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에게 연락이 왔다. 어머님이 처녀 때 자주 갔던 창덕궁을 다시 보고 싶어 하시니 모시고 가잔다. 부대 지휘관인 집안 오빠의 눈에 들은 시골 총각을 소개받아 진천으로 시집 와서 어느덧 팔순 중반이라 다리 힘 더 빠지기 전에 아직도 생생히 남아있는 추억을 되짚고 싶으신 거였다. 후원 관람 예약이 11시 반이라 서둘러 출발했다. 가을 안개가 짙은 시골 길을 큰 아들인 내가 운전을 하고 둘째 아들, 딸 그리고 막내며느리가 같이 출발하는데 차안에서 먹을 요량으로 준비한 것을 보니 완전 소풍길이다. 아직 단풍이 들지는 않았어도 어머님이 기분 좋으실 때 내는 콧노래를 들으니 함께 하는 우리도 즐겁다. 오늘의 안전운전과 보람된 시간을 위해 다 같이 묵주기도를 올리며 고속도로를 달렸다. 주차할 곳은 있으려나? 하는 옅은 불안감으로 창덕궁에 이르렀을 때 마침 딱 한자리가 있어 이동 거리가 짧아졌으니 역시 기도발 덕분인가. 돈화문으로 들어서서 궐내를 둘러본 뒤에 오늘의 목적지인 후원으로 접어들었다. 요행히 미세먼지도 없는 쾌청한 날에 많은 인파가 입구로 모여든다. 명색이 역사를 전공한 큰 아들이 있는데 가이드의 빠른 발걸음을 따라가기도 어려워 우리는 자유 관람이다.
창밖으로 가을이 서성인다. 둔덕의 갈대가 어찌나 예쁜지, 술 익는 마을이 있다면 그런 곳일까. 상강도 전에 가끔 서리가 내린다는 시월 스무날, 올가을도 하루 날 잡아 충주 가는 413번 버스에 올랐다. 오솔길에 접어든 버스가 노은을 지나 중앙탑까지 가을을 태우고 달린다. 언덕만 나오면 털털거리는 버스다. 잘 닦지도 않은 유리창 너머 풍경이 그림 같다. 길모퉁이 기와집은 이끼에 덮였다. 담장은 무너졌어도 넝쿨마다 늙은 호박이 예스럽다. 새둥지 같은 너새집과 잠깐만 걸어도 바짓단이 흠씬 젖을 듯 청량한 가을 물살. 연분홍 구절초는 바람에 시들시들 마르고 참억새꽃이 날린다. 애옥살이 지친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산골마을 풍경이다. 별장도 많은데 대문 삐걱대는 낡은 집이 더 친근하다. 물 마른 냇가에는 징검다리까지다. 꺼멓게 말라붙은 개흙 사이로 바싹 마른 가시연밥과 몇 모숨 갈대가 풍경보다 예쁘다. 수정같이 맑은 물 가운데 드문드문 박힌 돌섬까지 보였다. 마을 어귀 느티나무도 아름드리가 넘는다. 고샅길마다 감나무가 서 있다. 울먹이는 계절 뒤로 붉게 물든 가을이 함빡 달렸다. 길갓집 뒤란에는 콩단을 세워뒀다. 한 두 개씩 튀어나가면 막대기로 털어내겠지.
