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 난지 100일이 지나 볼에 살이 오르자 엄마가 말씀하셨다. "오늘은 교회에 갈까요? 하나님 앞에 가는 첫날이니 예쁘게 입어야지요?" 하시면서 분홍 원피스를 입혀주시고 머리에 분홍 핀을 꽂아 주셨다. 아빠가 말씀하셨다. "신생아가 교회에 처음 나오면 목사님이 안고 강단에서 축복기도를 해주셨단다. 교인들에게 아기얼굴을 보여주시며 꽃다발을 주셨는데 목사님 비말 문제로 생략할 것 같구나." 하시면서 귀신같은 코로나19 때문이라고 불만하셨다. 어서 이 시절이 지나가야 하는데 정말 걱정이라며 내 얼굴에 꽃무늬 마스크를 씌우시고 유모차 투명 덮개를 씌우셨다. 나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는 신비한 나라에서 왔다. 시작이 언제였는지는 모르나 그 나라는 나만을 위해 마련된 나라였다. 쿵, 쿵, 심장소리, 꼬르륵~ 생수 넘어오는 소리가 청각을 키웠다. 사각거리는 소리와 풍기는 각종 음식 향이 몸을 살찌우고, 엄마가 하는 좋은 생각들, 들려주는 노래, 정다운 말소리들이 정서를 살찌웠다. 따사로운 물결을 타고 놀다 쉬~ 숨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오매불망 기다린단다, 우리 어서 만나자?" 하는 굵직한 음성이 들릴 때면 헤엄을 멈추고 쫑긋했다. 더 이상 그곳에서 살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과 음식 배달 등 비대면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일회용품과 재활용 쓰레기도 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수출이 막히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재활용 쓰레기 수요는 오히려 줄고 있다 보니 처리되지 못한 재활용 쓰레기들과 일회용품 쓰레기가 늘고 있다. 일회용품이 썩는 데 우유팩은 5년, 나무젓가락은 20년, 일회용 비닐봉지는 500년 이상, 플라스틱 통은 500년 이상이 걸린다. 일각에선 코로나 사태가 지나고 나면 쓰레기 대란이 온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라고 한다. 일회용품 줄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대표적인 하나는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이 있는 머그컵 대신 일회용을 사용할 수 있게 일회용 컵 사용 규제 완화를 하고 있다. 카페의 일회용 컵 규제로 인해 매장 내에서 머그컵 사용이 정착돼가고 있던 차에 안타깝지만 종이컵 대신 개인 텀블러를 사용함으로써 음료 할인도 받을 수 있고, 식초·베이킹 소다를 활용해 텀블러를 자주 세척하면 청결도 유지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비닐봉지 소비량은 연간 420여 개라고 한다. 비닐봉지에 세금을 부과한 덴마크의 경우 연간 4개로 조사되는 데 반해
음성군 삼성면 능산리에 황새말(황샛말)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황새가 많아서 황새말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에도 황새울(黃石)과 황새말(鶴村)이라는 지명이 있다. 황새말은 양지면 양지리에 있는 마을 이름이고 황새울은 백암면 석천리에 있는데 두 마을은 황새로 인하여 생긴 이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황새말은 황새가 많이 날아와서 황새말이라고 하였고 황새울 또한 마을에 있던 큰 소나무에 황새가 항상 깃들어서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황새와 연관지은 유래를 가진 황새말이라는 지명은 보은군 내북면 상궁리의 '황새말'을 비롯하여 충남 공주시 송선동, 충남 부여군 장암면 정암리, 충남 청양군 화성면 광평리, 충남 부여군 내산면 묘원리, 경기도 평택시 도일동,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가야리, 경북 김천시 구성면 송죽리,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양지리, 경기 화성시 정남면 계향리, 경북 봉화군 법전면 법전리, 경북 경산시 하양읍 대조리 등에 분포되어 있다. 그렇다면 지명에 나타나는 황새는 실제로 황새를 말하는 것일까? 오늘날은 황새가 멸종 위기에 있어 특별한 지역이 아니면 보기가 어렵지만 옛날에는 시골 어느 마을에서도
