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지축 위에 / 홀로 서 있나니 / 햇살 한 줄기 뻗쳤는가 하면 / 어느덧 황혼이 깃든다.' 라는 짧은 시다. 이걸 쓴 이는 1959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탈리아 시인 살바토레 콰시모도(Salvatore Quasimodo)라고 한다. 그가 노래한 그대로다. 우리들 각자는 누가 뭐래도 세상의 중심에 서 있다. 그렇게 믿고 살아간다. 그런데 햇살이 머무는 시간은 짧고, 어느덧 깃드는 황혼 속에 누구나 항상 홀로 서 있을 수밖에 없다. 딱 20년 전인 2004년에 상영된 바 있는 라는 영화가 있었다. 시골 노인들의 로망을 재미나게 그린 이 영화에는 주현, 박영규, 송재호, 양택조, 김무생, 선우용여 같은 중견 배우들이 출연했다. 빈티지를 살려 디자인된 포스터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거기 배치된 배우들의 표정이 재미있었다. '고독'과 '몸부림'의 조합 또한 익살스러웠다. 그런데 고독이 얼마나 헤어나기 어려운 고통으로 여겨졌기에 거기서 벗어나려고 '몸부림'까지 쳐야 했던 걸까. 알고 보면 그런 게 외로움이고, 우리네 사람살이의 본질일지도 모르겠다. 흘러간 노래 몇 곡 들어보자. '너를 보내는 들판에 / 마른 바람이 슬프고 / 내가 돌아선 하늘엔 / 살
정부가 의대 정원을 3천58명에서 2천 명을 더 늘리겠다는 의료정책을 발표하자 전공의를 필두로 시작한 의료계의 파업이 전입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 서울의 빅5 전공의들이 시작한 파업이 한 달을 넘겼고 이에 질세라 의대학생들이 수업 거부 및 집단휴학계를 내며 반발하기 시작했고, 한술 더 떠서 이제 교수들도 제자를 지켜야 한다며 동맹 사퇴를 노골화하고 있다. 겉만 보면 참 끈끈하고 아름다운 제자와 스승 관계처럼 보여 엄지척이라도 해주고 싶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 자기 밥그릇을 챙기려는 마음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다. 우리나라 의대 정원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단 한 명도 의대 정원을 늘리지 못했고, 오히려 2000년 의학 분업이 시작되면서 입학 정원은 351명이나 감축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가장 최고의 직업이 의사가 되어 버렸다. 의사만 되면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2024년부터 단양군은 7월 개원을 앞둔 군립보건의료원 원장과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씩 뽑는 과정에서 세 번이나 공고를 냈음에도 지원자가 없자 연봉 4억2240만 원에 아파트제공이라는 조건으로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을 채용하였다고 한다. 이 사례
벚꽃을 본 적이 얼마나 되었나 먼 고향을 떠나 온 내 맘에 무심천의 물결이 흐르네. 흐르는 물결 속에 벚꽃의 향기가 그리워지면 그리움은 결이 되어 벚꽃을 보려 무심천에 함께 나갔던 부모님의 목소리가 무심천에서 밝게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들려오네. 벚꽃에도 결이 있으니 먼 고향을 떠난 이 곳에도 벚꽃이 피건만 고향에서 피는 꽃과는 향기가 다르네. 벚꽃을 본 적이 얼마나 되었나 무심천에서 피는 벚꽃의 향기가 그리워지면 먼 고향을 떠나 고향 사람들의 숨결이 느껴지고 부모님의 사랑이 그윽한 향기가 되어 전해오네. - 김창영 전문 청주로 가는데 눈이 많이 내립니다. 차는 밀리고 '약속한 장소에 제대로 못 갈까.' 걱정되어 자동차의 브레이크를 밟고 있지만 마음은 '가시 방석에 앉은' 듯 불안하기만 합니다. 겨울은 눈의 계절입니다. 그러면 봄은 꽃의 계절일 까요? 봄에 피는 꽃 중에서 벚꽃이 생각나는군요.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어도 곧 3월이 되면 벚꽃이 피겠군.' 생각이 듭니다. '벚꽃은 3월에서 4월에서 핀다' 라고 하네요. 벚꽃의 색상은 연하고 핑크 빛, 흰색, 빨간색입니다. 이러한 색깔은 봄을
