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출간되는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 서울대 경영대 김난도 교수는 금년도 트렌드 중 하나로 '분초 사회'를 제시하였다. 1분 1초가 아까운 세상, 시간이 돈만큼 혹은 돈보다 더 중요한 자원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와 같이 직장인들이 하루의 시간을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는 각 회사의 근무제도에 따라 제약을 받게 된다. 유연한 근무제도는 "정형화된 근무 형태에서 탈피하여 근무장소나 근무시간 및 근무 형태를 다양화하여 직장인의 만족도와 삶의 질을 높임으로써 회사의 생산성을 높이고 소속감을 제고하려는 조직관리제도"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유연근무제도 중 하나인 재택근무제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도입한 사업장이 크게 늘었으며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재택근무 활용 근로자 수는 96만 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4.4%였다. 코로나 이후에는 기업들이 현장 근무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전면 재택근무에서 주 1회 재택근무로 전환했고, LG유플러스는 주 2회에서 주 1회로 재택근무를 축소했다. 넥슨, 엔씨소프트 등은 재택근무를 아예 폐지했다고 한다. 미국의 디즈니는 주 2회이던 재택근무 횟수를 올해 들어 주 1
2024년 4월 5일 79회 식목일을 맞이하여 전국 지자체에서는 반려 나무 나누어 주기, 나무 심기, 탄소중립 캠페인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식목일(植木日)은 글자 그대로 나무를 심는 날이다. 이승만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은 1949년 4월 5일 식목일을 공휴일로 처음 지정했다. 그리고 황폐해진 국토를 복구하기 위해 한국전쟁 중에도 식목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전국 관공서, 기업, 학교 등에서 대규모로 나무를 심는 행사를 실시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2006년부터는 주5일제로 노동시간이 줄어들면서 식목일은 비공휴일이 됐다. 그래서 지금은 '법정공휴일'이 아니라 '법정기념일'이라 불린다. 식목일 유래를 역사적으로 고찰해 보면 두 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는 조선 성종 때 왕, 세자, 문무백관이 선농단에서 직접 밭을 일군 날을 기원으로 한다는 설이 있고, 두 번째로는 신라가 당나라를 물리치고 삼국통일을 이룬 날인 677년 2월 25일(양력 4월 5일)을 기념하기 위해 나무를 심었다는 데서 기원했다는 설이 있다. 세계 최초의 식목 행사는 1872년 4월 10일 미국 네브래스카주에서 열렸다. 그 뒤 식목운동을 주장한 J. S. 모텅의 생일
5월도 스무날께 옛집을 찾아왔다. 뒤란을 돌아가자 누에를 치던 헛간 방이 나왔다. 봄이 되면 어머니는 뽕잎을 따오셨다. 뽕잎을 갉아 먹는 소리가 와스락대면 집짓기 시작이다. 뽕나무가 앙상해질 즈음에는 고치가 쌓이고 어머니는 끓는 솥에 붓고 물레를 돌리셨다. 뽀얀 누에고치가 선하다. 흙장난을 하던 나는 연신 받아먹었다. 누에는 실을 토해서 집을 지었건만 어머니는 허물어서 명주실을 잣는다. 끓는 물에 무너지던 뽀얀 그 집은 창자에서 뽑아낸 실로 지은 거란다. 제 몸을 줄이고 실을 뽑아 고치를 만들다니 그렇게 짓느라 오장은 뒤틀리고 입이 다 헐었다. 그런 집인데도 열흘밖에 살지 못한다. 고치에서 내뿜는 실은 1,000m가량인데 어찌 다 꺼냈을까. 목숨과 맞바꾼 집이다. 시퍼런 뽕잎을 먹고도 야들야들 누에고치 집 지은 속내를 알 듯하다. 뽕나무 밑으로 달팽이가 굴러다닌다. 속은 비고 껍질만 남은 게 집과 운명을 같이 했다. 현대식 나선형에 안팎이 따로 없다. 거실이니 화장실도 필요치 않을 전천후 공간에 제 몸 하나 들어가면 끝나는 이동식 원룸이다. 안테나 같은 뿔은 휴대전화에 견줄만하고 태풍이 불작시면 나뭇잎에 숨는다. 구멍 뚫린 이파리에서 낮
