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렇게 미운 소리가 다 있을까. 도서관 뜰에 찾아 든 낯선 새. 잠깐 목청을 가다듬는가 했더니 꽉꽉 꽈악꽉 노래까지 부른다. 듣기가 민망할 정도로 거북한데 리듬까지도 뒤죽박죽. 얼마를 그렇게 꽥꽥거리더니 제 깐에도 무안했는지 얼핏 끝내 버린다. 그리고는 한동안 조용한 게 다른 곳으로 날아간 성 싶다. 곧 이어 참새들 지저귀는 소리가 한껏 명랑하다. 앞서 부른 녀석에게는 미안했지만 박자는 물론 화음까지도 착착 맞는다. 듣기만 해도 해맑은 느낌. '그래 저 정도는 되어야지'라고 나도 모르게 무릎을 쳤다. 하지만 나 역시 노래는 젬병인데 무얼 탓하랴 싶다. 오래 전에 읽은 한 컷 얘기가 생각난다. 숲 속에 사는 왜가리가 하루는 꾀꼬리와 노래자랑을 했다지. 딴에는 잘 부른다고 하지만 그야말로 왜가리 같은 소리다. 그 다음 꾀꼬리가 예쁘게, 진짜 꾀꼬리 같은 노래를 불렀다. 왜가리는 잔뜩 풀이 죽었다. 자기가 들어도 꾀꼬리는 참 잘 부른다. 하지만 인정하기는 싫고 꾀꼬리에게 노래자랑을 제안했다. 자신만만한 꾀꼬리는 두 말 없이 허락했다. 누가 들어도 목소리는 좋았으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왜가리는 학을 찾아가 내일 노래자랑을 하게 될 거라고 평을 부
이마누엘 칸트는 매일 정확한 시간에 산책했던 것으로 유명한 철학자다. 그는 골똘한 생각에 잠긴 채 철학적 사고에 젖으며 걸었다고 한다. 또 니체는 '심오한 영감의 상태, 즉 모든 것이 오랫동안 걷는 길 위에서 떠올랐다'고 했다. 그런 훌륭한 분들의 위대한 생각이 탄생된 길이니 걷기를 매일 생활화해야만 할 것 같다. 그래서일까. 전국 곳곳마다 산길 따라, 물길 따라, 옛길 따라 둘레길을 찾아 유행처럼 걷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 길은 데크와 미끄럼 방지용 깔개를 깔아놓아 걸어도 쉽게 피곤하지 않는 길이다. 어린아이나 노인뿐만 아니라 장애인도 어렵지 않게 다닐 수 있도록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우리네 일상생활이 바쁘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빠르고 편리한 교통수단을 주로 이용한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거나 힘들 때 문명의 이기를 거부하고 걷는다면 몸과 마음에 활기를 얻을 수 있다. 내 집 부근에 사직공원 둘레길이 있다. 약간의 경사가 있는 낮은 산으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걷기에 딱 좋은 장소로 알려졌다. 이른 새벽부터 늦은 시각까지 이곳 주변의 주민들이 찾아와 걷는 사람들로 이어진다. 더구나 이 길은 흙길이라서 발을 디딜 적마다 감촉이 너무 좋아 발걸음
세월이 정말 쏜살같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공직에 입문한 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 올해로 공직 7년차. 4년 전 첫 아이를 출산하고 2년 전에 둘째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정신없이 지냈던 것 같다. 수시로 뒤바뀌는 밤낮으로 눈 밑에 다크서클을 항상 달고 아이들을 키웠으니 그나마 없는 체력에 어떻게 버텼는지 스스로도 놀랍다. 요즘 '워킹맘'이란 신조어가 널리 쓰인다. '일하는 엄마'란 뜻의 이 단어는 사회활동과 가정을 병행하는 여성을 일컫는다. 여성의 사회참여는 지속 증가하는 반면, 가정 내 육아 및 가사부분에 여성의존 부담이 절대적인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30대 초반 여성의 경력단절현상 심화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워킹맘들은 공평한 역할 분담이나 이의 제도적 뒷받침이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일과 양육을 병행하다 보니 많은 어려움에 직면한다. 가사와 육아 및 사회활동마저 완벽해야 한다는 주변의 바람과 시선은 부담을 가중시킨다. 나 또한 애로사항이 적지 않다. 곤히 자는 아이를 아침 일찍 깨워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보낼 채비를 하다보면 첫째 아이는 이따금씩 "오늘 유치원 가는 날이야?"라고…
