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는 난리도 아니라고 한다. 그만큼 추·윤 싸움이 극렬하다는 뜻이다. 만약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총장에게 지면 자신은 물론 여권이 피해를 볼 수 있다. 반대로 윤석열 총장이 지면 다시는 총장에 복귀하지 못하고 '짤린 총장'이란 불명예를 안고 살아야 할 것이다. 대체 무엇이 이들을 극한대립으로 몰아붙이는 걸까? 정권 입장에서 보면 정권을 지키느냐의 문제일 것이고, 윤 총장 입장에선 정권비리도 수사할 수 있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만약 윤 총장이 지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사건 등 정권수사에 동력을 상실할 것이다. 울산 사건은 송철호 울산시장을 비롯한 전·현직 청와대 관계자 13명을 기소한 사건이다. 지난 4월 총선으로 일시 중단했으나 선거가 끝나면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에 대한 소환조사를 할 계획이었고,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기소하는 문제도 검토했었다. 청와대 핵심인사 13명이 기소된 데다 임종석 비서실장도 조사하고, 이진석 상황실장까지 기소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다음은 대통령 차례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추 장관을 임명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막으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추 장관이 수사팀을 해체한 데다 윤…
혼돈의 세월 속에서도 어김없이 시간은 흐르고 남아있는 한 장의 달력이 어느 해보다도 쓸쓸해 보인다. 황망함에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어릴 적에 어머니 손잡고 달력에 쓰인 숫자를 따라 그리던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어느새 마음은 봄 눈 녹듯 누그러진다. 자상한 어머니 얼굴과 천진난만했던 어린 내 모습이 달력 위에서 방긋 웃는다. 달력을 꽉 채우고 있는 숫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데 그 숫자를 수없이 보내버린 내 모습은 많이도 변해 있다. 올해 달력의 첫 장을 넘길 때만 해도 설렘이 가득했는데 마지막 한 장을 남긴 지금은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기만 하다. 숫자가 말해주는 다양한 의미들. 올 한 해는 휴대폰으로 전해오는 숫자에 깜짝깜짝 놀라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숫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많기도 하다. 그중 제일이 성적이리라. 내일이 대학 입학 수능시험을 보는 날이다. 시험이 끝나고 받아보는 성적표는 과목을 합산한 점수는 높아야 좋지만, 석차는 낮을수록 좋지 않은가. 성적표를 받아보는 일은 학창 시절에만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며칠 전에도 느꼈다. 이맘때면 직장인은 근무평정이라는 결과를 알리는 숫자에 두근두근하기도…
이시종 지사가 지난 17일부터 3일간 강원도와 충북을 잇는 149km의 마라톤대회에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시종 지사가 '강호축 상생 마라톤'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한 첫 대회였다. 이 지사는 몇 년 전부터 '강충호축 개발 청사진'을 이야기하고 있다. 강원-충청-호남을 잇는 발전 전략이다. 전라남북도와 강원도를 KTX오송역과 충북선이라는 교통 인프라를 이용해 연결하고 교류를 촉진하면 그 브릿지 역할을 하는 충북이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아무리 그래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0~600명 사이를 오가는 3차 감염폭증 시기에 수백 명이 운집하는'강호축 상생 마라톤'이라니. 그러나 여기엔 여러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목포에서 광주-전주-오송-청주-충주- 제천-원주-강릉으로 이어지는 축에선 산업 및 인적 교류 등을 촉진할 만한 기제가 미미하다. 단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수는 있다. 강릉 속초를 지나 북한 원산과 청진을 거쳐 시베리아철도와 연결될 경우다. 강호축 발전을 얘기하는 사람들의 심중에는 이런 기대가 잠재돼 있다. 그러나 이는 통일이 되거나 북핵문제가 풀려야 실현 가능하다. 지금으로선 기약 없는 막연한 상상일 뿐이
