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란 고사성어가 있다. 산중에 사는 아낙이 시아버지와 남편, 자식까지 호랑이에게 잡혀 먹어 살기가 무섭지만 세금을 혹독하게 징수 당하거나 못된 벼슬아치에게 재물을 빼앗기지는 않는다며 마을로 내려가 살지 않겠다고 고집하자 이를 본 공자가 제자들에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 보다 무섭다'는 가르침을 주셨다는 데서 유래한 고사성어다. 즉, 가혹한 정치는 백성들에게 호랑이에게 잡혀 먹히는 고통보다 무섭다는 말로 잘못된 정책, 특히 조세정책을 이야기 할 때 많이 인용되는 문구이다. 요즘 부동산가격 공시제도에 대해 말들이 많다. 공시가격이 지역별 균형이 맞지 않고, 토지, 주택, 아파트등 유형별로도 형평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조세의 불형평성이 야기되고 있다 비판하며 그 결정과정과 내용을 공개하라 야단이다. 또 누구는 부동산 공시가격이 너무 낮으니 더 많이 올려야 된다는 사람부터 내가 집값을 올린것도 아닌데 왜 세금을 더 내라 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까지 정말 말이 많다. 여기에 국민의 민심에 민감한 정치권까지 가세하니 문제제기의 정도는 점점더 커져가는 양상이다. 필자는 공시제도의 한축을 담당하는 감정평가사들의 집합체인 한국
지난해 무술년의 기운이 저물어갈 때 쯤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던 나는 기독교 방송의 한 장면에 눈이 꽂혔다. 열일곱 살과 열세 살 난 두 아들이 뇌성마비와 지체장애아인 엄마가 한 말 때문이었다. "왜 사람들은 나를 딱한 눈으로 보는지 몰라요, 나는 행복한데." 그때 '행복'이란 단어에 생각이 멈췄다. 행복이란 큰 산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고 이웃집 가죽나무 높은 가지위에 걸린 별도 아니라는 거였다. 초등학교시절 소풍가서 보물찾기 하듯이 숨어있는 행복을 찾아왔는데 그녀는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지금 행복하다'고 했다.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혹자는 종교를 갖는 목적이 행복을 얻기 위해서라고 했고, 즉문 즉설의 법륜스님은 '행복을 찾고 싶다'는 문(問)자의 답(答)으로 '괴로움이 없으면 행복'이라고 했다. 우주의 모든 사물은 늘 돌고 변해 한 모양으로 머물러 있지 않기에 '이것이 행복이다'라고 할 수 없으며 행복의 가치도 같을 수 없다고 했다. 살아오면서 실체 없는 행복을 찾았고, 남과 비교를 하며 행복의 크기를 쟀다. 돌아보면 어린 시절 어머니의 투박한 손길로 눌러 퍼주시던 반 식기 밥을 먹던 때가 행복이었던 것 같고, 늦은 공부에 빠져 있던 날,…
기계가 만든 창작물이 과연 창작물인가 하는 것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중요한 미래의 잣대 중 하나이다. 인간의 표현물도 여러 가지 자신의 경험만이 아니라 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절대적 창작은 존재하지 않다고 본다. 인간이 가진 창작도 결국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조합한 표절의 연장으로 본다. 인공지능 AI의 알고리즘에 의한 창작도 여러 정보를 통해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인간이 만들어 놓은 창작의 방법과 별반 차이가 없다. 인간의 창작을 인정해야 한다면 인공지능이 만들어 놓은 결과물에도 창작품이라는 명칭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작품 소유에 대해서 기계가 가질 수는 없으니 기계의 주인이 창작의 주체라 한다. 그런 논의의 시작인 알고리즘은 아랍의 수학자인 알고리즈미(Al-Khowarizmi 780-850) 이름에서 유래됐다. 중세 유럽에서는 알고리즈미의 책을 교재로 삼아 수학을 공부했다. 그로인해 실용 수학을 알고리즘으로 불렀다. 이 책에는 수학을 실용적 상황에 적응하도록 문제해결을 유도했고 이 문제 해결의 방법을 책으로 쓰고 가르쳤다. 방정식으로 불리는 공식은 무게를 맞춰 상업적 거래를 공평하게 하려는 것에서 시작되며 이것은
