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청개구리 가족이 개울가에 모여 살고 있었다. 아들 청개구리는 이쪽으로 가라면 저쪽으로, 저쪽으로 가라면 이쪽으로 뛰어 다녔다. 아들은 엄마 개구리가 시키는 반대로만 했다. 위험하니 가지 말라고 한 곳도 아들 청개구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니다 큰 사고를 당할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아들 청개구리의 어깃장에 늘 근심이 가득하던 엄마 청개구리가 큰 병에 걸리고 말았다. 그래서 아들 청개구리를 불러 당부를 했다. "내가 죽으면 꼭 개울가에 묻어다오." 그렇게 유언하면 아들 청개구리가 반대로 산에 묻어줄 것이라고 확신했던 것이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아들 청개구리는 엄마가 돌아가시자, 그때서야 거꾸로만 행동했던 자신의 모습을 후회했다. 뒤늦게 철이 든 아들 청개구리는 엄마의 유언대로 개울가에 엄마의 무덤을 만들었다. 그래서 비가 오는 날이면 개구리는 엄마 무덤이 물에 떠내려 갈까봐 우려되어 개굴개굴 슬프게 울고 있는 것이다.' 어렸을 때 어른들께 많이 들었던 다. 그 덕에 청개구리는'말 안 듣는 아이'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애초에 이 이야기를 만든 사람은 비만 오면'개굴개굴'우는 청개구리의 모습에서 이야기의 착상을 떠올렸을 것이다. 말 안 듣는…
올해로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한 지 80년이 흘렀다. 전쟁의 주동자였던 히틀러는 무자비한 독재자였다. 그가 독재자에 오르는 과정은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민주적 '선거'를 통해 진행됐다. 당시 독일인들은 제1차 세계대전 패전과 대공황으로 인한 절망감 속에서 위대한 독일을 만들겠다는 히틀러에게 무작정 표를 던졌고 그 결과는 참혹했다. 또한 올해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치러지는 해다. 후보자의 이름이 주민들 입에 오르내리고 언론에서 예의주시하는 것이 체감된다. 그런데 사실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역사는 길지 않다. 1988년부터 조합원의 직접투표로 조합장을 선출하기 시작했으나 선거부정이 만연해 2005년부터 선거관리위원회가 조합장선거를 위탁받아 관리하기 시작하였다. 선관위가 위탁관리하면서 선거가 개선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여전히 선거법 위반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조합별로 법규 및 정관이 달라 체계적이고 통일적인 선거관리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시조합장선거가 시작된 것이다. 2015년 치러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깨끗한 조합을 만드는 마중물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아직도 조합장선거에는 돈 선거 등 잘못된 선거관행이
한국당이 민주당 지지율을 추월할 수 있는 찬스를 포기했다고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다. 그 이유는 2,27 전당대회를 북미 회담 후로 연기하지 않음으로써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소설 삼국지를 재미있다고 하는 것은 주인공의 외모와 성격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유비 관우 장비가 비슷한 외모와 성격이었다면 누구도 흥미롭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개성이 강한 주인공이 독특한 방법으로 천하를 통일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기 때문에 삼국지를 반복해서 읽는 것이다. 박근혜 탄핵으로 관심이 없던 한국당에 이목이 쏠리기 시작한 것은 여러 후보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민주당을 견제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절반도 안 되던 지지율이 10% 가까이 접근했을 때 이게 정말이냐며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다. 만약 그런 상태로 전당대회를 진행했다면 민주당을 추월했거나 근접했을 가능성도 있다. 신기하게도 이때 북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남과 북은 물론 미국까지 합세해 한국당 전당대회를 망쳐놓자고 모의한 것처럼 북미회담을 이때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모든 언론이 정규프로를 중단하고 회담을 중계할 것이란 사실을…