조선유교사회에서 새로 임명되는 지방 수령들이 가장 우선을 두었던 일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환과고독(鰥寡孤獨)'의 처리였다. 늙은 나이에 아내가 없는 것을 환(鰥), 남편이 없으면 과(寡), 부모가 없으면 고(孤), 늙어 부양할 자식이 없는 것을 독(獨)라고 했다. 제나라 선왕이 맹자에게 왕도정치를 묻자 이 문제를 잘 처리해야 현군이라고 가르친 데서 유래한다. 조선을 개국한 이태조는 즉위한 직후 백성들을 위한 교서를 내렸다. 이태조가 제일먼저 주문한 것이 바로 '환과고독'에 대한 지방 수령들의 책무였다. "환과고독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니 마땅히 불쌍히 여겨 구휼해야 될 것이다. 해당 관청에서는 굶주리고 곤궁한 사람을 진휼하고 그들의 부역을 면제해야 한다." 조선시대 후기 황해도 장연현감으로 부임한 김희채는 홀아비 과부를 짝지어 주는 일을 적극적으로 시행하여 칭송을 받았다. 바로 환과고독을 해결하는 것이 목민관의 첫 임무로 생각한 때문이다. 당시 보쌈은 약탈혼이라는 중대 범죄였지만 관아에서 눈을 감아주었다. 보쌈은 수절(守節)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한 탈 유교적 풍속이기도 했다. 사대부가에서도 청상과부가 되면 은근히 보쌈 신세가…
벌써 유월이다. 분주함을 핑계로 서둘러 살다보니 어느새 꽃들이 지고 있다. 그리고 유월이 느닷없이 다가왔다. 온통 꽃으로 물든 봄을 보내며 맞는 올해의 유월은 가슴 떨린다. 언제 이렇게 가슴 뛰는 날들이 있었던가. 지방선거와 북미회담이 새로운 질서와 새로운 길을 열며 유월을 달구고 있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끼는 작은 전율들이 온 몸을 감싼다. 지난날 민주화를 외치며 길 위에서 보내던 날들이 다가온다. 올해 유월이 이렇게 새로움의 떨림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마 나만의 그 것은 아니리라. 지난날 민주주의를 위한 우리들의 엄혹한 싸움은 지금의 민주주의를 위한 것들과는 그 질적으로나 양적인 면에서 확연히 다르다. 당시의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은 군부독재와의 싸움이었고 야만과 금기를 깨는 항쟁이었다. 그러기에 최루탄과 고문의 억압에 맞선 목숨을 건 투쟁으로 대중과 분리된 선도적 투쟁일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것은 철저히 파편화 되고 개인화 되어 민중들과 함께 가기 보다는 민중들을 앞서 이끌고 나간다는 지식인적 운동이었다. 그러기에 현장이라는 곳에서의 자각운동과 조직화 운동은 대단히 폐쇄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최소한 유월항쟁이 있기까지는 그랬다. 유월항쟁은 이
동방이 비밀리에 결집한 조직원은 동방과 나를 포함하여 겨우 다섯 명이었다. 이 다섯 명이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건 불가능해보였다. 그런데도 동방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내가 보기엔 이 게임은 이길 수 없는 게임 같은데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온 겐가?" 동방은 나를 보고 빙글거리며 대답했다. "김 사자님이 제 편이니까요." "예끼, 놀리지 말게나. 나야, 자네가 억지로 끌어들여 놓지 않았나?" "김 사자님은 우리 조직이 이상하게 변질되기 시작될 때부터 바로 돌려놓으려고 하셨잖아요?" "내가? 그게 무슨 말인가? 언제 그랬다는 건지……." 동방은 입술 끝을 올리고 소리 나지 않는 웃음을 표정으로 한참동안 웃고 나서 말했다. "저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데요. 지금도 그때, 사자님의 당당한 모습을 생각하면 무언가 하고 싶은 충동이 일만큼 가슴이 설레기도 하고요." 나는 동방이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모르는 일을 저 혼자 저렇게 도취되어 떠드는 걸 보면 간밤에 꾼 꿈을 현실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일은 않고 졸다가 꿈을 꾼 게로군." 동방의 눈과 입술이 나를 놀리려고 작정이라도 하듯이…
2018년 6월 13일 4년간 우리 지역 행복을 책임질 일꾼들을 뽑는 날이다. 그러나 선거 날이 다가오면서 인터넷에 많은 가짜뉴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짜뉴스란 외관상 실제 언론보도처럼 보이지만, 사실과 무관하게 작성된 기사를 말한다. 처음부터 악의적인 목적으로 작성된 유언비어로 흑색선전의 새로운 변형이며, 마치 사실처럼 보여 사회적 파장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선거 등에서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핵심 내용을 왜곡 또는 조작해 대부분 사실 확인이 쉽지 않은 자극적인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도 SNS를 통한 가짜뉴스는 큰 위력을 발휘했다. 대표적인 가짜뉴스는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힐러리 클린턴이 국제 테러단체에 무기를 판매했다' 식의 터무니없는 가짜뉴스가 미국 대선 판도를 바꿨다는 말까지 생겨나서 가짜뉴스 폐해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엉터리 정보를 담은 가짜뉴스의 문제점은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허문다는 것인데, 가짜뉴스를 진실로 믿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퍼 나르면서 진실이 왜곡되고 사회의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결국, 피해는 곧장 유권자 즉 국민에게 돌아간다. 유권자의 눈과 귀를 흔들고 판