최근 도시화․산업화와 이로 인한 시설물의 증대로 인해 생활 곳곳에 위험요인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안전 점검을 하고 안전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해를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재난․재해 사고에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토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나 지난 2014년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 세월호 침몰사고 등을 계기로 대형 재난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지난 2015년부터 정부 주관의 국가 안전 대진단을 시행하고 있다. 국가 안전 대진단은 정부, 지자체, 민간 전문가 뿐만 아니라 국민도 모두 참여해 우리 사회 전반의 안전 실태를 집중 점검하는 예방활동으로, 위험성이 높은 시설물들을 점검해 문제점을 개선하고 안전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안전교육․홍보․캠페인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국가의 안전을 사전에 지키기 위한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기존의 기관 중심의 안전진단으로 우리 사회에 발생한 대형 재난사고를 예방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제는 시민이 참여하는 형태의 진단활동을
잿빛 하늘을 머리에 인 채 벚나무가 꽃비를 흩뿌린다. 따스한 봄볕에 화사한 자태를 드러냈던 벚꽃이련만, 바람에 떨어지는 꽃잎에선 왠지 모를 비애(悲哀)가 엿보인다. 밤사이 세차게 쏟아진 봄비에 멍이 든 듯 낙화(落花)는 본색을 잃었다. 쾌청한 날 봄바람에 ‘하늘하늘’ 공중 비행(飛行) 하던 꽃잎이 아니었다. 소리 없이 낙하(落下)하는 꽃잎을 눈여겨보니 연약한 잎들이 빗줄기에 강타 당한 듯 으깨어졌다. 순간 그 꽃잎에 어느 할머니 모습이 겹친다. 노인에게도 한 때는 푸른 시절이 있었을 터. 그러나 퍼런 힘줄이 툭툭 불거진 마른 나무 등걸 같은 앙상한 손, 굽은 등, 주름살로 뒤덮인 얼굴은 지난날 고단했던 삶의 흔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노쇠는 젊음의 상실, 고립, 단절, 고독이 삶을 지배한다. 그것을 벗어나려고 안간힘 쓸수록 쇠에 달라붙는 자석처럼 노화(老化)엔 질병, 가난도 뒤따르기 마련인가보다. 흡사 봄비에 멍이 든 꽃잎과 같은 처지의 어느 할머니다. 그를 우연히 만난 것은 며칠 전 하늘이 오늘처럼 낮게 내려앉은 날이었다. 호수 둘레 길을 산책 하다가 의자에 잠시 쉬고 있으려니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 한 분이 내 옆에 풀썩
“바둑 한 판에 6개월 두던 시절이 그립다.” 얼마 전, 모 일간지에서 조훈현 9단이 인터뷰를 통해 한 말이다. 어린 시절 10년 동안 일본에서 바둑을 공부한 그는 담담하게 그 시절의 바둑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가 스승 세고에 겐사쿠를 만난 인연부터, 스승이 자살하게 된 동기, 그리고 그 스승과 함께 죽은 강아지‘깽깽이’소식까지 바둑의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가 선연히 되살아났다. 본가에 가면 50여년의 나이를 먹으며 낡아가는 책장이 있다. 연로하신 부모님은 우리 형제들이 즐겨 읽던 책들을 아직 버리지 못하고 계시는데, 거기에는 70년대 나왔던 한자투성이 시리즈가 지금도 꽂혀 있다. 노르스름한 반상 위에 희고 검은 바둑돌의 그림과 그에 대한 해설은 어린 내게 감칠 맛 나는 무협지처럼 흥미진진했다. 은 일본의 바둑기성전을 해마다 엮어낸 바둑기보였다. 고등학생이었던 형이 바둑에 빠져 해마다 출시되는 기성전시리즈를 모아놓았던 것이다. 일본의 3대 기전인 명인전, 본인방, 기성전 시리즈가 횟수별로 책장에 나란히 꽂혀 있었다. 형은 기보를 통해 바둑공부에 여념이 없었지만, 난 바둑을 두기 전 풍경이나, 바둑에 얽힌 사람들의 소소한 에피소