아침 일찍 한산한 도로를 달린다.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며 여유도 부려본다. 그도 잠시 도심을 벗어나니 뿌연 안개가 엄습해온다. 차량에서 나오는 불빛으로만 앞을 분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른 아침이라 앞서가는 차량도 드물다 보니 답답함이 가슴을 죄어온다. 매일 오가는 도로라지만 안개에 가려 주변의 형체는 전혀 가늠할 수가 없다. 주위를 살필 엄두는 낼 수도 없고, 앞만 똑바로 보고 갈 수밖에 없다. 가도 가도 걷힐 줄 모르는 안개. 그대로 멈추고 싶다. 앞서간 차량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보이질 않는다. 컴컴한 동굴 속에서 손전등을 잃어버리고 허우적대며 걷고 있는 것만 같다. 그래도 참으로 다행스럽다. 길의 형태로 목적지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 천천히 다가가면 언젠가는 닿을 수 있다는 확신을, 수차례 오고 갔던 경험이 가져다준다. 내가 도착할 목적지는 안개를 뚫고 지나가야 할 곳에 있다는 믿음이. 안개라는 장애물을 버티고 갈 힘도 실어주고, 지나온 내 삶을 반추해볼 기회도 주고 있다. 어느 해 삼월. 하얀 손수건을 가슴에 달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어머니의 품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딛던 순간이 어렴풋이 다가온다.…
이완용李完用의 개념을 아주 정확하게 정리해 놓은 「한국인명대사전」에는 「민족반역자」그리고 「매국의 원흉」이라고 못 박았다. 우리는 그를 보통 매국노라 부른다. 나라를 팔아먹은 노예처럼 천한 쌍놈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태어난 나라를 흔히 조국祖國 또는 모국母國이라 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피와 생명을 내려준 할아버지와 직접 낳아준 어머니의 나라이기 때문에 그렇게 신성하고 고귀한 할아버지 어머니를 팔아먹은 쌍놈이 매국노다. 그는 1858년 6월 7일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나 대원군의 친구이자 사돈인 이호준에게 입양한 우봉이씨 가문 출신으로 24세에 별시 과거 시험에 합격 하기전 부터 영어공부를 열심히 한 당시로서는 영어에 능통한 사람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다. 그리하여 그는 미국공사 참사관으로 워싱턴에 첫 부임했고 몇 년 후에는 대리공사로 두 번째 워싱턴으로 달려갔다. 침략의 원흉 이등박문과 대화 할 때는 서로 말리 안 통해 영어로 했다한다. 이등의 추천으로 그는 훗날 총리대신이 되었다. 그 후로 그는 출세가도를 내달렸고 1895년에는 학부대신에 올랐다. 그 다음 해는 아관파천俄館播遷을 주도했고 친로파가 되었다. 그러나 1901년에는 친일파로 변절하
나는 올해를 '법고창신(法古創新)'이란 말로 시작했다. 이 말은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으로,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 시킬 줄 알고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본인의 생애 주기에 따른 재무 설계를 하고, 가족 생애 주기를 고려함으로써 각 단계에 적합한 재무목표와 수단을 선택하고, 장래에 있을 일들을 미리 예상해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보다 필요한 일이다. 사회 초년기에게 가장 큰 사건은 취업과 결혼이다. 생애 주기에 있어서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반드시 예산을 잡고 생활하도록 해야 한다. 이 시기에는 취업 시점에서부터 결혼 자금 마련을 위한 계획적인 저축과 부채 관리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정 형성기에 들어서면 직장에서 어느 정도 적응을 하고 자기계발을 열심히 할 수 있는 시기로, 결혼생활 초기의 여러 가지 지출이나 자녀의 출산, 육아, 자녀 교육, 주택 마련 등 큰 사건들이 기다리고 있다. 통계청이 자기 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결혼 후 주택 마련까지는 평균 15년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주택자금의 조성과 더불어 부족한…
