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유로 출장을 다니다 보면 슬레이트 지붕이 허물어지거나, 누가 버렸을지 모를 쓰레기가 켜켜이 쌓인 빈집들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이미 사회문제의 일부가 된 방치된 빈집은 주변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이 빈집에 양심과 함께 버려진 쓰레기는 악취와 해충과 같은 환경문제를 더한다. 물론 충주시 관아골 일대처럼 빈집을 카페나 공방으로 개조해, 멋진 문화공간을 창조하는 것도 고려할만한 대안이다. 다만 지역 곳곳에 위치한 수많은 빈집을 숨은그림 찾듯 찾아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거주자가 사망 후 상속자가 불분명한 경우도, 재산권 침해 논란에 휩싸일 여지도 분명한 탓에 지자체가 직권으로 철거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정부에서 자발적인 빈집 철거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낸다. 특히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올해부터 빈집 철거 후 소유주의 재산세 부담을 크게 낮춘 것이 눈에 띈다. 우선 빈집 철거 후 부과되던 세금을 토지세액이 아니라 철거 전 납부하던 주택세액으로 인정해 주는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주택과 그 부속 토지는 주택세율로 과세가 된다. 하지만 빈집을 철거한 후의…
싱글맘과 사는 네 남매가 있다. 막내는 이제 겨우 예닐곱 살, 의젓하게 장남 역할을 해내는 큰 아이가 열서너 살쯤 되었다. 아이들은 모두 아버지가 다르다. 아버지들과 헤어지면서 아이들을 돌보는 건 엄마 몫으로 남았다. 가난하지만 복작복작하고 즐겁게, 네 아이들과 엄마는 나름의 행복을 누리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가 새로운 사랑을 만났다. 엄마에게는 이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그 어느 것보다도 중요했나보다. 어린 아이들에게 약간의 돈을 쥐어주고 "곧 돌아올게"라는 약속과 함께 떠난 엄마는 몇 달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아이들은 버려졌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2005)는 1988년 일본에서 일어난 아동방임 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성장기에 양육자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들이 결국 맞이할 수밖에 없는 불행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현대사회에서 아동은 당연히 보호받고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로 정의된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아동이 제대로 발달할 환경과 조건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이 역시 아동학대로 간주한다.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에서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
이런저런 이유로 출장을 다니다 보면 슬레이트 지붕이 허물어지거나, 누가 버렸을지 모를 쓰레기가 켜켜이 쌓인 빈집들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이미 사회문제의 일부가 된 방치된 빈집은 주변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이 빈집에 양심과 함께 버려진 쓰레기는 악취와 해충과 같은 환경문제를 더한다. 물론 충주시 관아골 일대처럼 빈집을 카페나 공방으로 개조해, 멋진 문화공간을 창조하는 것도 고려할만한 대안이다. 다만 지역 곳곳에 위치한 수많은 빈집을 숨은 그림 찾듯 찾아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거주자가 사망 후 상속자가 불분명한 경우도, 재산권 침해 논란에 휩싸일 여지도 분명한 탓에 지자체가 직권으로 철거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정부에서 자발적인 빈집 철거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낸다. 특히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올해부터 빈집 철거 후 소유주의 재산세 부담을 크게 낮춘 것이 눈에 띈다. 우선 빈집 철거 후 부과되던 세금을 토지세액이 아니라 철거 전 납부하던 주택세액으로 인정해 주는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주택과 그 부속 토지는 주택세율로 과세가 된다. 하지만 빈집을 철거한 후의
