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식으로 통하는 사찰음식은 채식을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서 금하는 매운맛을 지닌 다섯 가지 채소를 오신채(五辛菜) 또는 냄새나는 채소이므로 오훈채(五荤菜)라 한다. 자극적인 맛과 향을 낼 뿐 아니라 정신을 혼란하게 하므로 수양을 하거나 마음을 닦고 덕을 쌓는 사람들은 오신채를 즐기지 않는다. 불교와 도교 심지어 유학자들도 오신채를 먹지 않았다. 집집이 돌아다니며 수행의 방편으로 탁발하는 남방불교에는 오신채를 금하지 않지만, 한국과 중국 등 대승불교권에서는 오신채를 먹지 않는 것을 규율로써 강조했다. 남방불교에 없는 전통으로 채식과 함께 대승불교가 인도 힌두교의 전통을 물려받은 영향이 더 크다. 오신채 금기의 전통은 6세기 초, 중국 양나라 무황제에 의해 생겨난 문화이다. 무황제가 511년에 육식과 술을 금식하는 '단주육문'과 517년에 내린 칙령에 따라 유래됐다. 무황제가 제사에 고기 대신에 두부를 사용하고, "오신(五辛)을 먹어서는 안 된다"라고 주창할 때로부터다. 오신채 금지를 언급한 경전은 401년 쿠마라지바가 번역한《범망경보살계본》에 오신(五辛)이라 처음 등장하는데, 다섯 가지 매운 것은 파·염교·부추·마늘··무릇이다.《노사나불설보살심지계품제십
날씨가 부쩍 아침, 저녁으로 많이 쌀쌀해졌다. 취미 중 하나인 골프를 치기에 좋은 날씨지만 운영 중인 회사 '플러그미디어웍스'가 11월 새로운 사옥으로 이전을 앞두고 있어 인테리어 등 다양한 일로 바쁘다 보니 자주 나가기가 쉽지가 않다. 골프를 배우기 전 당시 부자들의 운동이라고만 생각했던 것이 이제 10년 차다. 공으로 하는 구기 종목은 웬만해서 중간은 하고 소질이 있는 편이지만, 골프는 10년을 쳐도 항상 어렵다. 2~3년 차 때는 점수가 잘 나지 않으면 스트레스 받고 짜증도 났지만, 지금은 맞지 않는 것에 자존심도 상하지 않는다. 지금은 좋은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에 더 큰 만족감이 있다. 청주로 내려와 한창 어려울 당시 사업핑계로 라운딩을 나갔을 때 가족들과 라운딩을 나온 분들을 보면 부러웠다. 주변만 해도 장모님, 장인어른, 또는 부모님과 친인척들과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면 내심 부럽기도 하고 나와는 먼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여유가 생겼다기보다 아내와 취미를 같이 하고, 이웃들과 부부동반 라운딩을 목표로 아내를 설득해 곧 레슨을 시작하기로 했다. 운동신경이 워낙 없는 아내이다 보니 사실 걱정이다. 아이들이 이제
어머니가 출근하다시피 병원에 다니신 지도 어느덧 25년이 넘었다. 40대 초반에 뇌출혈로 쓰러지신 어머니는 나이가 젊고 수술도 잘돼서 다행히 장애는 심하게 남지 않았지만, 그 때 이후로 한 쪽 다리에 늘 통증을 달고 살아오셨다. 병의원을 전전하면서 여러 가지 검사를 하고 침도 맞아보고 약도 드셨지만 나아지질 않았다. 언제부턴가는 더 이상의 호전은 포기하고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물리치료만 받고 계신다. 나이가 드실수록 여기저기 아픈 곳은 늘어만 가고 먹는 약도 많아졌다. 그런 어머니가 가끔씩 생기 있게 눈을 반짝이며 목소리에 힘을 주고 하시는 말씀이 있다. "내가 몸이 이렇게 돼서 고생은하고 있지만 전에 나보다 더 건강하던 사람들 중에는 벌써 죽은 사람도 있고 요양원에 간 사람도 있어. 그래도 나는 이렇게라도 살고 있으니 그네들보다는 낫잖아. 누구 엄마, 누구 엄마도 벌써 죽었고, 누구 엄마는 요양원에 가있고…" 라는 말씀인데, 갈수록 뒤에 나오는 이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정말 그랬다. 어머니가 쓰러지고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을 때 어머니보다 더 건강하게 활동하던 이웃 분들이 지금은 건강이 더 안 좋아지셨거나 먼저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 한동안…
