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듣기 불편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쓰지 말아야겠다 싶은 말들이 몇 개 있다.(이건 지극히 내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1. 친하게 지냅시다. 개인적인 만남에서 친하게 지내자는 말을 듣는 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 경우라면 상호 공감대가 형성되거나 상대방과 더 친밀한 관계를 쌓고 싶은, 진정한 의미의 '친하게' 일 것이다. 반면 업무상 만나는 경우 이런 말을 듣게 되면 뭔지 모를 압박감이 느껴진다.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으로 던지는 그 한 마디가 '친하게'는 근처도 못가고 불편한 마음만 남게 된다. 이런저런 주제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면서 공감하고 공통점을 찾는 과정이 필요한데 어색한 만남과 단도직입적인 대화는 여전히 어렵다. #2. 조만간 밥 한 번 먹자. 한동안 '조만간'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할 때가 있었다. 친한 분들과 만나서 차라도 한 잔 하고 싶은데 일에, 가족에, 우선순위가 넘쳐나는 일들로 친한 사람들은 뒷전이 되던 때였다. 그러다보니 '조만간 밥 한 번 먹자'라는 말이 진심이 아닌 인사치레가 되어 상대방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 같은 불편함만 커지게 되었다. 게다가 그 이후 간신히 첩보작전을
가까운 사람과의 이별을 겪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리고 그 이별은 늘 마음 한 구석에 상흔(傷痕)이 되어 남아 있다가 어떤 계기가 되면 스믈스믈 기억을 타고 올라와 사람으로 주체할 수 없는 슬픔과 아쉬움으로 빠져들게 한다. 그러나 이별에는 천명(天命)에 의한 피할 수 없는 이별과, 개인적 원한이나 갈등에서 빚어진 불행한 이별이 있을 것이다. 특히 생각과 행동방식이 달라 갈등을 거쳐 이별하는 경우는 너무나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반드시 이별을 고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불의, 비정, 무관심 등의 어두운 그림자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끼어들면 헤어짐을 각오해야 하지 않을까? 삼국시대, 위(魏)나라에 관녕(管寗)과 화흠(華歆)이라는 두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어렸을 때 함께 공부하였지만, 성격은 크게 달랐다. 관영은 검소하고 학문을 즐겨 부귀에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화흠은 그렇지 않았다. 화흠은 한(漢)나라의 태수(太守)를 지내다가, 한때 오(吳)나라의 손책(孫策)의 휘하에서 일을 하였으며, 후에는 위나라의 조비(曹丕)를 도와 한나라를 찬탈하였다. 그러나 관녕은 위나라에서 내린 벼슬을 끝내 사양하였다. 하루는 두 사람이 밭에서 일을…
우리는 창씨개명(創氏改名)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 왔고 또 잘 알고 있지만 창지개명(創地改名) 이라고 하면 매우 생소하게 들릴 것이다. 일제가 처음부터 창씨개명 정책을 쓴 것은 아니었다. 1910년 한일합방 직후 일부 친일파 조선인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성명을 일본식으로 고치려고 하자, 민족의 차별화에 바탕을 둔 지배질서 유지를 통치목표로 하고 있던 조선총독부는 이를 막기 위해 을 시행하여 1939년까지 조선인이 일본식 성씨를 쓰는 것을 금지해 왔었다. 그러나 일제는 중일전쟁으로 인한 전시 동원 체제에 조선인들의 자발적 동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으로 내선일체가 강조되면서 급변하여 1939년 11월 10일 을 개정하여 조선인에게도 일본식 성씨를 쓰는 것을 허용하였다. 그러나 1940년 5월까지 창씨 신고 가구수가 7.6%에 불과하자, 1940년 2월 11일부터 창씨개명을 하지 않는 조선인에게 각종 불이익을 주는 등 반강제적인 방법으로 창씨 개명의 비율을 79.3%로 끌어올렸던 것이다. 이와같이 우리는 일제가 강제로 우리 민족이 수천년간 지켜 내려온 성을 바꾸고 일본식 이름으로 고치게 했다는 악랄함을 이야기하면서 치를 떨지만 사실은 이