최근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보며 분단의 아픔을 다시 돌이켜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뉴스나 인터넷에서 보는 사진만으로도 눈물이 맺힌다. 북한의 리경숙이 부른 '다시 만납시다'의 '통일아 오너라 불러 또한 몇 해였던가 잘 있으라 다시 만나요 잘 가시라 다시 만나요'란 노래 구절을 보며 국가와 국민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국민이 주인인 정부, 더불어 잘 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번영의 한반도를 만들어가는 국민의 나라가 바로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다. 소득 주도 성장 일자리 경제를 위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일자리 창출 기반 조성의 일환으로 청주시는 외식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문 경영·창업컨설팅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기 침체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외식업에 맞춤형 경영·창업컨설팅 지원을 통해 영업 자생력을 증강시키고 시민경제 안정과 지역 경제 활성화 도모에 노력하고 있다. 관내 창업 희망자 및 경영업소 100여 개소를 대상으로 집합교육과 1대1 맞춤형 멘토링을 통해 창업 관련 강의·정보 제공 및 분야별 컨설팅 지원, 전문 컨설턴트의 영업전략 심층 진단 및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준다. 이를 토대로 소비자의…
[충북일보] 음력 팔월 열엿새 날에 태어났으니 매년 추석 다음 날이 생일이다. 꼬투리 속 완두콩처럼 오 남매 중 막내로 크면서 변변한 생일상이나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다. 생일이라 봤자 전날 먹고 남은 탕국과 나물로 한 끼 때우면 그만이었다. 그런 내가 첫 생일 선물을 어찌 잊으랴. 추석이 지난 얼마 후였다. 코흘리개 때부터 단발머리 고등학교까지, 같은 학교에 다녔던 친구들이 다 늦은 저녁에 나를 찾아왔다. 친구들은 생일 선물이라며 내게 흰 봉투를 내밀었다. 갑자기 찾아와 선물이라니, 뜬금없다. 오랫동안 붙어 다녔어도 우리는 서로의 생일을 챙겨준 적이 없었기에 더욱 의아했다. 불쑥 내미는 봉투를 얼떨결에 받으려다 말고 "근데, 이게 뭐야?" 흰 봉투와 생일 선물을 연결 짓기는 내 상상력이 적이 부족했다. "응, 수학여행비야." 어쭙잖게 자존심이라도 내세우며 선물을 내칠까 봐 친구들은 내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제야 봉투 속에든 게 돈이고, 그 돈은 생일 선물이자 수학여행경비라는 것이 한 줄로 이어졌다. 흰 봉투 안에는 친구들이 모은 사랑이, 나의 첫 생일 선물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고맙다는 말을 하려는데 눈물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다. 값어치 있는 물건은 썩거나 헐어도 본래 값어치를 충분히 한다는 뜻이다. 지금 일본 경제는 나라 안팎으로 불황이 밀어닥치고 있지만 세계 경제를 주름잡으며 그야말로 잘 나가고 있다. 또 그 저력은 지금도 고스란히 발휘돼 일본을 떠받쳐주고 있는 든든한 주춧돌이다. 일본은 1990년대 중반까지 미국 경제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 만큼 빠르고 가파르게 성장했다. 20세기 최고 성공한 나라로 손꼽혔다. 하지만 수출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기업들이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부동산 투자에 과욕을 부렸다가 거품이 빠지면서 일본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본 경제 급성장에 위기 의식을 느낀 미국의 보이지 않는 손도 작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지금도 일본 경제는 무시무시한 힘을 갖고 있다. 이처럼 일본이 세계 경제의 주름을 잡을 만큼 성장한 데는 1868년 메이지 유신이 중대한 기폭제가 됐다. 서구 선진 문명을 받아들여 이를 사회 모든 분야에 적용하고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일본 국민 모두를 하나로 묶은 철학자의 사상이 무엇보다 주효했다. 이시다 바이간(1685년~1744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날, 주말이라 다니러온 손자를 데리고 놀이터로 나갔었다. 탕! 탕! 놀이터에선 서부활극이 벌어지고 있다. 