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시작은 3월이다. 모두가 1월에 새해를 시작하는데 학교만은 그렇지 않다. 이 곳만은 2020학년도다. 봄방학이 사라지며 1월에 졸업하는 학교가 많아지고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2월은 여전히 이별의 달. 2월이 되면 모든 것이 떠난다. 아이들과 함께 학부모님이 떠나고 옆 반을 지켜주던 동학년 선생님은 물론이고 한바탕 학교의 구성원이 교체된다. 그 중, 가장 허전한 것은 역시 이 교실을 가득 채우던 아이들이 없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2월의 이별은 학교에 남아 있다. 아이들이 떠나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교실에 홀로 앉아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해주지 못한 것에 관한 후회다. 해주고 싶은 것이 참 많았었는데 해야만 하는 것에 가려 계속 뒤로 미뤄뒀다. 아이의 삶에서 졸업이 끝이 아닌 시작임을 알고 있기에 꼭 배웠으면 했던 것들. 언제 어디서나 어떤 순간에도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하는 것, 실패하더라도, 정말로 끝이구나 싶을 때조차도 결코 끝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게 하는 것, 언제든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 여기에 있고 돌아와도 괜찮다는 것만큼은 배웠으면 했다. 혹시나 다 못 배우고 보내
꽃도 처음에는 꽃이 아니었듯 길도 처음부터 길은 아니었습니다. 지금껏 살아온 그리고 살아 내야할 생의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도 저물어가는 하루의 끝에서 바라보는 수만 갈래의 길 아닌 길 나는 또 그 중 하나를 선택해야합니다. 생각해 보면 내가 선택하고 걸어온 그 많은 길도 돌아보면 한 갈래 외길이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하나의 길을 걸어온 셈이지요. 당신도 나도 우리가, 생이 바라보는 곳은 같습니다. 그렇다고 모두 같은 길을 가지는 않지요. 앞에 놓여있는 정해지지 않은 수만 갈래의 길 중에서 서로는 서로의 길을 선택하고 그 길을 갈 뿐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같이 인 듯 혼자, 혼자인 듯 같이 살아가는 겁니다. 이 시간 내가 물끄러미 바라보는 외롭고 고독한, 짙은 안개속의 길처럼 막막한 이 길 가장자리를 어쩌면 당신도 걷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말입니다. 그렇게라도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나, 너, 우리가 있어 참 다행이긴 합니다만, 시간은 무시로 세상으로부터 나를 격리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길 위에서 있는지요? 수없이 많은 발밑의 길 중에서 어떤 길을 선택할건가요? 점점 차오르는 어둠을 피해 스탠드를 켜고…
내일 모레면 민족고유명절인 설 연휴가 시작된다. 송편이 추석음식이라면 만두는 설 명절음식으로 차례(茶禮)상에 오른다. 만두는 제갈공명의 남만(南蠻)정벌 때문에 생긴 음식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명(孔明)이 포로의 목숨을 구하려고 하늘까지 속여 가며 만들었다는 음식이다. 제갈공명(諸葛孔明)이 남만 정벌을 끝내고 철수하는 도중 노수(瀘水)라는 강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풍랑(風浪)이 거세지면서 군대가 강을 건널 수 없게 되었다. 현지 원로(元老)가 억울하게 죽은 원혼(·魂)이 노(怒)해서 그런 것이니 마흔아홉 명의 사람머리를 베어 제사(祭祀)를 지내면 바람이 잔잔해지고 풍랑이 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갈공명은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 또 살생할 수는 없다며 밀가루를 반죽해 사람 머리 모양을 만들고 그 속에 소와 양고기를 채워 강물에 던져 제사를 지냈다. 그러자 강물이 잔잔해져 군사들이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속설(俗說)로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만두의 한자(漢字)도 오랑캐 머리인 만두(蠻頭)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만두에 관한 이야기가 구전(口傳)으로 전하는 속설이 또 하나 있다. 교자(餃子)만두의 유래(由來)로…