제임스 와트(1736~1819)는 기계공으로 글래스고우 길드에서 7년을 수습공으로 있어야 한다는 규정으로 인해 고심하던 차에, 글래스고 대학에서 그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작업실을 주고 대학의 망원경 및 각종 기계의 수리를 맡겼다. 당시 글래스고 대학에는 경제학의 창시자였던 아담 스미스와 같은 혁신적 사상가들이 있었으며, 이들의 도움으로 증기기관을 탄생시켜 산업혁명을 이끌었다. 길드는 숙련공이 되기 위해 수습공에서 직공, 그리고 장인에 이르는 수습기간을 거쳐야 하는 도제제도(apprenticeship)를 특징으로 하는 매우 폐쇄적인 조직이었다. 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고초와 장기간의 수습기간을 견뎌야 하는 제도였다. 만일 와트가 도제의 틀에 갇혔다면 창의적인 증기기관은 탄생하지 못했을 수 있다. 아마 현대판 도제제도의 대표적 케이스는 전공의 과정일 것이다. 의사가 되는 과정을 개관하면 의과대 6년을 거쳐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하면 일반의, 혹은 전문의 과정을 밟는다. 전문의 과정은 인턴(수련의) 1년을 거친 후 레지던트(전공의) 4년 정도의 수련기간을 거쳐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펠로우로 대학 병원 혹은 일반병원에 전문의로 취업하거나 개원하는 구조다. 전문의가
'치매'란 뇌질환 등으로 인해 기억력을 비롯한 여러 영역의 인지기능이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상태를 말한다. 인간의 기억력은 나이가 들면서 젊었을 때에 비해 저하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흔히 '기억력 저하'라고 알려진 치매의 증상은 노화의 과정에서 생기는 변화와 다른 양상을 가진다. 과거엔 치매를 망령이나 노망이라고 부르면서 노인이면 당연히 겪게 되는 노화현상이라는 편견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많은 연구를 통해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치매는 뇌의 질병이나 손상에서 비롯된 뇌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치매의 원인에 따른 분류를 보면 치매발병 원인 중 알츠하이머가(60%)가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 가능성은 증가한다고 볼 수 있지만 나이가 많다고 모두에게 치매가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그 외에도 치매에는 혈관성 치매(20~30%), 알츠하이머 외 퇴행성 뇌질환(10%), 우울증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른 축에 속하여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20년 15.7%에서 2040년 34.4%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화 진행에 따라 65세 이상
사람들을 처음 만나게 되면 서로의 MBTI 유형을 묻거나 말과 행동을 통해 그 유형을 추측하는 것이 흔한 일이 되어버린 것 같다. 얼마 전 참여했던 대학 신입생 OT에서도 MBTI는 자기소개에 빠지지 않는 필수 항목인 것처럼 보였다. 수없이 다양한 사람들을 정해진 16가지의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이나 또 너무 대중화되어버린 탓에 오남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MBTI가 무엇을 측정하는지, 그리고 자신은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MBTI의 기반이 된 이론은 칼 융(C. G. Jung)의 심리학적 유형론으로, 이는 정신과 의사로서의 임상경험과 학문적 동반자였던 프로이트와의 갈등, 다른 이론가들과의 대립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학설이다. 융은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입장이나 관점, 가치에 대한 전제가 다르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하고 결국 편견과 오해, 논쟁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융은 사람들의 마음은 각기 다르지만 몇 가지 특징적인 경향으로 나눌 수 있다고 제안하며 심리학적 유형을 태도와 기능의 차이로 설명한다. 우선, 태도는 개인이 내적 또는 외적 세계에 대해 관심과 에너지를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하데스가 지배하는 명계로 갈 때 건너야 할 다섯 개의 강이 등장한다. 슬픔의 강, 탄식의 강, 불길의 강, 증오의 강 그리고 가는 길과 나오는 길을 알 수 없는 망각의 강이다. 첫 번째 강인 슬픔의 강은 아케론 강이다. 망자들이 자신의 죽음을 통곡하며 건넜기에 슬픔의 강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이 강의 뱃사공 카론은 반드시 뱃삯을 챙겼다. 