봄이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다가온다. 꽃샘추위가 지나가고 나면 나는 지난해 수확하고 던져 놓았던 고구마 줄기와 낙엽, 검불 등을 모아 아궁이에 몰아넣고 태운다. 봄갈이를 위해 미리 땅과 주변을 정비하는 것이다. 바싹 마른 것들은 금세 타버리고 재만 남는다. 수북이 쌓인 잿더미를 보노라면 왠지 쓸쓸한 느낌이 든다. 그 많던 검불들이 우리네 인생처럼 한순간에 잿빛으로 변해 색을 잃고 말이 없다. 잿빛은 회색이다. 회색은 스스로 빛을 발하지 않는 무채색이다. 회색은 시신을 불태워 한 줌의 재로 변한 색깔을 연상하게 되어 기분이 가라앉는다. 반면에 무지개색 등 자연색은 얼마나 화려하고 아름다운가. 빨주노초파남보 7가지 색이 반원을 그리며 아침에 서쪽 하늘에 걸리는 무지개를 보면 탄성이 절로 난다. 색깔에 따라 감정이 출렁댄다. 얼마 전에 결혼 45주년 기념으로 아내와 함께 일본 온천지 여행을 다녀왔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일본은 풍경과 날씨에서도 우리와는 상당히 다름을 느꼈다. 시골 곳곳마다 눈에 들어오는 삼나무숲은 울창해서 좋았으나 집이나 빌딩들은 거의 회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었다. 특히 농산촌 마을은 집들이 주로 회색 계통으로 차분하고 좀 가라앉은 느낌…
제주 여행길, 비는 멎었지만 바람은 여전했다. '가파도' 가는 배에 올라 자리에 앉으며 버릇처럼 의자 밑을 봤다. 구명조끼가 없다. 안내 방송에서 구명조끼는 의자 밑이나 배의 특정한 장소에 있다며 구명조끼 착용 법을 알려줬다. 이 배의 구명조끼는 객실 맨 앞에 좌·우로 80여 개씩 있었다. 승무원에게 이 배의 승선 정원을 물어보니 300명이라 한다. 사고가 났을 때 300명이 구명조끼를 제대로 입을 수 있을는지….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제주도청 해운항만과에 전화했다. 직원은 가파도를 운항하는 배 3척 중 한 척은 의자 밑에, 두 척은 선실 앞·뒤에 구명조끼가 있는데 '모두 제반 규정과 법에 맞는다'고 했다. 그러고는 사고에 대비해서 모의 훈련도 한다고 했다. 그 모의훈련이 승객을 300명 태우고 했느냐고 물으니 그렇게는 안 했다고 한다. '법이나 규정에 맞는다 하지 말고 실제로 사고가 났을 때 300명이 질서 있게 구명조끼를 입고 아무런 사고 없이 구조될 수 있겠는지 생각해 보라'고 건의했지만 이 또한 공허한 말 같아서 씁쓸했다. 2년 전 충북대병원에 갔었다. 병원 앞 건축공사로 인해 1층 외래로 들어가는 주출입구가 막혀 있어 2층으로 들어가 1층으로
[충북일보]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선진강군으로 발전하는데 필요한 국방 정책의 기조를 국방혁신 4.0으로 명명하였다. 본 정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첨단과학 기술을 접목한 강군육성이다. 이는 출산율과 군 복무 기간의 축소에 따른 병역자원 문제를 해소하고, 현대전(現代戰)에 적합한 한국형 전력체계를 구축하고자 함이다. 이러한 군의 과학화와 더불어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군인 개인의 역량이다. 결국, 전장에서의 전략이 수립되고 임무 수행을 진행하는 것은 인간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공군 전투력의 핵심은 조종사로, 조종사 개인의 역량과 가치는 국가 전략자산과 다름없다. 그중 조종사의 체력관리는 가혹한 임무환경을 고려할 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체육학계에서는 '항공체력'이라는 이름으로 조종사의 체력 증진을 통한 전투력 강화에 대한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조종사에게 있어서 체력이 필요한 이유는 공중환경의 강한 중력가속도가 조종사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위험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항공기가 빠른 속도로 중력을 거스르며 기동하게 되면, 조종석의 조종사는 하체 방향으로 몸이 무거워지고 눌리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강한 중력가속도 상황에서는 신체의 혈액이
노란 의자가 캔버스를 독차지 했다. 의자 위에는 담배와 파이프를 올려놨다. 나무로 만든 의자는 팔걸이도 없다. 그러니 편안한 느낌 보다는 왠지 쓸쓸함이 묻어난다. 빈 의자는 고흐 자신을 상징하는 듯 위태로워 보인다. 빈센트 반고흐가 아를의 노란집에서 고갱과 함께 지내면서 그린 다. 그리도 원했던 고갱과의 생활이었지만 고흐에게는 그것이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던가 보다. 그 무렵 고흐는 도 그렸는데 두 그림은 여러 면에서 사뭇 다르다. 일단 의자의 색에서도 는 주로 노란색인 반면, 는 노란색과 밤색, 푸른색이다. 모양도 고흐의 의자는 등받이만 있어 밋밋하지만 고갱의 의자는 등받이와 팔걸이가 있어 편안해 보인다. 그 뿐이 아니다. 밖으로 휘어진 다리와 등받이, 팔걸이들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치장을 했다. 누가 봐도 값 좀 나가는 의자다. 아마도 자신이 존경하던 고갱을 위한 배려였을 것이다. 의자 하나를 통해 이렇게 사람의 마음속까지 꿰뚫어 볼 수 있다는 데 놀라움이 클 수가 없다. 굳이 글을 쓰지 않아도, 말이 없어도 고흐는 자신의 그림 안에서 온전히 그 외로움을 호소한다. 의자가 '궁둥이를 대고 걸터앉을 수 있게 만든 기구'라지만 이제는 그 말은