타종 없이 시작된 2021년은 작년 새해와 다른 모습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 일상에 들어온 지 1년이 지났다. '신년회 해야지!', '언제 볼까·'로 채우던 새해 인사는 사라졌고, 건강 조심하라는 안부만 주고받을 뿐이었다. 그렇게 평소처럼 코로나19 비상 근무를 하면서 지내고 있을 때, 백신을 국내에 들여오는 방법과 접종 대상자를 순차적으로 단계화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내리는 날, 먹구름 사이로 잠시나마 햇빛이 드리우듯 현실적인 희망이 보이는 듯 했다. 정부에서 발표한 백신 정책은 2월 접종을 시작으로 9월에 전 국민 1차 접종을 완료하고, 11월에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신을 접종하면 우리 몸은 면역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면역이란 외부인자인 항원이 체내에 들어왔을 때 자가적인 방어기작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하며, 선천면역과 획득면역(후천면역)으로 나뉜다. 선천면역은 감염원이 체내로 들어오기 전에 자연적으로 형성되어 항원에 대해 비특이적이며 기억작용이 없다. 하지만 병원체에서 유래한 PAMP(Pathogen-associated molecular pattern)을 인식하여 체내 면역 관련 세포(대식세포, K세포…
창업경제는 창업가정신이 실행돼 창업을 통해 성장하는 경제로서 사회안전망을 갖춘 생태계를 지향한다. 창업가정신은 시장 경제에서 지속적으로 이윤을 내며 발전하고 사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계산된 위험관리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자 하는 생각과 의지, 실행을 지향한다. 창업은 항상 어느 정도의 위험을 수반한다. 그렇기 때문에 철저한 창업준비와 계산된 위험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창업도 어려운 일이지만 수성 즉 경영이 더 어려운 일이다. 창업가정신이 발현돼 창업을 통한 창업경제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촘촘한 창업지원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창업준비부터 연령, 소득, 부양 가족수 등을 고려해서 선발된 예비 창업가에게는 기본소득을 지원하고, 창업가정신 교육을 통해 문제에서 기회를 창출하며 더 나아가 윤리경영을 할 수 있는 창업가를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창업준비 단계에서 교육 기간 동안에 최저 인건비 지원을 통해 예비 창업자가 창업준비에 집중해 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좋은 창업가를 양성하고 역량을 갖춘 창업가에게 단계별로 자금을 지원하여 창업을 유도해야 한다. 촘촘한 창업지원 프로세스 1단계는 창업훈련 단계다. 창업훈련 단계에서는 창업에
'이번 달에는 받을 월급이 없어' 지금은 은퇴한 어느 선배가 몇 년 전 2월에 내뱉은 푸념이었다. 바야흐로 연말정산 시즌이다. 누구는 수십에서 수백만 원을 환급받고 누구는 반대로 수십에서 수백만 원을 더 내야 하니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얼마라도 환급을 받는 사람에게는 13월의 월급이 되겠지만 오히려 더 내야 하는 사람에게는 13월의 세금이며, 앞의 선배처럼 내야 할 금액이 많다면 소위 '13월의 거지'가 된 꼴이다. 이 선배에게는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바로 연말정산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말정산이란 급여 소득자가 매달 월급을 받으면서 간이세액표에 의해 약식으로 냈던 세금을 연간 총소득이 확정된 후 다음연도 1월에 다시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에는 근로자가 1년 동안 지출한 각종 비용을 공제한 뒤에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비용들에 대한 증빙을 잘 갖추어 공제를 최대한 많이 받아야 한다. 연도 중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가 해가 바뀌어 연말정산을 할 때쯤이면 공제받을 게 없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 중에는 노후준비와 동시에 연말정산 혜택도 받을 수 있는 연금상