"건강한 신체는 영혼을 위한 침실이나 병든 몸은 영혼의 감옥이다"라는 명언이 있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강관리 즉, 예방이 중요하다. 최근 기온이 초여름을 방불케 할 만큼 높아지면서 모기 활동이 왕성해 지고 있다. 일본뇌염 주의보도 지난해보다 빠른 지난 4월 1일에 발령됐다. 일찌감치 '모기와의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모기는 일본뇌염은 물론 말라리아, 지카바이러스 등 열대성 감염병을 옮기는 대표적인 해충이어서 특히 아기나 노약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본뇌염은 바이러스를 가진 작은빨간집모기(Culex tritaeniorhynchus)에 물린 경우 발병하며 대개 99% 이상은 무증상 또는 열을 동반하는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일부에서 급성뇌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일본뇌염의 합병증으로는 마비, 중추신경계 이상, 기면증, 섬망 등이 있고, 세균 감염에 의한 호흡 곤란을 동반한 폐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각한 후유증이 남거나 사망에 이르는 비율은 50∼60%에 이른다. 연령이 낮을수록 증상이 심하다. 일본뇌염 환자에 대한 특이적인 치료법은 없고 호흡장애, 순환장애, 세균감염에 대한 보존적인 치료를 한다. 또한,…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의 석곡리, 석실리는 '솝실'에서 '속실'로 변이된 이후 '속'이 '석'으로 변화된 특수한 예에 해당하지만 대부분의 지명에서는 '속실'에서 'ㄱ'이 탈락돼 '소실'로 변했다. 보은군 속리산면 중판리와 괴산군 청천면 사기막리의 '소실티골'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의 '소실'을 비롯해 경북 군위군 우보면 모산리와 경북 군위군 우보면 문덕리의 '소실', 경남 함양군 함양읍 대덕리와 경북 울진군 매화면 갈면리의 '소실들', 전남 화순군 이서면 영평리의 '소실당골',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봉계리의 '큰소실골' 등이 '소실'로 변이된 경우다. 그런데 '솝실'이 '속실, 석실, 이리(裡里)'로 변하기도 하지만 보은군 탄부면 벽지리의 '수반', 충주시 수안보면 고운리의 '숲안'은 숲의 안쪽이라고 설명하는데 '숲, 수'의 어원은 '숲(수풀)'이 아니라 '솝'으로 추정할 수 있는 흔적들이 많이 발견된다.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의 '수반들'은 우암동과 내덕동에 접한 무심천의 안쪽에 있던 들을 가리킨다. 현재의 청주농고와 청원경찰서 일대를 말하는데 '수안들'이라고도 한다. 이처럼 '수반'과 '수안'이 함께 사용되는 것은 '수반'에서 'ㅂ'이 탈락돼
얼마 전 6·13 지방선거 선거공보물이 왔다. 어쩌면 스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의 '말 말 말'이 무성하게 들어있다. 우리 동네 시의원은 어떤 사람들이 나오는가. 이제껏 어떤 삶의 지향을 가지고 살아왔는가. 도지사후보나 시장후보에 대해서는 새로울 것도 없어 공약 중심으로 살펴볼 테지만, 우리 동네 시의원은 어떤 사람들이 나왔을까 다소 설레이기까지 하며 펼쳐봤다. 지방선거가 풀뿌리 정치의 축제라고 한다. 풀뿌리 정치는 생활영역에서 진행되는 삶의 과제들이 제도적 정책적인 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로부터 시작해 우리로, 지역으로 확장되는 변화의 설렘과 기대가 풀뿌리 정치에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길목에서 주체로 나선 후보자들은 새로운 길을 선택하며 어떤 꿈이 있는지, 그 생각과 움직임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해 그들의 언어로 이야기해야 한다. 하나같이 비슷한 자랑이고 비슷한 말이고 비슷한 일을 하겠다면 6·13 지방선거라는 정치 드라마는 참 재미없어 보인다. 거인의 정치에 기대어 한자리 해보겠다고 하는 모습은 재미도 없을뿐더러 비겁해 보이기까지 한다. 신발 끈 고쳐 메고 결단하고 나설 때에는 우리 사회에 대한 절박한 꿈이 있었을 것이다.
