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스 일어나 거실로 나와 소파에 기대앉았다. 남은 아침잠을 털어내기도 전에 남편이 주먹을 내민다. 가위바위보를 하고, 진 사람이 커피를 탄다. 가끔 이길 때도, 종종 질 때도 있지만, 남편이 무신경하게 제조한 커피 두 잔을 들고 오는 날이 더 많다. 커피를 타는 방식은 상대의 커피 취향은 상관없이 자기 본위다. 암묵적으로 합의된 건, 서로 만들어주는 커피에 대해서는 불평 없이 마시기다. 남편은 늘 알갱이 커피 한 스푼에 더운물 붓고 꿀 한번 쭈욱 짜 넣어 휘휘 저어 들고 와 한잔을 내민다. 꿀맛이다. 아니, 진짜 꿀맛이다. 어디서 들었는지 여의도에서는 출근하는 사람들이 아침에 꿀 커피를 그리 많이 마신다면서 나름 꿀 커피 제조자로서 자부심이 대단하다. 내가 커피를 탈 때는 캡슐커피 머신을 사용한다.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건 N사의 보라색 캡슐, 이름도 그럴듯한 '아르페지오'다. 캡슐이 '폭'하고 뚫리면서 '쪼로로록' 작은 잔을 채우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다. 크림색 크레마와 밤새 내려앉은 공기를 휘감는 향기는 더없이 훌륭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라는 '남이 타주는 커피' 한잔을 마시겠다고 아침마다 가위바위보에 목숨을 건
충북 사람들에게 청주공항은 여러 의미가 있다. 하나는 가까이 있어서 이용하기가 편리하다는 점이다. 청주에서 인천공항을 가기 위해서는 두 시간 남짓 버스를 타야 하지만 청주공항은 단 10분이면 갈 수 있다. 청주가 신행정수도권에 편입되어 관문 역할을 하는 것도 공항 덕분이다. 세종시에는 중앙부처가 거의 이전했고, 국회 분원 설치도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기능도 이전해야 비능률을 해소할 수 있다는 여론도 분출하고 있다, 이쯤 되면 세종시는 행정수도로서의 위상을 갖추 게 될 것이다.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도약하면 충북도 동반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관문이기 때문이다.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공항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청주공항이 한다. 관문 공항보다 중요한 게 KTX역인데 그것도 오송이 한다. 결국 충북은 행정수도 관문 역할을 다 하는 셈이다. 이런 것들이 청주공항으로 인한 장점들이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게 마련이다. 소음 공해가 가장 큰 문제다.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 나는 소음으로 사람은 물론 가축도 살 수 없다. 어느 정도로 심하냐 하면 가축이 임신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인(因)은 결과를 산출하는 내적·직접적 원인이며, 연(緣)은 결과의 산출을 도와주는 외적·간접적 원인이다."라고 백과사전에 적혀있다. 즉 여러 가지 원인 가운데 주된 것이 인이며 보조적인 것이 연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이 태어나서 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노년기에 접어든 요즘엔'사람의 인연이란 이미 정해져 있는가·'라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들 때가 있다. 혈연관계는 인위적으로 정할 수가 없지 않은가· 내 마음대로 정하거나 선택할 수 없는 것은 필연(必然)이라는 생각으로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맞추어 살아가야 되는 것 같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천명(天命)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누구나 살기 좋은 곳에 부자 집에 태어나길 원할 것이다. 성씨도 선택할 수 없고 부모 형제도 선택사항이 아니다. 이렇게 필연적인 인연은 타고난 운명으로 받아드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태어난 연월일시를 사주(四柱)라 하고, 사주의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여덟 자를 합쳐서 사주팔자(四柱八字)라 하고 그 사람의 운명을 사주풀이로 해석하고 있다. 이렇게 천명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으나 운명(運命)은 본인의 노력이나 현명한 선택으로 좋은 인연을 맺으며 성공
