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는 올해 전기차(EV) 206대에 대해 차량 가격에 따라 구매 보조금을 최저 950만 원에서 최고 2천2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지원 대상자를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7일까지 313명을 접수해 전자 추첨을 통해 대상자 206명을 최종 선정했다. 전기자동차란 휘발유 등의 화석연료가 아닌 전기에너지만으로 움직이는 차를 말한다. 전기자동차의 장점은 차량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것과 친환경적이라는 점이다. 전기로 배터리를 충전하기 때문에 연료비나 소모품비가 내연기관의 차량보다 저렴하고 내연기관이 없어 유해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그 외에도 엔진이 없어 승차감이 좋고, 소음과 고장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전기자동차의 단점은 비싼 차량 가격, 짧은 1회 충전 주행거리, 긴 배터리 1회 충전시간,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이다. 이런 단점 때문에 아직은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어, 정부가 구매 보조금을 지원해주며 보급을 활성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월 말 기준 국내 전기자동차 보급 대수는 약 2만5천 대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전기자동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 지원과 혜택을 주고 있는데,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이외에도 현재 전기자동차에 대한 모든
석판 버스 종점에서 은항골 골짜기로 들어서니 새들이 우짖는 연록의 숲이 손짓하여 부른다. 길섶에 줄지어 선 영산홍도 붉은 볼을 더욱 붉히며 배시시 웃어준다. 색소폰앙상블 정기연주회가 열리는 '좋은 카페'의 아담한 모습이 숲에 품에 살포시 안겨있다. 제복을 멋있게 차려입은 단원들이 민첩하게 무대를 채웠다. 은회색 머리의 중후한 단장님을 비롯하여 젊고 발랄한 여성 대원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가 어우러진 구성이 이채롭다. 객석은 이미 다 차고 보조 의자까지 동원되었다. 합주, 독주 4중주 바이올린 협연, 비올라연주, 중창 등 13가지나 되는 순서가 얌전하게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첫 번째 순서 '하나님의 나팔 소리'가 하늘까지 닿을 듯 장엄하게 울려 퍼지면서 음악회가 시작되었다. 이어서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이다. 어머니 품속같이 편안하고 감미로운 선율로 시작하여 가슴을 치는 고음의 경지까지 넘나드는 연주를 듣고 있자니 가슴이 먹먹하다. "I am strong, when l am on your shoulders.(당신이 나를 떠받혀 줄 때 나는 강인해집니다.) You raise me up to more then l can b
선유, 이름만으로도 안개 같은 섬이었다. 신선이 노닐던 곳이라고 했다. 이곳엔 갯바람조차도 선하게 흘렀다. 밀물이 들어찬 얕은 바다엔 아주 자그마한 고깃배가 장난감처럼 떠다녔다. 섬의 백사장을 거닐 때면 가슴이 따뜻해졌다. 머릿속은 환해졌고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흘러 나왔다. 호젓한 해안을 거닐다 보면 용서 못할 자신조차 바다처럼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제 남루한 내 욕망쯤이야 다 털어버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천형의 시간들도 이곳에선 다 비껴가고 모래알처럼 흩어졌다. 이 섬에서는 내 외로움조차 우아하고 당당했다. 릴케의 말 한 마디가 가슴에 탁 박혔다. "가장 중요하고 진지한 것에서 인간은 이름 없는 혼자다" 이 섬에 나 혼자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수록 내 이름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도 만족스러웠고, 이름이 불리지 않아도 난 외롭지 않게 되었다.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구름사이로 카랑카랑한 햇살이 설핏 비출 때 난 행복하다고 느꼈다. 구름 사이로 잠시 드러나는 햇빛처럼 행복이라는 것도 한 순간의 느낌에 불과할지도 몰랐다. 행복은 무덤덤하게 스쳐가는 하루하루 사이에 아주 잠시만 나타나는 짧은 순간의 반짝임, 눈부심, 따뜻함, 설렘일 것이다. 그 잠