'오월동주(吳越同舟)'란 손자병법의 구지(九地)에 나오는 유명한 고사가 아닌가. 적국이라도 살기 위해서는 같은 배를 타야 된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다. 춘추전국시대 오,월 두 나라는 본래 원수 국이었으나 초나라의 도전에는 힘을 모았던 것이다. 흔히들 국가 간에는 '영원한 적국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고 말한다. 원수처럼 싸우다가도 때로는 우방이 된다. 또는 맹방이었다가도 적국이 되는 경우도 있다. 고대 역사에 이런 사례는 수 없이 등장하고 있다. 고구려와 백제는 형제 국이나 다름없었다. 2천년 전 백제 시조 온조는 고구려에서 내려 와 위례성에 나라를 세우면서 의붓아버지 주몽(동명성왕)의 사당까지 세웠다. 그러나 국경분쟁으로 전쟁을 시작하고는 고구려 장수왕이 위례성으로 쳐들어와 개로왕을 참수했다. 웅진으로 내려 온 백제의 우방은 신라였다. 백제 동성왕과 신라 소지왕은 남하하는 고구려 세력을 저지하기 위해 힙을 합친다. 동성왕은 신라왕에게 자신이 시위가 되겠으니 공주를 달라고 간청했다. 신라로서도 고구려가 언제 서라벌까지 공격해 올지 몰랐기 때문에 환영했다. 신라왕은 왕족인 아찬 비지(比智)의 딸을 아름답게 장식하여 수 백명의 종자를 딸려 동성
이집트를 다녀온 적이 있다. 그리스 로마 문화에 익숙한 우리에게 이집트 문화는 생소했던 다양한 신들의 이름부터 꽉 막혔지만 그 새로움이 더 매력적인 곳이었다. 카이로 국립박물관, 룩소르 신전, 아부심벨 등 천년의 역사를 거슬러 오르내리며 가슴 뛰는 나날을 보냈었다. 시간이 흘러 정작 이집트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을 꼽으라면 바하리야 사막에서의 하룻밤이다. 사막이라고 하면 연갈색의 모래가 산처럼 쌓인 황금색 능선 위에 낙타와 터번 두른 상인이 길을 가는 장면이 펼쳐지지 않는가? 바하리야 사막은 내 머리 속의 장면을 바꿔 놓았다. 오아시스 마을에서 출발해서 4인 1조로 배두인 가이드의 차로 모래언덕 사막으로 향했다. 지프를 몰아 사막의 능선을 올라서더니 모래바람을 만들며 질주했고 언덕의 중턱에 세워 잠시 풍경을 감상할 시간을 주었을 때 바로 이게 사막이지 했다. 마치 우주에서 온 것 같은 돌멩이가 널려있던 흑사막, 반짝이는 크리스탈이 바위에 붙어있는 크리스탈 사막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백미는 백사막이었다. 모래 위에 내 키보다 한참이나 높은 새하얀 석회덩어리가 툭~ 솟아올라 엄마와 아기의 모습, 새, 버섯 모양 등으로 조각품 전시장…
지난 3월 말, 정부는 '주민이 중심이 되는 지방자치 구현'을 목표로 30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마련하여 국회에 제출했다. 이번 개정안은 현행 지방자치법에 부족했던 주민자치의 요소를 한층 강화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지방자치가 주민이 자신이 속한 지역의 일을 스스로 처리한다는 민주주의 근본 원칙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지방자치의 중심은 주민이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우리 지방자치 역사에서 보면 주민의 역할은 상당히 제한되어 왔다. 1988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이후 우리의 지방자치는 많은 발전을 이뤄왔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지방자치에 대한 실질적 효능감은 높지 못한 상황이다. 우리의 지방자치가 단체장과 지방의회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의 일을 결정하고 참여할 수 있는 주민자치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하였기 때문이다. 이제 주민은 초대된 손님이 아니라 주인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싶어한다. 4년에 한번씩 투표를 하고, 정책의 집행을 지켜보는 것에서 한 발 나아가 자신의 목소리가 직접 제도권 정책에 반영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선 지방행정에 대한 주민참여가 일상화되어야
"새벽이 오네요. 이제 가요. 당신은 나를 만난 적이 없어요." 뒤이어지는 가사는 잘 모른다. "새벽이 오네요. 이제 가요. 당신은 나를 만난 적이 없어요." 끈질기게 입안을 굴러다니는 이놈의 정체는 귀·벌·레. 이름이 귀벌레라고 귀에 사는 게 아닌 모양이다. 머리에 살고, 입안에 살면서 생각의 빈틈이 생겨 멍청해지길 기다리고 있다. 어떤 일에 바쁘거나 몰입해 있을 때는 죽은 듯 숨어 있다가 한숨 돌리고 쉬려 할 때, '이때다' 하고 달려들어 입안을 구른다. 오늘은 놈이 새로운 걸 물고 와 집요하게 나를 닦달한다. 아무래도 아침에 들었던 음악 때문에 나의 귀를 귀벌레가 점령했나 보다. 