며칠 전 벌써 입춘이 지나가고 제법 기온이 올라가 한 낮에는 포근할 정도이다. 코로나19로 5인 이상 집합금지와 오후 9시 이전까지밖에 하지 못하는 영업으로 인해 여러 사람들의 생활 패턴에 변화가 많았을 것 이다. 영업의 의무에서라기보다 사람이 좋고 그 사람과 즐거운 또는 진솔한 이야기들도 나오고 때로는 뒷담화도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왁자지껄 지인들과 한바탕 웃음꽃도 피우곤 했던 것이 오후 9시까지라는 정해진 시간을 활용하다보니 다들 습관적으로 틈날 때 마다 시간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 코로나19로 인해 9시까지의 제한을 둔 첫 날 고객과의 저녁식사 후 택시를 몇 십분 만에 잡고 타고 왔던 기억이 난다. 어제부터 9시까지 제한이 10까지로 1시간 연장되었다. 그 시간대가 주요 시간대인 분들에게는 정말 진심으로 조금이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려움을 극복할 수가 없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앞으로 너무 막막한 분들이 주변에도 많이 계신 것 같다. 다양한 업종, 직장인, 학생 등을 막론하고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너무나 많은 문화가 바뀌고 생활패턴이 많이 바뀌었다. 벌써 이번 주 대한민국 최대명절인 설날이다. 예전 생각지도 않았을 현재…
요즘은 일상이 단순해졌다. 낮에는 운동을 하고 밤에는 독서를 하니 주동야독(晝動夜讀)이려나. 통상 오전 9시 경 산으로 출발하여 11시 반경 귀가한다. 기왕에 찻물로 쓰려 보살사 약수 4.8ℓ를 지고 돌아오면 제법 운동도 된다. 이제는 걷고자 산을 오르는지 물 길으러 걷는 지도 불분명해졌다. 약수를 받으려 줄지어 있다가 그윽한 쇳소리에 가까이 가서 살펴보았다. 사찰에는 수행자의 방일과 나태함을 경계하여 잠을 줄이고 깨어있으라는 의도로 풍경(風磬)을 처마 끝에 단다. 풍령 또는 풍탁이라고도 하며 물고기 모양 얇은 풍판이 십자모양 쇠를 움직여 종의 내벽을 치는데, 이놈은 굵고 기다란 대롱 여섯 개의 가운데 작은 나무판이 바람 따라 대롱을 건드리고 있다. 극락보전 좌우 요사채 앞에 각각 하나씩 매달려 길고 굵은 대롱 모양답게 웅혼한 울림소리이다. 이름을 찾아보니 오로벨이다. 1500년 내력의 고색창연한 사찰과 어울리지 않을 듯한 현대식 풍경임에도 잔잔하고 명랑하여 듣기 좋다. 바람에 울려 퍼지는 소리를 잠시 듣노라면 법당에 들어가 합장을 하는 듯 마음도 맑아지니 지척의 해우소가 풍겨내는 찐 냄새도 개의치 않고 넉넉한 마음으로 듣게 한다. 인도 여행 3개월의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일 년이 지나가고 있다. 그때는 어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코로나19 무게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민족 명절인 설이 돌아오면 가족들과 함께 하는 오붓한 시간을 떠올리며, 고향을 찾았던 일상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현실을 바라보니 더욱 그렇다. 인류는 단순한 구조를 가진 바이러스 앞에 맥없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바이러스 위력 앞에 22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경제는 무너져 내렸다. AI와 최첨단 생명과학을 내세워 신 영역에 도전하던 인간 이성의 공허함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성을 앞세운 기세등등 했던 물신주의 기세가 꺾이는 순간을 경험하고 있다. 허망함과 허무와 좌절이 슬며시 자리를 차고 들어와 겸손해야 하며, 갈등을 접고 화해해야 하며, 상생하라고 일러주고 있다. 이럴 때 간절히 찾는 것은 절대자일 것이다. 이성과 과학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시대, 모든 것이 규격화되어 유통되는 세련되고 편리한 세계가 뒤집어지고 허물어져 가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사태는 불안에 떠는 왜소한 인간 본래 보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불안함은
정부나 각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공사업을 발주하는 경우 공공의 안전 확보에 가장 중요한 설계부터 기술사를 우선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최근 대형화재, 건물붕괴, 지반침하 등 대형 안전사고와 재난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공공시설물에 대한 안전강화가 시급하다. 