수요일은 회사에서 정한 가정의 날이라 한다. 그래서 웬만하면 저녁 식사를 같이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오늘도 일터에 나간 남편과 아들을 위하여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날이 어둑해져도 남편이 귀가하지 않아 걱정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남편의 손엔 커다란 비닐봉지 서너 개가 들려있었다. 그게 뭐냐고 묻는 내게 남편은 흙의 선물이라며 밭에 갔다 왔다고 한다. "이렇게 많이 따왔어, 이걸 다 어떻게 먹으라고·" "이웃과 나눠 먹어." 나는 많은 채소를 보고 반갑기보다는 처리가 더 걱정이었다. 고추는 먹음직스럽고 깨끗했지만 쌈 채소는 가뭄이 심해선지 제대로 자라지도 않아 쪼글쪼글해진 이파리 모양을 하고 있다. 게다가 잠깐 지나가듯 왔던 비 때문인지 이파리마다 흙이 묻어있었다. 헝클어져 볼품없고 제멋대로인 채소를 어떻게 이웃과 나눠 먹느냐며 남편에게 짜증을 부리고 밖에 내다 놓았다. 하지만 마음은 저녁시간 내내 대문 밖의 채소 보따리에 가 있는 나를 발견한다. 집 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하고 푸대접을 받은 채소가 무슨 잘못인가 싶어 가지고 들어왔다. 생각해보면
실내 식물을 건강하고 윤이 나는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습도조절이 필요합니다. 다행히도 일반적인 식물은 실내 습도 범위에서 잘 적응하지만 약간의 관리를 더 한다면 식물이 아주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선인장과 다육식물은 건조한 환경(물을 주고 빠르게 마를 수 있는 환경)에서 잘 적응하는 반면 대부분의 열대-아열대 산 식물은 높은 습도를 선호합니다. 실내 습도와 관련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냉난방 기구에 의한 습도 변화일 것입니다. 냉난방기를 통해 온도를 조절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습도가 내려가기 때문에 대부분의 식물에 좋지 않습니다. 약 80~90%의 습도는 열대기후에서 볼 수 있는 습도로 온난한 기후에서는 보기 어려움. 우리나라에서는 하우스에서 볼 수 있는 습도로 잎이 풍성하고 꽃이 큰 열대식물 들이 잘 자라는 습도입니다. 현실적으로 맞추기 쉽지 않은 습도입니다. 60~80%의 습도 역시 실내에서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의 습도이지만 특정식물(틸란드시아)와 같은 높은 습도를 요구로 하는 식물에는 필수적인 수준입니다. 40~60%의 습도는 장마철이나 여름철의 일반적인 실내의 습도이며 이 수준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데 휴일날 방구석에서 책과 컴과 씨름하고 있는 내가 처량해 보이는지, 또 아내는 솔잎을 따러 가잔다. 어디론가 바람 쐬러 가는 것에 재미를 붙였나 보다. 양성산에 가면 조선 소나무가 많다며 할일이 많은 나를 보챈다. 머리가 아프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에 따라 나섰다. 불당골 양성산 입구에 이르자 차들이 꽉 들어 차있었다. 아내는 조선 솔이 많은 곳을 보아 두었는지 초입으로 들어섰다. 뙤약볕으로 그렇게 더운 날씨인데도 산에 오르자, 울창한 수림에 가린 그늘 속을 걸으니 시원하기 그지없다. 싱그러운 신록이 내 마음을 반겨 주며, 산속에서 품어 나오는 음이온이 내 머리를 식혀 주곤 했다. 청주 근교 산중에서 양성산 만큼 울창한 수림과 주변 경관이 좋은 산이 없어 나는 가끔 이 산을 찾는다. 늘상 아쉬움을 갖는 것은 시내에 인접한 우암산의 몰골이다. 나무도 별로 없고 계단들은 왜 그리 많이 만들어 놨는지, 길도 많고 먼지 나는 바닥이라 걷기 불편하여 호젓하고 솔향기 짙은 산성을 가든지 양성산을 찾게 된다. 양성산 중턱에 이르자 아름다운 대청호반이 눈앞에 들어 왔다. 그림같이 펼쳐진 대청호수의 풍경과 산허리의 초록빛…