일어나자마자 습관처럼 켜 놓은 라디오에서 나온 노래이니 흘리듯 스쳐 지나는 음악에 제목이 무언지, 누가 불렀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오래전에 몇 번인가 들어본 적이 있는 정도다. "새벽이 오네요. 이제 가요. 당신은 나를 만난 적이 없어요." 이별한 남자의 아픈 넋두리인가. 마지막 밤을 함께 보내고 헤어져야 하는 연인. 이후에는 서로 모르는 사람이 된다는 건가, 만난 적이 없다는 건, 처음부터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자는 거겠지. 참 슬픈 일이겠다. "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은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구속을 비롯한 수사권은 물론 기소권까지 쥐고 있다. 그 막강한 권력으로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는커녕 침해한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검찰이 강도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경찰이 도둑질을 하는 것이나 비슷하지 않은가. 그런 일이 수십 년째 반복되고 있어도 우린 그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왜냐하면 강도에게 강도를 막아 달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도둑에게 도둑질을 하지 말라고 사정하면 들어주겠는가. 이런 현상이 바로 피의사실 공표죄다. 범죄혐의가 있어서 수사하는 사실을 외부에 흘리는 것이다. 우리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은 무죄추정이다. 모든 피의자는 확정판결을 받기까지는 죄가 없는 것으로 추정한다는 것이다. 무죄추정 원칙보다 중요한 것도 있다. 백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단 한 명의 무고한 시민의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범죄혐의가 아무리 농후하더라도 범인으로 추단해서는 안 되며, 피의사실을 흘려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원칙이 형사소송법에 명시되어 있음에도 수사기관은 피의사실을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식물은 대부분이 열대산입니다. 따라서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에 실내에서 키워야 합니다. 원산지로부터 멀리 떠나온 식물이 실내에서 잘 자라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를 적절히 제공해줘야 합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그 중 '햇빛'을 다루겠습니다. 먼저 식물을 기르면서 제공해주는 햇빛의 양을 '광량' 이라고 합니다. 이 '광량'은 크게 4종류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째, 차폐되지 않은 직사광선은 대부분 실내 식물에게 좋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한여름의 햇볕은 필요 이상으로 강렬합니다. 특히 겨울부터 봄까지 실내의 약한 햇빛에서 적응한 식물에게는 잎 끝이 타거나 탈색이 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확장이 돼있는 아파트의 경우 유리창에 자외선 차단 코팅이 돼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팅이 돼 있다면 창을 열어놓지 않는 이상 직사광선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한 광량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직사광선은 창문을 열어놓은 상태입니다. 대부분의 실내 식물은 직사광선을 쬐일 경우에 잎이 탄다거나 한 낮에 물을 줄 경우 토양의 온도가 너무 올라가 식물이 상할 우려가 있습니다. 단, 직사광선을 좋아하는 선인장 같은 다육식물 종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코스타리카 공화국의 고산지대에 '아즈텍'이라 불리는 개미가 살고 있다. 생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아즈텍 개미'는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 다른 종의 여왕개미들끼리 협력한다고 한다. 여왕개미 혼자 힘으로는 일개미들을 관리하고, 다른 개미들과의 전쟁에서 이기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종 여왕개미와 동맹을 맺어 주변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는다. 