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놀라운 나라다. 그렇게 큰 나라가 우한폐렴으로 우왕좌왕하는 것도 놀랍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추진력은 더 놀랍다. 우리가 우한폐렴을 무서워하는 것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점 때문이다. 독감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지만 독감과는 차원이 다른 병이다. 독감은 원인은 물론 전파경로까지 파악되어있는 데다 예방 백신까지 있어서 통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우한 폐렴은 모든 게 깜깜이고 예방 백신도 없다. 치사율도 독감이 0,05%에 불과하지만 우한 폐렴은 2~4%나 된다. 세계가 공포에 떨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병이 창궐하자 중국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보여준 추진력은 놀랍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대 병원만한 종합병원을 단 열흘 만에 세웠다는 것이다. 남의 땅을 사서 건축허가를 받아야만 짓는 우리의 사회체제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중국은 그런 추진력으로 경제를 발전시켜왔다. 92년 중국과 수교할 당시만 해도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단 28년 만에 우릴 추월하고 있다. 아직도 GNP는 한국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지만 국력은 미국과 경쟁할 만큼 커졌다. 그 놀라운 추진력은 대체 무엇일까? 바로 종합병원을 단 열흘 만에 완공할 수 있는
태어나 자라면서 젊은 학창시절을 보냈고, 대학교육도 받고 사회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곳, 청주는 당시 내 삶의 전부였다. 늘 뛰어놀던 골목 곳곳과 동산, 주변 익숙한 장소도 눈에 선하다. 지금도 그곳에 모친이 살고 계셔서 거의 매주 찾아가 안부를 묻는다. 언제부터인가 고향 청주를 방문하면 짧게 있다가 바로 괴산으로 돌아오게 됐다. 예전 동네 친구들도 대부분 외지생활을 하고 있고, 각자 바쁘게 살다보니 청주에서의 일과는 늘 제한적 일 수 밖에 없다. 공직 입문 후 괴산을 연고로 생활한지 벌써 26년이 지나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고향이 이제 청주에서 괴산으로 변한 것 같다. 직장생활이라는 특정성을 차치하더라도 이제는 청주보다 괴산이 더 편하고 이곳에서 할 일도 많아진 만큼 고향의 관념도 세월 따라 바뀐 것 같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연을 만나 늦은 결혼도 하면서 지금까지 괴산군을 단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다. 방 하나에서 시작한 월세 살림이 두 번의 이사를 거쳐 이제는 번듯한 자가 아파트 살림으로 옮겨졌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그 사이 자녀가 이곳에서 태어나 괴산군민으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도 우리 아이들이
서울서 살면서 청주에 친구들 만나러 온김에 옛 추억이 생각이 나서 청주 시내를 한 바퀴 돌고 육거리를 찾아 갔습니다. 전국적으로 오거리는 많지만 육거리는 흔치 않지요 새로 설치된 산뜻한 육거리 시장 입구 간판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런데 도로 표지판에는 육거리가 아닌 오거리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 옛날 추억의 육거리 시장의 모습은 간 곳이 없지만, 이곳 육거리 재래시장은 산뜻한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이하며 북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육거리시장 명성은 예전의 영광으로 그대로 남아 있었고 사람 사는 냄새는 여전했습니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던 그때를 생각했는데, 1, 2층으로 새로이 잘 만들어져 잘 들어 갈 수가 있었습니다. 골목 뒷길은 큰 변함이 없을 것 같아 옛 흔적을 찾아 나서 봅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유난히 맛이 있는 튀김을 만들었고 항상 여고생들로 자리가 없던 그리고 고등학생인 우리에게 막걸리를 팔던 시장 안쪽 튀김집이 있었지요. 대성여상 무용반 출신이던 엄청나게 예뻐 보였던 누님이 튀김집 주인으로 있던 추억 어린 그곳을 찾아보았지만 흔적 자체도 없어지고 그곳 안쪽도 깔끔한 현대적인 모습으로 완전히 바뀌어 있었습니다. 우리 친