'오빠생각' 동요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이후 궁핍한 시절을 통과하면서 가슴 울렸던 동요이다. 필자 또한 '오빠생각' 동요를 하모니카로 연주하면서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기럭 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귀뚤 귀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최근 단톡방 필자 글에 여성 한 분이 "힘내세요! 오빠! 멋있당!"이라는 답 글에 '오빠생각' 동요를 들어보았다. 역시 가슴을 적시게 만드는 곡이다. "21세기는 authority(權威)해체 시대이며 저자가 죽는 시대이다. 견고한 근대 방식을 흐물흐물하게 해체하는 시대, 10진법이 아니라 전기 신호로 작동되는 2진법 시대에 잘 어울리는 호칭 중 하나가 '오빠'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건조한 반도체와 같은 접속이 아니라 촉촉한 skinship이 있는 접촉이라는 내포된 의미를 갖고 있어 듣기 좋은 호칭이다"고 화답(和答)했다. 컴퓨터는 on/off라는 전기 신호로 작동되며, 이를 2진법 디지털이라 한다. 디지털 세상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최근 일본에 대한 '혐일 감정'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것 같다. 일본기업들에 대한 불매가 줄을 잇고 있고 그 덕분에 문을 닫는 업체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가까운 나라이지만 이렇게 멀어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얼마전 광복절이었다. 순국선열들과 애국지사들의 노력으로 되찾은 날이 겹쳐진 만큼 일본에 대한 불매와 불신은 점점 더 거세지는 느낌이다. 얼마전 1945년 해방당시의 정황을 적은 글을 본 적이 있었다. 매우 흥미로운 글이었다. 8월 15일 당시의 상황은 지극히 평화로웠다고 한다. 히로히토 일왕의 항복 선언문을 읽는 와중에도 음질이 좋지않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라디오라는 물건이 보급이 많이 되지 않았던 상황이라 당시 소식을 접하는 사람들이 매우 적었고, 35년 이란 긴 세월 일제 치하에 있다보니 히로히토 일왕의 항복선언이 무엇인가하여 어안이 벙벙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그 다음날 8월 16일 독립투사들이 풀려나고 일본이 물러간다는 소식이 파다하게 퍼져 드디어 조선이 독립을 이루었다는 감격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조선에서 태어난 일본인 2세들은 '조선과 일본은 같은 나라인데 왜 일
급하게 길을 나섰더니 그날따라 차가 밀려 자칫 약속 시간에 늦지나 않을까 애가 탄다. 우회전으로 나가야 하는 길은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 다만 앞차의 꽁무니를 놓치지 않고 나갈 때만 바라고 있다. 네거리에 다다라 바야흐로 우회전을 받을 순간인데 휑하고 차가 달려들더니 순식간에 끼어든다. 얼마나 급하게 닥쳤는지 백미러에도 잡히지 않았다. 자칫 받힐까 놀라 화들짝 브레이크를 밟게 만드는 짓거리가 참 밉다. 급한 사람이 자기만 있을까만 고맙다는 사인도 없는 것을 보면 평소 새치기를 습관처럼 하나 보다. 이렇게 칼치기 하는 사람은 정작 다른 사람에게는 죽어도 양보를 안 하더라. 참으로 무례하고도 염치를 모르는 사람이다. 손녀를 위하여 아파트 출입문을 열고 기다리는데 아이 뒤에서 치마 바람을 일으키며 쏙 들어오는 여자를 보니 이도 고약하다. 당연한 듯 고개를 빳빳히 쳐들고 들어오는 모양새가 예의도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데 지인의 말을 들으니 이 정도는 오히려 약과다.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를 꺼내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바로 옆에 있던 여학생이 청량음료 병을 쏙 꺼내들더란다. 가히 뻔뻔함의 극치요, 참 얌체 같은 사람이다. 그러면 얌체의 뜻은 무얼까.