냉장고의 전음이 거실을 휘돈다. 베란다 틈으로 툰드라를 지나온 바람이 파고들고, 나는 혹한기 순록처럼 시간을 되새김질한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삐걱거리는 의자가 밤의 적요를 깨운다. 컴퓨터의 커서가 깜빡거리며 내게 없는 목소리로 말을 하고, 불안은 불온한 구름처럼 커진다. 규칙적으로 깜빡거리는 커서는 "빨리 써! 빨리 써! 어서 생각을 끄집어내!" 라고 재촉하는 것 같다. 생각은 떠오르는 게 아니라 찾아가는 거라 했던가. 멍하니 삼십 분 째 앉아 찾아지지 않는 생각을 떠올리고 있다. 아니 떠오르지 않는 생각을 찾고 있다. 낡은 책상 위엔 낮에 쓰다 벗어둔 마스크가 구겨진 파지처럼 뒹군다. 그 옆에 머리를 질끈 동여맸던 검은 끈이 놓여 있고 바로 옆에 안경집이 널려있다. 우측으로 시선을 돌린다. 내 작은 책상은 사계절을 다 품고 있다. 여름에 주워 온 매미껍질이 바삭하게 말라 있다. 한 생애가 빠져나간 구멍인 듯 길게 수직으로 갈라진 등을 보이며 모로 누워있다. 그 옆엔 회색 팸플릿이 납작하게 나를 본다. 가을에 갔던 문학 강좌 팸플릿 안에서 입을 굳게 닫고 있는 시인. 그리고 그 옆엔 입술이 틀 때 사용하던 겨울용 바셀린 통이 넘어져 있고, 그 옆
마늘(蒜)은 우리 민족의 음식이다. 기원전에 탄생한 단군왕검의 모후가 드시고 트랜스포머형 인간이 됐다. 곰이 사람으로 변신하는데, 마늘을 선택한 이유는 신비한 약초 또 일반적인 방법이 아닌 신화로서 신성한 힘을 마늘을 통해 기대하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마늘은 생명력의 원천, 다산의 상징으로 귀신과 역병을 쫓는 신비한 영약으로 여겼다. 처음부터 마늘을 즐겨 먹은 우리 민족이다. 서양인들이 우리에게 마늘 냄새가 난다며, 고약한 냄새로까지 치부하면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말로도 쓰인다. 어떤 식품 광고처럼 '먹어보면 아는 음식'인데, 마늘 냄새에 대한 서양인들의 거부감은 아이러니하다.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가 기원전에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노동자들에게 특별히 제공했던 강장식품이라고, 기원전 5세기경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가 쓴《역사》에 기록됐다.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파네스는 기원전 421년에 쓴《평화》시에서 '마늘을 먹는 노동자'라고 표현하였으며, 고대 로마공화정 말기의 호라티우스 플라쿠스도 "로마에서 병정과 선원, 노동자들이 마늘을 먹는다"라고 했다. 고대 그리스의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는 마늘을 처방한 것을 비롯하여 마늘의 다양한 치료 효과는 알
커피는 '생각의 도구'이다. 좋은 커피를 마시며 행복해하는 것은, 향미가 뇌로 하여금 그렇게 느끼도록 생각을 이끌어 준 덕분이다. 170만년 전 호모에렉투스가 불을 사용하면서 인류가 맛을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견해가 있다. 커피 생두에 들어 있는 물질들이 불을 받아 갈변화, 캐러멜화 반응을 치르면서 다양한 맛이 생겨난다. 하지만 가열하지 않은 상태로도 매력적인 맛을 내는 먹을거리는 자연에 수두룩하다. 따라서 불이 인류에게 맛을 깨우치게 한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단언하긴 어렵다. 더욱이 불을 이용할 정도로 두뇌가 발달했던 호모에렉투스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들이 멸종된 이유를 언어능력을 갖추었던 호모사피엔스의 등장과 연결 지어 설명하는 견해가 있다. 호모사피엔스는 언어를 주고받으며 신속하게 단체행동을 할 수 있었다. 이런 능력이 서식지와 먹을거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던 호모에렉투스를 멸종시킬 수 있는 엄청난 힘을 발휘했던 것으로 보인다. 언어는 단순하게 그룹의 행동을 통제하는 소리신호에 불과한 게 아니었다. 인류는 언어를 가짐으로써 보이지 않는 대상을 묘사할 수 있었고 상상할 수 있었으며 사유할 수 있게 됐다. 언어는 곧 '생각의 도구'이다. 커피 한 잔은 그