‘강호축(江湖軸)’, 아마도 이 단어를 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충북을 연고로 하는 내 자신도 이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게 된 것도 최근이었으므로... 어제 충청북도의회를 방문했을 때 도청 앞에 걸린 여러 현수막 중에서 가장 크게 내 눈에 들어온 글귀도 바로 ‘강호축(江湖軸)’이었다. ‘강호축(江湖軸)’은 그간 우리나라 국토개발정책이 ‘경부축(京釜軸)’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외되어왔던 강원, 호남, 충청 등의 지역을 연결해 발전시켜야 한다고 충청북도에서 제안한 국토개발정책이라고 한다. 그런데 강원도의 강(江)도 아니고 전라도를 뜻하는 호남(湖南)도 아닌 충북에서 ‘강호축(江湖軸)’ 주창한 이유는? 언뜻 보면, 경부축의 시점(始點)인 서울, 경기 등 수도권과 종점(終點)인 부산을 잇는 대부분의 교통망이 지리적인 이유로 충북을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경부축 중심의 국토개발정책에서 소외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국가차원에서 육성했던 제대로 된 기간산업(基幹産業) 하나도 갖고 있지 못한 현실을 보면 강호축을 처음으로 주창한 충북도청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그리고 다른 시․도와 비교해서
곤충은 인간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농사일을 하는 농부들은 곤충을 대부분 성가신 존재로,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나쁜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많은 곤충애호가와 어린이들은 곤충을 친근한 대상으로 좋아한다. 농업기술원에서 농업해충을 연구하던 나는 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농약을 이용하는 방법, 천적을 이용하는 방법 등을 연구하였다. 예를 들어 겨울철에 향긋한 맛이 일품인 딸기는 해충들이 가해하여 어려움이 있는데, 천적으로 활용되는 칠레이리응애는 저온 다습한 환경을 선호해서 겨울철 작물인 딸기에 매우 효율적으로 점박이응애를 방제해 친환경적이고, 때로는 농약을 이용한 방제보다 더 효율적이다. 이렇듯 우리에게 해를 주는 곤충도 있지만 익히 잘 알고 있는 누에, 꿀벌 등 인간에게 유익한 곤충도 많다. 뿐만 아니라, 지역마다 열리는 축제마다 곤충전시는 단골메뉴로서 애완곤충인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등을 쉽게 볼 수 있고 곤충애호가들이 사육하는 다양한 곤충을 애완곤충 경진대회에서도 볼 수 있다. 최근 추세는 식용곤충과 환경정화곤충이 대세다. 식용곤충은 현재 7종(메뚜기, 번데기, 백강잠, 갈색거저리, 흰점박이꽃무지와 장수풍뎅이 유충과 쌍별귀뚜라미 약충
우암산에 올라 청주시내를 바라보면 엄청나게 커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7,80년대까지만 해도 청주는 무심천 동쪽에 중심이 있었다. 지금은 사창‧개신동 일대가 중심이고 무심천 동쪽은 변두리로 변했다. 문제는 청주의 숲은 우암산이 중심인데 새롭게 형성된 신시가지에는 별다른 숲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구룡산과 매봉산 등이 허파 역할을 하고 있다. 우암산은 해발 300m가 넘어서 올라가는 데만 30분 정도 걸리고 곳곳에 가파른 등산로도 있어서 산행하는 맛이 난다. 이에 비해 구룡산과 매봉산 등은 해발 100m도 안 되는 야산이라서 올라다녀도 등산하는 기분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주민이 몰려드는 것은 그만큼 공원이 없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마저도 내년 7월부터는 이용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이다. 청주시내에는 68개나 되는 크고 작은 공원이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사유지다. 2020년 7월이면 시에서 매입하든지 주민에게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시에서 모든 공원 부지를 매입해서 공원을 조성하면 좋겠지만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그래서 절충안을 마련했다. 구룡산 매봉산 등
