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머슴도 그런 선머슴은 드물다. 벼이삭 금 빛깔도 아니고 불콰하니 칙칙하다. 모두가 익고 물드는 들판에서 남우세스러울 정도이다.'곡식은 익을수록 숙인다'고 한 마디씩 뽐내는 판에 멋대가리 없이 뻣뻣하다. 엉성한 줄기에 삐죽삐죽 돋아난 잎은 성글기만 하고 익는다면서 꼿꼿한 것도 짜장 민망했는데…… 금물결 출렁이는 들판이었어도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다. 남들은 익을수록 숙이는데, 무슨 저 따위 곡식이 있느냐고 눈살을 찌푸렸건만 키가 커서 그렇지 얼마쯤은 숙였다. 비알밭에서 더 우악스러운 꼴은 식겁을 할 정도였으나 겉으로는 저래도 다소곳 익으려는 나름 속내는 있을 거다. 절친한 동무 하나가 그랬다. 그림은 물론 음악적 소양도 뛰어나서 팝송이든 클래식이든 막히는 데가 없다. 예술가적 기질대로 무척 활달했으나 비라도 추적이면 들판을 쏘다닌다는 카톡이 날아온다. 복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게, 척척 늘어지도록 말랑한 수수팥떡 수수와 판박았다. 선머슴 기질도 다분해서 부드러운 속내는 어찌되었든 억세게 보이는 모습 그대로다. 문동리에서 본 수수도 장대 끝에 붉은 벙거지를 씌운 듯 망측했다. 가을맞이라고 수수밭골 헤매다 보면 새앙재까지 넘실대던 금빛 수채
우리 어머님은 바다를 보면 내장까지 뻥 뚫리는 것 같다며 좋아하신다. 게다가 예전에 해운대에서의 전복죽 맛을 이따금 회상하시기에 바다와 전복을 동시에 만족시켜 줄 완도를 구경시켜 드리려 마음먹은 것이 3년 전이었다. 마침 작은딸이 이번 휴가는 부모님과 여행을 하자기에 어머님도 모시고 싶은데 네가 엄마의 동의를 구해 보라하자 부부 문제는 부부가 알아서 하시란다. 미운 것! 다행히 아내도 어머님이 좋아하시면 그러지 뭐라고 선뜻 응낙한다. 참 고마운 사람! 이렇게 해서 어머님과 자식 내외 그리고 손녀딸까지 함께 하는 3대의 완도 유람이 2박3일의 여정으로 10월 12일에 시작되었다. 미루던 숙제를 하는 기분이다. 아내가 운전대를 잡은 덕에 나는 예상과 달리 어머님과 함께 뒷좌석에서 4시간 여를 편하게 간다. 딸과 이야기하느라 휴게소도 계속 패스하기에 피곤하지 않느냐 물으니 이상하게 힘들지 않단다. 막내딸이 저렇게 좋을까· 요즘 치료받는 어머님의 새 틀니가 편하여 단단한 음식도 씹을 수 있다 하신다니 전복 코스로 승격하여 저녁을 배불리 잡숫도록 해 드렸건만 여동생의 문안 전화를 받고는 오는 길에 잠시 들른 담양 죽녹원의 대나무 숲이 시원하더라는 말씀만
SNS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놀이이다. 스마트폰은 터치와 스킨십이라는 놀이로 소통하며, 이 놀이는 좋음에 대한 표현이다. 좋은 것을 찾고 좋은 일들에 자신을 투사하는 삶은 어긋나지 않는 바른 삶이다. 좋음은 사람마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좋음은 자신이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긍정성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산행에 대한 좋음은 건강이고, 문학에 대한 좋음은 마음 양식이며, 정치에 대한 좋음은 국민 모두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것이며, 집을 짓는 좋음은 혼이 들어있는 아름다운 집이다. 분야마다 자유롭게 긍정성과 능동성을 가지고 선택하여 행동하는 것은 실천하는 아름다움이며 이는 좋음이다. 내 몸의 사방에 플러그가/ 빠져나와 있다/ 탯줄 같은 그 플러그들을 매단 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비린 공기가/ 플러그 끝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곳곳에서 사람들이/ 몸 밖에 플러그를 덜렁거리며 걸어간다/ 세계와의 불화가 에너지인 사람들/ 사이로 공기를 덧입은 돌들이/ 둥둥 떠다닌다 - 이원,『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거리에서」 전문 최선을 다한 선택과 실천으로 우리는 완전하고 순수한 본질을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가끔 SNS 공간