따뜻한 물을 찾게 되고 따뜻한 온돌방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매력적으로 물들던 형형색색의 단풍잎도 색이 바래져 가고 있다. 새 단장이 된 집을 구경하러 오라고 하는 지인의 초대를 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너나없이 조심하고 긴장하면서 지내야 할 때라 선뜻 나서지 못했다. 마침 정부에서 거리두기가 완화되어 뜻있는 몇 분과 함께 날을 잡아 1박2일 일정으로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달려갔다. 그곳은 천혜의 자연이 아름답게 빼어난 월류봉이 있고 갖가지 특산품으로 이름 난 고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지인이 살았던 이 마을은 그 옛날 산간벽지였을 정도의 산촌 마을이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반갑게 맞이해 주는 지인은 우리를 데리고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설명해 주었다. 직접 설계하고 집안 곳곳을 확장하여 손수 짜 맞추고 늘리고 옛 것을 살리고 재활용하여 아주 훌륭하게 리모델링되었다. 집 구조를 쓸모 있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곳에 자리한 세간살이들이 반짝반짝 빛났다. 이렇게 손수 옛 가옥을 쓰임새 있도록 잘 꾸며놓은 안목과 솜씨가 대단해 보인다. 울안에는 장작더미를 차곡차곡 높다랗게 쌓아 놓았다. 나무를 잘라서 장작을 패는 일까지 지인이 직접 했다고 한다.…
충주시는 2020년 현대엘리베이터 유치, 8년 연속 기업하기 좋은 도시 선정 등 신산업 우량기업들의 보금자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종사자 50인 이상의 사업체가 2016년 231개에서 2018년 248개로 4.2% 증가했고, 100인 이상의 사업체 역시 2016년 78개에서 2018년 86개로 10% 증가하는 등 활발한 기업유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2021년 완공되는 중부내륙철도와 강호선을 통해 중부내륙권 교통의 중심지로도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인구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21만3천75명에서 21만5천859명으로 증가율이 1.3%에 그쳤다. 교통의 발전은 분명 지역 발전의 호재지만 수도권과 출퇴근이 가능한 생활권이 됐을 때 큰 도시지역으로의 인구유출을 예방하기 위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들의 유치를 통해 인구 증가와 지역 경제 활성화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충주시는 지금의 기업친화정책 기조와 더불어 이제 직장인들이 머무르기를 원하는 다양하고 독점적인 복지정책들을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얼마 전 한국교통연구원은 향후 거주지 선택 시에 고려할 12가지의 우선순위를 선정했다. 교통여건(1위), 주택가격(3위)과
우리 집 컴퓨터는 신역이 고되다. 필자는 기고문과 강의안 작성으로, 아내는 온라인 수강생 평가와 시상을 수시 기록 정리하려 컴퓨터에 매달린다. 우리 부부의 출입이 제일 잦은 곳이라 가장 넓고 햇빛 잘 들어오는 방이 컴퓨터가 있는 서재 차지가 되었다. 나이 들어가며 변모해가는 아내를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제껏 기십년 동안 악기류, 도자 공예, 서예, 스포츠 등을 배우겠노라 의기양양하게 시작은 하건만 도시 작심 2개월을 못 넘기기 다반사였다. 시도하는 강좌만큼 집 안에는 악기며 도구만 즐비하니 종당에는 아이들까지 끈기 없는 엄마 때문에 쓸데없는 살림만 는다고 놀릴 정도였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시인 교실을 나가면서는 생판 달라졌다. 우려하던 2개월이 훌쩍 지나 햇수까지 거듭하는데도 열정이 식지 않는다. 어디 그 뿐인가. 이곳저곳 시 창작 교실을 살펴, 일주일에 두 번 씩이나 시 창작공부에 전념하고 되도록 결석하지 않으려 애를 쓴다. 시인교실에 나가려면 매주 2편 이상의 시를 써 합평도 받아야 하므로 이래저래 컴퓨터는 바쁘다. 아내가 시 공부를 하면서 그예 사단이 났다. 새벽에 일어나 컴퓨터 작업에 열중하기에 깨워주겠거니 믿고 마음 편