만일 카론에게 뱃삯을 치르지 않으면 망자는 배에 오르지 못하고 영원히 나루터에서 이승의 망령으로 떠 돌아야 했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인들은 시신을 안장하기 전 망자의 입에 1오볼로스짜리 동전 한 닢을 물려주었단다. 우리의 노잣돈과 흡사한 장례 풍습이다. 두 번째 탄식의 강인 코키투스 강은 강물에 비친 과거의 모습을 보며 괴로움을 겪는 얼음같이 차가운 강이다. 이 강을 건너며 망자들은 회한에 젖는다. 세 번째가 불길의 강인 퓨리 플레게톤 강이다. 타오르는 분노를 뜻하는 퓨리(Fury)가 붙은 이 강은 물대신 불길이 흐른다. 죽은 자의 영혼이 이 곳에서 불에 타 정화되는데 단테의 신곡에서는 불꽃이 아닌 피의 강으로 묘사되어 있다. 네 번째 강인 망각의 강 레테는 과거의 모든 기억과 번
오래전부터 여유로운 시간이 있을 때마다 붓을 들어 마음을 내어 보는 귀한 문구가 있다. 바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다. 세상의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내고 만든다는 뜻으로 모든 일에 있어서 마음가짐이 중요함을 일컫는 불교 사상이 담겨 있는 글이다. 불교 경전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말이 있다. 일체(一切)란 우주 만물이라는 뜻이고 유(唯)란 오직이란 뜻이며 심조(心造)란 마음이 만들고 지어낸다는 뜻이다. 약인욕요지(若人欲了知) 삼세일체불(三世一切佛) 응관법계성(應觀法界性)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만약 사람들이 삼세 일체 부처님을 알고자 한다면, 이 모든 법계의 성품을 보아야 한다. 일체는 모두 마음이 만들기 때문이다. 위의 문장은 의 사구게(四句偈)다. 삼계(욕계, 색계, 무색계)가 오로지 마음이고 만법이 모두 유심(唯心)이라는 사상은 초기 불교, 대승불교, 선불교에 이르기까지 모든 법계의 중심이었다. 그래서 불교를 마음의 종교라 말하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 원효는 당나라 유학길에 오를 때 어느 날 동굴에서 잠이 들었다. 목이 말라 바가지에 있는 물을 시원하게 마셨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해골에 고인 물이었음을 알고 크게 깨달음을
담장 너머 산수유 꽃망울이 나를 보고 노랗게 웃는다. 시샘하듯 그 곁에 매화나무도 연분홍 꽃잎을 하늘거린다. 어느새 새봄, 봄은 연달아 피어나는 꽃을 선사하며 내게로 왔다. 나이를 먹는 탓일까, 당연하게 오는 봄이 오늘따라 감사한 마음이다. 차곡차곡 봄의 향기를 가슴에 담으며 나도 누군가의 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복지관으로 향했다. 사회복지사에게 내가 봉사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상담을 드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도시락 배달 자리를 추천한다. 일주일에 한 번 독거노인의 가정을 방문해서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반찬을 전달하는 일이다. 나는 수요일마다 네 가정을 찾아가 두 시간 남짓 노인들을 만나고 반찬 나누는 일을 시작했다.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뿌듯함이 기쁨을 안겨준다. 일주일 분량의 반찬을 싣고 아침을 달려간다. 낯설던 김 할아버지 박 할머니 키가 큰 이 할머니 조 할머니…. 저마다 사연을 담고 노후를 외롭게 보내는 노인들에게 나는 딸이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려고 노력한다. 내가 처음 복지관을 찾은 건 작년이었다. 삼 십 년 넘게 일한 직장을 퇴직하고 황혼 육아의 반열에서 외손녀가 학교에 입학하자 시간에 여유가 생겼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새 학년이 시작되었다. 올해는 고3학생을 가르친다.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그들이 이른바 대학서열 피라미드를 완전히 내재화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서연고부터 해서 마치 조선왕을 읊는 것 같은 두음들은 우리 사회에 뿌리깊다. 과거 우리 사회 경쟁력은 피라미드의 상층부에 올라가려는 교육열에서 나왔다. 이 피라미드는 유독 대학에서 절대적이다. 고등학교만 해도 다르다. 좋은 고등학교가 있다고 해서 모두 좋은 고등학교를 가려고 하지 않는다. 특목고를 갈지 일반고를 갈지는 학생들에게 고민의 대상이 된다. 특목고에서 성적이 낮으면 대학진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니 차라리 일반고에서 상위권을 하겠다는 것이다. 