이 세상의 모든 사물(事物)이 정도(程度)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으로 중용(中庸)이 중요(重要)함을 가리키는 말이 과유불급(過猶不及)입니다. 사자성어(四字成語)는 마음에 새기는 지혜를 넉자로 함축하여 교훈을 담고 있기 때문에 자주 활용합니다. 옛날에 두 눈을 실명하여 앞을 못 보는 소경이 살고 있었습니다. 평생소원은 눈 한 번 떠보았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소문을 들은 부엉이가 " 아저씨! 나는 밤에만 돌아다니고 낮에는 가만히 잠만 자기에 낮에는 눈이 필요하지 않아요. 낮에는 내 눈을 빌려 드릴 테니 밤이면 눈을 돌려주세요." 그 남자가 말했습니다. "너무나 고맙다. 밤에는 꼭 돌려 줄 테니 낮에만 빌려다오. 나도 밤이면 잠만 자면 되니까 필요 없지."부엉이가 말했습니다. "약속대로 밤에는 꼭 돌려 주셔야 합니다."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세상이 너무나 눈부시게 보였습니다. 그 날부터 눈은 낮이면 이 남자가 밤이면 부엉이가 교대로 사용하였습니다. 며칠이 지났습니다. 남자에게 욕심이 생겼습니다. " 교대로 사용할 필요가 없잖아 밤이 되어도 주지 말고 도망가자." 남자는 부엉이 눈을 가지고 멀리 도망가 버렸습니다. 밤에도 반
요즘 진료를 보고 있노라면 예전과 다른 풍경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거의 모든 환자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방문한다. 불과 2주전 만해도 마스크를 착용한 환자는 거의 한명도 없다시피 했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몇 년 전에도 이런 풍경이 한동안 있었다. 메르스가 대한민국을 강타했을 때이다.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집을 나섰고 공공장소에서 누군가 마스크 없이 기침을 하고 있으면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면서 자리를 피하곤 했었다. 한데 메르스가 잠잠해진 이후로 전염병 예방목적으로서의 마스크는 다시 사람들로부터 잊혀졌다.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은 많아도 기침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어졌다. 기침이 아무리 심해도 마스크는 안 쓴다. 유행이 끝난 것이다. 지금 신종 코로나가 급부상하면서 전염병 예방목적으로서의 마스크가 다시 사람들의 습관 속으로 돌아왔다. 문제는 이번 유행이 끝나면 사스와 메르스가 끝난 후 그랬던 것처럼 마스크가 다시 잊혀 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다. 매스컴에서 연일 상황을 보고하는 특정 전염병이 유행을 멈췄다고 해서 모든 전염병이 사라진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감기는 인류에게 있어 가장 흔한…
어렸을 적 학교에서 대청소를 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대청소를 하는 날이면 각 학급마다 분주하게 오가며 청소를 해 마치 장날이 열린 것처럼 떠들썩했다. 그리고 청소를 마칠 때쯤이면 전보다 훨씬 깨끗해진 경관으로 마음까지 다 개운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상쾌했다. 반대로, 다니던 학교가 청소를 잘 하지 않아 쓰레기로 가득 차 있거나 지저분했다면 공부는커녕 학교 자체를 다니기 싫었을 것이다. 사람이 사는 집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유일한 집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바로 인류의 집, 지구 이야기이다. 지구는 인류에게 있어 현존하는 사실상 유일한 거주지이자 집 그 자체다. 하나 요즘 들어 부쩍 환경오염과 쓰레기 등의 이슈들로 온 세상이 시끄럽다. 날마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환경 이슈와 그로 인한 심각성을 제기하는 뉴스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곤 한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핫한 이슈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인 것 같다. 사실 생각해보면 플라스틱만큼 광범위하게 쓰이고 편리한 물질이 또 있나 싶다. 플라스틱 사용량 세계 1위라는 명성(?)에 걸맞게 매일 사용하는 칫솔에서부터 휴대폰 커버, 상점 등에서 흔히 제공받는 비닐봉지,…