그 많은 배추가 고무함지 2개에 모두 들어갔다. 마당에 널려 있던 것을 다듬어 포기를 가르고 절였더니 그리 차분해졌다. 소금 때문이다. 뻣뻣한 선머슴 녀석들이 규중처자마냥 다소곳해졌다. 대단한 위력이다. 김장철, 배추를 절일 때마다 그 의미를 생각한다. 김장이 아닌 여느 때도 간을 맞출 경우 고추장과 간장을 쓰기도 하지만 그들 역시 소금으로 만들었다. 특징이라야 짠맛 하나뿐인데 그로써 음식 맛이 좌우된다. 짠 맛은 바다에서 만들어진다. 모든 색깔을 흡수하면 검은 빛깔이 나오듯 곳곳의 시냇물 강물이, 물의 정거장이고 집산지였던 그 곳에서 끝내는 짠맛을 형성하는 성 싶다. 기후는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차가워지고 물맛은 서쪽으로 갈수록 짜게 바뀌는 것이다. 어떤 지역이든 서쪽에 사막이 많고 물이 적은 지대였다. 동서로 나누어지는 물맛 때문이다. 동쪽에서 흐르는 물이 서쪽으로 가다 보면 물량이 줄고 증발되면서 소금기만 남는다. 염전에서 소금을 만드는 과정 그대로이다. 우리도 냇물이나 강물처럼 어린 시절이 있었다. 물이 마지막 합류지점에서는 짠맛으로 되듯 어지간히 나이 든 후에는 모두를 다독일 수 있는 품성으로 바뀌지 않을까. 맛이라면 새콤달콤한…
지난 4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확산으로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우려되었던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철저한 방역과 높은 시민정신으로 66.2%라는 투표율을 기록하였다. 이번 투표율은 제14대 총선이후 28년 만의 최고치다. 이런 높은 투표율은 정치참여의 중요성을 깨달은 많은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정치참여 의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투표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우리가 원하는 바른 정치, 깨끗한 정치를 만들 수 있을까. 투표는 정치에 참여하는 가장 손쉽고 보편적인 방법이지만, 선택 방안이 제한되어 있으며 선거가 있는 때에만 참여 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선거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정치참여 방법이 있다. 바로 정치후원금 기부이다. 정치후원금은 정당에 기부하려는 개인이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하는 기탁금과 특정 정당·정치인을 후원하려는 개인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후원회에 기부하는 후원금으로 구분된다. 정치후원금은 정치후원금센터(www.give.go.kr)에 접속하여 간편결제, 휴대폰결제, 실시간 계좌이체, 신용카드 결제, 신용카드 포인트 결제 등의 방법으로 기부할 수 있고, 선관위 기탁금 계좌 또는 후원회 계좌로 직
첫 눈이 내린다는 20번째 절기인 소설(小雪)이 지났다. 꽤나 쌀쌀해진 날씨와 우리 삶을 팍팍하게 만든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겨울은 유독 길고 춥게 느껴질 것 같다. 이렇게 추운 날은 국민 모두가 모여 서로의 온기(溫氣)를 나눠 추위와 난관을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1998년 IMF 경제 위기 시절 전 국민이 금모으기 운동에 동참하고 소중한 월급을 반납해 당시 550억 달러에 달하는 나랏빚을 갚아 경제 한파를 견뎌냈듯 말이다. 이러한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지혜는 우리 삶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한 국가의 선진화된 문화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된다. 회사와 노동조합 간 십시일반의 지혜는 더더욱 필요하다. 노사는 상호협력과 존중, 건전한 견제와 비판, 소통을 통해 조직의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 특히 조직이 위기에 처했을 때 노사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이야 말로 국민 경제 3대 주체 중 하나인 기업이 그려나가야 할 바람직한 모습이다. 새는 양쪽 날개가 있어야 날 수 있다. 기업도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함께 날갯짓을 할 때 푸른 창공을 비상할 수 있다. 