진천에 교육문화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진천에는 초등학교 2교, 도서관 2기관, 행복교육센터, 평생학습센터, 문학관, 청소년수련관, 근린공원이 진천교육도서관을 중심으로 반경 300m안에 있다. 이 기관들을 서로 긴밀하게 이어주는 물리적 연결망을 구축하고, 상호 연계 프로그램을 도입·운영하기만 하면 된다. 시너지 효과는 현재 기관별 개별 프로그램 운영 효과와 비교가 불가한 상상 그 이상이다. 진천교육지원청은 구 진천문화원 부지에 55억원을 들여 행복교육센터를 신축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교적응을 돕는 Wee센터, 학교폭력 예방·지도센터, 학생상담센터, 특수교육지원센터, 학교지원센터와 시청각실 등을 이전·확충 설치하여 우리 학생들이 더욱더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진천교육도서관에도 25억원을 투자하여 상상력 및 창의 융합적 사고력을 키우고, 사회적 공감과 소통을 위한 교육문화복합공간으로 재구성한다. 군립도서관과의 역할을 분담하고 차별화하여 우리 학생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 하려고 한다. 단순히 책만 보는 도서관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며 꿈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첨
스마트폰 카메라가 고성능화되면서 자의 반 타의 반 풍경을 담는 횟수가 늘어가고 있다. 풍경보다는 인물사진을 선호하는 편인데 요즘은 초상권 때문에 모르는 사람을 함부로 담을 수 없다. 그러던 중 우연히 내 모습을 담아 봤다. 담겨진 내 모습에서 젊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특히 젊은 사람과 같이 담은 영상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많은 시간이 흘러갔음을 알았으며, 시간이 무엇인가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시간에 대해 "시간은 모호한 순간일 뿐이다. 흘러가는 것이 없다면 시간은 존재하지 않고 흘러오는 것이 없다면 미래도 없을 것이다. 현재라는 시간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시간은 과거로 흘러가야 한다. 과거에 대한 현재는 기억, 현재에 대한 현재는 직관, 미래에 대한 현재는 기다림이다"고 말했다. 과거에 대한 현재는 확실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단기기억이 아니라 장기기억에 저장된 사건들만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고 생각하기 싫은 일도 있지만 기억된 사건들은 현재에 대한 현재인 직관을 결정한다. 현재에 대한 현재를 잘 살아야 다가오고 있는 기다림이 아름답게 올 것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문화의 확산과 지속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쳐가는 몸과 마음의 휴식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맑은 공기와 청정함을 찾아 녹색의 숲으로 향하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숲에서의 여가활동을 보내고자 하는 국민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갇혀있는 생활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나홀로 등산객'의 증가와 함께 처음 캠핑을 시작하는 '캠린이(캠핑과 어린이의 합성)'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산과 숲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때이다. 산림에서의 여가활동이 가능한 것은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63%를 차지하고 있는 산림이 산림녹화의 성공으로 과거 황폐했던 숲에서 푸르름의 상징인 건강하고 울창한 숲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이런 울창한 숲(산림)에서 목재, 임산물 등과 같은 재화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자연휴양림, 치유의 숲, 유아숲체험원, 도시숲 등 다양한 산림복지 인프라 조성을 통해 휴양, 치유, 산림문화·교육, 레포츠 등 유아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에게 생애주기별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울창하게 조성된 산림자원을 가꾸고 활용할 전문임업인을…
