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식물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를 적절히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그 중 '햇빛'을 다루겠습니다. 먼저 식물을 기르시면서 제공해주는 햇빛의 양을 '광량'이라고 합니다. 이 '광량'은 크게 4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직사광선은 차폐되지 않은 햇빛으로 장시간 쬐면 대부분 실내 식물에 좋지 않습니다. 다만 아파트의 경우 베란다 창문에 자외선 차단 코팅이 되어있기 때문에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직사광선으로 보기엔 부족함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직사광선은 창문을 열어놓은 상태입니다. 대부분의 실내 식물은 장시간 직사광선을 쬐면 잎이 탈색되거나 잎끝이 마르게 됩니다. 특히 여름철 한낮에 물을 준다면 토양 온도가 급격히 올라 식물이 상할 우려가 있습니다. 단, 직사광선을 좋아하는 선인장 같은 다육식물 종류는 예외입니다. 창이 남향일 경우에는 자외선 차단이 되어있을지라도 여름의 햇빛은 식물에 너무 강렬할 수 있습니다. 둘째, 해가 하루에 2~3시간 정도 경우를 반양지라고 하는데 꽃이 핀 식물이나 해를 좋아하는 식물을 두시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동향 또는 서향의 창이 이런 사례에 해당합니다. 셋째,…
청렴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직자가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덕목이다. 말로는 청렴을 수없이 외치지만 청렴은 말처럼 쉽게 얻어지는 덕목이 아니다. 청렴이란 무엇일까? 청렴의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성품과 행실이 높으며, 탐욕이 없는 것'을 의미한다. 매년 발표되는 반부패 운동 단체 '국제투명성 기구'(TI, Transparecy International)의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에 의하면 지난해 대한민국 부패인식지수는 57점으로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54점을 받았던 지난해 대비 3점이 올랐고, 국가 순위는 6단계 상승해 세계 180개 국 조사 대상국 중 45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OECD 가입 35개 국 중에서 30위에 그쳤으며 아시아, 태평양권에서도 9위에 머물렀다. 부패인식지수는 나라별 공공·정치분야의 부패 정도에 대한 인식을 수치(100점 만점)로 나타낸 것으로 CPI는 70점대를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를 평가하며, 50점대는 '절대 부패로부터 벗어난 정도'로 해석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2016.11.30.) 및 적폐 청
자정을 넘기고 일기장을 펼쳤다. 겉표지에 끼워져 있는 흑백 가족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엄마의 얼굴과 오빠, 언니의 소박한 모습을 바라본다. 엄마는 30대 초반이고 엄마의 무릎 위에 앉아있는 나는 뽀얗게 살이 오른 세 살의 아기 모습이다. 그 아기가 자라 벌써 이순을 맞았고 손자도 두었다. 세월의 저편에서 살아온 이야기가 얼마나 많을까. 지나간 시간을 사진첩에서 꺼내듯 지난 추석에 다녀온 고향을 더듬어 본다. 차는 강변도로를 달렸다. 이른 아침 안갯속을 헤치고 무거운 가방을 들고 부지런히 걷던 등하굣길이었다. 산모퉁이를 돌아가니 나루터가 나온다. 예전 그곳은 목성균의 수필 '세한도'에 나오는 장면과 비슷하였다. 동네라고도 할 수 없는 산골짜기에 띄엄띄엄 몇 채 안 되는 집 가운데 뱃사공의 집은 나루터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 납작 엎드린 허름한 집은 그 시대의 형편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중·고등 시절 합하여 6년이란 세월을 배로 강을 건너다녔다. 나루터는 집과 학교 사이의 중간 지점에 있었다. 그래서 반은 걷고 반은 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녔다. 사공 아저씨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을 때는 복권에 당첨된 것만큼 운이 좋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손님을
