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 그것도 일곱 명의 젊은 청년들이다. 아내는 틈날 때마다 유투브로 방탄소년단(BTS)의 공연을 감상하며 감탄하곤 한다. 두 아들은 처음에는 '엄마가 아미(BTS 팬클럽)가 되었다'고 놀리다가 이제는 살짝 질투할 정도로 아내의 BTS 사랑은 지극하다. 사실 우리 세대가 청춘의 시절에 빠져 지냈던 영미권의 팝 음악들을 생각해보면, 한국의 보이 밴드에 열광하는 서구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마치 신기루처럼 믿기지 않는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영국 웸블리 공연 직전, 런던 시내 피가딜리 극장 대형 전광판에 방탄이 출연한 현대 자동차 광고를 보며 수천 명이 환호하는 것을 보고 두 눈이 의심스러웠다. 콘서트도 아니고 단지 자동차 영상 광고 앞에 모여 방탄소년단의 이름을 연호하며 저마다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뿐인가. 미국 센트럴파크 써머콘서트에서 그들이 단 두 곡을 노래하는 것을 보려고 수천 명의 팬들이 일주일 전부터 계속 비가 내리는 악천후의 날씨에 노숙을 했다고 한다. 미국, 브라질, 영국, 파리, 일본 스타디움 투어의 콘서트 티켓은 한 시간도 안 되어 매진 사태가 일어나고 암표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음식은 인간 삶의 생존을 위해선 필수다. 음식물을 통하여 우리는 영양을 섭취하고 건강을 지킨다. 그런 음식도 세태 따라 기능과 효용성을 달리하나보다. 요즘 젊은이들이 분말을 물에 타 마시는 것으로 단순하게 끼니를 때우고 있다는 매스컴의 보도가 있다. 젊은이들의 이러한 식습관은 아마도 시간을 아껴 직장 일, 취업 준비에 몰입하려는 욕심에서 일 것이다. 도심지에선 집 밖 한 발짝 만 나서면 한 집 건너로 식당이 자리해 있다. 그럼에도 식당에 가는 시간조차도 아껴야 하는 젊은이들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뿐만 아니라 삶에 떠밀려 사는 현대인들은 온 가족이 밥상 앞에 모여 식사 하는 일도 드물다. 자연 이런 형국이니 아이들 밥상머리 교육도 실종된 지 이미 오래이다. 어린 날 어머닌 겨울철만 돌아오면 언 발을 동동 구르며 밥상을 차리곤 했다. 이 때 혹독한 동장군은 밥상 위에 반찬 그릇들마저 얼어붙게 하였다. 밥상 위에 그릇들이 미끄럼을 타기 예사였다. 수저와 젓가락을 밥상 위에 올리려면 손에 쩍쩍 달라붙어 뗄 수 없을 정도였으니 어머니의 고초를 미뤄 짐작할 만 하다. 어린 날 끼니때마다 식사가 끝나면 설거지 거리는 늘 산더미처럼 쌓였다. 요즘처
내년부터 일반인도 국제 우주정거장을 체험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나와 같은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이라면 "은하철도 999"라는 만화를 기억하리라. 사십여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건만 아직도 노랫말이 입가에 맴돈다. 별나라 여행을 꿈꾸던 상상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공상(空想) 만화 속 이야기들이 차츰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아침에 눈을 뜨면 어제의 오늘이 아니다. 내가 감지하지 못하는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제는 서서히 그 빠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낙오자가 되는 건 아닌지 불안감도 느끼고 있다. 주변에서 스마트폰으로 활발하게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지인들을 볼 때도 그렇고. 지면보다는 컴퓨터라는 공간 안에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볼 때도 위기감을 느낀다. '나만이 세상의 변화에 둔하다'라는 생각에 마음은 한없이 위축되고 작아진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는 세상인데 가끔 TV를 보면 자연인 그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초연함을 엿볼 수도 있다. 반면에 세상의 변화를 거부하며 은둔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인공