그동안 발생한 지하안전사고는 크게 지반침하사고와 지하시설물사고로 구분할 수 있다. 지하시설물사고는 지하에 매설된 시설물의 노후화 등의 이유로 발생하는데, 서울특별시 마포구 도시가스관 가스누출 사고와 서대문구 통신구 화재사고, 경기도 고양시 온수배관 파열 사고, 부산광역시 기장군 전력케이블 손상 사고 등이 있다. 지반침하사고는 굴착, 매설, 양수 등의 지하개발이나 지하시설물의 이용관리 중에 주변 지반이 내려앉아 발생하는 사고로서 서울 금천구 온수배관 파열 사고와 동작구 도시가스관 가스누출 사고, 인천광역시 서구 지하철2호선 공사장 사고 등이 있다. 그동안 지하안전사고를 살펴보면, 주로 도시지역의 지하시설물이 매립되어 있거나,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지하안전사고로 인해 시설물 피해뿐만 아니라 막대한 인명피해도 초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2016년 1월 7일 지하의 안전한 개발과 이용을 위한 정부의 역할 및 안전관리 내용을 규정한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지하안전법)이 제정되었으며,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지하안전법은 지하의 개발과 이용에 관한 안전관리체계를 확립함으로써, 지반침하로 인해 발생하는
우리 역사에서 도성을 버리고 의주로 피난한 선조처럼 비난 받는 왕도 없을 것이다. 선조는 외침을 당하여 백성들을 지키지 못한 왕으로 기록 된다. 충주 달천에서 배수진을 친 도순변사 신입이 패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한양을 버리고 북으로 파천의 길을 떠났다. 선조가 궁을 버리고 도주했다는 소식을 들은 도성 백성들은 울부짖었다. '나랏님이 백성을 버리면 우리는 누굴 믿고 살란 말입니까?' 임진강 도강기록에 보이는 참상은 차마 읽기조차 민망하다. 누가 귀빈인지 누가 왕인지도 모르고 모두 살려고 앞을 다퉈 배를 타려고 아우성이었다고 한다. 일본군은 한양을 접수하고 약탈을 시작했으며 부녀자들을 닥치는 대로 겁탈했다. 민초들의 고통은 형언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순박한 백성들은 우리 임금을 지키겠다며 격문을 돌리고 군사들을 모았다. 시골 선비, 평민, 양반집 가노(家奴)들이 의병으로 나섰다. 그러나 이들은 한번도 전쟁 경험이 없는 오합지졸이었다. 중봉 조헌(重峯 趙憲)이 제일 먼저 기의(起義) 횃불을 들었다. 옥천 안내 밤티에 은거했던 중봉은 근왕을 위해 의병들을 규합했다. 의병들은 옥천 근교에서 공부하러 다닌 제자들이었다. 부친이 의병이 되면 큰…
"밀라논나" 이 독특한 이름은 패션 디자이너 장명숙의 유튜브 채널이름이면서 애칭이다. '밀라노'와 '논나'라는 이태리말 합성어로 밀라노 할머니라는 뜻이란다. 우리나라 최초의 밀라노 유학생이기도 한 그녀의 컨텐츠를 우연히 보게 된 후 거의 모든 영상을 다 봤다.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것은 그녀의 옷장이다. 화려한 패션세계에서 활보했던 사람치고는 너무나 소박했다. 옷을 거의 안 산다는 그녀가 보여주는 옷들은 몇 십 년씩 된 것들이며 언제 샀는지 어디서 사서 어떻게 입었는지 하나하나 기억하고 소개했다. 해외 유명 명품 옷들도 있었지만 가장 아끼는 옷은 아버지의 유품 흰색 셔츠란다. 69세의 할머니가 하얗게 삶아서 입고 있는 옷이 그 아버지의 셔츠라니 놀라웠다. 삶의 흔적, 패션철학을 고스란히 느끼게 했다. 밀라논나를 다시 본 것은 EBS초대석이었다. 채널을 개설한지 1년 만에 67만 구독자를 거느린 인플루언서가 되어 있었다. 패스트 패션이 트랜드인 요즈음 오래된 옷을 재활용하고 재사용하는 그녀의 패션철학을 담은 채널에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갖다니 아이러니하다. 인터뷰를 시청하는 동안 EBS 세상의 모든 다큐 [스테이시 둘리의 취재파일 - 패션
음성군 삼성면 선정리에 흥태동(興泰洞)이라 불리는 마을이 있다. 원래는 충주군 천기면의 소재지인 냇거름의 남서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었는데 이 마을 앞으로 삼성에서 대소로 가는 신작로가 새로 만들어지고 버스가 다니게 되면서 갑자기 교통이 좋아졌다. 또한 이 마을이 삼성과 대소의 중간에 위치하여 일제 강점기에는 삼성과 대소를 관할하기 위한 경찰 주재소와 천평공립소학교를 이마을 인근에 설치하여 삼성과 대소지역의 학생들이 이곳으로 학교를 다니고 장터도 생겨나다보니 언제나 사람들이 북적대는 큰 마을이 되었다. 주민들에게 전해오는 말로는 마을의 옛이름이 '망태동, 망태박골'이었는데 이 마을에 잘 되는 사람이 없고 항상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여 '망'자를 '흥'자로 변경하여 '흥태동'으로 고친후 온 마을이 부유하게 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언제 누가 고쳤는지에 대한 기록이 없어 확인할 길이 없으므로 처음에는 '망(亡)'자와 '흥(興)'자를 가지고 연상하여 꾸며낸 이야기로 생각했지만 '흥태동'이란 지명이 전국에 이곳 한 곳밖에 없고, 망태골이란 지명은 전국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상상해서 꾸며낸 지명이 아니라 원래의 지명이 망태동인데 어떤