녹두에 벌레가 났다. 바글바글하니 구멍 뚫린 것은 골라내고 맷돌에 타는 중이다. 행주로 닦은 뒤 녹두를 넣고 돌리면 들들들 소리와 함께 좌르르 쏟아진다. 물에 불렸다가 몇 번 행구면 껍질은 떠내려가고 하얀 속살만 남는다. 그것을 쌀과 함께 갈아서 녹두전을 부쳐 내는 것이다. 가끔 그렇게 쓰다 보면 참 못도 생겼다. 어처구니를 받친 쇠는 빨갛게 녹이 나고 입가에는 세월이 더께로 앉았다. 울퉁불퉁 얽은 두 개의 돌은 또 여간 흉하지 않다. 예쁜 구석은 약에 쓰려도 없으나 우르릉 우르릉 천둥 같은 소리가 날 때는 하늘이 지나가곤 했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다가 한여름 벌레가 나면 생각난 듯 쓰는데 오롯한 기분이다. 내가 타는 녹두 역시 바람과 천둥소리 듣고 자랐다. 낟알 하나에 깃든 자연의 섭리가 새롭다. 덩치에 비해 들들들 울리기만 해서 대화도 가능하다. 올케와 시누이, 형님과 아시동서가 맞잡고 돌리면 여느 때와는 달리 친근한 모습으로 비친다. 껄끄러운 사이도 느긋해질만한 정경이었던 것. 맷돌은 암 맷돌과 숫 맷돌과 어처구니로 된 오래 전의 주방기구로 볼 수 있다. 어처구니는 흔히들 어처구니가 없다고 하는 그것으로 맷돌의 손잡이다. 다 준비해 놓고
할아버지의 시선이 한 곳에 머물고 있었다. 그 시선이 머무는 곳을 따라가 보니 거기에는 불판 위에 맛있게 구워진 고기가 있었다. 젊은 손님들이 먹고 있는 고기였다. 내가 보기에도 고기는 참 먹음직스럽게 구워져 있었다. 무슨 궂은 일을 하시는 지 입고 계신 작업복은 지저분해 보였고, 까만 얼굴에 비쩍 마른 체형이셨다. 식당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자판기 커피를 드시러 잠깐 들어오신 모양이다. 커피가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할아버지는 젊은 손님들이 먹고 있는 고기에 눈길을 주고 계셨다. 저녁 8시가 넘었는데 아직까지 작업복 차림인 걸 보면 퇴근도 못하신 거 같았다. 퇴근한 아내가 오늘은 직장에서의 일이 너무 힘들었다며, 저녁준비에 대한 파업을 선언하고 외식을 감행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집근처 식당을 찾았다.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자판기 옆에 서 계신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무안해하실 것 같아서 얼굴을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나이는 꽤 들어 보였다. '혹시 폐지 줍는 분인가' 하는 생각에 나오면서 주변을 둘러봐도 폐지를 실은 리어카는 보이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도로 경계석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할아버지를 뒤로 하고 오면서…
요즈음 주위의 지인들이나 모임의 대화에서 TV를 보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뉴스도 믿을 수도 없고 싸움질로 점철된 정치권 뉴스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는게 이유다. 아니 그것보다는 정의가 사라진 말도 안되는 정치평론에 신물이 난 사람들이 결국 TV를 외면하게된 것이 아닌가 싶다. 사라진 시청률 때문에 광고가 줄고 적자투성이의 공영방송은 지방사 통합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우리지역의 mbc. KBS가 모두 통합되는 현 상황을 우리는 보고있지 않은가· mbc는 청주,충주방송국에서 이미 mbc충북으로 통합이 완료되고 KBS는 충주방송국을 없애고 청주총국으로 흡수통합을 추진 중이다. TV에서 등을 돌린 결과가 지방에서 제일 먼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등을 돌린 TV에서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은 본다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 여기저기 지인들의 사무실이나 점포에서도 자연인의 재방은 많이 눈에 띄인다. 그 프로그램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일단 싸우는 장면이 안 나온다. 급한 것도 없다. 나물이나 버섯을 채취하다가도 그날 먹을 만큼 땄으면 그만 중단하고 반찬도 그날그날 딴 것으로 대충 만들어 만족하며 맛있게…
