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사형 선고를 받고 마침내 집행하는 날이 되었다. 집행관이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으면 해 보라고 하자 그는"임금님께 드릴 것이 하나 있습니다."라고 했다. 임금은 죽을 사람 소원이니 들어주자고 몸소 찾아왔다. 그는 속옷에서 금덩이 한 개를 꺼내고는"이것을 심으면 금열매가 달리는 보배인데 죄 지은 사람일 때는 달리지 않습니다. 저는 이미 죄인이라 소용없으니 임금님께 드리겠습니다." 라고 하는 것이다. 임금은 자기가 심었다가는 열리지 않을 것 같았는지 옆의 신하에게"나는 금이 많으니까 자네가 심어서 따게." 라고 했다. 그러자 신하는 "저도 많습니다."라며 동료를 보고 "자네가 심게" 라고 하자 그 역시 거부했다. 다음 다음 사람들 역시 똑같이 사양했다. 이 사람을 죽이기에는 모두가 난처한 상황이 되고 임금은 결국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딱히 죄 지은 것은 없다 해도 소소한 잘못은 있다. 그나마도 자기가 심었다가는 열리지 않을 거라고 미룬 것은 최소한의 양심 표현이다. 그냥 금덩이였으면 모르는데 죄의 문제가 등장하면서 똑같이 망설였겠다. 임금도 본의 아니게 방면해 주면서 난처한 지경을 모면했다. 절대적인 권력도 원초적인 문제의 규명은 역부족이
쓸쓸한 퇴장이었다. 추운 겨울밤의 일이라서 더욱 그런 것 같았다. 명예로운 은퇴를 축하한다며 꽂다발과 선물을 증정하는며 축하 행사를 치렀지만, 그 뒷모습의 쓸쓸함까지 지워주지는 못했다. 어찌 되었건 떠나가는 것이었다. 영광스러운 은퇴란 정말 있는 것일까· 엊그제 또 한 분의 선배를 보내드렸다. 작년 이맘때에도 퇴임식을 했었는데 벌써 또 1년이 지나간 것이다. 이제 머지않아 내 차례가 될 것을 생각하니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또래의 동료들은 다음엔 누구고 그다음엔 누구고 하며 반갑지도 않은 순서를 매기고 있었다. 퇴임식 행사를 하는 내내 나는 그 선배에게 감정 이입을 하고 있었다. '내가 지금 저 선배의 자리에 있다면 어떤 심정일까·' 미리 감정 연습을 해 두어야 막상 그 자리에 섰을 때 덜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또다시 연말이다. 여기저기서 송년 모임이 벌어지고 퇴임식을 하느라 바쁘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나이 순서대로 착착 나가고 있다. 오는 데는 순서가 없지만 가는 데는 순서가 있는 것이 바로 입사와 정년퇴직이다. 은퇴는 누구에게나 다가오지만, 은퇴준비는 누구나 다 하고 있지 않다. 은퇴하면 바로 끊기는 게 월
하늘은 어둡고, 초미세먼지로 시야가 흐리고, 몸은 자꾸만 아파온다. 이렇게 종말이 오는 것인가. 아래 시는 정재학, 「전염병이 도는 마을」이다. 이 시는 동화 같은 악몽이 현실을 뛰어넘어 환상으로, 이 환상은 그로테스크하고 어두운 그림자로 변해 현실을 왜곡시키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마을에 아이들의 이빨이 녹는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네 어른들은 알아차리지 못하네 아이들은 배가 고팠지만 아무것도 먹으려 하지 않았네 학교에서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고 지냈네 동네 지붕마다 달이 박혀 있었네 …(중략)… 아이들은 길가에서 커다란 빈 분유통을 굴리며 놀았네 차들이 지나갈 때마다 아이들은 개털을 들이마셨네 그때마다 녹아버린 이빨을 토해 냈네 아이들은 그것들을 모아 지붕에 박힌 달 속에 넣어두었네 아이들은 손톱으로 서로의 이마에 구멍을 뚫었네 소독차가 마을을 돌고 아이들이 떼 지어 쫓아다니네 - 정재학, 「전염병이 도는 마을」 '아이들은 길가에서 커다란 빈 분유통을 굴리며 놀고 있는', '소독차가 마을을 돌고 아이들이 떼 지어 쫓아다니는' 동화 같은 상상력은 상상계에서 상징계로 이행하여 독립하려는 아이들이 겪는 통과의례라 볼 수 있다. '녹아버린 이빨을 토해…
