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국가의 시대에서 지역의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으며, 지역은 세계 곳곳에서 경제 중심단위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지식정보시대에는 국가단위보다 지리적 인접성을 갖는 지역의 경쟁력이 중요하고, 지역이라는 특정 공간 안에서 이뤄지는 지식·정보의 창조적 결합이 경쟁력 강화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을 국가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삼는 것은 선진국들 사이에서 이미 큰 흐름이 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비롯하여 영국의 쉐필드, 프랑스의 소피아 앙띠폴리스, 독일의 바덴뷔르템베르크 등은 세계적 첨단산업클러스터 지역으로 발전했다. 석회석 채석장에서 쓰레기 매립지로 전락했던 캐나다 몬트리올시 생미셸은 세계적인 서커스 산업의 메카로 변신했다. 일본 시가현의 나가하마는 지역상인과 주민들의 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유리공예를 지역의 대표산업으로 육성하고, 전통가옥 외벽을 창의적으로 활용하여 '검은 벽 마을'을 탄생시킨 이 곳은 세계적 관광도시로 탈바꿈 했다. 이밖에도 지역혁신에 성공해 국가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사례는 적지 않은데, 이들 성공사례에서는 공통적인 특징들이 발견된다. 지역여건과 상황 그리고 선도적…
출근해서 자리에 앉자마자 날카로운 전화벨이 울린다. 쓰레기가 며칠째 수거되지 않고 있다며 수화기너머 민원인의 짜증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전화를 끊고 현장에 가 보면 예상대로 분리배출되지 않은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나뒹굴고 있다. 종량제봉투 미사용으로 청소차가 수거를 하지 않은 것이다. 환경미화원이 새벽부터 이런 무단투기 쓰레기를 하루에도 100리터짜리 종량제 봉투로 20봉지 이상을 담아 처리한다. 실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내가 근무했던 성내충인동은 전통시장 상권의 중심지로서 장날이면 장을 보러 많은 고객들이 구름처럼 몰리는 곳이다. 저녁 무렵 고객들이 썰물처럼 빠지고 나면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곳이기도 하다. 장날이 지난 후에는 여기저기서 온갖 쓰레기들이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위용을 뽐낸다. 어떤 쓰레기는 종량제 규격봉투에 담겨 가지런히 놓여있지만, 많은 부분은 무단투기로 정리되지 않은 채로 환경미화원의 손을 기다린다. 부피가 크고 무거워 종량제 봉투에 담기 어려운 쓰레기는 행정트럭으로 충주시 산하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클린센터라는 쓰레기 집하장에 싣고 가 처리한다. 일주일에 한번은 이렇게 트럭을 끌고나가 방치쓰레기를 처리해
시간은 가는 것이 아니라 매일 계절이 익어가는 것이라던가.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좋다. 추위가 한창인데 라울을 하나 사들고 와서 고것들과 눈 맞추느라 베란다에 서성이는 시간이 길다. 커피 한잔 끓여 저녁 하늘빛을 바라보는 일도 좋다. 언제부턴가 베란다에 깔아 놓은 비닐 장판이 자꾸만 눈에 거슬린다. 오래전에 급하게 이사 들어오면서 급한 대로 덮어 둔 비닐장판이 이제 수명이 다 된 모양이다. 평생 썩지 않을 것 같은 비닐도 뒤틀리고 물이 고이는 부분부터 까맣게 곰팡이가 슬었다. 오랜 동안 바닥의 역할을 잘 해주었기에 베란다는 내 좋은 사색의 공간이 될 수 있었다. 타일을 다시 깔을 때까지 조금만 더 버텨주면 좋겠는데 바닥으로 사는 일에 지쳤는지 점점 찢어지고 색이 변해간다. 바닥으로 추락하는 일은 순간이라지만 바닥을 갈아엎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지난 가을 며칠 짬이 나는 틈을 이용하여 타일과 시멘트를 사서 타일공사를 하였다. 물 구배가 잡히지 않은 부분에 신경을 쓰며 겁 없이 타일을 깔기 시작했다. 시멘트를 바르고 타일을 깔고 줄눈을 넣는 일까지 바닥을 기며 해야 하는 일이었다. 바닥을 기는 일은 바닥과 하나가 되는 고된 일