기후 변화의 영향 때문일까, 가뭄, 장마, 혹서, 지진, 태풍, 산불 등 예상하지 못한 재해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 봄 식목일 전날, 강원도 산불 소식이 전국을 강타했다. 화마는 고성, 강릉, 속초 등 동해안 지역 530ha(160만평)의 산림과 주택, 건물을 잿더미로 휩쓸고 갔다. 봄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일어나는 이곳의 산불은 국지적인 바람 '양강지풍'의 위력 때문이란다. 전국의 헬기가 뜨고 소방차가 동원 되었지만 바람의 세기가 나무를 쓰러뜨릴 수 있다는 산불은 삽시간에 번져 나갔다. 영농 철을 맞은 농가에 더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수많은 동물의 희생도 컸다고 한다. 자연의 재해 앞에 인간의 한계를 보았다. 처참한 화재현장에는 어느 불구덩이에서 나왔는지 누렁이 큰 소의 등이 반쯤이나 검게 그을린 채 그렁그렁한 큰 눈을 더 크게 뜨고 두리번거리고, 온몸이 숯 검정이가 되다 시피 한 개 한 마리는 자기를 구해준 소방대원의 주위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겉 잡 을 수 없는 불길은 4만수 이상의 가축에게 피해를 입히고, 오천 마리가 넘는 동물은 진료 중 이라고 한다. 언젠가 일상을 함께하던 동물을 떠나보내는 사람의 정에 관한기사를 본적이 있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뇌졸중은 '혈관성 원인에 의해 24시간 이상 지속하거나 사망을 초래하는 갑자기 발생하는 국소 혹은 전반적 뇌기능의 장애를 보이는 임상징후'라고 정의한다. 고래로 한방에서는 '중풍(中風)'이라 불렸고, 서양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갑자기 발생하는 마비'라고 하였는데 '벼락을 치듯 갑자기 증상이 나타난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허혈뇌졸중인 뇌경색(cerebral infarction)과 뇌혈관이 터지는 출혈뇌졸중(cerebral hemorrhage)으로 크게 나뉘는데, 뇌경색은 다시 두개 바깥동맥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 뇌내동맥의 혈전에 의한 뇌경색과 우리 몸의 여러 혈관 벽에서 만들어진 혈전이 떨어져 혈관을 타고 떠돌아다니는 색전이 뇌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뇌색전증에 의한 뇌경색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또한 뇌혈관이 파열되어 뇌세포 주변으로 혈액이 고여 혈종이 형성되면 정상적인 뇌신경을 압박하는 뇌내출혈과, 뇌를 싸고 있는 거미막 아래, 뇌척수액이 있는 공간에 국한하여 출혈이 있는 지주막하출혈이 뇌출혈의 대표적인 예다. 특히 지주막하출혈은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고 극심한 두통, 구토, 의식
초등학교 4학년 때이다. 학교에선 가을 운동회를 위하여 여러 가지 종목을 준비시키느라 몹시 분주했다. 아이들은 힘들어도 다가올 운동회 날을 기대하면서 열심히 연습했다. 선생님께서 운동회 날은 운동복을 제대로 갖춰 입고 오라고 말씀했었다. 이 내용을 어머니한테 말씀드리자 당시 고무줄을 넣어 입고 다니던 검정색 팬티를 운동복 대용으로 입으라 했다. 누가 봐도 그것이 팬티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도 말이다. 나는 당황해서 "안 돼, 선생님이 꼭 운동복을 입고 오라고 하셨어."하고 얼떨결에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자 어머닌 괜찮다고 나를 달랬다. 나는 그 옷이 영 마음에 안 들었지만 어머니 뜻을 거역할 수 없었다. 운동회복장 문제로 그토록 기다리던 운동회 날이 다가오는 것이 오히려 두렵기만 했다. 엄마에게 다시한번 운동복을 사 달라고 졸라보고도 싶었지만 그냥 포기했다. 운동회 날 아침이 되었다. 엄마가 입으라고 내 놓은 검은 색 팬티를 바라보며 난 정말 울고 싶었다. 그러나 간신히 울음을 참으며 집을 나섰다. 집에서 학교로 가는 길에 우리 반 친구들을 만날까봐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가는 내 마음은 천리나 걷는 듯 발길이 무거웠다. 모든 사람