미국의 3대 물류 회사 중 하나인 '페덱스'를 창시한 프레드릭 스미스는 1975년 항공기와 트럭으로 물품을 24시간 안에 배송하는 시스템을 고안한다. 당시 혁신적이었던 이 시스템은 '페덱스'가 세계 최대의 물류 회사로 자리 잡는 데 일조한다. 그는 품질이란 고객이 기대하는 기준에 부응하는 것으로, 기업 경영에서 품질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는 비단 기업에서만 고려해야 할 사항은 아닐 것이다. 기상청은 급변하는 날씨와 기후, 지진 등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무엇보다 관측자료의 '품질관리'에 힘쓰고 있다. 특히, 다양한 기상관측 장비 중에서 태풍·집중호우·황사·안개 등 기상현상을 신속하게 관측해, 양질의 위성자료를 제공하는 '천리안위성 2A호'에는 특별한 품질관리 비결이 있다. '천리안위성 2A호'는 원격탐사의 일종인 기상위성이다. 이러한 기상위성 관측은 관측장비를 설치하기 힘든 바다와 사막, 산악지역 등과 같은 광범위한 관측 사각지역에서 발생하는 기상현상 관측에 알맞은 방법이다. 특히, 천리안위성 2A호는 지구의 자전과 같은 주기로 공전하며, 한반도 주변의 변화하는 기상현상을 24시간 연속적으로 관측할 뿐만 아니라, 지구 지표면의 약 1/4에 해당하
얼마 전,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청주에 전셋집을 얻었다는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 그 기사를 보면서 많은 사람이 차기 충북지사를 노리고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란 상상을 했을 수도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한 사람이 겨우 고향 도백을 꿈꾸는 게 옹색해 보일 수도 있다. 중앙에서 국가 발전을 자문할 수 있는 원로자리를 찾는 게 비서실장다운 꿈이 아니냐고 힐책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튼 노영민 비서실장이 차기 충북지사를 준비한다는 기사를 보면서 연상되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4· 15 총선에서 참패하고, 지금까지 정치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정우택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다. 왜냐하면 노영민 실장이 충북지사 후보로 나올 경우 그와 경쟁할 수 있는 대항마가 필요한데, 아무리 찾아봐도 정우택만한 인물이 없어서다. 이종배 의원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충주 출신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자칫 선거가 청주·충주 간의 지역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정우택은 지역에서 4선 국회의원을 한데다 충북지사도 역임했고,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지냈으니 충북을 포괄할 수 있는 인물이다. 중앙 정치판에서도 그만한 인물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박근
열어 놓은 창문으로 맑은 바람 한 점 들어온다. 고개를 내밀어본다. 어느 해보다 파란 하늘이 살랑거리는 코스모스를 만나기에 너무도 좋은 날이라고 유혹한다. 길가에 활짝 핀 코스모스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어릴 적 친구와 함께 불렀던 코스모스 노래를 흥얼거리며 길을 나섰다. 도심을 벗어나니 누렇게 익은 들판이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멋진 영화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길가에 활짝 핀 꽃들이 방긋방긋 웃는 모습도 예쁘다. 사진을 찍는 곳이란 푯말이 눈에 들어온다. 탄성이 나왔다. 생각지 못한 환대를 받은 느낌이랄까. 어여쁜 코스모스들이 다양한 포즈로 웃고 있는 넓은 꽃밭에 감탄사가 연발한다. 그냥 가슴에 담기엔 아쉬워 쉴 새 없이 찰칵찰칵 셔터를 눌렀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 한 사람들도 코스모스와 포즈를 취한다. 어느 누군가의 수고스러움이 사람들을 웃게 하고 흡족하게 한다. 가을이면 가덕면 상대리에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가을의 넉넉함과 여유를 맛볼 수 있다. 지인이 카톡에 올려 준 사진 속 길을 찾아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오랜 기간 불이 꺼졌던 공연장에 환하게 불이 켜진 날 느꼈던 벅참이 밀려왔다. 끝나지…