'세한삼우(歲寒三友)'는 매화(梅), 소나무(松, 대나무(竹)를 지칭한 것이다. 찬 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아 선비들의 지조와 절개의 상징이 되었다. 논어 자한(子罕) 편에도 '추운 겨울이 돼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더디게 시드는 것을 깨닫는다(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也)'고 절의를 비유했다. 조선의 여류들도 세한삼우를 사랑했다. 부안명기 매창(梅窓)은 이름대로 매화를 가까이했으며, 옥천이 고향인 여류시인 옥봉(玉峯)은 대나무와 매화를 작품의 소재로 삼았다. 옥봉은 잘생겼던 부군 조원(趙瑗)을 대나무에 비유했다. 자신은 한 떨기 작은 매화라고 했다. 작은 매화꽃 더욱 빛나고(小白梅逾耿) / 푸르른 대나무는 한창 곱구나(深靑竹更姸) / 난간에 기대어 홀연히 내려오지 못하니(憑欄未忽下 ) / 달 떠올라 둥글어 질 때까지 기다리노라(爲待月華圓) 부군과 더불어 누각에 올라 시가(詩歌)를 화답하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을 그대로 나타낸 것이다. 오늘만이라도 부군의 모습을 오래 간직하고 싶었던 문학소녀 옥봉. 동산에 떠오르는 보름달을 바라보며 애틋함을 더 나누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부안 명기 매창의 문학에는 매화가 많이 등장한다. 불
작은 소나무 분재를 들여왔다. 이등변 삼각형의 모양이 꽤나 안정적이다. 이대로 계속 자란다면, 기꺼이 임금의 가마를 위해 늘어진 가지 한 자락 슬쩍 들어 올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작은 체구에 다부진 밑둥과 쩍쩍 갈라진 줄기마다 나름의 서사가 있을 터. 새삼 그 세월이 기특하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서 보고자 야생에 있는 나무를 캐어다 마당에 심었고, 더 가까이 보고 싶어 분에 심었으리라. 밤이면 가지에 달을 걸고, 가끔은 속삭이듯 바람 소리도 전했으리. 매무새 반듯한 선비의 책상에서 눈 맞추며 마음 또한 통했으렷다. '분재'의 이미지는 아름답지만, 폭력적이다. '분재란 식물을 화분에 심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한다. 그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인공의 재료로 칭칭 감아 휘고 비트는 모순이라니, 도저히 이해 못 할 취미라 생각했다. 하지만, 본디 예술이란 자연에 인공미를 가미한 결과로 나타난다. 재료가 살아있는 나무라는 것일 뿐, 그러니 분재예술의 속성은 아이러니에 있으리라. 손바닥만 한 토분은 깊이 또한 삼 센티가 안 된다. 그 옹색한 세상에서 한 움큼의 모래흙에 생명을 딛고 서 있는 소나무의 현실은 아름다움으로 말하
'코로나 블루'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단어가 이제는 어느덧 우리 삶 속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일상생활 제약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장애인체육 역시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훈련장 시설이 폐쇄 및 출입제한이 되어 집에만 머무르며 생기는 답답함과 코로나19에 감염 될 수 있다는 불안감, 장애특성상 작은 신체적 증상과 변화에도 '코로나가 아닐까'하는 두려움 등이 생기면서 코로나 블루에 노출되고 있다. 국가적 재난에 가까운 감염병 상황에서'코로나 블루'는 지역사회 깊숙이 파고들었고 그 흐름은 장애인과 노인, 저임금노동자들과 같은 사회적 취약계층에 더 빨리 스며들고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충북장애인체육회는 코로나19 사태에 운영 방침을 종목별 선수단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질병관리본부 지침을 준수하며 감염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다 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향후 2~3년간 지속 된다면 분명 장애인체육도 새로운 방식의 선수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의도치 않게 찾아온 코로