중3 학부모, 학생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다. 이는 좋은 고등학교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 대학 진학에서는 이런 고민이 잘 보이지 않는다. 고등학교 진학 때와 달리, 소위 상위권 대학에서 꼴등을 하더라도 무조건 하위권 대학 1등보다 낫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서울 중위권 대학보다 지방국립대에서 잘하면 된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으나,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서울 갈 수 있는데 지방에 남는 것은 바
저는 와이스라는 수집가들을 위한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수집가들의 문화와 그 문화를 향유하는 한국의 다양한 수집가들의 커뮤니티와 소통을 하고 있으며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수집가들의 문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첫 번째로 소개될 수집품은 스포츠 카드입니다. 한국에서의 수집 문화와 달리 해외, 특히 북미에서의 수집 문화는 대를 이어 오는 일종의 문화로 자리 잡았으며 그중에서 스포츠카드는 가장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수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의 스포츠카드는 말 그대로 현역 또는 은퇴한 스포츠 선수들을 프린팅한 카드인데 대표적으로 탑스, 파니니, 어퍼덱 등의 카드 제조 회사에서 스포츠 구단 또는 협회와 계약을 맺어 제작한 후 팩 또는 박스의 형식으로 제작 및 판매가 됩니다. 스포츠카드의 첫 역사는 담배 회사에서 담배 내부 손상 방지를 위해 인쇄된 특수 종이를 같이 넣어둔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당시의 흡연자는 남성의 비율이 높았기에 인쇄용지에는 스포츠, 전쟁 등의 당시 남성의 관점에서 제작된 이미지가 들어갔으며 인쇄용지의 인기가 많아지자 수백개에 이르는 세트들이 등장했고 그 중 발매되었던 야구선수 '호너스 와그너'의 카드는 약 94
이른 새벽, 커튼 너머 새어나오는 한 줄기 빛 사이로 숨어있는 먼지를 볼 수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주변에 늘 있었던 작디작은 먼지는 언제부터인지 '미세', '초미세'라는 수식어를 붙여 측정 및 예보되는 일상생활의 필수 관리정보가 됐으며 공기청정기 역시 필수 가전제품이 됐다. 2023년 미세먼지 경보제 운영 결과 미세먼지(PM-10) 31회, 초미세먼지(PM-2.5) 17회 등 총 48회가 발령됐고 전년과 비교했을 때 29회 더 증가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충북보건환경연구원은 봄철 잦은 황사의 발생을 언급했다. 봄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황사와 미세먼지에 대해 구분할 필요가 있다. 먼저 재난안전법에 의하면 황사는 자연재난, 미세먼지는 사회재난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부분적으로 순기능 역할을 하기도 한다. '황사'는 '흙비'라는 옛말로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역사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월별 흙비 발생일수 기록에 의하면 3~5월에 집중돼 있어 오늘날 봄철에 나타나는 황사 관측과 거의 일치한다. 황사는 중국, 몽골 사막의 흙먼지가 3~5㎞ 상공으로 올라가 서쪽에서 불어오는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를 찾아온다. 이러한 흙먼지는 칼슘, 마
고령화된 농촌에서 외국인 근로자 고용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 지 오래다. 