이 상황에서 기계, 전기, 건설, 화공, 정보, 통신, 환경, 원자력 등 이공계 분야의 국가 전문자격을 가진 기술사들이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번에 발의된 '기술사법 일부개정 법률안'은 기술사 직무 가운데 설계에 관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종류 및 규모에 해당하는 공공사업 발주 때 전체 책임을 맡는 사람으로 기술사를 참여 시켜 최종서명 날인하도록 명시하고, 최종 서명 날인한 기술사가 설계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아 시설물이 붕괴,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벌칙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따라서 공공사업의 설계 단계부터 공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안전에 대한 기준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안전 불감증은 대형 참사로 이어지고 있는데 대한 현 상황을 제도개선을 통해서 방지하고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즈음 우리
올해 초 31번째 국산 신약인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 '렉라자'가 출시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국내 제약사에서 신약을 개발했다는 소식은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지난 2018년 HK이노앤의 '테고프라잔'에 이어 3년만의 신약 출시라고 하니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개발 과정이 얼마나 어려움 일인지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신약 개발은 10년, 20년 아주 긴 시간이 걸리는 마라톤과 같다. 그래서 바이오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긴 장기적 안목과 계획을 갖고 연구개발, 임상, 사업화, 마케팅 등 각각의 분야가 유기적인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집적화된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에서도 그런 점을 잘 알기에 지난 2009년 초대형 의료산업 집적화 국책사업으로 첨단의료복합단지(첨복단지)를 추진했고, 당시 대부분의 지자체가 유치전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거친 끝에 같은 해 8월 충북 오송과 대구 신서가 첨복단지로 최종 선정됐다. 이후 지난 10년 간 오송은 식약처, 질병관리청 등 보건의료 6대 국책기관과 제1·2생명과학단지 조성, 대웅제약 등의 100여 개 제약사 유치, 충북산학융합지구 및 바이오캠퍼스 조성, 줄기세포재생연구센터 등 핵심연
가끔씩 TV에서 전해주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래도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을 한다. 지하철 틈에 발이 끼인 사람을 주변 사람들이 힘을 합쳐 기차를 밀어 구해내는 장면이나, 서로 손에 손을 잡고 인간 밧줄을 만들어 파도에 휩쓸린 사람을 구해내는 장면이나, 폐하수구에 떨어져 보름이 지난 새끼가 안타까워 주변을 서성이는 어미 개와 새끼를 위해 밤을 새워 구해내는 장면을 볼 때 가슴이 뭉클해진다. 정인이 양모가 사는 세상에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이 가득한 사람도 살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이기도 하는 것이었다. 속보로 모 당대표가 성추행으로 사퇴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멍멍이 한 마리가 또 있네.' 참으로 끊이지 않는 이야기다. 젊은 피를 바쳐가며 민주화를 외치던 그 맑고 순수했던 청년들은 어디로 간 것인가. 길바닥에 무릎 꿇려도 굽히지 않던 정의는 어디로 간 것인가. 그들이 목청 돋아 외치던 민주화가 이제 막 시작이 됐는데 어찌하여 그 어떤 비리 보다 추악한 성추행범이 되어 누구는 감옥에 가고 누구는 스스로 생을 마감해야 하는 것인가. 요즘 전기 공사를 하고 바가지를 옴팡 쓰고는 속을 끓이고 있는 중이었다. 전기 누전 차단기의 가격을 알지 못하니 달라는…