근로복지공단은 사회보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용노동부 산하의 공공기관이다. 공단은 산재, 고용보험과 관련된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지만 그 외에도 저임금 노동자 융자, 체당금 지급 등 복지와 관련된 사업도 많다. 그 중에서도 특히 생소한 것이 퇴직연금 사업이다. 퇴직연금은 기존에 퇴직금으로 일시에 받는 금액을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계속 적립해 두었다가 퇴직 이후에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받는 것을 말한다. 근로복지공단은 30인 이하 사업장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가입서비스를 하고 있다. 공단이 퇴직연금 서비스를 하는 이유는 소규모 사업장의 수익성이 낮아 민간사업자의 참여가 더디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은 2005년에 처음 도입되어 계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기업 규모별로 가입률의 차이가 크다.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은 90% 이상이 퇴직연금에 가입했지만 30인 이하 사업장은 아직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10인 미만 사업장은 17.9%에 불과하다. 기존의 퇴직금 제도에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것은 공적연금의 한계로 인해 약화된 노후 소득보장 기능을 보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이직이 빈번하고 급여 수준이 낮은 소규모 사업장에서 더욱 절실
한 아이가 길을 간다. 갈래 길이 나타나자 갈 바를 모르고 서성인다. 발을 들어 이쪽 길에 내딛으며 갈까 하다 다시 저쪽 길에 내딛어 본다. 이길 저 길에 발을 디밀었다 빼기를 반복하더니 멈칫거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도 됐는지 한길을 택하여 걸어간다. 얼마쯤 걸어갔을까. 사위에는 어둠이 내려앉았는데, 큰 폭포가 보이면서 길이 끊기고 말았다. 지축을 흔드는 굉음에 다리가 굳어버렸다. 길고 희뿌연 짐승혓바닥 같은 물줄기가 암흑 속에서 미끄럼판을 만들며 직수로 쏟아진다. 어둠 속에 갇힌 악마가 하얀 이빨을 드러내곤 몸부림친다. 흑백 춤사위에 맞춰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거품파편들을 튀긴다. 그러다 수레바퀴처럼 둥글게 말리며 내달려와서 아이를 휘감아가려는 찰나, 눈을 떴다. 꿈이다. 소스라치게 놀라 잠이 깼다. 불을 켰다. 그 애가 죽었는데, 열다섯 살짜리가 영원히 지구 밖으로 나가버렸는데 폭포 꿈은 뭔가. 지난해 여름, 교회에서 중고등부 수련회 다녀오다가 그 애와 영동에 있는 옥계폭포에 들렀던 기억 때문일까. 어둠속에서 광란하는 폭포 앞에 실제 서있는 것처럼 꿈이 너무도 선명하고, 꿈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두려움이 너무 강렬하여 가슴이 두근거린다. 시
인간의 삶은 천태만상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 그게 그것 같아 보이지만 그 내면을 드려다 보면 각기 다르다. 먹고 자고 하는 일 모두가 다르다. 그런 가운데 자기만의 존재를 만들어 간다. '인간은 일을 통해 자기존재를 완성해 낸다.'고 19세기 영국의 사상가 토마스 칼라일이 무위도식하던 영국 상류층을 격렬히 비난했다. 토마스 칼라일은 미래의 영국을 걱정하며 영국인 상류층의 무능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기존재의 완성을 위해 일할 것을 독려했다. 문제는 사람으로서 하는 일이, 했다는 일이, 독수리나 하이에나와 같아서는 안 된다. 그들은 먹잇감을 보면 어떤 방법으로라도 잡아 죽인다. 오직 자신만을 위한다. 인간이 그래서는 안 된다. 인간하는 일 무엇보다 정의롭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정의롭지 못하고 잘 못된 행위로 자기 존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기회가 왔다고 이것저것 분수 넘치는 일을 탐내고, 물들어 왔다고 무조건 노를 저어서도, 반찬이 좋다고 실컷 먹어서도, 좋은 자리에 있다고 지나치게 남의 것 탐을 내는 짓하여, 그래서 자기존재를 완성하려 한다면 그 같은 못난 천치 같은 짓이 없다. 이완용, 지난 몇몇 대통령, 그리고 Y와 J모