일손이 부족해도 70, 80대 이상의 노인들이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는 영역은 한정되어 있을뿐더러 안전사고 위험이 커 고용을 꺼리는 경향이 늘고 있어 젊은 외국인 근로자 고용 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 업무계획에 따르면 올해 비전문취업비자를 받아 농업 분야에 고용 허가된 외국인 근로자는 1만5천 명이며, 2022년 5개 시·군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행한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은 지난해 19개소에서 70개소로 확대되었고, 그 수도 4만5천631명에 달한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모집한 외국인을 지역농협이 고용해 하루 단위로 일손이 필요한 농가에 파견하는 계절근로사업은 농가가 단기간에 필요한 인력을 적기에 공급받고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한편 지난 1월 말 중대재해처벌법이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 시행된 가운데 농업 현장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었지만, 농가들은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돈농가와 같이 외국인 근로자 고용이 많은 농장에선 안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농업의 경우
얼마를 더 기다려야 무심코 찾아온 허기가 채워질까? 아무 생각 없이 출근해 사무실에 앉아 무시로 가슴에 차오르는 허기를 감당하며 바라보는 창문 너머 풍경이 한 시간째 그대로다. 금요일 공식적인 근무가 없는 날 그동안 하지 못했던 개인적인 일을 한다는 명목으로 혼자 출근해 빈 사무실에 앉아 나도 한 시간째 그대로다. 창밖 풍경은 거기에서 나는 이곳 사무실 의자에 앉아 서로 경쟁 하듯 고집스럽게 그대로다. 생각해 보면 지금 내가 맞이한 이 시간, 이 허기의 시간을 위해 아무도 없는 이 빈 사무실을 찾는지도 모른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그런 논리는 이제 내게는 아니다. 채우기 위해 비우는 것이 아닌, 그냥 비어있고 싶어 비우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감당하고 있는 허기가 내게는 힐링이다. 점점 나이가 들면 안다. 아니 이 나이가 되면서 알았다. 미래를 위한 계획보다는 현재의 삶이 더 소중하다는 걸, 그래서 이제부터 미래를 위한 현재의 희생은 없다. 늘 살면서 미래를 위한 이라는 명분으로 오늘의 나를 너무도 함부로 했다. 그렇다고 그렇게 살아온 삶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나마 지금처럼 살 수 있는 것도 그런 삶을 살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제는 아
일상생활 혹은 학교 업무에 있어서 어떤 것이든 나름대로 완벽하게 처리하지 않으면 나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부끄럽게 여긴 적이 있었다. '부끄러운 일을 한 나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오히려 자기 부정까지 하며 생활해 온 것 같다. 그런데, 삶은 참 아이러니하다. 미완성된 면이나 실수를 보일 때 사람들은 나에게 더 호감을 느끼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회 심리학적 관점에서 이러한 개념을 '엉덩방아 효과(Pratfall Effect)'라 칭한다. 다른 표현으로 '실수 효과'라고도 말한다. 예상하지 못한 어떤 행동이나 인간적이라고 느끼는 모습들은 다른 사람의 인식과 그들과의 상호작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완벽한 이미지를 만들지 않을 때,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평가되거나 더 친근하게 느끼는 경향은 왜 일어날까? '엉덩방아 효과(Pratfall Effect)'를 처음 도입한 심리학자는 Elliot Aronson(1966)이다. 그는 실험을 통해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작은 실수를 저지르는 상황을 연출한 결과 실수를 범한 후에 더 호감도가 높게 나타남을 발견하
문득 낯설 때가 있다. 늦은 밤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 가로등 불빛 속 고요한 거리가 가끔 생경하다. 가까운 사람에게서도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익숙하고 친근한 관계인데 예전에 보지 못했던 면모를 발견할 때 그렇다. 그 낯섦의 종류는 여러 감정들을 불러오는데 석연치 않은 불편함이 느껴질 때는 지나간 나의 언행을 되감기 해본다. 수면아래 잠자고 있던 나의 감정이나 고민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잘 읽히기도 한다. 더러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내게는 성찰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상대의 마음을 보려하지 않고 내 입장만 고집하다 보면 허물 수 없는 벽이 생기고 다정한 사이도 설면설면한 관계가 되어버린다. 마틴 맥도나 감독의 영화 두 주인공 '파우릭'과 '콜름'의 관계가 그렇다. 아일랜드의 작은 섬마을이 배경인데 아일랜드하면 두 가지가 떠오른다. 아름다운 풍광과 독립투쟁. 역시 두 가지 요소를 모두 담은 작품이다. 많은 함의들을 지닌 영화지만 두 주인공 파우릭과 콜름의 관계 변화만을 단편적으로 살펴보면 요즘 우리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중년인 파우릭과 노년인 콜룸은 날마다 함께 주점에 가서 술을 마시고 일상에 대한 수다를 나누며 지내던 이웃이
