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바다인지 바다가 하늘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수평선 저 멀리, 대한민국 최남단의 섬 마라도가 가물거린다. 시원스레 물보라를 날리며 달린 배는 마라도에 우리를 내려놨다. 아직 배 위에 선 듯 발밑이 흔들린다. 흔들림이 없는 곳에서 더 흔들리는 건 또 뭐란 말인가. 뱃멀미보다 진한 현기증이 인다. 바닷바람 큰 숨으로 삼키고, 울렁임을 진정시키며 걷다 보니 '국가기준점'이라는 표식이 눈에 띈다. 정밀한 경도, 위도, 표고가 꼼꼼하게 새겨 있었다. 이곳을 기준으로 삼아 우리나라 국토의 측량이 이뤄진다고 한다. 이를테면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는 대한민국의 시작이자, 끝을 알리는 기준점이다. 돌에 새겨진 '기준점'이란 글자가 거역할 수 없는 무게로 다가온다. 체육 시간의 함성이 들려오는 듯하다. 엄한 얼굴을 한 선생님이 '기준'을 정해놓고 헤쳤다 모아놓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기준'을 맡은 친구는 그 자리에 뿌리라도 내린 듯 움직이지 않아야 하고 주위에 친구들만 연신 뛰었다. 그래야 했다. 그런데 어쩌다 기준이 된 친구가 같이 뛰는 날에는 대오가 뒤죽박죽된다. 덕분에 토끼뜀으로 운동장을 몇 번이고 돌아야 했다. 기준이 흔들리지 않아야 질서가 잡힌다
한해가 다 가는 마당에 '두루 다행이다'란 말이 뇌리를 자주 스친다. 살면서 그런 말 안 들어본 사람도 없을 터이고 나도 부지기수로 들으며 살아온 말인데 이 무슨 이유로 요즘 자꾸 떠오를까. 그다지 문재(文才)도 없으면서 언론에 글을 올린 지 어언 4년이 지나간다. 글 쓰는 사람은 특별한 재주가 있거나 다대한 학문적 집적이 있어야 가능한 줄 알았는데 천학비재인 내가 이리공 저리공 그 기나긴 시간을 이어왔으니 스스로도 놀랍다. 피치 못하게 펜을 잡았어도 그간 삶을 창조적 반추하고 순간을 주의 깊게 살피게 된 것은 좋은 점이요, 2주가 1주보다 더 짧고 가깝게 여겨지는 것은 비행기 안의 화장실에서 느끼는 초조한 압박감이었다. 덕분에 독서를 열심히 하게 됐고 마음에 드는 글은 별반 없어도 펑크 없도록 글감이 이어졌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단양에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차제에 국궁을 배우고자 했다. 활을 내며 지역 어르신과도 교류하고 더불어 선비의 육예(六藝) 중 습사를 배울 심산이었다. 매일 아침 천변을 자전거로 달려 한 시간여 습사의 즐거움을 체득하고 돌아오는 길은 즐겁고 싱그러웠다. 마침 지인에게 받은 진돗개 강아지가 어느 덧 성견이 돼 자전거 앞에
이제야 맑은 소리가 나온다. 아무리 켜도 쇳소리처럼 뻑뻑하게 들리더니 제법 바이올린 특유의 맑고 또렷한 선율이 울려 퍼진다. 불현듯 가슴이 아려 오고 먹먹해지던 그 기분. 슬픔에서 발원된 음색을 꿈꾸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시적 감상에 빠져들곤 했는데…. 어느 날 선생님이 명품 바이올린 얘기를 꺼내셨다. 로키산맥의 3천m 지점에 수목한계선이 있다고. 거기 나무는 또 거센 바람 때문에 무릎을 꿇는 것 같이 자라는데 그게 최고 명품 악기의 소재가 된다고 했다. 즉시로 인생 노트를 펴 놓고는 본명과 아명과 예명을 각각 '무릎나무', '생각하는 나무'와 '기도하는 나무'로 지었다. 바람에 휘둘리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운명의 일대기를 적어 둔 것이다. 나무를 생각하면 바람이 지나갔다. 특별히 무릎나무는 관절마다 바람이 파고들 것 같다. 무릎을 꿇을 때는 우주도 함께 숙였다. 이파리 속속 냉기가 파고들 때는 바람보다 빨리 눕는 춤사위를 펼쳤다. 박제된 뿌리로 삭풍에 맞서오던 바람나무 교향곡. 허구한 날 바람 때문에 득음이 가능했다. 무릎을 꿇고 산 것은 짠한 일이되 클래식 악기 특유의 음(音)은 그렇게 조성된다. 눈물로 작곡한 바람 노래는 삶을 연주하는 우리들 정