영화 '몬스터 주식회사'에서는 수없이 많은 문이 열리고 닫힌다. 모두가 잠든 밤, 벽장문을 열고 인간 세계에 몰래 들어와 아이들에게 겁을 주는 직업을 가진 설리와 마이크는 몬스터다.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모아 몬스터 세계에 에너지로 공급한다. 어느 날 잘 닫히지 않은 문 사이로 인간 아기 '부'가 몬스터 세계로 들어와 일이 꼬이며 사건이 벌어진다. 아기를 인간 세계로 돌려보내기 위해 설리와 마이크는 무진 애를 쓴다. 그들을 방해하는 몬스터들과 쫓고 쫓긴다.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는 문들을 수없이 열었다 닫으며, 아기가 나왔던 꽃무늬 벽장문을 찾는다. 목숨을 걸고 아기'부'가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 놓기 위해 몬스터 설리와 마이크는 셀 수 없는 문을 연다. 문을 열면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건, 상상만으로도 매혹적이다. 드라마 '도깨비'에서는 언제나 늙지 않는 잘생긴 도깨비가 문을 여닫으며 시 공간을 넘나든다. 문을 열면 단풍국이 나오고, 수시로 현관문을 열고 메밀밭을 드나든다. 문을 열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비루한 일상을 건너뛰거나. 노트북 자판 위의 esc를 누르듯, 있었던 일을 없던 일로 만들 수 있는 마법이다. 마법이 통할 수 없는
과거의 대한민국은 교육입국을 표방하며 교육의 중요성을 그 무엇보다 강조해왔다. 교육의 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을 견인한다고 생각하여 정부차원에서 교육에 대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한 결과,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경제성장을 기록하였다. 한때 대학의 미래가 우리의 미래였고, 대학발전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현재를 되돌아보자. 이제는 '미래복지'인 교육은 뒷전이고, 인기영합적 성격이 짙은 '현재복지'가 최우선인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지난 2000~2001년 김대중 정부시절 교육문화수석실 보좌관을 지낸 바 있다. 당시 교문수석실 내에는 교육, 문화관광, 여성, 과기비서관 등이 있었다. 수석이 교육계 출신이고, 또 교육부문이 주무비서관이어서 여기서 여러 교육현안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되었다. 교육과 관련된 주요의제가 수석급 이상에서 주로 논의되다보니 교육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 결과 당시 수조원이 소요되는 7.20 교육여건개선계획, 중학교의무교육 등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 대통령비서실 조직에서는 이전과 같은 교육수석이 없는 상황이다. 사회수석실 내에 있는 교육비서관 체제로는 교육의 컨트롤타워…
세상이 요즘처럼 살기 힘들기는 소크라테스(BC 470~BC 399)가 살아간 시대에도 비슷했던 것 같다. 그는 그리스와 페르시아 전쟁 통에 태어났다. 스물 두 살 때쯤 양국이 평화조약을 체결함으로써 아테네에는 민주정치의 꽃을 피우는 듯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서른 여덟 살 즈음 그리스는 아테네 중심의 델로스 동맹과 스파르타 중심의 펠로폰네소스 동맹으로 나뉘어 27년간의 내전에 휩싸였다. 아테네 시민에게 지워진 국방의무에 따라 그는 펠로폰네소스전쟁 중에 3차례 보병으로 징집됐다. 소크라테스는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전투에 나가 20대 병사들 보다 더 오래 행진하고 맨발로 얼음 위를 걷는 등 당찬 모습을 보였다. 음식과 성욕에 대한 엄격한 절제로도 칭송을 받았는데, 특히 부상당한 알키비아데스 장군을 구출한 용맹과 초인적 의지는 기록으로 남아 있다. 목숨이 위협받는 전쟁 속에서 소크라테스는 '실천하는 지식인의 면모'를 보였다. 소크라테스는 펠로폰네소스전쟁 와중에 전염병이 창궐해 아테네시민의 3분의 1이 몰살당하는 지옥을 겪어야 했다. 역병을 앓았지만 다행히 살아남은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당시 참혹상을 이렇게 묘사했다. "평소 건강했던 사