냉기가 병실 문을 노크도 없이 드나든다. 폐쇄된 공간인 것 같지만 속없이 오픈 된 공간이 병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예고 없이 문병객이 찾아오고 야쿠르트를 팔거나 옷을 파는 잡상인도 아무 제약 없이 들락거린다. 아침에 침대 끄는 소리가 요란하더니 건너편 병실에 환자가 들어왔다. 기다리는 일밖에 할 일이 없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눈길이 모두 침대 끄는 소리를 따라 간다. 잠시 후면 그 환자의 병명과 출신지, 가족사항이 간병인들을 통해 곧 전해질 것이다. 요즘은 거의 대부분의 간병은 북한의 억양이 강한 분들이 맡고 있다. 그들의 독특한 억양과 높고 강한 말소리가 복도를 가득 메운다. 암환자라는 소식이 금세 전해졌다. 나도 궁금하여 환자의 병실문 밖에 적혀 있는 표찰을 유심히 보다가 나보다 어린 나이라서 깜짝 놀랐다. 누워 있는 여인의 모습은 분명 머리가 백발인 노인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냉기가 어느 병실이나 들락거리듯 암이라는 못된 병도 누구의 몸이든 제멋대로 드나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순이 채 되지 않은 나이라면 한창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이들 교육을 다 시키고 짝을 지워 거의 살림을 차려 내보내고 하나 둘 늘어나는 손자들의 재롱을 보고 있을…
임대인은 임대차 계약에 따라 돈을 받고 다른 사람에게 목적물을 빌려준 사람을 말하며, 임차인은 임대차 계약에서 돈을 내고 목적물을 빌려 쓰는 사람을 말합니다. 목적물은 주거용을 비롯하여 상가, 공장 등 다양합니다. 우리나라의 자가 점유 비율은 전국 평균 56.8%이고, 7대 도시는 51.9%, 기타지역은 60.8% 로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임차인이고 도시일수록 임차인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임대차시장은 전형적인 공급자 위주의 시장입니다. 매매시장과 달리 실거래가 신고 의무가 없어 정확한 임대시세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보니 임대차시장에서는 임대인이 우월적 지위에서 임대차 관계가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임차인은 임대내용이 적정한지 여부를 파악하기도 어렵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임차인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임대차 보호법이 만들어져 있으며, 전·월세 신고제도 도입을 위한 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고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위한 논의도 진행되고는 있습니다. 임대차시장 참여자들은 무슨 걱정을 하고 있을까요 임대인은 주택의 노후화, 부동산 보유 세금의 증가, 인근 신규 주택 물량의 증가 등으로 공실의 발생,
음식점 주방에서는 식생활 변화로 튀김류인 요리를 많이 하는데 식용유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음식점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음식점에서 발생한 화재는 2천829건으로 사망 5명, 부상자 112명에 이르는 인명 피해와 121억 원이 넘는 재산 피해를 냈다. 이 중 식용유(부주의)에 의해 발생한 화재는 1천429건으로 약 50%를 차지한다. K급 소화기는 Kitchen(주방)의 앞 글자를 표시 한 것으로 음식·조리를 할 때 식용류를 사용하는 주방(식용유)의 화재 예방을 위해 필요한 소화기다. 일반적으로 소화기는 ABC 분말소화기를 떠오르게 한다. A급화재는 목재·종이 등 일반화재, B급화재는 기름·유류 화재, C급화재는 전기화재에 적합한 소화기다. 식용유는 인화성 액체로 제4류 위험물 중 동·식물류로 분류된다. 주방에서 과열된 식용유에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유류 화재의 특성상 급격한 연소 확대가 이뤄진다. 가열된 식용유는 인화점에 도달하면 쉽게 소화되지 않고 인화점과 발화점의 차이가 크지 않아 불을 끄더라도 재 발화되는 경향을 보이며 가열 후 약 10여 분 후면 화재로 발전하기 쉽다. 분말소화기는…
엊그제부터 서울 인근엔 사방이 온통 안개로 뒤덮여 100미터 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나처럼 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대개 이렇게 안개가 낀 날을 가장 두려워한다. 이런 날씨에는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이 상책이겠지만, 나처럼 가야만 하는 삶의 터전이 있는 직장인들은 별다른 선택지가 없을 듯하다. 