미·북 정상회담은 성공할까? 만약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 한국 등으로부터 천문학적인 보상을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8·15해방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로써 그보다 더한 경사는 없을 것이다. 만약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면 세상은 또 어떻게 변할까·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던 상황이 재현될까? 북한이 핵을 포기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상황은 냉온탕과 비교할 수 있을 만큼 차이가 엄청나다. 어쨌든 우린 한 달 남짓한 동안에 극과 극으로 변할 수도 있는 남북문제를 예측하고 대비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역량을 총동원해서 김정은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 지를 판단해야만 한다. 우리 정보기관도 정보력이 만만찮지만 미국 일본을 비롯한 우방국의 정보협력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도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런 때 생각나는 말이 역지사지란 사자성어다. 만약 내가 김정은 입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엄청난 정보력을 갖고서도 자신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 판단하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가정 두려워하는 것은 권좌에서 쫓겨나는 것이다. 리비아 카다피 등 독재자의 비참한 말로는 상상하기도 싫을 것
내게 길이란 내 삶의 흔적이 될 수도 있고, 앞으로 다가올 날들에 대한 기대일 수도 있고, 실제로 길일 수도 있다. 그 길 중에 나를 성장하게 했던 둑길이 있다. 물이 흐르는 양옆으로 만들어진 둑길은 유년시절 놀이터였던 곳으로 집과 가까운 곳에 있었으며 뚝방이라고 부르기도 했었다. 여름날 오이 풀을 손으로 비비거나 손바닥에 얹고 다른 손으로 치면서 냄새를 맡으며 "오이냄새 날래, 참외냄새 날래?"하며 달리던 곳. 둑길에서 놀다가 소낙비를 만날 때면, 집으로 오지 않고 우산 풀을 뽑아서 쓰고 비를 맞으며 마냥 뛰어 다녔던 곳. 여름밤에는 더위를 피해 언니 둘과 나오기도 했는데 언니들은 소리 내어 가곡을 마음껏 불렀다. 그 가곡들은 나를 음악의 세계로 이끈 계기가 됐다. 그때의 둑길은 내게 또 다른 세계의 경계였다. 둑길 너머에는 냇물과 온갖 풀과 물고기 자갈들이 내게 놀 거리를 제공하며 친구들과 작은 사회생활의 시초가 될 수 있는 뿌리였다. 또 다른 둑길 안에는 돌로 쌓은 담장이 있었고, 어머니가 가꿔 놓으신 꽃밭의 예쁜 꽃들과 초가집 안의 정돈되지 않은 혼돈의 방과 가족들 속에서 늘 나약한 나로 성장해 갔다. 둑길 안에는 답답함과 무료함이 존재하는 반
송화가루 날리는 일요일 오후, 우암산 자락에 다소곳이 자리 잡은 조그마한 절, 관음사의 일상은 바쁜 듯 고요하다. 연초록 수액이 흐르는 불두화의 향기 속으로 장삼자락 휘날리며 걸어가는 스님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그 옛날 할머니도 불두화가 피는 이맘때가 되면 청결한 학처럼 새 옷을 갈아입고 이 절을 찾았다. 일찍이 혼자돼 쓸쓸하고 외로운 삶, 부처님을 남편삼아 이 절을 친구삼아 평생을 그렇게 사셨다. 절 마당에 들어서니 오색 연등이 허공을 가르며 주렁주렁 달려있다. 부처님 오신 날이 멀지 않은 모양이다. 연등을 밝히는 중생들의 마음은 욕심과 갈등의 마음이 아니라 자비와 용서의 마음이라고 들었는데, 저 많은 연등 속에는 어떠한 마음들이 들어있을까. 힘든 세상, 부처님의 자비아래 땀 흘려 살아가는 소박한 중생들의 간절한 소망들이 담겨져 있겠지. 가난하지만 정성을 다해 부처님께 바친 등불 하나가 잘 사는 사람이 바친 등불보다도 공덕이 크다고 하지 않았던가. 빛바랜 단청 문을 열고 법당 안으로 들어서니 관세음보살을 염호(念呼) 하는 염불스님의 독경소리가 청량하다. 부처님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땀을 뻘뻘 흘리며 절을 하고 계시는 저 노(老) 보살은 무슨 소원을