추억은 아름답다고 했던가? 내 기억 속엔 잊지 못할 훌륭한 정치인이 자리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되는 지난날의 기억이다. 당시 필자는 한국교원총연합회충주시 교총회장이었을 때다. 필자는 감투욕만 앞세우고 맡은 소임엔 무관심한 자를 가장 혐오하는 성격이다. 한 달이면 최소한 두 차례 이상 우면동에 소재한 교총회관엘 들러 교육 관련한 정보를 나누고, 심지어 국회에도 여러 차례 방문해 소회의실에서 각 정당 대표를 대신하는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힐난하게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사실상 탁상공론이라는 말을 자주 되뇌는 일이 흔한 편인데 바로 위정자들이 현장에서 교단을 지키며 봉직하고 있는 교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는 외면한 채 권력을 거머쥐고 있다고 거드름을 피우거나 당리당략에만 치우쳐 딴 세상 사람들처럼 헛소리나 해대는 게 그 때나 지금이나 정치인들의 변하지 않는 작태라는 걸 지울 수 없다. 한번은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방문했었다. 생각보다 정책의장실이 협소했다. 김만제 정책위의장과 필자만 의자에 앉았고, 모두들 주위에 설 수밖에 없었다. 함께했던 20여명의 충주시 교장님들과 교총 임원들도 진지했었다.…
'친구를 만들어라. 언제든 찾아가 마음 터놓을 편안한 친구를 만들어라. 초라한 모습을 보여도 흉보지 않을 친구를 만들어라. 취미를 만들어라. 스트레스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시간을 다스리지 못하면 우울증이 생긴다. 아지트를 만들어라. 마음이 안정되고 기분이 좋아지는 비밀 아지트를 만들어라. 산도 좋고 바다도 좋고 커피 향 가득한 카페도 좋다. 글을 써라. 글을 쓰는 습관을 들여라. 글을 쓰면 차분해지고 생각이 정리된다. 일기도 좋고 편지도 좋고 낙서도 좋다. 여행을 떠나라. 사람이 많으면 계획만 짜다 세월 다 간다. 혼자면 어떤가. 며칠이 어려우면 하루라도 떠나라. 다음엔 긴 여행도 갈 수 있다. 위의 내용은 시인이자 수필가인 조미하 씨가 지은 책 '꿈이 있는 한 나이는 없다'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행복한 삶을 위해 마련할 기본 장치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요즈음 필자는 '언제든 찾아가 마음 터놓을 편안한 친구들'과 자주 만납니다. 그들과 어울려 공통적인 화제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것도 좋고, 그저 웃는 것도 좋고, 세상을 탓하며 함께 식사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들과 함께 있노라면 세상사 모든 것이 부질없는 것처럼…
이른 폭염과 게릴라성 호우, 도심 침수는 최근 들어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 도시화 과정에서 도로 이용이 편리해지고 괄목할만한 발전은 있었지만 현재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도심은 자연친화적인 공간이 아쉬운 모습이다. 비교적 최근에 조성된 신도심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녹지공간과 친환경 공간이 어우러져 있다. 반면 구도심의 경우에는 도로와 좁은 골목길 대부분에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덮여 있다. 이동의 편리함을 누리는 대신 그런 생활공간에서는 실개천이나 풀 한 포기 찾아보는 게 쉽지 않고 생명력이 없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여름철 도심의 무더위와 폭우에 의한 침수를 대비할 방안은 무엇일까? 이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방법은 우리 삶의 공간을 자연 공간과 닮도록 환경친화적으로 조성하고 관리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도심 주변에 친수공간을 확대하고 환경친화적인 개발과 친환경 생태공간 확장 등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야 한다. 도심 주변의 하천은 생태하천 복원으로 생명력 있는 하천으로 조성하고, 도심 내 자연마당, 생태 놀이터와 같은 소공원을 더 넓혀 나가야 한다. 또한 도시계획 및 개발사업 추진 시 도시 내 건강한 물 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저 영향 개발
