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뭐냐고 물으면 나는 으레 '복숭아'라고 대답했었다. 과즙이 가득한 과육을 베어 물면 입 안 가득 퍼지는 복숭아 향은 여름철 나에게 소소한 행복을 가져다주곤 했다. 내가 과일을 먹기까지의 과정은 그저 마트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른 후 계산대에 가져가 값을 지불하고 나면 먹을 수 있는, 그게 전부였다. 단 한 번도 하나의 복숭아가 내 입에 들어가기 전까지 누군가의 어떤 노력과 정성이 필요한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아버지가 복숭아 농사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버지는 30년 넘게 다니시던 직장을 퇴직하신 뒤로 무료해 하셨고, 퇴직 전 평소에도 소소하게 밭을 가꾸셨던 아버지는 복숭아 농사를 시작하시겠다고 선언하셨다. 그리고 아버지는 정말로 복숭아 농사를 은퇴 후 제2의 직업으로 삼으셨고 나는 자연스럽게 가끔씩 아버지의 농사를 도와드리게 됐다. 그저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 비료를 주며 복숭아가 열리고 자라길 기다리기만 하면 맛있는 복숭아를 먹을 수 있는 줄 알았던 나의 생각은 단단한 착각이었다. 나무의 잎이 나오기 전부터 나무를 전지해주고 꽃이 피기 시작하면 꽃을 어느 정도 솎아내고, 열매가 열리기 시작하면 적당한 위치의 상태
2019년 상반기 한국전력공사 인턴 최종합격이라는 기쁨이 끝나기도 전에 나에게는 또 하나의 행운이 찾아왔다. 경영학 전공을 활용할 수 있고, 제 1지망으로 희망한 충북본부 경영지원부에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설렘이 큰 만큼 책임감과 초조함도 커졌다. 대학에서 경영학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정작 회사의 실제업무에 관한 경험과 지식측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처음 받은 출입증 속 내 사진 아래 적혀있는 '한국전력공사'를 보며 내가 이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하고, 어떻게 부서에 보탬이 될 일원으로 녹아들어갈지 고민했다. 아주 사소하지만 작은 일,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찾기 시작했다. 아침 종이컵 비치, 컵 닦기, 프린터 복사용지 비치를 매일 출근과 함께 해놓았다. 나의 열정과 성실함을 보셨는지 '사랑의 집짓기' 언론 보도자료 작성이라는 중요 업무를 부여받았다. 비록 완벽하진 않았지만, 자료조사부터 시작해 부장님과 차장님으로부터 보고서 양식, 어휘 선택, 글씨 크기 등 작은 부분까지 섬세하게 피드백 받으며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크고 작은 업무들을 경험하면서 새롭게 느낀 것은 하나의 업무가 처리되고 진행되기까지 작성, 검
지하수에 함유된 자연방사성물질인 우라늄이 수질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는 언론보도로 일반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자연방사성물질이란 무엇일까? 자연방사성물질인 우라늄에 대하여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절한 대처를 통해 불안감이 해소되기를 기대해 본다. 자연방사성물질이란 자연계에 존재하는 원자번호가 큰 우라늄, 라듐, 라돈 등 40여 종의 원소이며 이 물질들은 자연계에서 불안정하기 때문에 안정한 물질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방사선을 방출하게 된다. 예를 들어 우라늄은 안정한 상태인 납이 되기 방사선을 방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라늄은 토륨, 라듐, 라돈, 폴로늄 등을 거쳐 납으로 변하게 된다. 우라늄은 은빛이 나는 광물질로써 암석이나 토양, 환경전반에 걸쳐 분포하며 암석별 우라늄 함량은 보통 '화강암>변성암>퇴적암>화산암지역 지하수' 순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섭취 등을 통한 우라늄의 평균 섭취량은 1일 약 2 ㎍이며, 신진대사 작용으로 섭취량과 유사한 양이 배출된다. 우라늄의 독성은 방사성 독성과 중금속 화학적 독성으로 구분된다. 우라늄은 반감기가 45억 년이어서 자연상태의 우라늄 방사성독성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금속 화학적 독성은 간장