저출산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요즘 저출산 해결을 위한 많은 정책이 나오고 있다. 임신을 해보니 좋은 정책이 있는 반면 어떤 부분에서는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는데, 경험자로서 좋았던 부분과 부족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저출산 해결 정책 중 좋았던 부분은 임신한 공무원을 배려하기 위해 상당 부분 법령이 개정된 것이다. 공무원 복무조례 중 '모성보호시간'이 변경됐는데, 1일 2시간의 범위에서 휴식이나 병원 진료 등을 위해 모성보호시간을 받을 수 있었던 기간 '임신 후 12주 이내거나 36주 이상'에서 '임신 기간 전체'로 변경됐다. 또 임신한 경우 검진을 위해 매월 1일간의 특별 휴가(여성보건휴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임신할 경우 2주마다 검진이 필요한데 모성보호시간 및 여성보건휴가 등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이 부분은 근무하는 부서마다 분위기가 달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임신 중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숨을 쉬기가 힘들고, 다리에 쥐가 나고, 소화가 잘되지 않는데 법적인 배려가 현실에도 많이 적용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다. 남성 공무원의 휴직 제도도 개편됐는데, 예를 들어 여성이 출산 후 2년을 육
부동산이란 '토지와 그 정착물'이라고 민법에서는 정의하고 있다. 부동산 이라는 용어의 기원은 이랬다. '원래 우리에게 부동산이라는 용어는 없었다. 예로부터 토지와 가옥(家屋)으로 불렀다. 그러다가 일제 강점기(1910.8~1945.8)에 일본인들이 우리에게 전했다. 서구 문명을 일찍 받아드린 일본이 1876년 우리나라에 들어와 청·노 양국세력을 몰아낸 후, 1905년 통감부를 설치하고 자기들 자본의 본원적 축적(本源的 蓄積)을 위하여 조선시대 봉건 토지제도를 붕괴시키면서, 부동산등기제도(不動産登記制度)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즉, 일제 통감부는 조선으로 하여금 1906년7월 '부동산조사회'를 설치하게 하였고, 1912년 3월에는 '조선부동산증명령'을 공포하였다. 그러니까 부동산 이라는 용어가 공식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00년대 초라 볼 수 있다'고 부동산 용어사전은 기술하고 있다. 이런 기원을 가진 부동산은 어떻게 가격이 만들어 질까· 부동산은 주거용을 대표로 상업용, 공업용, 농업용, 임업용 등으로 구분된다. 각각 가격결정 요인이 다를 것이라는 짐작은 얼른 이해된다. 주거용부동산은 쾌적한 환경이 우선할 것이고, 상업
가상현실은 언제나 무궁무진하게 즐겁다. 특히 즐거운 것은 잘못되더라도 다시 현실로 돌아올 수 있으며 현실로 왔을 때 아무런 피해 없이 되돌아 올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라면 자신의 시간이 좀 사라진 것 말고는 특별히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해를 끼치지 아니다. 스마트 폰을 누구든 들고 다니는 요즘, 스마트 폰을 이용한 게임이나 컴퓨터를 통한 게임은 정보통신 강국인 한국은 어느 곳, 어느 시간이라도 게임접속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녀노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겸손하게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쪼아리며 스마트폰 게임하는 장면을 보는 일은 평범한 일상이다. 전투 게임 속 장비 개발은 일반과학의 발전 속도보다도 더 빠르게 진행된다. 일반과학의 발전이 전쟁물품과 같은 것보다 느린 것은 전쟁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레인보우6라는 게임이 처음 나왔을 때 고물 컴퓨터로는 구동 자체가 되지 않았다. 그러니 PC방과 같은 곳을 돌며 게임을 하곤 했는데 나중에 컴퓨터 사양이 좋아져 집에서 할 수 있게 되었다. 주로 게임은 일과를 마치고 밤에 하게 된다. 2차원 적인 평면 게임에 익숙하던 나에게는 3차원 화면의 게임은 몰입감을 극대화 시켰으며
요즘 바짝 날씨가 마음을 움츠리게 한다. 날씨가 차가워지고 연말이 다가오면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는 고통이다. 그래서 나눔이 필요하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추울 거라 한다. 어려울 때 일수록 가진 자가 베풀어야 한다. 그런데 인간의 심리는 나눔, 기부에 비교적 인색하다. 베푸는 것은 순수해야 한다. 욕심 같은 것을 가져서는 안 된다. 베풀면서 보답을 기대하지 않은 태도가 아름답다. 물질, 시간, 지혜, 무엇이든 줄 것이 있다면 더없이 좋고 멋진 일이다. 베풀 생각, 자세가 되지 않은 사람은 하고 싶어도 못한다. 주고서 돌려받을 생각이면, 무엇인가 보답을 바란다면, 주지 않은 것만 못하다. 남을 돕는 것은 투자가 아니다. 도왔으면 그만 잊어버려야 한다. 잊을 수 있는 것도 소중한 능력이다. 문제는 인간에게 무한한 욕심이 있다는 점이다. 그 욕심이 다른 이에게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준다는 것 개의치 않고 오직 자기만을 위한다. 베푸는 것, 사랑하는 것, 그건 투자가 아니다. 사랑은 모두를 잃어도, 베풀어 직접 얻어지는 것 없어도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도움만 된다면 그 자체만으로 만족하고 주고 또 주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베푸는 것이자 사랑