눈을 뜨니 6월이었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부터 1953년 7월 27일 22시까지, 라고 하면 무엇을 말하는지 누구나 금방 안다. 6.25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정말 우리는 6.25에 관해 잘 아는가. 아무 준비 없이 가장 잔혹하고 비열한 전쟁과 새벽에 맞닥뜨리고 금방 낙동강까지 밀려가고, 국가의 존망이 촌각에 달렸을 때 유엔연합군이 총을 들고 다급하게 뛰어와서 우리를 구해준 미국을 비롯한 16개국에게 힘입은바 가히 절대적이었다. 그렇다면 그 나라들을 다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50%쯤 될까 아니면 10%는 될까. 전쟁이 터지고 휴전하는 날까지 따져 며칠이나 걸렸을까 아는 사람은 있을까 있다면 10%쯤 될까 5%는 될까 그 날짜의 매일 매시간은 총성이 조국강산을 뒤흔들고 젊은이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가정과 재산은 파괴되고 수많은 미망인과 전쟁고아를 만드는 가슴 찢기는 시간이었다. 그런 전쟁의 날짜가 무려 「1129일」이나 되었다. 그래서 모두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이라는 비명이나 마찬가지인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 전쟁의 피해가 얼마나 될까 그것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노인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내는 뉴스를 자주 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게 죽는 데는 순서가 없다는 말이다. 이 말은 사람이 출생하면 나이에 따라 순서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 순서는 일정한 원칙이 있으니까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4살이 되면 유치원에, 8살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식으로 교육을 받는다. 어느 정도 교육을 받으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도 생긴다. 그래서 투표권도 주고 피선거권도 갖게 된다. 더러 성장이 빠른 사람도 있고 더딘 사람도 있지만 그건 일부에 불과하다. 문제는 죽는 것이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2세이고 여자가 남자보다 7살 정도 더 산다는 따위의 통계도 있다. 그것은 통계일 뿐이고 특정인이 얼마를 살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게 노인 정책을 수립하는데 가장 큰 문제다. 김형석 박사는 100세인데도 전국 각지를 다니면서 강의를 하지만 어떤 사람은 환갑도 못살고 죽기도 한다. 그러니 몇 살부터 무슨 일은 할 수가 없다고 정할 수가 없다. 요즘 노인이 교통사고를 자주 내는 것을 보면서 위기감을 느끼고, 전국 지자체들이 면허반납을 유도하는 경쟁을 하고 있다. 어떤 곳에선 65
식물이 잘되는 우리집 #26 – 디시디아(디스키디아) 키우기 디스키디아는 동남아 열대지방이 원산지이며 초보자가 키우기 쉬운 공중식물입니다. 시중에는 디시디아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디시디아는 다른 나무에 붙어서 사는 착생식물이며 뿌리는 나무에 잘 붙어있도록 하는 역할을 주로 합니다. 따라서 식재하실 때 별도의 흙이 필요치 않으며 나무 사이에 붙여주시거나 코코넛껍질 등에 붙여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디시디아는 자연상태에서 습기나 이슬 등으로부터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디시디아가 식재되어있는 코코넛껍질이나 나무껍질등은 물을 주고 난 뒤에 완전히 마를 수 있도록 시간을 주셔야하며 공기중의 습도는 높은 상태를 유지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실내에서 키우실 때에는 이따금 물에 푹 담가서 놓아주시고 그 시간이 30분은 넘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디시디아가 충분히 수분을 흡수하고 난 뒤에는 코코넛이나 착생을 위한 부분이 빠르게 마를 수 있도록 환기되는 곳에 놓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건조함에도 어느정도 잘 견딜 수 있는 식물이지만 열흘이상 말릴 경우에는 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현