자연의 이치에서 볼 수 있듯 조직에서는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대등한 위치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가을 차디찬 공기가 가슴을 파고 들 때면 허름한 초가집 지붕 넘어 붉게 물든 홍시가 누런 잎 새 사이에서 바람을 타고 대롱대롱 춤을 춘다. 행여 떨어질세라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쳐다보고 또 쳐다보고 있노라면 떨어지지 않을 테니 걱정 말라는 듯 덩실덩실 춤추듯 흔들어 댄다. 그래 그건 그렇다하고 너 지나간 여름 그 더위에 초록 외투 나부끼며 뽐내던 그 모습이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 새 붉은 옷으로 갈아입었는지 눈이 부시는구나? 그 순간 비둘기가 지나다 깜짝 놀라 그래 네 이름 감이었잖아? 그런데 언제 홍시가 됐지? 감 보다 홍시 그 이름이 더 좋다. 참 잘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됐니? 말랑 말랑 까치가 와서 쪼기라도 하면 터질 것만 같아 불안하다. 맞아 까치 그들이 와서 이마며 옆구리 가리지 않고 쪼아 눈알도 빠지고 눈퉁이가 부어오르겠지만· 어떻게 하니. 나무 가지에 의존해 웅크리고 지나가는 구름에게 하얀 솜털로 감싸 숨겨달라고 부탁해 그럭저럭 까치를 피해야지 어떻게 하니· 그럴 수만 있어도 좋은 팔자다. 팔자 사나우면 붉은 옷으로 갈아입기가 무섭게 인간들이 잠자리채에 갈고리를 달아 목을 마구 비틀어 데려 가버린다. 그래서 형제자매 잃고 홀로 남아
예술가조차도 작품의 질이나 예술적 수준을 자본에 의해 나누고 있다. 사고로 사람이 죽어도 그 사람이 사는 동안 얼마를 벌지를 미리 예측해, 사람생명의 가치를 평생노동을 통한 비용으로 물어주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에서 예술 또한 가격으로 등급을 정하고 또 낮은 등급에 속하는 작가들은 낮은 부류의 작가로 무시를 하거나, 자신 삶을 필요 없는 일에 매진하는 대상쯤으로 여긴다. 그렇다고 예술품을 잘 파는 작가들이 그닥 훌륭하거나 대단치는 않지만, 일반 작가들과 다른 대우를 받기 위해 목에 힘주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아왔다. 예술가에게는 예술가 말고 별다른 지위를 지니진 못한다. 그렇기에 불의의 사고나 장애를 얻게 되면 전문직업인으로 대우를 받기보다는 일용직, 무기술 노동자로 대우를 받는다. 2005년 37살의 구본주 조각가는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20여곳에서 작품이 매입된 촉망받던 젊은 예술인이었다. 그런 그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시간강사 기간만 인정한 그의 수입은 예술가적 작품의 가치와는 별개로 일용직보다도 못한 시간강사 임금을 소득기준으로 삼고, 남은 수명과 활동에 대한 미래의 비용을 보험사에서 계산을 했다. 수입을 증명할 자료가 없다면 어쩔 수 없다는
야간근무의 어려움은 경험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알 수 있다. 사람의 뇌에는 생체시계가 있는데,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통해 낮과 밤을 구분하고, 인체의 시간을 맞춘다고 한다. 호르몬에 의하여 이 시계가 작동하는데, 주간에는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고 저녁에는 감소하여 신체기능을 활성화시키고, 저녁에는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하여 증가하다가 아침에 감소하여 신체에너지의 이용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은 원래 주간에 활동하고 야간에는 휴식하고, 취침하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생체시계와 반대로 근무해야 하는 야간근무자는 근무종료 후 주간에 잠잘 때는 코르티솔이 분비되어 긴장도가 높아지고, 긴장하여 근무해야 하는 야간에는 멜라토닌이 분비되어 오히려 무기력해진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DNA 구조를 손상시키고, 이로 인하여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암, 심혈관질환, 면역질환 등 심각한 만성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는 수면부족을 산업사회의 고질병으로 선언한 바 있고, 국제노동기구는 야간근무를 납이나 자외선과 같은 2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야간근무를 법으로 제한하고 있는 나라도 있다.