커피의 계절이 돌아왔다. 사시사철 마시는 커피이지만 제철 과일처럼 커피 고유의 냄새와 맛이 진해지는 요즘이다. 푸석해진 머리카락과 텅 빈 가슴에 바람소리가 들리면 나도 모르게 멍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곤 하는데, 이럴 땐 커피가 약이다. 따끈한 커피 한 잔에 생기가 되살아나고 꽉 막혔던 생각의 꼭지가 열린다. 일조량이 줄고 기온이 내려가면 몸속 어딘가에서 커피의 달착지근한 카페인을 부른다. 사실 나는 커피마니아도 아니고 커피에 대한 지식수준도 일천한 편이다. 그런데도 오늘 아침 갑자기 커피가 그리워졌다. 언젠가 어깨너머로 본 커피 내리는 법이 생각나 직접 따라해 보기로 했다. 볶은 커피콩을 사다가 작은 절구통에 넣고 콩콩 찧어 가루로 만들었다. 그리고 머그잔 위에 받침대와 거름종이를 놓고 커피가루를 조심스럽게 얹은 뒤 준비해둔 뜨거운 물을 조금 따랐다. 커피가루가 물을 머금어 살짝 부풀어 오를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물을 졸졸 따랐다. 연갈색의 액체가 똑똑 떨어지면서 머그잔에 그득하게 고였다. 고소하면서도 향긋한 냄새가 주변으로 퍼져 나가 집안을 가득 채웠다. 문득 커피 향에서 고향 냄새가 느껴졌다. 초겨울 아침 부엌아궁이에서 사르르 타들어가던 갈참
다가 올 미래, 국회도서관에서 배워야 할 것들 '세월이 화살처럼 빠르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주로 부지불식간에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갔다는 아쉬운 느낌을 표현할 때 쓰이곤 한다. 요즘 내 감정을 표현할 때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속담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월의 덧없음을 아쉬워하는 이 순간에도 시간은 여전히 흐르고 있고,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흐르는 시간의 속도보다 세상은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세상은 정보통신 기술의 비약적 발전에 힘입어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벗어나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세상의 변화는 원하던, 원하지 않던 우리 앞에 곧 닥쳐올 것이 분명하다. 이런 변화에 대한 적응능력은 기업의 흥망성쇠도 좌우하게 되는데, 세계 주식 시가총액 순위가 10년 전에는 미국의 석유화학기업인 '엑손 모빌', 1878년 '토마스 A. 에디슨'이 세운 전기조명회사를 모태로 한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 미국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 소프트' 등의 순이었지만, 이제는 '마이크로 소프트'만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고 1위 자
산사(山寺)에 오르는 길 갈피마다 얼핏 적멸(寂滅)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여름의 정념(情念)이 스러진 가을 초입의 산은 곱게 나이든 중년의 여인처럼 맑다. 짙푸르게 달구어졌던 소란과 번잡의 시간을 지나 이제 옷 벗을 준비에 든 나무들은 고즈넉이 햇빛에 몸을 헹구고 있다. 산길에 성급히 떨어진 이른 낙엽들로 발밑이 부드럽다. 바스락 소리에 도토리를 주워 먹던 청솔모 한 마리가 순식간에 굴참나무 가지 위로 솟구치듯 올라간다. 인간이 저렇게 나무를 탈 수 있다면 신기(神技)에 가까운 기예라 하겠다. 이렇듯 경이로운 자연 속에서 인간은 겸허함을 배운다. 산을 내려와, 허기진 배를 채워 줄 음식점을 고르던 중 어쩐지 동그란 시선이 느껴져 발길을 멈추고 돌아다 봤다. 시선의 주인공은 커다란 징(鉦)이었다. 시골 마을의 오래된 유물처럼 집 담벼락에 홀로 걸려 있었다. 평상에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노인과 한 쌍의 그림으로 풍경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유난히 눈길을 붙들었다. 나의 시선이 동그란 징에 닿자, 징은 제 몸을 부르르 떨더니 한순간'쩡!'하고 소리를 냈다. 아니, 그렇게 느껴졌다. 무슨 질풍노도 무슨 잔치를 꿈꾸는가. 걸려있는 징 이어,