아즈텍 개미는 자연계에서 다른 종끼리 협력하는 유일한 사례로 꼽힌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혼자 힘으로는 어떤 일을 이루기 어려울 수 있지만, 협력을 통해 지속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 필자는 '아즈텍 개미' 사례가 자치분권 시대에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지방자치단체 간 상생협력이야 말로 지역발전의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지방자치는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지난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되고, 1995년 민선시대가 본격 시행된 이후, 지방자치단체들은 행정구역 내에서 주민수요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시책을 추진하면서 우리의 지역을 놀랍도록 발전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바로
천상낙원이 지상으로 내려앉는다면 이런 풍경일 것이다. 수목원에서는 걷는 내내 달달한 향이 났다. 이곳에는 학창 때 거닐던 교정도 있었고, 영화에서나 보았던 파라다이스가 존재하고 있었다. 이토록 크고 아름다운 정원에서 나는 한 마리 나비가 되어 산림치유를 하고 있다. 사시장철 꽃이 지지 않는 방초우거진 화원, 예사롭지 않은 수많은 수목에 레이더를 향한 두 눈은 풀도 꽃 같아 신비롭고 경이로웠다. 이곳은 천리포 수목원, 미국 펜실베이니아 출신의 푸른 눈을 가진 민 병갈 박사는 1962년에 부지를 매입하고 척박한 땅에 수목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18만평에 17,000분류군의 전 세계적인 수목을 식재하여 사계절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1979년 한국인으로 귀화한 그는 생태학을 연구하고 지식의 지평을 넓혀가며 해충과 싸우며 식물에 귀를 기울이며 철저한 관리와 계획으로 가꾸어 나갔다. 57년간 고난과 시련을 하늘의 선물로 받아들이며 전 세계 나무시장을 돌아다니며 이곳을 무릉도원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는 우리나라에 녹화사업과 생태학 학술연구에 크게 기여했다. 그가 세상을 떠났어도 이곳은 매순간 성장하며 변화하고 있었다. 큰 연못에는 가시연꽃이 고요히 수
한 달 전에 약속했던 골목 이웃들과 상주로 여름휴가를 다녀오기로 한 날이다. 밖에는 비가오고 있지만 날씨와 관계없이 진행한다는 약속을 했기에 준비를 하였다. 우리 여자들은 먹을거리 준비에 이른 아침부터 전화에 불이 났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한다는 계획이 뚜렷하게 없었기에 각자 집에 있는 것을 가져가자고 한다. 나는 직접 농사를 지은 깻잎과 김치, 마늘장아찌 등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남자들은 자기 몸 하나만 치장하면 되니 편하다. 그러나 여자들은 놀러 갈 때마다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게 여간 부담이 가는 게 아니다. 후텁지근한 날씨에 비는 오고 습기까지 많아 머리에서 땀이 뚝뚝 떨어진다. 준비한 음식을 가지고 허둥지둥 밖으로 나가니 일행이 모두 나와 있다. 다섯 가구 열 명이 성별로 두 대의 승용차에 나눠 타고 골목을 빠져나갔다. 드라이브는 오히려 비 올 때 운치가 더 있는 것 같다. 도시를 벗어나자 7월의 산야는 푸르게 푸르게 덧칠을 하고 수목은 선명하게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차 안에서 여자들의 즐거운 수다가 시작되었다. 우리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그동안 감추고 있던 비화에 박장대소하며 즐거운 시간을 이어갔다. 한 시간 조금 넘게 달려간
