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다. 4월 1일 기준 우리나라 확진자 수는 9천887명, 206개 국가 확진자 수는 84만여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 23일 코로나19 대응수준을 심각 단계로 격상했고, 세계보건기구는 3월 11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만 5천여 개 학교가 개학을 연기했다. 재택근무와 휴업 등으로 대중교통 이용객도 눈에 띄게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민 일상이 변화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은 국민경제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고, 주가는 급락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가 멈춰선 느낌이다. 숨 가쁘던 우리 일상이 일시 정지된 듯하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60%가 일상이 멈춘 것 같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일이다. 필자가 협회장으로 있는 감정평가업계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는 6월 서울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2020 IVSC·WAVO 국제 감정평가 콘퍼런스가 취소됐다. 약 60여 국가에서 약 120여 감정평가기관이 참석할 예정이었고, 세계 최대 규모의 감정평가 학술대회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부동산 정책 관련 법안이 코로나19로 인한 국회 일정…
"아, 왜 또 이렇게 쌓였지?" 2주에 한 번씩 드는 의문이다. 주기적으로 재활용품을 모아두는 분리함을 비울 때마다 누가 뜯은 택배 상자인지, 누가 마신 생수병인지 곱씹어 보면 항상 주인공은 나다. 독립해서 혼자 사는데도 가족과 같이 살 때 배출한 쓰레기만큼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를 접한다. 택배 하나를 시켜도 뜻하지 않게 얻게 되는 테이프, 상자, 완충제들, 짜장면 한 그릇을 먹게 되더라도 플라스틱 포장 용기, 나무젓가락 등 수많은 버릴 것들이 생긴다. 뉴스에서 언급되는 1인 쓰레기양이 과장이 아님을 느끼는 요즘이다. 100년 안 되는 기간을 잠깐 살다가는 한 인간이 배출하는 쓰레기가 이렇게 많은데 전 세계 인구가 총 배출하는 양은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여러 공장에서 나오는 산업 폐기물까지 떠올린다면 깨끗한 도심에서 살고 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느껴진다. 공무원 임용 전 집합 교육에서 청주 푸르미 환경공원에 견학 간 적이 있다. 당시 일정을 준비하셨던 주무관님께서는 장차 시민들의 봉사자가 될 예비 공무원들이 쓰레기 처리 환경을 직접 느껴본 후 올바르게 쓰레기를 처리하고 줄이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이곳에 데려오셨다고 말씀하셨다. 그 주무관
산사를 내려오는데 햇살이 따듯하게 등을 어루만진다. 기다려주라고. 평균수명 100세를 향해 달리는 우리는 언제고 꿈꿀 수 있는 나이라고. 다 잘될 거라고 토닥토닥 나를 쓸어준다. 날이 참 좋다는 말이 입안에서 절로 피어오르는 날이다. 안성 칠장사를 찾았다. 일주문을 들어서자 마음이 편안하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산사에 오면 왠지 푸근해진다. 신라 선덕여왕 5년(636년) 지장율사가 창건했고, 그 후 고려 현종 5년(11세기경) 혜소국사가 7인의 악인을 교화하여 현인으로 만들었다는 설화에 따라 산 이름을 7현 산(七賢山)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칠현인이 오래 머물렀다 하여 절 이름을 칠장사로 불리게 되었단다. 임꺽정과 궁예 그리고 어사 박문수에 관련된 이야깃거리도 함께 갖고 있어 회자되는 절이다. 천왕문을 들어선다. 사천왕이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그 아래 사탕과 지폐가 보인다. 누군가 그것을 놓고 기복을 했던 듯 제법 많은 양이 놓여 있다. 나도 조용히 손을 모아 본다. 사천왕을 지나 절 마당으로 발을 딛자 대웅전이 눈에 들어온다. 퇴색해 버린 대웅전이 낯설게 다가온다. 보통의 절은 대웅전을 가장 화려하게 해 놓는데, 이곳은 단청이고
