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영서동 새뜰마을사업은 주거여건과 생활환경이 취약한 지역 특성을 고려해 기초생활인프라 정비 및 노후불량 주택을 개선하고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지역의 지속가능한 활력 창출 및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추진됐다. 사업지는 제천시 영천동 10통 일대로서 지역의 옛 지명은 남당마을이다. 철도 교통의 요충지 제천역을 중심으로 태백선 개통과 함께 한국철도공사의 직원 숙소인 철도관사의 신축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마을이 발달하게 됐다. 이후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도로교통의 발달과 석탄산업의 쇠퇴 등으로 인해 마을이 쇠퇴됐다. 철도종사자 또한 도심 외곽의 대규모 신규 주택단지로 이주하게 되면서 남당마을은 도심 속에 방치된 마을이 되어갔다. 그간 지자체와 주민들의 부단한 노력을 통해 소규모 주거환경 정비사업과 불법건축물 철거 및 공용주차장 건립, 게이트볼장 건립 등 생활여건 개선을 이뤄냈다. 이를 통해 마을의 재활성화를 도모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에 지자체와 주민들은 마을재생에 대한 절박함을 담아 2015년 도시 주거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에 응모해 새뜰마을사업지로 선정됐다. 사업 선정 이후 준공시점까지 약 5개년간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했고, 주 난방연료를…
다시 세종역 문제가 불거졌다. 이번에도 충북도민이 발끈하고 나서니까 충북도가 걱정하지 말라고 달래는 식으로 수습되고 있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언제까지 세종역 설치를 저지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세종시는 단순히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의 위상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분원 설치 문제가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고, 청와대 집무실도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점차 행정수도로서의 위상을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충북의 입장에서, 그것도 청주의 입장에만 매달려 한사코 반대만 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우리가 기를 쓰고 반대하면 우리가 얻는 이익도 그만큼 있어야 맞는 것이다. 불행히도 오송역이 설치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오송역 때문에 엄청난 이득을 보았다는 소린 많지 않다. 우리가 기를 쓰고 세종역 설치를 반대하는 것은 오송역을 경유하는 세종 사람들이 오송에서 밥도 먹고 쇼핑도 할 뿐만 아니라 관광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익을 얻기 위해서 우린 결사적으로 세종역을 반대해 온 것이다. 아직은 그렇게 큰 이익을 체감할 수 없다. 오히려 세종시 블랙홀에 빠져 손해만 보고 있다는 불평이 높다.…
영덕 블루로드 B 코스로 접어들었다. 포구를 벗어난 길은 바닷가를 에둘러 흘러간다. 파도 소리 들으며 호젓한 산길을 지나니 해안 바위산이 기다리고 있다. 바위 등을 타고 넘어야 하는 험하고 거친 곳이지만, 난간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절벽을 따라 나 있는 길은 또 다른 절벽 앞에서는 계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참으로 변화무쌍하다. 무릎이 시원치 않은 나는 일행에게 누가 될세라 힘을 모아 앞자리를 고수한다. "커피타임입니다." 뒤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비로소 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내가 지나온 길이 보인다. 소나무 그늘의 편편한 흙길도 있지만, 바윗길 계단길이 아슬아슬하다. 길에 잇대어 펼쳐진 바다는 너무 잔잔하여 호수 같다. 몇 척의 배가 바다 위를 떠다닌다. 푸른 바다의 품속에 포근히 안겨 한가롭게 노니는 듯 보이지만, 저 배들도 지금 열심히 바닷길을 가는 것이리라. 내가 지나온 저 길이 나의 인생길과 흡사하고 생각해본다. 오르고 내리고를 많이도 반복했다. 길을 가다 보면 평탄한 길도 있고 굽은 길, 터널도 만나게 된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별난 모습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길을 간다는…