올 추석은 '여름한가위'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일렀다. 대추가 붉어지려면 가을 햇볕을 더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풋사과처럼 푸른색 대추를 차례(茶禮)상에 올려야만 했다. 시골길 도로변에는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거리지만 가을느낌을 느끼기에는 이른 추석이 지나갔다. 추석날은 날씨가 너무 쾌청하여 파란 하늘에 그림을 그리는 뭉게구름이 너무 아름답게 보였다. 고향 성묘 길에도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는 이른 계절임을 알 수 있었다. 벌초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성묘객도 예년보다 줄어들었다. 밤송이는 아직 알밤을 숨겨놓고 입을 벌리지 않고 있어서 성묘 길에 알밤 줍는 재미도 느낄 수 없었다. 태풍 '링링'이 지나갔지만 큰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에 보았던 추석민속놀이는 거의 사라져가고 있는 것 같다. 추석 다음 날 초등학교 마당에서는 가을 운동회가 열려서 지역의 축제장으로 정겨운 풍경을 즐겼었는데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아쉬움도 컸다. 필자가 다녔던 초등학교는 폐교가 되었지만 건물 일부와 대학찰옥수수권역사업장으로 숙박과 야영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동문 어울림 마당으로 사용 할 수 있다는 것만도 다행이라
아침 저녁으로 부는 쌀쌀한 바람이 깊어가는 가을을 재촉한다. 나무들이 붉은색으로 곱게 물들어 등산객을 유혹하는 등산의 계절인 가을이 온 것이다. 만산(滿山)에 홍엽(紅葉), 그 고운 붉은 빛에 온 산과 마음까지 활활 불타올라 절로 감탄사가 나오고, 그 어디서 저런 고운 빛들이 나올까 싶어, 보고 또 봐도 눈을 의심하게 만들어내는 가을단풍의 절경은 사람과 자연을 몰아일체로 빚어낸다. 가을 정취를 느끼기 위해 산을 찾는 등산객이 많아질수록 산악 관련 안전사고 발생 건수도 함께 늘어난다. 영동소방서 구조·구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산악구조 활동 건수는 총 55건으로 이 중 본격적인 가을 산행이 진행되는 9월에서 10월에 가장 많은 23건(41%)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잠시 일상을 벗어나 몸과 마을을 정화하려 찾는 가을 산, 몇 가지 주의사항만 지킨다면 안전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안전사고 예방의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관리다. 자신의 체력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하여 적절한 등산코스를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의 체력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산행은 사고로 이어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또 산행을 하기 전, 기
가을이 깊어지고 들판의 벼가 누렇게 변해가니 바야흐로 그간의 결실을 수확할 때가 되었다. 교육계에 있다가 퇴임하고 과수원 농사를 짓는 남도의 친구를 만났다. 사과 농사를 짓다가 너무 힘이 들어 금년부터는 위탁 경영을 한다는데 이 교육학박사가 경험한 중에 들을 말이 자못 있다. 사과를 수확하면 크기별로 선별하여 박스에 담는다. 그런데 초짜 농부에게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미세하게 흠 난 것을 버리느냐 아니면 상품에 넣는가 하는 결정이란다. 숙련된 농부야 물론 완벽하리만큼 깔끔한 사과만을 엄선하여 박스에 넣는데 그걸 어려워 한 이 초짜 농부는 상품성 좋은 박스에 약간 아주 약간 흠이 있어 버리기 아까운 놈을 같이 넣었다. 그랬더니 그 약간 상태가 좋지 않은 사과 하나가 멀쩡한 다른 사과까지 쉽게 상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박스 전체를 못 쓰게 만들어 버리더란다. 이걸 보면서 이제껏 교육자로서 한 마리 잃은 양을 구하려 많은 노력을 들였고, 교장으로 훈화 때에도 강조를 한 경험을 반추하게 되어 그 결과로 다른 멀쩡한 학생들에게 미치는 반작용은 없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단다. 인간사회로 유추해 보자. 질 나쁜 사람 또는 손길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노력이 전체 사회에 어