전세계적으로, 전국적으로 확산 일로인 코로나19의 감염과 전파가 걱정스럽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확진 검사냐 아니냐의 여부에 따라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들쑥날쑥이다. 반복해서 연장되고 있는 학교의 휴업을 생각해본다. 휴업에 따른 학사 일정의 불투명함과 학습 공백 등이 우려스럽다. 전국의 유·초·중·고·대학의 법정 수업 일수는, 방학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취약계층 학생들의 식사는, 교육공무직 종사자들의 생계는, 맞벌이 부부의 어린이 케어는, 학생들의 수행평가는 등등 근심과 불안감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또한 어쩔 수 없이 개학했을 경우 우려되는, 학생과 교직원과 가족들에게 이어질 수 있는 연쇄 감염의 여파에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일까.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 예단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더욱 혼란스럽다. 더구나 감염에 취약한 밀집 형태의 학습환경과 급식환경이기에 더더욱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학교가 새로운 전파 통로의 걷잡을 수 없는 매개가 될 수 있기에 치밀하고 철저한 대책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청주시 상당구 수동 우암산(牛岩山) 기슭에 '주성중(舟城中)'이 위치해 있었다. 1951년에 개교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
행정안전부는 2016년부터 2018년 동안 17개 시·도별로 1개 시·군·구를 선정하여 매년 150억 원을 지원하는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 모델사업'을 실시하였다. 이 사업은 지역안전지수 분야 중에서 교통사고, 화재, 자살, 감염병, 범죄분야 등 5대 분야에 집중하여 안전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 사업에서 범죄분야는 공폐가 정리 및 출입방지 시설 설치, CCTV, 보안등, 방법벨, 안심거울 설치, 특수형광물질 도포, 방범순찰 강화 등 범죄예방을 위한 시설물 설치와 활동에 초점을 맞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2018년 통계청의 사회조사의 안전 분야 결과를 살펴보면, 사회가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낀 사람은 조사대상자 중의 1/5 수준인 20.5%로, 나머지 약 4/5에 해당하는 사람은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은 범죄로서 조사대상자의 20.6%가 응답하였다. 또한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9년 지역안전지수에 따르면, 충북은 범죄분야에 대한 등급이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청주시, 진천군, 음성군, 단양군 등이 4등급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충북도민의 범죄피해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한 일상생활
'낭랑 18세'에서 낭랑(朗朗)은 '밝을 낭, 명랑할 랑'의 똑같은 한자로, 쉽게 풀어 말하면 발랄한 18살의 청춘이라는 뜻이다. 사람의 일생에서 한창 때라는 의미이지만, 왠지 어리고 미숙하다는 느낌도 주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민법 제4조(성년)는 '사람은 19세로 성년에 이르게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18세는 더 이상 어리다고 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18세가 되면 취업·운전·군 입대가 가능하고 부모님의 동의를 얻으면 결혼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020년 1월 14일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선거권도 행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18세 이상이라면 국가와 공동체의 대표자를 뽑고 중요한 의사를 결정하는 판단능력을 가진다고 인정하는 것이며, 선거권 연령을 낮추어 참정권을 확대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성숙에 기여하리란 기대가 반영된 결과이다. 