지난 5월에 성균관 유교문화 활성화사업단에서 시행하는"청소년인성교육"공모에서 전국 26개 향교·서원을 선정하였는데 충주향교는 3년째 연속하여 선정되었다. 세 명의 인성교육 자격강사가 충주남한강초등학교 교문을 들어서니 폐교된 학교처럼 조용하여 절간 같은 느낌을 받았다. 80년대 중반에 학생수가 3천명이나 되었던 과밀학교에 필자가 근무 할 때와는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낄 수 있었다. 한때는 충북에서 가장 큰 학교였는데, 도시 변두리에 아파트 단지가 생기면서 학생 수가 점차 감소하여 폐교절차를 밟고 있다. 중소도시까지 도심의 인구이동으로 공동화(空洞化)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도심의 큰 학교들은 건물과 운동장만 덩그러니 남겨두고 새로 생기는 아파트단지에 학교를 신설하고 있다. 저 출산으로 어린이는 줄어들고 노인인구는 늘어나는 역삼각형구조로 바뀌어 나라의 앞날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농산어촌의 인구감소로 70대가 마을의 청년회장을 맡고 있다니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던 인구정책이 무상(無常)하기만 하다. 베이비부머(baby boomer)세대인 58년생을 정점(頂點)으로 하향곡선을 그으며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출산장려 정책이 먹혀들지 않고
손녀가 밥 먹는 것을 보면 거의 전쟁 수준에 버금가는 식사 장면이다. 아빠는 달래고 엄마는 아이 입에 밥을 퍼 주며 공갈 반 협박 반이고 아이는 눈물 반 콧물 반으로 안 먹으려 기를 쓴다. 이렇게 커서야 밥에 대한 고마움을 알까나. 흔하디흔한 먹거리 중의 하나이며 오히려 다이어트를 하도록 유도하는 적대적 대상으로 인식하게 될까 염려된다. 사실 요즘 어른들도 밥이 하느님이다 라던가 밥심으로 산다 내지 먹성 좋은 머슴이 일도 잘 한다는 옛 속담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어렸을 적에는 쌀밥 한번 먹는 것이 소원이었다. 음력 6월이 생일인 동생이 부러웠던 것도 생일 맞은 동생만 하얀 쌀밥을 받기 때문이었다. 요즘 아주 어쩌다 보리밥 집에 갔을 때 '그래 이 맛이야'하며 어릴 적 보리밥 먹던 추억을 새기는 친구들은 딴 나라 사람이다. 허구한 날 주야장창 보리밥만 먹어보라. 지금도 보리밥 생각만 하면 진저리가 쳐지는데 추억 어린 음식 운운할 마음조차 생길리 만무하다. 대학시절 축제 때에는 같은 과 여학생들에게 얻은 구멍 난 스타킹으로 다리에 들러붙는 거머리를 막으며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김도 매고 피사리도 하며 논농사를 하였다. 벼는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거실 탁자에 바싹 마른 달팽이가 있다. 청미천을 돌아가던 중 풀밭에 뒹굴어 있는 것을 주워 왔다. 속은 텅 비고 껍질만 남았다. 나선형의 작은 집은 볼 때마다 생각이 많다. 서두르지 않고 살아 온 전적이 스쳐간다. 느리고 답답하다는 지탄도 받았을 것이다. 급하게 가는 남들과는 어울리지도 못하고 자기만의 속도를 굴리며 살아왔겠다. 남들보다 빠르지 못하다는 자괴도 많았을 텐데 아무리 속력을 낼지언정 속도 자체를 추월할 수는 없다고도 생각했을 것이다. 달팽이 악보는 안단테로 시작한다. 안단테는 음악적 용어인 빠르기표의 하나로 느리게 혹은 걸음걸이 정도라는 뜻이다. 악상 기호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갖는 거라면 다름 아닌 빠르기이고 연주에서 최고 효과를 낸다면 인생 또한 그 나아가는 속도와 향방이 중요하다. 달팽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느리고 차분한 뉘앙스라는 것은 언제 들어도 감동적이다. 말은 또 안단테라고 했지만 더구나 실제 그 이상 느린 것은 아닌가 싶지만 느린 만큼 빨라지는 걸 알기 때문에 굽힐 줄도 안다는 그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속도는 그렇더라도 안테나 같은 뿔을 세울법한데 있는 듯 없는 듯 묵묵한 기색이다. 투명한 껍데기에 힘을 주면 온 세
지난 주말 인천에 가서 군대 동기들을 만나고 왔다. 내가 인천까지 강의를 하러 가게 되어 갑자기 성사된 번개모임이었다. 군대 다녀온 게 언젠데 아직까지 군대 동기들은 만나고 있는지, 혹시 군생활을 장교로 복무했는지 물어보는 이가 있었다. 듣고 보니 그런 궁금증을 가질만도 하다. 나는 장교 출신은 아니지만 부사관 출신이라서 일반 현역병들보다는 군생활을 조금 길게 했다. 동기들과는 훈련소 수료 후 실무에 배치되기 전까지 무려 33주간을 같은 내무반에서 생활하며 교육을 받았다. 나를 비롯한 동기들 대부분은 의무복무기간을 채우고 바로 전역을 하거나 늦어도 3~4년 뒤에는 전역을 했다. 예닐곱 명 정도만이 평생 직업군인으로 살겠다며 계속 남아 있었는데, 이들도 최근 모두 전역을 했다. 군인의 정년이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들보다는 빠른 탓이다. 전역은 했지만 아직은 한창 일을 할 수 있는 나이다. 수명 100세 시대를 앞둔 세상에서 이제 겨우 절반을 살았을 뿐이다. 그러나 전역한 동기들은 대부분 일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연금도 쓸 만큼 나오고 있고, 30년 이상 고생했으면 됐지 무슨 일을 또 해야 되느냐는 생각인 것이다. 유독 한 친구만은 달