학창시절부터 그림을 무척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림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강했지만 재능이 다소 부족했고 여러 가지 이유로 미술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전공에 이르지는 못했다. 평범하게 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지역의 중소기업에 취직하게 되었다. 비록 작은 회사였으나 외국어 실력과 컴퓨터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사내에서 인정받고 비교적 빠른 승진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다. 회사를 다니며 모아둔 종잣돈으로 예쁜 갤러리 카페를 차리게 된 것이다. 유명하지는 않으나 유니크하고 독창적인 젊은 작가들의 그림을 전시하는 공간이자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예쁜 카페였다. 작품의 이미지로 엽서와 책갈피 등을 만드는 등 섬세한 감각이 돋보이는 곳이기도 했다. 사업수완 역시 뛰어나고 에너지가 많았던 그녀는 일련의 준비과정을 통해 카페를 오픈했고 점차 고정적인 손님도 많아져 사업도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 역시 존재하는 법. 신분을 속인 남성이 접근해 그녀와 만남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내 잘못된 만남이란 것을 알고 헤어지게 되었지만 그 남성과 좋지 않은 일에 휘말려 결국 잘 되던 카페를 정리하고야 말았다.
책읽기 좋은 계절이다. 풀벌레 소리가 무성한 깊어가는 가을밤, 오스트리아 철학자 이반 일리치 저서 『그림자 노동』을 펼쳤다. 이 책에서 인상 깊은 것은 주부에 가사노동, 장보기, 학생들 벼락치기 공부도 '그림자 노동' 범주에 들어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그림자 노동'이란 말은 오스트리아 철학자 이반 일리치가 동명의 저서에서 처음 언급한 개념이다. 직접 주유를 하는 셀프 주유소, 비대면 거래를 위해 각종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 모바일 뱅킹, 주기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저렴한 상품을 사기 위해 정보 수집을 하는 행위 등이 그림자 노동에 해당한다'. 이에 이반 일리치는 저서에서, "그림자 노동은 임금경제에 기여하는 무급 노동으로써 산업 사회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보완 물로 요구하는 무급 노동을 의미 한다"(176쪽)라고 언명했다. 이러한 이반 일리치 글에서 문득, '여류 문인들 글쓰기에 대하여서는 어떤 노동으로 명명할까·'라는 의문이 일었다. 여류 문인들은 가사노동, 직장 일을 병행하며 창작에 몰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류 문인들의 창작 행위 역시 그림자 노동 범위에 든다면 지나칠까. 한 편 글을 쓰기 위해 작가
지난 주말 청주의 도심 한가운데인 도시재생허브센터(옛 청주역공원)에서 농민장터가 열렸다. 이 자리는 시민단체가 중심이 되어 실행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지역사회를 리드하는 여성 단체인 청주YWCA에서 농민들의 이야기, 문화 그리고 삶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로컬푸드 운동의 일환으로 설계되었다. 직거래가 이루어진 농부의 손수레 마당에서는 충북농산가공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7개 시군, 14개의 농가 경영체 50여명이 참여하여 올해 유난히도 잦았던 세 차례의 태풍을 온전히 겪은 다채로운 농산물을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갓 따온 붉은 대추와 밤, 사과는 물론, 묵은지와 손두부, 블루베리잼, 토마토 통조림, 사과발효액을 이용한 떡볶이를 비롯하여 달맞이꽃 종자기름에 이르기 까지 풍성한 장이 섰다. 장의 한가운데서는 3인의 쉐프가 농민장터에서 장을 봐서 생명이 넘치는 제철농산물로 요리한 음식으로 식탁위에 공존밥상을 차려내었다. 한편에서는 귀농 귀촌한 사람들의 도시와 농촌생활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책 마당이 펼쳐졌으며 시민들이 참여한 아나바다 장터도 어우러져 그야말로 60여년 전 까지 문전성시를 이루었을 옛 청주역사(驛舍)가 다시 살아나는