저는 수집가들을 위한 라이브 플랫폼 : 와이스의 오퍼레이터로서 수집가들의 문화와 그 문화를 향유하는 한국의 다양한 수집가 커뮤니티와의 소통으로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수집가 문화를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스포츠 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소개될 수집 문화는 일본의 메디콤토이사입니다. 많은 사람이 피규어라고 하면 주로 북미에서 제작된 인간 형상의 초 실사 피규어를 떠올리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일본의 유명한 피규어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1996년 타츠히코 아카시에 의해 설립된 일본의 메디콤토이(MEDICOM TOY)입니다. 단순 사무직이었던 타츠히코 아카시는 평소 자주 들르던 하라주쿠 미제 장난감 가게에 영감을 받아 도쿄 에비수 지역에 자그마한 사무실을 얻어 메디콤토이를 설립했습니다. 당시 일본의 장난감은 전대물이 대부분이었지만 메디콤토이의 등장으로 일본은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 자국의 문화자산들을 활용한 피규어들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북미의 피규어 제작사들은 실사 피규어 제작에 주력했지만, 일본의 메디콤토이는 루팡 3세, 카우보이 비밥, 죠죠등의 애니메이션 피규어를 제작하며 인기를 끌게 됩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초록이 눈부시다. 낭창거리는 이파리 사이로 갸웃거리는 햇살이 오늘따라 더욱 아름답다. 파란 풍경들이 첫사랑처럼 설레고 황홀하다. 이토록 어여쁜 빛깔은 어디서 오는 걸까, 푸르고 푸르른 이 초록의 바다에 영혼의 묵은 때를 씻으며 신비하고 오묘한 자연의 섭리에 옷깃을 여민다. 지난 봄방학 때, 딸이 전근 발령을 받고 매년 하는 건강검진을 받았다. 평소 건강했으니 결과야 대수롭지 않겠지 했는데 뜻밖에 암이 의심된다는 전화가 왔다. 부랴부랴 서둘러 조직검사를 하니 유방암 1기라는 진단이 나왔다. 아뿔싸,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맑은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암이라고 선고하는 의사는 겸연쩍어하며 "수술하면 됩니다. 아주 순한 암입니다. 100살까지 충분히 살 거예요"라고 위로하는데도 암이라니… 전신에 힘이 쏙 빠진다. 딸은 충격에 빠져 한참을 울고불고 사위도 말문이 막히는지 어쩔 줄 모른다. 고난이 유익이라고 하지만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절체절명 순간이다. 신은 왜 우리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 걸까, 괜한 원망을 해 본다. 어떤 위로자는 인생은 빛과 어둠이 교차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고난을 통해 인생의 아름다운 무늬가 만들어
여행 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간단히 줄글로 소개해 보고 싶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사람이 절반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깨달았습니다. 1. 친한친구 두 명과 유럽에서 만나기. 한 번은 먼저 헝가리에 출장나와있는 친구를 만나러 출국. 다른 한 번은 내가 체류하고 있던 오스트리아에 나를 만나러 온 친구와 놀기. 친한 친구들을 전혀 색다른 공간에서 만나니 우정이 샘솟는 느낌. 2. 포르투갈에서 여자친구 만들기. 한인민박 스탭으로 일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기. 덕분인지 인생여행지로 꼽을 수 있다. 3. 전쟁 중인 러시아 놀러가서 국경마다 잡혀 심문 당하기.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방심한 틈을 타 조사실로 끌려가서 심문 당하기. 4. 핀란드에서 로컬 주민들과 사우나 하기. 'Sauna'가 핀어인 것을 처음 알게 됨. 남녀노소 공용 사우나에서 다 벗고 사우나 하기. 그리고 얼어붙은 바다에 들어가서 몸을 식힌다. 5. 유심 카드 없이 10개국 넘게 여행하기. 하면 할 수 있다. 6. 죽기 전에 다시 안가면 후회할 것 같은, 안 유명한 관광지 다시 가기. 북 마케도니아가 그랬다. 여행 초에 갔을 때 만났던 한국말 할 줄 아는 여자 꼬마애들을 다시 갔을 때 또 우연