하기야, '너무나 사랑한 당신이기에 그리움을 못 참아 끝없이 달려보는 밤도 깊은 안개 낀 고속도로'라는 흘러간 가요의 노랫말처럼, 간절히 열망하는 그 무엇이라도 있다면 그깟 안개가 뭔 대수이겠냐마는.... '시계(視界)제로(ZERO)', 누가 지어냈는지는 모르지만 언어 감각이 뛰어난 조어(造語) 마술사의 작품이 분명하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을 이처럼 간단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 여하튼 요즘 내 주위의 여러 상황이 말 그대로 '시계제로'라서 그런지 이 말이 더욱 내 마음에 와 닿는다. 요즘, 불법 택시영업 혐의로 기소된 '타다'에 대한 신문지상의 상반된 여러 주장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기에 충분하다. 주장의 핵심은 현행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허가받지 않고 사실상의 택시영업을 했는지, 아니면 스마트폰 앱을 통
단풍이 꽃처럼 곱던 지난 가을 날이다.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만산홍엽이 절정을 이루고 있는 어느 관광지를 찾았다. 그곳에 이르자 나또한 형형색색으로 불타오르는 단풍 숲에 와락 안기고 싶은 충동마저 일었다. 이 때 구수한 빈대떡 부치는 냄새에 이끌려 어느 식당을 찾았다. 그곳에서 식사는 물론 빈대떡, 도토리 묵, 그리고 막걸리 몇 병을 앞에 놓고 모처럼 우리 가족은 어머니를 모시고 늦가을 감흥에 한껏 젖는 시간을 가졌다. 그날 식당 음식 맛이 참으로 정갈하고 담백했다. 역시 소문이 맞는 성 싶다. 사실 이 식당은 이곳 관광지를 다녀간 지인이 강력히 추천해줘서 들른 곳이다.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가서인지 노인들 입맛에 맞도록 밥도 햅쌀로 금방 지어서 뜸을 푹 들여서 내왔다. 반찬도 노인의 치아 상태를 배려한 듯 나물도 물렁하게 삶은 나물로 무쳐냈다. 맛깔스런 굴젓이며, 조미료가 첨가 되지 않은 된장찌개 등은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다. 특히 구수한 숭늉이 일품이었다. 그곳서 음식을 먹고 식당 문을 나설 즈음 주인인 듯한 여인이 느닷없이 우리 앞을 가로막는다. 관광하면서 어머니 갈증 나면 드리라고 그곳 특산물로 만든 동동주를 한 병 덤으로 건네준다.…
아내는 유달리 채식을 고집합니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본인 입맛대로 식단을 정하는 일이 많았죠. 따라서 육식을 좋아하는 나와 결혼 초부터 신경전을 벌이곤 했습니다. 아내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고기반찬을 준비하곤 했는데 고기를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횟수였고, 아예 퇴근길에 스스로 고기를 사와 직접 요리하는 일이 허다했지요. 그때마다 아내는 건강한 삶을 위해서 채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밥상머리에 앉아 누차 강의를 늘어놓곤 했죠. 그럴 때마다 나는, 고기반찬이 있는 밥상의 영역확대를 위해 육식의 필요성을 강조한 책들을 탐독해 반격하곤 했지요. 그러던 아내가 변하기 시작한 것은 전적으로 자식들 때문이었죠. 아버지의 성향을 그대로 물려받은 아들들은 늘 고기를 즐겨 찾았으니까요. 그러니 아내는 어쩔 수 없이 식단을 고기 위주로 짜게 된 겁니다. 자식들 덕분에 아내와의 식단투쟁은 본의 아니게 싱겁게 나의 승리로 끝나 버린 셈이죠. 아내가 백기를 들며 궁색하게 내민 주장은'한창 자랄 때는 육식이 꼭 필요하다.'는 논리였어요. 나이가 든 사람에게는 여전히 채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결코 버리지 못한 채 말이죠. 그런데 얼마 전, 우리 집에 새롭게 등장
12월... 2019년의 벌써 마지막하고 중순을 바라보고 있다. 항상 년도의 뒷자리 숫자와 나이의 뒷자리 숫자가 같아 년도에 따른 나이계산이 쉽다. 1989년도에 필자가 9살에 TV에서 방영되었던 '2020원더키디' 풀 제목은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일것이다. 당시 인상 깊었던 공상과학 만화 중 하나이며, 국내에서 만들었던 애니메이션으로 디자인 전공할 때 정보를 찾아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만 해도 "2020년이 올까·", 2020년에는 정말 외계인도 만나고 인공지능 로봇들도 집에 한 대씩 있을 것 같던 그 2020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참 시간은 빠른 것 같다. 10대에는 10km/h, 20대는 20km/h, 50대에는 50km/h로 체감속도가 매년 다르다는 선배님들의 이야기가 부쩍 와닿고 있다. 필자 또한 후배들이나 회사의 직원들에게 나름대로의 삶의 느낀 점이나 후회, 또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이다. 예전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조언을 해주실 때는 한귀로 듣던 장본인이 말이다. 참 미묘한 감정이지만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얻는다.' 라는 말을 늘 새기며 살지만 지금도 많이 부족하다고 늘 생각하며 자기개발에 기를 쓰고 노력하는 편
