 시작되고 기대하던 눈이 내리지 않아 겨울답지 않았는데 드디어 기다리던 눈다운 눈이 내렸다. 기온이 뚝 떨어져 춥고 눈길 미끄러운 도로를 엉금엉금 기듯이 운전하며 출근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혹시나 눈길에 사고가 날까 조마조마하며 운전을 했지만 새해를 축복하는 눈이라는 생각에 어린애 마냥 신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얗게 내린 눈으로 덮인 무심천변은 그림이 따로 없었다. 그러나 역시 현실은 눈 덮인 주변을 치워야 한다는 것이다. 민원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일찌감치 출근한 직원들은 오자마자 제설 장비를 챙기고 나갔다. 머리에 눈이 쌓이는지도 모르고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눈이 언제쯤 그칠까 하늘 한 번 보고 치운 눈길을 다시 거꾸로 걸으며 눈을 치운다. 평소에 차가 많이 주차돼 있어 넓어 보이지 않던 주차장이 왜 이렇게 커다란 축구장 만한지 쓸어도, 쓸어도 주차장이 작아지지 않는 건 기분 탓이려니 생각한다. 그러다 문득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생각
지인이 다문화가정 웅변대회 시상식에 와서 시상을 해 달라기에 마지못해 참석하게 되었다. 이런 자리가 불편하므로 안 가려 했건만 주최하는 분의 협박어린 참석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가서 보니 도지사배 웅변대회 시상식이었으며, 축하차 모인 사람들이 식당을 꽉 채워 나름 풍성한 분위기였다. 시상식 축하인사로 전에 청주시정 책임을 지냈던 분이 나섰다. 그 분이 진천군의 수장이던 때에 특화사업으로 비단 잉어를 길러 적지 않은 량을 일본에 수출했다. 그런데 일본의 잉어 양식업자가 진천의 싱싱한 잉어를 사려고 일부러 비행기를 타고 왔단다. 일본에도 잉어가 있고, 우리가 수출하는 잉어도 있는데 무엇 하러 여기까지 왔느냐고 물었더니 일본에도 물론 잉어가 있지만 여러 해를 일본 내에서 근접 교배하다 보니 종자가 나빠져서 더 좋은 품종을 만들고자 한국 잉어에 눈을 들였다는 말이다. 축사한 분은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다문화도 나쁘지 않다는 말을 하니 한편 일리가 있다. 수백 번 외적의 침입을 받은 우리나라가 문자 그대로 단일민족인지도 불분명하거니와 다른 나라와의 교류가 우리 민족에게 긍정적인 기여를 하면 좋은 일이겠다. 역사를 통해 보면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가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5층에는 다섯 살 된 남자아이가 있고 1층에는 그 애 또래의 예쁜 여자아이가 살고 있다. 남자아이는 5층에서 내려오면 언제나 여자아이 이름을 부른다. 그러면 여자 아이는 대답을 하고 베란다로 조르르 달려가 창문사이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모습을 볼 때도 있고, 2층인 우리 집에까지 들려 듣기도 한다. 재잘대는 두 아이들의 소리를 들을 때면, 생김새처럼 귀여워 나도 모르게 웃음이 절로 나고 어떤 말을 나눌까 하는 궁금함에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이미 내 아이를 품속에서 떠나보내 좀은 쓸쓸한 내 삶에 따뜻함과 활기를 가져다준다. 그러던 어느 날 5층 아이가 "지민아! 지민아! 사랑해"하는 소리가 들렸고, 이어서 아이엄마들의 웃음소리도 함께 들렸다. 그 풍경이 맑고 투명하게 다가와 신선함을 풍겼고 그 대화 속에 끼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5층 아이는 사랑이란 말을 알면서 했을까? 아마 1층 아이가 같은 동성인 남자였다면 사랑이란 말을 쓰지 않았을 것이고 그 말은 이성간에 하는 것이란 것을 어렴풋이 알고 사용했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나 역시 아이들 엄마처럼 소리 내어 웃었다.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이성에 눈을
전시관에서 본 초두루미는 흔한 오지그릇이었다. 구태여 다른 점을 찾는다면 붉은 색을 입힌 것뿐인데, 두루미라는 이름대로 잘쏙하니 들어간 목과 벙긋하게 돌출된 입 부분 때문인지 날렵해 보인다. 오래 전부터 부뚜막에 놓고 쌀 막걸리를 빚어 초눈을 틔워 먹었다는 식초항아리로, 초파리 등의 벌레가 번식하면서 천연 식초가 된다. 주택 구조가 바뀌고 인공 식초가 나오면서 보기가 힘들더니 웰빙 붐을 타고 다시금 등장한 성 싶다. 이전같이 살림도구는 아니고 완상용일 텐데 가격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초두루미라고 부른 배경은 똑 빼닮은 목 부분 때문이었을 것이다, 식초를 만드는 한낱 옹기지만 세상 어디를 봐도 그리 놀라운 기능을 가진 항아리도 없거니와 맛깔스럽게 이름 붙인 경우도 흔치 않다. 김치와 된장과 더불어 우리나라 발효식품의 하나인 식초를 담고 있다 하여 오래 사는 새 이름을 넣어 초두루미라고 했겠지만 제조원은 고작 아궁이 근처다. 툭하면 연기가 나고 재티가 날렸을 것이나 행주로 훔쳐내는 등 세심히 보살폈을 정경. 나도 어릴 적 초두루미를 보았다. 대부분 부엌 초입의 가마솥 옆에 붙박이로 있었는데 목 부분이 솔가지로 덮여 있었다. 막무가내 드나들기보다는 얼기설
최근 tv를 보면서 너무나 안타까운 뉴스를 접했다. "무술년(戊戌年) 해맞이객들이 세워놓은 차가 소방서 앞 차고까지 가로막아 출동한 소방차가 바로 복귀하지 못했다는 소식이다" 안전센터 차고 앞에 빽빽하게 가득 들어선 승용차들로 인해 1분 1초를 아껴 현장으로 달려 가야하는 소방관들을 막아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월 21일 발생한 제천 노블 휘트니스센터 화재 시 불법주정차로 인해 굴절사다리차의 소방활동 방해로 신속한 인명구조 활동이 늦었다는 뉴스를 우리는 방송 매체를 통해 접하지 않았나! 벌써 잊혀져 버린 것인지 아니면 나 하나만은 괜찮겠지 하는 안전 불감증이 아직도 우리의 생활 저편에 깔려 있는 것인지........ 재난현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방관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번 제천화재처럼 현장출동로가 확보되어 있지 않는다면 적절한 구조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는 현장활동 소방대원은 물론 구조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요구조자와 그들의 가족과 이웃에게는 평생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될 것이다. 현장 진입시 불법 주정차차량으로 인해 늦어졌던 시간들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 짧은 시간속에서 많은 것들이…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