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프로야구 투수의 모자에서 양배추(甘藍)가 떨어져 화제가 됐다. 여름날 야구 경기하는 투수가 머리의 열을 낮추고자 벌인 해프닝은 미국 메이저리그까지 소개됐다. 야구 규정을 어기면서 한 행동이고 보면, 양배추가 열이 많고 땀도 많이 흘리는 체질에 적지 않은 도움이 있었던 모양이다. 지중해 연안의 서아시아가 원산지인 양배추는 양복, 양장, 양파처럼 양(洋)자가 붙어 서양에서 건너온 것을 통칭한다. 우리말 배추의 어원인 백채(白菜)와 같이 중국 본토에선 둥근 배추라고 원백채, 서양에서 들어온 배추라고 양백채라 쓰고 있지만, 타이완에선 고려 배추란 뜻의 고려채(高麗菜)라는 말을 많이 쓴다. 중국어로 '고려채'(카올리차이)라 부르는 대만 중국인들은 고려에서 들여온 채소라고 알고 있다. 사실은 1931년 대만에서 출판된《대목대사전》에 양배추가 영어로 카올리와 카울리, 네델란드에서 '코올 등으로 불려 이 발음에 가장 가까운 '고려'란 낱말을 차용했다고 한다. 품종개량과 재배기술의 발달로 연중 시장에 나오는 양배추에는 비타민C와 칼슘이 많으며, 칼슘의 흡수율이 매우 높다. 위궤양에 좋은 비타민U도 함유하고 있다. 우리는 날로 먹거나 김칫거리로…
코로나19가 면대면 만남을 사실상 중단시키고 "모든 관계 시작은 SNS으로"라는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 SNS 소통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SNS 소통이 자연스런 현실에서 메시지를 보내도 며칠 만에 확인하거나 성의 없는 답신은 소통 부재를 만든다. 모든 생명체는 밥을 먹기 위해서 땅에 붙어 있어야 한다. 이를 현실이라 한다. 필자와 함께 코로나19가 만들어온 언택트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효율적인 경제활동을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해놓고 소통이 안 되는 사람을 몇몇 경험했다. 소통 부재 상황은 가장 귀한 상대에게 어떤 모습으로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 들여다 봐야 함을 생각하게 만든다. 관심 단계에 들어가지 못한 소통 부재는 상대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현상으로 다른 현실이 지배하고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 전략 바늘에 꼬여 두를까 보다. 꽃대님보다 아름다운 빛…… 클레오파드라의 피 먹은 양 붉게 타오르는 고운 입술이다……스며라, 배암! 우리 순네는 스물난 색시, 고양이같이 고운 입술……스며라! 배암! - 서정주, 화사(花蛇), 부분. 하지만 "스며라, 배암!"처럼 현실에 급급한, 땅에
8월 내내 비가 내린다. 감람색 구름이 남서쪽에서 몰려와 하늘에 커튼을 치고, 이윽고 무거워진 물방울이 바람과 중력을 타고 대지를 적신다. 베트남의 열대성 사바나 비는 급작스레 찾아온 손님처럼 왔다가 볼일이 있다는 듯이 곧바로 떠나버린다. 구름이 천지에 물을 뿌리는 동안 숨어있던 자연은 새 모습으로 탈바꿈하며 또 다른 세계를 만든다. 우기에는 많은 동식물이 새로운 활동을 시작한다. 씨앗은 싹을 피우고, 식물들은 물과 영양을 빨아들여 수맥과 가지를 활짝 연다. 땅속에 몸을 숨기고 있던 곤충의 알도 비가 오면 깨어난다. 