"아직도 족구를 배치기로 하냐·" "손 빼고 다 되는 거 아냐·" 족구 규칙으로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이 왠지 낯설지 않다. 예전에는 족구 규칙은 목소리 큰사람이 이긴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대한민국족구협회, 시·도(시·군·구)족구협회가 모두 결성되어 체계적인 협회운영과 정확한 규칙을 적용해 전국규모는 물론 지역별 족구대회를 연중 개최하는 등 최고의 인기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족구는 1966년 김포에 있는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비상대기 중에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생각하다가 손으로 하는 배구를 발로 하게 된 것이 시초였다. 이때는 별다른 규칙도 없이 세 번안에 상대편 진영으로 손이 아닌 발로 넘기는 것이 전부였다. 국방부는 1968년 축구와 배구를 혼합한 독특한 운동을 발로하는 배구 즉 족구라 칭하고 전군에 전파한다. 이후 군대 족구가 사회에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 지역, 직장마다 인원수, 경기방식이 제각각이었던 족구는 1974년 국방부의 "체력관리" 라는 책자에 6인제 경기를 기준으로 규정이 발표됐다. 이후 네트높이가 2M에서 1M로 낮아졌고 6인제에서 4인제로 변경됐다. 초창기에는 체계화된 규칙이 정해지지 않아 무릎위로도 볼 터치가
나이가 들면서 자주 듣는 인사말이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재미있게 잘 지내시죠다. 왜 이런 인사를 듣게 되는 걸까? 아마도 젊은 사람들이 재미있고 즐겁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나이가 들면 멀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나이든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사는 것일까? 해답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 해답을 굳이 찾는다면 진짜 행복한 삶이 어떤 것인지 깨달은 성인쯤일 것이다. 옛날 사치벽이 심한 재상이 있었다. 그가 새집을 지었다. 집을 다 지었지만 기둥이나 대들보, 처마와 서까래에 작은 흠집만 있어도 뜯어내고 새것으로 교체했다. 그 바람에 멀쩡한 집을 세 번이나 다시 지어야 했다. 벽과 창문을 최고급 풍으로 한 초호화 건물이었다. 관과 수의도 최고급만 직접 골라 미리 마련해 두었다. 바느질까지 직접 꼼꼼하게 살폈다. 모든 준비가 끝나 새집으로 입주하기 직전 지방에 내려갈 일이 생겼다. 충청도 어느 고을에 묶게 된 그는 여관방에서 갑자기 객사했다. 도백(道伯)으로 있던 친구가 호상이 되어 필요한 물품을 서둘러 준비해 운구해서 돌아왔다. 그는 자신이 그토록 공들여 마련한 화려한 새집에서 하루도 살아보지 못했다. 격식을 갖춘 축문조차 없었다. 시신은
가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단풍을 보러 여행을 떠난다.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은 손자 손녀들의 재롱을 보며 가족의 정을 돈독하게 해주기 때문에 좋고, 모임에서 떠나는 여행이 더 홀가분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올 해도 어김없이 가을이면 떠나는 동문들의 모임에서 진주로 여행을 다녀왔다. 일생을 사계절과 비교하면 모두 현역에서 은퇴하여 가을과 어울리는 희끗 희끗한 반백이나 백발의 머리에다 인생이 익어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실버세대가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부부동반으로 관광버스 한 대에 올라 내륙고속도로 충주 IC를 타고 남쪽으로 달리니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산에는 단풍이 아름답고 들판에는 황금물결이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 40년 가까이 된 이 모임은 고등학교 동문으로 초·중·고·대에서 근무했던 교원들이 모임을 만들어 동문선후배 간에 우의를 다지고 있는데 정년을 한지도 벌써 10여년을 넘어서고 있다. 정년 후 에도 모임에 대한 애정은 변치 않고 이어지고 있다. 설악산 한계령 계곡의 아름다운 주전골 단풍과 지난해는 밀양 영남루와 표충비의 신비함을 느꼈고, 만어사의 경석을 보며 바닷물고기가 살아서 올라오는 느낌을 받았다. 석양의 노을을 바라보며 위양지 호수