짧은 봄이 지나가고 어느덧 여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여름철 식물 관리법에 대하여 다루어 보겠습니다. 1) 물주기 여름철에 물을 주실 때에는 이른 아침이나 저녁 늦은 시간에 물을 주셔야합니다. 한 여름의 직사광선에 놓아둔 물컵 속의 물이 펄펄 끓는 것처럼 한 낮에 물을 주신다면 여름 볕으로 인해 화분속의 뿌리가 익는 경우도 생깁니다. 물을 주실 때에는 반드시 아침 햇살이 강하지 않은 이른 시간이나 해가 지고 기온이 조금 내려간 뒤에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철에 물을 주실 때에는 그 시간도 중요하지만 물의 양 또한 달리하셔야합니다. 고무나무와 같은 열대 관엽식물이나 허브종류는 여름철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물을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수분을 충분히 흡수하도록 해주셔야 합니다. 겉 흙이 말랐다면 즉시 물을 주시되 충분한 양의 물을 흘러나오도록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주신 물이 화분 밑 물받이에 고여있지 않도록 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물주기의 간격이 긴 식물에 물을 주실 때에는 반드시 흙이 바짝 말랐는지 여부를 살펴보시고 바짝 말라있다면 물주시는 속도를 아주 천천히 늦춰서 흙이 충분히 적셔진 이후에 충분한 물을 한번 더 주
풀 향기가 코끝에 와 닿는 녹음이 짙푸른 유월이 되었다. 싱그러운 나뭇잎은 기름을 발라놓은 듯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계절이다. 들녘에는 농작물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모내기를 끝낸 논도 녹색들판으로 변해가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한반도를 중심으로 숨 가쁘게 급변하는 정세가 어떻게 전개 될 것인지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6·13 지방선거의 열기도 달아올라서 초여름의 햇살과 함께 뜨거워지고 있다. 내일은 국토방위에 목숨을 바친 분들의 충성을 기념하는 날인 현충일(顯忠日)이다. 조기(弔旗)를 게양하고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과 위훈(偉勳)을 추모하는 행사를 하는 날로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나라가 존재하는 한 수차례의 전란(戰亂)을 거치게 되어 있다. 모든 국가는 그 전란에서 희생된 사람을 추모하는 행사를 한다. 1948년 8월 정부수립 후 2년도 채 못 되어 6·25 한국전쟁을 맞았고 이에 40만 명 이상의 국군이 사망하였으며 백만 명에 달하는 일반 시민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하고 재산피해를 입었다. 1953년 휴전이 성립된 뒤 3년이 지나 어느 정도 자리가 안정을 찾아가자 정부는 1956년 4월 대통령령 제1
절간 마당을 가득 채운 연등행렬은 마을길까지 이어진다. 밤길을 아름답게 수놓은 연등은 위대한 성인탄생을 경축하는 정성들이 모인 것이다. 이 계절 하늘엔 별이 빛나고 숲길엔 등불이 환하게 비치고 아름다운 향기가 온누리에 퍼져나가게 된다. 다행히 우암산 기슭에 거처를 둔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자연이 연출하는 이 아름다운 풍경들을 만끽할 수 있고 자연 속의 모든 생명들과 함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난 내가 살아있음을 진심으로 감사한다. 번뇌를 주체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마음에 아름다운 꽃을 심고 가꿔 나간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내가 살아가면서 앞으로 몇 번이나 이렇게 곱고 맑은 마음의 순간을 마주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삶 속에서 사는 것에 얽매여 갇혀 버린다면 마음속에 고운 꽃을 피워낼 수 없다. 마음에 집착을 버리고 여유를 얻은 사람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어느 날 한 중생이 조주선사에게 물었다. 하루를 보람 있게 보내려면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까· 조주선사는 답했다. 그대는 '하루 24시간 부림을 받지만 나는 부리고 있다네' 그대는 어떤 시간을 말하는가? 집착하면 시간의 부림을 받지만 집착을 버리
