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관리는 실내식물을 키우는 과정 중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물관리에 실패하게 되면 작게는 식물에 상처가 나거나 꽃이 빨리 져버리고 크게는 식물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다육과의 식물에 너무 많은 양의 물을 공급하게 되면 단시간 내에 식물이 죽을 수 있습니다. 또는 일반적인 관엽식물에 너무 적은양의 물을 줄 경우 꽃이 빨리 져버리게 되거나 잎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물관리 방법에 따라 실내식물의 수명과 건강상태가 결정됩니다. 이것은 식물의 종류와 관계없이 공통으로 해당되는 사항입니다. 물주는 방법은 식물마다 제각각입니다. 따라서 여러 종류의 식물을 같은 방법으로 물관리를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실내에서 키우는(화원에서 판매하는) 식물은 아주 기본적인 범주에 속하기 마련인데 크게 3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관엽식물은 잎을 감상하기 위한 식물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종류의 식물은 겉흙에 직접적으로 물을 부어서 주시고 뿌리까지 흙이 젖을 수 있도록 흠뻑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을 주는 간격은 한참 자랄 시기인 봄부터 여름까지는 충분히 주시고 식물이 휴면하는 시기인 가을부터 겨울동안은 겉흙이 바짝 마른 뒤에 주시는 것이 좋습
가깝게 지내는 건축학 전공 교수 두 분이 필자의 도산서원 출입을 궁금해 하더니 아예 도산서원 답사에 설명을 해 달란다. 평소 도산서원 관련 공부는 조금 했기에 역사적 사실이나 연유 설명이야 하겠으나 건축 관련으로는 생각을 해 보지 않은 터였다. 기껏해야 도산서원의 전체 구성이 삼진식의 배치에 전학 후묘의 전형적인 형태요, 단층팔작지붕의 전교당에 광명실이 장서고라서 통풍을 유념하여 누각 식으로 건립되었다는 수준인데 이 정도로야 어디 전공자의 안목에 부응하겠는가. 궁즉통이라! 무심히 넘나들던 출입문 하단에 결구된 북 모양 나무 장식에 눈이 간다. 무슨 이유로 이 같이 구성했을까· 선생 사당에 후학들이 배알 방문하는 순서는 곡구암에서 현재 현판이 없는 외문을 지나 진도문을 통해 서원 경내로 들어와서 마음을 다시 가다듬은 뒤에 상덕사 내삼문으로 들어가 알묘를 하고는 전교당에 올라 원규 등을 살피고 나서 도산서당에 들러 선생의 체취를 그리워하는 순이다. 그러므로 각 문은 건축상 중요한 위치에 있으리라. 세 개의 문 하인방 밑에는 모두 북모양 장식이 전면으로 돌출되어 있다. 이를 심방목이라 하는데 기능과 그 뜻은 무엇일까. 건축 기법에서는 일각문 아래 흔히…
시래기가 얼추 물렀다. 조반을 먹기 전 끓기 시작한 게 두 시간 남짓이다. 뚜껑을 열고 좀 더 두기로 했다. 김이 서리고 훈훈한 기운이 돈다. 깨끗이 헹궈서 국도 끓이고 나물로 먹으면 한동안은 반찬 걱정 없다. 벼 타작이 끝나면 바깥마당에 짚 낟가리가 쌓인다. 추수가 끝나고 농한기가 되면 아버지는 머슴을 시켜서 짚을 썰도록 했다. 멍석을 깔고 작두를 설치한 뒤 마당 가득 짚북데기를 부려 놓았다. 한 사람은 작두를 밟고 또 한 사람은 짚을 매긴다. 한 번 썰고 그리고는 다시 볏짚을 넣고 그럴 때마다 짚 무더기는 투두둑 잘려나갔다. 소가 먹을 여물거리는 시래기를 엮어 달고 난 뒤에 준비한다. 추워지면 여름내 풀 뜯던 소는 먹을 게 궁해지고 볏짚을 썰어 여물을 만들게 된다. 우리 집 암소 누렁이의 배부른 겨울나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겨울이면 누렁이의 콧김도 한 자는 넘게 서린다. 한 해 농사가 끝나면 줄잡아 석 달 남짓은 휴식에 들어간다. 겨울나기 장비라야 두툼하게 깔아둔 볏짚과 등에 걸친 덕석 한 장 뿐이었으나 아침저녁으로는 뜨거운 여물을 먹을 테니 그만해도 배부르고 호사스럽다. 저녁이면 머슴 아저씨는 사랑채 아궁이에 불을 지피셨다. 김이 오