제대로 시(詩)를 쓰거나 근사하게 지어 본 적이 없다. 운율, 라임, 의미부여등 모든 것을 생각하며 시를 짓는다고 생각하면 몸이 오그라들면서 멈칫 하게 된다. 그럼에도 난 자주 시를 읊는다. 주말 이른 아침 산행 길은 시를 읊조리기 좋은 시간이다. 숲 속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반짝이며 흔들리는 나뭇잎들 사이를 걷다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 이렇게 예쁜 순간을 만나면 따뜻한 기억으로 붙들어두고 싶어진다. 그럴 땐 옆에서 묵묵히 걷는 남편에게 "내가 시 하나 지어 볼게요." 하며 그냥 떠오르는 느낌을 말한다. 이른 아침 산책길/올까말까 망설였는데/잘했어, 오길 잘했어!/떡갈나무 사이로/햇살이 손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재잘재잘 말을 걸어오네./그래그래~~/너희들도 내가 반가운 게로구나. 가파른 산길 오르는데/멀리서 산들바람 불어와 속삭이네./조금만 참아. 조금만 더 힘을 내./고개 오르면 산등성이에/땀 식혀줄 골바람이 기다리고 있어./그래그래~~/거기서 살얼음 동동 막걸리 한잔 마셔야지. "음, 이 시(詩) 꽤 괜찮은걸!" 혼자 만족해보지만 사실 뭐 시랄 것도 없다. 빈둥거리며 주말을 보낼까 했는데 산행 가자는 남편에게 투덜대며 따라나섰다. 나
세상을 살다가 보면 영광스러운 일도 있지만 수모를 당할 때도 많다. 그때마다 자신을 숨기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건 본능이다. 이럴 때 대처하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꿋꿋이 견디면서 기어코 명예를 회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개명이나 성형을 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리 얼굴을 뜯어고치더라도 성격을 개조하지 않으면 본성은 언제든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치욕스런 일을 또 당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생각을 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게 국정원이다. 중앙정보부로 출발해서 군사정권의 안보를 위해 전념하다가 보니 해체요구가 빗발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김재규가 박정희를 시해하는 10·26 사건까지 일으키자 신군부가 국가안전기획부로 개편하는 수술을 단행했다. 이름만 개명이었지 정권안보라는 역할은 계속함으로써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면서 국가정보원으로 개편했다. 사람으로 치면 성형수술까지 한 셈이다. 그러나 정권안보에 활용하고 싶은 마음도 적잖았던 모양이다, 본질은 바꾸지 않았다는 뜻이다. 개명을 하고, 성형수술까지 했지만 정권안보라는 본질은 바뀌지 않음으로써 정치개입이라는 악습도 계속됐다. 본질이 바뀌기 시작한 게 바로 문
올해 여름은 유례없는 긴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로 유난히도 힘들고 아픈 기억으로 남았다. 무려 54일 동안 이어진 장마와 물폭탄에 전국적으로 막대한 재산피해와 함께 적지 않은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외국을 보더라도 올해 기록적인 폭우로 중국과 인도가 심각한 수해를 입었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기상현상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를 지적하며, 이미 '기후변화'를 넘은 '기후위기' 시대에 이르렀고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집중호우와 홍수 발생 시 가장 직접적인 대응을 필요로 하는 국가의 치수정책과 댐관리 분야에 관해 몇 가지 고민을 나누고자 한다. 우선 댐의 근본적 존재 이유인 치수기능을 우선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 건설돼 운영 중인 다목적댐은 수해를 예방하는 치수기능보다 이수와 용수 가능에 치우쳐 있다. 특정 기간 기록적인 폭우로 강수가 집중되고 있는 최근 기상현상에서는 치수기능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돼야 한다. 오래되고 시대에 뒤떨어진 댐관리 규정 및 관련 매뉴얼을 최근 '기후위기' 시대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정하고 보완해야 한다. '기후변화', '
우리는 음식물 쓰레기가 다른 플라스틱 혹은 비닐에 비해 재활용이 비교적 쉽고 양이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하루에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1만 1천237t, 1년에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약 410만여 t으로 8t트럭 1천400여 대 정도 된다. 생활폐기물 중 약 23%에 달한다. 현재 전국 음식물 쓰레기 처리는 퇴비화나 사료화 시설 운영 등으로 진행되는데 이 방법은 실패라고 할 수 있다. 음식물엔 염분이 많이 포함돼 있고 수분 또한 85%가 포함돼 있다. 처리 시 85%의 수분을 퇴비나 사료로 가공하기 위해 함수율을 낮추는데 탈수기로 탈수해 음폐수(음식물 쓰레기 폐수)는 따로 처리하고 잔여물에 톱밥 같은 것을 썩혀서 발효해 퇴비를 만든다. 이때 탈수하고 남은 찌꺼기로 퇴비를 만드는데 여기 또한 염분이 함유돼 있다. 이런 퇴비를 농가에 보급해 사용하게 되면 1~2년은 작물의 변화가 크게 없다. 하지만 그 이후 염분이 쌓이면서 식물은 고사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현재 농가에서도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퇴비는 사용을 꺼려 한다. 가장 좋은 지렁이 공법도 있다. 하지만 이 공법 또한 발생되는 음식물을 감당하기가 벅차다. 그리고 사료화