남북합의로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게 1998년이고 2008년 금강산에서 남측 관광객이 북한군의 총에 맞아 사망한 후 관광이 중단되었으니까, 관광이 10년 가까이 진행된 셈이다. 관광 중단 이후 11년이 지난 지금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가 사라질 위기다. 북측은 지난 달 25일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이용해 통일부와 현대그룹에 각 통지문을 보내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 시찰에서 남측 시설들을 철거해야한다고 한지 이틀 만에 철거를 공식 요구한 것이다. 그 방식도 문서교환으로 하고 그에 따라 남측 시설물을 철거해 가라는 것이 지금까지 북한의 입장이다. 남한에 대해 금강산관광 거부 조치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2008년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2010년에 금강산 관광지구 내 주요 부동산 시설을 동결 및 몰수 조치하고 남측 직원도 추방했다. 동시에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독점권 효력을 취소하고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채택하기도 했다. 당시는 이러한 장치는 향후 재개될 수 있는 여지는 남겼다. 그런데 이번에 아예 시설물을 철거해가라 것이다. 지난해 9월 평양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늦가을 화단에 백일홍이 피었다. 서리가 내린 뒤 계속 쌀쌀한데도 갓 핀 듯 선명하다. 지난 팔월 초 배추모종을 할 때부터 피기 시작했으니까 이름대로 거의 백일 동안 피는 것 같다. 안존하면서도 꿋꿋하게 살아온 사촌 형님이 떠올랐다. 사촌 형님은 이웃 마을에 사는 종갓집 맏며느리였다. 아버님 형제가 아홉인데 그 중 제일 큰아버지의 며느님이었다. 얼굴이 곱고 손끝이 야무져서 의식 범절에 막힘이 없는 분이다. 마음은 또 얼마나 너그러운지 신혼 시절 나는 답답한 일이 생길 때마다 하소연을 하는 게 일이었다. 그럴 때마다 용기를 돋워주고 격려해 주셨다. 형님 또한 만만치 않은 삶을 살았던 것이다. 이따금 푸념이나 하듯 털어놓는 얘기를 들으면 한 타래의 실을 감는 것 같다. 시집이라고 와 보니 시어머님은 와병 중이었고 시누이 시동생은 그릇에 담은 밤톨마냥 고만고만했다지. 한 이태 병간을 한 뒤 첫 아들을 낳고 백일잔치를 했는데, 얼마 안 있어 시어머님이 딸을 낳는 바람에 산간을 했다니 지금으로서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다. 이 모든 건 내가 오기 전 일이었지만 겪어 보니 능히 그럴 만한 성품이셨다. 명절이면 수십 명 일가가 들끓는데도 항상 웃는 얼굴이시다.
대문 바로 앞에 자그마한 텃밭이 있다. 문전옥답도 아니요 다산 선생이 말한 대로 유인(幽人)의 집 앞에 있는 10평도 안 되는 남포 밭이다. 이 밭을 평생 바람이었던 전원주택의 선물로 여겨 이사한 후 서너 해는 고추, 가지 그리고 파프리카에 호박이랑 오이까지 오밀조밀 심어 주경야독의 모양을 스스로 즐기고자 하였다. 그런데 집 앞을 왕래하는 교통량이 워낙 많다. 무농약 재배이건만 차량의 배기가스와 타이어 분진 등 미세먼지를 옴팡 뒤집어쓰고 자란 가지와 토마토 및 푸성귀를 그냥 먹기에는 영 찝찝하다. 궁리 끝에 환경에 덜 오염될 지중작물로서 고구마를 심으리라 마음먹고 마침 고구마 주산지인 안동을 오갈 참에 싹을 구하여 심었다. 고구마는 그래도 손이 덜 가고 심어 놓기만 하면 저절로 크는 식물이라 신경도 덜 쓰여 좋다. 처음에는 풀과 그런대로 사이좋게 커 가더니 잡초의 생명력이 워낙 강해 장마철만 지나면 하루가 다르게 고구마 잎을 눌러 버린다. 살기 위하여 아스팔트로 가지를 뻗다가 차바퀴에 으스러져버리는 잎은 보기에 참 가여운 모양새라. 전한의 동중서는 삼년동안 휘장을 내리고 열심히 공부를 하여 후원의 채마밭이 망가졌다던데(下帷三年의 고사) 이…