봄은 시나브로 왔다가 소문 없이 사라진다. 한 해의 봄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식용풀이 머위다. 온갖 풀과 나무 중에서도 먼저 얼어붙은 땅을 뚫고 나와 연녹색과 황백색이 섞인 큼직한 꽃을 피우고 널찍한 잎을 내미는 봄의 전령사다. 그런데 냉이, 달래 등에 밀려 그리 유명하지 않은 봄나물이다. 결혼식 부케같이 생긴 머위꽃은 이른 봄철에 잎보다 먼저 핀다. 눈 속에서 세찬 바람에도 여린 머위꽃을 가장 먼저 틔워낸 사실조차 이야기의 뒷전이다. 머위는 봄철 쌈채를 대표하는 나물이지만 곰취 등 유명세에 밀려 대접받지 못했다. 왕자로 치면 배다른 왕자쯤 된다. 왕세자가 떠오르는 해에 비유하듯, 봄바람에 새싹이 소생하듯이 내일을 기약하는 왕자의 모습을 닮았다. 군락지를 이루는 머위는 아직 주목받지 못하는 봄나물의 왕자이다. 예로부터 "봄은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서부터 시작된다"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봄나물은 '동쪽의 나물'로 여겼다. 쌉싸래한 맛의 머위는 입맛을 돋우는데 으뜸이다. 중국에서 머위는 관동(款冬) 또는 저동(氐冬)ㆍ토해(菟奚)ㆍ탁오(橐吾)ㆍ호수(虎須)라 적고, '겨울과 친한 풀' 또는 '겨울을 두려워하지 않
알려진 대로 1960년대에는 중학교를 들어갈 때에도 입학시험을 치렀습니다. 1965년도 중학교 신입생을 선발하는 시험문제 중에 엿과 관련된 문항이 하나 있었습니다. 엿기름 대신 엿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무엇인지를 묻는 문제였는데, 정답은 디아스타제였습니다. 디아스타제는 '아밀라제'의 약명으로 녹말을 엿당이나 덱스트린, 포도당으로 가수분해하는 효소로 우리의 침 속에도 들어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의 보기 중에 '무즙'이 들어 있었습니다. 무에는 디아스타제가 들어 있어 무즙으로도 엿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무즙 역시 정답이 될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지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는 소위 치맛바람이 불기 시작한 때로,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매우 높았습니다. 현재의 교육부인 문교부에서 무즙을 오답 처리하자 무즙을 정답으로 써서 낙방한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나 심하게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문제 하나가 당락을 좌우할 만큼 입시경쟁이 치열했던 것이지요. 급기야 학부모들은 무즙으로 엿을 만들어 관련 기관을 찾아다니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엿 먹어라! 무엿 먹어라! 무로 만든 무엿 먹어라!" 중학교 입시문제 하나 때문에 온 나라가 뒤
카프만 부인은 책상 위에 곧 나비가 될 고치를 관찰하고 있었다. 너무도 작은 구멍을 통해 나오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한 마리, 두 마리 그토록 작은 구멍을 통해 결국 빠져나와 공중으로 훨훨 날아올랐다. 때마침 또 나오려고 애쓰는 나비가 애처로워 가위로 그 구멍을 넓게 잘라주었다. 열어준 구멍으로 나비가 쉽게 나왔으나 공중으로 솟아오르며 몇 번 시도 하면서 결국 땅바닥에서만 맴돌다 죽어버렸다. 그는 깨달았다. 작은 구멍에서 고통하며 힘쓰면서 나와야 어깨에 있던 영양분이 날개 끝까지 공급되어 날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이글은 카프만 부인의 "광야의 샘" 내용이다. 아들은 "BRT" 라는 락 밴드를 결성하여 곧 있을 두 번째 공연준비로 서울을 오르내리며 빠른 한 달을 보내고 있다. 피곤하고 지칠 만도 한데 합주에 매달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우화를 꿈꾸며 변태하려 애쓰는 모습이다. 아들이 처음 락 밴드를 한다고 할 때, 말릴 수밖에 없었다. 이제 시작하여 자신에게 맞는 음악 스타일과 톤을 발견하기까지는 대단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고 생산성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가사밭길을 자초하는 아들을 끝내 말리지 못
필자가 어릴 때에 6월 이만 쯤 되면 학교나 집 어른들로 부터 6.25 전쟁에 대한 얘기를 마치 긴박한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이 생생하게 몰입하여 들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얘기 당사자 분들은 직접 전쟁을 체험 했던 분들이라 더 더욱 실감나게 전쟁의 처절한 추억을 리얼리티를 첨가하여 긴박감 넘치게 얘기해줬던 기억이 난다. 몰입하여 얘기를 듣다 보면 자연스레 전쟁의 참상, 무용담, 재발방지 등의 교훈이 가슴속 깊이 자연스레 세겨 지게 됨을 느꼈었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 라는 노래를 하루 종일 흥얼거렸던 기억도 생생하다. 정부에서 6월 한 달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한 뜻은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숭고한 정신을 받들어 국민들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일깨워 주기 위함 일 것이다. 전쟁을 체험하지 않은 세대가 국민의 80% 이상을 차지하게 되고 남북 화해의 분위기에 편승하여 호국.보훈의 의미가 퇴색되어 간다고 우려까지 하는 시각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오늘날 물질적 풍요로움 속에서 자유와 평화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순국선열과 호국용사가 있었기…
