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국민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재택근무, 화상회의, 원격교육, 온라인콘서트, 차박여행 등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 영향으로 외식이 줄어들면서 집밥이 부활했다. 집밥은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 또는 식사로서 가정식(家庭食), 영어로 옮겨보면 홈메이드푸드(homemade food)다. 코로나19 발생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외식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가정 내에서 음식을 즐기는 횟수가 점차 줄어드는 세태 속에서 집밥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어머니의 손맛과 애정이 함께 버무려진 집밥이 무척이나 그리워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최근 들어 국민들은 오랜 시간을 집에서 보내야만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직접 식재료를 구입하고 요리하여 밥상을 차리는 행동에 나선 것이다. 요리에서 점차 손을 떼고 있던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 청소년,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음식에 관심을 갖고 직접 밥상을 차리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국내 1인 가구 비중이 2019년 사상 첫 30%를 돌파하면서 홀로 즐기는 혼밥과 혼술의 시대이었다면, 이
20년여 전 직장 선후배 기자 모임에서 한 노총각 선배가 좀 늦게 여자 친구와 함께 나타났다. 노총각이라서 축하와 격려가 가득한 분위기였는데, 뜬금없이 내 입에서 나간 말이 "아직도 만나?"였다. '여자 친구가 있다면서 청첩장은 안 돌리고 아직도 만나기만 하면 어쩌누?' 라는 의도에선데, 막상 나온 말이 그랬다. 커플의 당황한 안색이 주변의 어색한 웃음 속에 가까스로 묻혔지만 난 미안함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워낙 여성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인 선배가 데려온 여성은 만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니, 어쩌면 비수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변명과 사과를 딴엔 진심껏 늘어놓았지만 그 못난 신소리는 아직도 기억에 흉터로 남아 있다. 누구나 밥풀을 흘릴 수 있듯 말실수도 피하기 어렵다. 말이 원래 불완전하기에 그렇고 사람의 말재주나 재치가 완벽할 수 없으니 그럴 게다. 예의나 배려심이 모자라도, 절제력이 부족해도 흔히 빚어지는 게 말실수다. 아니면 원래 무지해서 혹은 상황 정보가 없어서 저지르는 판단착오형도 많다. 입이 가벼운 사람, 매사 비판적인 사람, 특히 공인이라면 당연히 말조심할 필요가 있겠다. 특히 대중의 반향을 일으킬 정도라면 발화자의 책임은 조명받아 마
눈이 또 온다는 소식에 지난밤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며칠 전 폭설과 추위에 자동차 시동이 안 걸리고 수도는 얼어서 물이 나오지 않고 난로도 점화가 되지 않아 여러 가지로 고통을 겪었다. 이제 겨우 수돗물이 쫄쫄 나오기 시작했는데 또 폭설이라니 이게 무슨 난리란 말인가. 이것저것 고단한 마당에 눈 내리는 풍경을 보며 감성에 빠지겠는가. 아침에 커피 한잔 마시려고 커튼을 열고 보니 어느새 놀이터가 온통 하얀 눈밭이다. 오늘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사분사분 눈 내리는 풍경을 보니 슬며시 마음 한구석이 따스해진다. 눈은 어느새 온갖 더러움을 지우고 시끄러운 소리마저 깨끗이 지운 것 같다. 평화롭고 조용하다. 세상일을 지우고 나니 자유롭다는 생각도 든다. 커피가 식을 때까지 눈 내리는 풍경에 사로잡혀 있는데 빨랫줄에 걸려있는 시래기가 눈에 들어온다. 지난 김장 때 어머니가 나일론 줄을 꽈서 마치 굴비 엮듯 무청 허리를 꽁꽁 묶어 빨랫줄에 걸어두신 것이다. 푸른빛을 잃고 누렇게 말라간다. 시래기는 투명한 햇살에 푸르게 밭을 물 들이던 그 싱싱한 기억을 잊은 것인지 바람의 흐름 따라 흔들리고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자랑처럼 벽에 걸어두셨던 굴비도 허리가 굽었었다.…