휴가철이 되면 출가한 딸들이 손자들을 데리고 자주 찾아온다. 물 맑고 공기 좋은 계곡에 와서 피서를 즐기기 위해서이다. 공무원인 둘째 딸이 작성하던 원고를 정리하려고 오래 된 내 노트북을 열고 한참을 기다리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아빠! 이렇게 느린 노트북을 어떻게 사용해요?"오래 쓰다 보니 느려지긴 했지만 나는 그런대로 익숙해 졌는데 딸은 너무 답답해하였다. 보름이 지난 후 저녁 늦게 도착한 둘째 딸은 새 노트북을 사왔다며 식탁에 올려놓았다. "아직 쓸 만한데!" 돈 쓸 일도 많은데 왜? 사왔냐며 걱정의 마음을 표했지만, 새 노트북을 열어보니 너무 좋았다. 그 동안 1주일에 두 강좌를 강의하면서 강의 자료를 수집하고 편집하느라 거의 노트북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헌 노트북의 자료들을 새 노트북으로 옮기려하니 자료가 너무 많이 쌓여서 이 작업이 보통일이 아니었다. 마치 이사 다닐 때 짐을 정리하면서 버려지는 것이 너무 많은 것처럼, 필요 없는 자료를 정리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많은 곳을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보면서 버릴 것을 삭제하며 정리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여행을 다녀와서 바로 사진을 정리했다면 이런 불편이 없었을
커피는 탄생부터 종교와 인연이 닿아 있다. 에덴동산의 선악과가 커피나무였다는 견해가 있고, 유대 솔로몬왕이 에티오피아 초대 황제를 아들로 둘 수 있던 데는 시바의 여왕이 가져간 커피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동굴수행에서 목숨을 잃을 지경이 된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구해 낸 것이 가브리엘 천사의 커피였다는 기원설도 있다. 신앙을 가진 커피애호가들은 종종 한 잔의 커피를 앞에 두고 두 손을 모은다. 커피의 영혼을 믿는 맹목적 샤머니즘의 기운에 취해서가 아니다. 떼 밀리듯 숨가쁘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커피는 우리를 멈추게 하고, 잠시나마 자신을 돌아보는 명상과 묵상의 기회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19의 위협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불안과 고통의 한 복판에서 촛불을 켜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이겠다. 고난과 역경이 낳는 무서운 부작용은 이웃을 제쳐야 할 경쟁자, 나아가 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상황이다. 기도문은 시대를 반영한다고 했던가· 프란치스코 성인의 기도로 알려진 '평화의 기도(Prayer for peace'가 자주 들려 나오기 시작했다. 평소 '좋은 기도문이다'고 생각만 하고 그냥 흘려보내기
하늘이 파랗고 높아지며 벌써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졌다. 불과 며칠 전만해도 더위에 밤잠을 설치곤 했는데 또 이렇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와버렸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무언가 어수선했고, 아쉬운 한 해가 되지 않도록 남은 3개월을 알차게 보내려 한다. 요즘 모든 분야에 '언택트'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가장 큰 테두리는 비대면을 의미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언택트'란 단어를 쓰고 있다. 충북의 큰 축제 중 하나인 '괴산고추축제'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작년에 이어 '괴산고추축제'의 온라인 홍보 및 온라인 이벤트를 기획하고 축제 웹사이트를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이번 괴산고추축제는 작년과 같은 예산에서 진행되었지만 올해도 맡을 수 있었고 온라인 행사인 만큼 웹사이트에 다양한 기능을 기획해 제안했고 콘텐츠를 만들어 이뤄지고 있다. 사실 한정된 예산에 특별함을 더하는 것은 일을 맡아서 하는 업체에서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한 것 같다. 오프라인 행사였을 때 '괴산고추축제'의 메인이벤트 중 '황금고추를 찾아라'와 '속풀이 고추난타'가 있는데 온라인에서 풀어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황금고추를 찾아라'는 룰렛게임을 만들어 접목