아침부터 미세먼지로 우중충하다. 봄꽃에 취한 듯 들뜬 흥겨움마저 뿌연 하늘의 무게에 짓눌려 가라앉는다. 목이 간질간질해온다. 아침저녁 쌀쌀한 공기에 감기가 오려나 보다. 먼지를 씻는 데는 돼지고기가 좋다는 속설을 굳게 믿고 있는지라, 퇴근길 정육점에 들렀다. 주인장이 고기를 손질하는 동안 옆에 있던 아저씨는 갖가지 야채를 듬뿍 담아주셨다. 게다가 맛 좋게 생긴 무 한 개를 덤으로 넣어주셨다. 집에 돌아와 펼쳐보니 삼겹살 먹을 때 필요한 야채며 쌈장까지 들어있었다. 싱싱한 상추는 기본이고 깻잎, 양송이버섯, 파, 고추, 마늘에 파무침 양념장까지. 무심코 들른 정육점에서 환대를 받은 듯, 횡재를 맞은 듯 기분이 업 되어 환호성이 절로 나왔다. 덤으로 얻은 무에 눈길이 멈춘다. 무의 무궁무진한 변신이 가져다준 행복했던 시간이 펼쳐진다. 봄날 친구들과 논두렁에 앉아 뜯었던 벌금자리. 무와 함께 새콤달콤하게 무쳐 냉이 된장찌개 넣고 썩썩 비벼 먹었던 추억이 오래된 사진첩이 되어 다가온다. 여름날 더위에 입맛을 잃었을 때는 밥을 물에 말아 무장아찌 하나 얹어 먹으면 꿀맛이었다. 물이 약간 있게 담근 섞박지도 일 년 내내 입맛을 돋워주었다. 가을이면 얼음이 살짝
「만석을 다 채우지 말라」는 것이 만석꾼 집안의 엄격한 가훈이라면 그것은 큰 의미와 깊은 지혜, 한없는 겸손과 남에 대한 배려가 듬뿍 담겨 있을 것이었다. 「부자 삼대 못 간다.」 고 했으나 그것도 끄떡없이 지킨 경주 최부자의 비밀 열쇠는 여석가지 가훈 때문이었다. 첫째는 앞에서 말한 대로 만석을 다 채우지 말라는 것이었다. 우리 속담에 「아흔아홉 섬을 가진 자가 한 섬 가진 자의 것을 빼앗는다.」고 한 것은 가진자들의 끝없는 탐욕을 지적하고 비판한 화살이었다. 그러므로 가득 채우지 말고 비우라는 교훈을 의미한다. 만석을 안 채울 때 금방 늘어나는 재산은 가난한 자에게 베풀라는 뜻 즉 많은 소작인들에게 소작료를 대폭 감해 주어 덕을 베풀라는 채찍 같은 것이었다. 그런 방법으로 두 번째는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였다. 사방 백리 안에는 주로 그의 땅을 부치는 소작인들이 사는 곳이다. 그들이 굶주리지 않기 위해서는 소작료를 대폭 줄여 주면 그들 나름의 부를 조금씩이나마 축적 시키는 방법이고 함께 풍요를 나누는 선행이었다. 그럴라 치면 소작인들로부터 한껏 존경을 받을 것이었다. 그럴 경우는 모두 최부자가 잘되도록 진심으로…
고지혈증은 혈관 속에 지질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상태로 오래 방치할 수록 혈관에 상처를 내거나 혈관을 막을 수도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고지혈증의 진짜 무서운 '진실'은 일상생활 중 아무런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고지혈증 외 동맥경화·관상동맥의 석회화 침착·지방간·갑상선 결절 그리고 위암·대장암·자궁경부암을 비롯한 각종 악성 신생물 질환 등도 마찬가지로 생활 중에 증상을 느끼기 어려운 '소리 없는 질환'이다. 소리 없는 질환을 발견하기 위해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필수다. 위암·대장암 같은 악성 신생물은 초기에 제거하면 그 후에 별다른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악성 신생물이 있음에도 정기적인 검사를 받지 않으면 악성 세포가 무한 증식 및 타 장기로 전이해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서구화된 식생활·좌식 시간의 증가·규칙적 운동 부족 및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고지혈증·고혈압 등의 대사 질환의 유병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하나병원'은 1998년부터 건강검진센터를 시작해 점점 발전해나가고 있다. 시행하고 있는 검진 종류를 보면, 건강보험공단검진(일반건강검진·암검진·의료급여생애전환기검진·소아영유아검진)과 종합검진(기본종합검진·프리
현재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누구에게나 예기치 않은 다양한 사건·사고를 마주하게 된다. 위험에 처한 시민 누구나 경찰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112는 국민의 비상벨로서 평소 올바른 신고방법을 알고 있으면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경찰의 도움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 첫째, 신고 장소를 정확히 알리자. 빠른 경찰출동을 위해서는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신고 장소가 낯선 곳이라면 신고 장소 주변에 위치한 가게의 상호명(간판)·가게전화번호·도로명 표지상의 주소 등을 불러 주면 된다. 만약 주변에 건물이 없다면 도로표지판을 보고 알려주거나 주위에 있는 전봇대 상단부에 있는 8자리 숫자인 관리번호를 알려주는 것도 좋다 둘째, 현재 처한 상황을 정확히 알려주자. 가끔 당황한 신고자가 "빨리 오세요, 급해요"만 말하고 전화를 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범죄 유형에 따라 현장출동 경찰관들의 휴대장비 및 대응요령 등이 달라진다. 부상을 입은 경우 경찰 출동과 동시에 119구급차 출동 연계도 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상세하게 현장 상황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위급할 때는 문자로도 신고가 가능하고, 스마트폰의 GPS나 WiFi를 켜두면…