올해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됩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만 저는 당시 현직 시장으로서 경로당을 점검 나갔다 할머니들이 TV를 보시면서 배가 가라앉는 중계화면을 가리켜주어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나 할머니들도 모두 조금 있으면 구조선이 와서 구조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그리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사무실로 돌아왔었습니다. 오후 늦게 되어서야 상황이 급변하여 엄청난 참사로 이어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일을 되돌아봤습니다. 아침 8시 49분 침몰되기 시작한 세월호는 모두 476명이 탑승하여 29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영구실종으로 판명되면서 304명이란 인명이 희생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250명의 단원고 학생들이 있어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저희들도 그랬지만 고2 때 주로 이루어지는 수학여행을 제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학생들은 모두 325명이 탔는데 구조된 학생은 75명이었습니다. 함께 탄 선생님은 14명이었는데 11명이 숨졌습니다. 그러나 구조된 3명의 선생님 중 교감선생님이 제자 잃은 죄책감으로 사고발생 이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어 2명만 살아난 격이나 이 선생님들도 장기간 병가를 냈다가 결국 교직
운동 할 때면 현재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강한 의지만 가지고 시작하다 보면 탈이 난다. 의지와 정신 승리로 건강한 육체를 만들 수 있겠다 주장 하지만 운동은 여러 요소가 결합 되어 나타나는 결과이기에 당연히 탈이 난다. 몸이 탈 나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준비 없게 시작한 운동과 몸 상태를 복기하지 않고 이것저것 안되는 이유를 외부에서 찾아 대면 약간의 만족이 생긴다. 문제를 외부에서 찾을 때, 적당하고 좋은 핑계의 이유를 찾게 되면, 외부적 문제로 치부되고 나는 문제에서 자유로워진다. 평소 운동을 안 하고 몸의 준비가 덜 되어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겠지만 운동을 못하게 했던 핑계, 책임 전가는 일단 정신에서는 승리하며 잠시나마 위안과 기쁨을 준다. 몸이 아닌 지역 문화 사정을 생각해도 나름 유사하다. 기본 운동이 잘되기 위해서는 방해하는 다양한 요소의 정리가 필요하다. 친구와 잦은 약속, 건강한 식단 등은 운동과 관련 없어 보이지만 중요한 장기적인 요소이다. 음식의 섭취, 고른 영양소, 적절한 휴식, 지속적인 활동 등등이 수반 되어야 한다. 지역 문화 미래를 자신 의지로 현재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선진도시의 좋은 점을 갑자기 주입하면 몸살
청렴은 맑고 깨끗한 물이며 공직자는 마치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계곡과 같아야 한다.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라면 계곡물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밑에 바위가 있는지, 구덩이가 있는지를 모두가 투명하게 볼 수 있다. 이는 공직자는 투명하고 정직한 행동으로 일하고, 사회적 장애물 없이 공정한 의사결정을 내리며,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오염된 흙탕물이 흐른다면 어떤 장애물이 있는지, 언제 어디서 구덩이에 빠져버릴지 모르는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 도사리게 된다. 마찬가지로 부정부패와 탐욕은 공직자의 행동을 흐리게 만들고, 사회적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직자는 오염된 흙탕물이 아닌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투명한 계곡이 되어야 한다. 청렴이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뜻한다. 뜻으로만 본다면 청렴한 마음가짐을 갖는 것은 쉬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법률과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한 만큼, 완벽한 청렴은 어려운 일이다. 맑고 깨끗한 물에 잉크 한 방울이 떨어진다면, 그 맑은 물은 탁해지기 시작하고 잉크색으로 변해버리게 된다. 이처럼 청렴에도 작은 오류, 부정, 타락이 생긴다면…