이념이란 무엇인가. 그것이 무엇이 길래 사랑하는 사람들을 전 생애동안 떨어져 지내게 하는 것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그것이 무엇이 길래 전 생애동안 이념이 다른 사람들을 하나로 묶게 하는 것일까. 사람을 위한 이념이고 사람을 위한 체제가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힌다면 그것이 옳은 것일까. 우리가 사는데 과연 무엇이 중요한 것인가. 화요일, 시간의 틈을 이용해 영화관에 갔다. 나는 흥행하는 영화보다는 평점이 좋은 영화를 본다. 평점은 좋지만 배급사의 사정으로 상영관을 많이 점유하지 못해 흥행 순위는 뒤로 밀리는 영화를 찾아서 보곤 한다. Cold War. 상영관을 검색하니 하루에 딱 세 번 상영을 한다. 저녁밥을 정신없이 몸속으로 밀어 넣고 6시 20분 영화티켓을 끊는다. 어둠속에 들어서서 더듬더듬 자리를 찾아 앉는다. 가방을 빈 좌석에 놓고 팝콘과 음료수를 거치대에 놓은 후 비로소 영화관을 둘러본다. 나를 제외하고 딱 한명이 좌석에 앉아 있었다. 나와 그녀는 그 넓은 공간을 독점하고 앉아 영화를 본다. 폴란드의 파벨 파블리코브스키 감독이 그의 부모님의 사랑을 모티브로 하여 만들었다는 흑백영화가 내 가슴을 잔잔하게 적신다. 15년간에 걸친 빅토르와 줄라의…
장롱 깊숙한 곳에서 향수(香水)병이 나왔다. 기억을 해보니 4년 전 여행길에서였다. 그날 향수가게에서 지인이 건네는 장미향에 취해 충동구매 했던 것. 가만히 향을 맡는다. 아직도 향이 살아있다. 은은하면서 고혹적이다. 장미향이 코를 통해 몸속으로 이윽고 폐부까지 들어차 오른다. 이내 향에 빠져드는 기분이다. 향수(香水)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통해서(through)를 의미하는 'per' 와 연기(smoke)에 해당하는 'fumus'에서 유래된 것이다. 향수의 기원은 8000년도 더 전에 종교적인 의식을 치르는 동안 향을 피웠던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니까 향수는 오래 전부터 인간의 역사와 함께 있어왔고 현재는 미국에서 연간 10억불에 이르는 거대한 사업의 주인공이 될 만큼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향수는 휘발성이면서 흡인력이 강하다. 강한 만큼 치명적일 수도 있다. 향(香)에 미쳐 향 하나로 세상을 치명적인 상태로 만든 소설 속 사나이가 떠오른다. 작가 파트리크 쥔슨킨트의 소설 '향수'의 주인공 장바티스티 그루누이이다. 천재적 후각을 가지고 태어난 사생아 그루누이는 그 자신 냄새가 없었다. 그런 그가 사람냄새를 담아 향수를 만들다니 얼마나 아
토마토가 도착했다. 며칠 전 택배로 주문한 토마토가 도착한 것이다. 나는 토마토를 매우 좋아한다. 여느 사람들처럼 사과나 배, 포도를 먹듯이 과일처럼 먹는 것이 아니라 조리를 해서 먹는다. 그래서 많은 양의 토마토를 한꺼번에 주문하곤 한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 얼굴이 파랗게 된다'는 유럽 속담이 있을 정도로 토마토는 매우 유익한 채소로 알려져 있다. 토마토에 들어있는 글루타민산은 맛을 좋게 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글루타민산이 많이 함유된 멸치나 다시마를 요리에 쓴 것과 같이, 세계 여러 국가에서는 토마토를 소스의 기본 재료로 쓰고 있다. 그래서일까· 토마토 김치가 소개되고 있고 토마토 주스는 물론 토마토 스파게티 등 토마토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에 대한 정보를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된다. 특히 베트남의 토마토 국수나 토마토 파스타, 스페인의 전통음식인 차가운 수프 가스파초 등과 같은 음식은 꽤나 유명한 음식들이다. 한국어 교실에 나오는 외국인들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들이 느끼는 토마토에 대한 공통점이 있다. 토마토에 대한 생각이 거의 비슷하다. 과일가게에 진열되어 있는 토마토가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고 한다.