민원 창구에 있다 보면 민원 신청하러 왔다며 어느 부서로 가야 하는지 묻는 민원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간혹 구청 업무가 아닌 민원일 경우 다른 관청 업무라고 안내해도 인터넷에서 알아보고 왔다며 믿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제대로 알려줬음에도 인터넷의 잘못된 정보를 더 믿는 상황에 회의감을 느끼며 민원인들의 공무원에 대한 신뢰가 어떠한지를 절감한다. 민원인들의 공무원에 대한 신뢰는 시민의 시간과 경제적 비용을 절감하는 수요자 중심의 행정서비스를 통해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 정확한 민원 처리를 위한 공직자의 의욕적이고 긍정적인 사고와 노력이 필요하다. 신속한 민원 처리를 나타내는 지표로서 소위 유기한 민원(법적으로 처리 기한이 정해져 있는 각종 신고 및 인허가 등의 접수 민원)의 처리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단축률을 들 수 있다. 민원 처리 단축률이란 처리가 1일 이상 소요되는 유기한 민원 처리 속도를 지수화한 것이다. 예를 들어 법정 처리 기한이 10일인 민원을 2일 만에 처리했다면 단축률은 80%가 되고, 처리 기한을 8일 단축했다는 것을 말한다. 즉 단축률이 높을수록 민원 업무를 빨리 앞당겨서 처리했다는 것이다. 이는 시민에게 신속한
얼마 전 북한이탈주민 모자의 안타까운 죽음 소식이 들려왔다. 매스컴에서는 보릿고개도 아닌 현시대에 굶어 죽었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북한이탈주민의 관리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정부에서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 사건이 알려진 지 이십여 일이 지난 오늘, 고시원을 전전하던 탈북민이 세상을 등졌다는 기사를 읽게 됐다. 자유로운 세상에서 맘껏 살아보겠다고 목숨을 담보로 하고 건넌 압록강은 유유히 흐르고 있는데. 무엇이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가슴이 아려왔다. 오늘 접한 탈북민의 기사로 북한이탈주민 업무를 보면서 만나게 됐던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제3국을 돌고 돌아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찾은 남한 땅에서 병든 몸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여인의 모습. 감시 속에서 살던 습관 때문에 집 밖을 나오기를 두려워하며 은둔 생활을 하던 할머니. 어린 딸을 둔 엄마가 눈물로 하소연하던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 남한에서 평생 기초생활수급자로 살기보다는 열심히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을 수 있는 길을 선택해 공장에 취직도 했다. 그런데 손에 쥐는 돈은 힘들여 일하지 않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비슷했다. 오히려 기초생활수급자가 간간히
9월이 왔다. 9월은 가을에 속하고 크게 그 가을은 추수하는 풍요한 계절이다. 그리하여 '가을날'이라는 라이나 마리아릴케의 아름다운 시는 이렇게 시작된다. '하느님, 때가 왔습니다. 지난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햇빛 뜨거운 지난여름이 있었으므로 오곡백과가 자라고 영그는 과정이 위대했다는 뜻이겠으나 아주 단순하게 우리의 지난여름은 참으로 무더웠다. 가히 폭염이었다. 그러나 넓게 지난 시대 8월은 우리 민족에게 가장 거대한 역사의 문이 꽝하고 닫히는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 경천동지할 조선왕조의 패망은 우리 민족에게 캄캄한 지옥 같은 밤과 우리 강토를 뒤엎는 폭풍과 폭우가 최대한 몰아쳐왔다. 이른바 1910년 8월 29일의 경술국치(庚戌國恥)였다.(사실은 8월 22일 결단을 내놓고 일주일 동안 눈치를 보고 동향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꽝 닫힌 문을 영구히 열지 못하게 하겠다는 악행을 증명하는 엄청난 서류 즉 국서가 있다. 이른바 '한일합방 8조약'이다. '1조 한국 황제폐하는 한국 전체에 관한 일체의 통치권을 완전히 그리고 영구히 일본국 황제 폐하에게 양여함'이라는 것이 그것이었다. 한 나라의 국왕이 '완전히 그리고 영구히 통치권을 넘겨주겠