"기초연금을 30만 원으로 올려준다더니 왜 안 올랐나요?" "내 친구는 30만 원이 나왔다는데 나는 왜 그대로지?" 요즘 기초연금 상담창구에 걸려오는 전화의 대부분은 이런 항의성 민원들이다. 금년 1월부터 기초연금이 30만원으로 오른다는 방송을 보신 어르신들이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받아보니 작년과 별반 차이가 없자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다. 왜 그럴까? 언론보도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금년 1월부터 소득 하위 40% 이하 가구에 최대 30만 원 지급'이라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하나는 30만 원으로의 인상 대상이 소득 하위 40%이하에 해당되는 가구라는 것과 또 하나는 최대가 30만 원이라는 것이다. 이를 반대로 해석해 보면 소득이 하위 40%를 넘는 가구는 인상 대상이 아니며, 지급액도 최대가 30만 원이고 그 이하로 받는 가구도 있다는 것이다. 보도 내용을 잘못 이해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정확히 이해했더라도 본인의 소득이 하위 40% 이하에 들어가는지 여부를 알 수가 없기 때문에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을 수도 있다. 기초연금은 저소득자 가구부터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30만 원까지 인상되고 있다. 이
보생와사(步生臥死-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걸산누죽(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라는 말이 주변에 회자된다. 경제 문화 수준에 따라 사람들의 운동 스타일이 변하는데 첫 단계는 부대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조깅이나 테니스를 하고, 그 다음에는 골프와 승마를 즐긴다. 최상위의 여가활동은 요트와 비행기로 마무리된다는데 돈깨나 있는 세계의 부호들은 우주여행에 막대한 돈을 쓴다고 한다. 요즘 다시 활발한 걷기를 경제 수준의 어느 단계로 평가할지 모르나 건강에 대한 관심이야 동서고금을 막론한 모든 인간들의 공통사이다. 헬스로 먼저 근육 불릴 곳을 하체로 잡아 운동을 하였다. 테니스나 골프 등 손으로 하는 운동도 사실 하체가 탄탄해야 함을 체득한 터였고 하체가 튼튼한 사람은 잔병치레를 안 한다고 하신 동네 어른들의 말 때문이었다. 레그프레스와 스쿼트 등 여러 운동으로 종아리를 건실하게 한 작년 여름이었다. 하절기에는 골프 복장으로 반바지가 허용되기에 비타민 D가 부족하다는 검진 결과도 있어서 일부러 반바지를 입었는데 친구가 오른쪽 종아리의 작은 사마귀를 지적한다. 그냥 무시 하렸더니 아 이것이 처음에는 좁쌀만 하다가 쌀알에서 팥알만큼 커지더니 이제는 콩알 크기만큼
항아리 속에 남은 무는 서너 개 뿐이다. 겨우내 국을 끓이고 명절에는 나박김치를 담그고 2월이 되면서 채나물을 무치다 보니 가득 들어 있던 무가 바닥이 났다. 오늘 아침에도 무를 꺼내서 국을 끓였다. 어슷어슷 삐져서 들기름에 볶다가 쌀뜨물을 넣고 그 위에 파 마늘과 생강을 다져 넣는다. 먹을 때는 후춧가루를 쳐서 먹는데 손님이 오거나 맑은 장국을 끓일 때마다 육수를 내곤 했으니 당연히 헤프다. 저장해 둔 것 외에 동치미 무까지 계산하면 꽤 많은 양이다. 가끔 썰어서 무치기도 하는데, 짭짤하기 때문에 간은 필요 없이 파마늘과 깨소금을 넣고 고춧가루 물을 들이면 시원하고 칼칼해서 입맛이 없는 초봄에 요긴한 반찬이다. 어릴 때는 무를 싫어했다. 구진할 때는 과일처럼 날로 썰어 먹곤 했지만 요리한 것은 그나마도 잘 먹지 않았다. 채나물도 별로고 깍두기 또한 아주 맛있게 담근 게 아니면 손이 가지 않는다. 그 정도로 싫어했던 것이 요즈음에는 여태 먹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로 칼칼하니 입맛에 당긴다. 우리나라 토종 무는 소화와 해독에 효과가 뛰어나고 특히 열무는 산삼을 대용할 만큼 효능이 높다. 즙을 내어 먹으면 살균효과가 있고 해열에도 좋다. 디