학부시절 답사로 도산서원을 처음 갔다. 서원 재유사의 안내와 교수님의 설명을 들었는데 역사 전공학생들임에도 정치하게 살펴보지 못하고 선생이 빨간 세필로 주석을 붙인 책과 '성학십도'의 숙흥야매잠을 보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참 열심히 공부한 분이라는 정도만 살폈던 기억이었다. 이제 인연이 되어 도산서원을 출입하게 되고, 기라성 같은 선생 제자들이 묵었던 양재에서 목침을 베고 잘 기회도 생기니 참 좋다. 그런 중에 각 구조물의 편액에 자연스레 눈이 간다. 영남 유림 중에서도 당대 지식의 최고봉에 있는 후학들이 명명했을 테니 분명 심오한 지식을 바탕으로 큰 바람을 담고 있으리라. 김춘수 시인의 '꽃'에서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는데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된 것'처럼 명명한다는 것은 관계와 더불어 큰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서원의 전체 구조는 전면에 강당과 동서재로 이루어진 강학 공간과 그 뒤로 사당을 둔 전학후묘(前學後廟)의 형태이다. 진도문(進道門)은 문자 그대로 도로 나아가는 문이니 현관과 마찬가지로 도와 덕을 배워 깨우치려는 결심의 문이며 원규에서는 입덕문(入德門)으로도 불린다. 진도문 옆의 도서관 현판은 광명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면서 지적인 유기체이다. 무리 지어 관계를 맺고 사회생활을 하며, 생존에 필요한 의식주 마련을 위해 경제활동을 벌인다.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등 여러 문화를 습득하거나 선택하고 향유한다. 크고 작은 조직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기술, 자본, 정보, 권력 등 사회적 힘이 창출, 생성되고 작용하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보편적인 의식 수준, 의식의 밝기에 따라 정의롭거나 유익하게 혹은 불의하거나 부당하게 그 사회적 힘을 행사하거나 받게 된다. 과거에 비해 전반적으로 사회 구성원 의식이 높아졌으나 자신이 가진 사회적 힘과 사적인 욕망이나 이익이 교차할 때 이를 컨트롤할 만한 의식이 부재한, 일부 인사들로 인해 여기저기서 갑질, 차별, 억압, 독선 등이 행해진다. 근래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남녀 간의 '미투'가 그중의 하나라 하겠다. 여기에는 가해자, 피해자, 목격자, 방관자가 등장한다. 남녀 간 '미투'는 성(性)이라는 내밀한 요소로 인해 미묘하거나 고질적이다. 때로 주변으로 번지거나 상속되기도 한다. 10여 년 전에 '무탄트 메시지'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2003년 번역판). 미국 출신의 예방의학 분야
포근한 바람이 부는 화사한 봄을 맞이하며 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과 함께 본격적으로 제7회 지방선거의 막이 올랐다. 이번 선거는 우리지역의 민생을 책임질 일꾼을 선출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이다. 큰 뜻을 품고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은 선거라는 건곤일척의 전투에 임하면서 선거법을 준수하고 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지혜와 덕목을 마음에 새기어 공정하고 아름다운 축제의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바람과는 달리 우리의 현실은 엄격한 선거법과 처벌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선거에서 불법 기부행위가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행위를 하는 이유는 후보자가 상대방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유권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5월은 전국이 푸르른 자연의 화려한 빛으로 물드는 봄꽃의 향연이 펼쳐지는 시기이다. 유명한 명소마다 상춘객을 부르는 축제가 성황을 이루고, 자신의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제한적인 후보자들에게 상춘객은 불법 기부행위의 대상이 되기 쉽다. 정보화시대에는 소셜 네트워크(SNS)에 의한 소통의 비중이 높아 온라인을 통해 후보자가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충남 인권조례 폐지를 시작으로 계룡시에 이어 충북에서도 증평군의회가 인권조례를 폐지하였다. 