할아버지는 주검 속에서 눈을 떴다. 짓눌린 상처가 아픈 줄도 모르고 동료들을 비집고 나오니 주변은 이미 폐허가 돼 아무도 없었다. 고향에 두고 온 할머니와 6남매를 떠올리며 홀로 걷고 또 걸으셨다고 했다. 그러다 회군하는 북한 군대와 마주쳤을 땐 '아, 이대로 끝이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이대로 도망칠 수도 없어 죽음을 고사하고 그저 걸었더니, 지친 북한군도 똑같이 서로의 얼굴만 마주 본 채 지나쳐갔다고 했다. 그렇게 기적적으로 가족의 품에 돌아오신 할아버지는 귀한 막내딸을 낳으셨고, 그 막내딸은 나의 어머니가 돼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6·25전쟁 당시 할아버지의 전쟁담은 나에게는 역사책에서만 보던 이야기지만 할아버지에겐 몸에 또렷이 남은 과거의 상처였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한평생 벽면에 걸린 훈장과 표창을 보며,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를 그날 그들의 지친 얼굴이 떠오른다고 하셨다. 그중 어느 한 명이라도 총을 쐈다면 집으로 올 수 없었을 거라 하면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현실에 너무도 감격스러워 하셨다. 할아버지는 그렇게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포탄 소리로 깜빡깜빡 먹은 귀 때문에 더욱 큰 목소리로 여러 번 이야기하셨다. 전쟁 속에 피폐해진…
5월 스승의 날을 보내며 좋은 가르침을 베풀어 주신 은사님들을 떠 올리게 된다. 살면서 많은 분들에게 가르침을 얻었고, 그러다 스치듯 주신 한 마디에 나의 인생관이 달라졌으니 다시 생각해도 참으로 고마운 깨우침을 받았다. 지금과는 달리 우리가 대학 다닐 때는 임용장을 받고 군대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거기에 나는 대학 졸업 후 곧 시작한 교육대학원 석사 코스를 마치면서 다시 제대로 공부하고자 본대학원 석사코스에 재입학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입영 영장을 받았다. 이러다보니 다른 사람보다 평균 7~8살 많은 중늙은이로 군대를 가게 됐다. 12월 8일 입영을 앞두고 대학에 가서 은사님들을 찾아뵈었다. 동양사를 강의해 주셨던 신 교수님은 개론서인 동양 문화사를 저술하고 동양사학회장도 역임했으니 학문과 경륜으로 사계를 압도하는 분이셨다. 당시 연수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신 교수님은 군대 간다는 인사를 받자마자 대뜸 하시는 말씀이 '군대 간다고? 그러면 앞에서 뛰게, 앞에서 뛰어야 하네'라 했다. 학부시절 교수님들의 눈에 들 정도로 공부를 잘 한 것도 아니고 별반 두드러진 표양을 보이지 못한 터라 그런 말씀을 했는지도 모른다. 논산으로 입영하러 가는 기차 안에
신록의 푸르름을 느끼고 싶어 상당공원을 들렀다. 도심 속 공원이라 그런지 화단 위에 피어있는 노란 꽃들과 내리쬐는 햇살아래 그늘 깊은 나무들이 정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삶의 여정에서 잠시 벗어나 나무그늘 아래 삼삼오오 모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어르신들도 여기 저기 눈에 띈다. 호국보훈의 달 유월을 기념이라도 하려는 듯 공원 맞은 편 교통섬에서는 대형태극기가 맞바람을 맞으며 펄럭이고 있다. 공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게 웅장하게 솟아있는 도민헌장 탑이다. 그 뒤에 수줍은 듯 숨어있는 동상이 있는데 구한말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청주출신 의병장 한봉수의 동상이다. 33승 1패, 유격전의 명수였던 그였으니 동상도 보일 듯 보이지 않게 숨어있는 것일까. 길목에 몸을 숨겨 기다리고 있다가 성난 매의 눈을 하고 한순간 달려드는 한봉수의 의병에게 일본군은 저항도 못해보고 속수무책 당했으리. 짚신을 신고 화승총을 들고, 허리에는 총알과 수통을 차고 "돌격 앞으로"를 외치고 있는 동상 앞에 서니 숙연함이 느껴졌다. 자판기 커피 한잔을 뽑아들고 벤치에 앉아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신록을 즐기고 있는데 젊은 사람 두 명이 동상 앞을 지나가