[충북일보] 문화체육관광부는 8월 26일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광역·기초자치단체에 배포했다. 장애인 생활체육지도자 정규직전환은 그동안 고용노동부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과'민간위탁 정책추진 방향'에 따라 10차례의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를 열어 생활체육지도자 직군은 정규직 전환 대상 직군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는 2007년 장애인의 생활체육 저변확대를 목적으로 국비와 지방비 재원을 편성하여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장애인생활체육지도자 배치 사업을 시작했다. 지속적인 채용확대로 2020년 8월 기준 915명이 17개 시·도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지도자 중 장애인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을 보유한 인원은 전체인원의 425명으로 46%에 불과하다. 2015년 자격제도가 전면 개편 된 후 3차에 걸친 자격증 취득 유예로 정책신뢰도 약화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장애인스포츠지도사 배출인원이 현장 수요를 충족하기에 부족한 상황과 지도자 배출 확대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로 인해 금년에 자격취득 절차가 간소화됐다. 국가체육지도자(생활스포츠지도자) 자격증 보유자가 다른 스포츠
미국 만화영화 '심슨 가족'의 한 에피소드는 주인공 호머 심슨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요샛말로 웃프게 다루고 있다. 복어를 잘못 먹어 24시간밖에 살지 못하게 된 호머에게 의사는 그가 겪게 될 심적 변화를 다섯 단계로 설명한다. 이때 호머는 첫 번째 부인의 단계를 설명할 때 "난 안 죽어요!"라고 외치고, 그다음 분노의 단계에서는 "이 돌팔이 같은!"이라며 화를 내는 방식으로 매 단계 몸소 예를 보여주듯 즉각 반응하여 보는 이에게 웃음을 준다. 위 에피소드는 미국 정신과 의사 퀴블러로스의 이론을 차용한 것으로 현재 이 이론은 대형 참사를 겪은 사회가 보이는 변화를 부인, 분노, 타협, 우울 그리고 수용의 다섯 단계로 설명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감염병으로 인한 현재 우리 상황을 대비해 보면, 첫 번째 '누군가 공포심을 조장할 뿐 사실이 아니야.'라며 부인하고, 또 특정 국가나 종교를 향해 '모든 게 그들 때문이야!'라고 분노했다가 이어 '치료제와 백신이 나올꺼야' 하지만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야.'면서 타협하고 우울감을 느끼는 단계를 지나고 있다. 모든 것이 마비되었고, 일상의 당연한 일들이 기약 없는 낯선 과거가 되었다. 지금 우리의 우울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운명이 뒤바뀐 단어가 있다면 '밀폐'와 '밀집'일 것이다. 정부는 여기에 '밀접'까지 더해 '3밀 시설'로 규정하고 방문 자제를 권하고 있다.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 사람들이 콩나물시루처럼 가득 찬 모습이나, 실내 공연장에 사람들이 빼곡히 서서 떼창하고 뛰는 풍경은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역동적인 대한민국의 이미지였을지 몰라도 이제는 어느 공포영화의 섬뜩한 장면이 됐다.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앞으로 새로운 전염병이 돌면 또 마스크를 꺼내 쓰고 악수 대신 주먹을 부딪치며 살아야 하는가. 백신만 개발되면 이 상황이 다 끝날 것이라고 내심 바라지만 이화여자대학교 최재천 교수에 의하면 백신은 최선책이 아니다. '코로나 사피엔스(인플루엔셜)'에서 그는 질병이 백신보다 항상 먼저 발생하게 되고,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의 긴 시간 동안 많은 생명을 잃는 것을 반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화학백신'보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행동백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행동백신' 또는 '생활방역', 뭐라고 부르든 간에 앞으로는 '3밀 시설'을 멀리해야 한다니 개인적으로 서글픈 기분이 든다. '3밀 시설'을 관통