지난 2017년 7월 기습적인 폭우로 청주시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다행히 도움의 손길이 끊이지 않아 지금은 모두 제자리를 찾아 평시와 다름이 없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곳도 있지만 말이다. 자연재해는 참으로 끔찍하다. 야속하다. 인간의 힘으로는 자연의 섭리를 감히 이겨낼 도리가 없다. 이때는 물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보여준 사건이었다면 지난 4월에는 불의 위험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바람을 타고 속초시내까지 번져 주민들에게 큰 위협이 됐다. 물과 불은 세상만물에 꼭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매우 위험한 존재이기도 하다. 사용하는 데 그저 주의를 기울여 최소한 인재(人災)로 인한 피해는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는 없어 보인다. 물이 무서운 존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봄이 오면 만물의 소생을 일깨워주는 빗줄기 또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고마운 존재인 것도 분명하다. 몇 년 전부터 날씨가 이상해졌다. 가뭄이 극심하든지 재난상황에까지 이를 정도로 비가 세차게 내리든지 한다. 그 옛날에 내리던 보슬비를 보는 일이 꽤나 어려워졌다. 보슬비로 인해 마당에 피어난 들꽃이 생명력을 다시…
서민은 정치를 잘 모르는 게 정상이다. 시시콜콜 정치를 따지는 것은 그만큼 민생이 불안하다는 뜻이다. 요즘처럼 서민이 나라 걱정을 많이 하는 세상을 본 적이 없다. 서민이 나라를 걱정하느라 밤잠을 설치는 것은 민도가 높아졌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아무튼 요즘 들어 친구들의 전화를 받는 일이 잦아졌다. 그 이유는 흉금을 털어놓고 얘기를 하고 싶어서다. 얼마 전 한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저녁에 만나자는 것이었다. 낮 시간도 많은데 하필 밤에 만나느냐면서 낮에 만나자고 했다. 오늘 저녁에 꼭 만나야 한다는 소릴 듣고 더 이상 연기 하잘 수가 없었다. 중요한 일이 있는가보라고 걱정하며 약속 장소에 나갔다. 무슨 일이냐고 다급히 묻는 내게 얘기가 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나라 걱정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마음 맞는 사람과 얘기라도 실컷 해야 걱정이 좀 가실 것 같아서 만나자고 했다는 것이다. 요즘 만나는 사람은 다들 이렇다. 나이는 60, 70대이고, 퇴직하고 몇 년째 무위도식하는 노인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나라 걱정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금방 나라가 망하는 것 같다고 걱정한다. 어떻게 이룩한 대한민
마음이 고요하지 않을 때가 있다. 글이 한 줄도 써지지 않는다. 마음대로 붓이 가질 않고 얼룩덜룩 뒤엉키고 섞인 물감이 내 마음 그대로 그려져 있다. 그래! 다시 사랑을 시작해보자.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한 치열한 노력의 몰두이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 대상에 대해 잘 알아야한다. 노력 없이 그 사랑이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그동안의 학습을 통해서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나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잘 알아야 한다. 그 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을 만큼 애증의 시간이 지나가면 또 권태로워질까! 그래서 그가 아니면 내가 먼저 또 마음을 접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래도 나는 다시 또 사랑에 빠지고 싶다. 이제 다시는 사랑에 실패하지 않으리라고 단단히 마음을 먹으면서 오늘도 솜털이 보송보송한 놈들 몇 개를 간택해서 집으로 데려왔다. 행여나 여린 잎이 다치기라도 할까 염려가 돼서 신주단지 모시듯 품에 안고 집으로 왔다. 사랑하는 사람을 품은 듯이 행복하고 즐거운 발걸음이다. 베란다 화분 사이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자리를 잡아주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가지고 접근하는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표정이 항상 '매우 밝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여인은 언제나 그 밝은 표정으로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 여인이 열 살 때 부모를 모두 잃고 고아가 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혹독하게 노동을 하던 어린 시절, 소녀는 너무도 사는 게 힘들어 돈을 '땀과 눈물의 종잇조각'이라고 부를 정도였거든요. 