초고속 열차에 올라탄 기분, 순식간에 6개월이란 시간이 지났다. 내가 첫 발령받은 이후 흐른 시간이다. 뒤돌아볼 새 없이 허덕이며 정신없이 달려온듯하다. 가끔 그 전날 먹은 밥이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느꼈다. 공무원은 끝까지 배우는 직업이라는 것이다. 도로보수팀에서의 하루 일과는 도로관리 CCTV를 켜고 이상 없음을 확인하며 시작된다. 이후 전날 발생한 도로 관련 민원을 오전 9시까지 모두 정리해 놓은 다음, 민원현장으로 출장을 가서 민원인의 불편한 사항을 듣고 내가 맡고 있는 사업에 반영할 수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를 판단한다. 마음 같아선 민원인들의 요구 사항을 모두 들어주고 싶다. 나도 같은 청주 시민으로서 민원인이 느끼는 고충을 같이 공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의를 위해 설치한 간단한 시설물에도 다른 이는 불편을 느낄 수 있다는 걸 고려해야 한다. 이 양쪽의 의견을 수렴해 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을 간단하게는 대여섯 가지, 혹은 그 이상 확인을 거쳐야 한다. 시설물 관련 업무 외에도 예닐곱 가지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려면 오후 6시 업무 종료와 동시에 야근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날 매끄럽게 답변하지 못한
저 청한 하늘이 나를 울리는 그런 날이다. 아스팔트 위에 핀 꽃들을 본 적이 있는가. 유월이 되면 바람결에 출렁이는 깃발들이 나에게 손짓한다. 민주주의의 함성이 하늘로 솟구친다. 나에게 유월은 종달새 노래 맘껏 부르던 푸르른 날갯짓이고 살며 가장 빛나는 날들이었다. 그 시절 사람들은 어쩌면 모두 거리에 핀 꽃들이었다.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유월은 나의 젊은 날이다. 지금도 하얀 꽃으로 피어나는 진한 그리움이다. 햇살 뜨거운 바람이 인다. 세월에 묻어둔 그 날들의 그리움이 나를 요동치게 한다. 그날 거리에서 외치던 젊은 청년 하나를 소환한다. 뒤돌아보면 왜 그리 아파했는지 아득하다. 그 날 이후 하늘의 해와 달은 수없이 지곤 했다. 어느 해는 비바람이 불었고 또 어느 해는 햇살 맑은 하늘이 이어졌다. 그사이 어떤 사람들은 덧없이 변해갔고 또 어떤 사람들은 일상의 고단한 어깨를 끌고 다녔다. 어쩌면 나는 그 젊은 시절 무엇을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그저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웃으며 사는 그런 세상을 그리워했다. 작은 소망이었다. 나에게 유월은 그런 것이었다. 유월의 하늘에 햇살이 저문다. 어지러운 현기증이 밀려온다. 이럴 때면 살며 자신을…
그냥이라는 말을 나는 참 많이 쓴다. 누가 무엇을 물었을 때 그냥 이라고 답하면 이유 따위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니 편하다. 어쩌면 이유를 장황하게 늘어놓고 싶지 않을 때 그냥 이라고 답하고 만다. 그냥이라는 말은 이렇게 무엇인가 귀찮을 때도 사용하고 마음이 아주 들떠 기분 좋을 때도 사용한다. 누군가가 그냥 좋아진다는 말이 얼마나 좋은가. 이유 없이 무조건, 모든 것이 좋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며칠 전 바닷가에 다녀왔다. 비오는 밤바다는 마음까지 촉촉이 적셔준다. 비를 맞고 서 있어도 마냥 좋다. 그냥 좋다. 누가 뭐가 그리 좋아서 비를 맞고 있느냐고 했다. 그냥 좋다고 했다. 구구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그 한마디로 답을 해결했다. 한동안 꽉 짜인 틀 속에서 말하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쌓여 있었다. 불쑥불쑥 훌쩍 어딘가로 떠나고 싶었었다. 짐을 챙길 것도 없이 읽을 책만 몇 권 챙겨서 차가 가는 곳으로 무조건 떠나고 싶었다. 그냥 떠나고 싶다는 말을 사람들은 의미 없는 말로 듣고 무심히 넘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현듯 그냥 이라는 말이 떠오를 때 나는 많이 지쳐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일을 해야 하고, 살림을 해야 하고 가족을 보살펴야하는 부동의 역할