고라니 동물하면 생각나는 것은 '로드킬'이다. 그 이유는 운전 중 고라니가 도로 위로 갑자기 튀어 나와서 운전자들이 피하려고 하다가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전동자라니'란 도로 위에서 위험천만한 주행을 하거나 어디선가 갑자기 튀어나와 사고의 위험을 주는 '자전거와 전동킥보드'를 일컫는 말로 고라니를 합성한 신조어다. 이런 신조어가 나올 만큼 운전자들에게 도로에서 위협적이다. 사고 방지를 위해 우리는 두가지를 알아야 한다. 첫 번째,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기 위해 헬멧, 전조등과, 후미 등을 갖추고 안전모를 착용하고 이어폰을 끼고 운행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다. 교통안전표지와 교통신호에 따라 자전거 전용도로 부득이 외의 차도를 이용하게 되는 경우에는 도로의 우측가장자리로 운행을 해야 한다. 자전거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는 '도로교통법'에서 '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자전거에서 하차해 끌고 이동해야 한다. 두 번째, 전동킥보드는 간편한 사용법과 저렴한 요금 등으로 인기가 급상승 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 인기를 보여 주듯이 전동킥보드로 인한 교통사고 역시 급상승 하고 있다. 지방의 한 도시의 교통사고…
퇴근 후 집에서 우연히 TV를 틀었다가 한 프로그램에서 범죄 심리학자 이수정 교수의 강연을 보게 됐다. 최근 날로 심해지고 있는 청소년 범죄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청소년기에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의 통계치를 분석한 결과, 재발률이 적은 집단은 가정으로 돌아가 다시 사랑과 관심을 받은 아이들이었다고 한다. 모든 범죄의 원인과 그 해결이 마치 가정에 있다고 들릴 수도 있지만, 일리가 없는 말도 아니라고 느꼈다. 사실 범죄를 저지르거나 범죄에 취약한 환경에 처해 있는 아이들의 가정은 원만하지 못하다. 아니 평범하지 못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들의 부모는 생계유지에 여념이 없고, 그래서 가정을 제대로 돌아볼 여유가 없다. 생계유지가 아니더라도 부유한 집안도 그들의 자아실현을 위해서 아이에게 사랑과 관심을 쏟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든 저렇든 삶에 지친 부모들은 자녀의 정서적 성장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하루하루의 고단함을 풀기에도 여유가 없어 보인다. 필자도 아이를 가지고 세상을 보니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 무신경하게 지나쳤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당장 출산휴가와 육아 휴직의 시기를 고민하며, 아직은 먼 미래일 수 있는 복
얼마 전 연말을 맞아 연탄봉사를 다녀왔다. 조직 생활을 하면서 처음 해보는 연탄봉사활동이라 잔뜩 부푼 맘을 가지고 집합 장소에 집결, 2018년 들어 하필 가장 추운 날 모인 우리 회사 동료들은, 간단한 요령과 채비를 하고서는 바로 실전에 투입됐다. 드디어 연탄 봉사의 첫 집 앞. 골목 앞에 높이 쌓인 연탄을 보며 처음 든 생각은 '요즘도 이렇게 연탄 쓰는 사람들이 있구나….'였고, 두 번 째 든 생각은 '도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좁은 골목 골목 아직도 이렇게 오래 된 작은 집들이 모여 있구나….'였다. 일렬로 늘어서서 한 장 한 장 연탄을 옮길 때 마다 스멀스멀 통증이 찾아왔지만 연이어 쉴 세 없이 전달되는 탓에 멈출 수도 없었거니와, 추운 겨울 연탄 한 장은 얼음을 한 장 한 장 나르는 것처럼 차가웠다. 어떤 집 할머니는 고맙다며 따뜻한 커피를 내어주시고, 또 어떤 집 아주머니는 커피는 이미 마셨을 것 같으니 생강이랑 귤껍질이랑 이것저것 넣어 맛을 낸 뜨끈 한 차를 내어 주셨다. 오랜만에 직원들 끼리 연탄 뭍은 손으로 장난도 쳐 보고, 1년 동안 한 번도 대화 해 보지 못 했던 다른 부서 직원과 바로 옆에 서서 능률을 올려 보자며 '헛둘, 헛둘'하며 자연
예술가들의 분비물인 예술품은 시대를 지나 남는다. 미술품은 사람들처럼 한시적 생명체가 아니기 때문에 때에 따라서는 상당히 길게 자욱을 남긴다. 그러나 대다수 미술품들은 그냥 있었는지도 모르게 사라지지만 몇몇 시대와 잘 조우한 미술품들은 길이길이 남는다. 곰브리지의 "미술은 없고 미술가만 있을 뿐이다."란 말처럼 청주에 오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미술품을 위한 공간일지 미술가를 위한 공간이 될지는 12월 27일에 밝혀질 것이다. 현대 미술공간이라는 이곳이 10년 이후 청주 미술을 미래로 열어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든다. 시대에 따라 달리 읽혀지는 미술품들보다는 그런 미술품을 만드는 미술가들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곳이 과연 미술가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고 미래 문화를 만들 수 있는지가 더 궁금하다. 미술가들에게 자극을 주는 공간은 수장고나 보존센터와 같은 과거를 기록하려는 목적의 방향은 분명 아니다. 과거에 자극을 받는 작가도 있겠지만 미술품을 위한 공간이 청주, 충북지역 미술의 질을 높이는데 별반 일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장고의 역할 외에도 다른 기능을 더해 지역 미술의 질을 높이기를 기대한다. 샤울라거(Schaulage