얼마 전 나는 어떤 교육을 받는 자리에서 푸에르토리코 독립운동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가 담긴 이라는 그림을 보았다. 늙은 남자 죄수가 손을 뒤로 묶인 채 하얀 살결을 가진 딸 같은 여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젖을 빠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여인은 그것을 차마 쳐다보지 못하고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이 그림은 푸에르토리코 국립박물관에 있는 그림으로 독립운동을 하다 잡혀 아사형을 받고 죽어가는 아버지를 위해 막 해산을 하고 면회 온 딸이 자신의 젖을 먹이고 있는 모습이라 했다. 그래서 이 그림은 푸에르토리코 국민들에게는 성화와 같은 그림이라 말을 맺었다. 대단한 감동의 물결이 가슴 속에 차올랐다. 얼핏 포르노와 같은 이 그림이 그렇게 숭고한 뜻을 담고 있었다니. 그 이후 나는 그날의 감동이 가시질 않았고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것들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하는 것에 대하여 수없이 경계해 왔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판단에 대해 가치중립적 인식을 스스로 요구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 그림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 갔다. 여러 경로를 통해 에 대한 정보를 찾았다. 이 그림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라이크스 뮤지엄에 있는 것으로 17세기 경 바로크
문화예술 분야에 오래 관여를 하고 그 분야에서 많은 지식이 쌓이고 인맥이 쌓이고 지도자 생활을 해 본 사람은 문화행정가 또는 문화권력가가 되기 마련이다. 돈을 초월한 예술가가 문화권력자가 되었다면 별 문제가 없는데 황금을 밝히는 문화권력자라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일단 문화권력가가 예술문화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무척 광범위하다고 본다. 자기와 관계가 있는 선후배의 진로에서부터 예산배정, 작품판매, 예술상 후보추천, 문화재등록에 이르기까지 그 의 힘이 안미치는 곳이 없을 정도다. 그래서 그런점을 이용하여 성폭행까지 일삼는 파렴치한 문화권력가 까지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고 본다. 요즈음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손혜원 국회의원도 광범위한 문어발식 영향력을 구사하여 결국 부동산 투기에서부터 작품 강매,가짜박물관 운영까지 집행하는 그야말로 최악의 문화권력자로 부상하고 있는데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지역의 유명한 서예가 한 분은 청주예총회장까지 역임하신 그야말로 문화권력자로써 다 갖추신 분인데 그가 작품 개인전을 한번도 열지 않으신 분인데 개인전을 갖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제자들이 작품을 구매 할까봐 걱정이 돼서 개인전을 하지 않으신단다. 황금에…
평소 마음에 없는 말을 못한다. 하여 아부엔 서투르다. 어찌 보면 처세에 익숙하지 못한 성품이다. 어떤 경우라도 불의와 협잡하지 않는 소신을 지녔으나 그렇다고 함부로 바른 말을 발설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얼마 전에는 참았던 말을 기어코 토해내고야 말았다. 지인이 전화로 의논을 해왔다. 퇴직 후 하릴없이 빈둥대는 남편이 보기에 딱하여 사업을 구상 중이란다. 그녀 말인즉, 동네에 세탁소를 차릴까 계획 중이나 망설여진단다. 무엇이든 사업을 벌이면 얼마 버티지 못하는 요즘이다. 오랜 기간 불경기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는 우리의 어려운 경제 상황 아니던가. 더구나 퇴직금은 두 부부가 끝까지 붙잡아야할 목숨 줄이나 매한가지다. 이런 귀한 돈을 여차하여 전부 탕진할 경우, 후(後) 폭풍을 어찌 감당할거냐고 지인을 설득 하였다. 내가 무슨 경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창업만큼은 신중하게 고려해봐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입바른 소리를 한 것은 불과 몇 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기존 세탁소가 운영 중이라는 그녀의 말 때문이다. 굳이 상도덕을 들먹이지 않아도 만약 그런 입지 조건에서 또 다른 세탁소가 차려진다면 결과는 어떨까· 모르긴 몰라도 결국은 머잖아 두 세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서울대 교수의 신간 에세이 제목이다. 그렇다면 정초에 죽음을 생각하는 것도 새해를 출발하는 마음가짐에 나쁠 것이 없겠다. 옛 어른들이 듣는다면 '아침부터, 새해부터 죽음을 입에 올리다니 운수 없게…'라며 꾸중을 내릴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죽음은 이미 삶 안에 들어와 있는 것. 지나간 하루하루는 추억이 될지언정 현재에 되살릴 수 없는 없다. 나의 삶 속에 과거는 이미 물리적으로 죽은 것이다. 