K 문고에 가면 빼놓지 않고 들르는 코너가 있다. 그 가게는 만년필부터 독특한 모양의 안경테와 서류 가방까지, 여자보다는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으로 채워져 있다. 나는 그중에서도 만년필 앞에서 한참을 머무른다. 이런저런 모양의 만년필을 구경하다 보면 분주했던 마음도 차분해지고, 끼적거리고 싶은 충동이 손끝에서 저릿하게 올라온다. 사실 편리함에서 보자면 만년필은 다른 필기구에 비해 한참을 밀린다. 몸통을 열어 비어있는 통 안에 잉크를 채워 넣고 펜촉 끝으로 잉크가 나올 때까지는 작은 수고와 약간의 시간마저 필요하다. 예나 지금이나 세상은 빠르고 편리한 것을 좇아간다. 버튼만 누르면 심이 나오는 간편한 볼펜에 밀려 만년필은 시나브로 사람들 손에서 멀어졌다. 그렇게 세월 뒤편으로 사라진 만년필이 요즘 들어 부쩍 눈에 띈다. 빠른 속도에 지친 이들이 느리지만 쉼이 있고, 번거롭지만 여유를 주는 만년필의 아날로그 정서가 그리워서 다시 찾는 게 아닐까 싶다.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는 대부분 아이들이 만년필이나 작은 한영사전을 선물로 받았었다. 중학교에 들어간 후 아이들은 선물 받은 만년필로 영어 알파벳도 쓰고 어려운 한자도 쓱쓱 써 내려갔다.
잠을 설쳐가며 긴장과 설렘을 가지고 첫 출근을 했던 것이 어느덧 6개월 전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시보가 해제되고 지방행정서기보시보에서 '시보'라는 두 글자가 빠졌다. 처음 민원대에 앉아있는 것조차도 어색하고 서투른 민원 안내에 죄송하다는 말을 연거푸 했던 기억이 어제 일만 같다. 이젠 업무에 익숙해졌지만 다른 사람들의 다른 요구들에 슬슬 지쳐가는 요즘에 '시보 해제'라는 글자에 책임감이 드는 것을 보면 이젠 정식 공무원이 됐음을 몸소 느낀다. 지난 6개월 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봤다. 임명장을 받고 내가 맡은 업무는 유기한 민원이다. 1일 이상 처리기한이 소요되는 민원신청을 받거나 민원접수를 담당한다. 그중 접수 방식이 바뀐 분야가 있는데 민원24시를 통해서만 접수가 가능하도록 접수절차가 바뀐 것이다. 그런데 민원인이 바뀐 것이 복잡하다고 예전처럼 해달라고 요청했고, 당연히 절차상 접수해드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 민원인은 당장 급하고 멀리서 왔다며 이런 요구를 불편하게 느꼈고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셨다. 그 당시에는 처음 겪는 상황이라 무척 당황스러웠고 이 일이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은 아닌지 고민했다. 그럴 때마다 작은 봉사에 감사를 표하는 다
삶을 사노라면 본의 아니게 화가 치밀 경우가 있다. 웬만한 일엔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향이어서일까. 평소 화가 나도 참고 삭히는데 익숙하다. 이는 어쩌면 지난 십 수 년 넘게 화를 참는 일에 적응이 돼서인지도 모르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그야말로 좋은 일 하고 뺨 맞았을 때이다. 어느 여인이 자신이 하는 일이 서투르다며 도움을 청해 왔다. 내가 그 일에 능숙한 것은 아니지만 백짓장도 맞들면 나을 듯하여 미흡하나마 힘을 보탰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면 내 보따리 내 놓으라고 한다'라는 옛말이 맞는 성 싶다. 자신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듯하자, 그녀는 네 덕 언제 봤느냐는 식으로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토사구팽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없는 말을 지어내어 험담을 했다. 이로 인하여 나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에 여념 없었다. 남에게 말 한마디라도 서운하게 하는 것을 경계해 왔던 나로선, 그녀의 태도를 지켜보며 황당한 마음뿐이었다.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받는 마음의 상처는 치료할 묘약도 없다. 배은망덕하고 표리부동한 그녀의 이중성에 인간적 실망을 하며, 추후엔 그 누구도 나에게 손을 내밀면 단호히 뿌리쳐야겠다는 각