비 갠 들녘에 날아다니는 잠자리 떼는 새집을 찾는 신랑 각시처럼 곱다. 며칠 전, 사무실 뒤편의 웅덩이에서 피라미 떼가 뛰노는 모습을 보았다. 메말랐던 땅에 어떻게 물고기가 들어 왔는지 신기했다. 땅속에 숨어있다가 나타났을까, 아니면 바다까지 이어졌던 비의 물길을 따라 흘러들어왔을까. 짧은 지식으로는 알 수 없는 오묘한 자연의 원리이다. 이렇게 천둥과 번개를 거느린 구름 비가 지나간 뒤, 온 만물은 새롭게 소생한다. 초목의 빛깔을 바꾸는 것처럼, 빗물은 사람의 심상도 바꾼다. 물의 세계는 침잠과 성숙의 세계이며 원초적인 것을 갈망하는
얼마 전 자동차를 점검하러 서비스센터에 갔다.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맡기고 가란다. 서비스센터 앞에 마침 버스정류장이 있어서 버스를 타기로 했다. 운전을 하게 되면서부터 짧은 거리도 버릇처럼 차를 타고 나가게 된다. 정말 오랜만에 버스를 탔다. 버스만 타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오래된 장면이 있다. 책읽기를 좋아했던 중학교 시절의 일이다. 시골에서 도심지 학교로 버스를 타고 통학했다. 통학거리가 멀었던 나는 늘 만원 버스에 시달렸다. 매달리다시피 겨우 버스를 타고 숨도 못 쉴 만큼 빡빡한 버스 안에서 꼼짝도 못하고 서 있는 일은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버스 안내양이 한 명이라도 더 태우려고 매달려있는 우리를 밀어붙일 때는 거의 마른 오징어가 되었다. 남녀 가릴 것 없이 우리는 한 무더기가 되어 안으로 안으로 구겨넣어지곤 했다. 지금 생각해도 만원 버스의 추억은 아찔하다. 그 시절은 일요일에도 자율학습을 위해 등교하곤 했다. 내 공부방이 없었을뿐더러 농촌 마을 주변에는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독서실도 도서관도 없었다. 다만 일요일에 타는 버스는 사뭇 달랐다. 여유 그 자체였다. 주말 시골길을 달리는 한산한 버스에 앉아 잠시나마 책을 읽는 것이 시
장마철이라고 연일 비가 내리더니 오랜만에 맑은 하늘이 청량하다. 뜨겁게 내민 햇살을 받으며 커다란 상자를 받아드니 묵직한 무게가 허리로 전해진다. 상자를 든 채 차 문을 열어보려다가 찌릿한 전기가 허리에서 발끝으로 요동치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상자를 떨어뜨렸다. 엉망이 된 상자를 다독여 차 안에 밀어 넣고 나머지 방역물품을 가지러 교육지원청 문을 향해 다시 들어간다. 오늘은 이렇게 코로나 일상을 마무리했다. 고된 농사일로 입이 깔깔하여 밥맛이 없다 하시던 부모님 말씀이 떠오른다. 당시에는 밥맛이 왜 없을까라는 생각도 없이 그 소리를 흘려들었는데 내가 요즘 그렇다. 하루가 일찍 시작되어 예전보다 30분 일찍 출근길을 나선다. 아이들보다 일찍 출근하여 장갑과 마스크로 무장하고 교문에서 발열체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활짝 웃으며 달려오는 아이를 안아주던 때가 그립다. 이제는 손잡아주며 마음을 다독일 수도 없고 그저 눈인사만으로 교감해야한다. 마스크 너머로 말소리는 둔탁하고 두 팔 벌린 간격으로 마음마저 멀어질까 걱정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들의 일상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할머니 차에서 내린 아이가 멀리서 뛰어오며 소리친다.