우리나라 공항갑질의 최고 사례를 보면 당연히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이 지목 될 것이다. 지난 2015년 12월 5일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출발 예정이던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가던 중 다시 탑승구로 되돌아왔다. 비행기에서 박창진 사무장이 급하게 내렸다. 해당 비행기의 1등석에 탑승해 있던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의 지시때문이었다. 조 부사장이 여승무원의 '땅콩' 등 견과류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박창진 사무장에게 그 책임을 물어 강제로 내리게 한 것이다. 조 부사장은 당시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파장을 예상이나 했을까. 그는 결국 검찰에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고 법원은 항로변경 혐의 등을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땅콩 회항' 사건이 발생하고 사흘 뒤인 12월 8일 언론이 이를 보도하면서 조현아 부사장의 '갑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외신들도 이번 사건을 조명하면서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됐다. 국토교통부는 항공기를 되돌린 조 부사장 등을 조사키로 했다.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린 박창진 사무장이 국토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입장을 발표하고
첫눈이 올 때까지 손톱에 봉숭아물이 남아있으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이 있었다. 사귀는 사람도 없으면서 손톱을 길게 기르면서 서로의 손톱을 재어보며 첫 눈을 기다리던 청춘시절이 생각나게 하는 영화로는 단연 건축학개론이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이들은 "첫사랑을 다시 만났다. 가장 마음에 남는 청춘영화로 몇 번을 봐도 볼 때마다 마음 한 켠이 아린다"라는 등 추억이 서린 영화로 기억하며 SNS에 감상평들을 올렸다. 영화에 대한 소개를 옮겨보면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어쩌면… 사랑할 수 있을까? 수업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생기 넘치지만 숫기 없던 스무 살, 건축학과 승민은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처음 만난 음대생 서연(수지)에게 반한다. 함께 숙제를 하게 되면서 차츰 마음을 열고 친해지지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서툰 순진한 승민은 입 밖에 낼 수 없었던 고백을 마음속에 품은 채 작은 오해(?)로 인해 서연(수지)과 멀어지게 된다." 남자주인공은 선배가 성폭력을 연애의 스킬처럼 자랑스럽게 말하고 주인공이 좋아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시도하겠다는 말을 듣고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옆 친구에게 괜시리 화풀이을 해댔다.…