'금 밟았어!' 하는 말은 참 단호한 규정이었고 처벌이었다. 어린 시절 사방치지를 하거나 해바라기 놀이를 할 때 상대편의 '금 밟았어!' 하는 한 마디면 찍 소리 못하고 순서를 상대에게 내줘야 했다. 우리들만의 질서이고 법이었다. 그리고 깔끔한 승복이었다. 그어진 금은 내 것임을 알리는 경계이고 허락 없이는 들어올 수 없다는 경고인 셈이다. 옆집과 담장을 쌓고 있는 것, 나라가 국경을 알리는 철망을 치는 것도 금을 밟고 들어오지 말라는 경고이다. 마음에도 이렇게 보이는 담장을 쌓을 수 있으면 좋겠다. 예고 없이 벌컥벌컥 마음의 문을 열거나 담을 허물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높은 담이나 법이 남의 침입을 막는 것이라면 질서나 예절은 마음에 쳐진 금이 될 것이다. 지난해에는 그 금을 밟고 들어온 사람 때문에 골탕을 먹었다. 해를 끼칠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둥 거짓말 좀 한 것이 뭐 그리 큰일이냐는 둥의 변명을 늘어놓는다. 양심도 없이 도덕과 예절의 금을 밟고 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그러지 말라는 경고에 절대로 승복하지 않는다. 남의 집 담을 넘어 들어와 도둑질을 하고도 뭐가 잘못이냐고 대드는 뻔뻔함을 보는 것 같아 어
요즈음 5,18민주화 유공자명단을 밝히라는 우파단체들과 유튜브 언론인들의 주장이 온 세상이 떠들썩하며 나라가 시끄럽다. 더구나 국회에서 5,18민주화운동의 공청회가 열리며 그 행사에 참석해서 발언한 야당 국회의원들을 제명하라는 요구에 나라 전체가 들먹들먹 한다. 그러자 우파단체에서는 국가유공자들인데 명단 발표를 하라고 하는데 왜 못하는지 그 이유를 밝히라고 또 시위중이다. 어떤 국회의원은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발언을 하는 사람을 처벌하자는 반민주적인 발언도 서슴치 않고 있으니 뭐가 민주화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유공자들의 명단을 관리하고 도와주는 일을 하는 보훈처에서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발표를 못한다고 버티고 명단 자체가 없다고 발뺌을 하기도 한다. 5,18유공자의 발굴과 심의권은 광주시에서 움켜잡고 있어서 더욱 논란을 키우고 있는 형국인데 국가유공자를 발굴하는 업무를 국가가 아닌 지자체에서 한다는 자체가 말썽의 소지가 있는 것 같다.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유공자 발굴이니까 광주에서 쥐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추천만 국가에 해주는 역할만 해도 충분 할 것 같은데 굳이 오해를 받을 소지를 알면서 추천권과…
해가 뜨지 않을 무렵인 이른 새벽 4시, 모두가 잠자고 있을 시간에 젖소 농가는 일찍이 착유를 시작한다. 1년 365일 꼬박 이렇게 일찍부터 하루가 시작되는 만큼 축산 농가는 쉴 틈이 없다. 한우 농가도 마찬가지다. 내 자식들 아침밥을 준비하듯 잘 마른 볏짚과 풍부한 영양소로 가득한 사료를 정성을 다해 이른 아침부터 급여를 한다. 축산 인들은 밥을 먹기 전, 소를 키워내기 위해 배고픔도 잊고 일을 시작한다. 축산업은 힘든 직종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의 식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야이지만 힘들고 고된 노동을 이겨내야 한다. 최근에는 친환경 축산이라는 키워드가 급부상하면서 축산업의 형세가 변하고 있다. 보은군은 깨끗한 축산 이미지 제고를 위해 가축분뇨 악취제거에 도움을 주는 가축생균제 지원사업 및 미네랄제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 현대화사업 등 축산 농가의 경영 안정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도내 11개 시·군 중 7번째 면적인 보은군의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3만3천680명으로 면적 대비 인구수가 매우 적다. 반면 축산 규모는 그와는 정반대이다. 20