비는 원래 양면적이다. 낭만인지 우울인지 우천(雨天)이 그렇고, 자원인지 재앙인지 우량(雨量)이 그렇다. 결과가 해갈일 수도 멸실일 수도 있다. 세찬 장대비도 난분분하는 는개와 공존하니 이중적이다. 직종별로 희비애환이 다르다. 누군가를 구속하고 격리하겠지만 누군가에겐 해방감이나 안도감을 주는 비야말로 표리부동하다. 수많은 시와 노래에서 보듯 그리움에서부터 애증, 회한에 이르기까지 빗줄기와 빗소리에 투영된 감정은 실로 다면적이다. 이처럼 그때그때 다른 것이 비의 속성이거니와 기록적인 이번 장맛비는 유난히 많은 이슈를 뿌려 놓았다. 기후변화와 4대강 사업 같은 거대담론에서부터 댐 방류타이밍, 인공수초 집착, 복구현장 복장상태 논란에 이르기까지 그 끝이 아득해 보였다. 따뜻한 위로와 활발한 대책 논의보다는 삿대질 버릇만 키운 듯해서 여러 모를 생각게 한다. 비는 한때 허물, 욕망, 고독도 덮어 주는 고마운 '장막' 이미지였다. 연전에 코이카 단원으로 인도네시아 반자르마신에서 2년간 혼자 지낼 때다. 오후 두세 시면 비가 어김없이 '장하게 오시는' 거다. 길어야 1시간쯤, 빗밑이 재서 더위만 식혀만 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비 오면 마치 재충전 받는 기분이
공자께서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 이란 말을 하였다.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이웃이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남의 허물을 덮고 자신이 피해를 보더라도 조금 넉넉히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많은 사람이 따른다. 공자는 인간 됨됨이를 설명하는 것에 많은 이야기와 명언을 남겼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 간 관계 맺기를 통해 이해관계가 형성되며 발전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이해관계가 사회신뢰를 구성하는 중요한 근간이 된다. 관계 맺기가 잘되려면 넉넉한 포용의 마음이 있어야되며 이런 것이 신뢰 사회로 연결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집단 감염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를 통해 국가의 행정과 시민, 학생의 활동 등 어려움이 끝나지 않고 있다. 사람 간 전파는 사람 활동에 제약을 남기고 마주 대면하는 사람 간 관계의 어려움을 남긴다. 나 외 모르는 사람에 대한 거리감은 관계 맺기가 중요한 사회에서 활동의 위축이 가속화된다. 그럼에도 사람 간 전이되는 전염병 예방을 위해서 사람 간 거리두기는 자신과 사회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되는 일이다. 과거 일상이 좋았다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전염병을 종식 시켜야 한다. 모이지 말라 외치는 질병관리청의 이야
날이 갈수록 쓰레기는 늘고 재활용해야 할 일회용품의 양 또한 늘어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 시민들의 분리배출 의식이 매우 높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손을 잡고 정해진 요일, 정해진 장소에 플라스틱과 종이, 고철과 유리를 분리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그 덕에 우리나라 쓰레기 재활용은 환경부에서 고시한 자료를 기준으로 2017년 기준 생활폐기물 발생량 중 재활용된 총 비율은 61.5%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은 24.6%에 그친다. 그러나 이 데이터에는 맹점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폐기물 재활용 현황은 분리배출된 생활폐기물이 재활용 처리 업체로 들어가는 것만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그 뒤에 그 폐기물이 어떻게 이용되는지는 사실상 파악이 불가능하다. 정부가 파악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흐름은 여기서 멈췄다. 2019년에 환경부가 발표한 2017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전체 재활용 업체 중 약 74.5%가 종업원 10명 이하인 영세 사업장이다. 종업원 100명 이상의 업체의 비율은 약 1.43%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영세 사업장에서는 분리배출된 재활용 쓰레기가 올바른 형태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선별·분리 작업을 제