'캐즘이론'이 있다. 캐즘은 '아주 깊은 틈'이란 뜻으로 처음에는 사업이 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정단계에 이르면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심각한 정체에 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바이오헬스산업이 이 발전단계에 들어선 모양새다. 돌이켜보면 바이오헬스산업은 김대중 정부부터 한결같이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추앙받았다. 노무현 정부는 바이오산업을 '10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정했고, 박근혜 정부 또한 '창조경제의 핵심산업'이라고 치켜세웠다. 현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100대 국정과제에 '제약 바이오 의료기기산업 육성'을 포함시키면서 국제적 규제기준과 함께 합리적 육성전략을 마련한다는 구체적 방향까지 제시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바이오헬스산업이 글로벌 회사들의 거대자본과 기술독점의 벽, 유전공학기술, 빅데이터, AI 등 4차 산업혁명의 기술융합 패러다임 변화에 시의적절한 대응을 못해 정체기 즉 '캐즘'단계에 도달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현실에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에서는 어떤 전략과 방향성을 가지고 바이오헬스산업을 진흥시켜야 할까. 먼저 명확한 방향설정과 지향점을 재점검 해야한다. 충북은 빅데이터가 접목된 의료서비스분야의 경쟁력을 강
크리스마스(Christmas)는 라틴어 '그리스도(Christus)'와 '모임(massa)'의 합성어로서 '그리스도 모임' 즉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모임'으로 종교적인 예식을 의미한다. 동방 정교회나 개신교에서는 '그리스도의 예배'로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의 미사'로 번역한다. '그리스도(Christ)'는 '기름부음을 받은 자'라는 의미이다. 고대시대에 왕이나 제사장을 기름 부어 세운 전례에서 유래한 이름이며, 그리스도(Christ)는 곧 예수(Jesus)를 의미한다. 따라서 그리스도교, 예수교 및 기독교(基督敎)는 같은 뜻이다. 기독(基督)이라는 용어는 '터 기(基)'와 '살펴볼 독(督)'을 합성한 단어인데, 이는 '터를 살펴본다'는 의미가 아니라, 한자의 뜻과는 관계없이 그리스도(Christ)의 발음과 비슷한 한자를 임의적으로 차용한 음역(音譯)이다. 'Χ-mas'는 로마 문자의 '엑스(X)'가 아닌 '그리스도'(크리스토스)의 그리스어 첫 글자인 그리스 문자 '키(Χ)'에 '마스(mas)'를 붙여서 쓴 것이다. 일부에서는 관용적으로 '엑스마스'라고 읽기도 하나 이는 틀리는 표현이고, 원칙적으로 '크리스마스'로 읽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어린 시절 냇가 강둑에 앉아 고모가 불러주던 노래이기도 합니다. 가없는 꼬리로 아련히 이어지는 먼 물길을 보며, 금모래가 반짝이고 갈잎이 노래하는 아름다운 곳을 머릿속에 그려보곤 했습니다. 고모와 손잡고 미루나무 둑길을 계속 걸어가다 보면, 도열한 나무들이 문을 열어주는 아름다운 이상향이 펼쳐질 것도 같았지요. 지난 주말 임진강변을 다녀왔습니다. 큰물이 머금고 있는 고요 위로 겨울 해가 쓸쓸한 빛을 뿌리는 것은 바람이 차가워서만은 아니겠지요. 분단의 접경 지역만 오면 가슴이 시려오는 것이 비단 저뿐이겠습니까? 아득히 먼 북쪽의 물길에 눈을 주니 어렸을 때의 고모가 부르던 노래가 다시 들려오는 것 같았어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그러고 보니 김소월 시인의 고향은 평안북도 구성입니다. 그의 고향에도 강과 들이 있어 시인의 시심을 키워줬겠지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정적 민요 시인이니 그곳의 자연 또한 얼마나 풍요롭고 아름다웠을까요? 시인을…
인간은 성장할수록 이기적인 면이 이타적인 면을 압도한다. 물론 각자의 입장에서이다. 그리고 각자의 주장과 의견을 비언어적 의사소통보다는 언어적 의사소통에 보다 의존하게 됨은 말 할 것도 없다. 언어는 인간이 소유한 가장 훌륭한 도구이면서 인류의 문화를 형성하고 전수하는 데 지배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인간은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만물과 구별된다고 할 수도 있을 만큼, 언어는 인간의 삶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더군다나 로케트 보다 더 빠른 정보통신 기술이 우리들의 의사소통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그 가속화된 기술력 덕분에 우리는 상대방을 보지 않고도 음성 없는 언어로 대화하는 것을 일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감정에 관해 말하는 것은 서툴게 됐음도 알아야 한다. 