세상 만물은 대부분 이원적 요소로 대립되어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이들이 서로 접점될 때 더 상승 작용을 일으킬 때가 많다. 남성과 여성이 만나 새 생명이 탄생되며, 흑과 백이 만나 새로운 색채가 발현된다. 이렇듯 삶에서 죽음을 생각하면 우리의 삶은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 얼마 전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던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 '코코'가 있다. 멕시코의 '죽은 자들의 날'이란 전통 풍습을 다룬 내용으로, 멕시코 사람들은 사람이 세 번 죽는다고 믿는다. 첫 번째는 심장이 정지했을 때, 두 번째는 땅에 묻힐 때, 세 번째는 산 자들로부터 잊혀질 때 등이다. 이 영화를 보며 어린 시절 돌아가신 나의 할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2019년 세계경제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세계경제의 위축국면에 따라 국내경기 역시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이유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조선업 위기, 한국GM사태를 비롯한 산업별 악재들이 산업의 위기에 따른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별 위기는 고용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조선업 위기 및 한국GM자동차 사태로 인한 이·전직자들이 양산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사회적으로는 인구감소, 문화적 변화 등에 따른 문제점과 제도적으로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사업을 하는 소상공인을 비롯한 중소기업들에게 많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향후 우리가 해결해 나아가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국내 산업경기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반도체산업도 달러화 환율, 업계의 다국적 경쟁 등에 따라 점차 약화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러한 경제 흐름들이 우리의 실생활에 어떠한 변화로 무엇이 어떻게 나타날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충북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지리상으로 가장 중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경제 규모도 3%대의 작은 규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히 사용하는 언어에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아가씨, 도련님, 유모(母)차, 저출산 등의 단어에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왜 남성의 본가는 시댁(宅), 여성의 본가는 처가(家)로 불리며, 왜 부친 쪽 부모는 친할 친(親)이고 모친 쪽 부모는 바깥 외(外)인가· 우리가 사용하는 말 속에서는 이미 수많은 편견과 차별, 불평등이 깃들어있다. 호칭 그까짓 것이 뭘 그렇게 중요하냐고 말하지 말라.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그 언어의 집에 인간이 산다'라고 말했다. 하이데거 식으로 말하자면 편견과 차별,불평등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우리사회는 여전히 편견과 차별, 불평등의 관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반증한다.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은 사회적 약속에 의해 정해진 규범에 따라 언어를 만들고 사용해왔다. 언어는 시대를 반영하며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공동체는 공통의 가치와 사상 약속이 깃들어져 있다. 가족관계의 변화와 다양한 사회적 관계의 변화는 새로운 언어를 요구한다. 성별 비대칭적 가족호칭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는 공론화 작업을 거쳐 가족 호칭 대안을 내놓기로 했다. 여성가족부는…