단단한 옥광밤을 푹 쪄냈다. 적당히 식은 밤을 이빨로 동강 자르니 뽀얀 속살이 둘로 나뉜다. 포실한 밤을 입에 넣기도 전에 침이 먼저 마중 나온다. 역시 달다. 단맛 뒤에 쌉싸래한 맛이 입안을 감돈다. 풋밤 같던 아들의 떫은 시절이 떠올라서다. 아들의 고등학교 입학식 날이었다. 터널만 지나면 얼추 다 온 셈이라고 옆에 앉은 이가 말했다. 시간 안에 닿지 못할까 졸였던 마음이 일순 풀어지자 창밖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오른쪽 둔덕에 키 작은 나목들이 간격을 맞춰 서 있고, 기계충 먹은 가르마처럼 삐뚤빼뚤한 임도가 나무 사이로 나있었다. 저 멀리 늙은 할미의 젖무덤 같은 산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골을 품고 있어 동네가 아늑해 보였다. 우묵하게 들어앉은 곳에 아들이 다닐 학교가 있었다. 식을 마친 아들은 3년 동안 기거할 방으로 느릿느릿 발을 옮겼다. 무연히 창밖을 내다보던 아들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 고개를 돌리는 아들 눈빛이 백 마디, 천 마디 말을 품고 어미를 바라보았다. 집을 떠나 홀로 지내는 것도, 학업에 대한 부담감도 힘겨울 테지만 무엇보다 하루아침에 집안 살림이 애옥해졌으니 그 마음이 오죽하랴. 물기 번지는 눈을 바라보며 손을 그러잡았다.…
최근 퇴직한 친구를 만났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행복하지 않았다고 했다. 우리는 잘살기 위해 건강, 돈, 자유, 즐거움, 사랑, 신앙, 권력, 명예, 지혜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것들을 갖추고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를 이해한다면 아마 행복할 것이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먼저 살아있어야 한다. 살아있다는 것은 자기보존을 제1원리로 삼는다는 것을 뜻한다. 살아있기 위해서는 건강과 함께 생계수단이 든든해야 한다. 맹자는 '식색성야(食色性也)', 즉 식욕과 성욕은 인간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유한 본성이라 했다. 살아 있기 위해서는 먹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때문에 사람을 가리켜 인구, 식구라 한다. 모두 입구(口)가 들어가 있다. 또한 맹자는 '생계수단이 든든해야 마음도 든든해진다(恒有産 恒有心 항유산 항유심)'고 했다. 백성들이 물질적으로 부족하여 살아갈 걱정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함을 말한다. 산다는 것은 생존이다. 생존은 existence다. existere는 ex_(로 부터)와 -sistere(존립하다)의 합성어로 생활(life)과는 다른 의미성을 지닌다. 너도 알지· 나는 곧 잊혀질 거야 봄은 자
"여행을 떠나요, 즐거운 마음으로~"와 같이 유명한 노래 가사가 있다. 일상생활 속의 따분함을 벗어나기 위해 떠나는 여행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것이다. 여행은 현대인의 재충전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바쁜 일터 속에서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어 많은 이들이 떠난다. 여행사 또한 단순하게 휴양소나 숙박시설을 제공하는 서비스에 안주하지 않고 바쁜 현대인들이 다양한 여행, 레저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휴가, 놀이, 쉼의 가치를 담겨있는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여행은 우리 생활 속에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다. 여행이라 하면 누군가는 거창하게 해외여행이나 전국 일주 등 비행기를 타고, 기차를 타고 자동차를 타고 수일을 따로 시간을 내어 특별하게 준비를 해야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것만이 여행은 아닐 것이다. 소소하게 하루의 시간만이라도, 아니 몇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할 수 있는 여행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아마 90% 이상은 자전거를 타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전거에 입문하면 운동이나 산책으로 자전거를 열심히 탄다. 자전거로 통근도 하고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자전거 여행을 해보는…