이제 새내기 유권자들에게 선거의 4대 원칙이나 선거제도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민주사회의 주인임을 자각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합리적인 유권자로서의 의식·태도·역량을 갖추어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야, 앞뒤 오랜만이다!"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누군가 대뜸 어깨를 툭 치며 말을 건다. 고개를 돌려보니 웬 낯선 얼굴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누구지?'하며 머릿속을 한참 뒤적이고 있는데 그가 다시 한 번 호탕한 목소리로 말한다. "나야, 짱구! 박 짱구라고…" 짱구라고 하니, 어둔 방안에 스위치를 켠 것처럼 초등학교시절 기억의 램프에 불이 밝혀졌다. 주름지고, 흰 머리가 듬성듬성 보였지만 어린 시절 가깝게 지냈던, 짱구였다. 한참 만에 이름이 생각났지만, 기억을 먼저 소환해낸 일등공신은 별명 '짱구'였다. 그가 반갑게 부른 나의 학창시절 별명은'앞뒤'였다. 성(姓)과 이름의 끝자리가 같은 '윤'이니, 앞으로 불러도 뒤로 불러도 같은 이름이라 붙여진 별명이었다. 이름은 부모님에게 받지만, 별명은 친구들에게서 받는다. 별명을 붙일 때는 대개 그 사람의 특징이나, 성품, 어떤 사건을 계기로 붙여지게 된다. 그런 이유로 학창시절에 붙여지는 별명은 자신의 모습이 반영된 또 다른 이름인 셈이다. 대개는 짓궂은 명칭으로 생성되지만, 인위적인 아닌 가장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참 모습일 것이다. 어린 시절의 별명
프로이드는 "신체 구조가 운명이다"라고 했단다. 이즈막 프로이드의 이 언명이 유독 가슴에 와 닿는다.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다. 이 절반의 여성들이 자신의 신체 구조에 의하여 남성들로부터 성폭력, 성추행등의 위협 속에 삶을 살아야 한단 말인가. 김계옥 수필가는 자신의 수필 「여성 상위 시대」에서, "모든 여자는 자궁이다. 자궁 속에 있다." 라고 여성성의 정체성을 정의했다. 신체 구조상 여성은 여성성을 벗어날 순 없는 노릇이다. 실은 이러한 여성의 신체 구조가 '어머니'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단어를 여성에게 선사하기도 하였다. 이 땅에 어머니가 없다면 어찌 인류의 역사가 이루어질 수 있었으랴. 흔히 "달걀이 먼저냐? 닮이 먼저냐?" 논쟁을 벌이지만, 아무리 씨앗이 훌륭해도 그것이 뿌려져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할 기름진 대지가 없다면 좋은 씨앗도 무용지물인 셈이다. 여성을 굳이 생명의 원천이라는 칭송을 하지 않아도 '어머니'라는 자격만으로도 여성의 몸이 얼마나 신비롭고 위대한지를 알 것이다. 남자로부터 받은 한 톨의 정자를 열 달 동안 태중에 품었다가 뼈를 꺾는 산고를 겪으며 새 생명을 탄생 시키는 게 여성이다. 이러한 여성들이…
꽃이 피었다. 꽃이 활짝 피었다. 온화한 기운에 만물에 물이 오르고 초록빛이 돈다. 그러고 보니 곧 청명이다. 하지만 맘 놓고 꽃구경을 할 수 없는 봄을 맞이하고 있다. 외출이 어렵고 사람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운 봄을 맞이하고 보니, 피는 꽃도 슬며시 눈치를 보며 고개를 내미는 듯하고 꽃을 보는 사람도 환호하며 꽃을 반길 수가 없는 실정이다. 먼발치에서 꽃나무를 보고, 창밖으로 꽃길을 본다. 그러다 보니 휴대폰으로 보내 온 사진 한 장도 귀하고 반갑다. 아울러 따뜻한 뉴스도 긴 여운으로 남는다. 그 힘으로 코로나19와의 어려움을 잘 견뎌내고 있다. 사진 한 장이 휴대폰 카카오톡으로 왔다. 베트남이 고향인 제자가 흐드러지게 핀 벚꽃나무 사진을 보내 온 것이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제자는 코로나19로 아직 학교에 나기지 못하고 있다. 사진을 보는 순간 마음이 환해졌다. 꽃 사진을 보고 또 보면서 꽃구경을 실컷 했다. 그런가 하면, 한국에 유학을 와 대학원에서 같이 공부했던, 지금은 중국에 있는 교수도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쑥으로 만든 떡 사진이었다. 반가움에 떡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청명단자'라고 했다. 곧 청명이니,…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강화된 내용이 금년 8월14일에 시행된다. 