세상의 딸들이 하는 말이 있다.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는 말이다. 가까스로 서울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빈 좌석을 찾아 앉으니 피곤이 몰려온다. 가는 동안 잠이라도 잘 요량으로 눈을 감아보지만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잇는다. 그 끝에 엄마가 보인다. 엄마가 서울로 올라갔다. 재수하는 오빠와 함께 살기 위해서다. 졸지에 덩그마니 남겨진 나는 오빠만 챙기는 엄마가 미우면서도 보고 싶었다. 방학 때면 엄마를 보러 서울에 갔다. 도심 변두리 작은 방은 썰렁한 시골 내 방이나 마찬가지로 한기가 돌았다. 엄마와 오빠가 살던 연탄공장 옆 단칸방은 대낮에도 백열등을 켤 만큼 어두침침했다. 공장에서 날아오는 탄가루는 닦아도 닦아도 걸레만 까매질 뿐 방바닥은 여전히 탄가루로 서걱거렸다. 순박했던 엄마가 변했다. 가난은 시골아낙네였던 엄마를 꽝꽝 언 생선을 무쇠 칼로 내려칠 만큼 억척스럽게 만들었다. 한겨울 장바닥에서 손님들과 드잡이하는 엄마를 볼 때면 이악스러운 엄마가 부끄러웠다. 나는 절대로 엄마처럼 구질구질하게 살지 않겠노라고 속으로 다짐했다. 그때는 몰랐다. 그 모습이 엄마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동상으로 벌겋게 부은 손으로 엄마는 생선을 팔아 오빠를…
경제 가치가 역사·문화 가치를 앞질러왔다. 전통 건축 양식인 한옥이나 근대 건축물의 역사·문화 가치도 경제 가치 뒤로 숨었다. 땅 가진 사람들은 다세대주택을 짓기 위해 한옥을 부쉈다. 지자체나 정부도 주차장을 짓기 위해, 도로를 넓히기 위해, 일제의 잔재를 지우기 위해, 택지 개발사업을 위해, 옛 건축물들을 부쉈다. 지금도 부순다. 부수기 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1995년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때가 아닐까. 조선총독부 그 자체로 역사라는 관점과 일제의 잔재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친일파들이 득세하는(했던?) 정치권에서조차 반대 의견이 더 많았으나, 결국 철거됐다. 일부 잔재만 독립기념관 한편에 제 원형을 잃고 남아 있다. 그러나 옛 건축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나아진 것 같진 않다. 지자체마다 산업단지나 기업 유치에는 열을 올리지만, 원도심의 한옥이나 근대 건축물들은 방치돼 있다. 그나마 남아있는 옛 건축물들은 빈집이거나, 폐허다. 자본과 자산과 인력이 넘치는 서울은 다각적으로 옛 건축물들을 계승하고 있다. 한옥 신축·대수선 등에 대한 점검 및 지원금을 제공한다. 한옥 보전구역 내 한옥의 전면 수선의 경우 최대 1억 8천만 원까지 융자와 보
청년 일자리 상황이 개선 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일자리 정부'임을 천명하고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고용·산업위기지역 지원'을 위한 추경안 3조 8317억 원을 의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고용률은 57.1%로(2017년 12월 기준), 지난 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0.8%p 하락했다. 정부의 모든 부처들이 전면적인 청년 일자리 대책에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청년 일자리 문제는 단순히 부족한 재원을 보충해 주는 방식으로 해결 할 수 없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이 임금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기업 간 구조적 문제로부터 야기 된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예산을 투입하여 직접적으로 지원금을 보조 해 주는 형식의 대책들이 청년들을 위한 정책 사업들로 채워지고 있다. 청년들이 생각하기에 중소기업은 쉽게 들어갈 수 있지만, 일자리가 불안정하고 근무조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이왕 구직활동을 할 바에는 첫 직장부터 안정적인 기업에 취업하길 기대한다. 소규모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들은 대기업에 기대어 사업은 운영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원하는