여유를 찾으며 문화재 답사를 다닌다. 시간의 흔적이 묻어있는 유물을 보면 지정문화재인지 여부를 살피고, 다음에는 조성 시기, 특징 등을 살펴보는 것이 일반적 행태이다. 그러한 사항은 안내판을 보고서 이해를 하게 마련이다. 간혹 미심쩍은 사항이 있더라도 공부를 하는 분 외에는 대체로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다. 또 유물에 대한 안내판 해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 그룹에 의해 작성되었기에 신뢰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간혹 자세한 검토없이 소개된 경우가 있어 당혹시킨다. 오늘 언급하는 충주시 주덕읍 삼청리 소재의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311호로 지정된 용화사 석조여래입상도 그러한 예에 속한다. 디지털충주문화대전의 용화사 석조여래입상에 대하여 "… 충주 용화사 석조여래입상은 광배가 남아 있고 손에는 약함을 들고 있는 약사여래상이다. 전체적으로 마모가 심하지만 둥근 얼굴의 표현이나 풍만한 불신과 부드러운 옷주름 표현에서 고려시대 불상의 특징을 볼 수 있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약함'을 들고 있는 수인이 아니라 '용화수인'이기에 '약사여래상'이 아니라 미륵보살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디지털충주문화대전'에 수정을 요청했지만 "요청한 내용에 대하
'킹스맨'이라는 비밀 첩보 요원에 관한 영화가 있었다. 극중 악역은 인간을 서로 미워하고 죽이는 방법을 개발해 서로가 서로를 죽이게 하는 목적을 달성하려 했다. 그 이유는 인간이 지구를 오염시키는 바이러스에 불과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어떻게 인간을 바이러스에 비유할 수가 있는가· 그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행태를 보면 인간은 너무나도 확실한 바이러스처럼 보인다. 굳이 무언가를 찾아볼 필요도 없다. 환경문제는 뉴스거리조차 되지 못한다. 연예 기사, 당장의 굵직한 사건 사고들은 인기 검색어에 얼마든지 오르내리지만 남극의 빙하가 얼마가 줄었는지, 어떤 개체가 멸종 위기에 있는지는 우리에게 아직 어색한 주제일 수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환경문제는 분명 떠오르는 심각한 문제이고, 우리는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환경이라는 것은 일종의 공유지다. 공유지의 비극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환경이라는 자원을 이미 차지한(오염시켜온) 나라들이 주축이 돼 이제 와서 '탄소 배출을 줄이자'라고 해봐야 잘 진행이 될 리가 없는 것이다. 우리의 인간성과 고귀함에 맡겨서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것은 아닐까. 우리는 국
지금부터 50년 전, 1971년도 충청북도 농촌진흥원에서 발간한 '벼 시범단지 일람표'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도내 통일벼(IR667) 단지 33개소와 아키바레 국비단지 50개소, 도비단지 132개소 등 총 212개소의 시범단지 현황이 기록되어 있었다. 여기에는 1천71ha의 면적에 3천291 농가가 참여하였다. 시군별로 단지명, 필지수, 면적, 단지회장, 담당 지도사 등 녹색혁명의 최전선에서 땀 흘리던 선배님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었다. 옥천군에서는 청산 인정(회장 홍승희), 이원 용방(회장 곽준연), 이원 원동단지 (회장 김규택) 등 3개소 15ha의 면적에 통일벼 시범단지를 운영하였다. 이중 청산 인정단지는 1971년 10a당 702㎏을 다음 해 1972년에는 713.8㎏의 쌀을 생산하여 전국 다수확 왕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하여 정부로부터 석탑산업훈장 받는 쾌거를 이루었다. 당시에는 개인에게도 '쌀 다수확 왕'이라 하여 10a(300평)에 600㎏ 이상 생산하면 10만 원씩 시상금을 주었다. 당시 필자의 봉급이 5만 원 정도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 이때 시상금으로 대부분 흑백 TV를 사 농촌에도 TV가 본