'롤리타,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소설 중 이 문장을 그날 되뇌고 있었다. 책을 덮고도 악마 '험버트' 눈빛을 얼른 떨쳐낼 수 없었다. 보이지 않는 실체, 또 다른 롤리타 하나쯤 나도 가지고 살기에 성범죄자요 살인자인 험버트에게 연민을 느끼며 선뜻 그를 정죄하지 못하고 잠시 그대로 있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롤리타》는 소아성애小兒性愛를 적나라하게 묘사하여 많은 논란과 함께 롤리타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으나, 뉴욕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주인공 험버트는 어린 의붓딸 롤리타에게 강한 성욕을 느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인생을 허비한다. 그렇게 음울하게 이어지면서 여러 비극을 낳고 마친다. 그리고 그날, 정서를 환기하는 기사도 읽었다. 내용은 이랬다. 경기도 광주 버스정류장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스리랑카 청년이 있었다. 돈을 벌려고 왔으나 실상은 입에 풀칠만 근근이 하던 중, 고용주 횡포가 너무 심하여 불만을 토로했다가 쫓겨난 거다. 기막힌 상황을 만난 그에게 한 목사님이 다가갔다. 목사님은 그를 데려가 보살피고 임금 체불과 산업재해 문제를 해결해주고 새 일자리를 구해주었다. 따뜻한 심장과 인간애를 가진
지난 2016년 3월 이세돌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바둑 대국이 이뤄졌다. 세계가 주목했고, 결과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대국 시작 전만 해도 대다수는 이세돌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알파고의 승리였다. 5차례 대국 중 이세돌은 4번째 대국에서 이겼다. 필자는 이때 신선한 충격과 함께 멀게만 보였던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빠르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사람과 인공지능의 대결이 몇 년 지나지 않았다. 인공지능은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단순 반복 노동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통역, 면접, IT서비스, 가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의 놀라울 만한 발전은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함으로써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금융·법률·의료 등의 분야에도 활용되면서 기존 전문자격사가 수행하던 업무가 인공지능 영역으로 이끌려가는 모양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공지능이 전문자격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을 이길 수 없으며 전문자격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고, 반대로 더는 전문자격사도 안전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언론보
손녀를 유아원에 데려다주고 느릿한 걸음으로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와 보도블록 사이로 얼굴을 내민 민들레와 눈도 맞추고 학교 담장을 감싸고도는 덩굴장미도 보며 장구봉 둘레길을 걸어 정상에 앉았다. 아래로 보이는 2차선에는 차들이 줄지어 간다. 유년 시절의 동네 길은 구불구불하여 숨바꼭질하기 딱 좋았다. 가던 길 돌아 담 모퉁이에서 놀래주던 생각에 웃음이 터진다. 버스가 미끄러지듯 지나간다. 버스 안에 앉아있는 유년의 내 모습이 겹쳐진다. 신작로에 흙이 파여 나간 곳에 잔자갈을 채워놓아 그 위를 버스가 달리면 덜거덕덜거덕 널뛰기하였다. 운전 기사님이 브레이크를 밟는 날에는 책가방이 날아오기도 하고 남학생 무릎에 털썩 주저앉기도 했다. 서로가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던 학창시절이 그리운 신작로의 흙길은 아스팔트보다 정감이 있어 더 좋았다. 비가 오면 비를 품었다가 가뭄이 들면 내어주기도 하고 화단에 꽃을 흐드러지게 피우기도 했다. 지금은 길마다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포장을 하여 비가 오면 스며들지 못하고 곧장 강과 바다로 간다. 가뭄이 쉬 들고 사람들 인심도 아스팔트 길처럼 삭막하다. 흙길에는 나눔과 온기가 있다. 산길에서 목이 마르면 다래나무를 잘라 목을 축이