사내아이들 서너 명이 개척시대 총잡이들이라도 된 양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장난감 총을 쏘아댄다. 미끄럼틀에 올라가거나 터널놀이기구 안에 숨어 쏠 때마다 오색 구슬총알들이 우수수 쏟아진다. 세돌 되는 손자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형아들의 활극놀이가 신기한 듯 바라보던 아기가 쪼그리고 앉았다. 감색 반바지 노랑반팔셔츠를 입은 아기가 바닥에 떨어진 구슬총알들을 줍기 시작한다. 그 모습이 제법 진지하다. 쏟아지는 여름 햇살이 오목오목 우윳빛 팔뚝에 부딪힌다. 작은 단풍잎만한 손바닥에 알록달록 총알들이 너 대 알쯤 모아지면 종종걸음으로 가서 한 옆에 모아놓곤 다시 줍기를 반복했다. 연일 지속되는 고온과 습도로 아기 머리가 비를 맞은 것처럼 흠씬 젖었다.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이 이마를 타고 내려와 눈을 찌르는지 볼록볼록 소시지 같은 팔뚝을 들어 눈가를 훔치곤 한다. "승훈아! 그만 줍고 집에 들어가서 씻을까?" 벤치에 앉아 바라보다 말했다. 그랬더니 "할머니, 이거 쓰레기통에 버려야 돼요. 친구들이 밟으면 미끄러져요." 하고 말하는 게 아닌가. 이런 감동
독일 루터교회의 목사이자 신학자였던 마르틴 니묄러(1892~1984)는 반공주의자로 처음에는 히틀러를 지지했다가 교회에 대한 간섭이 심해지고 국가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모습에 환멸을 느껴 반나치운동을 벌였다. 이로 인해 8년간 강제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1945년 풀려났다. 당시 독일의 성직자 대부분은 나치의 위협에 굴복했다. 일제강점기 일부 교회가 '우상숭배'라는 절대 범해서는 안 되는 계명을 어기며 '신사참배' 행렬에 동참했던 것과 같다. 올 10월 한국교회일천만기도운동본부 주최로 130년 역사 중 가장 불행하고 처참한 사건으로 기억하는 '신사참배'를 회개하기 위해 광화문에서 기도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회개하는데 8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이다. 당시 마르틴 니묄러는 '그들이 처음 왔을 때'라는 시를 통해 시대의 아픔에 방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보여 줬다. 이 시는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촛불집회에서 많은 사람에게 회자돼 침묵하는 시민을 광장으로 이끄는 데 큰 일조를 했다. 독립 운동가들이 가족을 떠나 풍찬노숙하며 타국에서 독립을 위해 노력할 때 누구는 세상과 쉽게 타협하고 안위를 쫓았다. '무정'의 작가로 유명한 이광
박람회는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소개하는 장으로 도시에 대한 인식전환과 남아있는 기념물로 인해 도시의 미관을 바꾸기도 한다. 18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 기념으로 만국박람회를 프랑스파리에서 개최했다. 이때 만들어진 것이 파리의 상징이 된 에펠탑이다. 당시 유럽의 중심도시였던 파리에는 많은 문화인들이 살고 있었고, 아름다운 건물도 즐비했다. 그런 곳에 철로 만든,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보다도 2배나 높은 철탑을 세워놨으니 파리의 문화인의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비판이 매우 심했다. 박람회가 끝난 뒤에 철거의 위험이 있었지만 철탑을 안테나로 사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으로 겨우 존속됐다. 에펠탑으로 유명했던 파리만국박람회는 대한제국이 참가한 마지막 국제행사였다. 1900년 공식개막식인 4월 14일부터 11월 22일까지 대한제국은 오랜 시간 참가했다. 이 박람회는 대한제국을 알리기 위한 행사였고, 파견 관리도 왕족으로 파견할 만큼 공들인 행사였다. 1897년 국호를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바꾼지 얼마 안 된 상황이라 대한제국을 세계에 알릴필요가 있었다. 그 중요도를 감안해 당시 학부협판(현 법무부 차관)인 민영찬을 준비위원장과 파견대표로 임명했다. 학부협판