국가보훈처는 매달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선정한다. 2019년 첫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이는 바로 유관순 열사다. 우리는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할까. 혹자는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가 현대인들에게 줄 수 있는 메시지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열사의 이야기에는 힘이 있고 이러한 힘이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재생산 시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한민국에서 국민이 가지는 유관순 열사에 대한 마음은 비단 어린 소녀가 겪었던 고초에 대한 연민이라기에는 더 뜨겁고 단단한 형태로 발현되고 있다. 이렇게 시대적 상황이 변했음에도 우리가 겪지 않은 유관순 열사의 슬픔에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같은 민족으로써 열사와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유관순 열사는 4월 1일 병천면 아우내 장날 만세 시위운동 중 부모를 모두 잃고, 오빠까지 감옥에서 만나게 된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법정에서 "나는 한국 사람이다. 너희들은 우리 땅에 와서 우리 동포들을 죽이고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였으니 죄를 지은 자는 바로 너희들이다. 우리들은 너희들에게 형벌을 줄 권리는 있어도 너희들은 우리를 재판할 그 어떤 권리도 명분도 없다"며 재판
도심을 벗어난 길은 한적하다.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쌩쌩 달리는 사람들에게서는 질풍노도의 젊음이 느껴진다. 시골길을 오가며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 때가 되면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파릇파릇 돋아나는 산천초목. 꽃 피우고 알록달록 맘껏 풍류를 즐기다가 조용히 잠들어 있는 대지의 고요함. 고즈넉한 들판이 느긋함을, 기다림의 여유를 일깨워준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일상의 단조로움. 무미건조한 생활에서 벗어나야만 한다는 강박관념. 선을 긋듯, 일정한 테두리 안에 나 자신을 가둬 놓고 촌각을 다투는 현실. 그 각박함에 "여유"라는 기름 한 방울 떨어뜨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빨간 신호등에 길을 멈춘다. 옆 차선에는 정지선을 반쯤 지난 차량이 삐뚤게 멈춰 서 있다. 무슨 급한 사정이 있는지 좌우를 살피며 슬금슬금 앞으로 나아간다. 급기야 직진 신호등이 켜지기도 전에 "쌩"하고 달려 나간다. 옆에, 뒤에 서서 바라보는 눈들이 얼마나 따갑고 민망했을까· 만일,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한적한 도로 위. 다른 차들은 없고 빨간 신호등 정지선에 홀로 서있는 나를 상상해본다. 신호를 무시하고 가면 약속시간엔 늦지 않을 텐데. 신호를 지켜야 할까· 무시해야 할까·
한 바다에 가을 빛 저물었는데/ 찬바람에 놀란 기러기 높이 떳구나/ 가슴에 금심 가득하여 잠 못 드는 밤/ 새벽 달 창 너머로 칼과 활을 비추네, 이 뛰어난 시가 누가 쓴 것인지 아는 사람은 민망하게도 흔치 않다. 그러나, 임진왜란 하면 화려한 무지개처럼 떠오르는 이름은 다 기억한다. 바로 그가 쓴 사언절구四言絶句의 한시를 이은상이 번역한 것이다. 우리는 이순신하면 금방 유성룡이 뒤따라 생각난다. 그 치열했던 전란 속 눈코 뜰 새 없는 와중에서도 이순신은 「난중일기 7권」을 유성룡은 전쟁이 끝난 뒤 「징비록」을 남겼다. 그 기록들이 얼마나 소중한 역사적 가치가 있느냐 하면 난중일기는 국보 76호로 지정되고 징비록은 132호로 후세에 빛나고 있다. ( 징지록을 읽다가 충격을 받은 것이 있다. 다급한 전란 중 선조는 아침 나절 유성룡을 영의정에 임명했다가 저녁나절 파직 시킨 장면이었다. 난중일기 가운데 한산대첩은 임진왜란 7년 전쟁에서 가장 빛나는 꽃이고 태산 보다 큰 승리의 깃발이었다.) 이순신과 유성룡 그 반대로 가장 부정적인 팀은 선조와 원균이었다. 흔히 이순신과 비교되는 사람은 삼국지의 제갈량이다. 그 두삼은 공통된 점이 많다. 그들은 나라의 운
난 남자로 태어났다. 내가 선택한 게 아니니 숙명이다. 세상에 태어나 보니 부모가 결정되어 있고, 형제도 선택할 수가 없었다. 남자로 성장하면서 친구를 사귀거나 결혼을 할 때는 상대를 선택할 수 있었다. 이런 것을 운명이라고 한다. 운명은 살다가 바꿀 수도 있다. 아무리 절친한 친구라도 만나지 않으면 끝나지만 부모나 자식을 바꿀 수는 없다. 그런데도 난 때때로 남자로 사는 게 싫을 때가 있다. 여자가 되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도 있다. 무엇보다 여자는 아름답기 때문이다. 여자로 사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해서다. 