손상에 의한 장애인에게 환경을 바꿔 준다면 그 상황에서는 장애가 아니라는 생각에서 시작 되었다. 한 예로 휠채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 계단으로 되어 있다면 올라갈 수 없지만, 이동경로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이동이 가능할 것이다. 이렇듯이 환경을 바꿔 주는 활동이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데서 출발한 것이다.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모든 사람이 사용하기 쉽도록 환경, 제품, 서비스 등을 설계하는 원칙을 말한다. 여기에는 노인, 어린이, 장애가 있는 사람 및 장애가 없는 사람 모두를 포함해 다양한 사용자가 있을 수 있는 최대한의 범위를 고려한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모두가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경사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 기능, 고령자 및 아동에게 사용이 쉬운 제품 설계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설계 원칙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개인의 독립성을 향상시킨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모든 사용자의 요구를 고려함으로써 사회적…
2024년 갑진년(甲辰年)은 매헌 윤봉길 의사가 중국 상하이 홍구공원(虹口公園)에서 일본 군인들을 향해 도시락 폭탄을 투척한지 92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이다. 매헌(梅軒) 윤봉길(尹奉吉, 본명 尹禹儀, 1908~1932)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오전 일제가 상하이 홍구공원에서 천장절(天長節)과 상해 점령 전승기념 축하행사를 진행하는 도중 단상을 향해 물통 폭탄을 투척해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총사령관인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와 상해 일본거류민단장인 가와바타 사다쓰구(河端貞次)는 사망하고, 중국 공사 시게미쓰 마모루(重光 葵)는 오른쪽 다리가 부러졌으며, 9사단장 우에다 겐키치(植田謙吉) 중장은 왼쪽 다리가 잘리었고, 3함대 사령관인 노무라 기치사부로(野村吉三郞) 중장은 오른쪽 눈을 잃었다. 중국 국민당 장개석(蔣介石, 1887~1975) 총통은 "중국 100만 대군도 하지 못한 일을 조선의 한 청년이 했다"고 극찬했고, 이후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지원했다. 윤봉길 의사의 상해의거로 많은 피해를 당한 일제가 보복으로 임시정부를 밀착감시하며 혹독한 탄압을 가하자 임시정부는 상해, 항저우, 전장, 청사, 광저우, 류저우, 치장
어느 곳을 둘러봐도 꽃이 만발하다. 볼게 많아서 봄이라는 말을 날마다 실감한다. 친정집은 깊은 산속에 있는 시골 마을이다. 예전처럼 간절함이나 설레임은 없지만 친정에 가는 건 여전히 즐거운 일이다. 바람이 나무 사이로 지나가고, 그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새들의 노랫소리와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까지. 친정가는 길은 사시사철 다른 모습으로 추억을 소환하게 한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아서 자주 가는 친정인데 오늘은 유난히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친다. 꼬불꼬불 고개를 넘어 도착해서 집으로 들어서는데 찬바람이 휭하니 스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부랴부랴 들어가서 이층 계단을 올라갔다. 복도 끝에 방문을 열었는데 빈 방이다. 주인을 잃은 방은 고즈넉하다. 아버지가 2년여를 누워계셨던 방, 3년 전에 남동생이 부모님과 누나들을 위해서 넓은 집을 지었을 때, 아버지는 가장 먼저 그 방을 차지하셨다. 누워서도 밖이 훤히 보이는 그 방을 아버지는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그런데 지금 아버지는 어디쯤 계시는 걸까. 꽃샘추위도 지나고 포근한 봄날에 아버지는 홀연히 머나먼 길을 떠나셨다. 아버지가 사랑했던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아버지만 사