오랜 세월이 지난 먼 과거 속의 어느 하루 중 있었던 실수지만 아직도 도저히 잊을 수가 없습니다. 텔레비전 앞에 몇이 모여 축구 경기를 시청하던 중 느닷없이 필자가 축구 경기를 ‘삭서’로 발음했던 것입니다. 함께 있던 모두의 시선이 필자에게 모아지면서 그 중 바른말하기 좋아하는 한 친구가 참지 못하고 한 마디를 하더군요. “삭서가 아니고 사커지.” 얼굴이 화끈했습니다. 그즈음 한창 유행하던 ‘토틀 사커(Total Soccer)’라는 말이 중계 당시에도 해설자와 아나운서의 입을 통해 계속 소개되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엉뚱한 발음을 했던 것입니다. 자신의 무식이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왔다 싶어 너무도 황망하고 부끄러웠습니다. 분명 잘 알고 있고 자주 사용하던 ‘사커’를 왜 ‘삭서’로 발음했던 것인지 지금 와서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되질 않습니다. 또 있습니다. 컴퓨터가 한창 보급되던 시절, 유능한 동료로부터 컴퓨터 활용에 대해 배우던 중 ‘엑시트(exit)’를 ‘익사이트’로 발음했던 것입니다. 발음을 듣던 상대방의 황당해 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됩니다. ‘익사이트(excite)’는 엄연히 다른 뜻을 가졌기에 당연한 반응이었겠지요. 잘못 발음한 것이…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준비하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주요 인사들의 만남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다. 지난 달 14일 임천일 북한 외무성 부상이 러시아를 방문해서 모르굴로프 외무부 차관과 장시간 회담을 했고 16일에는 러시아 상원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서 양국의 우호관계를 확인했다. 19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집사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6박 7일간 러시아를 찾았고 이번 달 1일에는 러시아의 치안 총수인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내무부 장관이 북한을 방문했다. 이러한 접촉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양국 간의 어떤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은 분명한 것 같다. 대체로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방문이라는 점에 방점이 찍히는 모양새다. 왜 지금 이 시점에 김정은과 퓨틴이 만나려 할까? 러시아는 남북관계에서 등거리외교를 유지하고 있다. 푸틴 집권이후 지속된 정책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집권하자 바로 북한을 전격 방문했다. 이 때 양국 간 협조와 국제무대에서 상호협력 등을 내용으로 하는 11개 항 즉, 북러공동선언를 발표했다. 이후 김
예로부터 햅쌀과 햇김이 나올 때는 설렌다. 3월부터 햇김이 시중에 나왔다. 해조류인 김은 “바닷가의 바위옷 같다”고 해의(海衣)·해태(海苔)라 불린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서 주로 먹는데, 영국 웨일스 지방에서도 먹는다. 간편한 음식의 대명사다. 소풍이나 여행 갈 때, 밑반찬이 없을 때 좋은 찬거리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에게 김은 용왕이 준 선물이다. 세계적으로 약 80여 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방사무늬김, 둥근돌김, 긴잎돌김, 잇바디돌김 등 10여 종이 알려져 있다. 