아름다운 여자는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미인 앞에 무릎을 꿇고 사랑을 구걸하는 남자를 보면서 여존남비(女尊男卑) 시대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여자도 더러 남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무서운 힘으로 세상을 호령하는 남자를 보면서 여자로 태어난 게 원망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남자로 태어날 수만 있다면 세상의 모든 여자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상상하는 여자도 물론 있을 것이다. 대부분 이런 생각은 공상으로 끝나게 마련이자만 더러는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도 있다. 그게 바로 남장 여자이
북미 2차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가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다. 이미 날짜는 2월말로 잡혔다. 문제는 북한 핵의 완전비핵화가 가능할 것인가이다. 트럼프는 북한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의 회담에 비핵화에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제 북미가 스웨덴에서 북미실무협상이 진행하고 있다. 회담날짜를 정해 놓고 실무협상을 벌이는 북미 모두 부담스럽다. 스웨덴에서 3박4일 동안 북미가 얼마나 자주 만나고 결과를 도출하느냐에 따라 북미회담의 성과도 좌우될 수 있다. 미국에 입장에서는 핵무기, 핵시설, 핵물질 등에 대한 검정하고 이를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 회담에서 주 의제로 삼을 것이다. 북한은 핵시설 일부 폐기, 미국의 대북제재완화, 종전선언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스웨덴 실무협상에서 맞주 앉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에 관심이 쏠려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북핵 협상에 대한 후퇴조짐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 16일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와 한국의 국가전략연구원의 서울 콘퍼런스에서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조만 간 북한의 핵과 운반 수단의 보유를 사실상 인정
요즘 한국문인협회의 임원 선거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이사장과 부이사장, 시와 소설 등의 각 분과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막바지를 향해 가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필자가 겪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인사들이, 더욱이 그동안 전화 왕래 한번 없었던 인사들이, 입후보자가 되어 시도 때도 없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오거나 전화를 걸어오는 바람에 이만저만 시달린 게 아닙니다. 집행부가 바뀔 때면 변함없이 겪는 고통입니다. 다행히 금년 선거에서는 입후보자들이 미리 합의를 한 것인지 저서(著書)를 보내오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더군요. 과거에는 선거 때면 입후보자들이 자신의 서명이 들어있는 저서를 앞 다투어 보내와 그야말로 책 공해를 이루곤 했습니다. 교류가 없는 사람이, 읽고 싶지도 않은 책을, 받는 사람의 입장은 생각지도 않은 채 무작정 보내와 뒤처리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던 것입니다. 이젠 그 공해를 문자와 전화가 대신하더군요. 몇 달에 걸쳐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내용의 문자를 반복해서 보내와 그야말로 진저리를 쳤습니다. 전화의 경우에도 수신을 회피하면 문자로 읍소하는 것이 피차에 번거로움을 피하는 현명한 방법일 텐데 꼭 직접
삼국시대로부터 왕실의 진상품으로 꼽혀온 버섯이 표고(蔈藁)이다. 송이와 마찬가지로 날것(生)으로도 먹을 수 있다. 야생에서는 '숲의 지배자'로 불리는 서어나무와 그 주변에 많이 자생한다. 재배가 쉽고 향미가 풍부한 표고버섯은 동아시아에서 전 세계로 전파된 버섯이다. 중국 동진시대의 갈홍이 350년경에 지은《포박자》에는 무릇 수백 종의 버섯이 있는데 표고를 목지(木芝), 균지(菌芝), 황지(黃芝)라고 처음 적었다. 원나라 때의 왕정이 발간한《농서》총론인 에는 "야생버섯은 황이(黃耳) 등을 먹을 수 있다"며 표고를 기록했다. 또 《농서》에는 "요즘 산에서 향심(香蕈)이라고 하는 버섯을 키운다."고 하여 표고의 인공재배를 최초로 기록했다. 이 버섯은 끓여서 먹거나 생버섯으로 먹을 수 있는데 맛이 좋으며 땡볕에 말리면 마른 표고가 된다. 지금 깊은 산골의 가난한 백성들이 버섯을 재배하고 있는데 버섯이 잘되어서 백성들에게 이익을 주고 있다."고 했다. 명나라 때 이시진의《본초강목》에는 '마고(蘑菰)는 표고'를 가리키는데 버섯의 실물과 다르게 적었다. 명나라 때의 오서는《일용본초》에서 표고가 "기를 돋우고 혈전을 없애며 풍을 치료한다."고 했다. 신라시대부