흥겨운 캐롤송이 울려 퍼지던 어느 겨울밤이었다. 친구들과 연말모임이 있어서 3차까지 하고 집으로 오는 길이였다. 아파트 입구에 지팡이를 짚은 웬 노인이 서성이는 게 보였다. '이 추운 밤에 왜 여기 나와계실까?'하는 호기심이 발동했지만, 술도 취한 터라 그냥 지나치는데 갑자기 노인이 말을 걸어왔다. "저어, 혹시 이태재씨인가요?"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란 나는 "네, 그런데요. 누구시죠. 저를 아세요?"라고 되물었다. "응 잘 알고 있지. 나하고 잠깐 얘기 좀 할까?" 이렇게 말하고, 노인은 내 대답은 들으려 하지도 않고 앞장서 가고 있었다. 처음 보는 낯선 노인이었다. 그런데 왠지 낯설지만은 않다는 느낌도 들었다. 무슨 얘기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술도 좀 더 깨고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에 노인의 뒤를 따라갔다. 우린 아파트 앞에 있는 작은 카페로 들어갔다. 불빛 아래서 보니 노인은 이상한 디자인의 허름한 옷을 입고 있었고, 얼굴은 온통 주름투성이였으며, 셀 수도 있을 정도로 몇 개 안 남은 머리카락에 비쩍 마른 몸매를 하고 있었다. 한 마디로 불쌍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반가운 듯 얼굴엔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내가 '저녁에
초벌 씻은 쌀뜨물에 벌레똥집이 수북하다. 보통 찬바람이 나면 없어지는데 올해는 늦더위가 길었다. 얼마나 극성인지 이남박에 박박 씻어야 말끔해진다. 애벌 받은 뜨물로 국 끓일 때도 미심쩍어 체에 밭친다. 번거로운 쌀 씻기가 끝날 때마다 어머님은 "여름내 돼지 뒷다리 하나는 제대로 먹었지"라고 하신다. 아무리 헹궈도 속속들이 잡는 건 역부족이고 시나브로 먹다 보면 그렇겠지 싶다. 장마가 끝날 즈음 쌀통을 열어보면 바구미와 쌀벌레가 바글바글했다. 일일이 퍼서 신문지에 쏟아놓으면 어마 뜨거라 도망치던 벌레와 이어지는 뒷다리 타령. 지금은 벌레라도 바글거리지는 않는다. 방앗간에서 찧은 쌀은 벌레똥집이 나오는데 사 먹는 쌀은 출하할 때부터 세균을 죽인다. 어른들이 벌레퉁이 쌀을 보고도 돼지 뒷다리 어쩌구는 괘씸죄보다는 너희도 먹고 우리도 포식했다는 뜻이다. 가뜩이나 더운 날 벌레를 잡는 게 수월하지는 않으나 벌레 먹은 쌀이라도 덕분에 돼지 뒷다리 하나 챙겼노라고 너스레에 엉너리칠 수 있으면 건강에는 나쁘지 않다. 오후에는 쌈장을 버무렸다. 풋고추와 호박을 다지고 양념을 준비한 뒤 장독에 올라갔다. 된장항아리에 가시가 꾀었다. 가시는 고상한 표현이고 구더
"어떻게 살아야 하며, 행복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가?"에 대한 수많은 질문과 대답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삶에 대한 본질을 알려고 하는 것은 앎에 대한 사랑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을 알아가고 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알려고 노력하는 것, 그러기 위해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인내하는 것은 가치 있는 삶에 대한 질문이며, 답이자 해결 방법이다. 앎에 대한 사랑은 자신을 사랑해야 생겨난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는 본능적인 행동이 있어야 가능하다. 갓 태어난 아이는 첫 사흘 동안 추위도 아픔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는 엄마 뱃속이 아닌 이미 존재하고 있는 세계로 던져져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곳에 있는 수많은 질서와 상징들은 학습을 통해 알도록 강요하며, 소리를 내기 때문에 만약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처럼 지내려고 한다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소리들 멀어지고/ 내 목소리만이 아주 가까운 곳에서 울린다/ 아니, 온몸에서 울린다/ 나는 잠시 종이 되는 수밖에/ 발밑으로 흘러내리는 종소리/ 아주 잠시 그것을 볼 수…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우리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모래집을 지으며 한 번쯤은 불렀던 동요다. 어릴 적 그 설렘이 다시 한 번 찾아온 듯하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와 감정평가업계의 숙원사업이었던 감정평가사회관 신축이 드디어 마무리된 것이다. 누구보다도 지난 30년 동안 업계에 헌신해온 회원의 기쁨이 클 것이다. 새 회관이 우리들만의 기쁨이 아니라, 지역주민 나아가 국민의 기쁨이 되길 바란다. 