오늘날 의료 기술의 발달과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만 65세 이상)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오는 2026년에는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여러 문제 중 건강에 대한 문제는 노년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본이 되기 때문에 좀 더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노년기 건강 문제 중 구강 건강은 단순히 음식을 잘 씹어 식사를 한다는 차원의 의미를 넘어 전신적인 건강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구강질환의 대표적인 치주 질환은 충치(치아우식증)와 더불어 치아 상실의 주원인이 된다. 치주 질환은 구강 내 세균에 의해 치아를 둘러싼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하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치주 질환으로 인한 치아 상실이 크게 증가한다. 치주 질환은 노인인구의 대부분이 겪는 흔한 질병이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고 치아를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치주 질환으로 인한 치아의 상실은 우리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노년기 치아의 상실은 부정확한 발음과 외모 변화에 영향을 미치므로 대인관계 및 원활한
매미에게 허락된 바깥세상 구경시간은 보통 10여일 정도로 아주 짧다. 요즘, 사무실 창문너머에서 들려오는 매미들의 노래 소리가 유난히 요란스럽게 들린다. 후손(後孫)을 남기고 대(代)를 이어가야 하는 기본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양이다. 이렇듯 한 마리의 매미는 사라지지만 그 후손들은 나무와 땅속에서 몇 년 후의 뜨거운 여름을 기약하게 될 것이다. 입추(立秋)가 지난 것도 이미 2주 전이다. 이 번 여름에는 커다란 태풍이나 기상이변이 발생한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곡식이나 과일들이 여느 해보다 풍작을 이룰 전망이란다. 다행스러운 소식이다. 기후여건이 좋았던 탓도 있겠지만 농작물 한 포기 마다 들어간 농민들의 정성이 만들어 낸 것이기에 그 정성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렇게 자연은 시간을 먹고 순환하고 있다. 어제처럼 느껴졌던 2019년의 시작도 벌써 결실의 계절인 가을로 접어들고 있는데, 대풍(大豐)을 고대하고 있는 농민들의 얼굴마저도 그늘지게 할 소식들만이 들려온다. 일본의 반도체 핵심재료 대한(對韓) 수출규제, 트럼프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규모 확대 압박, 중국과 러시아의 미국 중거리미사일 아시아 배치계획에 대한…
불면증으로 동네 한의원을 찾았다. 진료 카드를 작성하라는 간호사 말에 제시된 내용에 따라 인적 사항과 증세를 자세히 적어냈다. 잠시 후 간호사 호출로 원장실에 들어서자 사십 대 초반의 한의사가 대뜸 이런 말을 건네 온다. " 성격이 매우 활달하시나, 예리하고 완벽을 추구 하시겠어요." 라는 말에 처음엔 그 말의 의미를 몰라 잠시 어리둥절했다. 그러자 그는 재차" 성품이 너무 곧아 불면증이 온 것입니다." 라고 일침을 가한다. 그 말에 의문을 품고 어찌 나의 성격을 잘 아느냐고 묻자 그는 글씨체만 봐도 대략 성격을 맞춘다는 말을 하였다. 그런 한의사 말에, '이 양반 심리학도 전공을 했나·' 라는 생각에 잠겼다. 이 때 그는 다시 입을 열어, " 마음의 병이 모든 만병의 근원이란 뜻입니다." 라고 말을 한다. 그러고 보니 그의 말이 어느 정도 맞는 성 싶다. 완벽까지는 아니어도 원칙을 벗어난 삶을 용납 못해온 게 사실이다. 매사 헛발질 하는 것을 경계해왔다. 무엇보다 그동안 버거운 삶에 짓눌려 어느 사이 가슴도 삭막해졌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봄 날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희열에 들떴다. 백화점에서 앙증맞고 예쁜 그릇들을 보면…
"가끔 나의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 "내 주변 사람들은 어떨까?"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일까?"라는 생각들을 가끔 해보곤 한다. 가까운 가족들부터 친인척, 직원, 친구들, 지인 등 인간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가끔은 "왜 이렇게까지 할까"라는 의문을 갖기도 한다. 사실 요즘 들어 부쩍 마음에 상처를 조금 받았나 보다. 선심이란 선량한 마음, 남에게 베푸는 후한 마음, 자기 스스로와 남에게 부끄러움,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 없는 마음 등이 '선심'이라고 사전에는 나와 있다. 사전정보와 같이 필자는 남에게 베푸는 후한 마음까지는 아니지만, 진심으로 주변 사람과 함께 동행하길 원하며, 같이 잘되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과 같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생각하기도 싫은 상황들도 많이 있다. 받길 원하고 선심을 베푸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 뻔뻔한 사람들이 많다. 처음에는 고마움이 당연한 것으로 바뀌고 당연한 마음이 섭섭함으로 바뀌는 상황이 당연한 것처럼 바뀌는 상황을 겪곤 한다. 적어도 양심과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면 첫 만남에 호감을 많이 얻는다. 호감을 갖고 연락을 자주 하는 지인 중에 사실 받고 싶지