안녕하십니까. 동청주세무서장 임지순입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에게 상가 임대료를 깎아준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 혜택에 대하여 안내 드립니다.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 제도는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임차료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에서 한시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혜택은 상가건물을 임대하는 부동산임대사업자가 지난해와 올해 6월말까지 임대료를 깎아준 경우에는 그 깎아준 금액의 50%(2021년 일부 70% 개정 중)를 납부할 소득세나 법인세에서 차감해 주는 제도입니다. 주의할 사항은 임대료를 깎아준 후에 깎아주기 전 임대료보다 높게 올려 받은 경우에는 세금을 차감해 주지 않거나, 이미 차감한 세금은 추가로 납부해야 합니다. 세액공제는 소득세나 법인세를 신고할 때 임대료를 인하한 사실과 임차인이 소상공인임을 증명하는 서류 등을 갖추어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면 됩니다. 궁금하신 사항은 국번없이 126 또는 우리 세무서 소득세과(043-229-4363), 법인세과(043-229-4402)로 문의하시면 친절하게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착한 임대인과 소상공인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북송 제8대 황제 휘종(徽宗.趙佶)은 예술가였다. 글씨, 그림, 시를 짓는데도 특별한 재주가 있었다. 국립대만박물관에 소장 된 휘종의 매화도를 보면 그 품격이 대단하다. 너무 예술에 심취한 나머지 그만 국정을 게을리 하여 북방 금나라 군에게 잡혀가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휘종이 지었다는 '궁매분담(宫梅粉淡)'이란 시는 궁궐에 핀 봄 매화를 노래한 것이다. 구중궁궐에 갇혀 봄에 핀 매화를 완상한 풍모를 그린 것인데 자신의 외로운 처지를 비유하여 슬픈 구석이 있다. 시제는 봄이 오는 것을 노래하네(声声慢.春)이다. '성성만'은 북송의 여류문인 수옥 이청조(漱玉 李淸照)가 먼저 죽은 남편을 그리며 쓴 서정시다. 휘종이 수옥의 시를 사랑하여 시제를 이렇게 붙인 것인가. 궁궐의 매화나무가 꽃잎을 날리니(宫梅粉淡) / 냇가 버드나무도 고르게 피네(岸柳金匀) / 황궁에도 봄이 잠깐 돌아오는 경사(皇州乍庆春回) /대궐문 끝에(凤阙端门)/높은 대를 세워 봄을 맞네(棚山彩建蓬莱) - 필자 의역 휘종의 이런 매화사랑을 흠모하여 후대에는 도자기에 궁매분담 시구를 각자해 즐기는 풍모가 있었는데 그 중 청나라 건륭황제가 유명하다. 황제가 송나라 명품 여요(汝窯) 자기에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따뜻한 차 한 잔을, 무더운 날에는 가슴속까지 더위를 식혀주는 음료 한 잔을 건강한 먹거리와 함께 내어드리는 일, 이것이 나의 직업이다. 매일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손님을 밝은 얼굴로 맞이한다. 이렇게 매일 많은 손님을 만나게 되는데 그중 유난히 오랫동안 잊혀 지지 않는 분들이 계신다. 그중에서도 중년의 나이에 자신의 꿈을 이루어 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몇 년간 지켜보게 되었던 분이 계신다. 내가 카페를 오픈한 첫해였던 몇 년 전 어느 날 새내기 카페 주인이라서 일이 손에 익지 않아 분주하면서도 능숙하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중년의 그 여성분은 가끔 차 한잔하러 들르시던 분이다. 그분이 하실 말씀이 있다며 대화를 청하셨다. 혹시 내가 실수를 한 것이 있나? 불만이 있으신가? 염려가 되었지만 바쁜 손을 잠시 멈추고 살짝 긴장을 하며 손님과 마주 앉았다. 나의 염려와는 다르게 고민을 털어놓으셨다. 손님의 고민은 중년의 나이지만 외국에 나가서 음악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도전을 하는 것이 맞는지, 가족들의 반대를 생각하면 포기하는 것이 맞는 건지 고민이 된다고 하셨다. 도전을 하려면 가족과 당분간 떨어져 지내야 하
새해벽두에 많은 눈이 내린다. 사락사락 내리는 싸락눈은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듯 포근히 쌓여간다. 신의 선물인양 온 누리를 하얗게 덮은 순백의 세상은 왠지 심연의 묵은 때를 씻고 마음을 단장하라는 묵시처럼 보인다. 오늘처럼 눈이 오는 날이면 새벽부터 눈을 쓸어 길을 먼저 내어 주시던 아버지 생각이 떠오른다. 마냥 설레던 젊은 날의 환희보다 흰 도화지처럼 펼쳐진 설경에 나는 어떤 그림을 그려야하나 느릿하게 숨 고르기를 해 본다. 모든 허물을 덮어 줄 것 같은 하얀 눈처럼 더 맑고 순결한 영혼으로 누군가를 위해 사랑해야지……. 어느새 함박눈으로 변한 눈송이들이 유리창에 부딪는다. 능선을 따라 펑펑 쏟아지는 눈발을 타고 마음은 어릴 적 고향집으로 향한다. 마루 끝에 까치발을 하고서니 아장아장 놓여있는 장독대와 그 곁에 서있는 고욤나무, 그리고 마을언덕에 있는 예배당과 어머니가 넘어 다니시던 장 고갯길까지 이불을 깔아 놓은 듯 하얗다. "쓰윽 싹 쓰윽 싹" 밤사이내린 눈을 쓰시던 아버지의 싸리비소리가 새벽잠을 깨운다. 오빠들은 온종일 골목을 휩쓸고 다니며 참새 몰이를 하며 뒤 안과 담장에 새덫을 놓았다. 벼이삭을 달고 이엉위에 앉아 참새를 기다리