매년 반부패 운동 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라는 지표가 있다. 부패인식지수는 국가별로 부패 정도에 대한 인식을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이 지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2017년 51위, 2018년도 45위로 매년 순위는 상승하고 있으나 OECD 가입 36개국 중에서는 30위로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상위권의 국가로는 싱가포르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는데 싱가포르를 아시아에서 대표적인 청렴 1등 국가로 손꼽히는 국가로 만든 장본인인 싱가포르 전 리콴유 총리의 행적을 통해 청렴을 배워보자 한다. 리콴유 총리는 31년 동안의 재임 기간(1959~1990년) 동안 부패지수를 낮추고 청렴한 공직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다했다. 그는 명목뿐이던 부패방지법을 개정하고 집행기관인 부패행위 조사국(CPIB)을 총리 직속기관으로 두고 상급기관의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부패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행정기관에 독립적인 부패 조사권을 부여해 부패 혐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체포하고 수색할 수 있도록 했다. 반부패 정책에 있어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공직 사회든 민간 영역이든 실제로 금전적으로 주고받은 뇌물뿐만 아니라 뇌물을 받을 '의도'가 있는…
벌써 피어야 했을 동백이 피지 않는다. 한겨울에 베란다를 환하게 밝히던 동백이었는데 한 송이가 피고는 더 이상 봉오리를 열지 못한다. 집을 자주 비워서 물을 제때에 주지 못한 이유 때문인 것 같아 미안해진다. 매일 매일을 살면서 나는 무수히 투덜거리고 부족한 것들을 갖고 싶어 했다. 오늘도 하늘을 향해 꽃이 피게 따뜻한 햇살을 보내달라고 떼를 쓴다. 소소한 내 일상의 일들을 가지고 하늘에 무수한 것들을 부탁한다. 우리 가족의 건강을 빌었고 아이들의 사회생활이 순탄하길 빌었고 돈이 많이 생기기를 빌었다. 내 가족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들은 주변에서 사라지고 행복을 주는 사람들만 우리 곁에 있게 해달라고도 했다. 이런 막연한 소원을 비는 사람이 나 하나뿐일까. 수천억의 인간에게 수천억 번의 똑같은 소원을 들어야하는 하늘은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귀가 아플지도 모르겠다. 한가한 날이면 창문 난간에 팔을 걸치고 별의별 잡다한 바람을 하늘에 내 놓는다. 그러다가 좀 더 초인간적이고 우아한 소원을 빌어보자는 생각이 들 때가 있긴 하다. 우리나라를 이롭게 하고 세계를 불행에서 구하고 암이나 전염병으로 죽는 사람이 없어지고 전쟁으로 가족을 잃는 사람이 없게 해달라고
봄이 왔습니다. 어느덧 입춘이 지나고 있습니다. 햇살이 머무는 곳에는 새순이 돋아 겨우내 빨갛게 매달려있던 산수유 열매들이 후드득 집니다. 해묵은 겨울의 먼지만큼이나 덕지덕지 묻은 내 안의 게으름도 딱지 되어 떨어집니다. 이렇듯 한편에선 벌써 봄이 왔건만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습니다. 겨울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습니다. 세상이 온통 바이러스로 시끄럽습니다. 우한으로부터 온 신종코로나가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우리는 손조차 잡기를 꺼리며 움츠러들고 있습니다. 거리마다 하얗고 검은 마스크의 행렬이 바쁜 걸음을 재촉합니다. 멀리서 들리는 기침 소리에조차 불안한 눈빛들은 서로를 외면한 채 진저리를 칩니다. 대한민국은 다시 깊은 겨울로 들어섰습니다. 얼마 전 중국 우한에 사는 우리 교민들이 창궐하는 바이러스를 피해 한국에 왔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귀환은 절대 순탄치 않았습니다. 길을 막아선 플래카드에서는 증오와 혐오의 문구들이 가득했습니다. 언론은 갈등을 부추겼고 정치권은 그들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듯했습니다. 그간 대한민국이 나라의 책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에 국민이 느끼는 불안은 어쩌면 당연하였습니다. 혐오와 배제의 바이러스가 신종