인간은 사회적동물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와 성실이다. 신뢰 신의를 위해서는 정직이 밑받침이 돼야하고 성실을 위해서는 근면이 함께해야 한다. 신의, 정직과 관련 전해 오는 이야기가 있다.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이솝이야기 양치기 소년 이야기이다. 우화의 주인공 양치기 소년은 매일 양떼를 몰고 마을 뒷산에 올라가 풀을 뜯기고 돌보았다. 그런 그가 하루는 동네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동네 사람들 도와주세요. 늑대가 나타나 양을 잡아먹어요." 그 말을 듣고 동네사람들이 몽둥이를 들고 마을 뒷산으로 몰려갔다. 늑대는 없고 양들은 평온한 가운데 풀을 뜯고 소년은 낄낄거리며 즐거워했다. 동네 사람들을 놀린 것이다. 동네사람들이 자기 말에 속아 몰려오는 것이 신이 난 또 얼마 후 똑같이 소리를 질렀다. 동네 사람들은 그 아이가 설마 또 거짓으로 소리를 지르지는 않겠지? 하고 다시 몽둥이를 들고 몰려갔다. 역시 거짓말이었다. 또 속았다. 소년은 동네사람들이 자기 말에 속아 몰려다닌 것이 재미가 났다. 그런데 진짜 늑대떼가 몰려와 양들을 잡아먹었다. 그래서 또 동네로 향해 소리를 질렀다. 이번에는 거짓말이
왼쪽 손가락을 다쳤다. 약국을 나서는 중 아이와 뒷사람에게 문을 열어주며 다른 생각을 하다 손이 미처 다 나오기도 전에 문이 닫히며 손가락이 끼이는 일이 있었다. 순간 정신을 잃을 듯 고통스러웠다. 손가락이 눈에 띄게 부어오르고 손톱에는 검붉은 피가 차올랐다. 저녁 시간에다 아이가 있어서 바로 병원을 가지 못했다. 다음날이 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혼자만의 생각에 고통을 참으며 하룻밤을 지새웠다. 다음날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병원의 진료를 받고 손가락에 깁스를 하고 진통제를 처방받았다. 진통제를 먹으니 고통이 한결 나아졌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일에 지장이 생겼다. 당장 씻거나 집안일을 하는 것이 가장 불편했고 키보드의 자판을 치는 일도 속도가 매우 더디게 되었다. 또 손이 다친 와중에 개인적으로 중요한 일이 생겨 마음이 몹시 심란했다. 가까운 작가님 중 민화로서 행복을 표현하는 분이 있다. 그림에 있어 보이는 행복은 화려하고 눈에 잘 띄는 모란으로 그리고 모란과 잘 어우러지도록 네 마리의 투명한 토끼를 그려 보이지 않는 행복을 표현했다. 처음 그림을 직면했을 때 토끼는 잘 보이지 않는다. 자세히 보아야만 토끼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난다. 전통적 의미로 부귀
음성군 대소면은 1914년 일제에 의한 군면 폐합에 따라 충주군 대조곡면(大鳥谷面)과 충주군 소탄면(所呑面)을 병합하여 대조곡(大鳥谷)과 소탄(所呑)의 이름을 따서 대소면(大所面)이라 한 것이다. '대조곡(大鳥谷)'이라는 자연 지명의 뿌리는 '큰+새(사이)+골'이라는 의미일 것이라는 추정을 해 본 바가 있는데 그렇다면 '소탄(所呑)'의 뿌리는 무엇일까? 조선 시대에 '소탄면(所呑面)'은 본리(本里), 성산(城山), 부윤(富潤), 상대(上台), 하대(下台), 신촌(新村)의 6개 동리로 구성되어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행정 지명을 보면 각 면(面)의 면소재지를 '본리(本里)'라 하였다. 그러므로 소탄면의 '본리(本里)'는 '소탄면(所呑面)'의 면소재지로서 이 마을의 자연 지명이 '소탄(所呑)'이었기 때문에 '소탄면(所呑面)'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현재의 '소탄(所呑)'마을은 음성군 대소면 성본리에 속하는 자연 마을로서 남쪽으로는 최성미가 있고, 북쪽으로는 각골이 있다. 본래 충주군 소탄면(所呑面)에 속해 있던 지역이었으나 1906년에 음성군에 편입되었다. 그후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본리와 성산리 등을 병합하여 성산리(최성미)의 '
지난 2월부터 확산된 코로나19에 더하여, 사상 유래 없는 호우로 인해 전국 여러 곳에서 농경지와 가옥이 침수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피해가 발생한 지역 내의 자원봉사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단체와 개인들이 자원봉사를 지원하여 피해복구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지역 간 이동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가까운 이웃의 도움의 손길은 어느 때 보다 고맙게 느껴진다. 정부는 전국의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가까운 우리 이웃의 안녕(안부·안전·안심)을 묻고, 자원봉사 주도로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도모하기 위한 '안녕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으며, 정부의 노력만으로 지역사회 곳곳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때에 자원봉사를 통해 지역주민이 함께 사는 공동체로서 주변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으로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조금 더 나은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에 힘을 모아보자는 것이다. 전국 자원봉사센터에서 추진 중인 안녕캠페인은 인구노령화, 환경오염, 아동·청소년, 생활환경, 자원봉사, 다문화 등 현재 우리 사회의 주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노인·아동 보행안전(경상