미세먼지로 인한 뿌연 하늘을 보면 환경의 소중함과 푸른 하늘을 만끽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은 우리의 소망은 더욱 간절해진다. 맑고 푸른 하늘을 유지하기 위한 대기환경 개선은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노력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 미세먼지는 우리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을 주고 초미세먼지는 혈관이나 뇌까지 침투하여 암을 유발해 조기 사망에 이르는 원인이 되어 무엇보다 중요한 관심사다.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란 사업장에 연도별 배출허용총량을 할당하고 할당량 이내로 오염물질 배출을 허용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 시행으로 미세먼지 생성을 유발하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먼지 등의 배출총량을 줄여줌으로서 우리에게 맑은 하늘을 보는 날이 점차 많아질 것을 기대해 본다. 대기 배출허용기준 강화에도 불구하고 대기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기존 수도권에서만 실시하던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도를 2020년도에 3개 권역(중부권, 남부권, 동남권)을 추가하였고 799개 사업장에 향후 5년간 배출허용총량을 할당하였다. 우리 도의 배출허용 할당량은 질소산화물이 2020년 3만천,898t에서 2024년 2만2천961t으로 2020년 대비 32.3%, 황
신축년 새해아침 거실 커텐을 젖히니 짙뿌연 안개가 창밖에 우두커니 서 있다. 간간이 날리던 눈은 반월이 중천에 떠 있을 때 부터 흩날리기 시작했다. 사람이 태어난 해의 지지地支를 동물이름으로 일러 두 번째, 포유류인 소. 올해는 흰소의 해란다. 토템사회에서 인간이 동물을 가까이하던 유풍에서 자신의 인생을 천신과 지신, 동물마저 영수靈獸처럼 숭배하며 살아보려 노력했다는 신화이다. 세상의 만물 중에 이름 없는 것도 있을까. '너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의미 없던 잡초가 꽃으로 다가 왔다' 는 어느 시인의 시구, 사람에게 이름은 생애 불가분의 관계이다. 누구나 스스로 짓지 않았을 이름, 선인께서 고심하며 지어 주셨을 이름이다. 어느 인사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저마다의 이름을 알리고 싶은 욕망이 있다고 했고, 유명작가는 자기의 이름을 귀하게 지키는 것은 결코 남의 몫이 아니라고도 했다. 역사의 기록에 스스로 이름을 남기려 하지 않았어도 후대인들은 훌륭한 이의 행적을 쫓아 비갈碑碣에 업적과 이름을 아로 새겨 놓았다. 한편 눅눅한 삶의 소유자들은 자신의 이름을 기적記績에 올리고자 안간힘을 쏟았고, 인륜을 저버린 자는 족보에서 빼라는 극한에 이른것도 이름이었다.…
요즘 윤석열이 조용하다. 추미애 장관이 직무배제명령을 하자 행정법원에 취소신청을 해서 대검에 복귀하던 날의 당당하던 모습은 없어졌다. 행정법원에서 1차 승리를 한 것도 대단하지만 2차 승리도 그에 못지않게 엄청난 것이다. 추미애 장관이 주도한 징계위에서 정직 2개월을 받고, 이것을 취소해 달라는 신청이 인용되던 날 윤석열은 1차 때처럼 대검 정문으로 등청해 대국민 담화라도 발표할 것으로 알았다.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지하 주차장을 통해 조용히 등청해 아무도 볼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마찰을 줄이려는 것이었을 것이다. 기세등등하게 정문으로 등청해 법치주의를 확립하겠다는 말을 하는 모습이 그를 지지하는 국민에겐 쾌감을 주었겠지만, 그를 적대시하는 세력에겐 두렵게 보였을 수도 있다. 그런 모습이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으로 비쳤을 것이고, 대선을 향한 준비로도 보였을 수 있다. 윤석열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윤석열의 자숙은 그를 견제하는 세력에게도 감지되었는지 논란이 수그러드는 양상이다. 물론 아직도 여권 일부에서 윤석열을 탄핵하자거나, 검찰의 수사권을 아예 없애자는 주장이 있기도 하지만, 그것은 일부 극열층의 소수의견일 뿐이다.