우리나라에 라면이 등장한 것은 1963년이다. 삼양식품 전중윤 회장이 일본에서 라면 제조 기술 및 기계를 도입하여 국내에서 처음으로 '삼양라면'을 생산한 것이다. 1960년대 초 남대문 시장을 지나던 그가 꿀꿀이죽을 사먹기 위해 줄을 선 모습을 보고,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자 라면을 생산하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별로 인기가 없었으나 1965년에 정부의 혼분식 장려 정책에 힘입어 라면은 간편한 한 끼 식사 대용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1969년에는 1500만 개가 팔릴 정도로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준다. 라면이 점점 서민들의 음식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1970년대 초중반으로 기억된다. 새마을운동이 한창 진행되던 시절, 우리 집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라는 새마을운동 노래 가사와 같이 초가집을 기와집으로 바꾸는, 지붕개량공사를 하게 된 것이다. 어머니는 인부들에게 줄 새참을 준비하셨는데, 그 새참은 다름 아닌 라면이었다. 라면을 살 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어머니는 라면에 소면보다 굵은 우동국수를 섞어 끓이셨다.(당시 라면 가격이 2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어머니는 인부들에게 한 그릇씩 퍼드리고 남은 라면을 나에
올봄, 황사가 문제이긴 하지만 만발한 꽃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매년 겪어왔던 봄 가뭄도 올해는 알맞게 내리는 봄비와 함께 산불도 없어 담당공무원들의 고생도 덜했습니다. 물론 이상 저온현상으로 꽃의 개화시기가 당초 예상과 달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계획했던 축제들이 제대로 열리지 못하고 시기를 조정해야 하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습니다. 청주에서도 지난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열려고 했던 무심천 푸드트럭축제를 1주일 연기한 3월 29일부터 31일까지로 조정해야 했습니다. 아쉽게도 벚꽃 만개일은 맞추진 못했어도 개화는 되었기에 그런대로 시민들이 축제를 즐겼습니다. 저도 오래전 대전시에 근무할 때, 신탄진 벚꽃축제를 준비하면서 개화시기를 맞추기 위해 고민했던 일이 생생합니다. 요 몇 년 전국의 이상기후로 봄꽃들이 동시에 만개하는 현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원래는 개나리, 목련, 벚꽃, 영산홍과 철쭉들이 순차적으로 남쪽에서 북으로 올라오며 피어나는 것이 보편적이었지요. 벚꽃만 봐도 멀리 남쪽 진해에서 경주로 올라오며 청주나 대전은 한주일 정도의 간격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벚꽃개화기에 맞춘 노점상들도 남쪽에서 북쪽으로 순차적으로
시내 o초등학교 옆 골목을 지나다 보니, 흙탕물이 튀어 지저분한 점포 출입문에 '오래된 물건 삽니다'라는 글자가 붙어있었다. 유리문 안에는 풍금 서랍장과 손가락에 힘주어 돌리던, 몸통이 시커멓고 묵직한 다이얼 전화기가 어슴푸레 보였다. 몇 점을 보아도 값이 나갈 것 같지 않은 물건들이었다. 한때 유행했던 '빈티지 문화' 지금도 수도권의 상가에는, 문갑과 장롱 등 고가구가 반들반들하게 손질되어 진열된 물건들과는 사뭇 달랐다. 디지털 환경이 나날이 현란해지고 있는 시대, 아날로그적 감성 소유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가게주인의 나이가 왠지 지긋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사흘째 내리고 있던 날, 저녁 뉴스를 보려고 텔레비전을 켰을 때 앞의 화면이 '확' 스쳐 지나갔다. 그런데 지나간 화면 속에서 문득 낯익은 얼굴을 보았다. 그녀의 얼굴을 보는 순간, 오래된 40년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J 읍, 낯설고 물선 곳에서 꿈에 차 있던 신혼생활은 녹록하지 않았다. 아는 사람 하나 없고 생소한 곳에서 단조로운 하루하루의 생활은 무료하기 짝이 없었다. 그때 주일날 성당에서 만난 두 여인이 있다. 그녀들의 질박한 모습에 정을 붙이며, 맑은 날이
22대 국회의원선거가 끝났다. 제1야당 대표는 유세장에서 사과와 오렌지를 흔들며 당국의 부실한 물가 대책에 날을 세웠다. 어떤 후보자는 대파를 손에 들고 좌파도 우파도 아니고 대파가 문제라며 목청을 높이기도 하였다. 요즘같이 사과가 국민의 관심을 받는 적이 있었는지 평생을 지역 농정에 몸담았던 한 사람으로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 요즘 사과를 비롯한 과일값이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다. 겨울에 부담 없이 먹던 감귤 값도 덩달아 뛰었다. 생산량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사과, 배 등 주요 과일의 생산 량 감소로 감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이를 두고 주요 언론에서는 '금값'이란 제목을 뽑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물가지수 가중치를 보면 사과는 불과 2.3으로 사실상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총 가계 지출비가 1천 원이라면 2.3원에 불과하다. 다른 주요 품목 가중치를 살펴보면, 휴대전화 29.8, 반려동물 5.9, 해외여행 5.5이다. 농산물 가격이 밥상 물가와 밀접한 것은 맞지만, 구매 단위당 금액도 높지 않고 소비자 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 좀 비싸도 사과나 과일은 쌀처럼 꼭 먹어야 하는 필수 농산물도 아니다. 농