강정임 충북도 일자리정책과 주무관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버스기사 근로시간이 지난 7월부터 68시간 이내로 제한되고, 단계적으로 52시간 이내로 제한받게 되면서 충북지역 시내버스와 시외버스 그리고 농어촌버스의 노선버스 기사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때마침 지난 6월 고용노동부의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창출사업 추가 공모를 시행한다는 공문을 받았다. 이 공모사업은 지역의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고 취업까지 지원하는 일자리창출사업이다. 버스기사 부족문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대중교통 관련 담당부서를 찾아갔다. 관련부서에서는 그렇잖아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버스기사 부족문제에 대한 충북도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반가워했다. 다행히 공모신청은 협업행정으로 순조롭게 진행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충북 노선버스기사 양성과정' 일자리창출 사업비로 2억 원을 확보하게 됐다. 일반적으로 인력양성 사업의 제일 어려운 점은 교육생 모집이다. 그런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교육 신청자가 많았다. 1차 교육생 모집은 80명이 신청해 적성검사와 서류 및 면접심사를 통해 26명을 선발했고, 24명이 수료하자마자 현재 46%가 취업했으며 계속해서 수료생에 대한 취
가끔 기분이 우울한 날에 찾게 되는 노래가 있다. 치즈(CHEEZE)의 '깊이 아래로'라는 곡이다. 노래 중 가장 집중하게 되는 부분은 바로 여기다. '난 가끔 가라앉아요. 니 생각에 잠길 때면 더 깊이 아래로 깊이 아래로 무거워져요.' 이 부분을 들을 때면 지금 자리에 앉은 채로 바다 속 저 깊이 끌려 내려가는 느낌이 든다. 정말 제목 그대로 '깊이 아래로'. 이 노래를 듣는 잠깐의 시간동안 축 쳐진 마음이 한껏 바닥을 치고 난 다음에는 오히려 볼 것 다 봤다는 심정이랄까,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하지만 이 방법이 매번 통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인 근심, 걱정이 아닐 때는 특히 더 그렇다. 그게 바로 요즘이다. 요새 언론이나 방송에서 자주 나오는 단어 중 하나는 바로 '침체'이다. 내수경기 침체, 부동산시장 침체에 이어 심지어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마저도 '침체'라는 단어와 어울릴 정도이다. 결실의 계절이라는 이 가을에 온갖 침체로 세상 곳곳이 정체된 느낌이다. 특히 최근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 역시 이런 분위기를 말해준다. 전국 2천20
일본 여행 중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일정을 마치고 호텔에 들어와 TV를 켰는데 소리가 나지 않는 겁니다. 리모컨을 찾아 볼륨을 높여도 소용이 없었지요. 고장인가 싶어서 TV를 끄려는 순간, 화면의 한 남자의 모습이 시선에 들어오더군요. 두 귀에 헤드폰을 쓴 채, 음악에 심취해 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TV는 계속 무음인 상태로 남자의 표정만을 클로즈업하여 비췄어요. 텔레비전에서 소리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은 어색하면서도 신선했습니다. 그림의 여백 같았다고나 할까요. 그러다 남자가 헤드폰을 귀에서 떼는 순간, 헤드폰에서 강렬한 빛이 뻗치면서 그 안에 갇혀 있던 음악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왔습니다. "빠바바 밤!"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이었죠. 가만히 살펴보니 일본의 S스피커 광고였던 겁니다. 한마디로 강렬했어요. 비록 광고였지만, 큰 스승이 죽비로 어깨를 치면서 일갈하듯 정수리를 깨쳐내는 듯했어요. 말하기를 즐기는 습성에 침묵의 마음을 일깨워 준겁니다. 비록 잠시 동안이었지만 침묵은 그 어떤 소리보다 명쾌하면서도 마음을 서늘히 꿰뚫었습니다. 위대한 웅변이 형형색색의 그림이라면, 침묵은 한국화의 여백과 닮았죠. 빈틈없이 채색된 그림은
단지 걷길 바란다. 사치스런 미사여구(美辭麗句)를 거두고 그저 정처 없이 걷길 바란다. 비린내가 누렇게 발작 할 때까지 스믈스믈 구역질 노랗게 피어날 때까지 한없이 걸어보는 가을이면 한없이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스펙이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진정한 스펙이 무엇인지 모르기에 갑갑하다. 타자에 의해 쌓고 있는 그 스펙이라는 사치는 스펙이 아니라 종살이 자격증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스펙이든 인생이든 스스로가 결정하지 않았다면 그건 종살이 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많이 든다. 내 선배들도 나를 보며 쯧쯧 거렸던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된 내가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하려니 나 또한 벌쭘해진다. 육체의 고달픈 고통이 오히려 정신을 맑게 한다. 나 또한 겨우 지금에서야 알게 돼 할 말은 없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짧은 시간이 걸리길 바랄뿐이다. 그리고 질문하길 바란다. 개똥철학 일지언정 내가 진정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원초적인 물음부터 스스로에게 던져보길 바란다. 그냥 걸으며 오랜만에 땅도 보고 하늘도 보고 못생긴 내 발모양도 한번 들여다보며 수없는 질문을 해보길 바란다. 거울에 얼굴 비추듯 병원에 수술비 내듯 땅바닥에