설 쇠러온 손녀가 사촌끼리 놀다 제 뜻대로 되지 않자 불같이 화를 내며 떼쓰고 우는 거다. 제 나름 설명을 하는데 그 설명이란 것이 어른 시각에서는 아무 일도 아니지만 제 입장에선 그럴 수 있겠다 싶기도 했다. 우리 내외는 우는 것조차 귀여워서 구경을 하는데 며늘애는 심각한 표정으로 아이를 데리고 훈육을 한다. 성깔이 이래서 유치원에서는 어찌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지 걱정이라며 누굴 닮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제 할미를 닮았다고 불쑥 말하는 게 아닌가. 제 아빠는 어려서부터 순해빠졌었다. 셋방살이도 서러운데 제 또래 안집 손자에게 툭하면 맞고 우는 거다. 얼마나 속이 상했는지 한번은 남편이 말했다. "00이가 때리면 주먹을 날리는 거야 이렇게, 알았지?" 하고 주먹질연습을 시켰다. 그랬더니 "주먹으로 때리면 00이가 아프잖아, 그러니까 손바닥으로 때릴 거야" 하고 말하는 거다. 그날도 아들은 주먹을 쥐었다 펴는 순간 먼저 들어온 펀치에 맞고 울었다. 그렇게 순해 빠졌으니 제 아비도 아니고, 밝고 좀체 화를 안 낸다는 제 어미도 아니고, 여유 있고 느린 제 할아버지도 아니라면 저 성깔은 정말 나를 닮았을까. 그러고 보니 나도 어
입춘(立春)이 지나 봄인가싶더니 한파가 몰려왔다. 이 추위가 아니더라도 지금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추위보다 더 힘들고 두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태가 이런데도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온적인 대처로 빈축을 사고 있다. WHO는 전 세계적 대유행(Pendemic)으로 번질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도 묵살하였다. 그러나 여러 나라는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 중국인에 한해서만 입국을 금지시켜 불안한 국민들은 전면적인 중국인 입국금지 청원을 하고 있다. 중국 내 확산이 이렇게 커진 것은 발생초기 사람간의 접촉으로 바이러스가 감염되지 않는다고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 원인인 것 같다. 더구나 당국이 은폐를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그런데 2003년 사스 때도 이와 같이 미숙하게 대처하여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었다. 역사적으로 페스트, 콜레라, 인플루엔자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근래에 사스, 메르스까지 더해져 전염병에 대한 사람들의 경각심은 커졌다. 여기에 각종 자연재해와 인간이 만든 재앙인 방사능, 환경오염, 전쟁 등으로 인류는 하루도 편한 날이 없다. 나의 어린 시절 콜레라가 번지면 물을
청렴은 공무원법에 명시된 공직자의 의무 중 하나이고 공무원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그래서인지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가 '청렴'이었다. 사실 청렴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몰랐고 나와는 크게 상관없는 이야기로 생각했다. 그리고 왜 교육도 주기적으로 하고 그 외 여러 가지 등으로 청렴을 강조하는지도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고 쉽게 와닿는 단어도 아니었다. 청렴이란 게 대체 무엇이기에, 청렴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인가 생각했다.그러던 중 친구들과 영화 '조커'를 보게 됐는데 영화 속에서 전해주는 메시지를 통해 그 이유를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다. 영화 속 주인공은 우울증과 어렸을 때 받은 가정폭력으로 신체적 질환을 앓고 있지만 일상 속에서는 코미디언을 꿈꾸며 광대로 살아간다. 그러다 결국 사람들의 편견과 무례함에 자신이 설자리가 없음을 깨닫고 모든 걸 내려놓으면서 악당이 된다. 영화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으려 노력을 해도 그걸 받아들이는 타인이 편견을 가진 시선으로 바라보고 선을 그어 버린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걸 전해주는 것 같았다. 영화 중 춤을 추며 계단을 내려오는 장면에…