조선 말엽 가혹한 세금 징수는 백성들에게 가장 큰 고초였다. 세금을 제때 못낸 백성들은 관의 형벌이 두려워 전답이나 집을 팔았고 심지어는 자식들까지 노비로 주었다. 관아의 독촉을 피해 고향을 버리고 떠나거나 산속으로 숨는 백성들도 있었다. 조선 후기 '홍경래 난'이나 동학혁명 등은 국가와 탐관오리들의 수탈에 대한 저항이었다. 이런 지속된 백성들의 저항으로 조선은 5백년 사직을 열강에 내 주는 가장 참담한 처지로 전락했다.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은 국토의 끝 땅 강진에서 귀양을 살며 가렴주구를 개탄한다. '옛날에도 이른바 세금을 징수하는 일은 각박하지 않았으며 이는 백성을 다스리는 수령으로서 마땅히 본받을 일이다. 어리석고 우둔한 수령들은 나라에 이바지하다는 명분으로 백성들이 뼈에 사무치도록 마구잡이식으로 빼앗는다.' 다산은 또 '세금 징수는 흔들리지 않아야 하지만, 어루만지고 돌보는 것이다. 형벌은 착오 없이 내려야 하지만, 교화하는 것이다. 봄에 구휼하기를 자식처럼 하고, 가을에 거두기를 원수처럼 해야 한다. 위엄은 청렴에서 생기고, 정사는 부지런함에서 이루어진다.'고 목민관들을 훈계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올바른 관리가 아주 없던…
자영업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대출금 상환과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에 이중고를 겪던 중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정부 지원 저이자 상품으로 대출을 변경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대출 변경을 하려면 기존 대출금을 먼저 상환해야 하므로, 안내해드리는 계좌번호로 대출금을 먼저 상환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 그래도 힘든 상황에 정부 지원 대출이라는 말에 마음이 흔들린 그는 대출금 2,000만 원을 계좌로 입금한 후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해당 전화는 불통이 되고 만다. 이제 우리 사회에 흔한 일이 되어버린 보이스피싱 사례이다. 최근 발생하는 보이스피싱 사례들을 살펴보면 정부지원, 긴급재난지원금 등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시민들을 대상으로 약한 부분을 파고들어 돈을 갈취하는 등 그 수법이 더 악랄해지고 있다. 흥덕경찰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한 해에만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액은 6,400여억 원에 달하고 2020년 상반기에만 3,300여억 원에 달하는 등 피해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다. 충북으로 한정하면 그 피해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2019년 충북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는 976건이 발생해 그 피해액은 127여억 원이었지만, 2020년 상반기에만 473건이 발
요즘 시골을 다니다 보면 '주인 허락 없이 무단출입하면 형사처벌 받을 수 있다'는 표지판과 함께 농기계 등으로 길을 막고 있는 현장을 어렵지 않게 목격하게 된다. 마을주민들이 오랜 세월 통행하던 농로나 마을안길을 어느 날 갑자기 사유지라는 이유로 가로막아 조용하던 시골 마을이 갈등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게 된다. 여기에는 주로 귀농인이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다. 먼 길을 돌아가거나 아예 농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안내면 사는 지인 한 분도 이러한 일로 80 평생 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 옥천읍으로 이사를 나와 살고 있다. 먼 곳 남의 일이 아니고 바로 내 주위에서 심심찮게 발생하는 바로 우리들의 생활밀착형 문제다. 이는 비단 우리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농촌 마을 곳곳에서 이와 같은 문제로 주민들 간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문제는 이런 민원이 발생하여 마을주민들이 어렵게 통행권 보장요구하며 소송을 해도 법원에서는 땅 소유자 손을 우선 들어주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을주민 공동으로 사용하던 통행권보다는 개인 소유권을 우선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목이 주민들을 더욱더 어렵게 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주동자 역할을 하고 있다. 보통