글로벌의 진전과 인구감소 및 고령화는 농촌지역문화에 변화를 가져왔고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민자가족, 외국인근로자, 귀농귀촌인의 지속적인 증가는 기존문화와의 갈등과 대립을 우려하는 시각과 정체되어 있는 농촌의 변화를 이끌어낼 기회로 보는 시각이 공존하며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문화와 관련된 대립과 갈등은 종교갈등, 인종갈등, 문화제국주의 등의 형태로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우리 농촌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가 당면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으며, 유네스코에서도 세계 문화 다양성 선언을 채택(2001)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가져 왔다. 문화 다양성은 언어나 의상, 전통, 사회를 형성하는 방법, 도덕과 종교에 대한 관념, 주변과의 상호작용 등 사람들 사이의 문화적 차이를 포괄하는 개념(유네스코, 2010)으로 낯설고 이질적인 타문화를 편견 없이 바라보고 이해를 증진시킴으로써 문화적 갈등과 대립을 지양하고, 경제자본에 의한 문화독점 및 문화획일화에 대응하고자 하는 것이다. 오늘날 농촌지역은 기본적인 신구세대의 문화차이 이외에도 이국문화와 도시문화의 유입 등 다양한 문화의 만남으로 인하여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본질적
신체와 정신이 가장 왕성하게 발달하는 시기를 청년기라 한다. 대개는 남자에게 청년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남녀를 아우르며 청년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청년실업 통계나 조세특례제한법상 청년의 기준은 15~29세란다. 유엔에서는, 전 세계 인류의 체질과 평균 수명 측정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고 한다. 유엔이 정한 새로운 나이별 구별에 따르면, 18~65세를 일괄적으로 '청년(Youth)'으로 분류한단다. 유엔의 규정에 따르면, '61년생으로 후년이면 회갑을 맞이하는 나도 청년인 셈이다. 나는 '88. '90, '93년생 세 아이의 아빠다. 아니 세 청년의 아버지이다. 셋 모두는 제왕절개 수술로 태어났다. 첫째를 수술로 분만하여 어쩔 수 없이 둘째, 셋째도 제왕절개 수술로 품에 안았다. 세 차례 수술 후의 아내의 고통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저려온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묵직하게 함께 밀려오는 것이다. 당시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둘도 많다. 하나 낳아 잘 기르자'였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 당시엔 출산 수술에 의료보험 적용이 안되었다. 각종 예방 접종비, 학교 수업료·급식비·교복 지원비·학비 변제 등등은 감히
해거름이 되니 구겨진 바람이 부쩍 차가워졌습니다. 첼로의 낮은 빛깔로 떨리는 낙엽이 가슴에 떨어집니다. 살아가는 것이 세월에 떠밀려가는 것임을 오래 잊고 살았습니다. 너무 아픕니다. 저 혼자의 생각으로 억지를 부려보지만, 매번 그렇게 지고 말았습니다. 비 오는 거리에 빛마저 산란하게 흔들립니다. 어쩌면 삶은 한바탕 꿈일지도 모릅니다. 서성이며 머물다 그렇게 가버린 희망의 날들이지요. 지금 짧은 가을이 그렇게 훅 가버렸습니다. 바람이 흐느껴 웁니다. 컴컴한 거리를 더듬듯 걸어갑니다. 어쩌면 이제 새로움에 대한 설렘은 거두어야 할 듯싶습니다. 우리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내일에 대한 희망의 끈을 잡고 오늘을 위안합니다. 그러나 그 희망은 매번 식어버려 우리를 주저하게 합니다. 독한 슬픔 되어 머리를 내리칩니다. 아프고 아린 마음을 달래줄 따뜻한 손길이 한없이 기다려집니다. 우리가 늘 그랬듯 곁을 내어주는 마음이 필요할 듯합니다. 서로 조용히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마지막까지 살아있음을 느껴봅니다. 살며 누구나 상처를 받고 삽니다. 시간이 스며드는 계절이 되면 바람이 불지 않아도 나뭇잎은 떨어집니다. 소중히 피웠던 꽃들마저 무겁게 툭 떨어집니다