엊그제 23일이 음력 3월 15일로 이인좌의 반란군이 청주성을 함락시킨 날이었다. 조선시대 청주성이 반란군에 함락당한 대표적 사건이 이인좌의 난이다. 1728년(영조 4년) 3월 15일(음력), 이인좌가 우두머리에 선 반란군이 청주성을 함락시킴으로써 이인좌의 난이 시작됐다. 이인좌의 난은 소론 강경파와 남인 일부가 경종의 죽음에 영조와 노론이 관계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일으킨 내전이다. 난이 일어난 해가 간지로는 무신년이었기에 무신란(戊申亂)이라고도 한다. *** 청주인이 일으킨 반란 청주목 괴산 송면 출신인 이인좌는 양성의 권서봉, 용인의 박완원, 안성의 정계윤, 괴산의 이상택 등의 반란군과 합세하여 3월 15일 청주성을 함락하기로 하였다. 그들은 상여 행렬로 꾸민 다음 상여 속에 병기를 감추고 청주 경내로 들어와 성 앞 숲 속에 몰래 숨겨 놓았다. 장례를 치르는 척 하다가 날이 저물자 미리 내통한 자들이 성문을 열어주어 청주성 안으로 들이 닥쳤다. 이인좌는 충청병사 이봉상과 그의 비장 홍임, 영장 남연년을 죽이고 스스로 대원수라 칭했다. 자칭 대원수 이인좌는 반란군에 합류한 권서봉을 청주목사, 신천영을 충청병사로 삼았다. 이인좌, 권서봉 등의 반란군은…
영동(永同)은 충청북도에서 최남단에 있는 군이다. 그런데 강원도 동쪽을 영동(嶺東)이라 부르다 보니 음이 같아서 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영동(嶺東)은 대관령의 동쪽이라는 뜻인데 대관령은 과거에 강릉에서 태백산맥을 넘어 서쪽으로 다니던 주요 교통로였으며, 이를 기준으로 동쪽은 영동지방, 서쪽은 영서지방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따라서 영동(嶺東)이라고 하면 백두대간의 축인 태백산맥의 동쪽 넓은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며 기상 예보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으나 영동(永同)은 충북의 작은 도시이므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영동(永同)은 삼한시대에 마한에 속했으며, 삼국시대에는 신라와 백제의 국경선으로 대왕산이 신라의 영토였고, 비봉산(飛鳳山)의 조천성(助川城)은 백제의 전초기지로서 두 나라의 치열한 각축장이 었다. 신라 초까지 길동군(吉同郡)으로 불리다가 신라 35대 경덕왕(757년) 때 지명의 한화(漢化) 정책에 따라 지금까지 사용하는 이름인 영동군(永同郡)으로 개칭하고 상주에 예속시켰으며, 양산현(陽山縣, 양산면)과 황간현(黃澗縣, 황간면)을 속현으로 하였다. 995년(고려 성종 14)에 계산(稽山) 또는 계
시민체육공원에서 허리 잡아 등 펴는 운동을 할 때였다. 후투티 한 마리가 등나무 앞 잔디밭에 날개를 접고 앉았다. 후투티는 이따금 이곳에 나타나는 귀한 새다. 운동을 하며 그 모습을 지켜봤다. 잔디밭에서 날지 않고 계속 부리로 땅을 쪼아 먹이만 찾아 먹는다. 나는 운동기구에서 운동을 하는 동안 틈틈이 후투티만 바라보았다. 후투티는 날아가지 않고 계속 풀밭에서 먹이를 찾고 있었다. 얼핏 보니 후투티가 다리를 약간 절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인기척에도 아랑곳없다. 거의 한 시간 동안 날지 않고 모둠발 뛰기를 하며 주변 잔디밭에서 먹이를 찾는다. 후투티는 다리가 아픈 것 같았다. 한 시간 이상을 날지 않고 그렇게 하는 모습에 의문이 생겼다. 운동을 멈추고 후투티에게 걸어갔다. 가까이 갔는데도 다른 곳으로 날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내가 새 쫓는 동작을 하자 그곳에서 조금 날아 잔디밭에 다시 앉는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평생을 소아마비로 고생하며 사셨던 이모님이 생각났다. 이모부는 오 남매를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나셨다. 이모님은 그 불편한 몸으로 조카들 다섯을 잘 길러 내셨다. 불편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평생 살면서 얼마나 괴로웠을까. 하지만, 그것은 내