협회는 1989년 12월 7일 국민 재산권을 보호하고, 국가 경제에 기여하겠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감정평가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국민 재산권 보호의 첨병으로서, 정부 부동산 정책의 동반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일해 왔다. 그렇다고 과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부족한 부분도 없지 않았고, 시대의 흐름에 맞게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협회와 업계는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다. 협회와 업계의 도약을 위해서는 "언제나 국민과 함께"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감정평가사는 국민과 국가의 소중한 재산을 공정하게 평가해야 하는 커다란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감정평가 결과는 정부 부동
1910년 8월 29일은 우리 민족에게는 더 없는 치욕의 날이다. 그날로부터 36년이라는 짧지 않은 동안 우리는 일본인들에게 정신적 탄압과 물질적 침탈을 당했다. 민족은 있으나 국가가 없는 그래서 천부적 인권마저도 빼앗긴 체 소와 말처럼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생활을 했다. 그중 하나가 강제징용이요, 위안부 그리고 일본을 위한 전쟁터로 나간 병사였다. 그 이외에도 그들이 식민통치를 한 36년 동안 식량 등 갈취해간 재물, 지하자원 등 수없이 많다. 그것을 돈으로 환산하면 일본 국토 절반을 한국에 넘겨주어도 많지 않다. 그런데 1960년대 청구권자금 겨우 미화 5억 달러(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로 완전 보상, 그 보상 덕택에 발전 오늘의 한국이 있다고 말한다는 것은 한심한 발상이다. 그런 논리라면 지금에 일본이 있기까지에는 경제와 문화 측면에서 한국을 빼놓을 수가 없다. 그 사실 역사가 증명한다. 경제면에선 식민지 통치 기간 갈취해 간 자원 말고도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들이 일본 청자를 만들어 17·18세기 유럽으로 수출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특히 영국의 황실이 일본에서 수입한 청자를 생활자기로 사용하자 그것이…
연필을 든 손은 푸근하다. 거친 표면도 생쥐처럼 매끄럽게 빠져나가고, 힘 안 들이고 지나가는데도 뚜렷하게 자취를 남기는 볼펜이 대세이지만 머리에 지우개를 달고 있는 연필이 더 임의롭다. 닳고 낡아지면 잠시 끝을 다시 벼리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막간의 틈이 있어서 숨을 고르고 몸에 힘을 뺄 수 있다. 한나절 내내 개미구멍처럼 좁아져있던 생각이 다시 툭 트일 수 있는 것은 날카로운 칼날로 살을 깎아내고 그 속의 까만 뼈를 조심스럽게 갈아내는 무심(無心)의 시간 덕분이다. 판을 갈아엎어야 할 만큼 이건 아니다 싶을 때에도 제 몸을 바치는 지우개로 쓱쓱 지우면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어서 인간적이다. 틀릴 수도 있다는 전제를 안고 있어서인지 행간의 논리들이 서로 다투려 하지 않는다. 잘 지워지지 않는 글씨라도 연필의 부드러운 첨삭 기호를 빌리면 즉시 바로잡히거나 흐르는 시간에게 맡길 수 있다. 연필은 기존의 글에 간섭과 지적을 하면서도 자신을 돋보이게 내세우거나 우기지 않는다. 언제든지 지워져 물러설 각오가 되어있다. 글쓰기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때 침을 묻혀가며 꾹꾹 눌러쓰던 기억 때문일까. 연필을 잡을 때면 흐릿한 동심(童心)이 다시…
충북 음성군 삼성면 양덕리에 돌 장승처럼 보이는 돌미륵이 있다.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돌 장승은 각각 암 미륵, 숫 미륵으로 불리는 미륵불이라고 하였다. 음성군 향토문화유적 4호인 양덕리 동리 미륵불은 장승형 미륵불로 할머니, 할아버지 미륵불로 기록되어 있다. 두 미륵은 3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서로 마주 보고 있으며 할아버지 미륵의 모습은 검은 때가 가득 끼어 사나운 인상으로 평지에 있으며 반대편 언덕에 조금 작은 크기의 할머니 미륵은 하얀 화강암으로 보다 순한 인상으로 있다. 그럼에도 크기가 2m의 할아버지 미륵과 1.7m의 할머니 미륵의 모습은 스스로 겸손해 질만큼 위엄이 느껴진다. 미륵보살은 다음 세상에 나타날 미래의 부처를 뜻한다. 고타마 붓다(부처)가 모든 중생을 구원하지 못하였는데 그렇게 구원하지 못한 중생을 구원하기 위해 미륵불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부처는 자신과 같이 과거에도 진리에 접근한 자신과 같은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자신 이전에 6불(六佛)을 포함하여 과거 7불(過去七佛)이라는 생각과 나아가 연등불(燃燈佛)이라는 최초의 부처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미래에도 자신과 같