세상은 다시 밝아 왔다. 황금돼지의 기운을 받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일출객들의 간절한 소망들이 하늘에 끝없이 펼쳐진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복을 빌어주는 아름답고 진기한 풍경들이 한 차례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나면 왠지 모를 허전함을 달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춥다! 그래, 아직 겨울이다. 허전한 마음의 빈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찬기운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대자연의 절대적인 힘을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다. 인간을 포함한 그 어떤 것들도 거스를 수 없는 천명이다. 다만 극복해 나가는 노력에 따라 조금은 다른 삶을 살다 가는 것 뿐이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물리적, 화학적 결합체들은 모두 이렇게 만들어진 것들이다. 궁극적으로 윤택한 삶을 위해 또는 시대적 과제 수행을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진 첨단 기계화 문명은 기실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부정적인 이면이 대두돼 포화상태에 이르기까지 애써 외면한 결과는 사회적, 국가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상처와 아픔으로 심판되어져 왔다. '문화지체현상'의 결과다. 이른바 사회의 과학·기술 등은 급격히 변
18년 동안 세상과 차단되어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 속으로 나온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런 상황이 내게 벌어졌다고 가정을 해 본다. 머릿속이 바글거리는 개미떼처럼 복잡해진다. 나는 오년 전 일 년 동안 학습 연구년을 하면서 출근을 하지 않은 적이 있다. 일 년이 지나고 직장에 돌아갔을 때 모든 것이 변해 있었다. 전자문서 시스템도, 동료들도, 업무처리 방식도. 변한 것들이 일 년 만에 돌아온 나를 뒤뚱거리게 했다. 바뀐 세상에 적응하느라 6개월은 헤맸던 것 같다. 그런데 18년이라니. 그것도 사회와 완전 격리된 상태에서. 그런 날 들이 내게 닥친다면 난 사회에 무사히 적응할 수 있을까. '어른이 되면'이라는 다큐 영화를 봤다. 중증 발달장애(자폐와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혜정이의 이야기다. 누군가가 항상 붙어서 도움을 줘야 하는 혜정은 가족이 있었지만,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경제활동을 하고 학업을 이어가야하는 등 사정이 있기 때문에 적당한 돌봄을 받을 수 없었다. 13살에 어쩔 수 없이 가족에 의해 사회에서 격리된 채 18년간 산 속 시설에서 생활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성인이 된 언니가 혜정이의 탈 시설을 지원한다. 언니와 함께 살게 된 혜정이
새해 벽두부터 기분 좋은 시간이다. 모 방송사에서 진행하는 아침마당과 인간극장에 '100세를 살아보니'의 주인공이신 철학자 김형석박사님이 출연하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을 판단할 때는 신언서판身言書判으로 즉 '외모, 능력, 자세, 판단력'이 반듯해야 됨을 강조해 왔다. 즉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좋은 평판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박사님이야말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을 고루 갖춘 어른의 삶을 TV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게 되어서 참 다행이라 생각된다. 김 박사님은 그 연세에도 불구하고 꼿꼿하게 바른 자세로 당당하고 위엄 있는 그 태도를 보면 볼수록 존경스럽다. 밝은 언어와 정갈하게 구사하는 깊이 있는 좋은 말씀에서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었다고 다 존경받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정신에 건강한 육체가 깃든다는 말처럼 100세라는 연령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건강체이다. 세간에 떠도는 9988234라는 숫자를 더 높여야 할 것 같다. 98세 때는 160여 회의 강연과 책을 두 번이나 출간하셨다고 한다. 금년에도 그만큼 하겠다는 계획이라니 정말로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