금년 초 제기된 손혜원 의원의 목포시 문화재 거리 부동산 투기 논란을 시작으로 공직자 이해충돌을 둘러싼 논란이 우리사회에 이슈화되고 있다. 공직자 이해충돌은 조직이나 개인이 공적 권한이나 직무수행 과정에서 조직이나 개인의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을 말한다(OECD 정의). 따라서 공직자 이해충돌이 적절히 통제되지 않으면, 직무수행의 공정성에 대대 의혹에 휩싸일 수 있고 부패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아직까지 이해충돌 방지법은 마련되지 않았다. 다만, 공직자윤리법 및 청탁금지법에 이행충돌 관련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나, 공직자가 직무수행 과정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이해충돌을 다루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청탁금지법 제정(2015.3.27) 당시 이해충돌 방지는 법안의 핵심이었지만, 국회 논의과정에서 이해충돌 방지는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하다는 이유로 제외시켰다. 최근 여러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되자 이해충돌 방지 규정을 도입하기 위해 다수의 법안이 발의되어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을 보면, 박영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원의 상임위 활동이나 예산안․법안 심사에서 이해충돌 발생하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는 공직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 목적과 사람들이 이룩할 수 있는 모든 선 가운데 최고는 행복"이며, 소포클레스는 "생각해 보게나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훌륭하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행복하게, 훌륭하게 살기 위해 이 땅에 존재하고 있다. 이렇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먹는 문제가 해결돼야하고, 건강해야 된다. 허균은 『도문대작(屠門大嚼)』 서문에 "식욕과 색욕은 본성이다(食色性也)"고 했다. 食慾과 色慾은 인간 본성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본성이다. 먹을 것이 많지 않았던 시절을 보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먹을거리가 없을 때, 인간은 가장 초라해진다는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관중은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알고, 입고 먹는 것이 넉넉해야 영예와 치욕을 알게 된다(倉廩實而知禮節, 衣食足而知榮辱)"고 했으며, 맹자 또한 "생계수단이 든든해야 마음도 든든해진다(恒有産 恒有心)"고 했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먼저 먹고 입는 것이 해결 돼야 한다. 그래야 양심과 인격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이는 존재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 된다. 人口와 食口라는 단어가 있다. 인구는 세상 사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더위로 지친 몸과 마음에 힐링이 필요한 요즘이다. 자연스럽게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 캠핑 등 시원한 계곡 이야기가 주요 화젯거리로 등장한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하천이나 계곡을 찾고자 한다면 꼭 챙겨봐야 할 몇 가지가 있다. 먼저, 물놀이 안전의 시작인 '구명조끼 착용'이다. 하천이나 계곡의 바닥은 평탄하지 않고 불규칙해 위험하기 때문에 어른과 어린이, 수영의 숙련도에 상관없이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 흔히 물놀이용품 중 에어보트, 각종 튜브가 물에서 나를 지켜줄 것이라 착각하지만 보트나 튜브 모두 균형이 무너져 뒤집히는 경우가 많아 수심이 깊거나 아이가 사용한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워터파크에서는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지만, 하천·계곡에서는 '괜찮다'는 안전 불감증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한다. 