충주시 엄정면에 있는 남편고향에 가려면 충주호 조정지 댐을 오른편으로 끼고 지난다. 그쯤가면 호수 옆에 있는 중앙탑 쪽으로 고개를 돌리게 된다. 탑은 손을 뻗으면 닿을만한 곳에서 유구한 세월동안 웅혼하게 서있다. 하지만 만나고갈 여유는 없는지라 늘 그리움으로 남겨두고 지나곤 한다. 올해도 산소를 돌보러 봄날아침에 그곳을 지났다. 비경을 넘어 몽환적 풍경인 그 구간을 지날 때 여전히 탑이 생각났지만, 호수를 끼고 아름드리 벚나무 사열을 받으며 페달을 밟는 멋스러움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지났다. 현란한 벚꽃터널을 지나 고불고불 회똘회똘 돌고 돌아 '중앙탑가든 휴게소'에 내려섰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주전부리를 시키면서 쉬어가곤 했는데, 오늘은 초로(初老)에 접어든 우리 둘만이 지나고 있다.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들었다. 나지막한 담장너머로 흐르는 호수를 바라본다. 강 건너편에 공군부대가 있고 그 옆으로 골프장이 보인다. 호수를 따라 오른쪽으로 휘돌면 탄금대가 있다. 그리고 골프장 남쪽으로 호수건너편에 천년세월을 넘기며 장구히 서있는 탑이 있다. 그날은 어스름할 때 시골집을 나서 그 구간을 지날 올 때였다. 왼쪽엔 검은 호수가 길게 누워있고, 푸른 달빛은 호
20세기 말 이후 줄곧 있었던 실화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이불에 오줌을 쌌다. 이불에 오줌을 쌌다고 아들이 아버지를 발로 걷어차고 개 패듯 했다. 또 병든 노부모를 요양원에 보내놓고 문안은커녕 전화도 하지 않는 자식이 있다 한다. 뿐만 아니라 늙은 부모를 여행시켜준다며 제주도 등 멀리 데려가 그곳에 버리고 돌아와 이사를 해 버리는 짓을, 그것도 부족해서 목을 조르고 폭행 죽여 유기를. 그런가 하면 부모가 자식을 밖으로 내 몰고 때리고, 굶겨 죽이고, 갓 태어난 아이를 비닐봉지에 싸 죽여 공중화장실에 버리고, 생후 9개월밖에 안 된 아이가 운다고 떼려 죽이고, 그런 일들이 비일 비재하다. 몸이 성치 않아 걸음도 잘 못 걷는 부모를 뒤에 세우고 개는 품에 않고 길을 걸으며 빨리 따라오지 않는다고 구박하는 며느리, 늙은 부모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고도 바쁘다는 핑계로 돌아 본척하지 않은 자식, 그런 사람들 적지 않는 세상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2001년에서 2014년 사이 총 126명 아이들이 부모 확대로 숨졌다고 한다.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것 또한 한해에 수십 명이라 한다. 그토록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버리고 자식이 부모를
며칠 전 청주시민들은 지역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을 것이다. 한범덕 청주시장이 청주의 아파트 공급량이 많지 않고, 앞으로도 꾸준히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청주의 가장 큰 문제가 아파트 공급이 너무 많아서 가격이 폭락하고 매매도 안 됨으로써 지역경제가 파탄 직전이라고 걱정하는데, 시장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전후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서 인터넷을 뒤져봤다. 지난 5월 27일 청주시의회서 도시건설위 박완희 의원이 "청주시는 2015년 10월 이후 43개월째 아파트 매매지수가 하락하고, 전국 최장기 미분양 특별관리지역"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8개 도시공원의 30%에 아파트를 1만 2000가구나 짓겠다는 계획이 온전한 것이냐"는 질문을 한 게 발단이었다. 이에 대해 한범덕 시장은 "민간공원 조성에 따른 공동주택 건립은 민간 사업자가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해 제안하는 사항"이라며 "민간공원 개발 추진 절차상 4~6년 후에나 입주할 수 있다. 청주시의 미분양 물량은 감소추세이고, 2025년까지 해마다 6000~1만 가구의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라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한 시장은 민