지난 1월 중순, 중국 광둥성에 주재원으로 파견돼 있는 큰아들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중국에 코로나19 감염 확진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하면서 병실이 부족해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그곳에 머물다가 만에 하나 가족이 감염되기라도 하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가 없는 최악의 상황이라서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고 했다. 이렇듯 상황이 악화되자 회사에서도 주재원을 제외한 가족들은 모두 귀국하라고 독려하니 어쩔 수 없이 가족 셋은 귀국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결국 큰아들을 제외한 며느리와 손주 등 가족 셋은 공항 발열 검사에서 아무 증상 없이 통과했다.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작은아들을 공항으로 보내 입국장에서 곧바로 픽업해 오라고 했다. 큰아들 가족이 우리 집으로 온 뒤 우리 부부는 독립된 공간에서 생활하라고 집을 비워주고 어머니 댁으로 거처를 옮겼다. 아무 걱정 없이 편안하게 쉬다가 가라고 하는 배려였고, 예기치 못한 상황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 14일 동안 대문 밖으로 나가지 말고 집 안에만 있으라고 신신당부하고 식재료와 생필품 등을 구입해서 문 앞에 놓아두었다. 어른도
충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에 가면 지난 2007년 12월 기름유출사건 당시 온 국민들의 활약상이 담긴 사진과 기념비를 볼 수 있다. 이 사고로 깨끗했던 서해가 온통 검은 기름으로 뒤덮여 앞으로 100년은 있어야 복원될 거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접했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태안 앞바다는 정부의 전방위적 대처와 국민들의 자발적인 봉사로 3년 내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기념비의 글귀처럼 '서해의 기적, 위대한 국민'을 탄생시킨 순간이었다. 대한민국은 위기 때마다 그것을 극복하고 오히려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발전해온 반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중국이라는 초거대 국가 바로 옆에 붙어살면서 수천 년 간 흡수되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온 우리의 역사는 수많은 민족사 중에서도 흔치 않은 사례다. 36년 동안 일제 치하에서의 민족말살 위기를 극복하고, 바로 이어진 분단의 아픔과 전쟁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약진을 거듭해 온 것이 대한민국의 발자취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 G20국가로 도약한 것 역시 대한민국의 저력을 잘 보여준다. 유럽의 쇠락과 이웃 일본의 침체를 보고…
"화이자 코로나 백신, 90% 예방효과"라는 보도가 최근 연이었다. 화이자와 공동개발자인 독일 제약사 바이오엔테크의 우르샤힌 CEO는 "코로나19 통제할 수 있다. 과학의 승리다"리며 임상 3상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팬데믹 초기, 전문가들은 백신은 4~5년 뒤에나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통상 백신 개발기간을 10년 정도로 본다. 지금까지 최단기간에 사용허가를 얻은 볼거리 백신도 4년의 개발기간이 필요했다. 이에 비해 1년도 안되는 시간 안에 임상 마지막단계인 임상 3상의 구체적 성과가 나왔다. 전 세계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총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백신의 상용화까지는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치며 매 단계별 실패와 성공을 반복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1단계는 기초탐색과 원천기술 연구, 2단계는 개발후보물질 선정, 3단계는 동물에게 사용해 부작용이나 독성을 확인한다. 여기까지 성공하면 비로소 임상시험에 들어갈 수 있다. 임상 1상 단계에서는 소수의 지원자(20~80명)를 대상으로 약효보다는 약물에 대한 중대한 안전상 문제를 확인한다. 안전성이 확보되면 임상 2상 단계를 진행할 수 있다. 수백명 단위로 본격적으로 치료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단계로 성공