요즘 도로에 나가보면 다양해진 차종만큼이나 다양한 차량용 스티커를 만나게 됩니다. '초보 운전'을 비롯해 여러 가지 익살스러운 문구들을 볼 수 있는 것인데, '아이가 타고 있어요' 'Baby in Car' 'Baby on Board' 등 평범한 문구에서부터 '무면허나 마찬가지' '뒤에서 빵빵하면 하늘도 울고 나도 울고' '먼저 가 난 이미 틀렸어' '직진만 3시간째' '당황하면 후진합니다' 등의 웃음을 자아내는 문구까지 다양하더군요. 그뿐이 아닙니다. '까칠한 아이가 타고 있어요' '빵빵 대면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죽여버림' '이 안에 소중한 내 새끼 있다' 등 상대방의 배려를 이끌어내기보다는 불쾌감이나 공포심을 유발하는 문구까지 눈에 띕니다. 최근 손주를 돌보게 된 필자도 '아이가 타고 있어요'란 스티커를 부착했습니다. 헌데 알고 보니 이 스티커가 단순한 장식용이 아니더군요. 만약의 교통사고 시 차량 내에 아기가 존재함을 최우선으로 알리고 신속한 구조를 요청하기 위한 것이라네요. 주행 중 다른 차량에게 배려를 부탁하는 것은 덤이고요. 교통사고 발생 시 아기는 자칫하면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차량 안에 있더라도 몸집이 작아 신
예로부터 우리 밥상에는 고기보다 갖가지 채소와 나물이 올랐다. 요즈음에는 건강식으로 새롭게 주목을 받는다. 조선 중기의 미암 유희춘은《신증유합》에서 "나물은 향기롭고 신선한 먹을거리다"고 했다. 옛날의 명성이 뒤바뀐 것도 많다. 김과 매생이, 무와 무청, 통배추와 봄동을 보면 그렇다. 푸대접받던 시래기도 근래에 와서야 제대로 대접을 받는다. 더 건강하게 가꾸는 일이란 웰빙의 우리말인 '참살이' 열풍에 의해서다. 시래기는 한자로 청경, 지축이라 쓴다. 무청이나 배춧잎을 새끼 등으로 엮어 끄덕하게 말린 것이다. 우거지는 배춧잎 등 푸성귀를 다듬을 때 골라놓은 겉대 또는 윗부분을 말한다. 시래기는 말린 것인데, 씨줄처럼 줄줄이 엮은 모양을 가리킨다. 우거지는 겉 부분을 가리키는 '웃걷이'라 한다. 대관령 무청 시래기가 유명하지만, 김장철에 무청을 갈무리해 둔 시래기도 사시사철 좋은 찬거리가 된다. 가마솥에 오랫동안 푹 삶아 찬물에 우렸다가 반찬으로 만든 시래기는 구수한 맛과 향이 일품이다. 눈으로는 거칠 것 같은데, 먹을 때 느껴지는 특이한 부드러운 식감은 먹는 자만의 특권이자 덤이다. 푹 삶은 시래기를 썰어 들기름에 지긋하게 볶은 나물과 찌개, 들
고종 황제가 커피를 드신 최초의 조선인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 보다 12년 앞서 항간에 커피가 식후에 제공됐다는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한국 최초의 신부이자 순교자인 김대건 신부(1821~1846)가 마카오에서 신학공부를 할 때 파리외방전교회 신부들에게서 커피를 제공받았다는 말이 전해진다. 이는 1840년대 헌종 때이다. 17세기 예수회와 외방선교단은 커피를 선교에 적극 활용했다. 남미에서는 선교사들이 커피나무를 나눠 주며 자립을 도왔다. 이 시기에 마카오에 파견된 선교사들의 식생활에서 커피는 에너지를 주는 음료로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였다. 김대건 신부 보다 50여 년 앞선 1780년대 정조 시대에 이승훈 선생이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북경에서 영세를 받고 베드로라는 이름을 얻었다. 선생은 40여 일 동안 프랑스 선교사들과 숙식을 하면서 교리를 배웠는데, 이 때 커피를 접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승훈 선생은 1785년 최초의 조선 교회를 세우고 정약용 선생에게 교리를 가르쳤다. 두 사람은 후에 처남 매부 사이가 됐는데, 이 때 커피도 전해져 정약용 선생을 각성시키는데 쓰였다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본다. 커피의 전파
2월 졸업 시즌이 지나고 꽃피는 새봄, 3월이다. 졸업 후 취업 경쟁에서 합격의 기쁨을 누리고 들뜬 목소리로 소식을 전해오는 제자들과 여전히 지원서를 쓰면서 목표를 향해 한걸음씩 내딛기를 반복하는 제자들의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시기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대학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사회로 첫발을 딛는 우리 젊은이들이 각자 소망하는 직업전선에서 행복한 삶을 시작하기를 소망해본다. 취업을 고민하는 제자들을 볼 때면 오래전 필자가 호텔에서 근무하면서 신규직원을 채용할 때 생각이 난다. 호텔 비서실장 재직시 비서실을 확장하면서 신규 비서직원을 새로 채용하게 되었다. 수많은 지원자가 응모하였고 그 중 적합한 지원자를 2~3명으로 압축하고 누가 더 우수한 인재일까를 고민하던 시기였다. 합격을 통보하기 일주일 전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다음 주에 최종결정을 내려 합격통지를 하려던 금요일 오후에 전화가 왔다. "저... 실장님! 송구스럽지만 꼭 말씀을 드려야겠기에 용기 내어 전화했습니다. 제가 A 무역회사에도 원서를 냈었는데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하라고 연락이 왔네요. 그런데 솔직히 저는 귀 호텔 비서실에 꼭 근무하고 싶거든요." 라고 말하였다. 최종 압축 지원자 중…