여름방학에 집에 내려오니 할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셨다. 천수를 누리시고 이 세상과, 사랑했던 자손들과, 영원한 이별을 하실 때가 된 것이다. 지금 같으면 병원에 입원해 임종을 맞으셨겠지만, 60년 전에는 병이 나면 객지에 있다가도 집으로 돌아와 임종했다. 타지에서 돌아가시면 객사라고 하여 시신을 집에 들이지 않았다. 며칠 누워 계시던 할머니께 가시는 길에 양식하시라고 멀건 미음을 온 가족이 조금씩 떠 넣어드렸다. 할머니는 힘없는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시고 손자인 오빠가 들어오는 것을 보시고는 옆으로 고개를 떨어뜨리셨다. 한의사가 맥을 짚으신 다음 임종하셨다는 말씀에 따라 수세를 거두고 혼백을 불러 입으셨던 옷가지를 지붕 위로 던지셨다. 소반에 삼색 나물과 접시 밥을 세 접시 담고 생전 신으시던 고무신을 대문 밖에 두었다. 할머니 모시고 갈 사자에게 대접하는 의식의 하나였다. 임종 후 3일장 5일장, 국장은 7일장 9일장을 하는데 일반인은 중생일이 끼지 않으면 3일장을 한다. 삼 일 동안 돼지를 잡아 삶고 음식을 넉넉하게 하여 동네 분들을 대접했다. 장례식 전날 빈 상여를 메고 재떨이라고 하는 행사를 하는데 요령잡이의 회심곡과 핑경소리에 상주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중리에 도롱골이라는 마을이 있다. 중리 저수지에서 안족봉 낮은 골짜기를 따라가면 된고개골을 지나 피고개를 넘어 미원면 용곡리로 가게 되지만 안족봉을 향해 직접 올라가면 깊은 산골짜기에 자리잡은 도롱골이라는 마을을 만나게 된다. 예전에는 깊숙한 산골짜기를 가리키는 지명이었겠지만 오늘날 이곳에 천연염색 공방을 비롯하여 가죽공방 등 공예 체험장들이 들어서면서 도롱골 공예 마을이 생겼다. 그러면 도롱골의 '도롱'이란 무슨 의미일까? 충북의 지명에서 도롱골이란 지명을 찾아보니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덕암리의 '도롱골'을 비롯하여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충주시 노은면 법동리, 충주시 앙성면 지당리, 진천군 이월면 동성리,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영동군 양강면 묘동리, 영동군 상촌면 돈대리, 영동군 매곡면 공수리, 영동군 양강면 만계리, 제천시 봉양읍 장평리, 단양군 영춘면 남천리, 단양군 가곡면 보발리 등 각지에 널리 분포되어 있었는데 유사한 음을 가진 '도롱뇽'과 연관지어 '도롱뇽이 사는 깊은 산골짜기'라는 의미로 해석하거나 아니면 그 유래가 전해지지 않는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다른 지역의 지명에 나타나는 '도롱'의 유래를 보면
총선도 끝났으니 이제 정치적 영향에 대한 고려 없이 정부와 의사 간 대화를 시작할 때다. 정부의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방침에 반발하는 의사와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2개월 째 이어지고 있다. 2천 명 증원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정부 측과 원점 재검토 또는 시행 1년 유예 등을 주장하는 의사 단체와 갈등이 깊어져 의료현장 곳곳의 위험상황이 매우 심각한 지경이다. *** 막다른 벼랑 끝 대형 수련병원에서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환자를 떠났으며 의대생들의 수업거부와 휴학 신청, 대형병원 의사들의 업무과중으로 의료현장은 언제 어디서 무슨 사고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살얼음판이 지속됐다. 중환자실과 응급실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지 한참 되었고, 병상 가동률은 뚝 떨어졌다. 정부와 의사 단체 간 대화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제대로 된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며칠 전 대통령과 전공의 단체 대표와의 양자 대화가 있었는데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갈등을 풀만한 대화의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가장 고통받는 대상은 환자와 가족이다. 특히 응급환자와 중증환자는 대형병원이 아니면 적절한 치료와 수술을