1919년 3월1일. 그녀들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여성해방 없이는 진정한 조국의 독립도 없다고 믿었던 박차정. 서른넷. 그녀의 짧은 생은 여성해방과 민족해방을 위한 투쟁이었다. 1919년 2월, 서울에서 전달된 독립선언서가 개성의 한교회에 도착했으나 섣불리 독립선언서를 배포할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독립선언서를 배포하는 일은 정말 위험한 일이었기에, 선뜻 나서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이때 전도부인인 어윤희 선생이 나서서 조선독립선언서 80매를 전달받아 보따리 장사를 가장하고 가가호호 독립선언서를 돌렸다 우리는 왜 이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다. 3·1운동을 기념하는 것은 다소 고루하게 느껴졌던 나라와 민족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하고 있다. 3.1운동은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제 식민지로부터의 독립을 넘어 새로운 사회의 비전을 선포한다. 즉 봉건 양반체제의 계급사회에서 억압받던 민중들이 주체가 되는 대동세상을 만들겠다는 억강부약(抑强扶弱)의 정의가 살아있는 혁명적 선포이다. 이 혁명적 사건에 남녀의 따로 있지 않았다. 3·1운동을 계란으로 바위치기로 보았던 윤치호조차 "경찰서에서 구치소로 이감되는 여학생들의…
"우리 동에 막내가 들어왔으니 희경 씨가 멘티로 삼아 잘 가르쳐봐" 처음 팀장님이 신규직원에 대한 멘토링 권유를 하셨을 때의 감정은 당황스러움 그 자체였다. 내 마음은 아직도 파릇파릇한 햇병아리 직원인데 내가 벌써 누군가의 멘토를 맡을 시기가 되었다니. 신규 직원을 맡아 가르칠 능력이 안 된다 생각했지만 임용장을 받고 해맑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막내 직원을 보자 '그래, 좋은 선배가 아니면 좋은 언니라도 되어주자'라는 마음으로 멘토 역할을 수락하게 됐다. 그러나 막상 멘토링 활동 계획서를 작성하려고 하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일단은 맛있는 밥을 먹고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공통의 취미생활을 찾았다. 겨울이면 뜬금없이 생각나는 취미. 바로 '뜨개질'이었다. 젊은 여자 둘이 모이면 으레 그렇듯 어떤 색깔로 할지, 어떤 모양이 좋을지 서로 검색한 화면을 보며 어떤 목도리를 만들어 볼지 한창 얘기하던 중, 갑자기 우리 동네 이웃들에게 늘 많은 도움을 드리지 못했다는 죄송스러운 마음이 생겨났다. 이런 내 마음을 이야기하자 신규 직원은 흔쾌히 목도리를 떠서 필요한 분들께 드리자고 말해 주었다. 이후 우
가장 위대한 영웅의 죽음은 그 국가의 운명과 일치한다. 는 말이 있다. 예컨대 계백의 죽음과 백제의 멸망이 일치하고 정몽주와 고려가 같은 세력의 칼에 죽음을 맞은 것 등이 그것이었다. 그러나 특별한 예는 이순신이다. 그는 덕수 이씨 이름 있는 문관 집안에서 1545년 4월 28일 태어났다. 그 조부가 평시서라는 벼슬을 버리고 조광조趙光祖를 따르다가 기묘사화己卯士禍의 칼끝에 참변을 당했다. 그 때문에 연좌제에 걸려 가난과 위기에 쫓기다가 1576년 뒤늦게 32세 되던 해 2월, 무과에 합격하고, 그해 12월 함경도 삼수 고을의 동구비보 권관(종9품)으로 발령 받은 것이 첫 부임지였다. 그리고 여러 곳 전근 다니다가 1587년 열 번째 근무지로 두만강 입구 녹둔도 녹둔관(종4품)으로 부임했다. 국경지대인 그곳에는 툭 하면 여진족이 침탈했다. 그가 부임하기 전에도 그들이 기습하여 조선 백성 160명을 포로로 잡아가고도 또 침략해 왔다. 이순신은 뛰어난 용기로 그들을 물리치고 50명의 포로를 석방시켰다. 그 공적을 조정에 알리는 과정에서 상사인 병사 이일의 모함으로 부패된 조정으로부터 육군 장교가 이등병으로 무참하게 강등된 것이 첫 번 째 백의종군이었다.