…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 국회에서 부동산대책에 관해 이렇게 답변했던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빵뚜아네트'란 세간의 별명을 얻고 결국 교체됐다. 빵을 달라고 외치는 사람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해요" 라고 했다는 루이 16세 왕비 마리 앙뚜아네트에 빗댄 말이다. "굶긴 왜 굶어요· 쌀이 없으면 라면 끓여 먹으면 되지" 하던 아이들 반박이 생각난다. 의ㆍ식ㆍ주는 인류 문명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간 생활의 기본 요소다. 국민들의 의식주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 현대 국가와 정부의 존립이유다. 개미도 집이 있고 새도 개도 집이 있다. 의식주가 해결 안되는 사람하면 떠오르는 것이 거지다. 음성 무극천 다리 밑 거지 소굴에서 갈 곳 없는 사람들을 도우며 40여 년을 함께 살았던 최기동 할아버지는 '거지 성자'로 불리며 꽃동네(종합사회복지시설) 설립 배경이 되기도 했다. 괴테는 소설 《친화력》에서 거지의 권리에 대해 "거지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보호와 권능속에 있는 만큼 거지에게 동량을 주지는 않을망정 욕을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지난 2월, 충남 아산 전통시장의 반찬가게 주인이 시장 경기를 묻는
지난해 12월 29일 한 건물 창문 밖으로 "확진자 한방에 8명씩 수용, 편지 외부 발송 금지, 살려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누군가의 손에 들려있다.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의 이야기이다. 솔직히 경험한 적 없는 교정시설 내부모습은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 겨울철에 느껴지는 차가운 공기 등 상상 속의 이미지뿐이다. 아마도 TV의 영향일 것이다. 상상 속 이미지가 실제와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전파되기에는 적합한 환경인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다. 감염병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자발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시작된 교정시설 코로나19 집단감염은 전국으로 번져 양성건수 1천명을 넘어섰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교정시설 종사자에 대한 선제적 검사 시행을 결정했고, 전국 보건환경연구원에 코로나19 검사 협조를 요청하였다. 18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8일부터 한 달간 매주 1회 전국 교정시설 종사자 1만 6천여 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시작했다. 충북은 청주교도소, 청주여자교도소, 충주구치소 3개 교정시설 700여 명이 대상에 포함됐고, 충북보건환경연구원에서 1월 11일부터…
'어느새 미지근해졌네!' 커피를 타서 책상 위에 놓고 앉았다. 앉자마자 우편으로 도착한 이상교 작가의 동시집을 펼쳐보면서 커피의 존재를 잠시 잊고 있었던 모양이다. 커피가 미지근해졌다. 향기가 사라지고 온기가 빠져나간 커피가 맹물처럼 느껴졌다. 짧은 시간인 듯 했는데, 잠시 책을 훑어보고 커피를 마시려고 한 것이 그만 동시 속에 들어가 한참을 머물렀던 것 같다. 어쩌면 단순히 동시에 머물렀다기보다는 이 동시집을 선물한 선배와의 소중한 인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동시집을 보내 온 사람은 대학 선배로 참 가깝게 지냈었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선배는 결혼을 하여 미국에 가서 살게 되었고, 서로 연락을 하는 횟수가 점점 드물어졌다. 그러다가 몇 년 뒤 다시 선배 가족들이 한국으로 돌아와 살게 되면서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는데, 서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며 추억을 공유하는 정도였다. 이따금씩 책이나 커피 등 선물을 주고받으며 따뜻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이번에 역시 선배가 보내 온 선물이 바로 동시집이다. 쑥차와 포근한 보랏빛 니트 스웨터도 함께 보내왔다. 선배의 마음까지 읽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것이다. 우연일까? 미지근한 커피를…