도산 안창호는 1895년 미국 북장로회 계통 선교사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가 설립하고 밀러 목사가 경영한 구세학당(救世學堂, 경신학교)에 입학해 처음 신학문을 접했고, 여기서 그는 지리, 세계사, 과학 등 학문을 배우며 새로운 세계를 접했다. 1895년은 도산 안창호가 기독교인이 돼 예수님을 구세주로 영접한 해가 된다. 즉, 구세학당 재학 중 송순명의 전도로 장로교에 입교했다. 안창호의 나이 17세 때의 일이다. 장로교로 개종하면서 자신에게 개화사상을 준 필대은에게도 기독교를 소개했다. 1898년(광무 1년) 만민공동회와 독립협회가 황국협회의 무고와 습격으로 해산되자, 안창호는 은신해 있다가 고향으로 돌아가 교육과 기독교 전도운동에 뛰어들었다. 1899년 강서군 동진면 암화리에 점진학교와 '탄포리'교회를 설립했다. 190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리버사이드로 이주, 기독교계가 경영하는 신학강습소에서 영어와 신학을 가르쳤다. 1913년 5월 13일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민족운동단체인 흥사단을 설립했다. 기본정신은 '무실, 역행, 충의, 용감'이었으며 단체의 상징은 기러기였다. 도산 안창호의 생애와 사상의 뿌리는 기독교 정신이다. 그의 어록을 중심으로…
'분권'은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수용으로부터 출발한다. 즉 분권의 시작은 17개 시·도와 226개 시·군·구가 각기 다른 체형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는 일이다. 그 다음은 권한과 자율성의 부여다. 권한을 받은 자치단체는 각자의 몸에 맞는 옷을 자유롭게 입을 수 있으며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 그러나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마음에만 드는 옷이어서는 안 된다. 자치단체가 갈아입을 옷은 주민이 빛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분권의 목적이 주민의 삶을 바꾸는 데 있기 때문이다. '분권' 못지않게 주민에 의한 '자치'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9월 자치분권위는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 철학을 담은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자치단체의 반응은 다소 시큰둥하다. 민선 7기의 자치분권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기 때문이다. 그 열망은 아마도 지역발전에 대한 간절함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또한, 지난 6월 분권형 개헌의 무산도 자치단체의 실망스러운 반응에 한몫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헌 무산이 자칫 정부의 정책 추진 의지 약화로 오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전 정부와 비교하면 문재인 정부의 종합계획은 획
지금까지의 내 삶은 '절반의 생'이었다. 뜬소문처럼 허황되고 비슷하게 흉내만 낸 '페이크 다큐'였다. 나탈리 골드버그 교수가 '뼛속까지 내려가서 쓰라'고 한 말의 의미를 이제야 깨닫는다. 뼛속까지 느끼고 경험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비로소 뼛속을 통해 알게 됐다. 자영(自營)이라는 걸 9월 초입에 시작한 후 오늘 처음으로 꿀 같은 휴식을 가진다. 휴식이 달콤하다고 느낄 수 있는 자는 휴식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만이 만끽할 수 있는 특권이다. 나는 자영업자의 길을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물론 난 지금 봉급쟁이이다. 아내가 시작했다. 아내 역시 전업주부로만 일생을 살아왔다. 특히 이제 서른 살에 접어든 둘째 아들놈이 투잡을 하겠다고 의기투합했고 가족 모두가 도왔다. 가족 전체가 참여한 자영업의 시작은 내게 철학적이고 경험적이고 정치경제적인 모든 사고방식과 관점을 뒤바꿔 놓았다. 칼린 지브란의 '절반의 생'이라는 시구를 수시로 찾게 했고, 평소 경도해왔던 니체의 '주인의 도덕, 노예의 도덕'을 뼛속으로 저절로 알게 됐다. 일본식 라멘과 돈부리를 만들어 파는 자그마한 식당을 두고 거창하게 입을 연 것이 쑥스럽지만 60살 가까이 살아온…