이른 아침 영화를 보았다. 중국에서 온 대학원 후배와 더불어 함께한 귀한 시간이었다. 우리는 언어를 전공했기 때문에 영화 '말모이'가 주는 의미의 파장은 더 컸으리라 생각한다. 영화가 상영되는 시간, 135분 동안 그랬다. 고맙고 미안하고 부끄럽고……. 그래서 영화를 보는 시간 내내 마음속으로 박수를 쳤다. 울다가 웃고 그러다가도 가슴 졸이며 긴장하는 순간에도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나 스스로에게도 질책과 격려를 보냈다. 영화 각본과 직접 연출을 맡은 감독은, 어느 인터뷰에서 감사하다는 말을 먼저 했다. 영화 '말모이'는 우리가 우리말을 사용할 수 없었던 1940년대 일제강점기에 우리말을 지키고자 애썼던 조선어학회 활동을 중점적으로 조명한 작품이다. 영화를 찍는 내내 외래어를 최대한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후일담을 듣고, 현장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사람으로서 고맙고 또 고맙다는 생각을 했다. 외래어를 쓰지 않고 피하기가 더 어려웠으며 어떤 단어는 외래어가 익숙하게 쓰이다보니 오히려 우리말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대목일 것이다. 신조어나 은어 또는 무조건적으로 줄여서 사용하는 말 등 다양한 우리말의 변화
한국 유교 양대산맥은 영남(이황)과 기호유교(이이)다. 영남유교문화는 경북유교문화권 개발사업을 통해 상당히 주목받고 지역 개발로 이어진 반면, 기호유교문화는 정부 차원에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충청권에는 서원, 향교, 고택, 누정 등 다양한 유교문화자원이 분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율곡 이이, 사계 김장생, 우암 송시열 등 저명한 유학자를 중심으로 한 당대 기호유학의 주요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충청권에서는 백제문화와 관련된 역사문화 자원이나 중원문화, 내포문화 등 지리적 조건에 기반을 둔 문화자원에 관심이 집중돼 유교문화는 중점적 개발 대상이 되지 못하고 상대적 활용 정도가 저조한 실정이다. 또한 경북유교문화권에 해당하는 영남유학에 비해 기호유학은 유학이 근간이었던 조선왕조의 주 집권층으로 오랜 기간 기능하고, 이로 인해 양적·질적으로 차별화되는 유교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충청유교문화에 대한 재조명 및 관광 활용이 저조하다. 특히 충북지역은 기호유림의 중심지로서 그 내용과 위상에 비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고, 화양서원과 만동묘 등 조선후기의 우암 송시열과 권상하로 이어지는 높은 가치의 유교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작년 10월에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 중 감정노동자 보호조항 법률에는 사업주가 상품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해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명시되었다. 물리적 외면의 노동만이 아닌 내면의 마음 감정까지 바쳐 일하는 감정노동(Emotional Labor)자의 아픔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모든 산업 분야에서 고객을 상대하는 노동자의 정신건강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감정노동자 문제를 제기하면서 통상 텔레마케터 예를 많이 드는데 호텔업도 그 못지않게 비중을 두어야 할 곳이다. 왜냐하면 감정노동 문제가 생기는 것은 고객이 서비스제공자에 대한 기대수준과의 불일치로 인해 생기는 것이고, 강요받는 종사원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발생하게 된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 기대수준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가 바로 호텔이다. 일례로 일반적인 골목 카페에서 3천 원 정도에 마실 수 있는 커피가 호텔에서는 무려 5배 이상이나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재료와 매장 인테리어 등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러한 차이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5배나 차이가 나는 이유는 아닐 것이다. 그 중 상당부분은 호