「며칠 전 산책길에 만났던 그녀입니다, 그날도 오늘처럼 저 멀리서부터 장미 향이 간질간질 다가왔었지요. 지난번 그녀가 입은 꽃무늬 레이스가 달린 원피스가 정말 아름다웠던 것을 기억하고 있거든요. 그런 그녀를 오늘도 만났다는 건 운명인 게 분명합니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머엉~ 멍멍! (안녕· 이렇게 또 만나다니 반가워. 우리 사귀어 볼까?)" "니아오 옹! (미친 거 아냐? 저리 가버려!)"」 우리 집 마당에서 키우는 강아지 이름은 '감자'랍니다. 가끔 혼자 나가 산책을 즐기다 오기도 합니다. 어느 날 감자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귀에 염증이 생겨 약을 사다 먹여봐도 잘 낫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어쩌면 마당에서 키운다고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라는 걸 감자에게 알려주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나는 감자라는 '아이'의 어머니로 불렸습니다. 한 번도 감자가 나를 엄마라고 부르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강아지가 사람대접을 받는 건지 내가 개 대접을 받은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딱히 나쁜 기분은 아니었지만, 어색한 기분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동물병원 옆 가게에서는 강아지 영양제와 사료 외에 여러 가지 들
내 의식 속에는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이 또렷하게 남아있다. 대여섯 살쯤이었던 것 같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란히 앉아 누가 더 좋으냐고 묻던 장면이다. 나는 엄마도 좋아하고 아빠도 좋아했는데 한 분만을 지목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곤 하였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버지가 좋다고 하고 동생은 엄마라 했다. 그러면 엄마는 나에게 여지없이 '콕'하고 군밤을 주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웃으시며 나와 동생을 쓰다듬어 주셨다. 그런 아버지가 좋은 건 사실이지만, 그 나이에도 아버지가 더 힘이 있어 보여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날도 두 분은 나와 동생에게 누가 더 좋으냐고 물으셨다. 그 나이에도 매번 아버지만 좋다고 하는 게 걸렸든지 아니면 어머니의 군밤을 피해 볼 요량이었는지 어머니가 더 좋다고 하였다. 그러고 나서 아버지의 무서워진 얼굴을 감당하지 못하고 울어버린 기억이 있다.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아버지는 내게 화를 내시는 분이 아니었는데 그날은 달랐다. 그 후로 눈치라는 것을 보게 되었고 머리를 굴려야 했던 것 같다. 아마도 내 인생 최초의 고민이 아니었나 싶다. 연년생인 두 아들은 붙임성이 있어서 인사도 잘하고 노래도 유난히 잘 불렀다. 지금
올해 여덟 살이 되어 초등학교에 입학한 둘째 아들의 꿈은 화가이다. 평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녀석인데 그날도 한참 그림을 그리다가 문득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해 왔다. "나는 나중에 커서 꼭 훌륭한 화가가 될 거야. 엄마는 커서 뭐가 될 거야." 학생 때만 듣던 '나중에 커서 뭐가 될 거냐'는 질문을 아들에게 받으니 순간 할 말을 잊게 된 나 대신 옆에서 듣고 있던 첫째가 바로 대꾸를 해줬다. "야 엄마는 이미 다 컸는데, 커서 되긴 뭐가 되." 두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항상 어른스러운 큰아이의 답변은 꼭 내가 할 대답이었다. 하지만 호기심 가득한 둘째의 물음에 난 뭐라도 장래희망을 하나 말해줘야 할 것 같은 생각에 우물쭈물했다. 그 사이 둘째 아이는 또 질문을 해 왔다. "엄마는 다 컸어. 그럼 뭐가 못 되는 거야. 엄마, 몇 살이면 다 큰 거예요." 연속되는 아이의 폭풍 질문에 난 대답을 찾지 못했고, 이번에도 큰 아이가 먼저 나서며 서른 살 정도면 다 큰 게 아니냐며 동의를 구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난 어쩐지 머릿속이 하얘졌다. 하지만 잠시 후 나는 아이들에게 "엄마도 그림을 좋아해서 나중에 크면 멋진 화가가 되고 싶으니…