태풍이 지난 후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가는 운무가 마음 설레게 한다. 고깔모자 쓰고 하얀 장삼 걸친 여인이 사뿐사뿐 발걸음 내딛으며 승무 춤을 추는 듯하다. 나풀나풀 날리는 장삼자락에서 은근히 풍겨오는 향내에 흠뻑 취한 듯 황홀함에 빠져 눈을 살며시 감는다. 운무는 산꼭대기 봉우리와 하늘을 연결하는 구름다리 같다. 하늘로 오르는 운무를 붙잡고 올라가 구름에 앉아 보고 싶다는 목마름에 가던 길을 멈춰 선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회색빛 먹구름 속에 몽실몽실 하얗게 피어오른 구름이 갓난아기의 보드라운 얼굴로 부끄러운 듯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 속에서 햇빛을 품은 쪽 빛 파란하늘이 무척이나 신비롭다. 찬란한 태양의 밝은 빛을 품은 파란하늘과 솜털 뭉게구름, 회색 빛 구름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떠있다. 내가 기억하는 가을 하늘은 사파이어를 머금은 푸른 바다처럼 맑고 드높은 하늘이었건만. 거센 바람과 함께 휘몰아쳐 쏟아진 비 갠 가을 하늘은 특별한 무대를 연출하고 있다. 잿빛 구름에 가려진 쪽빛 하늘은 마치 "나 좀 바라봐줘. 내가 가을 하늘이야"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이제까지 가을 하늘은 맑고 드높은 파란하늘, 나의 무대였어. 가을을 상징하는 것은…
세종역 문제로 충북이 들끓고 있다. 세종시 출신 이해찬 의원이 민주당 대표로 선출되면 이런 일이 터질 것이라고 예측은 했었다. 그러나 이처럼 빨리 조직적으로 밀어붙일 줄은 몰랐다. 그렇다면 충북의 대응도 조직화해야 하는데 중구난방이다. 한마디로 불이 났다고 외치는 사람은 많지만 어떻게 불을 끄자고 방법을 제시하는 사람은 없다. 무엇보다 충북은 왜 세종역 신설을 저지해야 하는 지, 그 이유가 너무 추상적이다. 지역사회가 들끓을 정도라면 구체적인 통계나 피해가 제시돼야만 저지투쟁의 동기를 유발할 수 있다. 세종역 설치로 인한 충북의 피해를 통계로 작성할 수도 없고, 구체적인 피해 사례도 없다면 추계(推計)라도 내놓아야 할 게 아닌가. 이런 문제를 체험해 보기 위해서는 오송에서 세종을 거쳐 대전역까지 운행하는 BRT버스를 타보면 된다. 오송역에서 출발할 때는 거의 승객이 없다. 많아야 대여섯 명 정도다. 세종시 입구에 이르러서부터 늘기 시작한 승객은 세종시 중심에 이르면 좌석이 없을 정도로 꽉 찬다. 이것은 세종시가 대전생활권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세종시민은 오송을 거쳐서 서울에 가지 않으면 충북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지난 7월 새로운 업무를 맡았다. 지방세 중 시세 운영과 구제 제도 운영이 주요 업무이다. 청주·청원 통합 이후 계속해서 체납관리 업무를 보다가 4년 만에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된 것이다. 체납관리 업무를 하면서 겪은 많은 일들이 머릿속에 스쳐갔다. 세무 공무원으로서 여러 세목을 봤지만 체납관리 업무는 처음이었다. 폭언과 욕설을 넘어 협박하는 체납자도 있었다. 새로운 업무가 부담스러운 것도 있었지만 이런 거친 저항 때문에 맘고생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이런 사람들보다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건 따로 있었다. 지난해 가을 어느 날 노모와 어린 딸이 찾아와 인사를 하며 말을 하는데 몸이 약간 불편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노모와 어린 딸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이 공매에 붙여진 상황이었다. 원인은 현재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아들의 자동차였다. 아들이 노모의 명의로 자동차를 취득해 운행을 하며 자동차세를 전혀 납부하지 않은 것이다. 몇 번의 독촉에도 납부가 되지 않아 부득이 압류한 주택을 공매처분 중인 것이다. 노모와 어린 딸은 어떻게든 조금씩이라도 납부하겠다며 공매를 하지 말아 달라고 하소연했다. 너무도 난감했다. 공매가 진행 중인 체납은 납부되기 전에…