2024년 1월 27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됐다. 국회에서 적용유예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당초 계획대로 시행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처음 적용된 50인 이상 사업장은 각자의 방법으로 법 시행을 대비했으나, 이번 50인 미만 사업장의 사정은 다소 달라 보인다. 경기침체로 인해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장의 안전을 신경 쓸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이 생기게 된 취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장 안전관리의 최종 책임자를 사업주로 규정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안전관리자 또는 근로자의 노력만으로는 사업장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사업주는 직접 자신의 사업장에서 위험한 요인이 무엇인지, 사고예방을 위하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등을 직접 챙겨야 한다. 이를 위해 사업주는 안전을 관리할 직원을 채용하거나, 안전 활동 및 시설개선 등에 필요한 예산을 배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필자는 이보다 사업주 개인의 관심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완
다음 달 4월 10일은 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정치권의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러 이에 따른 잡음도 무성하다. 공천에서 탈락하자 곧바로 탈당하여 상대방 당에 입당한 사람,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사람, 또 '어디 잘 되나 보자!' 비난하며 어정쩡한 자세로 관망하는 사람. 이런 와중에 공천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고 선언한 이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역임했던 박광온 의원은 '원팀'을 강조하며 경선 패배를 겸허히 수용한다 했고, 이재명 당 대표의 정치적 동지로 알려진 김지호씨는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자세로 당의 승리를 위해 주어진 역할을 다 하겠다'며 공천 탈락에 승복했다. '국민의 힘'에서는 창원의 장명기 예비후보가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결선 투표에 나선 배철순 후보를 지지한다 했고, 울산 남 갑甲 이채익 후보 또한 공천심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무소속 출마를 한다 했으나 공천 결과에 승복하겠다 했다. 이 밖에도 각 당에서 여러 명의 탈락자가 승복한다는 선언을 했다. 과거 우리나라 정치를 돌아본다. 1971년 대통령 선거, 신민당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김영삼 후보는 '김대중씨의 승리는 우리들의 승리이자…