편지 첫줄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제 엽서가 잘 전해질지 알지도 못한 채 무턱대고 씁니다." 얼마 전 번역 출간된 《카뮈 그르니에 서한집》에 나오는 대목이다. 이 서한집은 소설 「이방인」의 작가 알베르 카뮈와 산문집 「섬」의 작가 장 그르니에가 주고받았던 편지 모음집이다. 장 그르니에는 카뮈의 고교 시절 스승이었다. 이들이 서로의 안부에 목말라하게 된 연유는 그때 상황으론 서신을 받아볼 수 있는 시간이 일주일이나 소요돼서 일게다. 특히 전란 통에는 일 개월 넘게 걸리기도 했다. 눈만 뜨면 스마트 폰에서 '까꿍'하며 전해오는 카톡 문자며, 온갖 감미로운 음악을 신호음으로 울려오는 전화가 일상을 지배하는 요즘이다. 이로보아 지난날 카뮈와 장 그르니에가 주고받았던 통신 수단은 한낱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까마득한 옛 일로 치부케 한다. 그래서인지 카뮈의, "이제 막 선생님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제 손에 닿기까지 멀리 돌아온 편지였습니다" 라는 내용에선 격세지감마저 느낀다. '손바닥 안의 세계'라는 스마트 폰 시대여서인지 사람 사이에 소통도 신속히 이루어지고 그만큼 교감도 원활해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핸드폰을 통하여 전해지는 어느 문자는 자세히 들
-안녕하세요? 토정 이지함 선생님 모십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요즘도 토정비결 자주 보나요?" -아무래도 덜 하지요. 젊은이들은 별점, 타로카드 같은 걸 보는 듯해요. "젊은이들이 그런 것들도 의지하지 않는다면 더 좋을 텐데. 어디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인생을 살아간다면 더 바랄게 없겠지." -선생은 역술가라기보다 학자잖아요? 인물 지리 산술 의학 경제 등 모르는분야가 없어요. 원래 천재셨어요? "남들이 하는 얘기지, 난 한 번도 그리 생각한 적 없어요. 한 개인이 안다고해야 무얼 얼마나 알 수 있겠어? 좀 알려지면 부풀려지기 십상이지. 내 호가 토정(土亭)이잖아, 그냥 흙집에 산다는 거야, 다 그런 거지." -제 윗세대만 해도 설날 즈음에 토정비결 참 많이 봤거든요, 질문이 그렇긴하지만 그거 잘 맞나요? "허어, 당황스럽네. 그럼 내 거꾸로 물어볼게, 예전 델포이 신탁은 정확했나" -와아, 델포이 신탁을 아세요? 하여튼, 그건 애매해서 지나고 보면 그랬구나,하는 것 아니었나요? "내 책에도 족집게 같은 건 없어요. '23세 춘자와 바람난다' 이럴 순 없잖아. 수많은 이들이 같은 운수를 볼 테니. 그러니 '귀인(貴人)', '구설수(
요즘 주말과 휴일 등산로는 사람들로 붐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인기 있는 곳, 핫플레이스 중의 하나가 바로 산이다. 코로나19 영향과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건강과 면역에 대한 관심이 커진 탓인지 사람들도 많아졌고, 연령층도 다양해졌다. 실내에서 모여 운동하는 건 아직 불안하고, 타인과의 밀도가 낮으면서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의 수요가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탁 트인 공간에서 작은 인원 혹은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활동들이 각광을 받게 되고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등산, 걷기, 서핑, 골프 등이 대세 야외활동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생명에 대한 관심은 크다.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수명을 연장하는데 체육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 잘 알고 있다. 이런 면에서 충북체육회가 사회현상을 반영한 비대면 걷기운동 프로젝트로 국민체육진흥공단 대전충청지역본부의 지원을 받아 진천군보건소와 공동으로 지난해부터 펼치고 있는 뚜벅뚜벅(Do Walk Do Walk)사업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코로나19가 만연한 상황에서 걷기활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건강지표를 높이기 위한 사업인 뚜벅뚜벅 사업은 모바일 걷기앱 '워크온'을 활
우리가 부담 없이 쓰고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여러 나라가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여러 가지 장점으로 지금까지 사랑을 받아왔다. 저렴한 가격, 편의성, 보존성, 그리고 다양한 외형으로 다룰 수 있었기 때문에 많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의 보존력으로 인해 잘게 쪼개질 뿐 다시 순환이 되지 않는 것이 큰 문제를 만들고 있다. 매년 약 800만t에 이르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전 세계 바다로 유입되고, 태평양 한가운데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이 거대한 섬을 이뤄 떠다니고 있다.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지구를 구하기 위해 여러 나라가 노력하고 있다. 인도 남서부에 위치한 카르나타카 주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도·소매업 할 것 없이 비닐봉지, 플라스틱 식기, 숟가락, 랩 등을 사용하거나 판매할 수 없으며, 플라스틱 쓰레기를 넣어 만든 아스팔트가 도로 건설에 이용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2007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공공기관