국민연금이 추납 때문에 난리다. 추납이란 과거에 납부예외나 적용제외로 보험료를 면제받거나 가입을 안 했던 기간에 대한 보험료를 뒤늦게 내는 것이다. 추후에 낸다고 해서 '추납'이라고 한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인 보험료 납부월수를 가지고 연금액을 산정하기 때문에 가입기간이 길수록 연금액이 많아진다. 그래서 추납을 해서라도 가입기간을 늘리려는 것이다. 젊었을 때는 우선 당장 쓰고 싶은 데가 많아서 연금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뒤늦게 연금의 중요성을 깨닫고 수익률의 위대함까지 알게 되니 추납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특히 최근 모 일간지에 다양한 추납 사례들을 예로 들면서 일부 자산가들이 고수익 재테크로 남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추납조건에 제한을 두는 쪽으로 법 개정이 추진된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그동안 미루고 있던 사람들과 새롭게 알게 된 사람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종 언론과 인터넷에 소개되고 있는 사례들은 주로 얼마를 내면 얼마씩의 연금을 받게 되니 개인연금 대비 월등한 수익률로 연금액을 늘릴 수 있다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국민연금은 사회보험이기 때문에 언론에서 보도된 것처럼 수익률 논리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의대 재학시절 인상 깊게 들은 수업이 있었다. '좋은 의사란 무엇인가' 에 대한 수업이었는데 거기에서 중요한 일화가 나온다. 당시 수업을 담당한 강사님이 시골 진료소에서 진료를 보던 중 다친 아이를 치료하게 되었다. 할머니의 손을 잡고 내원한 아이의 상처부위는 집에 있던 것으로 보이는 천으로 정성스럽게 싸매져 있었고 천을 걷어보니 상처부위에 된장 뿐 아니라 고추장까지 꼼꼼히 발라져 있었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원했으면 물리적 외상만으로 끝났을 것을, 다쳐서 생긴 물리적 외상에 더해 잘못된 치료로 인한 화학적 손상에다 감염까지 발생한 상황이다. 여기서 이 할머니의 잘못은 무엇일까· 손주를 생각하는 그 마음은 그 어느 의사가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깊고 숭고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학지식을 최대한 활용해 적극적으로 치료하였으며 최선을 다한 것일 거라 짐작된다.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후, 상급 의료기관으로 이송까지 적절히 하였다. 문제는 의학지식이 좀 모자랐다는 것 하나 뿐이다. 그리고 바로 그 결정적인 이유 하나 때문에 이 할머니에게는 누군가를 치료하는 일을 맡겨서는 안 된다. 해당 강의의
노자가 말하기를 만물의 현상이 극도에 도달하면 되돌아오는 것은 도의운동이라 했다. 오르면 내리고, 가면 오고, 앞이 있으면 뒤가 있어 늘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천하 만물天下萬物은 생어유生於有하고 유생어무有生於無라 했다. 즉 천하 만물은 유에서 생기고 유는 무에서 생긴다고 한다. 그렇듯 만물의 현상은 극도, 정점에 이르면 반드시 되돌아온다. 자유와 독재의 오고 감도 다를 바 없다. 이 세상엔 소유와 인권을 놓고 민주와 반민주,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로 갈린다. 그들의 변화과정에 사회주의가 있다. 이 또한 노자가 말한 도의 운동과 다르지 않다. 민주나 반민주, 자본주의나 공산주의 그 모두도 똑같은 시작점에서 두 갈래로 나눠진다. 그것이 극에 다다르면 다시 되돌아온다. 그 변화기에 낀 것이 사회주의다. 결국 도의 운동에 의해 되돌아간다. 근세 우리나라 우리민족의 운명 또한 그렇다. 1945년 8월 15일 이전만 해도 우리민족의 목표는 일제식민통치 이전으로의 독립이자 광복이었다. 그 광복이 되는 과정에 한쪽에서는 자본의 개인소유 자유민주주의를 또 다른 한쪽은 자본의 공유 공산주의를 선택했다. 자유와 독재로 갈렸다. 자본의 공유와 자본의 사유를