충북도 예산이 6조 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렇게 증가되는 도의 살림살이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또한 11개 시군의 균형발전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충북도는 이러한 원동력의 핵심을 간과한 예산운용을 하고 있어 시급한 개선을 위한 조례 제·개정이 요구된다. 바로 지역자원시설세 기금의 운용방법이다. 지역자원시설세란 지방세법 141조에 따라 지하자원, 해저자원, 관광자원, 수자원 등 지역자원을 보호 개발하고, 지역의 소방사무, 환경보호 등 지역균형발전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오물 처리시설 등 공공시설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부과하는 목적세인 지방세(도세)다. 지역자원시설세는 지방세법에 그 목적과 취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세금 징수의 명분은 '지역 산업에 세금을 부과해 지역주민에 돌려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충북도는 발전용수에 대한 특정자원시설세를 구분하지 않고 소방특별회계로 한꺼번에 묶어 예산을 운용, 세금 징수의 목적과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지방재정법 9조에는 "목적세에 따른 세입·세출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별회계를 설
논어 위정(爲政) 편에 나오는 학간록은 벼슬자리 얻는 법을 제자 자장이 공자에게 물어본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공무원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글귀이다. 다음은 학간록의 본문이다. '子張 學干祿 子曰 多聞闕疑 愼言其餘則寡尤 多見闕殆 愼行其餘則寡悔 言寡尤 行寡悔 祿在其中矣' 벼슬자리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과 이미 벼슬자리를 얻은 사람들이 어떻게 말과 행동을 해야 할지 알려주는 유용한 글귀라 생각한다. 배울 학(學), 구할 간(干), 녹 록(祿). 벼슬자리 얻는 법을 배우라는 뜻 정도 될 듯하다. 공자는 실제 벼슬을 구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떠돌기도 했으며 요청을 받으면 그 나라로 가서 자기 뜻을 펼치기도 했다. 요즘으로 치면 서울대학교 총장 정도 위치였을까. 제자들도 많았고, 제후들로부터 많은 녹봉을 받은 적도 있었다. 첫 번째로 공자가 대답한 말은 '多聞闕疑(다문궐의) 愼言其餘則寡尤(신언기여즉과우)'이다. 공자는 많이 듣고, 이상한 것, 의심스러운 것을 뺀 나머지를 삼가 말하면 허물이 적다고 했다. 공무원으로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말을 듣고 그것을 그대로 얘기하는 것이 아닌 의심스러운 것을 빼고 나머지를 삼가 말해야 우리
흔히 사람을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로 칭송을 한다. 인간이 꽃보다 아름다우려면 겉모습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인간다움을 갖출 때 멋있고 아리땁다. 매사 예의범절을 깍듯이 지키는 사람은 감히 범접할 수 없어 함부로 대할 수 없고 높은 기품마저 느낀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지녀야할 품격을 크게 손꼽는다면 교양, 지성, 학식이다. 사소한 이익 앞에 자존심과 정을 저버리는 사람은 왠지 치졸해 보이고 속물적인 느낌마저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얼마 전 서류에 남은 삐뚤빼뚤한 친필의 이름 석 자를 발견하곤 갑자기 콧날이 시큰했다. 아파트 전세 계약서에 쓰인 세입자의 성함이 그것이다. 지난날 친정어머니를 위해 사드렸던 아파트다. 어머니께 그곳보다 더 넓은 아파트를 구입해 드린 후 전세를 놓았다. 그 집 전세 계약서를 쓸 때다. 계약자는 깔끔한 외양의 팔순 할머니였다. 그 때는 자신의 딸과 단둘이 산다고 말했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 할머니는 잠시 내 앞에서 머뭇거리더니 부족한 전세 금액 대신 월세로 내겠단다. 그날 할머니 요청대로 전세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입자인 할머니로부터 전화가