주요 개정사항은 소방안전관리 대상물의 작동기능점검 및 종합정밀점검 결과의 제출 기간을 단축하여 소방본부장 또는 소방서장이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명령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종전에는 작동기능점검 및 종합정밀점검 실시 결과 보고서를 점검 실시 후 30일 이내에 제출하게 하였으나 앞으로는 7일 이내에 제출하게 해 고장난 소방시설을 최단 시간내에 수리해 화재에 대비하도록 하고 있다. 또, 스프링클러설비가 설치된 특정 소방대상물은 면적에 관계없이 모두 종합정밀점검을 실시하도록 변경하여 소방시설관리업자 등 전문가가 점검하게 했다. 2017년에 화재가 발생한 제천스포츠센터건물은 스프링클러설비가 설치되어 있음에도 연면적이 5천㎡ 미만인 관계로 종합정밀점검대상이 아니어서 비전문가인 관계인에 의한 셀프점검으로 부실점검 지적과 함께 관리업자가 점검할 수 있도록 국회 및 언론 등에서 종합정밀점검 대상 확대요구가 제기됐다. 금번 관련 법 규정 시행으로 연면적 5천㎡ 미만인 스프링클러설비가 설치된 대상을 전문 점검업자가 점검을…
얌전히 물이 끓던 냄비가 덜그럭 소리를 내며 시끄럽다. 꼬르륵거리던 배꼽시계는 와글와글 덜그럭 거리는 바지락 소리에 기세가 눌렸는지 조용히 시곗바늘을 멈춘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며 기포를 뿜어대는 물총 세례에 놀란 듯. 바지락은 꼭 다문 입을 벌리며 항복을 부르짖는 듯하다. 펄펄 끓는 바지락 육수에 칼국수를 넣는다. 면이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지구본을 한 바퀴 돌려본다. 냄비 안의 시끄러운 바지락 소리처럼 코로나 19가 대한민국이라는 땅에서 들끓고 있을 때. 비아냥거리고 손가락질하던 나라들을 하나 둘 세어 본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 누군가를 위해 희생한다는 것. 쉽게 결정하고 행동에 옮길 수 없는 일이지만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전장에 나가는 살신성인의 사람들. 그들이 있기에 내가 지금 이 순간에도 편하게 살아 숨 쉬고 있지 않은가.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몸을 감싸고 땀범벅이 된 모습으로 자신의 수고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응당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겸허함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자원봉사자의 얼굴이 나를 숙연하게 한다. 사방에 꽃향기 가득하고 파릇파릇 연두색 새순이 올라와 대자연은 싱그러움을 더해가고 있다.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해 발버둥 치고 있
추사 김정희는 쉰다섯 가을에 제주도로 유배되어 8년 3개월간 모슬포에서 위리안치형을 살았다. 위리안치(圍籬安置)는 유배지에서 달아나지 못하도록 가시울타리를 두르고 그 안에 가두는 중형으로 추사는 환갑 진갑을 다 그곳에서 맞았다. 어려울 때는 가족이 제일이고 떨어져있는 자식이 걱정인 법이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 강진에서 아들에게 "오직 독서만이 살아나갈 길이다"고 편지를 보냈듯이 추사도 아들 상우에게 책 많이 읽으라는 편지를 썼다. "서권기 문자향(書卷氣 文字香:책을 많이 읽고 교양을 쌓으면 그림과 글씨에서 책의 기운이 풍기고 문자의 향기가 난다)이니라" 유배 4년 째인 쉰아홉에는, 권세를 따르는 세속과는 달리 옛정을 잊지않고 중국에서 어렵게 책을 구해 가져다 주는 이상적의 고마움을 세한(歲寒:겨울에 홀로 푸른 소나무)에 비유한 《세한도》를 그려서 "날씨가 추워진 뒤라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공자님의 말씀을 적은 후, '장무상망(長毋相忘:오래도록 서로 잊지말자)'이란 인장을 찍어 보냈다. '어려운 지경을 만나고 나서야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알게되다'가 함의된 《세한도》는 국보 제180호로 지정되어 국립중앙박물관에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누굴 선택해야 나라를 살릴 수 있느냐는 문제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국가가 처한 위기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단순히 국회의원만 뽑는 선거라면 이렇게 걱정하진 않을 것이다. 대통령의 임기 중간에 실시하는 선거라서 정권의 신임을 묻는 성격도 강해서다. 문제는 어느 한 편에 치중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청주시의 중심에 중앙구라는 행정구역이 있고, 거기서 한 명의 국회의원을 뽑는다고 치자. 