올 추석은 설렘도, 반가움도, 풍성함도 반감(半減)된 명절이었다. 가장 큰 원인은 일상생활 패턴을 헝클여놓은 코로나라는 미증유(未曾有)의 호흡기 역병(疫病)을 꼽을 수 있겠다.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만남을 제한하는 예방책으로 일상을 제약받다보니 웃고 즐기는 명절이 아니라 우울한 명절이 되고 말았다. 50여일의 최장(最長)장마와 태풍까지 세 차례 할퀴고 지나간 들녘에는 모든 작물의 수확이 줄었다고 농민들의 한 숨 소리만 들려오니 풍요로운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모든 것은 자연재해로 일상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였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난지원이 있었지만 이재민의 삶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하늘만 원망할 수도 없고 자연재해의 원인 중에는 문명의 발전에서 오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들에게 거대한 자연이 미세먼지에 이어 질병과 풍수해로 보복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하나뿐인 지구는 자손만대로 후손들이 행복하게 살아가야 할 터전이고 자연환경이 아닌가· 늘어나기만 하는 에너지사용량은 지구온난화로 자연은 중병에 걸려 있는 것 같다. 지구는 이미 자정(自淨)능력을 잃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문명의 발전이 조금 더디
그가 성큼성큼 산으로 걸어간다. 한 손엔 낫과 갈퀴를 들고, 한 손엔 예초기를 들었다. 목엔 흰 수건을 두르고, 챙에 검은 그물망이 달려있어서 햇빛을 가릴 수 있는 모자를 섰다. 긴 남색 장화를 신고 헐렁한 작업복 바지를 입고 장갑을 낀 뒷모습이 제법 일꾼 같다. 나는 배낭에 생수 한 병과 시집을 챙겨 넣는다. 작은 돗자리를 들고 그의 발소리를 밟으며 뒤따라간다. 강아지 철이도 종종거리며 나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그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 손에서 자랐다. 나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시아버지 산소에 가는 중이다. 산의 다리를 밟고 한 걸음 한 걸음 들어선다. 곳곳에 찌릿한 기계음 소리가 울려 퍼진다. 명절은 명절인가 보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조상의 묘에 와서 벌초를 하고 있다. 예초기 소리가 마치 돌림 노래를 하듯, 여기저기서 산의 푸른 털을 자르고 있다. 기계 소리가 잠시 멈춘 사이 풀벌레 노랫소리가 귓가에 소근 댄다. 어서 오라고. 이제 여름이 지고 있다고. 가을이 저만치 손짓하고 있다고. 마지막 목소리를 끌어올리는 듯 푸르게 속삭인다. 산허리를 깔고 앉았다. 아카시 나무가 곳곳에 발을 묻고 흔들리고 있다. 아직 설익은 가을이
우리는 벌써 수개월째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자유를 참아내고 있다. 평범한 일상이 사라지고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생소하고 낯선, 자유를 위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금방 되찾을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우리의 일상에서 방역이 최선의 백신이기에 마스크 착용은 어느새 필수가 되었고, 사람을 멀리하게 되었다. 이 길고 긴 끈질긴 싸움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가고 있다.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블루를 느끼는 사람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에 따른 경기침체로 명절에 대한 기대감은 사라졌고, 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우울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9월 22일 만 13~18세를 대상으로 실시될 예정이었던 인플루엔자 백신 무료접종이 중단됐다. 독감과 코로나19 증세가 비슷해 환자식별 및 관리가 더욱 어려워 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접종을 권유한 상황에서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일부 백신이 유통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백신의 주요 성분은 단백질이기 때문에 적정…