보이스피싱은 개인정보인 전화번호나 신용카드번호, 은행계좌번호, 이메일주소 등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탈취하여 그 정보를 이용하여 금원을 사취해가는 범죄이다. 전화를 걸어서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의 직원이라고 속이고, 대출을 빙자하여 입금을 요구하든지,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어 새로운 계좌로 이체해야 안전하다는 등의 수법이 많고, 귀한 자식을 납치해서 데리고 있다든가, 사고를 당했으니 급히 돈을 보내라고 하는 등의 전화는 고전적인 방법이다. 가족이나 친척, 친한 친구를 사칭하여 급히 돈이 필요하다는 문자를 보내 송금을 받는 수법도 있다. 최근 부산경찰청에서는 중국에 진출하여 보이스피싱을 위한 범죄단체를 만들어 무려 50여명에게서 85억원을 뜯은 조직폭력배 121명을 검거하였다고 한다. 보이스피싱으로 돈을 쉽게 벌 수 있으니 이제는 조직폭력배들까지 진출하여 활동하고 있는 웃지 못할 일이다. 보이스피싱 발생사례를 분석하여 보면, 금년 9월말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해액이 무려 4817억원이라고 하니, 하루 평균 17억 6천여만원이 보이스피싱범들의 수중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2018년에는 일평균 피해액이 11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피해액의…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마무리 시기이다. 가을처럼 말이나 사람이나 갓 거둔 오곡백과로 풍족하게 즐길 수 있는 좋은 계절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천고마비를 가을의 쾌청함과 풍요로움을 표현하는 말로 쓰고 있으나, 원래 이 사자성어는 가을을 조심하라는 의미를 담은 말이었다. 중국 역사서인 '한서(漢書) 흉노전(匈奴傳)'에 따르면, 중국 황하 유역은 기름진 땅으로 수시로 흉노족의 침입을 받은 곳이다. 북쪽 초원지대에 살고 있는 흉노족은 가을철 풀이 시들기 전에 말을 살찌워 놓고, 남쪽 황하 유역으로 식량을 약탈하는 경우가 많았다. 북방 초원과 황하 유역 사이에는 지형지물이 거의 없어서, 흉노족의 기병을 막기 매우 어려웠다. 중국의 전성기였던 한나라 사람들도 가을 흉노족의 침입이 늘 근심거리였던 것이다. 농부들이 무슨 수로 재빠른 말을 막을 수 있었으랴. 오늘날에도 가을철 여물어가는 곡식을 노리는 흉노족이 있다. 바로 '서리'이다. 서리는 온도가 낮은 물체의 표면에 공기 중 수증기가 얼어붙어서 생긴다. 서리가 생기면 식물에게 필요한 수분과 영양분을 운반하는 물관, 그리고 세포 속 수액을 얼린다. 얼어버린 수액은 해가 뜨고
페이스북에 포스팅된 타인의 글에 댓글을 달고 뜻하지 않는 반응을 본 적이 있다. 서로의 의도와 상대가 받아들인 의미가 달랐던 탓이다. 눈앞에 보이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어서, SNS상에서는 가끔 엇박자가 생기고 그 엇박자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온라인의 만남은 오프라인 만남보다 민감하다. 상대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까닭이다. 상대의 눈을, 상대의 표정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한다면 말의 의미가 더 정확하게 표현될 것이다. 인간에게는 보디랭귀지라는 몸짓 표현 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슬픔이나, 고통, 혹은 기쁨을 표현하는데 꼭 언어만 필요한 수단이 되는 건 아니다. 손짓과 얼굴 표정, 눈빛만으로도 언어표현이 가능하다. 언어는 꽃잎에 닿자 한 마리 나비가 된다. 언어는 소리와 뜻이 찢긴 깃발처럼 펄럭이다가 쓰러진다. 꽃의 둘레에서 밀물처럼 밀려오는 언어가 불꽃처럼 타다간 꺼져도, 어떤 언어는 꽃잎을 스치자 한 마리 꿀벌이 된다. - 꽃과 언어, 문덕수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문덕수 시인의 시다. 언어라는 추상명사는 시인의 사유 속에서 보통명사가 되고, 꽃잎에 닿아 나비가 되는 마술을 부린다
최근 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동물원이 나들이 장소로만 남아있는 나에게 동물원을 대상으로 한 다큐멘터리는 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했다. 첫 장면부터 익숙한 동물원 풍경이 펼쳐지는데, 바로 그곳은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청주동물원'이었다. 다른 동물원에 비해 시설이 더 낫다거나 규모가 크지도 않아 청주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놀러온다고 해도 소개해주기에는 좀 꺼려지는 곳이었는데, 이곳을 배경으로 영화를 찍었다는 것만으로도 대체 무슨 내용일지 궁금했다. 동물원을 배경으로 동물들의 일상을 담았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영화는 수의사와 사육사들의 일상과, 야생과 사육장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들의 고민을 그리고 있었다. 