삼월이다. 이따금 산비둘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여기저기 꽃소식도 들려온다. 봄소식 전해질 때가 되면 어김없이 신학기를 맞이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더 맑고 힘차게 들린다. 한국어 교실에도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여러 나라에서 온 아이들이 설레는 마음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인사를 나누며 힘찬 출발을 했다. 쉬는 시간, 우즈베키스탄이 고향인 1학년 학생이 내 손을 꼭 잡으며 질문을 한다. "선생님, 선생님 몇 살이에요·" "글쎄, 몇 살일까·"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다시 힘주어 손을 잡으며 말한다. "하, 한 살· 맞아요·" 우리는 서로 마주 보며 그냥 웃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족과 함께 와서 살고 있는 이 학생도 나이를 묻는 한국의 문화를 몸으로 배운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이 만나면 묻는 나이. 하지만 결코 나이 밝히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많은 편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어디 그뿐인가. 온 국민의 주제가처럼 불리는 노래 '내 나이가 어때서'는 노래교실은 물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장 인기가 많은 노래라고 할 수 있다. 가사 중,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다. 새들도 재잘거리며 내 걸음에 박자를 맞춰준다. 새소리를 귀에 담으며 정동길을 눈에 담는다. 하루가 알레그로 템포로 열린다.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비가 보이고 나는 어느새 "이젠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햇살을 가르며 불어오는 바람이 아직은 차다. 어깨를 움츠리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는다. 초콜릿과 사탕이 한아름 만져 진다. 옆 좌석에 탔던 아주머니의 미소가 머릿속으로 스친다. 새벽 6시 40분 동서울 행 버스를 탔다. 5시에 일어나 눈꺼풀을 비비며 택시를 타고 터미널로 가서 정신없이 버스에 오른다. 창가에 자리 잡고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데 소박한 모습을 한 아주머니가 옆에 앉는다. 오창 정도 지났을까. 아주머니는 가방에서 텀블러를 꺼내더니 커피를 따른다. 그리고 내게 내민다. 얼떨결에 받아 마신다. 따듯한 온기가 입안에 감긴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까무룩 잠속으로 들어간다. 버스에서 내릴 무렵 아주머니는 내 손에 초콜릿과 사탕을 쥐어 준다. 비록 작은 것이지만 조건 없는 호의가 전해지면서 아침부터 상쾌함이 몰려온다. 강변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시청역에서 내려 2번 출구를
벌써 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달이 2월이라면 3월은 2월의 품속에서 생겨난 달이다. 자식이 어딘가 부모를 닮은 구석이 있듯 가만히 보면 3월은 2월의 성질을 꽤 닮았다. 꽃피는 봄인가 싶다가도 어느 날은 겨울같이 느껴지는 게 3월 아닌가. 어찌 보면 우리네 인생사도 계절을 닮아 있는 건 아닐까. 손녀가 다니는 유치원 학예발표회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많은 학부모들로 들어찼고 여기저기 축하꽃다발과 플래카드로 극장 안은 왠지 들떠 보인다. 한 프로 한 프로 진행될 때마다 관객들의 힘찬 박수와 환호가 끊이지 않는다. 모두 내 자식 내손자의 재롱에 그야말로 취한 듯 보인다. 단 1분도 가만있지 못하는 유아들이다. 개구쟁이 어린것들을 보듬어 지도했을 선생님들의 사랑이 한 동작, 한마디 가사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었던 장면이 있다. 거의 끝날 때 까지 무대에서 울었던 다섯 살 꼬마 얘기다. 이 아이는 6번 출연에서 5번을 울었다. 한쪽에선 "뭐야 재 왜 저래 행사 망치는 거 아냐"는 속닥거림도 들린다. 분명 아이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울면서 율동을 이어갔다. 이유를 모르니 관객들로서도 보기에 딱하고 안쓰러웠다. 보다 못한 선생님이 아무리…