우리는 화학물질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면서 화학물질의 끊임없는 위협을 받고 있다. 바다에는 우리가 버린 미세 플라스틱이 쌓여 있고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 바다생물들에 의해 미세 플라스틱은 다시 우리의 몸 안으로 들어온다. 우리 손으로 만들어 사용하다 버린 것이 고스란히 다시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셈이다. 화학물질이 쌓여가는 바다에 일본이 배출한다고 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가 쌓인다면 어떻게 될까? 다핵종 제거설비(ALPS)라는 장비를 활용해 방사능 오염수를 정화하고 바다에 방류한다고 하지만 제거되지 못한 방사성 물질이 바다에 방류돼 바다생물에 영향을 주고 이는 다시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방사성 물질처럼 모두가 인지하는 유해한 물질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조차 완전한 검증이 안 된 수많은 화학물질을 편리성이나 건강을 위해 이미 사용하고 있다. 편리성을 위해 사용하는 1회용품, 특히 플라스틱은 일상적인 생활에서 너무나 많이 쓰이는 물질이다. 사무실이나 집에서 쓰레기 분리배출을 하다 보면 일주일이 지나면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 제품이 쌓이는지 쉽게 알게 된다. 특히 음식물을 담는 1회 용기의 대부분은 플라스틱이거나 비닐이다. 그 많은 플라스틱
"로봇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는 소식을 며칠째 곱씹고 있다. 생각할수록 우려가 커진다. 커피전문가 양성 시스템뿐 아니라 바리스타의 전문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사건이기 때문이다. 바리스타 자격증이 국가자격증이 아니어서 발급이 까다롭지 않다는 점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단순 작업을 반복하는 로봇에게 맛을 다루는 영역에 '인격'을 부여한 것은 정도를 한참 지나쳤다. 마시는 사람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바리스타는 특정 향미를 지닌 커피를 선택하고 추출하는 전 과정에서 혼신을 다해 감각-지각-인지 능력을 발휘한다. 바리스타나 로스터, 브루잉 마스터에게 전문가임을 인정하는 자격증을 부여하는 것은 단지 로봇처럼 같은 일을 잘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 결코 아니다. 로봇에게 '브루잉 마스터' 자격증을 수여한 단체는 "로봇이 만드는 커피 맛이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가 만드는 수준과 동등함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브루잉 마스터'는 커피 추출 도구 및 방식에 대한 이해를 통해 최적의 커피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평가하는 민간자격 검정이다. 이 단체는 로봇에게 수여한 자격증에 '명예 커피지도사 자격증'이라는 의미까지 부여했다. 로봇이 커피를 잘 추출한다는…
Covid-19로 촉발된 언택트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소통과 스킨쉽이 주목된다. 농촌도 예외가 아니다. 농촌이 단지 언택트시대 도피처가 아닌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주목 받는가는 또 다른 고민거리이다.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 농촌이 한국판 뉴딜의 핵심공간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정부도 농촌 거주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농촌 주민 삶의 질을 향상하고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농촌공간정비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농촌은 도시화와 경제개발시대에 정책대상 밖의 회피지역으로 이젠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장소로 전락했다. 방치되었던 공간을 단지 언택트시대, 도시민의 피폐해진 삶의 도피처가 아닌 문화가 있고, 공동체가 살아나고, 창의가 발현되는 장소적 의미에서 삶의 낙원이 되어야 한다. 지자체들이 각종 현금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지방소멸 위기감이 매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발표되는 '지방소멸위험지수'를 보면 228개 지자체 중 46%인 105곳이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되었는데, 92%가 비수도권이다. 특히, 지방소멸위험지수에 해당하는 지자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금성 지원의 효과가 부정적임에도 지자체는 뽀족한