중국고사(故事)에 당나라의 도림선사(道林禪師)와 백거이(白居易: 字-樂天, 號-香山)의 일화에서 인생의 진리를 엿볼 수 있습니다. 도림은 진망산(盡望山)소나무 위에 보금자리를 만들어 수행을 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유명한 시인이며, 높은 관직을 가진 백거이가 어느 날 도림이 수행하고 있는 나무 밑을 지나가다가 도림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 높은 곳에서 수행하고 있으면 불안하지 않습니까· 실수로 떨어지면 크게 다치지 않겠소" 도림은 웃음 띤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보다는 그 쪽이 훨씬 불안해 보입니다. 그렇게 계셔도 괜찮습니까·" 백거이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소나무 위에 있는 선사(禪師)보다 땅위에 있는 내가 더 위험하다고 하는 것은 선사는 이미 생명의 무상함과 변화가 많은 세속을 떠나 있지만, 나는 변화가 많은 세속에 있기 때문이다. 권력의 주변에는 항상 음모, 시기와 질투 등 위험한 요소가 많아서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뜻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에 백거이가 수도를 떠나 지방인 항주에 온 것도 권력투쟁을 피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당신이 더 위험하오."라고 말한 선사의 한 마디가 백거이의 가슴을 찌른 것입니다. "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다. 텃밭에 여러 종류의 채소를 심어놓고 비를 애타게 기다렸다. 꿀맛 같은 빗소리를 들으며 글공부를 하러 가는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도 가벼웠다. 언제 만나도 좋은 글동무들이 한 명 두 명 교실로 들어온다. 서로 인사를 나누는 목소리가 정겹다. 그 중에 동갑내기 문우 M의 목소리가 오늘따라 청량하게 들린다. 요양보호사로 취직하여 3개월의 수습 기간을 무사히 마쳤단다. 그 기념으로 회원들에게 점심을 산다고 하였다. "도와준 것도 없는데……."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나와 회원들은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와는 10여 년 전 방송대에서 선, 후배로 처음 만났다. 그리고 몇 년 후 글쓰기 모임에서 다시 만났다. 워낙 성격이 긍정적이고 리더십이 있어선지 재학시절에는 학회장을 맡기도 하였다. 장구도 잘 치고 민요도 잘 부른다. 또한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고 마라톤을 즐기는 스포츠 애호가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옆에만 있어도 에너지가 느껴진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여장부라는 애칭을 붙여주었다. '밥을 얻어먹는 사람도 행복하고 밥을 사는 사람은 더 행복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런 행복을 자신의 욕심
카페인은 '기회이자 위협(Opportunity and Threat)'이다. 하루 섭취 제한량을 넘기지 않는다면 여러 모로 유익하다. 문제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한 잔에 담긴 커피에 카페인이 어느 정도 들어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는데 있다. 12온스(약 360ml)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에 카페인이 150~250mg 들어있다는 식으로 정보가 모호하다. 성인들의 하루 카페인 섭취 제한량은 400mg이다. 흔히 하루에 커피 2~3잔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커피만 따져서는 안 된다. 카페인은 커피뿐 아니라 콜라와 초콜릿, 차, 에너지 음료 등에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대할 때 카페인이 어느 정도 들어 있을지를 가늠해보는 습관을 기르는 게 좋겠다. 커피 추출 조건에 따라 카페인이 들어 있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에스프레소가 드립커피보다 카페인의 함량이 높다"거나 "에스프레소보다 콜드브루(더치) 커피에 카페인이 훨씬 덜 들어 있다"는 식으로 단정할 순 없다. 편의점에서 파는 한 커피우유의 카페인 함량수치가 에너지음료의 4배에 육박한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찬물로 성분을 추출해 카페인 함량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콜드브루…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