올해는 3.1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지나온 100년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앞으로의 100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일제에 강제로 나라를 빼앗긴 후 우리 선열들은 의병운동과 비밀결사활동으로 국권회복을 도모했지만 일제의 무단통치로 인해 독립의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런 시기에 전국적으로 일어난 3.1운동은 백성이 비로소 한반도의 주인임을 각성시킨 평화운동이었다. 최근 조사된 3.1운동 통계를 보면 전국적으로 시위 1천716건을 비롯한 2천466건의 사건이 있었고, 시위와 관련해서 검찰에 송치된 인원이 1만9천54명이며, 100만 명이 넘는 민중이 참여한 대규모 민족운동으로 확인되고 있다. 충북북부지역에서는 1919년 3월 19일에 처음 일어난 괴산장터 만세운동을 시작으로 해서 28일 음성장터, 30일 청안장터로 이어지고, 4월 들어서 더욱 확대돼 1일 충주 용원장터, 괴산 청천장터, 음성 한내장터, 2일 음성 오미장터, 17일 제천장터 만세운동까지 주로 주민들이 많이 모이는 장터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전개됐다. 국가보훈처에서는 '기억하는 100년, 기약하는 100년'이라는 슬로건 아
"까톡" 지혜 선생님의 알림이다. "교장선생님, 관기 아이들의 입학식 영상이에요~ 확인해주세요!" 웃음을 머금고 동영상을 열었다. 탁~하고 영화 슬레이트를 치자 '어서 와! 학교는 처음이지· 여러분 환영해요~~' 라는 멘트가 나왔다. 며칠 전 교장인 나는 "어서 와" 팻말을 들고 앉았다가 일어나고, 연구부장은 왼쪽에서 달려 나오며 "학교는", 교무부장은 오른쪽에서 "처음이지·" 라고 외치라고 하더니~. 동영상에는 올해 입학생들의 유치원 때의 사진, 장래희망, 환영의 말, 선배들의 환영인사를 넣어 편집했다. 세상에~ 새로 부임하실 교감선생님의 환영 인사도 들어있다. 얼마나 정감어린 동영상인지 말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다. 글이니 보여줄 수도 없고 어쩌나! 오늘은 2월 28일, 이젠 준비 끝! 새 학기를 향해 출발! 우리 학교는 새 학기 준비를 작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1월에 교육과정 운영 평가, 학생, 교사, 학부모 만족도 및 의견을 조사학고 분석했다.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12월 내내 선생님들은 학교 비전, 목표, 학사일정 등을 검토하여 빼내고 더하며 교육계획의 기본사항을 정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시간이었다. 수업과 일상적인…
우리 민속에서 길조로 여겨지던 까치의 수난시대다. 농작물 피해는 물론이고 이제는 정전사고의 주범이 돼 한전이 포상금까지 걸고 적극 사냥에 나섰다. 연초에 대문에 붙이는 작호도(鵲虎圖)는 소나무를 배경으로 까치가 호랑이를 희롱하는 그림이다. 소나무는 장수를 뜻하며 호랑이는 용맹을 상징한다. 꾀 많고 용감하여 장수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 또 한편에서는 권위적이고 부패한 위정자들을 비꼬며 조롱하는 그림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삼국유사 석탈해의 고사에도 까치가 등장하고 있다. 동해 바닷가에 이상한 배가 닿았다. 갯벌에서 조개를 줍던 한 노파가 까치가 우는소리를 따라 배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런데 배 위에는 궤가 하나 놓여 있었다. 궤를 열어보니 뜻 밖에 잘 생긴 사내아이가 나왔다. 바로 이 아이가 훗날 탈해왕이 된다. 탈해가 성씨를 석씨로 한 것은 신라에서 자기를 반겨준 까치 작(鵲) 자에서 새조(鳥)를 뺀 것이라고 했다. 중국에서는 까치를 희작(喜鵲)이라고 불렀다. 기쁨을 가져다주는 새라고 생각한 때문이다. 서울 강서구에 '까치산'이라는 지하철역이 있는데 중국인들을 위해 '喜鵲山驛'으로 번역해 놓은 것이 재미있다. 까치를 표기하는 한자는 '작(鵲)