'독박'은 혼자서 모두 뒤집어쓰거나 감당한다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다. 독박을 썼다는 이야기는 과거 불합리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나 간간이 사용되곤 했다. 몇 년 전부터 독박이란 단어가 자주 보인다.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엄마들의 이야기에서다. 독박이 육아와 만나 '독박육아'라는 시대의 화두를 만들어 냈다. 한 포털에서 독박육아를 검색하면 무려 325만여 개의 검색 결과가 나온다. 시간 단위로 수 천 개씩 늘어난다. 저출산 시대에 참으로 찜찜한 유행어다. 사랑하는 자식을 돌보는 당연한 일이 엄마들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혼자 만들어서 낳은 것이 아닌데 아이가 세상에 나온 뒤에는 혼자 뒤집어쓰고 감당해야 한다는 불합리한 조건 때문일 것이다. 아이가 어릴 때 대다수 엄마는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할 수 없다. 인간의 3대 욕구 중 두 가지인 식욕과 수면욕은 아이를 뱃속에 품었을 때부터 조금씩 침해당하기 시작한다. 입덧 등의 이유로 식욕을 충족시킬 수 없고 아이가 차츰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면 잠자리 또한 불편해진다. 직접 임신해보지 않은 아빠들은 상상할 수 없는 종류의 괴로움이다. 세상 가장 예쁜 아이가 눈앞에 나타나면 본격적으로…
본래 성의 일차적 목적은 치열한 전쟁의 최전선 사령부 역할이었다. 따라서 성탑城塔과 튼튼한 울타리 즉 방어용 성곽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전쟁이 없는 태평성대는 신비한 성역이고 권위의 상징이며 지배자의 왕궁이었다. 그러므로 성주城主는 하늘에서 제일 가까운 산위에 높은 집城을 짓고 천상에 살고 싶은 낭만주의자여서 평민들이 사는 영지領地로 내려갈 때는 백마 탄 신분 높은 영주領主였다. 서양의 고성은 그처럼 고색창연하고 멋스러운 환상을 갖게하여 내게 유럽의 모든 고성들은 마치 휘날리는 화려한 깃발 같았다. 그리하여 그 깃발은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유럽의 여러 곳 라인, 세느, 다뉴브 강이나 알프스 티롤 산맥이나 기타 많은 곳을 여행하면서 맞닥뜨린 고성을 가급적 최대한 깊은 내부까지 찾아가곤 했다. 허물어진 옛 성터, 속이 텅 빈 성벽, 절반쯤 무너져도 방치한 것 등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호텔로 쓰거나 박물관으로 사용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아주 특별한 것도 있었다. 첫째 독일의 「백조의성」은 가장 환상적이었다. 오스트리아 국경이 가까운 깊은 산 속에 그림 같고 화려한 동화의 무대 같은 곳, 독일의 황태자가 심혈을 기울여 쌓은 백조처럼 아름다운
공무원이 되면서 시민에게 친절한 공무원이 되겠다고 다짐했지만 매일 수 십 통의 전화를 받다 보면 어느새 내 말투가 사무적으로 변했음을 느낀다. 친절은 공무원에게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이므로 친절교육도 수시로 받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을 상대하다 보면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도 만나기 때문에 항상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기가 마음처럼 쉽지 않다. 어느 날은 내 답변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지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민원인을 만났다. 그 민원인은 전화를 끊기 전에 내 이름을 물어봤다. 민원인들 중에는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하면 트집을 잡으려고 내 이름을 다시 한 번 묻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속으로 짜증이 나서 다소 날카로운 말투로 내 이름을 말해줬다. 그런데 민원인은 나에게 친절하게 대답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며 전화를 끊었다. 그 민원인의 고맙다는 한 마디에 오히려 진심으로 친절을 베풀지 못한 내가 부끄러웠다. 내가 좀 더 명확하게 설명했다면 그 민원인도 더 빨리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반성하게 됐다. 또한 친절한 응대를 위해서는 좋은 태도로 응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문제 해결 능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처음 업무를 맡았을 때는 민원인이 내 업무가 아닌데 전