12월이다. 심리적으로 무척 바쁘면서도 들뜬 마지막달이다. 마감과 정리, 새로운 준비와 계획으로 분주한 달이기도 하다. 물론 세월에 민감한 사람들은 그저 우울하고 서글픈 달이다. 특별히 초겨울 날씨는 노인건강에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달부터 어머니가 국민건강보험의 노인장기요양보험의 4등급 판정을 받아 일정시간 요양보호사의 재가간병을 받게 되었다. 이제 87세이고 홀로 되신지 만 10년째이다. 그래도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장수시대라고는 하지만 역시 세월과 병마(病魔)를 어찌하랴. 고령이 곧 장애인지라 신체적 불편도 문제지만, 나이에 비례한 건강불안과 정서적 고독감의 정신장애가 더 큰문제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국가이며, 곧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둔 일본 다음의 세계 최장수대국이다. 문제는 초고령화의 진행속도가 장수에 대비할 시간보다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장수시대를 맞아 우리의 가장 큰 화두는 노후건강과 복지이며 특히 치매와 요양원에 대한 것들이다. 노인들의 한두가지 병은 보통이다. 고령화로 인한 노인병은 노화의 결과이며 자연현상이다. 그래서 웰다잉을 또 다른 축복으로 갈망하는 것이다. 장수는 누구나가 바라고 원하는
그날 새벽 그 아름다운 항구에 배가 닿았을 때 뱃머리에 올라가서 내가 바라 본 풍광은 감동 그 자체였다. 1천년이 넘도록 동로마(비잔틴)제국의 수도였고 실크로드의 종착지이면서 동서양을 한꺼번에 품은 동서 문화와 무역의 교역지이고 소피아 성당이 찬란하게 존재감을 나타낼 뿐 아니라 2천년의 성벽이 아직도 튼튼하게 버티고 있는 역사의 현장과 마주쳤기 때문이다. 그리스와 터키 등의 화려한 미항을 다니며 참으로 가슴 설레는 경치와 역사 위에 우뚝한 문화재와 건축사에 빛나는 성당 그리고 뼈에 사무치는 교훈과 맞닥뜨린 때문이었다. 단적으로 말하면 그 모든 특징들을 집약적으로 갖춘 거대한 도시가 바로 터키의 이스탄불이었다. 우리가 배에서 내려와 시가지를 관광할 때 그곳 대학의 한국 유학생인 가이드가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했다. 거리를 지나다 한 목욕탕을 가르치며 저 건물은 오백년이 넘었다는 것, 당시 국호 남대문이 불탄 뉴스가 그곳까지 퍼지자 터키 학생이 그 건물 건축연대를 물어서 오백년이란 말이 안 나와 천년이 됐다고 했다는 것이었다. 국보가 천년 밖에 안됐다는 게 말이 되느냐 우리 집도 지은지 천년이 지났는데 하고 뽐냈다고 한다. 기회가 있어 그 집을 가보니 2
인사이동으로 자리를 옮겨 아직 자리 잡지 못한 마음은 어수선하기만 했다. 매일 아침"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라고 건네는 익숙지 않은 목소리가 낯설었다.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도. 늘 한결같은 고음의 소프라노 목소리가 아침의 고요를 깬다. 처음 대면하는데도 서슴없이 밝은 인사를 건네며 건강음료를 권한다. 그럴 때마다'남의 사무실에서 어쩜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농담을 섞어가며 말도 잘할까'라고. 속 좁은 내 마음은 그 사람에게 거리를 두고 경계하라는 방어태세의 신호를 보내왔다. 이상하다. 중독이 된 걸까. 시간이 지날수록 아침마다 들려오던 그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하루의 출발점이 없어진 듯했다."오늘도 힘차고 활기차게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라고 외치는 함박꽃처럼 환하게 웃는 얼굴을 기다리게 되었다. 이제는 큰소리로"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라고 외치는 소리가"오늘도 열심히 시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세요."라고 힘을 실어 주는 응원으로 여겨졌다. 어느 해부터인가. 시간의 흐름이 완만하게만 느껴지던 나이 곡선이 너무도 빨리 흐름을 깨닫고 있다. 그렇게 나이를 먹어도 내가 갖고 있는 성격은 변하질 않는가 보다. 마음 수양이 부족한 탓인지. 상대의 순