정초에 친구로부터 편지를 한 통 받았다. 먼 곳에 사는 친구가 사전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온 것처럼 반가웠다. 편지는 먼 옛날로부터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날아 온 것 같았다. 그만큼 오래된 친구로부터 온 편지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정성이 느껴지는 편지가 얼마 만인지 아련한 기억을 더듬어야 했기 때문이다. 풀을 발라 봉한 봉투입구를 열면서 마치 세월 속에 묻혀있던 비밀의 문을 여는 것처럼 떨렸다. 그냥 한 해를 보내는 소회와 함께 새해의 건강과 행운을 비는 내용이었다. 곧바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전화도 있고 예쁜 연하장도 있는데 굳이 옛날식 손편지로 안부를 물어온 그 친구의 아날로그적 우정에 가슴이 찡했다. 서로 자기 삶에 빠져 살다보니 알게 모르게 색이 좀 바래지기도 했지만 닿아있는 인연의 끈이 여전히 건재함을 편지 한 통이 일깨워 주었다. 한 통의 편지가 주는 감동과 여운은 남다르다. 직접 주고받는 대화로는 결코 전달할 수 없는 그 무엇이 꾹꾹 눌러쓴 글자들 사이에 숨겨져 있다. 요즘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전자 메일이나 메신저(문자나 카카오톡 같은)에 담기는 말은 즉시적이지만 가볍다. 반면 편지는 쓰는 순간부터 부치고 전달되는 모든 과정이 지극히 아날
결과로 사람을 재단하고 단정하는 사회는 경직된 사회이다. 이런 경직된 사회에서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살아가는 것이 더 좋다. 위험을 감수하며 새로운 일에 대한 시도보다는, 실수를 했을 때 책임져야 하는 것이 더 위험하므로 시도조차도 하지 않는 것이 그나마 현재의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조선시대와 같이 계층이 뚜렷한 사회에서는 새로운 시도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으로 당시 체제를 유지하였다.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어려우니 그냥 그 계층에 만족하며 살라는 것이다. 오늘날 사회는 계층이 존재하지 않는다. 갑을 관계를 용납하던 사회 분위가 바뀌고 있고 섣부르게 갑질을 하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이렇듯 수평적인 사회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기위해서는 또 다른 사회적 약속이 있어야 한다. 몇 해 전, 세계적 기업가가 서울대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었다. 자수성가로 기업을 일으킨 그 기업가는 대단한 학벌과 가문을 가지지 않은 평범했던 사람이다. 그럼에도 그는 부유한 기업을 만들었고 그에 대한 성공 요인 3가지를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는 사업초기 '사업자금이 부족했고, 첨단기술에 대한 지식이 없었으며, 계획이
수능 결과를 기다리는 학생들은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보다 혹시나 모를 불합격 소식에 마음 졸이고 있다. 대학이 '간판'인 세상, 출신대학이 신분으로 작용할 만큼 위력이 있음은 누구나 안다. 자녀를 둔 부모는 누구나 예외 없이 흔히 말하는 SKY 대학 진학을 바라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할아버지의 경제력과 어머니의 정보력, 아버지의 무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자조 섞인 말처럼 명문대 진학은 누구나 꿈꾸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는 'SKY 캐슬'이라는 드라마는 명문대 진학을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시대의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절친한 친구의 죽음조차 경쟁자 하나 물리쳤다고 역설하는 드라마 속 아버지의 모습은 경쟁 중심의 왜곡된 우리의 교육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한 픽션이다. 자극적인 소재와 현실감 떨어지는 인물 구성으로 막장의 요소는 있지만 많은 사람이 이 드라마에 공감한다. 그 이유는 자신의 욕망을 자녀에게 투영하는 드라마 속 모습이 낯설지 않으며, 자녀의 명문대 진학을 바라는 모든 부모의 내밀한 욕망과 닿아 있기 때문이다. SKY 대학 출신자들이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으로 공고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