따스한 햇살이 살결을 만지듯 감미롭게 퍼지는 목소리가 가슴을 어루만진다. 조금은 서늘한 공기가 맴돌던 소공원은 이불솜처럼 포근하다. 잠자리채 들고 뛰어놀던 아이의 볼도 가을 단풍처럼 물들어 간다. 손뼉을 치며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니,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로 피어난 듯 방긋방긋 살랑이고 있다. 청주시립합창단의 소 확 행 콘서트가 만들어내는 두꺼비 생태공원의 풍경이다.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앉아있는 어린아이부터, 그 옛날 부르던 노래에 장단을 맞추는 머리 희끗희끗한 노부부의 모습. 함께 호흡하며 즐기는 공간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넉넉하기만 하다. 여름 내내 푸르렀던 나뭇잎이 물들어 가듯이 사람들의 얼굴엔 화색이 돋는다. 여기저기서 하나둘씩 음악에 취해가고 있다. 살며시 눈을 감고 가을을 음미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냥 행복해 보인다. 아름답게 울려 퍼지는 소리에 나뭇잎도 음률을 탄다. 자연과 사람이 행복해하는 이 공간이 천국이 아닐까. 공연장을 일부러 찾아가지 않아도, 집 주변의 공원을 거닐다가 만나는 작은 음악회가 주는 감동. 비싸고 맛 좋은 음식으로 융숭한 대접을 받을 때보다도 더 큰 행복감이 밀려온다. 막힌 공간이 아닌, 확 트인
청주시 상당구 중고개로 261번지에는 '술항아리'란 3층 건물이 있다. 이 건물로 인해서 도로가 병의 목처럼 좁아졌다. 그 좁은 길을 통과해야만 수천 세대 아파트 주민들이 출입을 할 수 있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주민들이 관계기관에 진정을 했다. 청주시청과 상당구청은 물론 지역 출신 정우택 의원,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위원장, 정우철 김성택 김미자 청주시 의원 등에게도 우송했다. 무엇보다 큰 도로에서 골목으로 접어드는 길의 폭이 좁은데다 우회전을 급하게 해야 하므로 사고 위험이 높으니 회전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인도를 축소해 노폭을 넓혀달라고 했다. 장기적으로 술항아리 건물을 매입해서 로터리를 만들어 달라고도 했다. 진정서를 우송한 지 한 달 만에 상당구청에서 회신이 왔다. 큰 도로에서 골목으로 접어들 때 우회전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인도를 축소해 달라는 건의에 대해서는 가로수를 이식해야할 뿐만 아니라 정지선도 옮겨야 하는데,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야 함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6개 아파트 4천여 세대 주민들이 출입로로 이용하는 데 불편을 주는 술항아리 건물을 매입해 로터리로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해당지역을…
매일 아침 출근길에 단양소방서 청사 계단을 오르려고 보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계단의 챌면에 붙여진 청렴 문구다.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청렴보다 더 신성한 것은 없다', '버릴 것은 부패의식! 가꿀 것은 청렴의식', '건강은 사람을 살리고, 청렴은 사회를 살린다', '생각은 청렴하게, 행동은 공정하게', '청렴한 세상, 한걸음 더 가까이', '부패는 기록되지만 청렴은 기억됩니다'. 매일 무심코 지나쳤던 '청렴' 문구가 더욱 가슴에 새겨지는 것은 직장교육훈련에 전 직원이 했던 청렴다짐결의대회 때문이다. 온갖 매체에서는 청렴이나 부패에 대해서 수시로 보도 되지만 정작 나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 하지만 청렴다짐결의대회를 가진 후 필자는 '청렴'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 보고 고민해 보려고 한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 위인전을 많이 읽었었다. 그 중 가장 좋아했던 인물은 퇴계 이황 선생이시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청렴하면 이황 선생을 생각한다. '청렴=퇴계 이황'이란 공식이 통할 것도 같다. 그만큼 청렴한 삶을 사셨던 선생에 대해 좀 더 알고, 배우고자 하는 후손들이 꽤 많다는 것은 자명하다. 이황 선생이 청렴하