이 선거구는 상당·흥덕·청원·서원 선거구의 일부씩을 흡수해서 구성했으며, 여기에 출마한 후보는 2명이라고 가정해보자. 가칭 진보당 후보 A는 지방과 중앙을 오가며 행정을 한 행정 전문가이고, 가칭 보수당 후보 B는 대학 시절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오로지 검찰에서만 활동해온 수사 전문가라고 치자. 그 선거구에 사는 60대 노인과 20대 청년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노인은 문재인 대통령 이야기만 나오면 입에 거품을 물며 비난할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여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노인 입장에서는 보수당 후보 B를 지지해야만 정권 심판이란 소신을
3월 24일, 송미애 도의원이 대표 발의한 '충북도 국외소재문화재 보호 및 환수활동 지원 조례안'이 도의회에서 의결됐다. 이로써 충북도에서 탄생한 국외소재 문화재의 환수 활동이 본격화됐다. 조례에는 15명 이내의 향토사학자, 문화재위원, 관계 전문가를 위촉해 '충북도 국외소재 문화재 실태조사단'을 구성해서 실질적 조사와 환수 활동을 전개하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현재 조례를 제정하고 환수 활동하는 광역단체는 서울시, 부산시, 충남도 등 6곳이고 기초단체는 부여군이 유일하다. 실태조사단을 구성해 지속적인 활동을 진행하는 곳은 충남도가 유일한데, 충북도 역시 그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각계인사의 참여를 바탕으로 활동을 전개할 수 됐다.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 활동은 지속성이 중요하다. 2005년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서 환수한 북관대첩비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기까지 100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 2011년 환수한일본 궁내청 소장 조선왕실의궤는 2006년 환수위원회가 구성되고 2011년 환수되기까지 6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엘긴 마블이라 불리는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상을 환수하기 위해 그리스 정부는 187년째 반환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속성은 지역민들
나는 6.25 전쟁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다. 전쟁이란 말 그대로 '참혹'과 '살벌', 그리고 인간의 내적 외적 파괴행위다. 그 결과는 죽음과 가난과 불행이다. 우리나라가 전쟁의 한가운데 놓여 있던 그 시절 나는 어머니를 따라 벽촌의 어느 농가에서 피난살이를 하고 있었다. 공포와 극빈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던 마을, 그러나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몇 안 되는 작고 허름한 초가집 앞뒤 뜰에는 모두 화초를 심어 기르고 있었다. 분꽃, 봉숭아, 채송화, 접시꽃, 해바라기 등이 전쟁과는 아무 상관없이 피어 있었다. 그들은 왜 전쟁과 기아의 황망함 속에서도 돈이 되는 것도 아니요 밥이 되는 것도 아닌 꽃을 심고 가꾸었을까· 왜 그 꽃들에 바가지로 물을 퍼다 부어 주었을까? 그것은 한마디로 좋아했기 때문일 것이다. '좋아한다'는 그 한마디 외에 무슨 다른 이유를 댈 수 있겠는가. 송강 정철은 '한 잔 먹세 그려/ 또 한 잔 먹세 그려/ 꽃 꺾어 산 놓고 무진무진 먹세 그려'라고 했다. 아마도 '자원방래(自遠方來)'한 유붕(有朋)과 반갑게 술을 마시고 있었을 터이다. 그때에 꽃을 참여시키는 심미안이 대단하다. 하기야 이백도 '양인대작 산화개(兩人對酌 山花開)
3월의 학교는 유난히 밝고 활기찼었다. 긴 겨울방학 동안 동면하듯 웅크리고 지내다 개학과 동시에 아이들은 기지개를 펴고 활동을 시작했었다. 축구를 하며 땀을 뻘뻘 흘리고 정글짐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신나게 노는 것이 일상이었다. 옹기종기 앉아 재잘거리고 선생님 옷자락을 붙잡고 졸졸 따라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은 귀엽기만 했었다. 나는 지금 문장 끝을 모두 과거형으로 표현하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3월인데 아이들이 학교에 없다. 봄은 어느 해 보다 빨리 찾아와 학교 운동장의 햇살은 따사롭기만 하다. 