복지 서비스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주관기관으로는 국가, 각 지방단체, 다수의 민간단체들이 있다.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따라서도 상당히 많은 종류의 서비스가 지원이 되는데 아동·노인·부녀·가족·장애인 복지 등 그 외에도 여러 제도가 있지만 수혜 대상의 우선은 대부분 취약계층에 있는 사람들이다. 보건소의 방문건강관리 서비스도 그 많은 서비스들 중 하나로, 기초 건강 체크 및 식생활 습관, 운동 생활, 건강 문제 상담 및 관리, 복지 연계 서비스 등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주기적인 가정방문을 통해 건강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고 연계 가능한 기관들과의 상호 협조로 일상생활 여건 개선에도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방문간호사들이 전문적인 지식과 다양한 임상경험, 방문간호 경력을 바탕으로 관리 대상자들의 신체나 심리, 정서적 상태에 대한 정확한 스크리닝으로 문제해결이나 문제 인식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방문간호 서비스에서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복지 서비스 연계라고 볼 수 있는데 요즘 방문을 하다 보면 서비스가 과하게 중복되고 편중되는 현상을 종종 보게 된다. 게다가 민간단체들의 각종 서비스 사업이 더해지면서 서비스…
해와 하늘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달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 밤새 울었다. 이 세상 모든 시 가운데서 이처럼 끔찍하고 전율을 느끼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시조 보다 짧은 39자의 이 5행시가 터뜨리는 폭탄과도 같은 엄청난 공포와 몸서리 쳐지는 충격은 달리 없을 것이었다. 아무리 자신이 저주 받은 병, 이른바 천형天刑의 죄라 일컫는 문둥병에 걸렸다 할지라도 또 그 병을 치유하는 유일한 방법이라 할지라도 달 밝은 밤 보리밭에 숨어서 철없는 어린애를 납치 해다가 참아 인간으로는 할 수 없는 짓, 간을 빼먹고 스스로 가슴치고 한탄하며 밤새워 울음 터뜨리는 문둥이의 탄식, 이보다 처연한 것이 또 어디 있을까. 서정주의 「문둥이」의 마지막 구절 「꽃처럼 붉은 울음 밤새 울었다.」는 이 시의 절창이었다. 그와 크게 대비되는 소박한 예도 있다. 아주 평범하고 성실한 이름 없는 젊은 농부가 느닷없이 문둥병에 걸려 도저히 고향에서 살 수 없어 눈물을 머금고 울며 매달리는 가족을 뿌리치고 집을 떠났다. 그 후 본인은 두말 할 것도 없고 모든 가족에게 피눈물 나는 세월이었다. 굶주림, 이웃들로부터의 참을 수 없는 냉대, 멸시, 따돌림 심지어는…
공연장에 울려 퍼지는 성악가의 목소리가 비 온 뒤 반짝 빛나는 햇살처럼 싱그럽다. 지휘자의 손짓으로 출연자와 관객이 함께 만들어내는 마력이 공연장을 가득 메운다. 음악으로 소통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브라보"를 외치는 소리와 함께 전해진다.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삶의 여유로움. 오선지에 그려진 음표처럼 가끔은 반 박자 쉬어가며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느긋함이 보인다. 때로는 알레그로로 또 가끔은 안단테로 더없이 버거운 날은 아다지오로 걸어가는 삶이 우리의 인생은 아닐는지. 공연 시작 전, 같이 온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삶의 모습도 다양하다. 공연장을 들어서는 모습에서도 살아가는 삶이 보인다. 여느 사람들과는 달리 세 사람이 함께 입장하는 모습에 눈길이 간다. 아들 내외로 보이는 사람이 어머니의 팔을 양쪽에서 붙잡고 들어섰다. 어머니는 앞이 보이지 않는 듯 검은 안경을 쓰고 계셨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머니가 공연을 볼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당황했다. 만일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내가 어머니와 같이 몸이 불편한 상황이라면, 또 아들 내외와 같이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모실 경우라면. 이제까지