지난 13일 한 중앙 일간지에는 주목할 만한 기사가 하나 실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 일본은 물론 대만도 핵무장을 허용하는 문제에 대하여 논의해 볼 용의가 있다는 말을 했다는 내용이다. 이 기사를 보면서 맨 먼저 생각나는 것은 석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대통령 선거다. 돌발적인 트럼프의 성격을 감안하면 불리한 판세를 역전시킬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때도 중국 북한 인도 파키스탄 등 핵 보유 국가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아시아 3국이 핵무장을 하면 미국의 방위부담이 훨씬 가벼워질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 그렇지만 당선 후에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는데, 이는 아무리 트럼프라도 수십 년간 유지해온 비확산 정책을 폐기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트럼프 다음으로 생각나는 게 10·26사건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10,26사건으로 서거했을 때 많은 사람이 김재규 중정부장이 어째서 대통령을 시해했느냐는 의문을 가졌다, 김재규가 얼간이가 아닌 이상 군부와 연계도 없이 단신으로 육군본부로 갈 수 있겠느냐고 의심하면서 반드시 배후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일찍 온 폭염을 장마가 밀어냈다. 격주로 등하교하는 둘째를 교문에서 태우고 넉넉한 저녁을 위해 빗소리가 들리는 창가 옆에 앉았다. 숯불에 막창과 뒷고기를 올려놓고 코앞에 닥친 시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 사이 느닷없는 질문이 날아온다. "제가 갈 때도 반대하실 건가요? 반대 이유 다섯 가지만 말해주세요." 순간 머리를 굴려야만 했다. 머뭇거리는 사이에 말이 이어진다. "성적이 돼도 가지 말라 하셨다면서요? 하시는 일들을 늘 자랑스러워 하셨잖아요, 재미있어 하셨고요. 그런데 우리는 왜 그런 일을 하면 안 된다는 거죠?"고기가 익었다. 뚜껑을 제거한 후 기울어진 병목에서 흐르는 계곡 물소리를 빈 잔에 담았다. 둘째는 아직도 젓가락을 들지 않는다. "음, 초등교사 생활도 참을 수 없을 만큼 힘든 일이 많기 때문이야." 불향을 먹은 뒷고기와 막창을 번갈아 씹으며 다음 말을 궁리 했다. 불만족스런 대답에 푸념을 한다. "첫 번째 이유는 납득되지 않네요. 말 안 듣기로는 초등보다 중등이 심하잖아요. 그래도 이유를 대셨으니 나머지 네 가지나 말해 주세요."입 속의 막창이 질겨졌다. 뒷고기도 씹을수록 퍽퍽하다. 이젠 병목을 기울여도 계곡 물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
아직도 아프리카 등지의 여러 지역에서 기아와 빈곤으로 많은 사람이 힘겨워하고 있다. 충분하지 못한 영양 섭취는 성장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면역력 등을 떨어뜨려 질병에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한편에서는 많은 음식물이 여전히 버려지고 있다. 이것은 소비 이후의 과정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생산·운반·포장 등의 과정을 통해, 또 유통·소비되는 전 과정을 통해 버려지는 음식물은 상당하며, 이러한 낭비는 경제적·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지만 과다한 생산으로 인해 환경적인 부담으로도 작용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음식물이 버려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의 생활습관을 살펴봐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된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다량으로 구입해놓고 유통기한이 지나서 버려지는 음식물이 많은데 최근 한 달을 돌이켜봐도 개인적으로 버린 음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잘못된 소비습관이자 구매 패턴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의 문제를 고치기보다는 