2019년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세계 각국은 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며, 중국과 인적․물적 교류가 많은 우리 국민들은 매우 큰 불안을 느끼고 있다. 2월 4일 09시를 기준으로 질병관리본부의 발표를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내 확진환자는 16명이며, 세계적으로는 27개국 발생, 확진환자 2만619명, 사망 426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은 질병으로서의 신체적 영향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피해도 함께 초래하기 때문이다. 태국에서 독감과 에이즈바이러스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 혼합제가 증상을 호전시킨 사례가 발표되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은 아직 개발중에 있다. 또한 우한교민의 국내 격리 수용과 관련해 천안시에서 진천과 아산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갈등을 초래하였다. 경제적으로 세계의 부품생산공장 역할을 담당하는 중국의 공장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중국산 부품과 소재를 공급받는 자동차, 반도체 등 우리나라 산업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마스크의 매점매석으로 인한 가격폭등과 주문취소 등 국민생활경제에도 피해를 발생
얼마 전 다녀온 터키 여행의 가이드는 장씨 성을 가진 스물일곱의 순박한 청년이었다.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좀 어설펐지만, 자신의 목표와 가치관은 고객을 오직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라고 하는 말에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런지 옵션 강요도, 쇼핑센터 직전의 물건 홍보도 없었다. 그런데 여행지 설명보다는 긴 시간의 이동으로 피곤했는지 맨 앞자리에서 졸고 있을 때가 더 많았다. 남부 도시 안탈리아에서 파묵칼레로 이동할 때였다. 목적지에 거의 다 와가니 제법 큰 도시가 나타났다. 그때 잠에서 퍼뜩 깬 가이드가 갑자기 설명을 시작했다. 뒷자리에서 슬쩍 넘겨다보니 안내 책자를 읽고 있는 참이었다. "이 도시는 인구 500명이며…." 우리 일행은 순간 의아하여 창밖을 목을 빼고 바라보았다. 청주보다도 제법 큰 도시였다. 500명밖에 안 산다고? 버스에서 내려 우리는 다시 가이드에게 물었다. "한눈에 봐도 인구 50만은 되겠던데요·" 당황한 장가이드는 다른 일행의 나이 지긋한 가이드에게 허겁지겁 다녀오더니 이렇게 정정했다. "죄송합니다. 도시 인구가 5억이랍니다." "네?" 우리는 그의 대답에 더 놀랐다. 일행 중 한 사람이…
태양 빛에 혹하여 강한 집념으로 작품을 창작한 클로드 모네(1840-1926)이다. 그는 '빛은 곧 색채'라는 신념으로 빛에 따라 달라지는 사물을 면밀히 탐색했다. 태양이 떠올라서 서녘으로 질 때까지 빛에 집착한 그의 의지를 작품 '수련'에서 엿볼 수 있다. 1897년부터 세상을 떠난 1926년까지 그가 매달린 '수련'연작이다. 오로지 이 작품을 완성시키기 위하여 오십이 넘어서 파리 근교 도시 지베르니로 이사해 정원에 연못을 만들었다. 당시 그는 서양에서는 흔치 않은 정원의 연못을 만들었는데 이는 수련을 감상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연못 위에 만든 일본식 아취형의 다리 위에서 그는 연꽃을 감상하며 빛이 비치는 자연의 생동감과 아름다움, 그리고 시시때때 변화하는 풍경을 놓치지 않고 포착하였다. 이때 모네는 다양한 빛과 색을 관찰하느라 열다섯 개나 되는 캔버스를 정원에 세워놓고 한꺼번에 작업하기도 했다. 그런 모네의 불타는 예술 혼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모네 자신조차 "나의 가장 아름다운 걸작"이라고 자찬自讚한 '수련'연작을 대할 수 있다. 그는 이 그림을 연작하느라 얼마나 빛에 심취했었는지 말년엔 백내장으로 시력을 거의 잃게 됐다. '수련'연작은 빛을