인권조례 폐지를 주도하는 단체는 전리품을 챙기듯 이제는 인권조례를 개정하려는 고양시에 몰려가 시위 중이라고 한다. 2017년 11월에 증평군의회 의원 7명 전원이 찬성해서 만든 조례를 5개월 만에 그것도 임기도 얼마 앞두지 않은 의원들이 서둘러 인권조례를 폐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한 행위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 수 있다. 인구도 많지 않은 곳에서 일부 보수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폐지 청원서를 한 움큼 들고 오니 의원들 입장에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조례를 가지고 밑지는 장사를 할 순 없었을 것으로 추측해 본다. 증평군의 인권조례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하는 표준조례안 수준을 뛰어넘지 못하는 조례임에도 인권단체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심각하게 상황을 인식하는 이유는 인권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최근 유엔인권이사회에서는 인권조례 폐지 결정에 항의하는 내용의 서한을 외교부에 전달했다. 서한에는 "한국의 일부 보수 종교단체가 성적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근거한 차별 보호를 약화시키려 한다"며 우리 정부의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잇따른
영운천변 산책로를 걷다보면 한 구간에서 꽃잔디 세상을 만나게 된다. 아름답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마는, 이 꽃은 함께 모여 피어서 더욱 아름답다. 손에 손을 잡고 마치 코러스 음악을 연주하듯 어우러져 천변가득 진분홍 물결을 이룬다. 새벽이슬에 세안하고 햇살에 반짝이는 꽃무리들이 오늘따라 하도 현란하여 걸음을 멈추자니 지난여름 청주 시내가 물에 잠겼던 일이 떠오른다. 그날 아침, 쏟아지는 장대비가 심상찮았지만 주일인지라 여느 때처럼 집을 나섰다. 영운천변에 있는 교회의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고 창밖을 내다보니 영운천에 물의 광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궁창이 뚫려버렸나 보다. 빗소리에서 리듬을 듣는다는 건 정도껏 내릴 때 쓰는 시(詩)적 표현이다. 주룩주룩 쏴쏴도 적당히 내릴 때 들리는 소리다. 그날의 빗소리는 어찌 크던지 고막이 먹먹하고 고요하다 못해 적막했다. 낭만은커녕 노아의 방주로까지 생각이 번지며 두려울 정도였다. 새 한 마리 감히 날아오르지 못하고 천둥번개조차 묶어놓곤, 좍 하고 외마디 소리만 내며 직수로 쏟았다. 바닷물을 거꾸로 쏟아 붓는다는 표현도 과하지 않다. 그렇게 한 시간 내내 폭포처럼 퍼부었다. 누런 물살이 성난 파도처럼 소용돌이치며…
한때 선풍적 인기를 끌던 스타크래프트 게임이 있었다. 원래 게임은 가상의 적인 컴퓨터와 열심히 싸우던 게임이었지만 스타크레프트는 동료와 팀을 이루어 컴퓨터와 전쟁을 할 수도 있었고 다른 게이머들과 대결도 가능한 온라인 게임이었다. 이 게임덕분에 동전을 넣으며 하는 오락실이 줄어들고 인터넷 게임이 가능한 PC방이 늘어났다. 1990년대 후반에 초고속인터넷(ADSL)이 시작되면서 인터넷을 통한 게임이 본격화되었다. 인터넷은 이전부터도 있었지만 이메일 하나를 보내더라도 전화선을 이용하여 시간이 많이 걸렸다. 초고속 인터넷은 말 그대로 초고속으로 인터넷을 사용 가능케 하였고 게임과 다른 정보통신의 막대한 발전을 만들어 주었다. 그 중 스타크레프트와 리니지라는 게임이 인터넷 PC방을 활성 시켰다. 게임이 정보 통신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수행했고, 게임의 질이 높아지면서 컴퓨터 성능역시 계속 발전시켰다. 게임으로 시간을 때우던 사람들이 인터넷발전과 고성능 컴퓨터 활용에 도움을 준 것이다. 이처럼 본의 아니게 뜻하지 않은 큰 결과를 만들기도 하다. 게임으로 단순히 시간을 보내려다가 정보통신과 컴퓨터를 발전시킨 게이머들처럼 세계사에도 본 뜻은 이게 아닌데 큰일을 해낸 사