감정의 배설이 아니라 감성으로의 공감과 자신의 성격에 관해 말하는 것은 서툴다. 편리성이라는 이유로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서비스로 혹은 메신저로 대화를 하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등 온라인을 통한 소통으로 자기표현들은 많아졌지만 그 이면에는 부정적인 현상들도 나타나고 있다. 친구들의 옳지 못한 비난과 따돌림의 댓글 폭력으로 중학생이 자살한 사
청주시 서원구청은 지난 2008년에 4개 구청 중 유일하게 여권업무 대행 기관으로 지정돼 여권발급 업무를 실시하고 있다. 해외여행객 증가로 인해 여권발급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해 서원구청 민원지적과에서 발급된 여권은 2만7천692건으로, 최근 들어 1일 100여 건의 여권을 신청받아 처리하고 있다. 동남아는 물론 유럽 등지의 해외여행 시 어느 관광지를 가더라도 한국 사람이 넘쳐나는 광경을 볼 때 해외여행이 보편화됐음을 실감한다. 해외여행객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부수적으로 대한민국 여권이 전 세계에 걸쳐 상당수가 분실되고 있다. 따라서 여권 분실 및 범죄이용 사례를 중심으로 여권에 대한 인식 및 관리의 중요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사례. 해외여행 중이던 K 씨는 시장에서 쇼핑하던 중 소매치기에게 여권이 들어 있는 가방을 강탈당했다. 두 번째 사례. Y 씨는 경찰 복장을 한 일당들이 여권 검사를 빌미로 접근해 미리 대기하고 있던 택시에 태워져 카메라, 여권 등 중요 소지품을 분실했다. 세 번째 사례. A 씨는 여행 가이드가 여권을 보관해주겠다고 해 여권을 맡기고 함께 술을 마셨는데 다음날 지갑과 함께 여권이 없어진
정보는 마약과 같은 것이다. 그 달콤함 때문에 끊으려고 노력할수록 집착하게 된다. 만약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있다면 북한과의 경쟁에서 완승할 것이다. 모든 나라가 정보기관을 두고 상대국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안보를 위한 정보활동은 합법적이다.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해도 국민을 상대로 한 사찰은 불법이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정보를 가장 많이 악용한 대통령은 단연 박정희다. 얼마나 정보기관이 활개쳤으면 정보정치란 말이 유행했겠는가. 박정희가 10·26사건으로 서거하고 정보정치를 종식시키자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박근혜 대통령까지 수십 년 동안 더 지속됐다. 문 대통령은 민간사찰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당선됐다. 당연히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보활동은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고백이 터져 나오자 국민이 황당해 하는 것이다. 사실 대통령은 여러 기관으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보고 받는다. 안보문제는 국정원, 치안은 경찰청, 군사동향은 안보지원사…. 이런 보고를 취합하는 곳이 민정수석실이다. 이렇게 많은 정보기관이 대통령에게 충성경쟁을 하고 있으니 말 한마디면 모든 일을 다 알
올 한 해도 손가락 꼽을 만큼의 날들만 남았다. 거실에는 이사하면서 쌓아 놓았던 책들이 널브러져 있다. 2018년 무술년을 보내는 복잡한 내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빨리 책들을 정리해야만 심란한 마음도 차분해지리라. 2019년 새해를 평온하게 맞이할 준비를 서둘러야지. 책장의 책들을 정리하다 보니 웃음이 절로 난다. 태교 한다고 읽었던 책들. 아이들이 즐겨 읽던 책들. 책들에게서 아이들의 성장(成長) 과정도 읽을 수 있겠다. 마흔이 돼 내 삶을 되돌아보며, 새롭게 인생의 계획을 세우게 했던 지침서도 보인다. 오랜 친구를 만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책들 사이에서 찾아낸 열쇠고리. 딸아이가 초등학교 때 만들어 줬던 매듭 열쇠고리였다. 잊고 살았던 추억들이 때 묻은 물건에서 살아난다. 한참 동안 열쇠고리를 만져봤다. 한 가닥 한 가닥 꽈서 만든 것이 색깔도 조화롭다. 처음부터 끝까지 풀리지 않게 촘촘히도 만들었다. 까마득하게 잊었던 추억을 되살려주는 삶의 흔적들. 색 바랜 사진. 밑줄 그어진 책. 그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했던 물건들. 텅 빈 책장을 채워가며 추억의 소중함을 느낀다. 정리되지 않고 마음을 어수선하게 했던 것들이 하나, 둘 자