기술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또 이것이 인간 삶을 변화시킨다. 예로서 농경사회는 주로 노동력 위주로 인간 사회가 돌아갔고 이것이 경제력이었다. 여기서 바야흐로 남성이 여성보다 노동력이 우월하므로 경제력을 가지게 되었고 그 결과 남성 위주의 사회 형성과 노동력이 절대적으로 약한 장애인들을 차별하게 된 것도 농경사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농경사회는 인간의 노동력을 대치해 줄 기계 등이 부족한 관계로 1주일 내내 일을 해야만 했다. 그 이후 산업사회가 도래했고 이때는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일정 부분 대치해 주는 관계로 하루를 쉴 수 있었고 따라서 6일 근무하는 사회가 됐다. 이때는 지식과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대였고 따라서 머리속에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우대받는 사회였다. '공부해서 남을 주냐', '아는 것이 힘이다' 등과 같은 말들이 진리였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지식정보사회로 들어오면서 지식과 정보가 스마트폰에 차고도 넘친다. 따라서 인간이 지식정보를 얻기 위한 노력을 줄일 수 있었고 그 결과 주 5일 근무가 가능하게 됐다. 이때부터는 창의성을 가진 사람, 끼 있는 사람들이 주체가 되는 사회로 접어든다. 더 나
역주행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는 내겐 참담이었다. 뉴스가 전해주는 역주행 사고 현장의 모습은 언제나 놀라운 비극이었다. 언제부터인가 그 단어는 카오스의 세계로 나를 빠뜨리고 있다. 흘러간 시간을 쫓아 잊었던 사람을 찾아내고 그리운 지난날을 불러낸다. 그리고 모두가 열광한다. 그러한 현상을 역주행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좋아하는 가수에게 소리치고 환호하는 노년층의 모습이 TV 화면을 채우고 있다. 팬클럽은 젊은이들의 상징이라 여겼던 내게는 신선함이다. 똑같은 색상의 티셔츠를 입고 머리에는 가수의 이름을 쓴 머리띠를 하고 즐거워하는 모습. 천진난만한 꿈 많은 청년의 모습 그 자체이다. 고생스럽던 젊은 시절, 누리지 못했던 인생을 즐기는 여유로움으로 다가온다. 반면에 젊은이들은 꿈을 찾아가기보다는 취업이라는 난관에 부딪혀 열심히 사투하고 있는 모습으로 클로즈업된다.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회를 그려내는 모습이다. 노년층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평생교육의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동안은 방법을 몰라서, 기회를 놓쳐서 몸을 움츠렸지만. 마음만 있으면 무엇이든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칠십 평생, 글을 몰라 답답해했던 분들이 고등학교에
권력은 모든 것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그런 면에서 한여름 밤에 켜놓은 불빛과도 같은 것이다. 불나비는 불빛만 보면 사정없이 달려든다. 제가 타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돌진한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권력가의 주변엔 365일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권력이 떨어지면 찬바람만 분다. 왜 그런 걸까· 만사형통이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권력가에게 부탁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사업하는 사람은 장사를 잘하는 일만큼 관계요로에 인맥을 형성하는 일에도 부심한다. 충북에서 웬만한 기업을 하나 운영하자면 경찰 몇 명은 필히 사귀어 놓아야 한다.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세무서 직원 한두 명쯤 알아 둬야 하는 것도 상식이다. 사업하는 사람에게 가장 무서운 게 무엇이냐고 물으면 세금이라고 말한다. 세금을 많이 내면 아무리 장사를 잘해도 성공할 수 없다. 적절히 절세하는 것은 물론이고 남의 눈에 띄지 않게 거짓말도. 좀 할 줄 알아야만 돈을 모을 수 있다. 이것으로 끝나지도 않는다. 시청 구청 소방서 등에도 아는 사람이 몇 명쯤 있어야만 민원이 생기면 말썽 없이 처리할 수 있다. 빼놓은 게 있다. 검찰이다. 지금까지 말
1973년 10월 20일. 미국 대통령 닉슨은 자신의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수사하던 아치볼드 콕스 특별검사 해임을 리처드슨 법무장관에게 요구했으나, 그는 이것을 거부하고 자진 사임했다. 뒤이어 법무차관도 명령을 거부하고 사임했으며 결국 법무차관보가 장관 대리로 콕스 검사를 해임했다.이것이 바로 '토요일 밤의 대학살'인데 닉슨은 이 건 사법방해 혐의를 받다 결국 하야했다.미국, 프랑스, 중국 등지에서는 형법으로 사법방해죄를 규정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갖추지 못하고 있다. 멕시코 재무장관 카를로스 우르수아는 "근거없는 경제정책을 펼치고, 경제지식도 없는 사람을 공무원으로 앉히고, 돈만 퍼주는 극단적 좌파정책을 더 이상 못 참겠다."며 지난해 7월 사임했다. "나라에 정도(正道)가 서 있을 때 녹을 받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나라에 정도가 서 있지 않을 때 녹을 받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공자의 가르침을 실천한 아쌀한 아메리카 사람들이다. "지난 일을 말하는 것은 사나이답지 못하다. 눈을 떠보니 벚꽃이 졌더라." 1999년 대전 법조비리 파문(변호사로부터 받은 소액의 떡값을 도서상품권으로 바꿔 방호원과 여직원에게 나눠준 사실로 인한)…