5살 유치원생 자녀를 키우다 보니 양육에 대한 고민이 여간 많지 않다. 아이가 떼를 쓰고 막무가내로 행동할 때가 있지만 그 차가운 도도함이 너무 귀엽게 느껴져 크게 나무라지 못할 때도 많다. 아이 본인이 하고자 하는 대로 자란다면 버릇이 나빠지지는 않을지 부모로서 전전긍긍 하는 반면 심하게 나무랄 경우 아이의 자존감이 상실될까 염려스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중심을 잡고 잘못된 부분을 원 포인트로 알려주려 노력하지만 아이가 장난스럽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고 나 역시 마음먹은 대로 잘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양육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학창시절의 친구가 떠올랐다. 그 친구는 타인에 대해 상처를 주는 말과 언행을 일삼곤 했다. 필자 역시 그 친구에게 상처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되어 학창시절의 모임을 갈 일이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 친구가 온다고 하기에 껄끄러운 마음이 가슴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미 시간이 많이 흘렀고 학창시절에는 누구나 미숙함은 있었다고 생각되어 그 모임에 가 보기로 결정했다. 모임 장소에 도착하니 먼저 온 그 친구는 다른 친구들을 대상으로 거의 반 강제적으로 본인의 일을 영업
이즈음, 뇌리에 소환되는 한 장의 사진이 있다. 촛불정국의 혼란이 가라앉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보좌진들이 간편한 노타이 차림으로 커피를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는 풍경이었다. 그 따스한 장면은 언론매체를 넘어서 보는 이들의 마음에까지 온기를 전했다. 그 사진에 마음이 훈훈해졌던 것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믿음 때문이었다.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인사들의 자유로우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에 대통령의 취임 일성이 겹쳐진 까닭이었다. '기회는 균등하며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 이미지에 실린 말의 힘은 놀라웠다. 그들의 모습과 그들의 말에 의심을 품지 않았다. 이전과는 정말 다를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불과 2년이 지난 현재의 정국은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봄이 오는 청와대에서 산책하던 처음의 그 풍경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현재의 '조국'도 달라질 수 있을까. 과거 그의 말들은 정확히 '현재의 조국'을 정조준하여 가차 없는 사격을 퍼붓고 있다. 이미 언론에 많이 거론되어 그의 과거 언술과 현재의 상황을 장황하게 비교 서술할 필요는 없겠다. 딸의 논문 1저자 문제에서부터 장학금, 장관 임명 문제에까지
둥근달을 보며, 계수나무 아래서 방아 찧는 토끼와 함께 많은 상상의 나래를 폈었는데. 지금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있을까? 한가위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기 위해 총총걸음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어릴 적 나를 읽어본다. 보름달이 뜰 때면 캄캄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세며, 친구들과 달빛 아래서 그림자밟기 놀이를 했던 시절이 엊그제 같다.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펴던 시절이었건만. 지금은 환한 가로등 불빛과 여기저기 번쩍이는 네온들로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도 잊고 산다. 세계 강국이 앞다퉈 우주산업에 뛰어들고 공상과학이 현실이 되고 있는 우주시대이니. 달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마음도 예전의 나와는 다르리라. 우리의 고유 명절이라고 내려오는 추석도 어찌 보면 풍년을 꿈꾸던 우리의 바람이 만든 세시풍속이지 않을까. 정월대보름이면 농사일을 시작하는 풍년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제를 올리고. 한가위가 되면 가을걷이를 하는 농경시대의 모습을 담은 생활사가 아닐까. 어릴 적 추석 한가위가 되면 햇곡식으로 정성스레 제를 올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은 모든 것이 많이도 변했다. 세상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것이 당연지사 일 수도 있다. 달을