'오리골'이라는 지명은 청주시 지역에만 찾아보아도 내수읍 은곡리와 신평리, 그리고 낭성면 귀래리, 남일면 화당리, 남이면 척산리, 강내면 월곡리 등지에 있는데 모두가 그 유래를 오리가 많다거나 오리나무와 연관짓고 있으나 전국에 산재해있는 오리골의 어원을 찾아보면 '오리'나 '오리나무와는 상관이 없이 '언덕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에서 생겨난 지명들인 것임을 알 수가 있다. 그러면 오리나무라는 이름은 어떻게 생겨난 것이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오리나무는 오리목(五里木)이라 하여 옛사람들의 거리 표시 나무로 알려져 있다. 이 나무를 길가에 이정표 삼아 5리(五里)마다 심었던 데서 유래했다는 속설이 전해온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도로 안내판이나 고속도로의 시발지나 종착지까지의 거리를 숫자로 표시한 표지판을 볼 수가 있다. 표지판이 없더라도 전봇대와 전봇대 사이가 대략 50m라는 것으로 짧은 거리를 측정해 보기도 한다. 이처럼 먼 거리를 가려면 내가 얼마나 왔는지 얼마를 더 가야 하는지 매우 궁금해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옛날에는 역참제도가 발달하여 역참이 설치되어 활용되다 보니 역참과 역참간의 거리인 30리에 5리마다 눈에 띄는 나
사람의 행복이 GDP보다 우선해야 한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의 주도하에 만들어진 'OECD 행복지수'의 탄생 이유이다. 한국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산업화 시대를 거쳐, 우리 국민이 숨가쁘게 달려와 지금은 GDP 세계 12위의 첨단 IT강국이라는 칭송을 듣고 있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일이다. 그런데 2017년 OECD 행복지수가 조사대상 38개국 중 겨우 29위라니· 더군다나 2014년 25위이었던 순위가 매년 하락하는 추세란다. 사람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사는 것임을 전제한다면, 이제는 경제규모의 확대보다는 삶의 질 개선으로 정책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 아닐까· 물론, 행복지수가 경제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OECD 행복지수를 측정하는 방법에도 교육 성취도나 여가시간, 사회관계망의 질 등 비경제적 분야의 지표와 함께 금융자산이나 가처분 소득 등의 경제적 측면을 평가하는 지표도 들어가 있다. 즉, 급속한 경제성장에 가려진 소득 불평등이나 사회공동체의 붕괴 등으로 삶에 대한 국민들의 만족도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구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말이 생각나는 아침이다. 출근 길 매일 아침, 나는 뜨는 해를 바라보며 운전대를 잡는다. 러시아워(Rush Hour)는 직장에 늦지 않으려는 조급함으로 내몰기도 하지만 더디기만 한 흐름 속에 일단 차를 맡기면 한 동안 속념(俗念)의 호사를 누리게도 한다. 어디 있던지 주인이 돼라! 내가 아는 수처작주(隨處作主)의 뜻이다. 오늘 아침 문득 이 말이 생각난 것은 며칠 전 국회도서관 강연 때문이다. 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간절함이 뒤따라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기회라도 헛되이 날릴 수 있으므로 간절함을 가져야만 기해년에 많은 성과를 이뤄 낼 수 있다는 강연이었다. 과연 나는 간절함으로 내 삶을 살고 있는가? 한 시간여의 강연 중에서 유독 이 '간절함'이란 단어만이 내 귀에 맴돌았다. "스님, 어서 들어오세요" 경북 상주에 있는 도각사에는 내가 좋아하는 스님이 한 분 계신다. 이 스님은 스스로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을 다시 살려는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상담하기 위해 국회에 마련된 '생명 사다리 상담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시는데, 이제는 큰 스님까지 모시고 와서 매주 화요일 저녁에 금강경을 가르쳐 주시