이파리가 큰 김은 겨울김, 작은 김은 가을김이라 한다. 수온이 낮은 겨울철에 나는 김은 12월부터 4월까지 6~7번 채취할 수 있다. 처음 채취한 ‘초사리김’은 향과 맛이 적고, 그다음 채취한 김에서부터 고유한 제맛이 난다. 중국 명나라 때 이시진의《본초강목》에서 김은 “신라의 깊은 바닷속에서 채취하는데, 허리에 새끼줄을 묶고 깊은 바닷속에 들어가 따온다. 4월 이후로는 대어가 나타나 해치기에 채취할 수가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600년부터 간석지에 세운 대나무나 참나무 가지에 김이 달라붙어 자라게 하는 섶 양식이 시작돼 요즈음에도 쓰고 있다. 1840년에는 대
벚꽃들이 몽실몽실 피어나는 봄날 오후다. 별일 없으면 걷기나 하자고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집밖으로 나가 오랜만에 미세먼지없는 공기를 마시며 기분 좋게 둘레길을 사뿐사뿐 걸었다. 한참 걷다보니 해가 너울너울 서산마루에 걸렸다. 친구는 혼밥족끼리 어디 가서 밥을 먹자고 했다. 같은 민족끼리 뭉쳐보자고 하며 ‘세상에서 제일 억울한 것이 돈 왕창 벌어 놓고 죽는 것이고, 세상에서 제일 서러운 것이 몸이 아플 때 아무도 찾지 않는 것이며, 세상에서 제일 처량할 때는 혼자 밥 먹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어디에서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와 먹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보리밥집으로 향했다. 친구와 마주앉아 식탁위에 놓인 숭늉을 마셨다. 색색의 나물 반찬과 구수한 된장찌개가 식욕을 돋워 주었다. 커다란 스덴그릇에 보리쌀과 쌀이 반반 섞인 밥위에 열무김치, 무생채, 방풍나물, 콩나물, 고사리나물, 된장찌개, 고추장을 듬뿍 넣었다.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스스럼없이 밥 한번 먹자는 말이 쉽게 나온다. 밥을 함께 먹는 것은 식사를 통해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현관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간다. 양말 뒤집히듯 안과 바깥이 뒤바뀐다. 따듯한 바람이 훅 날아 들어내 몸을 감싸 안는다. 따라나선 강아지 영이 철이, 그리고 돼지 꾸꾸와 함께 봄볕 속을 누빈다. 철이는 소나무 앞에 멈춰 서서 오줌을 누고 꾸꾸는 화단으로 들어가 똥을 싼다. 마당으로 들어오면 어김없이 소변과 대변을 보는 그들을 보며 기특함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그들이 마당에서 실례를 하고 흙을 파고 노는 동안 나는 개울물 소리에게 인사하고 지천에 펼쳐져 있는 새 소리를 귀에 담는다. 아무것도 없이, 없는 것으로 가득한 허공에게 눈을 떼어주고 땅 위에서 납작하게 웃고 있는 민들레, 토끼풀에게도 발 인사를 한다. 한참 동안 봄날 입구를 서성이고 있는데, 전화벨의 비명이 마당을 가득 채운다. A의 카랑한 목소리가 고요를 몰아낸다. B랑 어울리지 말라고 한다. B가 나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은근히 실어 나른다고 한다. 난 쿨 한 척 하면서 그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한다. 나라님 욕도 하는 판에 누군들 남의 이야기를 못 하겠냐고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난 원래 안 좋은 사람인데 B는 그걸 간파했으니 역시 고수임이 분명하다고 덧붙인다. 잠시 후 B
따뜻한 봄날에 꽃 선물을 받았다. 꽃이 한창 피는 사월이지만 꽃다지 꽃을 선물로 받은 나는 감탄사와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얼음이 되었다. 제자리에 서서 손바닥에 놓인 그 꽃을 마냥 들여다보고 또 보았다. 어른 새끼손가락의 세 마디도 안 되는 크기의 꽃다지는 좁쌀처럼 작고 노란 꽃이 피어 있고 꽃망울들이 붙어 있었다. 초록색 잎과 줄기에는 보송보송 솜털이 뽀얗고 줄기 아래쪽에는 금색 빵끈이 묶여 예쁘게 장식이 되어 있었다. 너무 소중하고 귀한 꽃이어서 내 안에서는 설렘이 크고 작은 동그라미가 되어 부풀어 올랐다. 꽃다지 꽃을 이렇게 정성스럽게 들고 온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이며 러시아에서 온 학생이다. 키가 작고 귀여운 아이는 마음이 참 곱고 예쁜 녀석이다. 유난히 날짜를 잘 기억해서 한국어 수업 전에 늘 오늘이 며칠인지 내게 알려주곤 한다. 감정 표현도 매우 잘하는 편이다. ‘선생님, 이것도 예쁘고, 이것도 예쁘고, 이것도 예뻐요.’ 치마나 조끼 등 옷을 손으로 만져보고 가리키며 봄비처럼 촉촉한 말을 쏟아놓는다. ‘선생님, 오늘 예뻐요!’라고 삐뚤빼뚤 작은 종이에 써서 내밀며 귓속말로 속삭이기도 한다. 그렇게 표현을 잘하