미선나무가 하얗게 꽃망울을 터트렸고 진홍색으로 꽃망울을 맺었던 살구꽃이 화사한 분홍으로 피어났다. 숨을 참았다가 몰아쉬기 놀이를 하는 것처럼 학교 뜰의 새싹들은 흙덩이 뚜껑을 밀어 올리며 일제히 숨을 몰아쉬며 쏙 고개를 내밀고 있다. 아이들 불러 모아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고 해 주고 싶은 봄 이야기도 많은데 아이들이 학교에 없다. 새 학년이 되어서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아이들에게 가장 큰 설렘 중에 하나인데 아이들은 아직 가정에 머물러야 한다. 교사들에게 있어서도 3월은 한 해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달이라고들 하는데 재택근무로 서로 얼굴을 마주하
세월이 흐른 만큼 나이는 들어간다. 노화는 피해갈 수 없으며, 노화되어 간다는 것은 새로움보다 익숙해진 일상을 벗어나지 않아야 하는 압박감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칫 실수하면 그동안 쌓아온 것들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과 가족, 쌓아온 명예와 자산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시작해봤으나 발목과 무릎 통증으로 포기해야 했다. 그러던 중 찾아낸 운동은 자전거 라이딩이었다. 5년 전 처음 시작했을 땐 그럭저럭 자전거그룹에 뒤처지지 않고 잘 따라붙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앞서가는 라이더를 따라잡기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앞서가는 라이더를 추월하는 재미가 엊그제 같은데 점점 더 어려워져감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 젊은 시절 펄펄 날던 때가 있었는데 서글픔이 앞선다. 몸이 마음 같이 움직여주지 않아 심한 쇼크에 빠져 있던 날 평소 친밀하게 지내던 사람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밀려오는 서글픔이 한이 없으며, 고요함을 유지해보려 애써 보지만 역부족이라 했다. 여러 취미가 있지만 평정심이 흔들린 상황에서는 그마저도 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헤어짐에는 여러 원인이
'n번방'을 스치듯 처음 들었을 때 뜬금없이 비슷한 영화 제목이 생각났다. 성 노예, 미성년자, 착취 등의 끔찍한 기사를 읽기 전까지 나는 전혀 상관없는 영화를 떠올릴 정도로 너무나도 무지했다. 텔레그램에 대해 들어는 봤지만 그 세계에서 이토록 참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문득 대학 교양수업 때 공창제도에 대해 토론했던 기억이 났다. 디지털 성범죄가 일어나는 세상이니 이제는 그런 논의도 매우 낡은 주제가 됐구나 싶어 격세지감을 느꼈다. 고릿적부터 끊임없이 성행한 성매매의 그 지난한 옳고 그름의 입씨름을 떠나서 이번 사건은 미성년자 성(性) 착취라는 점에서 심각한 범죄다. 가해자들은 미성년자를 가스라이팅과 겁박으로 글로 옮기기에도 손이 떨리는 요구와 조롱을 해댔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들어 통제하는 걸 이른다. 분별력이 약한 어린 나이에 성인 남자들의 교묘한 협박과 조종을 대범하게 뿌리칠 수 있는 이가 몇 있으랴. 그러하니 왜 그런 범죄 대상이 됐느냐고 피해자에 대해 의아해하고 손가락질해서는 안 된다. 또한 누군가는 모든 남자들이 가해자인 양
지난 3.1절 아침, 동이 틀 무렵, 경건한 마음으로 나라를 위하여 순국하신 영령들을 기리며 게양대에 태극기를 꽂았다. 흰색 바탕천 사방에 위치한 건곤감리4괘, 중앙에 만물의 근원이 된다는 청홍색 나선형의 태극무늬가 바람에 휘날린다. 지난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였다. 많은 기념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는데, 101년 되는 올해는 1년 전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나라 안 밖이 세상을 공포 속에 몰아넣은 코로나19 전염병의 확산방지를 위해 행사가 축소되거나 취소되었다. 사회적 제도는 예전과 달리 정규교육 과정이 아니라도 평생공부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취미나 적성에 맞게 자기 계발을 하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으니. 시대에 편승하여 몇 곳을 기웃거려 보던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유명한 역사학자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타래에서 실이 솔솔 풀려 나오는듯한 역사이야기에 매료 되어 언젠가 한유한 시간이 오면 꼭 공부를 해보리라 마음먹었던 터. 임정100주년이 되는 해, 이때다 싶어 책장의 역사책을 펼쳐 들었다. 학창시절 책상 앞에서 보낸 역사공부 시간에는 무엇을 했는지, 하얀 백지 같던 머릿속으로 파스텔 물감처럼 은은하면서도 선명하게…