최근 얼어붙은 부동산경기와 출산율감소로 인해 인구감소현상이 가속화되어 소멸위기의 인구감소지역이 폭증하였고, 빈집문제와 급감하는 부동산거래로 점점 죽어가고 있는 인구감소지역에 소비력 높은 인구를 유입하고 얼어붙은 부동산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생명수를 공급하는 방법이 주목된다. 지난 4월 15일 기획재정부가 주최하고 관계부처 간 합동으로 진행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최근 화두인 인구감소지역의 인구유입과 빈집문제 그리고 지방소도시의 소멸을 막기 위하여 '인구감소지역 부활 3종 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 3종 프로젝트 중 가장 중심이 되는 내용이 바로 '세컨드 홈'이다. 2021년 10월 행정안전부는 지방소도시의 인구감소와 지방도시소멸의 위기에 정치적 행정적 효율적인 대처를 위해 89곳의 인구감소지역을 지정·고시하였고 국가균형발전특별법과 동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였다. 특례지역에 해당하는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89곳 중 수도권과 광역시 6곳을 제외한다고 해도, 접경지역 및 광역시 군지역을 포함하여 생각보다 대상지역이 광범위하고 혜택의 범위가 넓으며, 심지어 충북지역도 1개시(제천시)와 5개군(괴산군, 단양군, 보은군, 영동군, 옥천군)이 포함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을 시작해 15년간 활동하고 있는 충북의 청년 연극인입니다. 근래에 충북도립극단 설립 논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충북도립극단의 설립은 저와 같은 청년연극인들에게 단순한 희망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충북에는 청주대, 중원대, 극동대, 세명대 등의 연극 관련 학과가 있고 매년 졸업생들을 배출하지만 충북에서 청년연극인을 찾기가 힘듭니다. 많은 청년들이 연극인을 꿈꾸고, 연극인으로서 살아가길 원하지만 지역에서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연극을 전업으로 하고 있는 단원들은 알바를 하지 않고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고, 청운의 꿈을 안고 입단해도 녹록지않은 현실에 연극을 포기하거나 더 많은 기회가 있는 서울로 가기도 합니다. 이에 더해 물가는 높아져만 가는데 문화예술 예산은 점점 더 줄어가고 있습니다. 작품은 제작해야 하는데 줄일 수 있는 것은 인건비 밖에 없어서 5년,10년이 지나도 연극인들의 인건비는 제자리 걸음입니다. 청년에서 중년으로 가면서 더 나아지고 발전할거란 희망을 가지고 무대에 서야 하는데, 현실은 막막함 그 자체입니다. 점점 무대에 설 기회는 적어지고, 전문성을 키울 기회마저 제한되고 있습니다. 도립극단은 이러한 문
얼마 전 끝난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우리가 자주 접했던 말 중의 하나는 '도덕성 검증'일 것이다. 그리고 불법적 재산형성이나 각종 사생활 문제 등과 관련된 도덕성 논란에 휩싸여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후보자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이러한 도덕성 문제는 특정 계층의 성인에게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점점 연령이 어려지는 학교폭력 문제나 청소년 범죄의 심각성은 우리 사회의 도덕성 문제가 우려해야 할 수준임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를 양육하는데 있어 타인에게 공감하고 이타적인 행동을 할 것을 북돋우고 가급적이면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언행을 피할 것을 강조한다. 어린 시절부터 도덕성에 대한 가르침을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도덕성 위기가 분명해 보이는 이 상황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도덕성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로써 옳고 그름, 선과 악을 구별할 수 있고, 이런 구분에 따라 행동하며, 도덕적 기준에서 벗어난 언행을 했을 때 스스로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경험하는 것까지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콜버그(L. Kohlberg)는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판단을 분석하여 도덕성 발