노영민이 퇴임했다. 그가 대통령 비서실장에 발탁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처럼 신바람이 나진 않았지만 대과(大過) 없이 퇴임할 수 있었다는 안도감도 없진 않았다. 무슨 이유로 노영민에게 관심을 갖는 걸까? 지역사회가 배출한 인재이기 때문이다. 국토의 중앙에 위치했지만 도세가 작은 탓에 고위직에 임용된 인재가 많지 않았다. 기껏해야 경제부총리(홍재형)가 최고였고, 국회 부의장(이용희) 정도면 하늘의 별이라도 딴 기분이었다. 박근혜 정권말기에 이원종 전 지사가 대통령 비서실장에 발탁되기도 했지만, 다 파 먹은 김칫독에 빠진 꼴이었다. 정권이 기세등등할 때 청와대 비서실장을 한 사람은 노영민이 처음이었고, 앞으로도 흔치 않을 것이다. 작은 도세로 영호남 등과 경쟁해서 현상유지라도 하려면 정권 핵심부에 줄이라도 댈 수 있어야 한다. 8명의 국회의원을 뽑았다고 하지만 정정순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구속되어 있는 상태이고, 박덕흠 의원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 적극적인 활동은 못하고 있다. 8명 중에서 두 명을 빼면 6명뿐이다. 이들이 160만 도민을 대표해서 예산도 따고 입법도 해야 한다. 은근히 믿는 구석이 있었던 것은 노명민 대통령 비서실장
"떡국을 먹어야 나이가 한살 더 먹는다" 설 명절이 되면 어른들의 농담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떡국을 몇 그릇씩 먹었던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곤 한다. 온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차례를 지내고,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한해의 소망이 담긴 덕담을 나누는 등 어릴 적부터 설 명절의 이미지는 늘 특별하고 풍성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생활 곳곳의 많은 부분을 바꿔 놓았다.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마스크는 사회 필수품이 되었고, 매일 아침 집을 나설 때면 마스크를 챙기는 것이 우리들의 일상이 되었다. "아들아 이번 벌초는 아부지가 한다. 너희는 오지 말고 편히 쉬어라" 지난 추석 명절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재치 있는 현수막 내용처럼 이번 설 연휴 또한 그리운 고향 방문을 잠시 미뤄야 할 전망이다. 하지만 시대에 따른 명절 풍경이 바뀌더라도 변하지 않는 게 한 가지 있다. 설 명절 설레는 마음과 동반된 한순간의 부주의는 소중한 나의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화재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옥천소방서 화재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
'사랑의 가장 좋은 순간은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때가 아니니 그것은 어느 침묵 바로 그 속에 있는 것…' 쉴리 프뤼돔의 시를 읽었을 때 문득 부모님의 사랑이 생각났다. 늦둥이 막내였음에도 부모님으로부터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고 주위에서 골릴 때마다 설마와 혹시의 혼돈 속에 혼자 속앓이를 하곤 했다. 먹고 사는 것 말고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어려운 시절에, 사랑한다는 말은 팔자 좋은 꽃노래요 억지춘향의 입발림에 불과하였다. 게다가 유교문화에 젖어있던 어른들은 사랑을 남녀 간의 은밀한 것으로만 생각하여 그 말을 입에 담는 것조차 민망해하고 금기시했다. 태어나서 '사랑'이라는 말을 처음 들은 것은 아버지가 계시는 사랑방이었다. 낮에는 손님들이 드나들었고, 가끔 늦은 밤에 나가 보면 댓돌에 엄마의 하얀 고무신이 놓여 있었다. 나는 발뒤꿈치를 들고 마루 위를 살금살금 걸어 안방으로 들어가곤 했다. '산허리는 온통 모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은 그의 단편 《메밀꽃 필 무렵》에서, 청주가 고향인 장꾼 허생원이 젊은 동이가 왼손잡이인