현대는 기술과 사회 변화의 속도를 개인이나 집단도 따라가기 어렵다. 집단과 개인의 사회적응은 더욱 어려워지며 이를 통해 개개인간 편차로 집단의 유대관계도 더 어려워진다. 새로운 형태의 집단에 대한 유대 방식 변화가 요구된다. 집단의 유대방식이 필요한 이유는 효과적 통제의 가장 중요한 기본 요소이기 때문이다. 안정적 통치를 위해 유대의 정의에 대한 공유는 집단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충족 요인이다. 유대를 위한 노력은 산업 구조에 따라 계속해서 변해 왔다. 농경사회의 필요요소인 집단노동력과 생활습성의 동질감이 산업 사회로 변화되며 큰 변화가 생겼다. 토지를 중심으로 생겨난 농경사회는 이동에 제한을 두고 동일 생활 방식을 통해 동질감을 형성 시켰다. 농경사회의 사회 유대구조는 1인이 만들어 내는 노동력으로는 농작물 생산이 어려운 것에 기인한다. 4개절이 있는 경우 1년 중 농작물 수확이 한차례밖에 이루어 질 수 없고 1년 동안 수확물을 이용하여 생존하려면 보다 많은 경작지가 필요로 한다. 그렇기에 소수인원이 경작하는 방법보다는 집단 경작하는 것이 보다 유리했다. 경작에 대한 집단 노동은 분배를 통해 정의가 이루어진다. 1년에 한 차례 있는 수확물의 고른 분배가 당
요즘 공무원은 피곤하다.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백성이 자각한 시민으로 거듭나서다. 인권과 복지 분야 어젠다가 커지고 보니 공직 안팎으로 동네북 되기 십상, 뭔가 길들여진 모습이다. 기자 시절 공직을 바라보던 시각은 안쓰러움과 응원, 비판 사이 어디쯤이다. 창의적이거나 헌신적인 주역은 추어올리고 영혼 없는 나그네들에겐 다 그렇듯 펜을 칼처럼 들이댔다. 그럴 때마다 20대 80의 파레토 법칙을 실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새삼 두 양상이 오버랩된다. 마스크공장을 운영하는 지인에게 얼마 전 들었다. 서울의 모 구청장은 직접 공장에 찾아와 읍소했다. 경기도 한 시의 공무원들은 아예 그 공장으로 출근, 생산 일손을 보탰다. 서울 또 다른 구청도 공장출근 작전에 성공하고도 자원봉사대를 꾸려 면마스크를 자체 생산, 공급해 박수를 받았다. 현장에 진정이 녹아든 사례다. 관찰자 시점을 청주로 옮겨보면 착잡해진다. 친절도 향상은 물론이고 홈페이지를 보면 업무 신장에 감동이 없지 않지만 20여 년 간 관찰 결과는 좀 냉소적이다. 먼저 시내 주행 소감이다. 몇 년째 온통 미세먼지 몸살인데 교통개선에 눈을 별로 돌리지 않는 게 의아하다. 신호…
1940년대 이후 출생해 초등학교 교육을 받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아동문학가 방정환 선생을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방정환 선생은 1899년 11월 9일 서울시 종로구 현 세종회관 뒤에서 태어나 일찍이 어머니를 잃고 계모 밑에서 자랐다. 그가 문학에 꿈을 갖게 된 것이 열 살 때인 1908년 어느 미술가가 선물한 환등기를 가지고 놀며 상상의 세계를 영상으로 연출하면서 연기에 관심을 가지면서라고 했다. 1920년 손병희 선생 딸과 결혼을 하고 난 뒤 천도교 소년회 모임을 조직 소년운동을 전개했으며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선포 그리고 책 '사랑의 선물'과 '어린이'를 창간했으며 색동회를 조직해 어린이 복지 향상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어느 날 저녁 방정환 선생 집에 강도가 들었다. 방정환 선생에게 돈을 내 놓으라고 위협을 했다. 방정환 선생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강도에게 줬다. 강도가 그 돈을 받아 그냥 나가자 방정환 선생이 강도에게 "여보세요, 돈을 받았으면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 하지 않겠소?"라고 말했다. 강도가 그 말을 듣고 "그래, 이 새끼야. 고맙다."라고 하며 나갔다. 얼마 뒤 경찰이 그 강도를 데리고 찾아와 방정환 선생에게…