"내가 남을 배신할지언정 남이 나를 배신하지는 못하게 하겠다." 젊은 조조가 쫓기는 몸이 돼 아버지 친구 집에 남몰래 스며들었다. 밖에서 그 집 사람들이 수군대며 칼을 가는 소리를 엿듣고, 자신을 헤치려는 것을 눈치채고 그가 먼저 재빨리 칼을 뽑아들고 그들의 목을 모조리 베었다. 그러나 그들은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칼을 갈아서 돼지를 잡으려한 것이었다. 그것을 뒤늦게 안 조조가 그때 내뱉은 말이었다. 그 후 조조는 많은 군대를 거느린 지휘관이 돼 수많은 전장을 누비는 동안 한번은 군량미가 바닥나서 전투를 계속 할 수 없었으나 그렇다고 명분도 없이 무작정 후퇴할 수도 없었다. 담당 장교를 불러 무슨 방법이 없겠느냐 물으니 되를 작은 걸로 속여서 쓰면 된다고 대답했다. 조조는 그렇게 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되를 속였다는 소문이 퍼져 단박에 군인들이 들고 일어나 사태가 심각해지자 조조는 그 장교를 다시 불러놓고 "저 분노한 군사들을 진정시키려면 한 가지 방법 밖에 없다. 네 목숨을 내놓는 것이다." 하고 그의 목을 쳐 장대에 높이 걸고 "이놈이 되를 속여 군량을 착복한 죄를 물어 참수했다."며 크게 소리쳐 소란을 진정시켰다. 또 조조가 대군을 이끌고
어둠이 빛에 바래져 희미해진다. 밤과 낮의 여백을 채워주는 새벽이 오고 있다. 밝은 기운이 눈두덩 위로 내려앉는다. 병뚜껑을 따듯 눈꺼풀을 열고 주방으로 향한다. 일어나자마자 물 한 잔을 마시는 것은 오랜 습관이다. 이온수기 앞에 서서 알칼리 수 3단계를 누른다. "정수가 출수됩니다."라는 예쁜 여자의 목소리와 함께 물이 컵의 입속으로 떨어진다. 하얀 머그잔에 물이 가득차기를 기다려 정지 버튼을 누른다. 차가운 잔을 들어 입술에 포갠다. 물이 몸속으로 개울처럼 길을 내고 흘러 들어간다. 찬 물이 몸속에 섞여 내가 되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점점 더 뒤로 젖힌다. 문득 개수대 위로 뚫린 창을 본다. 밤새 눈이 내렸나보다. 먼 산이 하얀 옷을 입고 서있다. 얼른 컵을 내려놓고 앞 베란다로 가서 문을 활짝 연다. 알싸한 바람이 훅 밀려든다. 도로를 본다. 눈이 밤새 발 없이 내렸는지 길 위를 걷고 있는 눈은 보이지 않는다. 다시 화단을 본다. 벚나무의 회색 팔 위로 눈이 쌓여있다. 단풍나무의 다 벗은 몸 위에도 눈이 묻어있다. 초록빛 바늘을 온몸에 단 소나무도 희끗희끗한 눈을 쓰고 푸르게 서 있다. '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르름을 안다'고…
어머니가 살고 있는 시골집은 옛날에 지은 집이라 겨울이면 외풍이 심하다. 옛집은 아무리 잘 지어진 집이라 해도 오랜 세월로 문틈이 벌어지고 창문이 잘 맞지 않으니 낡아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2년 전에 막내 동생내외가 와서 창문에 뽁뽁이를 붙인 후부터 한결 훈훈해졌다. 어느 날 지인은 아파트 창문에 뽁뽁이를 붙였더니 방안 공기가 훈훈해 졌고 단열효과가 크다고 자랑을 했다. 내 집 창문도 한 번 해 보란다. 그 말에 듣는 둥 마는 둥하며 별 관심 없이 들었다. 그전에 뽁뽁이는 기포가 충격을 완화해 주기 때문에 깨지기 쉬운 물건을 포장하는데 사용한 것으로만 알았다. 그런데 이 뽁뽁이를 단열재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본래 이름은 에어캡(Air-cap)이고 투명하고 부드러우며 터지면 뽁뽁 소리가 나서 그냥 뽁뽁이라고 부른다. 이 뽁뽁이를 옛날에 문에 붙이던 종이처럼 유리창에 붙이면 외풍 차단용으로 사용된다. 12월 초순 눈이 내린 후부터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다.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외풍도 만만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창문에 뽁뽁이를 붙일까 말까 망설이던 내 마음이 변했다. 상점에 가서 뽁뽁이를 사겠노라 했더니 주인은 무엇에 쓸 거냐고 물