이러한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큰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위와 같은 문제를 인지하게 됐을 때 우연히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죽는가'라는 책을 접하게 됐다. '쓰레기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인가? 50여일이 넘는 역대 급 최장기간의 장마를 겪으며 금수강산이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산사태로 마을을 휩쓸어 삶의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은 공공시설에 임시로 거처를 옮겼다. 논밭은 한창자라는 농작물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곳을 바라보며 농민들은 망연자실(茫然自失)하고 있다. 인명과 재산피해가 너무 커서 지칠 대로 지친 민심은 흉흉하고 습도가 높아 빨래도 마르지 않는 눅눅하고 꿉꿉한 나날을 보내며 우울감에 빠져있다. 간간이 햇볕이 나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이 번 장마는 집중호우가 이렇게 무섭다는 것을 보여준 장마였다. 코로나 19로 정상생활이 실종 된지 반년이 되었는데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장마까지 겹쳐서 천재지변(天災地變)의 재앙이 위기감을 불러오고 말았다. 자연(하늘)도 무심하지 인간들에게 이렇게 감당하기 어려운 좌절감과 절망감을 준단 말인가? 최근 인류에게 안겨준 재난을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자연이 화(禍)가 나도 너무 크게 난 것 같다.' 자연이 인간들에게 너무 심한 보복을 가하는 것 같다. 성인(聖人)들의 말씀을 살펴보면 천지(天地)는 불인(不仁)하다고 하였다. 자연이 인간을 크게 사랑하며 인(仁)
지난주에 몇몇 언론에 어느 학교에 관련된 기사가 나왔는데 마침 필자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다. 앞뒤 사정이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학생의 욕설과 학부형이 폭력배와의 친분을 거론하며 여교사의 집과 차, 아이가 누군지 알고 있다며 겁을 주었고, 이후 교사는 병가와 장기휴직을 들어갔다는 내용이다. 필자는 사건 자체보다 교육당국의 사후처리에 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해당학교에서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렸는데 사건을 직접 지켜본 교사는 제척시키고, 피해 교사도 참석시키지 않고 위원회를 개최하여 구성과 절차에 공정성이 결여되지 않았는지 의문이 든다. 또한 교권침해의 여부만 학내 위원회에서 판단하고 처벌 수위는 교육청에서 결정해 온 규정이 올해부터 바뀌어 처벌까지 학내 위원회에서 결정한다고 한다. 문제는 이 처벌의 경중에 납득할 수 없어 교육청에 항고를 하여도 처벌 사항의 변경은 못한다는 규정이다. 2심 재판은 열리는데 1심 재판과 형량변경이 없다면 누가 재판을 다시 받겠는가? 여기에 이 학생이 학원폭력으로 조사 중인 사건에 관련하여 이 학부형이 지역학부모연합회장에게 청탁을 하려던 내용도 놀라웠다. 거리가 꽤 먼 지역회장을 만날 정도면 가까운 권력자들에겐 어떠할지 상상이 안되기
참 오래도록 무심천 근처에 살았다. 유년기를 무심천과 중앙공원을 놀이터로 삼아 자라왔고 청소년기도 무심천을 건너 반대편 천변에서 살아왔다. 무슨 이유인지 타지의 삶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와 중년의 나날을 또 무심천과 함께 보내고 있다. 폭우가 도시의 경계를 지우고 간다. 이런 날에는 무심천으로 물을 보러 간다. 얼마나 물이 찼는지 눈으로 봐야 걱정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안방까지 물이 차는 수해를 당해 본 사람은 그날의 공포를 쉬 지울 수 없을 것이다. 80년도에 우리 가족은 서원대 부근의 천변이었다. 둑의 높이와 지붕의 높이가 거의 같으니 위험을 안고 있긴 했다. 폭우로 무심천의 수위가 높아지는 것을 보면서도 온 가족은 걱정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집에 물이 차리라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었다. 갑자기 하수구 맨홀 뚜껑이 펑 소리를 내며 마당부터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놀라서 광에 쌓아놓은 연탄부터 옮기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부질없는 짓이었다. 순식간에 연탄은 와르르 쓰러져 내리고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를 둘러업고 근처의 학교로 대피하는 수밖에 없었다. 부엌에 물이 차고 솥에 담긴 밥도 꺼내지 못했는데 안방의 이불장까지 찰방찰방 물이 찼다.