"여성들은 왜 착한 남자보다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거죠·" 강의를 하다보면 가끔 수강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고 당황스러울 때가 종종 있어요. 사실 나쁜 남자와 착한 남자 중 뭇 여성에게 선택하라고 한다면 당연히 착한 남자를 선호할 것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 한국 사회에서는 소위'나쁜 남자'가 매력 있는 남자로 변신한 것일까요. 그 저변에는 대중매체의 힘도 크게 작용했겠지요.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쁜 남자는 주로 대표적인 미남배우일 때가 많죠. 차갑고 거칠며 무례한 남자 주인공이지만, 외모적으로 멋지면서도 부유한 환경 탓에 착하고 순종적인 남성보다 우위에 서 있는 겁니다. 사주명리학은 음양오행의 생극제화(生剋制化)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어요. 생(生)은 말 그대로 낳는다, 도와준다는 의미인 반면 극(剋)은 자극하고 억누른다는 의미가 담겨 있죠. 오행은 끊임없이 서로 생하거나 극하며 상호작용을 합니다. 계절의 변화처럼 말입니다. 사랑의 감정도 그와 닮았어요. 사랑을 하는 여성인 주체는 생(生)하는 셈이고, 사랑을 받는 나쁜 남자는 다른 여성을 바라보고 있으니 극(剋)하는 관계가 되는 것이죠. 로마의 시인 시루스는 "모든 인간은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에게
아이들의 목소리로 화들짝 깨는 사무실. 가까운 어린이집에서 견학을 왔나보다. 원아들이 복사기와 책상 사이를 숲길 지나듯 아장아장 걷는다. 활짝 웃으며 안아 달라 팔을 벌린다. 하던 일 내려놓고 천사들과 눈을 맞춘다. 누가 누굴 체험하는 것인지 모를 견학은 이렇게 시작된다. 올 초 칠금금릉동 주민센터로 발령받은 나는 이렇듯 불쑥 찾아온 원아들처럼 '깨끗한 동네 다정한 이웃'이란 슬로건을 뜬금없이 만났다. 처음엔 '깨끗한 이웃 다정한 동네'로 잘못 알고, 목욕탕 육성사업인가 했을 만큼 무지했다. 이 슬로건이 세상에 나온 지 1년이 지났다. 센터를 헤집어 놓은 원아들보다 더 어린, 돌을 갓 넘긴 아기인 셈이다. 그러나 이 한 살배기가 이뤄낸 변화와 성과는 어른 못지않다. 새로 이사 오는 주민들에게 대형폐기물 배출방법 등 생활정보를 담은 안내문을 나눠주니 몰래 가구 버리는 일이 크게 줄었다. 경로당 어르신과 직능단체 회원들은 도로변 녹지대에 켜켜이 쌓인 낙엽을 모두 걷어냈다. 주민들은 청결활동에 나서면서 '깨끗한 동네'가 무얼 의미하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시민의식이 변하며 어렵고 힘든 주변을 돕자는 '다정한 이웃'에도 관심을…
탁상달력에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쓰여 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가정의 날, 부부의 날, 입양의 날, 최근에 제정된 한부모가족의 날 등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이 있는 달이다. 아이들을 키울 때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거나 "엄마가 집에 있어야 한다"는 말을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하는 건데"라는 생각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부모님이 아이들을 한동안 돌보아 주셨는데 이사를 한 뒤로는 전화를 가끔 하시면 "애들 밥은 주고 다니는 거니" 라고 하셨고 혀를 끌끌 차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었다. 함께 일하며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오롯이 부부만의 힘으로 아이를 키워내기는 어렵다. 점차 바뀌어가고 있어도 여전히 육아 부담은 주로 엄마에게 지워진다. 이른 출근, 불가능한 정시퇴근 등의 이유로 육아 부담을 나눠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 대상은 남편이 아닌 다른 여성, 주로 할머니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우리 시대의 육아는 엄마와 할머니 등으로 이어져 왔고 그렇지 못한 상황인 경우 직계가족들이 육아를 분담해주는 것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지금은 많이 알려진 공공서비스인 아이돌보미와 어린이집에 맡기는