또한, 아이들만 물가에 방치할 경우 위급 상황에 대처가 늦어져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물놀이 중에는 반드시 아이와 함께하여야 하며 아이들만 보트나 튜브에 태워 물속에 있는 일이 없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음으로 물놀이에 앞서 준비운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물놀이 중 심장마비가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 속에서 인간은 주신(主神)인 '제우스'의 명을 받아 '프로메테우스'가 신의 형상을 본떠 물과 흙으로 빚어 만든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얼굴이 하늘을 향하도록 하는 등 나름 신경 써서 만들기는 했지만, 여러 가지 결점 때문에 제우스의 마음에는 그리 마땅찮았던 것 같다. 인간을 없애고 새로 만들고 싶어 했으니 말이다. 제우스의 마음에 들지 않던 불완전한 피조물에 프로메테우스는 제작자로서 연민의 정을 느꼈을까, 신들의 전유물이었던 불을 몰래 인간에게 건네주기에 이른다. 제물로 바쳐진 짐승의 할당 문제로 신들과 인간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을 때도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의 편을 들면서 제우스를 속이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되어 화가 난 제우스는 인간에게서 불을 빼앗아버리지만 프로메테우스는 불의 신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에서 불을 훔쳐 다시 인간에게 주게 되고, 이 일로 분노한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를 인간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코카서스 산 절벽에 쇠사슬로 묶어놓는다. 그리고 낮 동안 독수리가 그의 간을 쪼아 먹게 하는 벌을 내렸는데, 쪼아 먹힌 간은 밤새 회복되어 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계속하여 그 고통이 평생토록 되풀이되게…
아침 햇살이 안개를 걷어내고 창가에 와 앉아 있다. 발목 쌓이는 눈과 혹독한 추위가 없었던 지난겨울은 공인 중개사가 현장을 다니기에 좋은 날씨였다. 십여 년 전 이맘 때 쯤의 일이다. 무료히 앉아 있던 오후에 전화 음이 울렸다. 상대방이 "광고에 난 물건을 보고 싶다." 고 말 했다. 매도 의뢰 된 시내 큰 건물을 모(某) 일간지 광고란에 게재 하였는데 그것을 보았던 모양이다. 전화기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지긋한 연세인 것 같아 크게 기대는 안하고 간단한 설명만 드렸다. 그런데 매수의뢰를 해 오신 분은 종친회 회장님으로 이튿날 임원진을 대동하고 사무실로 오셨다. 나는 건물에 대한 구체적이고 자세한 현황과 전망을 이야기하고 현장 안내도 마쳤다. 그리고 며칠 후, 회의에서 의결이 되었다며 일을 진행하여 달라는 의사를 보내 왔다. 부담감이 크게 들었지만 일단 대답은 했다. 솔직히 말하면 문중의 일은 절차와 과정이 개인과 달리 복잡해서 남성 중개사들도 꺼려하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나는 내 생에 다시는 없을 기회라는 거를 직감 했고 한편으로 모험심이 발동하기도 하였다. 회장님에게는 지나온 중개업 생활 모두를 걸고 한번 해 보겠다고 이미 호언까지 해 버린 터였으니
며칠 동안 비가 내렸다. 삼복더위를 피해갈 수 있다는 얕은 생각에 내심 소나기를 반기기도 했다. 더 큰 이유는 조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파트의 저층인 우리 집은 베란다 바로 밑에 놀이터가 있고 그 옆에 담장을 사이에 두고 초등학교가 있다. 지하주차장으로 통하는 출입구도 있다. 매일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창밑 나무에서 매미라도 울어대는 날이면 귀에 솜뭉치라도 틀어막고 싶어진다. 비 오는 날이면 이 모든 소음이 빗속에 녹아내린다. 이런 날 창가에서 마시는 차 한 잔은 더할 나위 없는 명품의 삶을 선사한다. 바람에 베란다 구석에 세워 둔 나무판자가 넘어가 화분과 내 머리를 덮쳤지만 매일 시달리는 소음에 비한다면 넉넉히 참아줄만 했다. 우기의 날씨는 참으로 변덕스러워 거세게 빗줄기가 퍼붓다가도 금세 해가 들곤 했다. 이제 곧 무섭게 매미가 목청을 높일 것이다. 우리가 쉽게 버리는 빵 한 조각이나 쌀 한 줌이 누군가에겐 절실할 수도 있는 것처럼 매미의 삶에서 한줄기 햇살은 절박한 삶의 양분이 될지도 모른다. 빗속에서 폐지를 줍는 할머니를 만났다. 폐지를 수집하여 생계를 유지해 나가는 할머니의 고단한 삶이 울컥 목이 메게 한다. 내가 같잖게 여기던 햇살 한