의사들이 집단행동 중이다. 정부의 강한 압박에 의사들은 자신의 논리로 '대한민국 의료 정상화를 위한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는 명분으로 파업 중이다. 과거 여러 번 의사와 정부 간 힘겨루기가 되었지만, 환자를 방패로 의사는 늘 이겼다. 그래서 이번 일에도 별로 큰 걱정 없이 이길 것이라는 진단을 하며 의사 파업을 진행 중이다. 전공 수련 의사들이 중심된 파업이어서 사회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전공의는 의사 자격을 획득한 일반의사가 전문의사 자격을 위해 종합병원에서 인턴 1년과 레지던트 4년의 수련을 거쳐야 한다. 수련을 마치고 총 26개 진료과목 중 자격시험에 합격한 의사가 합격한 과목의 전공의가 된다. 1+4년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 시험에 합격해야 전문의사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대규모 수술이 가능한 종합병원, 대학병원에서 전문의사 수련받는다. 파업 동참 전공의, 수련의가 7천~8천 명이나 되는 규모가 의료현장을 이탈했으니 종합병원에서 수술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었다. 이런 점이 의사들이 자신의 요구대로 정부에 압박하는 방법이었고 이미 수술 날짜를 받은 환자는 취소되거나 일정을 뒤로 밀리는 상황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환자가 아프다며…
2023년 11월 전국인구현황이 지난달 통계청에서 발표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는 5천134만 명입니다. 시도별로 보니 경기도가 1천362만 명으로 제일 많고, 서울이 두 번째로 939만 명입니다. 우리 충북은 159만 명으로 17개 중 11위더군요. 도가운데 우리보다 적은 곳은 강원도인데 153만 명으로 약 6만 명 차이가 납니다. 도의 명칭을 보면 역사적으로 주요 도시 이름에서 따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충청도는 충주와 청주, 경상도는 경주와 상주,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 강원도는 강릉과 원주의 첫 글자를 따온 것입니다. 경기도의 경기는 원래 왕실을 보호하기 위하여 왕궁에서 500리 이내를 일컬었다고 합니다. 도의 이름이 된 주요 도시에 지금의 광역시들이 없습니다. 그것은 광역시는 근대화와 함께 상업과 교통의 중심지로 모두 100년 안에 인구가 집중적으로 늘어나게 된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200년 전 조선 정조 13년(1789)에 나온 '호구총서'란 책에 인구가 시군별로 나와있습니다. 서울이 19만 7천 명으로 제일 많고, 두 번째가 충주로 8만7천 명입니다. 충주는 수도 한양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남한강변에 자리잡은 교통요충지라
지금 사는 집은 순전히 나의 설계로 만든 집이다. 지붕은 뾰족하고 거실의 천장은 높아야 하며 창문도 통유리로 아침에 일어나면 바깥 풍경이 시원하게 들어오면 싶었다. 마당에는 나무를 심고 그 밑에서는 야생화들이 계절마다 바투 피어나는 모습도 상상했다. 집 앞쪽으로는 넓고 긴 발코니를 만들고 발코니 밑에는 연못을 파서 비단잉어와 수생식물들이 하늘하늘 노니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또 그렸다. 이 집을 사서 이사를 온 게 큰아이가 돌을 막 지났을 때이니 벌써 35년 전이다. 집은 안채와 바깥채로 마당은 넓은데 휑했다. 안채는 주인집이었고 바깥채는 두개의 방을 세로 놓았다. 그렇게 10년여가 흐른 뒤 우리는 바깥채를 헐어 버렸다. 세를 놓아 수입을 기대 했지만 수입은 고사하고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더 많았다. 집이 허름해서인지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주로 세입자로 들어왔다. 그러니 방값은커녕 전기세 수도세도 못내는 처지의 사람들이었다. 바깥채를 헐고 황토로 된 넓은 마당으로 10년을 더 살다 지금의 집을 짓게 되었다. 어린 시절, 변변한 집 한 채 없이 남의 집에 세를 얻어 살았던 우리 집은 이사가 잦을 수밖에 없었다. 품팔이로 끼니를 해결하고…
4·10 총선은 정권심판론과 야당심판론의 대결이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총체적 국정운영 능력과 결과에 대한 중간성적을 평가하는 선거다. 이와 함께 국회 과반 이상 다수 의석을 차지한 야당을 평가하는 선거이기도 하다. 둘 다 심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이는데 국민들이 어떤 묘수를 둘지 정말 궁금하다. 선거일을 27일 앞둔 시점에 거대 양당은 중앙선거대책위원장 임명을 끝냈고 선거 열기가 점차 달아오른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하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 윤재옥 원내대표 네 명을 선임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를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선임했다. *** 여·야 모두 심판 대상 국민의힘은 국회 다수 의석을 장악한 민주당이 국정에 협조하지 않고 정부의 발목만 잡으니 입법독재의 횡포를 막기 위해 야당을 심판해 달라고 주장한다. "범죄자를 위해 1인 정당으로 타락한 민주당을 심판하여 국회, 민주당, 정치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야당과 대화하지 않고 검찰독재를 휘두르고 있다며 폭정을 멈춰 세우기 위한…