역세권에 사노라니 서울 상경이 훨씬 편리하다. 집에서 걸으면 고속 전철역까지 15분 여 걸린다. 봄빛이 짙어지는 며칠 전 일이다. 서울을 가기 위해 예매한 열차표 시간에 맞춰 급히 걸어갈 때이다. 고속전철 역을 거지반 코앞에 둔 시점이었다. 갑자기 배가 살살 아파오더니 도저히 참을 수 없으리만치 고통스러웠다. 간신히 걸음을 떼어 가까스로 역사(驛舍) 안 화장실을 찾았을 때 일이다. 화장실 안에서 용변을 보고 있을 즈음이었다. 화장실 이용객들의 여닫는 문소리가 매우 크게 들렸다. 필자가 사용하는 화장실 옆 칸에선 얼마나 문을 세차게 닫고 나가는지 그야말로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옆 칸 뿐만이 아니었다. 화장실 안 여기저기서 문 닫는 소리가 굉음으로 작용하다시피 했다. 그 소리가 마치 지축을 뒤흔드는 듯 요란스러웠다. 이런 태세라면 화장실문 전체가 부서지지 않을까 하는 기우마저 자아내는 소리였다. 이 소란 속에서 화장실 밖에서 어느 여인의 속삭이는 듯한 작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희아야. 화장실 나올 때 문 살살 닫고 나오렴, 방금 아기가 뱃속에 있는 아주머니가 네 옆 화장실로 들어가셨단다. 네가 문을 세게 닫음 아주머니 뱃속에 있는 아기가 놀랄지
나는 환경직 공무원으로서 단양군 환경과에서만 올해로 20년째 일을 하고 있다. 지금은 자연환경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30년 전 처음 환경 분야를 공부할 때는 대기, 수질, 폐기물 이런 것들이 주요 과목이었다. 그리고 20년 전 처음 환경과에 임용될 당시만 해도 환경과는 대기, 수질, 폐기물업체 인허가, 지도, 단속 업무가 핵심 업무였다. 물론 지금까지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고 있으나 새로운 업무들이 꿈틀거리고 있으며 그중에는 내가 추진하고 있는 자연환경 업무 중 하나인 지질공원이 있다. 자연환경 업무의 부상은 환경부의 업무 흐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생태관광, 지질공원, 야생생물, 생물다양성 보존, 수질총량 등에 관한 업무가 신설·개편되면서 이 업무에 대한 다양성과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단양군은 8년 전 자연환경팀을 신설해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특히 2년 전부터 생태관광과 지질공원에 대한 업무를 적극 추진하며 환경 분야의 새로운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내가 지질공원 담당 팀장으로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단양에 지질공원은 어디야?"라는 것이다. 이 난처한 듯 보이는 질문에 대해 가장 현
학교마다 업무를 위해 편성된 부서는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 학교와 같이 학년당 9학급인 경우 통상 13개의 부서가 구성된다. 그중 3개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 학년을 담당하는 부서다. 각 부서별 업무 내용은 영역에 따라 구분된다고 할 수 있으나, 난이도를 말하자면 어떤 객관적 지표가 있는 게 아니라 각자의 체감 정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언급하기는 어려워도 학년부장선생님들의 업무 난이도는 최상급인 '매우 높음'에 속한다는 점에 이견은 없을 듯하다. 담당해야 하는 업무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학생들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시간의 양과 고민의 정도를 살펴보면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표현 외에는 적당한 말을 찾기 어렵다. 학년 부장직을 맡기 시작하면 대체로 1학년부터 그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3년을 담당한다. 우리 학교의 경우가 그렇다. 특별한 사정이나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입학부터 졸업까지 맡는다는 것이 일종의 학교문화로 정착되었다. 학년부장선생님은 학교로부터 제안받은 부장직을 수락하면서부터 그가 가진 대부분의 자원과 시간을 학생들을 위해 쏟아붓기 시작한다. 학년별 단계마다 집중해야 하는 세부업무는 별개로 치더라도, 담당한 학생들의 기본적인 학교