겨울비가 축축이 내리던 날. 초등학교 단짝 친구에게 카카오톡이 날아왔다. 책을 냈다는 소식을 전하지도 않았는데 어찌 알았는지 대청호에 잠든 고향이 그립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 어린 시절 함께 자란 동네에 얽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게 너무도 행복했다. 하루빨리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싶은데 코로나 19 세상은 그리 순순히 허락하지 않는다. 오랜 기간 소식을 듣지 못했었는데 그동안 병마와 싸워 이겨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아팠다. 내가 그렇듯 대부분 사람은 카톡 프로필로 자신의 근황을 전한다. 마음을 적어놓고 현 상황과 가장 밀접한 따끈따끈한 사진을 올려놓는다. 친구의 일상을 살짝 엿보려고 카톡에 올려놓은 사진을 열어봤다. 세상의 이치를 알아갈 나이에 가까워져 가는데도 어릴 적 같이 놀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옅은 미소에 그리움이 가득 묻어난다. 일일이 전화를 하지 않아도 보고픈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나 카톡을 뒤적여 보면 알 듯하다. 모두 행복한 모습들이다. 마음속에 새겨 둬야 할 글들도 많다. 책을 읽는 즐거움도 크지만, 타인이 적어 놓은 글귀들을 읽는 동안 절로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사가 나온다
얼마 전, 모 TV 방송에서 어떤 장애인의 하루하루의 삶을 다루는 프로를 보았다. 전에는 단순히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살기에 무척 힘든 특수성을 고려해서 그들에게 사회적으로 많은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정도의 생각만 가졌을 뿐이다. 그러나 실제 장애인이 겪고 있는 실제의 생활을 보면서 그저 불편할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이 아닌, 인간적으로 말할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을 공감했다. 1990년 대에 교환 교수로서 미국에서 생활해 본 적이 있었다. 그 전의 짧은 여행을 통해 경험했던 미국과 실제로 생활해 보며 느낀 미국은 많이 달랐다. 그 많은 문제 중에서 오늘은 장애인에 대한 문제만 짚어 보고자 한다. 30 여년 전이었지만 미국 사회는 장애자에 대한 시각이 우리와 너무 달라보였다. 우리는 이제 서야 부랴부랴 장애우라는 명칭으로 그들에 대한 편견을 지우기 위한 교육을 시작했다. 또 실제 적인 배려로서 모든 건축물에 휠체어 통로를 만드는 등의 실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장애인을 위한 우리의 현실은 선진국 수준의 관심과 배려와 거리가 먼 것 같다. 미국에 살면서 느낀 것은 ' 아, 이곳은 장애인의 천국이구나. 나도 장애가 생기면 미국으로 이민…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생태탕의 명태는 국산이 아니다. 러시아, 일본 등에서 수입한 것이다. 왜 우리는 국산 명태를 맛볼 수조차 없게 된 것일까? 명태는 한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어류 중 하나였지만 처음엔 남획으로, 나중엔 기후변화로 수온이 높아져 명태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명태의 개체 수를 복원하기 위해 정부가 명태 포획을 전면 금지하면서 국산 명태로 만든 생태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 것이다. 명태는 한대성 어류로 낮은 수온의 바다에 서식한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수온이 높아져 명태들이 추운 곳을 찾아 우리나라에서 멀리 이동하게 됐다. 우리나라 국민 음식의 핵심 재료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더 이상 지구온난화를 지속시켜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선 가장 먼저 사람들 개개인의 자발적인 의지가 필요할 것이며, 그다음으로 행정적인 제재가 필요하다. 어렸을 적부터 자주 듣고 배운 것이 있다. 에어컨 사용 줄이기,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등이다. 뻔하고 진부하지만 막상 잘 지켜지지 않는 내용들. 하지만 뻔한 만큼 효과는 확실하다. 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