진천군 진천읍에는 백곡에서 흘러오는 백곡천이 진천읍을 가로질러 금강의 지류인 미호강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백곡천이라는 이름으로 부르지만 고지도에 보면 진천읍 신정리와 삼덕리의 경계 지역에 흐르는 백곡천을 '우천(牛川)'이라 기록하고 있으며 신정리 지역에는 '소강정(小江亭)'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주민들에게는 '소강징이'라 불리어 왔다. 영동군 황간면의 우천리(牛川里)는 본래 황간군 서면의 지역으로서 '쇠내'라 부르는 개천가에 있어 지금까지도 '쇠내'라 불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우천(牛川)'이란 '쇠내'를 한자로 표기한 것임을 알 수 있으며 전국의 지명에서도 '쇠내'라는 이름이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우천리,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중봉리, 전남 고흥군 영남면 우천리, 전남 보성군 조성면 우천리, 경북 영천시 청통면 우천리, 경남 사천시 사남면 우천리, 경남 창녕군 고암면 우천리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진천읍 신정리 지역의 '우천(牛川)'이라는 지명도 예전에 '세금천'이라 불렀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아마도 한자로 표기하기 전에는 '쇠내'라 불렀을 것으로 추정이 된다. 옛날 '쇠내'라는 냇가에 정자를 짓고 '쇠내'를 '우천(牛川)'으로,
새벽 3시 현관문을 나섰다. 모두가 잠든 밤 함박눈이 온 세상을 하얀 이불로 덮어주었다. 장독 위에는 시루 속에 쪄 놓은 백설기처럼 소복소복 눈이 쌓였다. 층층이 쌓인 눈을 보니 갑자기 엄마가 돌절구에 빻아 쪄주시던 백설기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카페에 도착했다. 재작년부터 큰 딸이 경영하는 카페다. 우리 부부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카페 노상주차장에 쌓인 눈 위에 누워 보았다. 눈 위에 내 모습이 찍혔다. 누가 보면 곰이 놀러 왔다 갔나 싶을 정도로 둥글둥글하다. 넉가래로 치우기에는 눈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 남편과 동시에 생각해 낸 것이 눈을 뭉쳐 굴려보자고 했다. 우리는 눈을 굴리기 시작했다. 남편 손에서 태어난 눈덩이는 맏손녀 얼굴만 하고 내 손에서 만들어진 눈덩이는 손자 얼굴만 하다. 눈이 공처럼 모양을 잡아가니 굴릴 때마다 손자 손녀가 쑥쑥 자라나듯 눈덩이가 몸집을 불렸다. 두껍게 입었던 윗옷은 벗어놓고 장갑만 끼고 굴리는데도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등 뒤로 땀이 흘러내렸다. 남편은 허리 높이의 커다란 눈덩이를 만들어 놓았다. 나 역시 내 허리 높이의 눈덩이를 만들어 놓았다. 우리는 서로 쳐다
요즘 귀차니즘이 됐다. 설거지도 미룬 채 침대 위에서 빈둥거리기 예사다. 심지어 전화 받는 일조차 성가시다. 스마트폰이 수없이 울려도 못들은 체 할 때도 많다. 이럴 때마다 언젠가 신문 기사에서 읽은 내용에 공감이 깊다.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몸이 컨디션이 안 좋으면 온종일 활력이 떨어질 징조란다. 이 현상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도 생기지 않게 한단다. 하긴 자신 심신이 편안해야 주위를 돌아볼 여유도 있다. 요즘 내가 이런 형국에 처한 것은 불면증에 시달려서다. 불면은 인체에 끼치는 영향이 자못 크다. 밤잠을 설치면 손끝하나 까딱하기조차 싫을만큼 무기력 해지잖은가. 더구나 병석에 누운 친정어머니를 봉양 하려니 나도 모르게 심신이 지친다. 그러나 시한부나 다름없는 어머니이기에 마음을 고쳐먹곤 한다. 어제는 입맛 없어 하는 어머니를 위하여 사과, 배, 무, 오이, 당근 등을 얇게 저며 물김치를 담아 드렸다. 식사 시간에 그것을 차려 드리자, 물김치 한 사발을 게 눈 감추듯 한다.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자 왠지 코끝이 찡했다. 그 모습에 문득 어린 날 일이 뇌리를 스친다. 어머니는 비개인 어느 여름 날 하늘에 떠오른 무지개를 하염없이 바라보면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