가을에 커피가 사무치는 이유를 헤아려본다. 그윽한 향기, 손으로 전해지는 온기, 가슴을 지피는 열기. 이것들만으로는 아무래도 부족하다. 그러면, 계절에 묻어나는 서글픔, 이쯤이면 도지는 외로움, 옷깃을 여미게 하는 싸늘함…. 아니다. 커피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픈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이다. 가을엔 일단 한 잔의 커피를 준비할 일이다. 찌르면 시린 물줄기를 뿜어낼 듯 파랗게 살찐 하늘 때문에 울긋불긋 야단스런 단풍이 따스하고 정겹다. 가을의 풍경은 첫 인상이 상쾌한 에티오피아 함벨라 워시드 커피를 떠오르게 한다. 파인애플 같은 활달한 산미로 시작해 아몬드와 캐러멜의 고소함으로 이어지는 복합미가 나의 관능을 한없이 풍성하게 만든다. 색다른 맛이다. 맛은 색이요, 색은 맛이다. 함벨라 커피가 목을 타고 내려가면서 나의 일부가 된다. 지그시 눈을 감으면 연둣빛이 감도는 신선함이 갈색의 부드러움으로 번져 온몸으로 스며든다. 커피가 사치보다 귀했던 일제 강점기, 가산 이효석은 갈퀴를 손에 들고 낙엽 타는 연기 속에 우뚝 섰다. 낙엽을 태우며 갓 볶아 낸 커피의 향기 속을 유영했다. 가산은 커피의 면모를 만날 때면 "별안간 맹렬한 생활의 의욕이 솟구친다"고
가을을 대표하는 음식은 추어탕이다. 가을날에 민물고기로 끓인 탕과 달리 미꾸라지만을 사용할 때는 추탕(鰍湯)이라 부른다. 이 음식의 백미는 제피가루가 들어간 맛이다.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를 잡아주는 제피는 워낙 강렬한 맛으로 인해 호불호가 있지만, 이를 즐기는 사람들은 이 맛에 먹는다고 한다. 혀끝을 톡 쏘는 알싸한 맛의 으뜸은 제피다. 그래서 우리나라 향신료의 제왕으로 꼽는다. 가을 탕류의 음식에 빠질 수 없는 제피는 초피(椒皮)가 표준말이다. 경상·충청도에는 제피, 전라도에는 젠피, 북한지역에는 조피 그리고 지피, 남추, 진초 등으로 불린다. 조선후기에 고추가 들어와 재배되면서 초피와 산초는 구분됐다. 산에서 나는 매운 것 또는 산에 자라는 초피나무란 뜻의 산초(山椒)인데 이를 한자 그대로 사용해서 생겨난 말이다. 일반음식점에서 흔히 사용하는 제피(초피)와 산초는 사촌지간이지만, 70년대 말까지 토종 제피가 남부지방의 수매작물로 일본에 팔리면서 일본의 '산쇼'를 일컫는 말인 산초로 와전돼 잘못 쓰이고 있다. 제피는 기원전 5세기경에 공자가 편찬한 '시경'에 '초료(椒聊)'라 처음 기록되었다. '시경'에는 "초피나무 열매 알알이 익어 한 되
태풍 콩레이가 위세를 떨친다. 하늘은 온통 잿빛이고 시야가 희뿌옇도록 쏟아지는 빗줄기는 좀체 그칠 줄 모른다. 아파트 정원수들도 휘몰아치는 광풍에 버티기가 힘든가보다. 수령이 오래된 감나무 가지이련만 폭풍우에 곧 꺾일 기세다. 부러질 듯 휘청거리는 나뭇가지 끝에 가까스로 매달린 감들이 제자리를 지키려 안간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안쓰럽다. 얼마 후 그토록 요란스럽게 전국을 강타하던 태풍이 완전히 소멸된 듯 사방이 잠잠하다. 태풍 콩레이가 휩쓸고 간 뒷자리가 염려돼 아파트 정원에 나갔다. 감나무 아래엔 태풍에 꺾인 나뭇가지들이 무수히 쌓였고, 그 곁엔 떨어진 홍시들이 형편없이 으깨어져 있었다. 불그죽죽한 액체로 변하여 땅위에 널브러진 홍시 모습이 왠지 처연해 보인다. 이 때 형체도 없이 으깨어진 홍시가 마치 기운을 소진(消盡)한 노인처럼 보이는 것은 어인일까. 다시금 감나무를 올려다봤다. 나뭇잎이 얼추 떨어져 앙상한 감나무엔 채 익지 않은 감들이 가지마다 올망졸망 달려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주황색 등처럼 보여 색이 매우 곱다. 올해는 감이 풍년인가 보다. 그런 감들을 바라보노라니 문득 '성숙'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성숙'은
지난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또한 육·해·공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넘어 군사력 감축까지 포함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비무장지대(DMZ) 내 GP(감시초소) 시범철수, 공동유해발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남북은 올 연말까지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고,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상시로 만날 수 있도록 상설면회소도 설치하기로 했다.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남북관계만큼이나 집회시위 현장에서 경찰도 시대적 흐름에 맞춰서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불법행위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중점을 둔 '준법보호·불법예방' 집회시위 관리에서 벗어나 비폭력 집회시위를 폭넓게 보장하는 대법원 판례 및 최근 집회시위를 반영해 '자율과 책임'에 기반을 둔 인권 친화적 집회시위 문화 정착을 위해 세부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국민에게 신뢰받기 위한 인권 친화적 경찰이 되기 위해서 대화와 소통 중심으로 경찰부대, 차벽, 살수차는 배치를