새해를 맞았다지만 코로나로 인해 칩거생활이 지속되는 요즈음, 여행에 대한 욕구는 어느 때보다 강합니다. 특히 해외여행에 대해 아련한 그리움이 생기는 것은 숨길 수가 없더군요. 못 나가다 보니 과거의 여행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필자는 특히 아프리카의 북부에 위치한 모로코 여행을 즐겨 상기합니다. 모로코는 생애(生涯) 한번은 꼭 들러야 할 곳으로 자주 소개되는 곳입니다. 필자기 그곳을 다녀온 것은 3년 전의 서유럽 여행길에서였지요. 바람이 스치듯 짧은 일정으로 다녀왔는데 색다른 인상을 받았습니다. 스페인 남단의 조그만 포구에서 여객선을 타고 1시간 30분 정도 걸려 지중해를 건너자 모로코의 북부도시 탕헤르가 모습을 나타내더군요. 모로코는 국왕 중심의 입헌군주국가로 국민소득이 삼천 달러가 조금 넘는 빈국(貧國)입니다. 때문에 부두의 모습부터 스페인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배를 내려 자동차 승차장까지 가는 길이 경사가 심한 콘크리트 포장의 오르막길이었습니다. 그 오르막길을 1유로를 내면 도열해 있는 젊은이들 중 한 명이 달려들어 들고 있는 짐의 운반을 책임졌습니다. 호텔에 도착해서도 5유로를 내면 무거운 캐리어를 방 앞까지 배달했습니다. 젊은이들이 특별한 직업
쓰레기 종량제 봉툿값이 올해 두 배로 인상이 된다고 하니 사재기를 하고 '1인 1봉투 판매'라는 웃지 못할 일이 지난해 말 있었다. 아직 쓰레기 봉툿값이 그리 비싼 편은 아니어서 웃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만약에 쓰레기 봉툿값이 지금의 100배가 된다면 어떨까? 쓰레기 버리기도 조심스러울 것 같고 집에서는 쓰레기 만들었다고 타박을 주는 어머니와 다투는 풍경도 머리 속에 그려진다. 그런데 이게 단순히 상상이 아니라면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쓰레기 문제야 이런저런 이슈들이 워낙 많고 그 심각성이 나날이 대두되지만 아직도 우리들의 현실 인식은 그만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고 쓰레기 배출행위 자체에 가해지는 여러 가지 규제들이 비단 대형 폐기물들뿐만 아니라 휴지 하나에도 가해진다면 우리 삶 속에서 절실히 몸에 와닿는 상황이 된다면 쓰레기는 하찮은 주제가 아니라 경제활동의 하나의 카테고리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돼야 할 필요성도 있고.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다만 가장 빠르고 확연한 체감을 주는 것은 쓰레기 봉툿값이 어마어마하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절실하게 실감나는 때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고 함께하면서 깨우치기도 하고 때로는 부딪치기도 하고 사랑하며 산다. 그랬던 날들이었는데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병균 때문에 모든 생활의 리듬이 깨져버렸다. 경자 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전염병은 일 년이 넘도록 종식될 기미조차 없다. 수시로 날아드는 안전 문자에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숫자를 볼 때마다 긴장되고 두려움이 앞선다. 유행가 노랫말처럼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이다. 그렇게 소통부재로 생활하다보니 하루하루가 답답할 뿐만 아니라 우울하고 외로울 따름이다. 몸은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하라는 이 현실에서 언제쯤 벗어날지 묘연하기만 하다. 오늘날 전염병이 우리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고 있는 것처럼 옛날에도 역병으로 인한 피해가 상당히 컸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오늘날처럼 세균과 바이러스 같은 생물체에 의해 걸리는 것이 아니고, 역귀(疫鬼)에 의해 걸린다고 믿었던 시대였다. 의술도 발달되지 않았을 뿐더러 위생적으로나 전염병에 대한 의식도 낮아 오직 민간요법으로 치료하였다고 한다. 역병이 돌 때 마을 어귀에 금줄을 쳐놓으면 마을 사람들은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외지에 있는 사람들