변증법적 갈등론에서 말하는 ‘정-반-합’은 보통 긍정적인 부분을 말하는 정(正, 태제, Thesis)과 그 정에 반대되는 주장인 반(反, 안티태제, Antithesis)이 주창되면 이를 합쳐 새로운 합(合, 신태제, Synthesis)이라는 새로운 정이 나타난다는 이론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정-반-합이 아닌 정-반-반처럼 들린다. 굳이 거창하게 정치나 사회 경제적인 상황을 떠나서 우리 개인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어떤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무수히 많은 정과 반 그리고 새로운 합으로 만들어지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때로는 자기가 주장한 일에 반대하는 타자가 있고 무수히 많은 협상과 타협을 거친 후에는 절충안이 나오기도 하고 또는 그러지 못하고 정과 반 어느 한 쪽으로 강한 쏠림이 일어나버리기도 한다. 그러는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되면 감정의 골이 깊어져 나중에는 정-반-합이 아닌 정-반-반이 되어 협상이나 화합은 돌이킬 수 없게 되고 순전히 반대를 위한 반대로 상대방과의 관계가 악화된다. 사회나 집단에서는 결국 발전은커녕 조직이 와해되거나 공멸해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기도 한다. 최근 정치 상황이 그렇고 사회문제가 그렇고 노동문제가 그렇다. 들려오
며칠 전 속초를 비롯한 강원 동해안에 큰 산불이 일어났습니다. 국가적 재난 수준으로 번져간 이번 산불의 기세는 차마 손을 쓰기조차 어려운 지경이었습니다. 초속 20미터가 넘는 바람과 메마른 산천에 화마는 사정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소방관들은 목숨을 불구덩이에 맡긴 채 손이 부르트도록 산불과 싸웠습니다. 걷잡을 수 없게 타오르는 산불을 향해 달려가던 119대열이 전국적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국가적 재난에 우왕좌왕하던 지난 세월의 무능을 겪고 난 다음에 벌어진 대처이기에 더욱 가슴 뿌듯한 장관이었습니다. 잘 훈련된 소방대원들 덕에 산불의 크기에 비해 인명피해가 최소한으로 된 것은 불행 중 다행입니다. 모든 재난이 그렇듯이 이번 산불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재난이 닥쳤을 때 회피하거나 누구를 탓하기보다는 복구와 생명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번 산불엔 전국 각지에서 소방차 872대, 소방관 3251명이 집결했습니다. 더불어 군 헬기 23대를 비롯해 110여대의 헬기도 동원됐습니다. 우리나라 화재역사상 가장 많은 소방차가 출동하며 재난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기울였습니다. 사흘…
바람 한 자락이 화단을 지나다 뾰족 내민 목련나무 꽃봉오리에 꽂혔다. 봄날 화단에 인연 만들기 소동이 벌어졌다. 바람이 화단을 맴돌며 구애를 한다. 나와 인연을 맺자, 꼭 다문 입술 기필코 열고야 말리. 하며 나무를 후려 댔다. 그런데 어쩌나. 여린 처녀 입술은 도무지 열릴 기미가 없으니. 열리기는커녕 더욱 앙 다물고 있으니. 열 번 후리고 흔들면 열리겠지 하고 도전해보지만 번번이 미끄러지곤 한다. 그런데 바람이 달라졌다. 딱새 한 마리가 소곤대더니만 비법을 알려주기라도 한 겔까. 물을 찾는 뿌리를 땅속으로 감춘 채 사는 나무처럼, 아무기대도 하지 않는 것처럼 속을 숨기고 있다. 숨긴다 해서 관심이 사라질까마는 가만히 쓰다듬기만 한다. 그랬더니 입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번 시작하자 못내 참지 못하고 터지는 그 파열음이라니…. 그 밤에 목련나무는 일제히 하얀 꽃등불을 켰다. 세상이 환하다. 돌아보면 내 사랑도 봄날 꽃송이 피우듯 했다. 통상의 사람들이라면 그가 바람이고 내가 꽃봉오리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달랐다. 내가 급한 바람이었다면 그는 앙다문 꽃이었다. 살면서 그만큼 당기는 유혹이 또 있을까. 처음 그가 내 앞에 나타났을 때는 내게 관