야생에서 멀어진 야생동물들이 야생에 좀 더 가까운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동물원을 개선하려는 노력들도 담고 있었다. (영화 관람 이후 동물원을 방문했는데, 좁은 공간에 갇힌 표범을 위해 사육장 간 구름다리를 놓고, 곰사육장의 시멘트 바닥을 흙으로 바꾸는 등 자연과 가까워진 동물원 곳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청주동물원이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의 보호‧증식‧복원을 목적으로 하는 '서식지외 보전기관'
소방청 발표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전국 119종합상황실로 걸려 온 119신고는 총 517만5천251건으로, 하루 평균 2만8천435건이 화재, 구조·구급 등으로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119 화재진압대, 구조대, 구급대 등 현장에 출동하는 대원들은 출동 초기 신고자가 제공하는 정보 외엔 다른 정보 없이 응급 상황에서 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금쪽같은 시간, 즉 '골든타임'확보를 목표로 신고 장소로 출동하게 된다. 이때 신고자의 부정확한 정보는 출동부서의 현장 도착 시간을 지연시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옥천군 청성면에 홀로 거주하는 50대 여성이 복통을 호소하며 119 구급 요청을 신고했다. 이때 신고자는 도로명 주소와 지번 주소를 혼용(00길+지번)해 위치정보를 제공하였고, 이에 따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은 신고자와의 수차례 통화와 인근 주민들의 도움으로 겨우 환자위치를 확인한 끝에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었다. 긴급하게 출동하는 구급대원이나, 응급 상황에서 구급대원을 기다리는 신고자나 1분 1초가 소중한 것은 모두 마찬가지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안타까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시민들이 평소 119 구
'비밀이 많은 사람은 마음이 부자다'라고 한 어느 소설가 말을 신뢰할 수 없다. 삶을 살며 여럿 비밀이 있었으나 과연 그동안 마음이 부자였을까· 마음이 넉넉하기는커녕 생각날 때마다 가슴이 싸아 하였다. 그중 한 가지 비밀을 꼽는다면 신혼 초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일이다. 비록 소소한 일이나 당시 상황에 비추어본다면 내 딴엔 비밀임에 틀림없다. 대 기업 간부였던 남편은 직장에서 노조 활동을 이유로 갑자기 해고를 당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첫아이 임신에 의한 심한 입덧은 나의 생기(生氣)를 앗아갔다. 이를 안 시어머니께서 내 처지가 안쓰러웠나보다. 우리 내외가 새로운 직장을 찾아 시댁을 떠날 무렵, 시어머니는 남편 모르게 몇 푼 안 되는 돈을 내게 쥐어주었다. 시댁을 떠날 때 수중에 전셋돈만 지니고 타향살이를 시작했다. 그 때 모 도시 근교에 손바닥 만 한 전세방을 한 칸 얻어 생활 했다. 마침 계절은 가을이었다. 날이 갈수록 심한 입덧은 나를 몹시 괴롭혔다. 한바탕씩 토악질을 하고나면 눈앞이 노래지고 현기증마저 일었다. 만추로 치닫던 어느 가을날, 꽃보다 고운 단풍에 유혹돼 집안을 나서자 건너편 길가에 손수레 한 대가 보였다. 그 곁에 노점
무심천은 청주를 남북으로 관통할 뿐만 아니라 동서까지 포용할 수 있는 중심에 있다. 아마 그 땅값을 시가로 환산한다면 평당 수백만 원은 충분할 것이다. 그 넓은 땅값을 돈으로 계산한다면 천문학적인 금액일 것이다. 만약 그 엄청난 재산을 개인이 갖고 있다면 저렇게 방치하진 않을 것이다. 무심천도 여느 하천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렀을 것이다. 지저분한 무심천을 콘크리트로 포장해서 길을 내고 주차장을 만들면서 흡족했을 것이다. 도심의 교통난과 주차난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도 부풀었을 것이다. 그게 어제 같은데 지금은 다시 자연 상태로 복원하자는 소리가 높다. 아무리 자연형으로 복원한다고 해도 쾌적한 시민공원으로 거듭날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소음 때문이다. 무심천 제방 양쪽에 도로가 있고, 그 도로로부터 나오는 자동차 소음은 사람을 질리게 만든다. 아무리 돈을 들여 공원을 만들어놓아도 사람이 꼬이지 않는 이유다. 그렇다고 도로를 없앨 수도 없다. 환경단체가 그렇게 아우성을 치는데도 여태 하상도로를 없애지 못한 이유다. 그 한계를 극복하는 게 바로 지하도로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무심