그처럼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소녀에게는 남들이 갖지 못한 든든한 자산이 있었습니다. 바로 낙관적 인생관이었습니다. 어떠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결코 비관적인 생각을 갖지 않았던 것이지요. 결혼해 여섯 자녀를 키우던 중 한 자녀가 잘못돼 하늘나라로 가게 됐는데 그 큰 슬픔을 감추고는 "아직 내게는 사랑할 수 있는 아이가 다섯이나 남아 있다"며 자위할 정도였습니다. 다리를 못 써 휠체어를 타게 된 남편이 "불구인 나를 아직도 사랑하오?" 하고 물었을 때에도 여인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내가 언제 당신의 다리만 사랑했나요?" 미국의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의 이야기입니다. 밝은 성격과 낙관적인 인생
일본이 남긴 흔적들, 특히 일본식 명칭을 없애고 바로잡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제 강점기가 끝난 지 70년이 넘도록 집요하게 이어지는 이 땅의 일본식 명칭들을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는 다급함이 생겼다. 무심코 일본식 용어를 내뱉어온 것이 '아베 신조'로 상징되는 일본제국주의자들에게 '근본 없는 우월감'을 선사한 꼴이 됐음이 확인됐다. 망둥어가 뛰니 꼴뚜기도 뛴다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마침내 내부에서 빚어졌다. "일제 식민 지배 덕분에 한국이 근대화되고 잘 살게 됐다"고 주장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이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까지 내고 겨레의 영혼을 작정하고 오염시키고 있다. 스멀스멀 일제의 기운이 배어 있는 용어들이 주변에 수두룩하다. '기라성 같은 인물'에서 '기라'는 '반짝이다'는 일본어를 한자로 취음한 것이다. 일제 때 작명된 유치원도 '수준이 낮거나 미숙하다'는 뜻이 담겨있다. 경남 밀양시 '천황산(天皇山)'은 일제가 '재악산'을 개명한 것으로 더 늦기 전에 없애야 한다. '아베의 폭거'을 떠올리며 이들 용어를 되뇌다 보니 소름이 끼친다. 그 안에 들어 있는 음흉함 때문이다. '황국신민의 학교'라는 뜻이 밴 '국민학교'을 '초등학교'
금강산 관광에서 '도라지타령'은 늘 빠지지 않는다. 길경타령(桔梗打令)이라는 이 노래는 근세 개화기 이후에 정착된 경기도 신민요인데, 경쾌하며 노랫말의 내용은 청춘남녀의 풋정을 다루고 있다. 타령만큼이나 남과 북이 함께 해온 민요의 단골 메뉴이자 음식이 도라지다. "50년 묵은 도라지는 금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처럼 산삼보다 더 귀하게 여긴 영물이다. 예로부터 더덕은 남자에게 주고, 도라지는 여자에게 주라고 했다. 더덕은 성질이 차면서도 가벼워 열로 인한 진액 부족 증상을 다스리지만, 도라지는 성질이 평하면서 신경을 소통시키는 작용이 뛰어나 여성들이 신경성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화병이 올라 목이 잘 붓거나 통증이 있을 때 쓰면 효과가 좋다고 한다. 기원전 1세기경 중국 전한시대에 편찬된 '신농본초경'에는 도라지를 '길경'이라 처음 기록했다. 명나라 때 이시진이 1578년에 저술한 '본초강목'에 "이 약초는 뿌리가 단단하고 곧으므로 '고길경(苦桔梗)'이라고 이름 붙인 것"이라고 했다. 중국 후한시대에 화타의 수제자인 오보가 지은 '오보본초'에는 부호·백약·이여·경초·노여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적었다. 490년경 양나라의 도홍경이 저술한 '명의별
충주에서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과 충주무술축제가 동시에 개최된다. 무술축제가 무술 시연을 즐기고 야시장도 여는 등 주로 밤에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라면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은 20개 종목 100여 개국 4천 명 이상이 참가해 메달을 놓고 겨루는 경기 위주의 대회다. 태권도, 유도, 무에타이 등 많이 들어보거나 잘 아는 경기가 있는 반면 크라쉬, 카바디, 펜칵실랏 등 다소 생소한 종목도 종목에 많이 포함돼 있어 대중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더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충주체육관, 호암체육관, 한국교통대학교 체육관, 건국대학교 체육관, 충주시장애인형 국민체육센터, 충주시 택견원, 충주세계무술공원 등 여러 경기장에서 유도, 태권도, 합기도, 주짓수, 씨름 등 다양한 종목이 열리는 만큼 본인이 관심 있거나 흥미가 있는 경기를 골라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충주시 장애인형국민체육센터에서도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경기가 진행된다. '카바디'와 '펜칵실랏', '씨름'까지 총 세 종목이다. '카바디'는 수세기 전부터 인도에서 행해진 변형 투기종목으로 술래잡기와 피구, 격투기가 혼합된 경기다.…