문학회원들이 1박 2일 안동부근의 문화를 탐방하기위해 떠났다. 소수서원을 돌아보고 안동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문학활동을 하는 세 분의 지인이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 해 주었다. 인사를 나눈 다음에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들어서니 손님이 별로없는 것으로 보아 코로나19의 피해가 심각함을 실감했다. 안동 고등어에 대한 이야기를 지인으로부터 듣는 중에 음식상이 차려졌다. 금방 구어낸 안동 고등어라서 그 맛이 일품이었다. 식사후에 한지생산공장을 방문하게 되었다. 공장 직원이 종이가 되기까지 과정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닥나무껍질을 원료로 하여 전통적인 방법으로 종이를 만들고 있었다. 한지의 특징은 껍질을 잿물에 삶으면 빨아서 다시 쓸 수 있을 정도로 질기다는 말을 했다. 그 재질이 질길뿐만 아니라 보온성이 뛰어나서 바람과 추위를 잘 막아 준단다. 전통방법으로 일하는 숙련된 기술자의 장인 솜씨에 놀랐다. 염천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게 일하는 기술자들이 위대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렇게 전통 방법을 고수하는 것은 공장장님의 굳은 신념이라 한다. 공장장님은 이 제조법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
요즘은 산에서 숲 향을 즐기려 마스크를 벗었다가도 사람이 오면 마스크를 써야 하니 사람이 사람을 피하는 세상이다. 이러니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에서 인성 교육을 하려 해도 수련생이 오지를 않는다. 작년까지만 해도 두 곳 수련원이 꽉 차 인근 국학진흥원 숙박 시설까지 빌렸었는데 격세지감을 느낀다. 수련원에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 온다. 학생들은 연수 프로그램으로 온 때문에 퇴계선생의 일화를 아무리 재미있게 스토리화 한들 대부분 심드렁하게 참여한다. 초등학생들은 재미없다면 서도 그래도 잘 듣는데 중학생들은 무표정으로 따라다니고, 고등학생들은 듣는 학생과 안 듣는 부류가 확연히 갈라진다. 한번은 군인들이 1일차 프로그램으로 입소하였는데 이 군인들이 무기력한 모습으로 따라 다닌다. 인솔하는 대위는 수시로 군인들에게 "얘들아 힘들어도 조금만 참자!"고 애원조로 사정을 하는데 초등생도 충분히 감당할 프로그램이 뭐가 힘들다는 건지. 요즘 군인이 다 이렇다면 큰일이겠다. 누구는 아는 만큼 보인다지만 즐기는 마음은 더 깊이 보고 느끼게 한다. 몇 년 전부터 도산서원에서는 귀한 시간을 내어 오시는 내방객들이 보다 잘 알고 갈 수 있도록 참 알기 안내를 하고 있다. 참
어렸을 적 아파트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반상회를 했었다. 어머니가 반상회에 다녀오실 때마다 집안 식단의 테마가 달라졌었다. 매일 계란을 하나씩만 먹어야 한다고 했다가 그 다음 달에는 세 개는 먹어야한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달부터는 생 계란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가 또 어느 달부터 갑자기 계란은 먹으면 안 된다고 한다. 버터 대신 마가린으로 다 바꿨다가 다시 버터로 다 바꾼다. 그 아파트 반상회에 참가하는 사람 중에 의사는 없었다. 의학적 지식이 많지 않은 사람 간에 건강에 대한 토의를 하다 보니 발생한 혼란이었을 것이다. 통증분야의 진료를 하다보면 세상에 얼마나 많은 낭설들이 돌아다니고 있는지 알게 된다. 실제 의학적 사실이 조금 왜곡된 수준의 잘못된 정보부터 시작해서 전혀 의학적 사실과 다른 미신들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말도 안 되는 정보들이 사실인 것처럼 돌아다닌다. 물론 의사들조차도 전문분야가 아닌 영역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마당에 의사가 아닌 사람이 잘못된 의학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믿음이 전문의의 말보다 우선하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는 것이다. 진료 중 환자가 사실과 다른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경우 이를…