연극의 3요소는 희곡, 배우, 관객이다. 보통 배우는 희곡, 즉 대본을 보고 출연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한다. 그러나 나는 희곡을 보지도 못한 채 배우로 캐스팅되었다. 그런데 이번 생의 배역은 좀 묘하다. 고요가 몸을 불리는 밤이면 골방에 박혀 모국어로 나를 찾다가도, 소리가 키를 세우는 낮이 오면 외국어를 쓰는 아이들 속에서 나를 잊는다. 그러나 그 어떤 시간에도 나는 혼자다. 오늘도 분장을 하고 무대에 오른다. 연극이 3막이나 4막으로 이루어지듯 나의 모노드라마 또한 대체로 4막이다. 간혹 시 창작 강사 역할이 주어지는 날이면 5막을 올리기도 한다. 오늘은 4막이 있는 날이다. 막이 오르는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새벽 6시 50분에 자동차 시동을 건다. 청주에서 진천으로 한 시간 이십여 분을 달려 무대에 도착한다. 8시 15분쯤 도착하면 1막이 시작된다. 1막의 관객은 12명의 아이들이다. 한국 아이가 단 한 명도 없다. 엄마 아빠가 모두 외국인인 아이가 9명이고 한쪽 부모만 외국인이 아이가 3명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러시아 1명, 우크라이나 1명, 우즈베키스탄 4명, 카자흐스탄 3명이다. 즉 중앙아시아 계열의 외국인이 9명이고 필리핀 다문
내일은 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선거를 흔히 민주정치의 꽃이라고 한다. 선거가 왜 민주정치의 꽃일까?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선 민주정치가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민주정치는 고대 아테네에서 시작되었다. 고대 아테네는 직접 민주정치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여자, 노예, 외국인은 제외되었기에 온전한 민주정치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민주정치라함은 국민이 주인인 정치이므로 국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것만이 오리지널 민주정치인 것이다. 민주정치의 영어식 표현은 Democracy이다. 이는 Demos와 Kratia의 합성어인데, Demos는 민중을 Kratia는 지배를 의미한다. 따라서 민주정치인 Democracy는 민중의 지배를 의미한다. 링컨은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신의 가호 아래, 이 땅에 새로운 자유를 탄생시키며, 국민의(of the people), 국민에 의한(by the people), 국민을 위한(for the people) 정부가 지구상에서 죽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은 민주정치가 국민의 정치이고, 국민에 의한 정치이며, 국민을 위한 정치임을 잘 말해주고 있다. 여기에서 민주정치를 가장 잘…
"아빠, 아빠 수소가 뭐야" 아직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아들이 텔레비전 광고를 보다 말고 나에게 물었다. 광고 속에는 '미래의 친환경 에너지 수소에너지가 함께 합니다'라는 문구가 지나가고 있었다. 아직 한글도 깨치지 못한 아들이 수소에 호기심을 가짐에 한편으로 대견했다. 수소산업육성전문관으로 근무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수소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어린아이에게 설명해 본 적이 없어 아들의 질문에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일반인들이 수소의 필요성을 묻는다면 나는 "인류가 산업혁명 이후 화석에너지를 주 연료로 사용하면서 지구를 둘러싼 온실가스가 증가했고 이로 인해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각종 자연재해와 경험하지 못한 전염병의 위험에 노출됐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삶과 우리의 터전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화석에너지에서 청정에너지로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그 청정에너지 중심에 수소가 있다"라고 답한다. 그러나 이 설명을 우리 아들이 이해할 리 없다. 아들, 우리 아들 몸이 뜨거워지면 엄마가 어떻게 해줘· 이마에 차가운 패치도 붙여주고 얼른 나으라고 병원에 데려가서…