「열성만이 인생을 영원하게 만든다.」는 이 훌륭한 금언을 남긴 사람은 누구일까. 지금은 독일에서 두 번째쯤 큰 도시 프랑크푸르트의 시장의 외손자로 태어나고, 천재로 칭송받고, 뛰어난 미남으로 주목을 받은, 훗날 독일 최대의 작가로 명성이 드높고, 만년에는 바이마르 공화국의 명재상을 지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25세에 쓰고, 그런가하면 50년쯤 걸쳐 희곡 「파우스트」를 완성 시킨 시인이고 소설가이며 희곡작가인 문호 괴테(1749-1832)가 바로 그 사람이다. 당시 그는 83세까지 건강하게 장수한 행운도 누렸다. 영국 시인 바이런은 「어느 날 아침 눈을 뜨니 나는 문득 유명한 시인이 되었노라」라는 명언을 남겼는데 괴테의 데뷔작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그렇게 하루 아침에 일약 세계적인 유명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그 또한 큰 행운이 아니겠는가.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전쟁터에서 그 소설을 7번이나 읽었다 한다. 훗날 그 두 사람은 만나서 서로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 「나는 오늘 참다운 진인眞人을 만났다」고 나폴레옹은 말했고 「나는 오늘 참다운 영웅을 만났다」고 괴테는 나폴레옹을 칭찬했다. 나는 프랑크푸르트를 여행하면서 한사코 괴테의 생가를 찾아갔다.…
바람 한 줌 날아오니 힘없이 떨어진 나뭇잎이 길가에서 바스락바스락 노래를 한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작은 몸짓으로 마지막 삶을 몸부림치는 소리일까. 제법 쌀쌀한 날씨와 함께 생명이 다한 낙엽이 몸을 움츠리게 한다. 길가 찻집에 들어가 따뜻한 커피로 마음을 달래 본다. 가만히 앉아 바라보는 거리의 가을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길가에 놓인 화분에는 가을 전령인 국화꽃이 소복소복 피어있다. 그윽한 향기와 온화한 미소가 전해져 온다. 며칠 전 함께 저녁식사를 하시던 노교수가 내게 물어왔다. 공자님이 말씀하시는 "어질 인(仁)"을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었다. 말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며 식사를 서둘러 마치고 일행을 한 공원으로 안내했다. 그 길을 몇 번이고 지나갔어도 한 번도 들른 적이 없었던 신율봉공원이다. 노교수는 낙엽 속에서 페트병 두 개를 꺼내 물을 가득 담는다. 보여 줄 게 있다며 계단을 오르신다. 이제 막 시작한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건가· 새로운 운동법을 개발하신 건가· 왜, 페트병 두 개를 들고 오르시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계단을 올랐다. 160여 개가 넘는 계단을 한 번에 오르기엔 숨이 가쁘신 듯 힘겨워하신다. 그러고 보면 운동
친정엄마는 공무원인 남편의 박봉으로는 세 딸을 키우기가 벅차 30년 넘게 옷 수선집을 운영하셨다. 장사를 오래 해서 세상사에 밝고 슈퍼우먼 같던 엄마도 노안이 오면서 30년 바느질 인생을 마치셨다. 은퇴 후 교회에서 봉사도 열심히 하고, 외손녀도 열성적으로 키우셨던 엄마가 몇 년 사이 많이 늙으셨다. 여기저기 몸이 아픈 곳도 늘었지만, 더 큰 문제는 방금했던 말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기억을 못 하는 등 건망증이 심해지셨다는 것이다. 얼마 전 마트를 다녀온 후 신용카드가 없어졌다며, 나에게 전화를 걸어 "너희 아빠가 어디다 카드를 숨겨 놓고 안 준다." 푸념을 늘어놓으셨다. 의심을 받은 아빠도 기분 나쁘다며 부부 싸움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신용카드는 엄마의 이불장 안에서 발견됐다. 혹시라도 치매 초기 증상일까 걱정이 돼 지역 치매안심센터의 지원으로 치매 조기검진을 받았다. 검진 결과 다행히 치매는 아니었으며, 뇌혈관의 노화로 발생한 기억력 저하인 경도인지장애라고 한다. 지금부터 3권장(운동, 식사, 독서), 3금지(절주, 금연, 뇌 손상), 3행동(건강검진, 소통, 치매 조기 발견)의 333수칙을 준수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