누군가는 왜 사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 작은 풀꽃들은 이미 잔잔한 오색의 꽃을 피웠고 개나리 목련도 폭죽처럼 터졌다. 꽃샘바람이 살 속을 파고드는데 벚꽃도 몽글몽글 꽃구름을 만든다. 벌써 봄은 이렇게 깊어졌는데 여전히 우리는 사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엘리엇의 시를 읊고 있다. 지난 가을이 내게는 잔인한 계절이었다. 살다보면 악연으로 만나는 사람도 있고 만나서는 안 되는 사람을 만나게 될 때도 있는 것 같다. 그런 사람을 만나 곤욕을 치르는 가을이었다. 분하고 억울함에 마지막을 생각해 보기도 했고 찾아가 한 대 때려주고도 싶었지만 그런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밖이다. 모처럼 단체 여행에 참석을 하게 되었다. 꽃샘바람이 심하더니 비가오고 눈이 되어 퍼부었다. 봄에 보는 설경은 또 다른 절경을 만들었다. 산사에서 보는 봄눈이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나보다. 불교신자도 아닌 내가 스스로 신발을 벗고 법당에 들어가 삼배를 올렸다. 기도를 하는 법을 모르는 나는 아무 것도 기원하지 못했다. 가만히 앉아 부처님의 가는 실눈과 눈을 맞추고 있었다. '당신께 무엇을 기원 할까요· 당신의 능력으로 무엇을 들어 줄 수 있나요·' 그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겠지
무심천 벚꽃이 팝콘 터지듯 일제히 꽃망울 터뜨려 사람들 눈을 호강시키는가 싶더니 금세 바람에 나풀나풀 꽃잎이 날린다. 그래도 서운하지 않은 것은 여기 벚꽃 지고나면 우암산 순환도로 벚꽃이 피고 이어서 상당산성 벚꽃이 우리를 맞는다. 어제 밤 내린 비에 차창에 들러붙은 연분홍 꽃잎 두 개, 차마 떼어내질 못했다. 이렇듯 꽃피는 봄이면 문득 어린 시절 봄 소풍이 생각난다. 소풍에는 의례 김밥을 쌌다. 김밥 속에는 약방의 감초마냥 단무지가 항상 있었다. 나는 노랗게 물을 들인 단무지가 싫어서 손가락으로 파냈다. 단무지만 버린 것이 아니라 노란 물이 든 밥알까지 떼어냈다. 그렇게 되니 김밥은 찌그러져 볼품없이 되곤 했다. 나중에 어머니께서 아시고는 꾸중을 하셨다. 따로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고 건강해 지려고 한 것도 아닌데 진하게 물들였거나 어묵, 소시지처럼 가공하여 그 속을 모르는 음식은 어려서부터 피했다. 지금의 패스트푸드 같은 것들이었는데 나이가 든 지금도 멀리하고 있다. 얼마 전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 요독 증후군을 앓고 있는 어린이 어머니의 인터뷰 방송을 보았다. 2016년 9월 4살 아이가 햄버거를 먹고 신장기능의 90%를 잃어 매일 10시간 이상
올해 초등학교에 가는 작은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걷다 튀어나온 보도블록에 발이 걸려 휘청한다. 뒤이어 '아, 아침부터 운이 없네, 이런 건 바로바로 처리를 했어야지'라는 내 탓과 네 탓을 동시에 하게 된다. 우리가 사는 지금을 정의하는 많은 말 중 하나가 '위험사회'일 것이다. '위험사회'란 현 사회가 위험하다는 직접적인 의미보다 위험 여부가 모든 결정의 우선순위에 놓이는 사회를 의미한다. 위험사회에서는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안전에 대한 책임(내 탓)과 권리의식(네 탓)이 저절로 생겨나게 된다. 사회가 점점 다양해지고, 고도화되고 복잡해질수록 조심한다고 해서 조심할 수 없는 사회, 안전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사회가 돼간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개인이 위험과 안전함의 여부를 알 수 없다. 개인의 조심 만으로는 감당할 수도 없다. 개인이 아닌 누군가가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하고, 그 안전장치에 의한 안전이 확보돼야 한다. 식물의 성장에는 여러 영양소가 필요하지만, 성장을 좌우하는 것은 제일 취약한 부분이 충족됐는지에 달려 있다는 리비의 법칙이 있다. 안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안전하고 튼튼한 곳의 안전이 아닌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곳에서 사고가 발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