커피애호가들에게 '뼈 건강'은 적잖은 스트레스다. 커피를 많이 마시면 뼈의 강도가 약해지는 골다공증(Osteoporosis)에 걸려 골절 위험이 높아진다는 말이 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1~2년사이 커피를 마시는 것이 전혀 마시지 않는 것보다 뼈 건강에 유익하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르고 있다. 뼈를 구성하는 핵심 물질이 칼슘이다. 칼슘은 몸에 가장 많이 저장되는 무기질인데, 건강한 성인이라면 체내의 총량이 1kg 가량이다. 칼슘 저장량은 청소년기에 증가하기 시작해 30세 전후에 최대에 달한다. 하지만 그 이후로 매년 1~2% 감소하기 때문에 칼슘을 조달하는 것은 뼈 건강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칼슘은 생리기능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부족현상이 잦을 수 있다. 혈액을 타고 인체를 순환하는 칼슘의 양이 부족해지면, 인체는 부갑상선호르몬의 농도를 높여 뼈에 들어 있는 칼슘을 혈액으로 빼내 사용하도록 한다. 혈액 속의 칼슘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뼈의 칼슘을 빼 스는 일이 잦아지면 골다공증 현상이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칼슘이 뼈에서 혈액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을 고려해 우선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우유, 유제품, 해산물은 칼슘
생명은 자연의 가장 아름다운 발명이라고 했던가. 들깨 단처럼 바짝 마른 손에 맥박 줄을 달고 돌이 되어 누워 있던 영이. 입에는 산소 줄을 끼고 초점 없는 눈은 병원의 하얀 벽을 미동도 없이 응시하고 있었다. "우리 영이 편히 보내주세요."라는 나의 말이 떨어지자 의사는 안락사용 주사액을 주입했다. 검게 늘어진 한밤중에 나는 우주가 깨지는 것을 보았다. 그날 영이는 몸에 힘이 없어 보이긴 했지만, 친정에 다녀온 나를 현관까지 나와 반겨주었다. 그런데 저녁나절부터 영이가 수상했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눈꺼풀이 자꾸 아래로 쏠리고 있었다. 오랫동안 유선종양이 있어서 치료를 받고 다녔지만 그렇게 갑자기 숨을 놓으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해 보지 않았다. 영이가 이상하다고 말하자 아들은 영이를 데리고 병원에 간다고 했다. 저녁 11시가 넘었고 추석 연휴라 다니던 병원이 문을 닫았다. 아들은 검색을 통해 24시간 진료하는 병원을 알아냈고 영이는 힘없이 걸어 나갔다. 그런데 갑자기 아들이 울면서 전화를 해 왔다. 영이가 위독하다고. 피검사를 했고 폐 검사를 했고 호흡이 안 좋아 호스를 끼고 산소 방에 들어가 있는 중이라고. 새벽 두 시였다. 나는 옷을 입고 병원으로 향했
세상에는 서로 겨루는 라이벌이 많다. 이름에서나 모양에서 더욱이 게임이나 경기에서의 맞수는 흥미와 경쟁력을 덧붙인다. 참깨와 들깨는 사람들이 붙인 이름일 뿐인데, 그 쓰임새로도 맞수로 인식되고 있다. 통칭해서 '깨'라고 부르지만, 식물학적으로 참깨와 들깨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참깨는 인도와 이집트가 원산지이고, 들깨는 만주 등 극동아시아가 원산지다. 참깨는 통으로 볶거나 가루로 빻아 깨소금으로 먹는다. 들깨는 주로 가루를 내서 감자탕, 순댓국에 많이 사용한다. 참깨잎은 먹지 않는데, 들깻잎은 생으로나 데쳐서 나물로 먹는다. 참깨를 볶아 짜면 참기름(麻油)인데, 고소한 맛과 향이 오래 간다. 들깨를 짜면 들기름(荏油)으로 볶지 않은 상태로 짠다. 흔히 몹시 재미가 있을 때 "깨가 쏟아진다"는 말에는 참깨를 가리키지만, 식용으로 먹는 깻잎은 들깻잎이다. 몹시 통쾌하다는 뜻으로 "깨소금 맛"이다. "들깨 모는 석 달 열흘 가뭄에도 침 세 번만 뱉고 심어도 산다"라는 것처럼 들깨는 마름견딜성이 강해서 심한 가뭄에도 자라서인지 "참깨는 가문 해에 풍년 든다." 또 "깨는 불을 담아 부어야 풍년이 든다"고 불볕더위가 기성을 부린 가뭄에 오히려 잘 된다고 하는…