안창호(安昌鎬) 선생은 일제강점기 애국계몽 활동을 전개하고 독립운동에 일생을 바친 독립운동가로 호는 도산(島山). 그의 호가 도산(島山)인 이유는 망명길의 뱃전에 서서 멀어져 가는 풍전등화 같은 조국의 산하를 바라보며 "섬[島], 섬[島]이여, 산(山), 산(山)이여"라고 탄식한 일로 인하여 지어진 '호'라고 한다. 안창호(安昌浩) 선생의 나라 사랑이 얼마나 처절했는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안창호 선생은 가난한 농부의 집안에서 태어나 할아버지 밑에서 성장했으며 공부를 마친 뒤 1897년 독립협회에 가입하고 1907년 신민회를 조직, 191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흥사단을 결성하였다. 1926년 2월 상하이로 돌아와서 만주에 흩어진 군사 활동을 통일하여 대 독립당을 결성하고자 했다. 그러나 민족운동의 이념과 노선이 통일되지 못해 실패로 끝났다. 1932년 4월 윤봉길의 폭탄투척 사건으로 일본경찰에 붙잡혀 4년형을 선고받은 뒤 가출옥했다. 1937년 수양동 우회사건으로 다시 일본경찰에 체포되었다가 병보석으로 나왔으나, 고문과 옥고를 치르면서 얻은 지병으로 조국의 해방을 보지 못하고 이듬해인 1938년에 사망했다. 또, 평안남도 강서군 출신이며, 본관은 순흥
2016년 생명표에서 대한민국의 기대수명은 전년보다 0.3년 길어진 82.4살로 추정됐다. 남성이 79.3살, 여성이 85.4살이었다. 10년 전에 견주면 기대수명은 3.6년이 늘었다. 기대수명은 출생 직후부터 사망할 때까지 예상되는 평균 생존 연수다. 골골백세가 아니라 팔팔백세라는 농담이 이제 우리들의 현실이 되었다. 장수하는데 있어 위험요소는 질병, 고독뿐만 아니라 경제적 문제와 국가가 준비해야 하는 사회 환경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다. 그런 까닭으로 교육뿐만 아니라 복지도 백년대계(百年大計)의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100세를 살아가게 된 인간의 수명에 대해 축복 여부를 따지기 앞서 나를 포함한 부모 그리고 자녀들과 오버랩 되는 공동의 시간이 존재하는 우리 모두의 생활시간이다. 즉, 폭넓은 연령집단이 정책의 대상이 되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100세 시대를 소외되지 않고 서로가 존중하며 살아가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경제적 문제를 가장 먼저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동의한다. 그러나 여가문화를 잘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1953년 이후 매주 48시간을 일을 하다가…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이었다. 부모와 자식 간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지역사회에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들었다. 충북 최대의 사회복지 재단의 설립자가 직원을 상습적으로 폭행한다는 뉴스였다. 현대HCN 충북방송의 인터뷰 장면을 보고 충격에 빠져 있는 동안 인터넷 신문인 '충북인 뉴스'에서도 그 사건을 대서특필했다. 이 사건을 중시해야만 하는 이유는 설립자가 사회사업 분야의 원로로 알려진 지도층 인사라서다. 사회사업가 하면 사재를 털어 불우한 사람을 보살피는 봉사자로 알려져 있다. 사회복지 시설이 거의 없던 50년대 설립자가 부랑인이나 장애인을 모아 보살피기 시작한 게 효시였다. 지금은 음성의 꽃동네와 더불어 충북을 대표하는 복지시설로 명성을 날릴 만큼 성장했다. 이런 곳에서 칠십대 중반의 설립자가 6개월 동안에 직원 3명에게 5차례나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을 뿐만 아니라 전 직원을 모아 놓고 쌍욕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 뉴스를 들으면서 많은 사람이 위계(位階)에 의한 폭행이란 말을 떠올렸을 것이다. 직장 상사 등이 직급을 이용해 부하 여직원을 추행하면 위계에 의한 간음이라고 한다. 형법상 위력에 의한 폭력이란 범죄가 있다면 그 전형적인 행위일 것이
어린 고사리 마냥 꽉 움켜쥐었던 아가의 손이 '쫘악' 펴지기라도 한 것처럼, 접혀있던 산천의 나뭇잎은 활짝 손바닥을 펴 올리고 있다. 얼마 전만 해도 울긋불긋했던 자연의 색이 연둣빛을 벗어내고 신록의 푸름을 발하고 있다. 아침 출근길, 차 창밖으로 보이는 먼 산의 녹음(綠陰)에서 생명의 기운이 전해져 온다. 어김없이 때맞추어 오는 자연의 섭리가 신비롭다. 얼마 전, 공포의 전율만이 감돌던 비무장지대에서 우리나라 역사에 길이 남을 새로운 일이 벌어졌다. 오랜 기간 단절되었던 3·8선을 넘은 남북 두 정상의 만남이 한반도에 새롭게 생명의 기운을 싹 틔웠다. 매스컴은 두 정상이 '판문점 선언문'을 발표한 후, 남몰래 뒤돌아서서 눈물을 닦아내는 한 남성의 모습을 클로즈업하여 보도했다. 두 정상의 만남을 살얼음 걷듯 조심스럽게 추진하여 마침내, 두 정상이 서로 악수하고 한반도의 앞날을 함께 풀어나가겠다는 선언을 이끌어낸 사람. 그 사람의 눈물을 보니, '얼마나 뿌듯하고 얼마나 가슴 벅찼을까'라는 생각이 들며,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듯했다. 아마도 오랜 시간 고대(苦待) 하던 딸아이를 처음 품에 안고 기쁨의 눈물 흘리던 날인 4월 27일, 내 마음은 아니었을