겨울 당근이 한창이다. 제주도 당근은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데, 총 물량의 약 40%를 제주 구좌읍에서 생산한다. 1907년부터 시작된 제주도의 당근 재배는 월동 재배ㆍ출하가 가능하고, 뿌리내리기에 적합한 흑색 화산회토의 사질토양에서 자란다. 한겨울의 지표 온도는 차갑지만, 땅속 기온이 따스하여 추위에 잎으로 갈 영양분이 뿌리식물인 당근에 몰리면서 색상ㆍ당도ㆍ향 등 품질이 우수하다. 흔히 당연한 말 또는 긍정의 표현으로 "당근이지"라고 하는데, 당연함의 근본이지의 줄임말로 식물 당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러나 겨울철 얼굴이 빨개질 때 "당근처럼 되었다"라고 말하지 않고, "홍당무가 되었다"라고 하는 것은 서민들이 늘 식탁에서 접하는 당근을 말로써 이미지화한 것이다. 옛날 사람들은 없어서 먹고, 말의 밥으로나 주는 채소쯤으로 여겼다. 요즘에는 샐러드, 수프, 카레, 볶음밥, 김치, 후식 등에 많이 사용된다. 말이나 소, 토끼 등 동물도 잘 먹는데, 토끼는 뿌리 부분보다 잎 쪽을 더 좋아한다. 중앙아시아 아프가니스탄의 히말라야, 힌두쿠시 산록지방이 원산지인 당근은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에 재배됐다. 서양과 동양종으로 나뉘는 당근은 기원
"저기, 아빠, 이거." 바쁘게 출근을 준비하는 아빠 앞에 7살짜리 딸아이가 다가오더니 주춤거립니다. 아빠는 사랑스런 눈길을 딸에게 줍니다. "왜?" 잠시 부끄러운 몸짓으로 망설이던 아이는 등 뒤로 감추었던 것을 조심스럽게 아빠 앞에 내밉니다. 앙증맞은 두 손에 예쁜 꽃그림이 그려진 편지봉투가 놓여 있습니다. 아빠에게 주는 편지? 엄마가 죽은 다음부터는 말이 없어진 딸아이이기에 의외입니다. "그래, 고맙다. 잘 읽을게." 아이의 이마에 입맞춤을 해준 뒤 출근길에 오릅니다. 회사에 도착해서는 마침 월요일이어서 회의 준비 등으로 바빠 허둥지둥하느라 딸아이가 준 편지는 까맣게 잊고 지냅니다. 그러다 퇴근 무렵에 이르러서야 딸아이의 편지가 생각나 급히 꺼냅니다. 봉투 안에는 작은 메모지와 함께 5천원이 들어 있습니다. '아빠, 엄마가 돌아가셔서 힘들지? 어제 보니 아빠의 양말에 구멍이 나 있었어요. 그런데 나는 엄마처럼 아빠의 양말을 꿰맬 수가 없어서 미안해요. 대신 5천원을 줄 테니 양말 사 신어요. 아빠의 양말에 구멍이 나면 내가 창피해. 앞으로는 내가 엄마 노릇 잘할 테니 울지 말고…. 아빠, 사랑해. 양말 꼭 사 신어!'…
무산소 발효커피(Anaerobic Fermentation Coffee)에서 시나몬 향이 난다고 할 때 이젠 마냥 반길 일이 아닌 것 같다. 음식에 양념을 치듯 시나몬을 첨가한 커피들이 나돈다는 '시나몬게이트(Cinnamongate)'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커피 본연의 향미를 즐기며 '자연을 마신다'는 가치를 추구해 온 커피애호가들로서는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워터게이트 사건(Watergate scandal)'처럼 거대한 비리 의혹에나 붙는 게이트라는 용어를 봐도 이번 상황을 커피업계가 얼마나 심각하게 바라보는지를 알 수 있다. 인공 착향물질을 집어 넣지 않고 자연산 시나몬을 섞거나 가향 한다면 커피의 한 장르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향을 부여했음에도 그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자연스런 무산소 발효커피인양 내다파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는 비난을 면키 힘들다. 항간에는 "무산소 발효커피에서는 시나몬의 향이 난다"는 말이 마치 공식처럼 퍼지고 있다. 나아가 시나몬 향이 나지 않으면 질이 떨어지거나 가짜 무산소 발효커피라는 신념까지 생긴 터이다. 무산소 발효커피는 대체로 과일의 향미와 부드러운 단맛이 부각된다. 시나몬 향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