도심 한복판 대낮의 공원은 군데군데 무리 지어 윷판을 벌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친구들과 약속 장소였던 의자에 앉아 옛 추억을 더듬어 보고 싶은 마음에 찾았건만. 삼삼오오 의자에 앉아 이야기 나누던 교복 입은 학생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형언할 수 없는 낯섦에 마음이 허전하다. 홀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은행나무 아래서 윷판을 벌이고 있는 어르신들의 얼굴을 바라본다. 농악을 울리며 신명 나게 놀던 어르신들의 모습이 아니다. 그저 애꿎은 땅바닥에 윷가락을 던지며 신세를 한탄하고 있는 듯하다. 가장이란 이름으로 집안을 호령하던 당당했던 모습을 엿볼 수도 없다. 손은 주머니에 찔러 놓고 몸은 움츠린 모습들. 축 처진 어깨들이 오늘날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이려니 생각하니 먹먹하다. 이맘때면 앞마당이 넓은 옆집 친구네 집에서는 "윷이다" 하며 "한사리 더"를 외치며 박장대소하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멍석 위로 떨어지는 윷가락의 어정쩡한 모양에 "도"다, "모"다 실랑이를 벌이며 왁자지껄하던 광경. 말판을 놓고 "잡아라, 업어라" 신경전을 벌이며 시끌시끌했던 장면. 마당 한쪽에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를 자르던 아주머니의 표정. 막걸리 한…
[충북일보] 필자가 건축과 건축물관리팀으로 온 지 5개월이 지났다. 우리 팀에서 다루는 업무는 태어나 성장하고 죽음에 이르는 사람의 일생처럼 건축물의 일생, 즉 대장 생성, 품질관리, 철거에 의한 대장말소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시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신·증축 등으로 사용 승인된 건축물은 신속·정확하게 신규 작성해 시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자료의 정합성 및 누락 자료를 수정·보완하는 등 품질관리를 강화해 과세의 기초 자료 및 공공데이터 활용에 정확한 자료를 제공한다. 또 안전한 철거 환경 조성을 위해 인·허가받은 건축물은 철거 예정일 3일 전 철거신고를 해야 함을 안내·홍보하고 있다. 이렇게 구구절절 업무에 대해 늘어놓는 이유는 건축물대장의 중요성을 많은 이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새로운 건물을 신축할 때 인·허가에 대한 관심이 쏠려 인·허가 업무를 관장하는 공무원, 설계사무소 관계자, 건축주 등 인·허가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정작 사용승인 후 관리되고 있는 공적장부인 건축물대장에 대한 중요성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는 아이를 임신한 산모가 태교와 사랑을 듬뿍 주고 아이가 건강하게 나오기를…
한국은 관존민비(官尊民卑) 사회다. 예로부터 관과는 시비하지 말라고 했다. 유일하게 관을 이기는 민(民)이 있다. 언론이다. 언론이 한마디 하면 경찰은 물론 검찰도 움찔한다. 권위주의 시절 성역으로 여겼던 정보기관의 비리를 파헤치는 것은 물론 청와대까지도 비판을 일삼는다. 그런 권력은 누가 주는 걸까·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처럼 언론권력도 독자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언론은 누가 감시해야 하는 걸까· 당연히 독자가 감시해야 마땅하지만 독자는 그럴만한 조직도 힘도 없다. 자율적인 정화기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요즘 언론의 자율정화기능을 믿어도 되느냐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사건이 터지고 있다. 소위 박수환 문자라는 것이다. '뉴스컴'이라는 광고 대행사 여사장이 유력 언론사 간부들과 주고받은 문자가 공개되면서 언론인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사실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이니 공직만큼의 비리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은 했다. 그래도 남을 비판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니 공직자만큼 추(醜)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었다. 그런 신뢰가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유력 언론