하늘은 푸르고 드높다. 어느 사이 계절은 가을이다. 풀벌레 소리가 무성한 가을밤, 밖을 나서면 볼을 스치는 밤바람에선 특유의 쌉싸름한 가을 내음이 한껏 묻어난다. 뒤돌아보니 지난여름 급격히 번지는 코로나 19 및, 폭우와 태풍으로 삶이 참으로 힘들었다. 이런 연유로 올여름은 유난히 암울했고 불안했다. 특히 코로나 19는 한 때 사회적 거리 2.5단계가 강조 될 만큼 사태가 엄중했다. 이렇듯 하루하루가 사회의 안전판이 몽땅 무너지는 듯한 시점이어서인지 평상심을 잃고 걸핏하면 심신이 헛발질을 하였다. 올해는 마을 호숫가 근처 논에서 해마다 모내기철이면 들려오던 개구리 울음소리도 제대로 못들은 듯하다. 어김없이 개구리는 울었을 테이고 짝짓기를 하여서 알도 낳았을 것이다. 지난날 그토록 소음으로 작용했던 매미소리도 변변히 듣지 못한 듯하다. 이는 그동안 불어 닥친 삶의 고통과 맞서느라 미처 개구리 울음소리, 매미 소리를 귀담아 들을 마음의 여유를 잃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일상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과 자연 재해로 중심을 잃고 갈팡질팡 할 즈음, 자연은 말없이 본색(本色)을 갖추고 있었다. 태풍 바비 및 하이선이 온 강산을 뒤흔들었고, 여
올해는 코로나19외에도 역 대급 장마와 태풍으로 힘들었던 여름이 어느덧 지나고 파란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가을이 성큼 우리들 곁으로 다가왔다. 중추가절! 이번 추석명절은 가족의 정을 나누기 힘들 듯하다. 코로나19 재확산 때문에 방역을 위해 이동과 모임을 최소화해달라는 정부의 부탁이 있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고향에 못가거나 지인과 만나지도 못하기에 선물을 보내는 걸로 대신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선물이란 마음만 담으면 된다지만, 막상 선물을 하려면 고민이 되고 왠지 식상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추석명절 잊을 수 없는 언택트한 선물 '주택용 소방시설'을 선물하는 건 어떨까? 주택용 소방시설이란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말하며,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의무 설치 대상은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다가구주택, 연립주택으로 소화기는 세대별, 층별 1개 이상,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침실, 거실, 주방 등 구획된 실마다 1개 이상을 설치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8월 황간면 소재 상가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주택용 소방시설인 소화기를 사용해 초기에 화재를 진화하여 대형 화재로 이어질 뻔한…
오늘날에는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야채, 마(薯)는 예로부터 신선들이 먹는 음식이라 했다. 백제 무왕은 어린 시절에 마(薯蕷)를 캐어 팔며 살아 서동이라 불렸다. 중국 양쯔강 남쪽의 회남지방이 원산지인 마는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지에 자생하는 덩굴의 다년생 식물이다. 기원전 3세기경부터 식용된 마는 기원전 1세기에 편찬된《신농본초경》에 '산에서 나는 좋은 약'이라는 뜻으로 산약(山藥)이라 기록됐다. 중국 동한 때 장중경은《금궤요략》에서 '서여(薯蕷)'로 적었다. 양나라 때 도홍경은《명의별록》에 맛이나 모양이 감자와 비슷하여 서여라고 했다. 옛날부터 강장제로 알려진 마는 중국 당나라 때 진장기의《본초습유》에 "서여자는 잎에 생기는데 큰 것은 달걀 크기 정도이다. 서여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영여자(零餘子)도 그 한 가지이다. 어떤 책에는 큰 것은 달걀만 하고 작은 것은 탄환만 하며 잎의 아래에 생긴다." 이를 명나라 때의 이시진은《본초강목》에서 "영여자는 산약의 덩굴에 맺힌 열매이다. 잘 삶아 껍질을 벗기고 먹으면 산약보다 낫고 우자(토란)보다 맛이 있다. 서리가 내린 다음 수확한다"라고 적었다. 8세기 당나라의 시성 두보는 시에 그때 상황을 "서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