세 남매 중 유별나게 둘째와 막내는 분노를 가득 담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머니가 배 아파 낳은 우리 셋을 내팽개치고 어디서 굴러먹던 작자인지도 모르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거지같은 이웃 아줌마에게 우리 유산을 몽땅 내 준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핏대를 세웠다. 가장 펄펄 뛰는 사람은 막내딸이었다. 그녀는 입에 거품까지 물고 고성을 질러댔다. 그러자 장남이 조금 침통한 표정으로 어머니 말씀을 먼저 들어보자고 했으나 차남과 막내가 막무가내로 덤벼들었다. 수세에 몰리자 장남은 그렇다면 그 아줌마를 불러다놓고 사실 확인부터 하자고 제의했다. 정 원헌다면 좋다. 내가 그 거지같은 아줌마 멱살을 잡고 끌고 오겠다며 막내가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왜 너희들은 어머니 가슴에 대못을 박느냐고 장남은 윽박질렀으나 차남은 아예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한참 만에 막내가 마구잡이로 이웃집 아주머니 손목을 잡아끌고 왔다. 대관절 아줌마가 뭔데 우리한테 돌아갈 재산을 가로채느냐고 악을 썼다. 그러자 화닥닥 놀란 아주머니는 도대체 무슨 근거로 나를 도둑으로 모는 거냐고 씩씩거리며 발끈했다. 차남이 합세해도 그녀는 한사코 물러나지 않았다. 그러자 한껏 성깔을 부리던 막내가 마침내
어느 조직이든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있다. 이것은 생명체가 죽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속성과도 비슷한 것이다. 특히 검찰은 일반 조직과 다른 특성이 있다. 바로 수사권과 기소권 등 특권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검찰에게만 특별히 부여한 권력이지만 조직이나 개인을 위해서도 얼마든지 남용할 수 있다. 만약 검찰이 수사권이나 기소권 등을 조직보호를 위해서 남용한다면 검찰은 통제 불능의 괴물이 될 것이다. 그래서 검찰의 문민 통제가 법제화된 것이다. 사회정의를 위해서 부여한 특권이 조직이나 개인을 보호하는데 남용할 수 없도록 안전장치를 강구한 것이다. 그게 바로 대통령이 검찰 인사권을 갖는 것이고, 법무장관이 수사를 지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무리 안전장치를 했더라도 검찰도 사람이 움직이는 조직인지라 그 권한을 남용할 소지도 있는 게 사실이다. 검사하면 무소불위의 권력처럼 보였던 이유다. 그래서 검찰개혁이란 문제가 대두되었던 것이다. 특히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시대에 접어들면서 검찰개혁은 시대적인 과제가 되었고, 이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아직 우린 검찰개혁을 완성하지 못한 채 정치 공방
대한민국 건장한 청년이라면 누구나 수행하는 국방의 의무. 2011년 12월 나는 국가의 부름을 받고 강원도 화천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한겨울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강원도 추위 속에서도 국방부 시계는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었고 자연스레 계급도 올라가 어느덧 중대에서 최고 실세(?)인 상병 3호봉이 됐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겨울철이 끝나고 봄기운이 완연한 3월이 다가왔다. 군대에서는 일반적으로 겨울 시작 전 방한물품을 개인에게 배부하고 겨울이 끝난 후 지급받았던 방한용품을 봄철에 다시 반납하는 형식으로 보급품을 관리하고 있다. 당시 행정보급관이었던 군 간부는 특히나 물품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는데, 수량이 맞지 않으면 불같이 화를 내고 휴가를 제한했다. 겨울이 끝나 사용했던 방한용품을 정비하고 물품담당자에게 반납하려는 찰나, 아뿔사! 방한용품 중 귀마개가 관물대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방한용품 분실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후임이었던 물품담당자를 불러 말했다. "귀마개가 사라졌으니 물품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귀마개 1개를 몰래 챙겨 달라, 모든 물품창고를 조사하지 않으니 걸리진 않을 것이다." 물품담당자는 처음에 거절했으나, 강압적인 나의