사람은 살아가면서 얼굴이 바뀐다. 자주 사용하는 근육의 모양에 따라 접히는 곳에 주름이 깊게 지고 늘 짓는 얼굴표정에 따라 얼굴주름이 정해진다. 그렇게 얼굴주름이 굳어 가면, 무표정일 때에도 그 사람 특유의 표정이 나타나고 이것이 평소 습관이나 삶의 진행과 같은 보이지 않았던 과거의 모습까지도 얼굴에 전부 나타난 것처럼 규정되기도 한다. 거기에다 행동까지도 예상가능한 모습을 보이면 향 후 미래의 모습까지도 얼굴의 주름으로 예건하기도 한다. 그 사람이 가진 이미지로 그 사람의 미래가 결정하기도 하는 것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파렴치범으로, 이모부를 기관총으로 숙청하고 인민들은 굶어죽는데 자신은 호화 생활을 하는 폭군이었다. 겉보기에도 디룩디룩 살이 찌어있으며 김일성의 모양흉내 내느라 눈썹과 성형도 했다는 설이 나도는 북조선의 지도자가 있었다. 당연히 같은 민족이라고는 하지만 주된 적으로 분류되었고, 그중 우두머리로 생각되어 반드시 없애 버려야할 대상으로 설정되었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그렇게 남한의 적이고 더 나아가 인류의 적으로 치부되어 북한과 관련된 데모에는 인형으로 등장되어 몽둥이로 두들겨 맞거나 불에 태워지기도 하는 주인공 인형이었다. 그렇게 남한 국
해마다 5·6월이면 계절의 여왕, 장미의 계절이라고 부르며 따뜻하고 화창한 날씨를 찬양하고 있는데 정작 우리가 이 계절에 자주 보는 장미는 담장에 잔뜩 엉켜있는 넝쿨장미의 이미지만 떠오른다. 실제로 지난 주에는 미세먼지도 없이 화창한 파란 하늘과 함께 깨끗한 공기가 계절의 여왕답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장미는 실제로 우리 생활에 가까이 늘 접하는 꽃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종류는 몇 가지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장미의 종류는 2만5천여 가지가 되고 해마다 200여 종류의 장미가 새 품종으로 개발되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사적으로 볼 때 서양권에서는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서아시아에서 유럽 지역의 야생종과 이들의 자연교잡에 의한 변종이 재배되고 있었으며, 이때부터 르네상스 시대에 걸쳐 주로 유럽 남부에서 많이 재배되었다. 이후 유럽인들이 청나라로부터 월계화의 품종들을 도입하여 기존 유럽 품종들과 교배시키면서 현대 장미 품종들의 기반이 잡혔다. 너무나 많은 장미의 종류라서 식물 계통학적으로는 분류하기가 정말 어렵다는데 원종이 되는 야생종만 200여 종이 있고 원예종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아 'Rosa hybri
몇 달 전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생명, 건강을 다루는 일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이자 최근 투자와 창업 붐을 일으키고 있는 바이오산업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최근 만났던 모 교수님께서는 본인의 목표가 '인류의 무병장수'라고 비장한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예전 같았더라면 농담으로 넘겼겠지만, 자리를 옮기고 나니 그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자율 주행차 개발로 고령운전자의 돌발 사고를 막고, 스마트워치를 통해 수시로 건강을 체크하며 질병을 사전 예방하는 것이 현실이 되고 있는 요즘, 생명시간을 연장하고자 하는 전문가들의 노력은 '인류애'라는 다소 거창한 단어를 들어서라도 박수를 보낼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오늘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죽음'이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에 이어 여름으로 넘어가는 지금, 생(生)을 이야기하기에도 모자랄 상황에 갑작 '죽음'이라니 당황스러울 수 있겠다. 하지만 무병장수도 결국엔 노화와 죽음을 늦추고자 하는 노력이고, 누구나 맞이할 미래이기에 죽음에 대해 관심을 한번 가져보는 게 어떨까. 작년 우연한 기회에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 라는 책을 접했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