지난해 이슈가 됐던 사건이 하나 있었다. 우리나라가 무역으로 갈등을 빚고 있던 일본으로부터 국내 기업들이 페트병을 비롯한 각종 폐플라스틱을 집중 수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하루 평균 4천t이 넘는 플라스틱 생활폐기물이 나오는 우리나라에서 오히려 폐플라스틱을, 그것도 하필 국민감정이 좋지 않은 일본에서 매년 수입한다는 내용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많았다. 왜 쓰레기를 없애지는 못할망정 수입을 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했다. 재활용 업체들은 폐플라스틱으로 합성섬유나 펠릿 등을 생산하는 일을 하는데, 국산 페트병은 이물질이 섞여있거나 오염된 반면 일본산 페트병은 이물질은 물론이고 색깔과 재질별로도 분류가 잘 돼 있어 가공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산 페트병은 재활용하는 데에 드는 비용이 높아 상품성이 떨어져 차라리 일본산을 수입한다는 분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 페트병을 비롯한 국산 폐기물들은 어디로 갈까? 선진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보통 후진국들에 역으로 돈을 주고 수출해 그곳에서 소각 등을 통해 처리되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중국 및 동남아시아 등지에 처리 비용을 주고 폐기물을 수출한다. 그러나 이 국가들도 자국의 환경오염에…
"코로나19 사태는 하나님이 심판한 것"이란 설교를 하는 목사가 있다. 자신이 아는 몇몇 단편적 지식을 종교로 포장하여 상상력을 펼치고 이것이 사실처럼 둔갑 되어 신자들에게 설교하는 것이다. 그는 어디서 정보를 들었는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엊그제 들었다. 미국에서는 백신 개발하는 회사마다 몇 백억 씩 몇 천억 씩 후원해주는데 그 백신을 개발하면 백신을 맞은 사람은 백신 안의 그 사람의 유전자까지 다 조작될 수 있고 그 사람의 정신과 육체까지 다 조종당할 수 있다고 한다"고 했다. 그 교회 목사와 신자는 그의 말대로 38명이 하나님 심판으로 병들었다. 서울 노원구의 A교회에서는 2020년 6월 28일부터 6일간 교회에서 '코로나19' 완전 퇴치와 나의 무너진 삶의 회복을 위한 를 개최하였다. 거기에서는 "~~일주일 동안 00교회에서 편안하게 먹고 자고 쉬면서 ~~ 새 출발의 기회로 삼으시기 바랍니다."라고 광고하고 있으며 매월 1회씩 2박3일간 교회에서의 교육도 했다. 전액 무료로 한다고 하며 금전과 무방함을 강조 하지만 하나님의 돈 전달이라는 명목을 세우는 것으로 봐서는 헌금을 걷는 것이 당연한 듯 하다. 금액이 늘어난 것을 "인생 최절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다. 이제 더위도 지쳐 막바지에 이르렀나 보다. 가을이 다가오면 귀가 밝아지는 이유가 풀벌레들의 합창 소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알게 모르게 공기 중의 습기가 빠져나가고 한층 투명해진 아침 산책길도 크고 작은 새소리들로 부산했다. 늘 다니던 산책길이었지만 오늘 아침은 새로운 아침,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는 것 같았다. 문득 저들의 소리 소리들을 해독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애절하게 부르짖고, 시끄럽게 재잘대는 저들의 소리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지 궁금하다. 똑같은 음의 반복으로 들리는 저 소리에도 분명 암호처럼 내밀한 뜻이 들어 있을 것이다. 그들의 삶에 개입할 수는 없어도 한 철을 살다 가는 저들은 무엇을 걱정하고, 무슨 말로 사랑을 청하는지 알고 싶어진다. 그래서 저들의 삶도 우리 인간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증명해낼 수 있으면 좋겠다. 비록 미물에 지나지 않지만 저들의 삶 또한 고단하고 아슬아슬할 텐데 어찌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가 없으랴. 어쩌면 인간들보다 더 치열한 생존경쟁을 겪고 있지만 더 의연하게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혹시 서로 아등바등 싸우지 않을 수 있는 비결이라도 있다면 귀담아 들어보고 싶다. 옛날 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놓고 시끌시끌하다. 