바깥활동하기가 가장 좋은 가을 한가운데 수확의 계절이니, 지금이 지역별 축제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역 축제에 관심이 많고 특히 지역별 축제를 평가하는 평가위원으로 십년 가까이 활동해 온 터라 필자는 축제를 참가자 입장에서만이 아니라 평가자 입장에서 축제의 발전을 기대하면서 지켜보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의 규모나 관심에 따라 축제에 소요되는 비용은 적게는 수 천 만원에서 수십억 원까지 큰 금액의 국민 혈세가 투입된다. 따라서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되고 그에 대한 효과가 크게 나오기를 기대하는 심정은 당연하다. 축제를 평가하는 요소는 '축제가 향후 지속되고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가·', '축제 기간 펼쳐지는 프로그램이 흥미롭고 지역의 특색을 잘 살렸는 가·', '축제를 운영하는 시스템이 적절한 가·', '축제를 운영하여 어떠한 성과가 있는 가·' 등 주제 분야별로 평가보고 종합적으로 판단 한다. 전국적으로 축제 수가 너무 많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는데, 필자는 기본적으로 축제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지역단위로 보면 매년 축제기간은 며칠 정도이고 축제기간 외 대부분은 너무 침체되어 적막감까지 느끼게 된다. 일본은 연 3만 개, 스페인은
우리 동네엔 혼자 사시는 할머니가 계신다. 부모님 돌아가시고 결혼을 안 하셔서 자녀도 없다. 형제·자매도 다 돌아가시고 지금 연락하는 친척이 거의 없으시다. 연락하는 조카 하나가 있는데, 1년에 한두 번 정도 연락하는 것 같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 젊었을 적엔 장구 치고 식당 하시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하고 무료 공연도 하셨던 것 같다. 한데 50대 후반에 뇌종양 수술 후 일하기 어려우셔서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셨다. 할머니는 습관적으로 물건을 쌓아놓는다. 버려진 물건을 보고 쓸 만해 보이는 것들을 주워 방 안, 마당에 쌓아놓는다. 그리고 보면서 "언젠간 써야지…." 하신다. 이런 증상을 강박적 저장 증후군이라고 한다. 그렇게 쌓아놓은 것들에 먼지가 쌓이고, 곰팡이가 쌓여 있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쓸모없는 쓰레기일 뿐인데, 할머니의 눈에는 쓸모 있는 물건으로 보이나 보다. 마당에 3단 서랍장이 있는데 족히 20년은 돼 보인다. 이것도 주워온 것이다. 그걸 본 지 6개월은 돼가는 것 같은데 아직도 마당에 그대로 있다. 할머니께 여쭤보면 나중에 쓸 거라 못 버린단다. 할머니가 최근 강아지 두 마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강아지에게 생선가게에서 남는
누구나 습관은 참 고치기 어렵다. 60~70년대 농경시대에 절약을 미덕으로 알고 살아 온 생활이 몸에 밴 세대는 더욱 그렇다. 오늘날 물질만능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걸핏하면 무엇이든지 버린다고 하면 무의식적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앞선다. 먹다 남은 음식도 조금 남아있으면 '먹어치우자'는 말이 스스럼없이 입 밖으로 튀어 나올 정도다. 아끼는데 이골이 나서 어쩌지 못한다. 인간은 소유하고자 하는 일에 즐거움과 기쁨을 갖게 되는 본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차고 넘치는데도 더 많이 가지려고 아등바등하고 욕심을 부리며 산다. 물건은 물론이려니와 정신적인 것 모두를 끌어안으려고만 하는 속성이 있는가 보다.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돈과 시간이 소모되고 때로는 시기 질투를 받는 일이 다반사다. 비우고 버리는 것과 내려놓는 마음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라 한다. 비우면 채워지고 버리면 버릴수록 삶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진다는 얘기를 지금까지 많이 들어왔다. 그것을 알고 있지만 그게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나 물건에 대한 애착이 앞서기 때문에 선뜻 버리지 못함은 내면의 욕망이 자아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그냥 버리지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