시간이 저렇게 됐나? 벌써 저녁이네라는 뇌의 인식과 동시에 떠오르는 명제는 저녁에 뭘 해 먹지이다. 아마 대개의 주부라면 겪게 되는 매일 명제요 일상의 한 부분이리라. 이때부터 뭘 해 먹지의 밥상고민은 시작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날마다 때마다 고민 아닌 고민을 반복하며 수 십 년을 살아왔다는 점이이요 더 아이러니 한 것은 수십 년 똑 같은 고민을 하면서도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왜일까. 우리 집 밥상 메뉴는 특별한 날을 제외하곤 거의 비슷하게 차려져 왔다. 혹자는 음식솜씨가 별로거나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고 해도 딱히 항의할 반박거리가 없긴 하다. 그러니 시장이나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장바구니에 담겨진 식재료는 낯익은 야채 또는 생선 등으로 채워지게 마련이다. 물론 같은 재료라 해도 텀(term)을 두고 상에 올린다. 아무리 둔하다 해도 같은 음식을 연거푸 올리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습관처럼 냉장고를 연다. 물김치가 한 사발 쯤 남았고 배추김치와 깻잎, 오징어채 두부조림 콩조림이 있다. 밑반찬은 되는데 국거리 재료가 무 한 개 밖에 없다. 날이 썰렁하니 뜨듯한 걸 먹이고 싶은 마음에서다. 이어 냉동실을 연다.
이 곳에는 길이 없다. 바꾸어 말하면 어디를 가나 발 딛는 곳은 모두 다 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들며 달리는 중이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은 수많은 길을 숨기고 있다. 간간히 초원을 가로지르는 기다란 바퀴 지국이 눈앞에 늘어져 있다. 마치 오빠의 머리 위에 나던 길 같다. 보자기를 어깨에 두르고 엄마에게 머리를 맡기던 중학생 오빠가 내 기억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오빠의 머리카락을 삼키며 지나가던 바리캉 자국. 그 바리캉 자국 같은 가느다란 바퀴 자국이 거대한 초원에 누군가 먼저 길을 내고 갔다는 것을 짐작하게 해준다. 운전사는 초원에 나 있는 바퀴 자국을 밟지 않고 초원 위로 또 다른 길을 만들며 달린다. 나는 풀을 뭉개며 달리는 운전이 마뜩잖았다. 몽골에 여러 번 와 보았다는 일행에게 왜 나 있는 자국 위로 달리지 않고 다른 풀을 밟으며 가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내 생각의 깊이가 얕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이곳의 유목민들은 한 번 갔던 곳에 또 다시 바퀴 자국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차가 여러 번 지나간 길은 풀이 죽기 때문에 한 곳만 줄기차게 가지 않는단다. 그래야 새로이 풀이 난다고. 그렇지 않으면
최근 불법촬영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적극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의 증폭, 불법촬영물 유통구조에 대한 종합적·입체적 수사와 피해자보호책 마련하기 위하여 충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는 '사이버성폭력 사범 특별단속 100일 계획'을 수립했다. 우리는 정보화시대에 살아가며 개인 표현의 자유의 권리를 누리며 휴대폰, 컴퓨터 등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게시하고 공유하며 도움 또한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이 있음에도, 부작용은 적지 않다. 인터넷상 물품 판매를 빙자한 사기, 인터넷 도박장 개장, 사이트·게임상 모욕 및 명예훼손, SNS를 통한 음란물 유포, 계정해킹, 몸캠피싱, 랜섬웨어 등 수많은 범죄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수법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화하고 있다. 특히, 사이버에서 발생하는 음란물 관련 범죄는 최근 범죄피해자들 여성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피해는 범행당시 1차적인 피해로만 그치는 것이 아닌 피해자에 대한 사회공동체의 평가나 비판, 지속적인 정식피해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 등 해당 범죄들은 필히 근절해야한다고 볼 수 있다. 해당 음란물에 관한 범죄로는 타인의 신체를 촬영하여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배포하거나 공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