얼마 전 공단홈페이지에 직원 공개채용 서류합격자 발표가 게재된 공지사항을 봤다. 2년 전 이맘때쯤 같은 공지사항을 보고 면접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던 때가 생각난다. '처음'은 언제나 설레는 말이다. 첫사랑이 그렇고, 첫아이가 그렇고, 살면서 무수히 많은 처음의 일들은 긴 세월이 흘러가더라도 확고부동한 기억으로 각인된다. '신입'도 처음과 그 의미를 같이한다. 그래서 오랜 회사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도 처음 입사해서 경험했던 낯선 업무와 낯선 직장 동료들이다. 내 첫 근무부서는 휴양시설관리팀이다. 팀장과 직원들의 도움으로 걱정보다는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이후 나는 나름 원칙을 세웠다. 고객접점에서 근무하는 직원으로 고객입장에서 다시 찾아오고 싶은 휴양림을 만들겠다고. 그렇게 문성휴양림에서 1년, 그리고 봉황휴양림에서 1년을 보내고 나니 고객은 나에게 재산이며 그 고객으로 인해 내가 존재함을 깊이 생각하게 됐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많이 각박한 세상이라고 여기고 있던 나에겐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 지난해 초겨울 문성휴양림에 입실했던 고객이 아이 장난감을 놓고 간적이 있는데 택배로 보내드린 적이 있다. 그 후 일주일이
'로켓배송! 오늘 주문하시면 내일 받아볼 수 있습니다.' 유명 인터넷 쇼핑몰 업체의 홍보문구다. 기존 인터넷 쇼핑몰 업체의 배송기간은 2~3일 길게는 7일 까지 소요됐다. 하지만 이 업체는 오늘 주문하면 24시간 이내 주문한 물건을 받아 볼 수 있는 획기적인 배송시스템을 구축해 업계의 판도를 뒤바꿨다. 지구대에서도 시간과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신고접수 후 24시간. 24시간이라는 골든타임 내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경찰관들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국민이 피해를 입은 분야라면 살인, 강도, 성범죄, 절도, 그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위 범죄들은 국민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빠른 피해회복을 필요로 한다. 살인과 같은 범죄는 자칫 미궁속으로 빠져 미세사건이 되기 쉽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해결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율량지구대는 올해 발생한 23건의 성범죄에 대해 22건의 피혐의자를 검거함으로써 검거율 95.7% 라는 기염을 토해냈다. 205건의 절도발생사건 역시 129건을 검거해 62.9% 라는 준수한 검거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검거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평범하지 않다. CCTV 판독 등 과학적 수사기법에서 잠복, 탐문수사와 같
'조국(祖國)'이란 조상대대로 살던 나라라는 뜻이다. 모세는 이집트에서 노예로 살고 있는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고난의 나일강을 건넜다.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은 그들의 조국이었다. 그러나 모세는 쉽게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38년 유랑 끝에 염원을 이룰 수 있었다. 나라를 잃은 민족에게 있어 조국처럼 눈물겹고 간절한 이름은 없다. 영국에 의해 지배당한 아일랜드의 독립운동은 300여 년이나 되는 장기간의 피눈물 나는 역사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란 영화는 슬픈 아일랜드의 역사를 그린 작품이다. 영국의 잔인한 가혹행위에 저항한 젊은 아일랜드 청년들의 투쟁을 눈물겹게 투영했다. 7세기 중반 나·당연합군에게 멸망할 당시 백제인들의 참담함은 바로 조상들의 뼈가 묻힌 조국을 잃는 것이었다. 이들이 배를 타고 백제를 떠나면서 탄식한 것은 '이제 언제 조국에 돌아와 조상의 묘를 보겠느냐'는 것이었다. 왜국으로 피난한 백제인의 숫자가 약 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는 견해가 있다. 이들은 나라, 오사카 등 지역에 모여 살며 조국을 그리워했다. 왕도 부여 이름을 따 작명하고 가람을 지을 때도 조국 '백제(百濟)'를 잃지 않았다.