요즈음 한국과 일본의 갈등을 보며 도대체 이 양국은 언제까지 싸워야 하는지 답답하기 짝이 없다. 가장 가까이 붙어살며 가장 치열하게 싸우는 나라가 한일 양국인 것 같다. 가장 많이 양국에 관광을 하며 물건도 서로 사주고 팔아주는 나라인데 싸움도 가장 많이 하는 나라가 한일 두 나라인 것이다. 물론 식민지배를 받은 나라이니까 당연히 감정이 잘 풀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언제까지 싸움만 하며 살수만은 없다고 보는데 잘 해결이 안되고 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끝났지만 한일 양국간의 감정은 골이 깊었다. 일본과 어업권을 놓고 바다에서도 충돌이 계속되었고 반일적인 감정의 이승만 정권은 일본 어선들을 나포하기도 하며 갈등의 골은 점점 더 깊어갔다. 한편 미국이 주도하여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세계대전이 끝나고 계속되는 국제적인 분쟁을 종식하려고 모든 나라들이 모여서 전쟁배상을 없애는 조약을 맺어 분쟁을 없애려는 노력을 하였으나 우리나라는 초대도 받지 못한 나라였다. 그러나 일본의 지정학적인 요충지로 본 미국이 미일 동맹(샌프란시스코 조약)을 맺는 등 일본을 패망국지위에서 동등한 국제적인 나라로 지위를 올려주자 아무런 보상을 받지못
충주 고미술거리는 38국도를 따라 형성된 충주 중앙탑면부터 앙성면까지 조성된 고미술 상가 밀집지구이다. 지난 20여 년간의 노력한 끝에 단순히 골동품만을 취급하는 상업지구가 아닌 문화지구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여기에서는 이미 많은 상인과 일반 대중이 만나고 있었다. 성공적인 거리 조성을 위하여 각종 지역예술인이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고미술 부흥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아간다면 보다 능동적인 거리문화가 조성될 수 있다. 이에 근래 제 2의 인사동거리로 인정받고 있는 충주 고미술거리의 활성화 방안에 대하여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 거리의 성공적인 조성을 위한 방향성을 마련한다. 거리 자체의 고유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정확한 포지션(position)이다. 주체성, 지속성, 상징성 등 3가지 요소를 명확하게 수립한다면 향후 이루어질 발전 사업에서 거리 고유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 먼저 주체성을 마련한다. 충주 고미술거리 조성을 위해서는 주민참여와 주민자치라는 기본적인 성격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 즉, 충주 고미술거리를 터전으로 삼고 있는 주민들의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가 절실하며, 외부 전문가도…
요즘 일본의 반도체 핵심재료 대한(對韓) 수출규제에 대한 문제가 신문이나 방송, SNS 등을 연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7월 1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의 명분이 겉으로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을 내세우고는 있으나 일제 강점기시대 강제징용피해자에 대한 우리나라 대법원의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나라 정부차원에서는 WTO 제소 검토와 함께 피해 최소화를 위하여 수입선 다변화와 국산화 등을 추진하고 있고, 민간차원에서는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不買運動)과 상인들의 판매중단 조치 등으로 일본에 대응하고 있다. 1965년 한일협정으로 국교가 정상화된 이후 한일관계(韓日關係)가 최악이라는 평가다. 이런 상황이 오게 된 것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두 나라 사이, 두 나라 국민들 사이의 모든 청구권이 소멸한 것인지에 대한 입장이 상반되기 때문이다. 일본 측은 1910년 한일병합 조약이 합법적이기 때문에 일제의 한반도 지배가 불법이 아니고 강제징용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도 필요없다는 주장인 반면, 우리 대법원은 강박(强迫)에 의하여 이루어진 원천무효인 조약이고 따라서 일제의 한반도 지배도 불법이기 때문에 강제징용피해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