지난달 국회에서 모 의원이 부동산 정책을 23번 발표했냐고 묻자 장관은 4번이라 답했다.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주택가격이 11%, 서울시 아파트값은 14% 올랐다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장관이 답하자 부동산 대책은 왜 이렇게 자주 발표하냐며 장관이 너무 모른다고 푸념했다.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청와대 정책실장, 기획재정부장관, 국토교통부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결과는 청와대 정무수석, 민정수석 등을 교체하고, 부동산 관련 세제를 인상하는 법과 임대차3법 통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이 안정화 단계로 진입했다는 주장과 관망중이라는 주장, 임대시장이 요동친다는 주장,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민 모두는 부동산 속에서 생활하고, 보유자산의 약 80%가 부동산자산이니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부동산을 통해 더 쾌적한 생활을 하고 더 많은 부를 늘려가고도 싶어 한다. 자신에게 맞는 부동산 정책을 희망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정부정책을 비판할 것이다. 어느 정부건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정책임은 분명하다.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다. 부동산시장이 요동치면서
영화 을 보았다. 우리가 알던 위인(偉人) 링컨과 다소 거리가 있는, 불편한 민낯을 마주해야 했다. 그동안 링컨은 흑인 노예의 해방을 이룬 인물로 그의 결단과 철학은 존경받아왔다. 하지만 영화에서 링컨의 위업은 당시의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결단이라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흑인 인권에 대한 인간적 측은지심이 아니라, '노예해방'이라는 정치적 카드가 필요했던 상황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18세기 후반, 미국 북부 쪽은 급격한 산업의 발달로 공장 노동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때 눈을 돌린 곳이 남부의 막강한 노동력, 거대한 목화농장에서 일하는 흑인 노예였다. 북부의 공장주들은 노예해방을 통해 노동력을 얻어내려 정치인 링컨을 압박했다. 자신의 지지기반인 그들의 요구를 정치인 링컨은 외면할 수 없었다. 영화는 남북전쟁이 거의 끝나갈 무렵, 노예제도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가 하원을 통과하는 한 달간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링컨은 를 통과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에서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하여 주변국과 신하들을 다루는 솜씨가 탁월했던 라는 인물과 링컨이 겹쳐지는 것은 우연이었을까. 영화 속 링컨은 결코 도덕적이거나 이상주의
올해는 '지구의 날'이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지구의 날'은 1970년 4월 22일 미국의 상원 의원 게이로 닐슨(Gaylord Anton Nelson)이 하버드 대학생 데니스 헤이즈(Denis Hayes)와 함께 1969년 1월 28일 캘리포니아 산타 바바라에서 있었던 기름유출 사고를 계기로 환경문제에 관한 범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지구의 날 선언문'을 발표한 것에서 비롯한 것인데 자원 절약, 전기 소등, 나무 심기 등을 실천하는 날이다. 지난 4월 22일엔 지구의 날을 기념해 오후 8시부터 10분간 소등행사를 하기도 했다.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아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온실가스 제로, 탄소 제로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이는 손쉬운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대기전력'을 줄이는 것이다. 대기전력은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소비되는 전력을 말하는데, 컴퓨터 모니터와 본체, 프린터가 연결된 콘센트에선 8W의 대기전력이, 비데에선 매 순간 50W의 대기전력이 흘러나간다. 이러한 대기전력만 차단해도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 소비량을 11%나 줄일 수 있다고 하니 사용하지