9월이다. 무덥던 더위가 부드러운 귀뚜라미 소리에 놀라 모습을 감추고 뜨거운 햇살 아래 만물이 안으로 안으로 뭉쳐 그 열매를 만드는 계절이다. 대학 캠퍼스는 새로운 학기인 2학기가 시작되고 기업에서도 1년 사업계획의 경영성과를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하반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일반화된 경영학에서 경영전략의 상식이 된 경영순환과정은 계획(Plan)-실행(Do)-평가(See)의 3단계 과정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새로운 1년을 맞이하며 신년 계획을 수립한다. 올해 이루고 싶은 소망이나 사업 목표, 개인적인 희망사항, 가족의 건강이나 행복 등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내기 위한 계획이다. 그리고 이를 실행한다. 성과를 내기 위해 조금 더 부지런해지고, 건강을 위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행복을 위해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등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자신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9월은 이제 그 기간의 절반이 지난 지점에 와 있는 것이다. 기업을 경영하려면 목표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방침을 세우고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조직과 계획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것을 플랜(Plan)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이 조직을 통해 방침에 따른…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돈'에 대한 얘기를 즐겨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얘깃거리로 마뜩잖다고 생각하거나 무관심이거나 돈에 대한 부정적 관념에 기인한 것일 수 있다. 내 경우도 돈은 '굳이'에 해당하는 별로의 주제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돈은 지금껏 내 삶에서 불가피한 존재로 살아왔고 죽을 때까지도 살아 있을 확률이 높다. 그만큼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힘은 강하다. 요즘 이 '돈' 과 관련해 세상이 시끄럽다. 철부지 같은 소리지만 결혼 전까지 돈에 대한 내 경제관념은 무르다 못해 전무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달리 말하면 운 좋게도 좋은 부모 만나 어렵지 않게 살았다는 말과 무관하지 않다. 밥이 어떻게 입에 들어오는지, 따뜻하게 입히려 부모님이 어떻게 애쓰셨는지 몰랐다. 아니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부모님이 자식에게 주는 당연함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늘 잔소리처럼 듣던 '아껴 써라' 속에 돈의 중요성이 포함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모님의 땀과 눈물의 공력 덕에 편하게 받아먹고 자랐음을 깨닫게 되었다. 게다가 사람을 울리기도 웃기기도 하는 돈의 엄혹한 현실도 보게 되었다. 롭 무어(ROB MOORE)의 MONEY라