어느새 '산과 들에 신록이 일고, 여름이 시작 된다'는 입하(5월 5일)가 지났다. 여름의 시작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에게 주는 느낌이 궁금하다. 많은 이들에게 설렘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하지만 날씨업무를 하고 있는 우리는 그렇지 못한 듯하다. 여름이 시작되는 5월이 되면 기상청에서는 여름철 호우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한다. 6월에서 9월 사이 강수량이 연강수량의 60~70%를 차지하고, 장마와 집중호우, 태풍 등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상청을 비롯한 방재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지자체 등 각 기관이 5월 15일부터 여름철 방재기간을 특별히 지정해 대비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해 7월 16일 충북 중북부 지역에 일강수량 100∼290㎜, 시간당 90㎜ 내외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인명피해(사망 5명·이재민 2천539명)와 사유·공공시설 등 총 547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를 복구하기 위해 약 2천5억의 비용이 소요됐다. 충북지역이 '위험기상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 전환이 되면서 자연재해 대비를 위한 대책에 주력하고 있다. 여름철 위험기상 중 가장 위협적인 것을 꼽으라면 이미 경험한 바 있는 집중호우,
권력자들의 잔혹한 갑질. 조금이라도 윗자리에 앉은 자들의 비열한 횡포, 많이 가진 자들의 더러운 갑질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하층민들이 겪는 고통과 수치와 분노는 그만큼 하늘을 찌른다. 세월이 험악할수록 그들은 서로의 상대를 망가뜨려는 앙심을 갖기 마련이다. 그런 틈바구니에서 '權不十年(권불십년)' 또는 '부자삼대 못 간다'는 속언도 생기고, '990석을 가진 부자가 10석 가진 자의 것을 빼앗아 1천석을 채우려고 한다' 는 말도 퍼져있었다. 성서에는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 보다 어렵다"는 인구에 회자되는 명구도 있다. 아마도 부(富)를 지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고, 부자가 더 탐욕스럽다는 것, 재산을 많이 소유할수록 더욱 많은 죄를 짓는 다는 뜻일 것이었다. 그럼에도 13대 300년이나 만석꾼의 부를 지켜낸 특별한 집이 있다. 이른바 '경주 최 부자'다. 농경시대 그런 예는 세계를 통 털어도 그리 흔치 않다. 두말할 것도 없이 우리나라에는 그 집이 유일할 만큼 특별한 비결이 있었다. 그 집안에는 핏줄처럼 이어온 여섯 가지 가훈 즉 육 훈(六訓)이 그것이었다. 첫째 대대로 만석을 채우지 말라. 그 속에 함
8년 공직생활 동안 면사무소 근무는 처음이었기에 낯선 환경과 함께 이곳을 찾는 주민들의 모습이 매순간 새로워 긴장의 연속이었다. 지난 1월 정기인사로 엄정면사무소로 자리를 옮긴 지 사흘째 되던 날, 회의실에서 쫓겨났던 기억과 그 때 느낀 여운이 아직도 생생하다. 해가 바뀐 후 첫 이장회의가 열렸고, 커다란 원형 탁자에는 스물여섯 명의 이장님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서로 농담을 주고받던 분들이 회의가 시작되자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회의서류를 한줄 한 줄 꼼꼼히 살폈다. 각 팀장들의 행정사항 설명이 끝난 후 이장협의회장이 주관하는 회의로 접어들 때의 일이다. 직원들이 업무와 관계된 것은 없는지 수첩을 펴들고 메모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회의가 시작되던 찰나, 한 이장님이 손을 들었다. 자신이 하려는 얘기가 불편하게 들릴 수도 있다며 다른 이장님들과 면 직원들에게 먼저 양해를 구했다. 발언 요지는 이장 간 회의를 할 때만큼은 면 직원들이 동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회의 중 민감한 내부 사안이 논의될 수도 있고, 면사무소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회의가 끝난 후 별도로 알려주면 된다는 것이었다. 