권력이 충돌하지 않고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안전장치 때문이다. 아무리 검찰이라도 문민통제를 벗어날 수 없다. 문민통제의 핵심은 대통령의 인사권이다. 대통령은 검찰총장을 임명한다. 자신의 국정철학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물을 검찰총장에 임명하는 건 당연하다. 검찰이 경찰을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서 경찰과 대립할 가능성이 없는 것처럼 검찰도 인사권을 쥐고 있는 청와대에 하극상을 할 소지는 거의 없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검찰이 청와대를 압수수색한 게 세 번이나 된다는 것이다.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주목하는 것은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를 감독하는 곳이라 서다. 하극상도 보통 하극상이 아니다. 경찰이 검찰을 압수수색하는 것보다 놀라운 일이다. 경찰은 모든 수사를 검찰의 지휘를 받아서 한다. 그런 경찰이 검찰을 압수수색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처럼 무모한 일이다. 검사가 청구해 주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휴대폰 압수수색 신청을 반복하는 것은 여론에 호소하기 위해서다. 검·경 갈등 문제가 나오면 연상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다. 경찰대 졸업생으로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공존할 수 있을지는 학계의 오랜 고민거리다. 민주주의라는 질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돈이라는 양적 가치가 필요하다는 것 역시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나 현실 정치세계에서의 정당·정치인은 돈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혹자는 정치자금은 권력이 어디 놓여 있는지, 또 그것을 누가 쥐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강력한 척도라고 말했다. 정치자금은 크게 국고보조금, 후원금, 당비 등 기타 정당 수입으로 나뉜다. 주목할 점은 후원금이 국고보조금이나 당비 수준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입원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후원금은 연평균 600억 원 수준으로 선거기간 비용 중 40%가 후원금으로 조달되며 비선거기간에도 국회의원 정치자금의 90%을 차지한다. 후원금의 정치적 역할이 증가됨에 따라, 정치후원금 기부는 투표를 하는 것만큼이나 자신의 정치의사를 표현하고 특정 정당 및 후보자를 지지·격려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이 기부하는 소액다수의 정치후원금은 시민의 권리를 강화하고 경제 권력의 정치 개입을 저지해 건전한 민주정치 발전의 토대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정치후원금의 필요성이
"군고구마 장수는 있어도 군감자 장수는 없다." 겨울철 주전부리의 대명사는 고구마이다. 근거 없는 이야기지만, 감자보다 달콤함에서 고구마가 더한 맛이 있어 장사꾼들이 파는 품목으로 소문이 나면서 만들어진 겨울 풍경이다. 햄버거에 콜라, 이 최악의 조합은 1990년대 말까지 군고구마에 동치미란 겨울철 간식 조합의 흔적조차 쓸어버렸다. 아직 방송프로그램으로 사용하는 동치미는 성인용이고, 2000년대 이후 아이들에게 동치미에 담긴 속뜻을 설명하는 것은 이차방정식보다 풀기 어려운 과제이다. 또 군고구마에 얽힌 겨울철 간식은 옛 추억이 되고 말았다. 고구마(甘藷)란 이름은 조선 후기의 조엄이 1764년 쓴《해사일기》에 고구마를 처음 기록했다. "그 이름은 감저 혹은 효자마(孝子麻)라고 하며, 왜국의 발음으로 고귀마(古貴麻)라 한다"고 했다. 고귀마는 일본 대마도의 발음대로 적은 것인데, 대마도의 방언인 고코이모(koukoimo)이라는 말이다. 실학자 유희가 1824년에 쓴《물명고》에는 '고금아'라고 썼다. 원산지가 중남미인 고구마는 '파타타(patata)'인데, 달콤한 감자라는 뜻에서 스위트 포테이토이다. 달콤한 마의 뿌리라 해서 감저ㆍ감서(甘薯)라 불렸