우리나라 인사는 밥으로 통한다. 굶주림을 겪어 본 장년층 이상의 연배에겐 "식사 하셨습니까"가 일상의 안부였다. 의례적 대화로 '밥은 먹고 지내냐'라고 묻거나 '나중에 밥 한번 먹자'같은 애매한 겉치레 말을 하는 일이 있지만 '밥은 꼭 챙기라'는 잔소리엔 진한 애정이 담겨있다.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힘은 밥을 먹고 나서 생긴 힘인 '밥심'이라 했다. 그래서 '밥 잘 사주는 형님'은 곁에 있고 싶은 선배, '밥 잘 차려 주는 부인'은 가장 좋은 처의 기준이 됐다. 밥은 인사말을 넘어 칭찬이나 욕, 저주의 상징으로도 쓰였는데, 이런 밥의 쓰임은 지금도 여전히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제 밥벌이는 할 사람'이나 '제 식구 밥은 안 굶길 사람' 등은 성실함을 인정하는 큰 칭찬이다. 역으로 하는 짓이 칠칠치 못할 때는 '저 꼴로 밥은 벌어 먹겠냐'며 혀를 찬다. '밥값은 해야지'란 말에도 비슷한 염려가 느껴진다. ***함께 먹는 밥에 예민한 우리 정서 욕과 밥을 함께 버무리면 한층 더 찰진 욕이 된다. '국물도 없을 줄 알라'며 위협을 하고 '그 일이 밥 먹여주냐'며 흐린 판단을 말린다. '밥통'은 밥만 축내는 멍청한 사람이다. 심각한 상황을 인지하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 멈춰 서서 지금까지 달려온 길을 뒤돌아 본다고 한다. 거침없이 빠른 속도로 앞만 보고 달려온 길고 긴 삶의 여정, 내 영혼이 함께 따라왔는지 뒤처져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기 위해서란다.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바쁘게 일 중독에 빠져 자신을 돌보지 않은 채 목표만 앞세워 살아왔는지 모른다. 필자도 오랜 세월 교단에서 일을 하다가 은퇴를 하고 틈날 때마다 내 전공을 살려 그림을 그리고 오랫동안 함께 해온 시를 쓰면서 전업 작가의 길을 걷고 있지만 어떤 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불안한 마음 숨길 수 없다. 오랜 세월 직장에서 습관처럼 몸에 밴 일 때문일 것이다. 직장을 은퇴했는데도 학기말고사가 끝나갈 무렵, 학년별 수행 평가를 끝내지 못해 크게 걱정을 하다가 꿈에서 깰 때가 있다. 참으로 아찔한 꿈이다. 시험이 끝나면 방학전까지 수행평가와 이론 시험을 합산해 성적이 나와야 하는데, 두 가지 이상의 수행 평가를 할 수 있는 여유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뒤돌아 보면 평가는 아주 민감한 사항이기도 하며 현직에 있을 때 학교 일정이 얼마나 바쁘게 돌아갔는지 알 수 있는 꿈 이야기다. 퇴직 후 아내가 해왔던 가정…
충북 산림바이오센터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국가 R&D 과제로 산림바이오센터와 기업, 학계가 협업해 제안한 산림생명자원의 재배기술 표준화와 유용물질 발굴 사업 2건이 신규 선정됐다. 국내 유수 기관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선정된 것으로 산림바이오센터의 역량과 산림바이오 산업화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빛을 더한다. 산림바이오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진전이다. 옥천에 자리잡은 충북 산림바이오센터는 산림바이오의 산업화를 목표로 2022년 3월 전국 최초로 출범했다. 바이오산업계에서 원료물질의 67%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을 극복하고 국내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 기반 마련을 위해 국가 차원의 대응 전략으로 탄생했다. 산림생명자원의 대량 생산과 공급, 유망품종 발굴, 재배기술 표준화 및 보급,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의 역할을 수행해 바이오 산업계의 원활한 기업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기업과 임가 간 수급 연결을 통해 임가 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된다. 이번에 선정된 과제는 산돌배나무와 미선나무를 활용한 '스마트 산림경영 혁신성장 기술개발'과 '산림자원 기능성 원료 표준화 기술개발'이다. 산돌배나무와 미선나무의 표준 재배기술을