눈이 내립니다. 나무에 힘없이 걸쳐있는 차가운 바람이 시립니다. 한 해의 끝자락 내리는 눈이 가슴에 쌓입니다. 이제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몇 남지 않은 숫자가 하나둘 지워집니다. 다시 시작해야할 준비를 해야지요. 매년 이맘때만 되면 뒤 돌아 아쉬운 것들이 많습니다. 비워야한다면서도 매사에 주저거리며 힘들어 했습니다. 다 욕심이었습니다. 의욕에 차 만들어졌던 많은 일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흔적처럼 서늘합니다. 진정 올해는 엄청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행복한 꿈도 꾸는 한해였습니다. 그토록 목청껏 외치던 통일의 여러 조건들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남북정상이 손을 잡고 뜨겁게 포옹도 하고 서로 겨누던 총부리를 거두고 화해의 악수를 했습니다. 기존의 관례와 관행이 통째로 깨지고 숨겨진 것들이 드러나 햇볕을 쬐기도 했습니다. 적폐와 관행이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의 날이 밝아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가슴 뛰는 날들에도 그리 마음은 개운하지 않습니다. 살며 꿈꿨던 세상이 저렇게 다가오지만 정작 촛불을 든 많은 사람들은 국외자였습니다. 이미 새로이 옷을 갈아입고 줄을 선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그저 바라봐야만 했습니다. 더군다나 촛불을 자기 것이라고 우기는 더
동방이 강림처사 패거리와 야합을 했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조직의 분위기가 혼란과 충격에 휩싸였다. "세상에 그럴 수가!" "그런 사심이 있으면서 그동안 천진난만한 얼굴로 우리를 속였던 거야?" "그러게 말이야. 영악한 강림처사보다 더 한 놈이었어." "동방이라면 쌍심지를 켜고 감싸던 선배들은 어쩌고 있어?" "낯을 들고 다닐 수가 없으니까 숨었겠지." 여기저기서 동방을 힐난하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윙윙거리며 돌아다녔다. 더 이상 일이 커지기 전에 막아보려고 진 선배와 함께 염라대왕님을 만나러 갔다. 그러나 대왕님은 자리에 없었다. 대왕님을 보필하던 사자들도 보이지 않았다. 심장이 바닥으로 툭 떨어지면서 다리에 힘이 풀렸다. "진 선배님. 저들이 대왕님까지 해한 것 같습니다." "그러게. 죄 없는 인간들까지 해하기 전에 막을 수 있는 데까지는 막아보자고." 가쁜 숨을 고르지도 못한 채 급히 이승으로 돌아오면서 우리는 서로의 불안한 마음을 껴안았다. "김 사자. 돌아가는 꼬락서니가 심상치 않으면 자진해서 퇴출자가 되자고. 살고 싶은 자는 더 살고 더 살고픈 미련이 없는 우리가 그들 대신 사라져주면 좋잖은가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의 가산리(駕山里)와 남이면의 가마리(駕馬里)는 한자로 '駕'로 표기됐는데 남일면의 가중리(佳中里)와 남이면의 가좌리(佳佐里)는 '佳'로 표기됐다. 남일면의 가중리(佳中里)는 남일면의 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원래 청주군 남일상면의 지역으로서 옛적에 큰 인물이 살았다해 '대감(大監)이 사는 마을'이라는 의미로 '감실'이라 했는데 '감실'에서 '가암실, 갬실, 개미실'로 변화됐다고 전해진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가서리(佳西里), 거치리, 하가리(下佳里) 일부를 병합해 가중리(佳中里)라 해 남일면에 편입됐다. 그런데 예로부터 한자로 가곡(佳谷)이라 표기한 것으로 보면 큰 인물이 살아서 '대감(大監)'의 '감'이 어원이 됐다고 하는 것은 글자의 음을 가지고 연상한 것으로 짐작이 된다. 중요한 것은 '감'이라는 어원이 보존돼 왔다는 것이다. 가중리의 자연 지명은 개미실이며 상당구 남일면 장암동 방죽말마을과 남일면 가중리의 개미실마을 사이의 골짜기를 '개미실들'로 불린다. '개미실'은 '개미'와 '실'로 분석된다. '개미'는 '가마'가 변이된 것으로 보인다. 가마의 어원이 지명에서 '감', '검', '금', '가마',…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