코로나19로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충격이 발생하고 있다.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렵고, 상상하지 못할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언론의 뉴스도 코로나19 일변도여서 그 위중함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며칠 전 2019년 한 해 동안 발생한 교통사고와 관련한 뉴스가 있었는데,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3천349명으로 2018년과 비교해 많이 감소했다는 내용이었다. 전체 교통사고발생건수와 부상자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그 뉴스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확인해 본 바에 따르면 23만여 건이 발생했고, 부상자수는 34만여 명이라고 한다. 이러한 수치를 전년도와 비교하면 사망자 수는 11.4% 감소한 것이고, 발생건수와 부상자수는 증가했다. 교통사고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대체적으로 인구와 운전자수, 자동차대수, 도로연장거리 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러한 변수들은 해마다 증가할 것임에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감소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사망자 수 감소정도를 10년 전과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게 체감할 수 있다. 2009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5천838명이었으니 무려 2천489명이 감
3월의 넷째 금요일(27일)은 '5회 서해수호의 날'이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천안함 피격사건·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도발로 희생된 서해수호 55용사를 추모하고, 범국민 안보의식을 북돋우며 국토수호 결의를 다지는 날로 2016년 정부기념일로 지정됐다. 이번 중앙기념식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전사자 유가족, 생존 장병, 정부 주요 인사 등 제한된 인원만 참석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게 진행된다. 중앙기념식은 전사자 추모와 함께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 국난극복 및 한반도 평화·번영을 다짐하는 행사로 추진된다. 참배행사는 제2연평해전·연평도포격 합동묘역과 천안함 묘역에서 55용사들의 묘지를 일일이 참배함으로써 전사자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다해 유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충북남부보훈지청에서도 매년 재향군인회, 충북도와 함께 청주시 중앙공원에서 지방기념식을 개최했다. 하지만 올해는 기념식을 대신해 SNS를 통해 온라인으로 서해수호 55용사를 추모할 수 있도록 '온라인 롤콜(Roll-Call)' 행사를 지난 13일부터 서해수호의 날인 27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국민들의 참여 행사로 지청의 페이스북에…
일 년에 제사가 여러 번인 우리 집 냉장고는 늘 빈틈이 없다. 냉장고가 무려 세 대나 되는데도 말이다. 어릴 적 빼곡한 검은 봉다리(봉지나 비닐이 아니라 봉다리라고 불러야 맛이 난다) 속에서 마치 고고학자 발굴 수준으로 식재료를 찾는 엄마가 대단해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점점 커져가는 딸들의 잔소리와 정리기술을 부르짖는 TV 프로그램들에 덕분에 우리 엄마 냉장고에서 검정 봉다리들은 사라지고 칭찬해주고 싶을 만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여전히 늘 포화상태지만 말이다. 그런 엄마의 냉장고에 요즘 빈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이다. 원래도 집밥을 선호하는데다가 그나마 한두 끼 외식을 하던 주말까지도 엄마만 쳐다보는 식구들, 아니 식충이들로 엄마의 냉장고는 매일 털려나가고 있다. 비어가는 냉장고와 식단 고민 때문에 엄마의 마음 한 쪽은 늘 무겁고, 또 한편으로는 가족 모두 집에 갇혀있는 일이 많다보니 집안일에 대한 가족들의 쓸데없는 관심(이라 부르지만 잔소리)으로 다른 마음 한 쪽도 탈탈 털린다. 비어가는 곳간과 비례하여 엄마의 걱정은 쌓여간다. 게다가 나 역시 최근에는 업무로 퇴근시간이 늦는 일이 잦아지고,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