지난 2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엄청난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CBS 방송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비핵화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면서 언급한 사항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는 정치적 발언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이 경제발전의 잠재력을 어느 정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날 김정은은 인민군 창건 71주년 기념식에서 군에 대해 핵무력이 아닌 경제건설 참여를 주문했다. 2016년부터 시작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인민군대가 한몫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트러프와 김정은 모두 북한 경제발전에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 트럼프는 경제대국이라는 용어를 쓸 정도로 북한 경제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고 김정은은 군의 경제발전 참여를 독려하고 있을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2차 북미회담을 앞두고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경제발전을 연계시키려는 의중을 보인 것이다. 더구나 북한은 2월 16일 김정일의 생일인 광명성절을 맞아서도 경제발전에 대한 독려를 지속했다.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 세계와 경쟁하고 도전하고 앞서나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고사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이다. 약 6,500만 년 전에 시작된 지구의 역사와 같이한다. 지구의 현재 모습도 신생대 시기에 갖추어졌다. 포유류와 꽃 피는 식물, 속씨식물의 시대라 불리는 고사리는 신생대 초기부터 등장했다. 숲속에서 고사리를 볼 때 원시림이 생각나는 것은 이미 학습된 효과이다. 열대에서 온대지역까지 폭넓게 분포하는 고사리는 약 60속, 1500종에 이른다. 그중 12속 33종이 식용과 약용으로 쓰인다. 고사리는 궐(蕨)이라 처음 기록됐다. 기원전 470년 편찬된《시경》에는 "저 남산에 올라 고사리를 캐자구나(言采其蕨)"라며 는 두 편의 시가 전한다. 기원전 200년경 한나라의 유희가 지은《이아》에도 고사리를 궐(蕨)로 표기하고 '나물의 하나'라고 기록됐다. 역사상의 고사리는 중국 은나라의 백이·숙제에 관한 전설적 이야기다. 기원전 90년경 사마천이 편찬한《사기》에 "백이와 숙제는 은나라가 망하자 주나라 곡식을 먹지 않겠다며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 먹다 굶어 죽었다"고 한다. 이때 고사리는 고비, 마름, 수초의 이름으로 궐채(蕨菜)라 적었고 불렀다. 이 음식은 갓 캔 고사리나 말린 고사리를 데쳐 물에 불린 다음, 양념하여
[충북일보] 텔레비전에서 각종 특집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방영되던 지난해 연말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백상예술대상의 시상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웬만해서는 시상식 같은 프로그램에는 흥미를 갖지 않는데 그날은 무언가 조금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더군요. 시상식은 서울 강남에 소재한 코엑스에서 신동엽, 배수지, 박보검의 사회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마침 최희서라는 여배우가 수상자로 호명되고 있었습니다. 최희서는 그날 영화부문 여자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는데 그녀가 같은 영화로 받게 된 상이 무려 11개라고 소개되더군요. 무슨 이야긴가 싶어 귀를 기울이니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신인여우상, 부산영화평론가협회 신인여우상, 부일영화상 신인여자연기상, 대종상영화제 신인여우상과 여우주연상, 서울어워즈 신인여우상,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올해의영화상 신인여우상 등을 차례로 휩쓸었다는 것이었지요. 그녀는 감격스런 표정으로 무대에 오르더니 눈물부터 펑펑 쏟았습니다. 잠시 후, 북받친 감정을 조금 가다듬은 뒤 마이크로 다가서더니, 오랜 무명 시절을 딛고 약 10년 만에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었노라며 소감을 피력하기 시작하더군요. 눈물로…