요즘 손에 물 마를 날이 없다. 고들빼기김치, 총각김치, 보쌈김치 등 가족들 입맛을 맞추기 위해 몇 종류 김치를 담그노라면 온종일 주방에서 종종걸음이다. 며칠 전 고들빼기 김치를 버무릴 때다. 지인이 만나자는 전화가 왔다. 바쁘다고 거절했더니 집 앞이니 빨리 나오라고 독촉한다. 하는 수없이 하던 일을 멈춘 채 미처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밖엘 나갔다. 나를 반긴 그녀가 갑자기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코를 킁킁거린다. 무슨 냄새일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감이 안 잡힌다. 아침 일찍 운동을 마친 후 샤워도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종전에 사용한 멸치 액젓,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의 양념 냄새가 몸에 밴 듯하다. 그녀에게서 '냄새'라는 말을 듣자 문득 초등학교 3학년 때 단짝이었던 영숙이 모습이 떠올랐다. 그 아이는 동네 목욕탕 집 딸이었다. 영숙이는 겨울이 오면 당시로는 귀했던 빨간색 외투는 물론, 벙어리장갑, 방울이 달린 털모자를 쓰고 다니곤 했다. 그런 영숙이를 볼 때마다 마냥 샘이 났다. 혹한에 몸을 보온할 변변한 웃옷 한 벌 제대로 갖추지 못했던 궁핍했던 지난 시절이었다. 그래서인지 예쁜 디자인, 고운 색상의 따뜻한 옷을 입고 다니는 영숙이
늦가을의 햇볕이 온화했다. 그리 춥지 않아 어깨를 활짝 펴고 다녔다. 한편으로는 이러다가 곧 추워지겠지 하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그렇게 온화하더니 잿빛 가을이 됐고 어느 날은 종일 햇볕의 기운을 받지 못한 날도 있었다. 햇볕 구경을 할 수 없는 날에는 몸에서 생기가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요즘 그런 날이 계절의 징검다리처럼 이어졌다. 햇빛을 기다리는 그림동화 속 프레드릭처럼 책 한 권을 들고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카롤린 필립스의 '커피우유와 소보로빵' 이야기 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바로 커피우유와 소보로빵을 만났다. 이어서 나의 제자들을 떠올릴 수 있는 귀한 시간과 마주하게 됐다. 책 속의 커피우유는 곱슬머리 샘의 별명이다. 피부색이 갈색이어서 붙여진 것이며, 소보로빵은 얼굴에 주근깨가 많아서 붙여진 보리스의 별명이다. 계속 부딪치는 샘과 보리스 사이에서 소냐가 시원하고 칼칼한 양념 역할을 잘 해주곤 해서 다행이었다. 내가 샘을 열렬히 응원한 이유는 현재 내가 교육 현장에서 만나는 제자들과 샘의 환경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샘을 만나면서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제자들이 떠올랐으며, 가봉이나 에티오피아, 파키스탄이나 네팔, 방글라데시,…
-오늘은 모하당 김충선 장군과 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어서 오세요.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랜만에 세상에 나오니 어색하네요." -임진란이 발발하자 가등청정 휘하 우선봉장으로 출전해 부산항에 내려 바로 부하 삼천을 이끌고 조선에 귀화하셨다지요? "그랬지요. 평소에 조선을 흠모했고, 전쟁의 명분이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결행했습니다. 저를 믿고 따라준 부하들이 고마웠습니다." -호가 모하당(慕夏堂)인데 어떤 깊은 의미가 있나요? "동양문화의 본류라 할 중국의 요순을 이은 왕조들이 하·은·주잖아요. 그 하나라를 그리워한다는 뜻인데요, 제게는 조선이 곧 하나라와 다름없었습니다." -조선에 귀화해 많은 일을 하고 인정도 받으셨지요. "제 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조총 제조기술을 전하고 성도 몇 개 탈환했고 병자호란과 이괄의 난에도 기여한 게 조금 있지요." -당시에 당파도 있고 혈연·지연·학연이 상당했을 텐데, 그런 위기는 느끼지 않으셨나요? "심하긴 했는데 다행히 저는 크게 시달리지는 않았어요. 행운이었지요." -제 생각에는, 다들 우리 편은 아니지만 적의 편도 아니라는 인식 아니었을까요? "그렇네요, 조선에서
"속 깊은 '히비스커스' - 환상의 궁합은 슈퍼인싸 '프리지아', 파국인 궁합은 열정맨 '플록스'." 갑작 뜬금없이 웬 꽃 이름들인가 하시겠지만, 최근 유행하는 나의 성향을 꽃으로 표현해주는 테스트 결과이다. 그 외에도 배려 깊은 '거베라', 소심한 관종 '작약', 사랑받는 '샤스타데이지' 등 다양한 성향들이 있다고 한다. 대체 저 환상도 아닌 파국의 궁합인 플록스는 내 주변에 누가 있을까 궁금해서 우선 가족들에게 뿌려봤는데 웬걸, 언니와 동생 모두 히비스커스란다. 이게 좋은 결과인지 아닌지 어리둥절해 그냥 각자 히비스커스차나 마시자고 했다. 한동안 우리 사무실에서는 과자로 보는 나의 유형 테스트가 인기였다. 내가 과자를 고르는, 또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 태도에 따라 나의 성격을 특정 과자에 빗대어 알려주는 서비스이다. '매운 새우깡', '우유젤리', '빵또아', '연양갱' 등 나와 성향이 비슷한 스낵을 알려주는데, 누구는 테스트 결과가 잘 맞지 않는다며 투덜거리기도, 또 본인과 찰떡궁합이 아닌 환장의 짝꿍을 찾느라 분주하기도 했다. 직원 중 내 예상과 다른 과자가 나온 때에는 내가 이제까지 그분에게 말실수한 적은 없는지 나 혼자 조용히 자기반성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