우리는 잡곡밥을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365일 잡곡밥만 먹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하얀 쌀밥이그립습니다. 사실 나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쌀밥과 스팸을 아주 좋아합니다. 사랑스러운 우리 집 삼남매도 엄마의 입맛을 꼭 닮아 흰쌀밥과 스팸을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하루는 아이들과 나를 위한 저녁 식탁을 준비했습니다. 흰쌀밥을 고슬고슬하게 하고 스팸을 큼직하게 썰어 노릇노릇하게 구웠습니다. 그리고는 아이들을 불렀습니다. "얘들아. 엄마가 특식 준비했어." 제일 먼저 식탁으로 온 셋째는 벙긋벙긋 웃었습니다. "엄마. 우리 집에 하얀 밥이 있다니, 이건 기적이야." 둘째는 한 술 더 떴습니다. "엥, 엄마, 아빠랑 싸웠어? 아빠는 흰밥 싫어하잖아." 우리 집의 최강자인 큰딸 또한 빠지질 않더군요. "드디어 우리 집의 식탁에 반역이 일어났구먼." 가만히 지켜보던 남편은 "예끼. 이놈들아! 오늘 스팸은 아빠가 다 먹는다" 하더니 접시를 들고는 거실로 뛰었습니다. 아이들은 황급히 아빠의 접시를 뺏으려고 뒤를 쫓았습니다. 스팸과 흰쌀밥 덕분에 우리 집에 웃음꽃이 함빡 피었습니다. 아침마다 편지를 배달해 주는 '행복한가(家)'에 실린
커피를 직접 추출하는 분들에게 "원두를 조금씩 자주 사라"고 조언한다. 커피의 향미란 볶이는 순간부터 시들어가기 때문이다. 향미가 사라지는 속도를 늦출 줄 알아야 커피전문가라는 말을 듣는다. 원두를 다량 가지게 된 상황일 때,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일까? 답을 찾기 위한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커피 원두는 섭씨 200도 안팎에서 로스팅 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살균된다. 물기도 대부분 증발해 수분율이 5%를 밑돌기 때문에 좀처럼 부패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시중에 판매되는 커피원두의 유통기한은 1~2년으로 표기된다. 그러나 보관 상태에 따라 빠르게 산패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산패가 시작되면 향미가 급속히 사라져 맛이 떨어진다. 커피를 볶으면 12시간 가량 공기 중에 노출시켜 이산화탄소를 날려보낸다. 이산화탄소가 원두에 배면 맛이 거칠어 지기 때문이다. 원두가 포장되면 2주 정도까지는 맛에 큰 변화가 없지만, 3주에 접어들면서 향미가 약해지는 동시에 없던 거친 맛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원두 포장을 뜯고 나면 열고 닫는 과정에서 산소가 들어가기 때문에 산패는 운명적으로 가속도를 낸다. 원두를 구매할 때 하루 소비량을 감안해 2주에 한번씩 구입하도록 1회
입동이 지나고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다는 일기예보에 발걸음이 바빠진다. 어머니는 마당 한편에 배추, 무, 총각무, 갓, 파를 심어 놓고 완전 무공해로 정성껏 가꾸셨다. 매년 잘 되던 채소가 금년에는 거름부족인지 소독을 안해서인지 모르지만 알차지 않고 찌질 하게 자랐다. 애써 가꾼 어머니표 채소 중에서 실한 것만 골라 김장을 했다. 세 통이나 되는 김치 통을 보며 올 겨울 양식은 됐다며 어머니와 만족하게 웃었다. 김장한 그릇을 씻어 양지바른 곳에 가지런히 놓다 보니 그 옆에 놓인 커다란 옹기 시루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반들반들 유약 바른 옹기 시루가 아니고 흙으로만 만들어 구워 낸 투박하고 정감어린 전통옹기 시루다. 몇 십 년을 어머니가 애지중지하며 아끼고 매만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장독 옆에서 늠름하게 품위를 지키며 왕성한 활동으로 풍성한 인심을 맘껏 발휘해 주는 보물이었다. 그랬던 시루가 이제는 아무 쓸모없이 엎어져 있는 모양이 천덕꾸러기가 된 듯하여 안쓰럽게 생각된다. 어머니는 '쓸데없는 그릇들은 모두 치우라'고 하시지만 어머니의 손때가 묻은 물건이라 선뜻 버릴 수가 없다. 어머니 생전은 그 모습 그대로 두고 보고 싶을 뿐이다. 우리나라의 시