날이 풀리면서 야외활동을 많이 하기 시작하는데요. 특히 봄철에는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나오는 분들이 많죠. 게다가 더욱 다양해진 여가 문화로 인해 야외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도 많아졌다고 해요. 가정 외 아이가 익숙지 못한 장소에서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답니다. 가정에서보다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버스나 자동차를 탈 때 아이 나이에 맞는 카시트 또는 부스터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안전띠는 기본입니다. 특히 만 6세 이하의 경우 반드시 카시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건널목을 건널 때 신호가 바뀌더라도 좌우 확인 후 건너야 합니다. 아이와 다닐 때 무단횡단은 절대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보행 중 스마트폰을 보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 좋습니다. 놀이터 및 놀이기구 이용 시(미끄럼틀/시소/그네 등) 놀이터 환경이 안전한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충격 완화 장치, 놀이기구의 안전성 여부) 아이가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라인스케이트, 킥보드 등 탈 때 보호장구(헬멧, 팔꿈치 보호대,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차량 운행이 없는 안전한 곳에서 타는 것이 좋습니다. 또 아이에게 안전하게…
"아, 내일은 눈을 뜨지 않아도 되다니…, 나는 그게 너~무 좋아." 글쓰기 공부를 함께하는 초등학교 교사들하고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들 가운데 하나가 목소리를 통통 퉁겨 올렸다. 다음날은 토요일이었으니 출근 시각에 맞추느라 잠자리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라는 걸 나는 금세 눈치챘다. 그 말 한마디에 다들 낯꽃이 벚꽃처럼 환해진 것 같았다. 선생님들이 아침에 눈 뜨기를 싫어하는 까닭은 빤하다. 날마다 정해진 시각에 출근해서 교실과 교무실을 오가며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서, 그렇게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하도 지겹고 고달파서 아니겠는가. 그런데…. 한 번 바꿔 생각해보라고, 오라는 데도 없고, 갈 데도 없고, 딱히 할 일도 없고, 그러다 보니 세상과 마주하는 게 두려워서 아침마다 눈을 뜨기가 싫은 이들도 주위에 참 많지 않으냐고, 어디 그뿐이냐고, 지금 잠들면 내일 아침에 눈을 영원히 뜨지 못하게 될까 봐, 그게 두려워서 잠자리에 드는 것조차 멈칫거리는 사람들도 아마 적지 않을 거라고…. 뭐, 그런 말을 입안에서 우물거리다가 모처럼 환해진 그들의 낯꽃이 금세 시들어버릴까 봐 입에 빗장을 걸고 말았다.…
예년에 비해 벚꽃 개화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상은 허무하게 일그러졌다. 축제를 추진했던 자치단체들은 벚꽃이 없는 나무를 올려다보며 울상을 지었고, 축제가 끝나자 심술 난 놀부처럼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지난 봄날처럼 무심천변은 하얀 벚꽃으로 만발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은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찾아오기도 한다. 그 화려하고 아름다운 벚꽃이 요란한 확성기 소리에 함몰되어 눈처럼 쏟아지고 있다.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혼돈의 시간 속에서 봄날이 가고 있는 것이다. 22대 총선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일하게 해달라"고 부르짖는 여당과 '정권 심판'을 내세운 야당 간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의 장'이 되겠지만 결과에 따라서 국가는 극심한 내홍과 야당에서 부르짖고 있는 탄핵정국으로 정부가 식물정부가 될지도 모르는 위태로움에 서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불과 2년을 지켜보고 정권 퇴진을 외치는 야당이야 정치적 목적이어서 그렇다고 해도, 국민들의 목소리는 참고 기다려줄지 모르는 우리의 조급한 마음이 그대로 표출되는 것이 아닌가 하여 안타깝다. 의료계의 파업도 진퇴양난이다. 2월 20일 '빅5 병원'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시작된 의료공백 사태는 점점…