아침부터 전화벨이 울렸다. 모르는 전화였다. 출근 준비에 바쁜 나는 받지 않았다.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망설이다 전화를 받았다. "차를 빼다 긁었어요. 내려오셔서 확인 좀 해 주세요." 여자의 목소리가 수화기 안에서 나풀거렸다. 화장을 하다 말고 립스틱을 내려놓고 슬리퍼를 끌고 지하 2층 주차장으로 향했다. 앞 범퍼가 긁히고 검은 타이어가 잔뜩 묻어있다. 여자는 나를 보고 보험회사에 연락해보라고 했다. 나는 어안이 벙벙해서 "제가요? 왜요? 그쪽에서 그쪽 보험사에 연락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얼굴을 붉혔다. 여자는 이런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듯 "그런가요? "하더니 전화 버튼을 눌렀다. 일단 사고 부위의 사진을 찍고, 혹시 몰라서 내가 가입한 보험사에 연락했다. 사고 접수를 해야 하냐고 묻자 보험사에서는 상대의 과실이 100%라 사고 접수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상대가 과실을 인정하면 그냥 그대로 수리를 하면 된다고 한다. 그러지만 혹시 모르니 현장 사진은 찍어 놓으란다. 여자의 보험회사로부터 사고 접수 번호를 받고 출근을 서둘렀다. 수업 후 조퇴를 달고 보험회사에서 지정해 준 공업사로 갔다. 범퍼를 갈아야 해서 이틀은 걸린다고 한다. 렌트를 해
시끌벅적, 왁자지껄, 재잘재잘, 까르르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나뭇잎처럼 굴러다닌다. 한국어교실 내 책상 위에는 무릇과 솔방울이 놓여 있다. 보고 또 보아도 그저 좋다. 아이들에게는 이 무릇과 솔방울이 어떻게 보였을까? 어떻게 보였길래 이곳까지 와서 놓이게 된 걸까? 여름방학을 마친 아이들이 검게 그을린 얼굴로 한국어교실에 모여들었다. 방학기간에 만나지 못해 약간 낯설어 하더니 곧 정상 궤도에 오른 듯 순조롭고 자연스럽게 어울리기 시작한다. 러시아에서 온 아이는 바다에 다녀왔다며 붉게 그을린 얼굴과 팔이 따갑다고 했다. 놀다가 피부가 스치면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면서. 그래도 즐겁고 신나게 친구들과 어울린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아이는 방학 전과 다름없이 달려서 한국어교실에 온다. 가방을 멘 등이 흠뻑 젖고, 이마에서 목덜미까지 땀줄기가 흐른다. 머리는 감은 것처럼 다 젖었다. 그래도 얼굴에는 함박웃음이다. 더워서 힘드니까 걸어서 오라고 해도 늘 달려서 온다. 태권도 등 운동을 좋아하는 녀석은 30분 이상 걸어야 하는 거리를 줄이기 위해 가끔 자전거를 타거나 아니면 달려서 오곤 한다. 러시아에서 온 아이와 우크라이나에서…
아마존의 밀림이 사라지고 있다는 보도가 며칠을 이어간다. 아마존은 가보고 싶었지만 가보지 못한 곳이기에 안타까움이 더하다. 벌써 3주째 계속 되고 있고 브라질의 면적 절반만큼의 밀림이 불에 타버렸다니 어찌하면 좋을지 피어오르는 연기만 바라보고 있다. 집을 잃고 쫓겨나온 동물들이 불타는 숲을 바라보고 서있는 사진이 가슴을 짠하게 한다. 몇 년 전 우리나라의 강원도 산불이 일어났을 때도 그랬다. 온 국민이 화면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남부 지방에 태풍 때문에 폭우가 쏟아질 거라고 한다. 이 비가 아마존 밀림으로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에 무력감을 느낄 뿐이다. 어마어마한 재앙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자연의 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인간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가를 다시 확인하게 된다. 어린 시절 서문시장에 불이 난 적이 있었다. 한 밤중에 난 불이었기에 화력이 대단하게 느껴졌었다. 바로 우리 집 뒤가 시장이어서 부모님들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온 동네 사람들이 양동이를 들고 뛰어가기도 했고 멸치 가게를 하시던 아주머니는 길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셨다. 걱정이 되는 친척들이 그 밤에 우리 집으로 뛰어 오셔서 우
사람이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으로 마음과 눈이 있다.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물은 물론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도 볼 수 있는 반면 눈으로는 마음이 볼 수 있는 세상을 보지 못한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은 형체가 없는 재화, 심리적인 것 등이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은 볼 수 있는 것보다도 다양하기도 하고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효과 또한 측정이 불가능하다. 미국인 실업가며 자선사업가로 전설적인 인물 록펠러가 50대초에 중병을 앓았다. 그 때 병원 의사가 불치병이라는 사형선고를 내렸다. 록펠러는 시한부 인생을 살며 병원을 한 동안 드나들었다. 그런 어느 날 하루는 병원현관에 걸린 '베푸는 자의 삶이 복되도다.' 라는 글이 눈에 띄었다. 그 글을 보고 죽기 전에 불우이웃을 위해 나도 좋은 일을 한번 해 보고 죽어야겠다. 고 결심을 했다. 그리고 곧 바로 실행했다. 재산 중 상당액을 가지고 불우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기부를 시작 했다. 기부를 시작하고서부터 마음이 편해졌다. 재물에 대한 욕심과 죽음에 대한 불안이 없어졌다. 모처럼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 것은 물론 더없이 행복함에 빠졌었다. 그 행복