세종시가 도약할 기회를 맞고 있다. 청와대가 세종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짓겠다는 구상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탈피해 행정수도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대통령이 집무실을 짓겠다는데 국회도 이전을 망설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대통령을 바라보고 서울에 남아있는 국방부 법무부 여성부 등도 서울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다. 당연히 대법원 대검찰청은 물론이고 국정원 등도 서울을 지킬 필요가 없을 것이다. 세종시는 명실 공히 대한민국의 행정수도로 위상을 갖추게 될 것이다. 문제는 충북이다. 인근에 행정도시가 들어오면 사람이나 기업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하고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그게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것은 3~4년 전부터였다. 행정도시가 발족한 지 7~8년쯤 되면서부터 상실감은 후회로 변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몰려들기는 고사하고 1만 6천여 명이 세종시로 이사했다. 집값이 오르기는커녕 반 토막이 났다. 자고 나면 떨어지는 아파트 값 때문에 잠을 못 이룬다고 아우성치는 사람이 허다하다. 이 뿐만도 아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약속했던 세종역 공약을 번복하려고 난리를 치고있다. 자신들의
『헨리에타는 아기 다람쥐예요. 엄마는 봄에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헨리에타를 낳느라 너무 힘이 들어서 그랬대요. 숲속엔 가을이 왔어요. 숲속 동물들은 열매들을 모으느라 바빴어요. '헨리에타야, 너도 열매를 모아 놓아야지. 겨울이 오면 먹을거리가 하나도 남지 않게 돼.' 하고 이웃들이 일러주었어요. 헨리에타는 땅을 파서 곳간을 만들고 열심히 열매들은 모아 곳간을 채웠지요. 그러나 비가 오자 곳간에 물이 차서 다 떠내려갔어요. 다시 곳간을 채웠지만, 이번에는 벌레들이 몽땅 먹어치웠지요. 추운 날씨에 또다시 열매를 모으러 다니는 헨리에타를 숲속 친구들이 도와주었어요. 곳간은 가득 찼어요. 헨리에타는 매우 기뻐서 친구들을 불러 모아 잔치를 하네요. 친구들은 맛있게 먹고 오래 놀다가 돌아갔어요. 그런데 어쩌면 좋아요! 잔치하느라 열매를 남김없이 다 먹어버렸네요. 창밖엔 하얗게 눈이 덮여 숲속 어디에도 열매는 보이지 않았지요. 어떻게 하지· 헨리에타는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만 같네요. 그러나 한껏 배가 부르니 몰려오는 잠은 어쩔 수 없나 봐요. 깊은 잠에 빠졌지 뭐예요. 길고도 긴 겨울잠에 들어간 거죠. 그다음은 어떻게 됐느냐고요· 깨어나 창문을 여니 숲속엔 벌써 봄이…
제설 업무 담당인 요즘 나의 첫 일과는 업무 홈페이지 로그인, 두 번째는 기상청 홈페이지 날씨 확인이다. 올해는 예년보다 폭설은 없었지만 맑은 날씨여도 기상청 홈페이지를 들락날락, 수시로 포털에서 '날씨'를 검색하는 나를 보게 된다. 일단 눈 예보가 있으면 제설 장비 점검, 노선 체크, 제설 담당자 교육 및 각종 민원 처리로 하루 종일 정신없이 지나간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비상이다! 그것도 새벽 3시경부터 내린다는 눈 예보. 지금부터는 기다림이다. 밀린 업무를 하며 비상근무자들과 쪽잠을 자며 제설작업을 준비한다. '그래,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야 농사가 잘 된다고 하니 가뭄 걱정도 없는 눈을 예뻐해야지.' 차체가 높은 제설차에서 바라보는 눈은 군대에서 보았던 눈보다는 아주 조금 예뻐 보이는데 정말 아주 조금 예쁘다. 2인 1조 제설작업을 마치고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도 느낄 틈 없이 제설차 진입이 어려워 제설작업 구간이 아닌 주택가 이면 도로 주변에서 각종 다양한 민원이 들어온다. 아무리 우리가 제설작업을 해준다 해도 골목 구석구석까지 장비와 인력을 투입하긴 역부족인데 대부분의 민원은 내 집 앞, 내 상가 앞 이면 도로까지 제설을…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한 해, 한 해 무거운 마음으로 보냈던 그 기념일이 벌써 100주년이 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3.1절을 앞두고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여러 기관·단체에서 크고 작은 기념행사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3.1절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만세운동일 것이다. 1919년 3월 1일 우리 민족이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자 독립선언서를 발표하고 우리의 독립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리기 위해 태극기를 흔들며 전국 방방곡곡에서 만세 소리를 외쳤다. 