엊그제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완전 꽁보리밥이다. 별식이라 해도 깔깔한 게 싫어서 쌀밥을 청했다. 쌀밥은 없고 보리쌀을 안칠 때 한 줌 얹은 게 있다면서 한 그릇 건네준다. 알투가리에 끓인 된장찌개와 호박 가지전을 넣고 비벼먹는 맛이 괜찮다. 쌀이 귀했던 시절 보리밥 위에 한 주먹 올려놓고 밥을 지었다는 '옥섞이'가 생각났다. 거무튀튀한 보리밥 위에 눈처럼 하얀 쌀밥은 집안 어른과 손님에게만 드렸었다. 남은 식구들은 주로 보리밥만 먹었는데 지금은 생각날 때마다 건강식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나처럼 보리밥이 싫은 사람은 짐짓 청해서 먹어야 했으니 이색적이다. 옥섞이 마냥 쌀이 들어가는 것은 그나마도 고급에 속했고 대부분은 보리밥을 먹었다. 하도 많이 먹어서 물려버린 사람도 꽤 있다고 보면 주식과 별식이 완전 바뀌었다. 오래 된 것도 아니고 50년도 채 되지 않았다. 감상이 남다를 수밖에. 요즈음 건강식으로 마를 빼놓을 수 없다. 가루로 만들어서 타 먹거나 감자처럼 쪄먹기도 하는데, 서동요에서 주인공 서동이 팔았던 거다. 서동의 정체는 역사에 나오는 대로 백제 무왕이었으나 마를 파는 장사꾼으로 변장한 뒤 아이들에게 나누어주면서 우리 알고 있는…
영화 을 보았다. 우리가 알던 위인(偉人) 링컨과 다소 거리가 있는, 불편한 민낯을 마주해야 했다. 그동안 링컨은 흑인 노예의 해방을 이룬 인물로 그의 결단과 철학은 존경받아왔다. 하지만 영화에서 링컨의 위업은 당시의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결단이라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흑인 인권에 대한 인간적 측은지심이 아니라, '노예해방'이라는 정치적 카드가 필요했던 상황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18세기 후반, 미국 북부 쪽은 급격한 산업의 발달로 공장 노동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때 눈을 돌린 곳이 남부의 막강한 노동력, 거대한 목화농장에서 일하는 흑인 노예였다. 북부의 공장주들은 노예해방을 통해 노동력을 얻어내려 정치인 링컨을 압박했다. 자신의 지지기반인 그들의 요구를 정치인 링컨은 외면할 수 없었다. 영화는 남북전쟁이 거의 끝나갈 무렵, 노예제도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가 하원을 통과하는 한 달간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링컨은 를 통과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에서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하여 주변국과 신하들을 다루는 솜씨가 탁월했던 라는 인물과 링컨이 겹쳐지는 것은 우연이었을까. 영화 속 링컨은 결코 도덕적이거나 이상주의
'인간만이 여성을 학대한다.' 이 말의 어원은 잭 런던 소설, 「길」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 소설 속 '인간과 다른 동물의 차이는, 인간만이 여성을 학대한다는 점이다. 비겁한 이리나, 가축으로 타락한 개조차도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그것이다. 유리 천장이 사라지고 성 평등 시대다. 하지만 아직도 여성들은 삶 속에서 성폭력과 가정 폭력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의식 속엔 여자는 조신하고 여성스러워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며칠 전 동네 앞 공원을 산책 할 때다. 내 앞에 젊은 여성들 세 명이 힘차게 걷고 있었다. 그 중 어느 여성이 갑자기 '뽕'하고 방귀를 뀌고는 민망한 듯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이 방귀 소리를 들은 양 내 뒤를 바짝 뒤따르던 할아버지 두 분이, " 요즘 젊은이들은 본대가 없어. 젊은 여자가 길 다니며 방귀를 뀌다니…."라며 혀를 끌끌 찬다. 할아버지들의 혀 차는 소리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일이다. 마침 자전거를 탄 초로初老의 남성이 길 맞은편에서 바람처럼 달려오며 묘하게도 그 역시 방귀를 '뿡' 하고 뀐다. 그리곤 태연한 표정으로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저만치 사라진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