올해 초 국제투명성기구(TI, Transparency International)에서 발표한 2018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7점으로 180개국 중 45위를 기록하였다. 덴마크가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 22위, 일본 18위, 중국이 87위를 기록했으며, 북한은 176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2018년도의 결과를 놓고 본다면 전년대비 3점 상승, 국가순위는 6단계가 상승한 것으로 정부의 반부패 개혁의지와 노력이 차츰 결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에서는 2022년까지 세계 20위권 청렴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지속적인 개혁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 간 우리나라의 국가별 순위 변동추이를 보면, 최상위 39위(2009년), 최하위 52위(2016년)으로, 청렴선진국이란 목표는 아직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위 국가순위 기사를 접하고 사석에서 우리나라의 청렴문화에 대해 다양한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그런데 반부패, 청렴이란 것이 자신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는…
미증유(未曾有)라는 단어가 있다. 사전을 찾아보면 '일찍이 있지 않았던 일'이라는 뜻이다. 이 단어는 더 알고 보면 불교경전 능엄경에서 유래했음을 알 수 있다. 능엄경에 '부처의 설법을 듣기 위하여 모인 승려들이 미증유함을 얻었다(法筵淸衆, 得未曾有)'라는 글이 있다. 이 경의 다라니를 외우면 모든 마귀를 물리치고 선정에 전념하여 여래의 진실한 경지를 얻어 생사의 고뇌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불교를 신봉했던 세종과 세조는 이 경에 의지하여 백성들의 고뇌를 해결해 주려고 했다. 우리 역사에는 미증유 전란이 수 없이 많았다. 어떤 전란을 미증유의 전란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다른 민족이 쳐들어와 저지른 미증유의 역사는 임진전쟁이다. 7년간 한반도를 20만 대군의 잔인한 왜군이 짓밟고 갔다. 가장 피해를 입은 것은 백성들이다. 백만명이 일본도에 목이 잘리거나 코를 베이고 정조를 유린당했다. 고려이후 가장 찬란한 문화유산을 보유했던 조선의 자랑거리가 깡그리 약탈당했다. 사찰에 걸려 있던 걸개그림마저 빼앗아 갔고 서민들이 막걸리를 마시던 막사발도 약탈했다. 이 문화재들은 지금 많은 일본인들이 소장하고 있으며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세계 옥션시장의 거
"학교 근처에 사시는 할아버지가 전화하셨는데 자두를 주신다네요." 학교 근처에 과수원이 있었던가· 궁금해 하는데 다시 전화를 주셨다. 집에서 기른 자두를 아이들과 나눠먹고 싶은데 팔을 못 쓰니 직접 따러 사람을 보내줄 수 있느냐고 물으셨다. 주무관님은 풀을 깎고 계시고 선생님들은 모두 수업중이시라 일손이 없다하니 혼자 따 보시겠다고 했다. 상황이 안돼서 못 간다 해놓고도 자꾸만 생각이 났다. 자두 뭐 그건 안 먹으면 그만이지만 농약 한번 안치고 키운 거라 아이들 먹이고 싶다고 하시는 어르신의 마음을 몰라라 하는 것이 맘에 걸렸다. 지킴이 선생님을 앞세워 뜨거운 여름 속으로 학교 뒷길을 걸어 올라갔다. 노부부가 집 옆 작은 과수원에서 자두를 따고 계셨다. 나무 아래엔 더덕, 도라지, 황기 등의 약용식물을 심어둔 작은 친환경 텃밭과수원이었다. 할아버지는 손목수술을 하셨다며 기브스를 하셨고 할머니는 디스크가 있으신지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하셨다. 한쪽 팔로 사다리를 놓고 자두를 따고 허리가 반쯤 굽어있는 몸으로 자두를 받아 담고 계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망설였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자식들 다 나가 있고 두 노인네가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어요.