모두가 쉬어 갈만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보이지 않는 발열 체크기 이제 너와의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따스한 햇살을 반기려 마스크를 반쯤 벗는 사람들 사신처럼 검은 옷을 입고 죽음의 잔치를 즐기는 너의 욕망이 이제는 사라지는가 보다 너를 만나는 것은 죽음의 절망에 빠진다는 고통 자녀는 부모님을 위해 슬퍼해야 했고 부모님은 자녀를 위해 슬퍼해야 했다 마스크 속에 미소마저 잃어버린 서로의 불신으로 보냈던 지난날 사람의 생명이 소중함을 깨달았으니 너로 인해 받은 상처 깨끗이 치유하고 가거라 - 김창영 전문 필자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자주 갑니다. 코로나 때문에 정문으로 들어가기 전 마스크를 쓰고 발열 체크를 해야 했습니다. 외출할 때 마스크 작용을 의무화했는데 '해지한다'라는 소식이 들렸답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라는 소식이 들렸지만, 왠지 마스크 없이는 불안하기만 합니다. 마스크를 쓰고 외출해 봅니다. 휴게소에 도착했는데 멀리서 보이는 사람 중에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직 마스크를 벗기가 이르다'라고 생각했는데 따스한 햇볕이 유혹하여 마스크를 벗게 했나 봅니다. 매점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딩동댕~ 여느때와 같이 구급출동벨이 울렸다. 지령서에는 열상이라는 한 단어. 긴급하게 구급차에 몸을 맡긴 채 출동을 나선다. 이번에는 어떤 현장이 기다리고 있을까? 어떻게 하다 다쳤을까? 수많은 생각에 사로잡혀 있던 중 어느새 현장에 도착한다. 만취한 상태로 길을 걷다 넘어져 이마부분이 찢어졌다고 한다. 다행히 지혈은 되어있으나 찢어진 범위가 넓은데다 상처가 지저분하다. 현장 도착 후 표준지침대로(나는, 구급대원이니) 환자에게 응급처치는 물론 현재의 상태와 치료방법, 치료 후 상처가 남을 수 있음을 고지 후 병원을 선정하고, 선정된 병원으로 이송을 하게된다. 여기까지는 구급대원이라면 누구든지 원하는 이상적인 구급출동이다. 하지만 항상 좋을 수는 없는 법, 오늘도 쉽지않은 출동을 나가게 된다. 100건의 출동이 있다면 어느하나 같은 상황의 출동은 없다. 심정지나 중증외상 출동에 비해 특히 주취상태의 출동은 힘듦이 배로 느껴진다. 특히 흥분상태의 환자들은 언어폭력은 물론 여성 구급대원이라는 이유로 성적수치심을 느끼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그러다 흥분상태가 지속되면 욕은 물론 주먹과 발이 눈앞을 지나다닌다. 그럼에도 나는 내 직업이 자랑스럽다. 국민의…
19세기 "당신이 먹는 것을 보면 당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는 브리야사바랭의 일갈은 '인간의 본성을 꿰뚫은 세기의 지혜'였다. 무엇을 먹는지가 존재자의 특성을 결정한다는 명제는 진위를 가리는데 논란이 일 소지가 크게 없어 보인다. 굳이 과학적인 근거나 설득을 위한 논리를 세울 필요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인류가 몸으로 겪으며 체감하는 까닭이다. 커피도 마찬가지이다. 1990년대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더 이상 다방에 갇혀 있지 않고 컵을 들고 거리를 누비기 시작하면서 '커피는 구체적 개인을 상징하는 아이콘(Icon)'이 되었다. 손에 쥐고 있는 커피의 브랜드가 당신을 정의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21세기들어 커피가 세계인의 음료로 급성장하면서, 커피는 이제 국가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도구로 나설 태세이다. 국민들이 어떤 커피를 주로 즐기는지를 안다면 그 국가가 어디인지를 말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과연 그럴까? 'Coffeeness'라는 블로그를 운영 중인 미국의 아르네 프레우스(Arne Preuss)가 지난 1년 동안 구글을 사용하는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커피와 관련해 어떤 검색어를 사용했는지 조사했다. 그가 21종의 커피 메뉴를 집중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