이장님의 발언 이후 분위기는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로 임용돼 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개월이 지났다. 나의 첫 발령지가 차량등록사업소라는 것을 알고 많이 놀랐었다. 평소에 차에 관심도 없고, 심지어 운전도 할 줄 모르는 내가 차량 관련 사무를 하게 될 줄 상상도 못 했고, 청주에 살면서 차량등록사업소의 존재조차 몰랐기 때문이다. 차량등록사업소는 차량 관련 사무를 종합적으로 담당하고 있으며 청주시 차량뿐 아니라 다른 지역 차량등록도 담당하고 있어서 늘 민원 업무가 많은 편이다. 그중 내게 주어진 업무는 자동차와 관련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자동차의 과세표준액을 알려주거나 새로운 차를 사거나 이전할 때 취득세를 부과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처음에 세무에 배정됐다는 말을 듣고, 설렘과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었다. 왜냐하면 평소에 세금과 관련해 아는 바가 없었고, 세법 관련 공부를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와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선배 공무원이 옆에서 차근차근 도움을 줘 수월하게 업무를 익힐 수 있었다. 한 번은 실수를 한 적이 있었다. 감면 대상이 되는 차량에 그대로 취득세를 부과해 환급이 나온 것이다. 민원인의 입장에서는 환급 절차로 낸 세금을 돌려
오랜만에 책을 펴고 책상에 앉았다. 하지만 책을 조금 읽다 보면 앞부분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겠다며 다시 앞 페이지를 읽고 한 페이지를 넘기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시 앞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게 지지부진하게 책의 진도는 제자리에 머무르고, 눈을 잠깐 감았다 뜬 순간 어느새 시간은 30분이 훌쩍 지나서 책상에 엎드려 있는 나를 발견한다. 놀라운 시간 이동을 경험하고 나면 다시 독서를 하지 않는 나 자신으로 돌아간다. 이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나온 책이 바로 '인나미 아쓰시'가 쓴 '1만 권 독서법'이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가진 독서에 대한 생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동안 읽은 책 중에 한 문장이 넘게 기억나는 책이 있나?'. 필자를 비롯한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없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책을 암기할 것도 아니면서 필요 이상으로 천천히, 그리고 자세하게 독서를 하고 있고, 따라서 독서를 힘든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책 속에서 독자들의 영혼을 일깨워줄 한 줄의 문장이다. 영혼을 일깨워줄…
새벽 3시 50분. 휴대폰 알람 소리가 울리면 겨우 의식을 찾는다. 밖은 아직 칠흑같이 어둡고, 얼음처럼 차가운 바람이 껴입은 옷 사이를 뚫고 들어온다. 귀 끝이 시려와 귀마개를 깜빡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방으로 돌아가면 4시 30분 셔틀을 놓치기 때문에 오늘은 귀마개를 포기해야 한다. 셔틀버스에 올라타 눈을 붙이면 찰나 같은 1시간이 지나가고 용평 알파인 스키센터에 도착한다. 나와 함께 청주에서 온 동료들은 용평 알파인 스키센터에서 PCP(차량 통제) 근무를 맡았다. 처음 PCP 팀에 소속된 것을 알고 솔직히 우리는 크게 실망했다. 다른 지자체에서 파견 온 100여 명 또한 우리와 같은 기분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처음 평창 파견 근무가 결정됐을 때, 이상화 선수나 이승훈 선수에게 인형을 건네준다든지 스타디움에서 개회식을 직관하며 질서유지를 하는 등 '눈이 즐거운' 근무를 할 거라는 달콤한 기대를 했기 때문이다. 우리 PCP 팀의 임무는 평창의 외곽 교차로 또는 경기장 진입로에서 교통을 통제하는 일이었다. 차량이 진입하면 공식 통행증을 확인한 뒤 통과 여부를 결정짓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통행증 종류가 너무 많아 도저히 다 외울 수…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