인연과보를 알면 조급해질 이유가 없다는 스님의 말씀을 들으며 한 해를 돌아본다. 인은 직접적인 원인이고 연은 그 원인이 작용하는 조건이고 원인과 조건의 결합으로 과보(결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그런데 그 결과는 바로 나타날 수도 있고 나중에 나타날 수도 있으니 조급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불로 지지면 즉시 뜨거움을 느낀다. 그러나 일 년 중 해가 가장 긴 하지는 6월이지만 기온이 가장 더운 때는 8월이다. 이렇게 모든 일에는 원인 있으면 결과가 있지만, 6월과 8월처럼 시차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불편해하지 않아도 반드시 그 결과는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불완전한 사람이다. 불완전하기에 완전을 추구하며 하루하루 흔들리며 사는 것이 아닐까. 그러므로 원인과 결과를 놓고 조바심을 내기도 하고 긴장을 하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다. 내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그에 걸맞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나타나더라도 좋지 않을 경우는 적잖은 실망감을 느낀다. 어떤 때는 자괴감에 홀로 몸을 뒤척이며 어둠을 말리기도 한다. 이는 내가 인연과보를 간과했기 때문이리라. 꼭 원인과 결과가 눈에 보
"선생님, 선생님~" 숨이 턱에 차도록 급하게 달려 온 아이가 선생님을 부른다. 인사할 겨를도 없이 선생님을 부르면서 등에 멘 축 늘어진 가방을 내려선 지퍼를 여는 손이 더 빨라진다. 궁금해진 친구들이 모여든다. 의문의 가방에서 '사과, 소금, 과일칼'이 나온다. 베트남에서 온 아이의 표정이 꽃처럼 환해진다. 나머지 친구들의 얼굴은 눈망울이 뙤록뙤록 온통 호기심 천국이다. 러시아를 비롯하여 우크라이나, 필리핀, 태국,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에서 온 친구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반면 내 마음은 따뜻해졌고 얼굴에는 자꾸만 웃음이 번졌다. 그도 그럴 것이, 베트남에서 온 아이와 처음 만난 봄, 신학기를 돌아보면 지금의 모습이 얼마나 의젓하고 대견스러운지 모른다. 걸핏하면 거친 말을 하고 소리부터 질러서 힘들게 했었는데…. 관심과 칭찬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는 사과를 나누어 먹으려고 과일칼까지 가지고 왔다. 난 그 마음을 알기에 위험하지만 칭찬부터 해 주었다. 아이가 사과를 직접 깎으려고 해서 내가 돕기로 했다. 베트남과 몇몇 국가에서는 사과를 반대 방향으로 깎는다. 칼날이 깎는 사람 안쪽으로 향하지 않고 반대쪽인 바깥으로 향한다. 그
지역의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지역주민 모두가 간절하게 원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대다수의 경제동력원이 서울과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어 지역 동반 경제상승과 지역균형발전 등의 여러 면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면에서 활성화의 주체는 누구여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다. 산업현장이 더욱 노력하고 지역에 대한 애정으로 투자를 적극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지자체가 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기업에 구애활동을 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은 산-관-학의 연계이다. 산업현장의 '산'과 정부 지자체측의 '관'과 대학연구기관인 '학'을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배가시키는 일이다. 예를 들면 지역 경제 활성화의 주제로 지역에 있는 산과 들, 물 등 자연환경을 이용한 경제 활동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자. 산과 물은 우리나라 전역에 널리 있는 자연환경이다. 물론 지역에 따라 이미 환경보호와 함께 잘 이용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산을 개발에 활용하는 것과 저수지나 호수와 댐 등 주변에 있는 물이 있는 공간을 경제활동 공간으로 적극 개발하는 데 있어서는 찬반 의견이 많이 있다. 흔히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