여행 중 허름한 곳에서 우연히 들른 작은 음식점에서 만나는 맛있는 우동 한 그릇이 행복한 여행 기억 중 하나로 남을 수 있다. 맛 집으로 널리 알려진 곳도 아니고 딱히 꼭 먹고 싶은 음식이 아닌 허기진 상태에서 기대하지 않았을 경우 특히 더 큰 감동으로 그 고장을, 그 음식과 음식점 주인을 기억하게 되는 경우이다. 크게 기대하지 않은 상태에서 만나는 즉, 기대수준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의외로 맛이 있는 음식을 마주하거나 주인 할머니의 정성스런 말이나 정감 있는 손님 접대가 여행의 노곤함을 풀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종사자들에게 서비스에 대한 교육을 하면서 종종 기대 만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기대 수준이 높으면 만족수준도 따라서 올라가기 때문에 그만큼 만족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당연히 기대수준이 낮으면 기대하는 만족의 수준도 따라서 내려가기 때문에 내려간다는 얘기다. 호텔을 찾는 고객들의 기대는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기대하면서 업장에 오고 기대하는 만족의 수준도 최고의 수준이 되어야 만족한다. 그래서 호텔 종사자들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자칫 조금만 서비스 수준이 떨어질라치면 바로 고객의 불만으로 이어진다고 얘
무작정 비행기에 나를 실었다. 목적지 이름 외에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휴양지라는 것 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었기에 간편한 원피스 두벌과 샌들 하나만을 배낭에 챙겨 넣었다. 비행기에 탑승하자 '헬로 베트남(hello vietnam)'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팜 꾸잉 아잉(pham quynh anh)의 애절한 음색이 귓속으로 차곡차곡 떨어져 쌓인다. 공항에 도착해서 그에게 일정표를 보자고 했다. 첫날부터 해발 1,500미터에 이르는 바나산에 가는 일정이 짜여있었다. "미케비치 해변에서 휴양하는 거 아니었어·"라고 뾰족하게 묻자 목소리에 찔린 그의 얼굴이 흙빛이다. "아닌가봐. 주말을 낀 일정만 확인하고 세부사항은 확인 못했어." 평일엔 일이 바쁘기 때문에 토요일과 일요일이 들어간 상품이 있어서 무작정 예약을 했다고 한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여행이 다 있나. 그러나 누굴 탓하랴. 그에게 이번 여행을 일임한 것도 나고 내 선택을 유보하고 그의 선택과 결정에 따른 것도 결국 나의 선택인 것을. '큰 강의 입구'라는 뜻을 지닌 다낭에는 고대 참족의 유적과 프랑스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서구 건축물이 산재되어 있다고 가이드가 설명을 한다. 귀로는 가이드의 말을 담으며
올해는 유난히 봄이 일찍 올 것 같은 예감이다. 따뜻하고 기분 좋은 느낌이다. 일찌감치 백거이(白居易)의 '춘풍(春風)'이 자주 불었기 때문이다. 시의 한 구절인 '앵행도리(櫻杏桃梨)'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해졌다. 올해 충청북도교육청의 화두를 '앵행도리(櫻杏桃梨)'로 정하게 되면서 좀 낯설던 사자성어가 친숙해진 것이다. 귀에 들리는 말맛으로 보자면 마치 꽃밭에 날아드는 벌의 날갯짓 소리가 연상되며 한층 더 가깝게 다가온 것 같은 봄꽃의 향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사자성어 '앵행도리(櫻杏桃梨)'는 앵두꽃과 벚꽃, 살구꽃, 복숭아꽃, 배꽃을 의미한다. 비슷한 모양의 꽃잎과 빛깔의 꽃으로 피는 시기 또한 엇비슷한 봄꽃이지만 열매는 다소 다르기도 하다. 이것은 곧 저마다 지니고 있는 학생들의 다양한 개성과 능력을 존중해주고 인정해주는 교육의 의미임을 알 수 있다. 『전당시(全唐詩)』에 실린 시 '춘풍(春風)'의 전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春風先發苑中梅(춘풍선발원중매) 봄바람 불어오니 울안에 매화가 먼저 피고 櫻杏桃梨次第開(앵행도리차제개) 앵두꽃 벚꽃 살구꽃 복숭아꽃 배꽃이 차례로 피어나네 薺花楡莢深村裏(제화유협심촌리) 냉이
조세를 가능한 적게 부담하려는 것은 현금 유출은 줄이고 기업의 이익은 극대화한다는 측면에서 당연한 것이다. 조세 회피(tax avoidance)라 함은 세법이 예정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법 형식을 사용해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즉 입법상 부주의나 미비를 이용해 경제적으로 합리적이라고 인정되지 않는 계약 또는 거래를 통해 세법의 형식적인 과세요건에 해당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조세 부담의 감소를 기도하는 것이다. 조세 회피를 부인하는 것은 조세 평등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세법에 내재하는 기본 원리이기 때문에 별도의 부인 규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과 조세 회피 행위도 형식상 적법하고 유효한 행위이므로 이를 부인하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대립될 수 있겠으나 현행 세법에서는 조세 회피를 부인하기 위해 부당행위계산의 부인 제도를 명문화하고 있다. 조세 포탈(tax evasion) 또는 탈세라 함은 사기 또는 부정한 행위에 의해 과세 요건이 충족된 사실을 은폐함으로써 조세를 경감하려는 행위를 말한다. 조세 포탈의 구성 요건은 조세 포탈의 고의, 납세의 포탈 또는 기도된 포탈을 구성하는 적극적인 행