중국 한나라 때 황제가 태자에게 장안(지금의 시안)과 태양 중 어느 쪽이 더 가까운지 물었다. 아들이 장안이 가깝다고 답하며 그 이유를 댔다. "사람은 장안에서 올 수 있지만 태양에서 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황제는 몹시 만족하며 이후 신하들 앞에서 같은 질문을 태자에게 물었다. 그런데 태자는 "태양 쪽이 더 가깝습니다."라고 답했다. 당황한 황제가 다시 물었다. "지난 번과 대답이 다른 것은 무엇 때문이냐?". 태자는 "머리를 들면 태양은 모이지만 장안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다. 물리적으로 태양보다 장안이 가깝다. 황제가 있던 낙양에서 장안까지는 373.7㎞가 떨어져있지만 태양까지의 거리는 1억5천만㎞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장안보다 눈에 보이는 태양이 심리적으로 더 가까울 수 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역에는 여러 지역의 행사 광고가 걸려있다. 서울 한복판에서 전남, 경북, 강원도의 축제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서울 사람들은 아마 이러한 광고판을 보며 축제를 검색해보고 일정을 짤 것이다. 이렇게 되면 물리적 거리는 멀지라도 심리적 거리가 줄어든다. 자주 노출되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가까워진다. 사람들이 처음부터 태양과 행성
최근 중국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방북으로 시진핑 주석의 방북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만약 현실화된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지형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 우리로서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대응해야 할 부문이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올해 방북 가능성이 있다. 작년 9월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방북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다가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방북까지 이루어진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지형이 복잡하게 흘러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우리가 좀 더 면밀하게 지켜봐야 할 부문이 바로 북·중정상회담이다.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고도의 협력관계를 도출한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신냉전구도가 향성될 수 있다. 북·중은 올해 초 양국 수교 75주년을 맞아 '조중친선의 해'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후 특별한 교류는 없었다. 이번 자오러지의 방북을 계기로 양국이 관계발전을 진전시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 자오러지의 방북을 김정은은 '조중친선의 불패성'을 과시하고 시대의 요구에 맞게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데서 매우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언급했다.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 진전으로 얻을 수 있는 부문이
미술 관련 외부 강의를 하고 있다. 비교적 오랫동안 해 온 일이지만, 수강생 앞에서 실수 없이 해내야 한다는 긴장감에 강의 전부터 촉각이 곤두선다. 항상 빈틈없이 연습하지만, 강의 현장 상황과 수강생의 반응 여부에 따라 준비해 온 것을 완전히 발휘하지 못할 때도 있고 준비해 온 것과 조금 다르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행여 실수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여과 없이 내보내지는 생방송과도 같은 예민한 느낌이다. 완벽함을 기하지 말자는 다짐도 해 본다. 그러나 수강생들을 생각하면 항상 준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더 앞선다. 미술을 어린 시절부터 해서인지 앞치마나 작업복을 입고 방해받지 않는 혼자만의 작업이 편하다. 온전한 몰입이 가능하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이다. 스스로가 성장하는 느낌도 든다. 무엇보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없어 마음이 편하다. 이 시간만큼은 아무런 걱정 없이 행복하다. 그러나 모든 예술가가 자신의 작업에만 치중할 수는 없다. 그 접점에 실기교육이 있다. 강단에서 강의할 때 보다 자유롭지만, 온전한 개인 작업의 시간보다 보다는 더욱 신경을 써야 하고 가르침을 전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학생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