세상이 확실하게 바뀌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공포에 기존의 인간사회가 전복되어 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복작거리며 사는 소소한 행복과 침 튀기며 떠드는 즐거움도 빼앗겼다. '몸은 언택, 마음은 컨택'란 구호가 나왔다. 사람간 거리 유지가 서로 기대어 살던 마음마저도 멀어지게 한다는 반증이다. 다수의 사람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아래 개인은 한없이 작아졌다. 만물의 영장이라던 우리가 이렇게 허약한 존재였던가· 얄팍한 마스크 한 장에 삶을 의지해야 할 만큼 부실한 건축물 속에서 지금껏 살아왔단 말인가? 아직은 일시적 현상일 뿐이고 곧 극복될 것이라는 바람으로 버티는 것 같다. 인류의 역사가 그래왔던 것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공동체적 믿음이 있기에 제자리를 유지하고 있나 싶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Before Corona 시대로 다시 되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니 With Corona 시대를 대비하라고 한다. 나에게 당면한 현실은 학생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이다. 지난 학기는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국가 정책과 학교에서 제시하는 지침에 따라 강의를 진행했다. 이론과목은 매주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학생들은 정해진 시간에 그것을 보면서 각자의 집에서 공부했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음식물 쓰레기는 지난 2016년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환경부)에 의하면 2013년 1만2천501t/일, 2014년 1만 3천222t/일, 2015년 1만4천220/일, 2016년 1만4천389/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매립에 의한 각종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지난 1994년 정부는 대규모 식당에 대해 음식물 쓰레기를 자체 처리할 수 있는 감량화 기기를 설치하도록 유도했고, 이를 계기로 음식물 쓰레기와 관련된 각종 정책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의 대표적인 실천과제로 선정하고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전면 시행, RFID 기반 종량제 시스템의 단계적 확대 시행 등을 포함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또한 2013년에는 전국 144개 음식물 쓰레기 분리배출 지역을 대상으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전면 확산 도입했다. 이처럼 정부의 음식물 쓰레기 관리·처리를 위한 정책 기조는 초기 '자원화'에서 '재활용을 위한 감량'으로 변화했고, 현재는 발생 이전 '원천적 감량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의 감량 효과를 분석한 결과 음식물 쓰레기
IT계의 천재, 스티브 잡스가 남긴 말 중의 하나, '매일매일 죽음이 계획에 들어가게 살자'고 했다. 존엄한 죽음, 웰 다잉. 서양인들은 웰 다잉 하는 것이 웰빙을 완성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미 죽음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해 왔다고 한다. 매주 월요일마다 부검을 진행하는 법의학자 유성호님도 '웰 에이징(well aging)-한 사람이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준비하고 논의' 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삶의 계획이 중요하듯이 죽음계획 또한 중요하다고 하며. 요즈음 우리사회에서 죽음을 낯설지 않게 듣고 체험까지 하는 기회가 여러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죽음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 옆집, 우리 가족에게도 있다는 것을 알고 가족끼리 앞으로 닥칠 죽음에 대하여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이야기 하는거란다. 천년고찰 '영국사'가 있는 천태산 기슭에서 오십년 전의 친구들은 년중 행사로 해마다 동창회를 가져왔다. 그날이 오면 고향을 지키는 친구들은 외지에서 오는 친구들에게 주연(酒筵)을 만들며 무대를 장식하고 과꽃, 찔래꽃 이름 모르는 풀과 들꽃을 화병 가득 꽂아 놓았다. 그중에 맏이처럼 굼뜬뜬하게 오고갔던 그는 일박이일의 동창회
일상이 고통의 연속이다. 역병의 창궐도 두려운 데 이젠 기나긴 장마가 삶을 위협한다. 코로나 19의 경우 단순히 인간 육체에 질병의 고통과 죽음만 안겨주는 게 아니다. 세상사가 코로나 19로 말미암아 단 몇 개 월 만에 그 판도가 확 뒤바뀌었다. 갑작스레 변모한 이 사회적 현상에 익숙하지 않아 한편 삶이 여러모로 힘들고 불편하다. 이 탓에 미래를 조망할 능력도 잃었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 지인들을 만나면 식당에서 구수한 보리밥을 앞에 놓고 맘껏 수다도 떨며 정을 나눴다. 이렇듯 장대비라도 소리치며 쏟아지는 날에는 근처 커피숍을 찾아 그윽한 커피 향에 매료되기 예사였다. 이젠 지난날 소소한 일들이 코로나 19로 말미암아 옛 시절 이야기로만 치부해야 할 형편이다. 도무지 코로나19가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또한 이번 폭우로 곳곳에서 귀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고 실종됐다. 또한 아까운 재산과 애써 가꾼 농경지를 수마水魔에게 빼앗겼다. 이런 형국이니 삶이 무미건조 하여 삭막하기 그지없다. 도대체 우리의 이 고통은 언제쯤 멈출 것인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 때 '삶이 아무리 힘들지만 어찌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만 할까·' 라는 생각이…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