민속절이 가까워 오는 섣달 그믐께다. 늘 농사일로 한가 할 틈 없이 사는 친구가 보고 싶다. 하루 쯤 여유롭게 수다 좀 떨고 놀아보자고 전화를 하니 조심해서 오라는 친구의 말에 서둘러 시골로 달려갔다. 반갑게 맞이해 주는 친구와 차 한 잔을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며칠 후면 민족대명절이어서 사과를 경매장에 보내야 하기 때문에 한가로이 쉴 틈이 없다고 한다. 그렇게 바쁘면 품을 사서 하지 그러느냐는 물음에 친구는 웃으며 말했다. 남의 일이라 사과를 함부로 다루어 흠이 생기면 제값을 받지 못해서 손해가 크단다. 그 말을 듣고 보니 '그럴 수 있겠구나'하고 수긍이 갔다. 진작 도와주고 싶었는데 온 김에 일손을 도와주겠노라 나섰다. 친구는 잘 됐다며 나를 과일상자가 높게 쌓여있는 사과 선별장으로 데리고 갔다. 창고에 들어서니 사과향이 폐속 깊숙이 스며들어 취했다. 그 향에 감탄사가 연신 터져 나왔다. 장갑을 끼고 우선 크기대로 분류된 사과상자를 앞에 놓았다. 모양이나 색깔이 예쁘고 실한 것만 골라 꽃종이로 받침을 해서 박스에 넣으라고 했다. 겉에 흠집이나 못생긴 것들이 있으면 상품가치가 떨어져 많은 손해를 보게 되니 잘 골라 담으라며 신신 당부를 한다. 시키는대
[충북일보] 최근 국토교통부는 공시가격의 낮은 시세 반영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지역별·유형별 불형평성을 해소하기 위해 고가 부동산을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공시가격을 올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가진 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 '세금 폭탄'이라는 주장과 '조세 정의 실현', 자산의 불평등 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런 논란이 가중되는 이유는 부동산 공시가격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기초노령연금, 기초생활보장 등 복지 분야(10개), 각종 부담금 산정기준(4개), 정부정책에 따른 행정목적(18개),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조세분야(8개), 공적‧사적의 부동산 평가(20개) 등 총 60여개의 목적에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4가지의 부동산 가격 공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토지, 단독주택, 공동주택, 비주거용부동산 공시제도가 그것이다. 비주거용부동산 공시제도는 법률로 규정하고 있으나, 하위 법령이 만들어지지 않아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과거의 우리나라 공시체계는 건설부의 기준지가, 내무부의 과세시가표준액, 국세청의 기준시가, 재무부의 감정지가로 운영
일 년 중 농부에게 가장 중요한 절기는 언제일까? 일 년의 모든 절기가 농부에게 중요했겠지만 한 해 농사가 시작하는 대보름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절기가 아니었을까 한다. 우리 문화에서 '달'은 풍요로운 상징이다.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대보름날, 우리 조상들은 자정을 전후로 마을공동제의로 동제를 지냈다. 동제를 지내는 이유는 한 해의 풍년과 안녕을 빌기 위함이다. 그래서 동제가 무사히 이루어지도록 마을의 모든 사람들은 금기를 지키며 정성껏 제사를 지냈다. 대보름의 시작이 동제였다면, 마무리는 달집태우기다. 둥근 달이 둥실 떠오르면 달집에 불을 지핀다. 달집이 한꺼번에 고루 잘 타야 풍년이 든다고 믿었기 때문에 달집 만들기에도 정성을 기울였다. 달집 속에는 불에 잘 타는 짚, 마른 나무, 생대나무를 넣고, 바깥쪽에는 솔가지를 차곡차곡 쌓은 다음 이엉을 엮어 새끼줄로 감아 맸다. 나쁜 기운과 사악함은 활활 타오르는 불로 모두 사라졌다 믿으며, 신명나는 풍악으로 한해를 기운차게 시작하였다. 동제를 지내는 마음과 달집을 불태워 모든 액이 소멸될 것이라 믿고 달집을 정성껏 준비하는 마음, 이 모든 마음에는 풍년을 바라는 간절함이 깃들여 있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