자주, 아니 가끔이라고 해야겠군요. 별 과오도 없이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매도당한 뒤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 자신이 안타까워 뒤돌아 후회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를테면, 이편에서 별로 잘못한 것도 없는데 저편에서 몰아붙일 경우 멍청하고 우둔하게 대응해 놓고는 시간이 흐른 뒤 가만 생각해 보면 자신이 별로 잘못한 것도 없는데 당했다 싶어 시나브로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면서 바보 같이 여겨져 울분을 토하며 몸부림치는 경우 말입니다. 그러한 것들은 뇌리에서 지워지지도 않은 채 기억 속 깊이 가라앉아 있다가는 시시때때로 떠올라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들곤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오욕의 상처를 선물한 상대방에게 증오와 함께 저주를 퍼붓기 마련이지요. 어찌 보면 한심하고 어찌 보면 졸렬한 보복이 아닐까 싶네요. 지난해 봄에 농장에 심은 와송이 겨울을 제대로 나지 못하고 대부분이 얼어 죽는 일이 생겼습니다. 이태 전엔 너무도 무성하고 싱싱하게 자라 항암효과가 있다는 그것들을 수시로 즙을 내어 먹었기에 안타깝더군요. 해서 당초의 구입처에 다시금 모종을 신청했습니다. 며칠 후, 모종이 도착했는데, 얼씨구, 이건, 그늘진 시루에서 자란 콩나물처럼 연약하고 비리비리한…
왕조 시대에는 문무에다 충효, 절개를 오덕(五德)으로 예찬했다. '회심곡'과 같은 노랫말에서도 저승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는 것으로 남자는 충과 효이고, 여자는 절개와 효도였는데, 비록 죄업이 있다고 하더라도 경감해 준다고 했을 정도다. 이렇듯 충절과 열녀의 절개를 가리키는 것과 다르게 변절을 가리키는 음식의 대명사가 숙주나물(綠豆菜)이다. 여름철에 나물로 무치면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쉬어버리고 만다. 이렇게 쉽게 변하는 것이 신의를 저버리고 세조에게 가버린 신숙주와 같다고 하여 숙주나물이라는 유별난 이름이 붙은 음식이다. 숙주나물과 신숙주와 연관 지은 최초의 한글 기록은 1924년에 출판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다. 이 책에는 "숙주나물을 만두소로 넣을 때, 숙주나물을 짓이기는 게 변절자인 신숙주를 짓이긴다"라고 했다. 숙주나물은 1453년 계유정난 이후 당대의 백성들이 신숙주를 비하하는 의미에서 쓴 데서 유래한 명칭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런 의미에서 유래했다면 19세기 말부터 풍속 이야기로 만들어진 셈이다. 큰 곤욕을 치른 고령신씨 문중은 멘탈 붕괴는 물론, 제사상에 숙주나물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편, 재상 신숙주의 업적에서 생겨
덩그러니 놓인 한 잔의 커피를 마주하고 있다. '찻잔'의 노랫말처럼 너무도 조용히 공간을 지키고 있다. 말 없이 피어나는 수증기에 이끌려 코를 가까이 댔다. 온기에 담긴 향기가 그윽하다. 초등학교 시절 하교길 정문 앞에서 한판 뽑기를 했던 달고나가 떠올랐다. 연탄난로 주변에 쭈그리고 앉아 낡은 국자에 설탕을 녹인 뒤 나무젓가락 끝에 소다를 조금 찍어 넣으면 마술처럼 부풀어 올랐던 달고나의 단향이다. 잔에서 코를 뗄 즈음엔 잘 익은 감귤을 깨문 것 같은 상큼함에 몸이 살짝 떨렸다. 혀가 감지할 수 있는 단맛과 신맛을 향을 통해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생각할수록 신기하다. 커피의 향을 폐에 가두듯 깊게 호흡하면, 힘을 주고 그은 붓의 선처럼 진하고 강하게 뇌에 새겨진다. 이 커피의 젖은 향(wet aroma)을 구성하는 주요한 2가지 정체성은 캐러멜(caramel)과 탄제린(tangerine)이다. 여린 향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스니핑(sniffing)이 유익하다. 피로해진 후각세포를 공기로 일깨우기 위해서 킁킁거리며 향을 맡는 방식이다. 생오이의 한 가운데를 뚝 꺾었을 때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 식물체의 신선함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