언젠가 아내가 책을 한 권 건네면서 꼭 읽어보라고 했다. 호기심을 안고 책장을 열었다. 책에서 저자는 아빠가 아이와 함께 슬기롭게 노는 법을 제안하고 그 방법을 정리했다. 저자가 주로 이야기 하는 내용은 아이에게는 엄마가 결코 해 줄 수 없는 아빠만의 영역이 있다는 것이었다. 육아에 있어 아빠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자신의 남편이자 아이의 아빠인 나에게 책을 건넨 아내의 마음이 어렴풋이 읽혔다. 하지만 끝내 몇 페이지 넘기지 못한 책은 켜켜이 먼지를 입은 채 책장 한 구석을 장식하고 말았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자녀가 있는 맞벌이 남녀 직장인 507명을 대상으로 ‘맞벌이 직장인의 가사와 육아부담’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자녀가 있는 맞벌이 여성 직장인에게 ‘독박육아를 하고 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전체 여성 응답자 중 34.5%가 ‘그렇다'고 답했다. 자녀가 있는 맞벌이 남성 직장인에게서는 다른 답이 나왔다. ‘아내가 독박육아를 하는 것 같은가?'라고 물었더니, ‘그렇다'는 답변은 16.1%로 여성 응답자가 체감하는 정도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아이를 키우는 육아에 대해 이렇게 다른 생각을 가진 이유
우리의 역사를 보면 새로운 왕조가 들어설 때마다 으레 행정 구역 개편과 함께 지명을 새로 만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일제에 의하여 지명이 바뀐 것도 식민지 지배를 위해 당연한 결과인 것을 공연히 견강부회하여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는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1914년 전국에 걸쳐 실시한 행정구역 개편에 의한 행정지명의 예를 보면 충북 음성군 삼성면의 경우 천기음면(川岐音面), 지내면(枝內面), 두의곡면(豆衣谷面) 등 3개의 면을 통폐합하여 삼성면(三成面)이라 이름지었다. '천기음면(川岐音面)'은 냇물이 갈라지는 곳에 위치한 마을로 자연지명이 '냇거름'이며 '川岐音面'이라 표기한 것은 '냇거름면'이라 읽어야 했기 때문에 '音'이 필요했던 것이며 마찬가지로 '지내면(枝內面)'은 '가래실면'이요, '두의곡면(豆衣谷面)'은 '두루실면'으로서 자연지명을 그대로 살린채 행정단위인 '면(面)'을 붙여 사용해 왔는데 하루아침에 이러한 고유의 우리 이름을 말살하고 '삼성면(三成面)'이라 했던 것이다. 음성읍 용산리(龍山里)의 경우 수현리(壽峴里), 월곡리(月谷里), 중산리(中山里), 용추리(龍湫里), 사인동을 병합하여 용추와 중산의 이
가족들과 여름휴가로 베트남을 갔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진 수도 '하노이'에서 베트남의 중심도시인 '동허이'까지 5박 6일간의 여정이었다. 특별히 동허이라는 지역이 기억에 남는다. 충주와 유사한 점이 많아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우선 국토 중앙에 위치해있다는 점. 뒤로는 산, 앞으로는 강이 흐르는 지리적인 부분부터 평화롭고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충주와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개발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한 점이다. 도시와는 다른 여유 있는 분위기도 휴가지로서의 매력이 충분했다. 수도 하노이의 40도에 육박하는 기후와 매순간 울리는 오토바이 경적 소리에 지친 가족들이 동허이에서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편안한 느낌에 여독이 풀리는 듯 했다. 내가 베트남의 도시 중에서도 동허이라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곳까지 가게 된 이유는 지난해 충주에서 열린 '국제 택견캠프'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 덕분이다. 나는 캠프에서 운영지원부의 일을 담당하며 통역과 선수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캠프 기간 내내 같은 방을 썼던 룸메이트 중에 유독 친하게 지냈던 베트남인 Phuong(푸엉)은 자신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