제천의 의림지 역사박물관에서 한수재 권상하 선생을 기념하는 특별 기획전이 열렸다. 한수재(寒水齋) 권상하(權尙夏, 1641~1721)는 충북을 대표하는 큰 선비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은 정치·경제·교육·문화 할 것 없이 모든 것이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초반 권상하는 충북의 청풍(淸風)이라는 향촌에 거주하면서도 당시에 조선의 최고 인재를 양성한 좋은 사례를 보여준다. 그의 제자들은 지금의 충북 지역뿐만 아니라, 충남·경기·서울 등 전국에서 몰려들었다. 그의 문하의 제자들 가운데도 특히 뛰어난 8명을 세칭 '강문팔학사(江門八學士)'라고 불렀다. 강문팔학사 가운데도 이간과 한원진이 대표적이다. 이간과 한원진 사이에 사람과 동물의 본성이 같은지 다른지에 대한 논쟁이 발생하였다. 이것을 인물성동이논쟁이라고 한다. 권상하의 문하생들 사이의 논쟁은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조선후기 최대의 학술논쟁으로 발전하였다. 본성이 같다는 쪽은 사람에게만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동물에게도 인의예지신의 본성이 있다고 보았다. 단지 동물은 그러한 본성을 잘 표현하고 발휘하지 못할 뿐이다. 이에 반해 다르다는 쪽은 동물은 인의
그렇게 또 한해가 가고 벌써 1월의 중반을 지나고 있다.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이 온 도시를 얼리고 있다. 뿌연 눈발이 내리는 저녁 하늘을 멍하니 한참이나 응시한다. 베란다 창 너머 초라한 중늙은이가 서 있다. 벌써 인생의 한 사이클을 채운 내 모습이 괜히 서럽다. 세월 참 빠르게 지나간다. 무엇하나 제대로 한 것 없는 것 같은데 벌써 환갑의 나이이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가슴이 허하니 먹먹해진다. 지난 한해 우리 모두 코로나19라는 질병의 터널에서 많이 힘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막막했던 고통을 생각하면 참으로 끔찍하기만 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컴컴한 동굴에서 절망과 고통의 날들을 보내야 했다. 어떻게 확산될지 모르는 질병의 불안은 인간의 기본적인 접촉조차 막았다.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았다. 방역의 대상이 된 서로에 대한 불신은 고립과 불안을 가져왔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코로나블루라는 증후군으로 사회 곳곳으로 번져나갔다. 우리는 알고 있다.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지, 그리고 그 방역의 최전선에서 감염의 두려움을 떨치고 피땀을 흘린 의료진들의 헌신을 보며 모두 감사의
TV를 보면 중간중간 광고가 들어간다. 아름다운 옷을 입은 모델들이 주장하는 상품의 우수성은 직접 보지 않아도 '정말 이렇게나 좋구나!'라고 세뇌당하는 듯 멍하니 그 상품의 우수성을 경청한다. 쌍방 소통에 의한 전달이 아닌 일방적 주장을 현란한 영상과 가장 보기 좋은 각도의 상품을 보고 있다 보면 왠지 모를 신뢰가 생겨나는 느낌이다. 그 상품이 좋다고 이야기 하는 모델은 유명인으로 평소 품행이 방정한 사람으로 정평 난 경우가 많다. 당연히 상품의 신뢰는 모델의 후광으로 인해 더욱 좋은 것으로 인식된다. 상품을 이렇게 방정한 사람이 좋다는데 일반인이 부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사각형 틀 안에 잘 맞추어 법도에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방정이다. 성품과 행동이 사각의 틀 안에서 법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말이나 행동이 수선스럽고 가벼운 것을 칭하는 방정맞다는 것과 동음이다. 그런 의미로 상품의 우수성 주장을 조용히 관조한다면 방정맞는 소비 방법을 꿰뚫는 통찰이 생길지도 모른다.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가족계획 표어, 1960년대)의 내용처럼 '덮어놓고 사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와 같은 상황은 소비 중심의 현시대다. 그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