만세를 외치다 많은 선열들이 고통과 희생을 겪었다. 3.1절은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들을 숭고한 뜻을 잊지 않고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3월이 되면 학교에선 입학식이 있고 새로운 시작이 있어 희망과 기대가 부풀어 오는 계절이다. 항상 국경일이 다가올 때면 노래 '태극기'를 부르고 국기 하강식을 하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노래 '태극기'에는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펄럭입니다'라는 가사가 있다. 요즘 세대는 잘 모르겠지만 오후 여섯 시가 되면 학교나 인근 관공서 근처에서 국기 하강을 위한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국기가 어느 방향에 있는지도 모
서울 김모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재력가다. 건설업과 관련된 7개 업체를 계열사로 소유하고 서울 노란자 위에 큰 빌딩도 두 채나 갖고 있다. 젊은 시설 막노동, 노점상 등 갖은 고생 끝에 부(富)를 일군 그는 재물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요즘도 돈이 될만한 것은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75세가 된 그를 가르켜 어떤 이는 악덕기업주라고 욕하고 어떤 이는 전형적인 한국형 기업가라고 추켜세운다. 그가 요즘 고민에 빠져있다. 딸만 둘을 둔 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재산이 자신과 성이 같은 후손들에 의해 대대손손 지켜지길 바랬는데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학문이 깊은 학자를 찾아가 자문을 했다. 어떻게 해야 어렵게 모은 내 재산을 후손들이 잘 유지시킬 수 있겠습니까· 학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재산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원심력을 지녀서 그 소유의 둘레를 빙빙 돌면서 자꾸만 소유자로부터 떨어져 나가려는 관성을 지녔습니다. 재산의 주인이 그 원심력을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있을 땐 괜찮지만 주인이 그를 지탱할 힘을 상실하거나 약해지면 가차 없이 그로부터 떨어져 나갑니다. 여기에 그치면 다행이지만 떨어져 나가는 힘이 강해 주인마저 넘어뜨리기까지 합니다. 재산의 관성
오랜만에 하늘재를 넘으려고 오후의 따스한 햇살을 등에 업고 미륵사지 옆을 지나 걷기 시작했다. 수년전 등산모임에서 오를 때는 등산로가 돌밭이었다. 지압효과는 있었지만 걷기가 불편했었다. 충주시가 하늘재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 고운마사토를 깔아놓았다. 흙길을 걷는 편안함이 온 몸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아 너무 좋았다. 장마로 흙이 파여 나갈 것을 대비하여 옛 석문분교장터에 마사토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았다. 문경새재길이 유명한 것은 편안한 흙길이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소나무 숲 사이로 계곡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맨발로 걷을 수 있는 여유로운 길이 흔치않아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계절의 변화를 맛보며 건강을 챙기는 명승지가 되었다. 하늘재는 신라마지막 임금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와 그의 누이 덕주 공주가 함께 서라벌을 떠나서 하늘재를 넘었다. 미륵리에 당도한 마의태자는 그곳에 미륵입상을 세우고 덕주 공주는 월악산에 덕주사를 건립한 후 오랜 세월을 기도하며 신라의 부흥을 기다렸다. 그러나 끝내 그들의 내세(來世)는 오지 않았다고 한다. 소백산줄기 중에 영남의 과객(科客)들이 하늘재를 이용하여 한양으로 가장 많이 다녔던 길이라 한다. 죽령(竹嶺)과 추풍령(秋風嶺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