검찰 공안부가 없어졌다는 소식이다. 이 소식을 들으면서 세 가지 궁금증이 들었다. 우선은 간첩이 없는 것이냐는 궁금증이다. 그렇다면 이 보다 다행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심지어 기업이나 단체 간에도 정보전쟁이 치열한데 국가 간에 정보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만약 그렇다면 태평성대가 분명하다. 문제는 대한민국은 유일한 분단국가이고, 아직도 종전이 안된 상태라는 사실이다. 휴전 중인 국가에서 적의 동향을 탐지하기 위해 간첩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실제로 북한은 적화통일을 하기 위해 핵을 개발하고 있으며, 그 핵을 운반할 미사일을 배치하기 위해 발사시험도 하고 있다. 그런 북한이 남한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첩자를 남파할 것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간첩이 없을 것이라는 상상은 비현실적이라고 결론 낼 수 있다. 어떤 식으로든지 간첩은 파견할 것이고, 그 간첩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의 비밀을 탐지하기 위해 노력할 게 분명하다. 만약 내가 김정은이라면 무엇을 알고 싶을까· 무엇보다 대통령 국방장관 합참의장 등 요인들의 동정이 궁금할 것이다. 이들의 동향을 정확히 탐지
나이 든 사람은 좋아하는데, 식감이 물컹물컹해서 싫다고 하는 이들도 많다. 그중의 하나가 가지(茄ㆍ茄子ㆍ茄蔕)나물이다. 가지는 생강과 참기름과 식초와 간장과 함께 볶으면 밥반찬으로 좋다. 비타민 A, B1, B2, C와 지방단백질 등이 다량함유되어 있다. 1kg의 가지 속에는 비타민 P가 7200mg 들어있고, 비타민 P는 인체 세포간의 점착력을 증강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주며 모세혈관의 견인성을 유지시킨다고 미국 의학계에서 연구됐다. 가지는 인도차이나반도가 원산지인 열대 채소다. 아라비아와 페르시아를 통해 13세기에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전해졌으나, 17세기 이후 유럽 남부에서 이용하게 됐다. 중국을 통해 삼국시대에 우리나라로 전래했다고 알려진다. 열대지역에는 여러해살이풀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한해살이풀이다. 서양에서는 가지를 Eggplant라 부르는데, 우리나라 가지와 비교하면 길이는 더 짧고 둥그런 달걀 모양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색깔도 자주색 외에 희거나 노랗기도 하다. 중국 당나라의 진장기가 741년 편찬한《본초십유》에는 "당나라 이전부터 곤륜자과(崑崙紫瓜)라고 했다." 이 명칭은 티베트 쿤룬(崑崙) 지역에 자라는 자주색…
부여 부소산의 낙화암에서 산화한 삼천궁녀의 이야기나 진주 촉석루의 의암에서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으로 뛰어든 논개의 이야기, 충주 탄금대를 배수진으로 왜군과의 혈투를 벌인 신립 장군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가 실제로 벌어진 역사이고 어떤 이야기가 꾸며진 허구인지 때때로 헷갈립니다. 삼천궁녀의 이야기는 '삼국유사'에 인용된 백제고기(百濟古記)에 근거합니다. 이 책에 의하면 '부여성의 북쪽 모퉁이에 큰 바위가 있고 그 아래로는 강물이 흐르는데, 모든 후궁들이 굴욕을 면하지 못할 것을 알고는 차라리 죽을지언정 남의 손에 죽지는 않겠다고 하며, 서로 이끌고 이곳에 와서 강에 빠져 죽었으므로 이 바위를 타사암(墮死巖)이라 하였고, 후일 이 타사암이 낙화암으로 명칭이 변했다. 후궁 또한 궁녀로 와전되면서 이들 궁녀를 꽃에 비유하고 미화시켜 붙인 이름이 낙화암으로 보인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논개의 이야기는 임진왜란 직후에는 민간에서만 구전(口傳)으로 전해지다가 1620년경에 가서야 마침내 문헌에 기록되었다고 합니다. 그녀에 대해 처음으로 기록한 문헌은 '어우야담'인데, 지은이 유몽인은 전쟁의 혼란 속에서 미처 그 의로운 죽음이 기록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신분상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