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복지센터에서 일하다 보면 종종 언론 인터뷰에 응하는 일이 생긴다. 주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사업을 소개하거나 중요한 사항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에 매번 성심성의껏 준비하지만, 업으로 삼는 사람이 아닌지라 여러모로 긴장이 많이 되는 일이긴 하다. 얼마 전에도 방송 중에 엉뚱한 해프닝이 하나 있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중에 사회자 분께서 내 직함을 '통장'이라고 부른 것이다. 정작 나는 긴장한 탓에 모르고 지나갔는데, 나중에야 직원들을 통해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자못 엉뚱한 실수에 피식 웃음부터 새어나왔다. 상대방도 나 못지않게 긴장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은근히 안심도 됐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용산통장 조수정'이라는 명칭도 제법 잘 어울리는 듯했다. 지금 충주시는 시민 곁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의 동장실을 1층으로 옮겨 주민들이 더 쉽게 찾아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새로운 도시 브랜드로 '더 가까이, 충주'를 선정하기도 했다. 오랜 노력 끝에 현대모비스와 현대엘리베이터를 비롯한 신산업 기업들을 유치하며 경제적 기반을 쌓아왔다면, 이제는 그 기반 위에서 삶
몇 년전 일이다. 모 방송에서 방영된 노인들의 프로그램인데, 그 당시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하여서 모르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던 이야기다. 이 게임은 한 사람이 설명하고 다른 한 사람이 주어진 시간 내에 단어를 맞추는 것이다. 드디어 두 노인 부부 차례가 됐다. 정답은 '천생연분'인 데, 할아버지가 '우리 같은 부부를 말한다'고 설명하자 할머니는 '웬수'라고 지체없이 대답했다. 할아버지는 '아니, 아니, 네 글자로 말 야' 라고 하자 '평생웬수'라고 대답하여 스튜디오 안은 물론 시청자들이 배를 잡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이 할아버지의 생각은 자신들의 부부 관계가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하는데 할머니의 생각은 전혀 딴판이다. 평생 한 집에서 희로애락을 같이 한 부부의 마음이 왜 이리도 다른 것일까. 모두 눈물이 나도록 웃었지만 웃는 사람들의 마음도 다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의 젊은 세대의 부부는 좀 다르겠지만 우리 세대의 아내들은 거의 80% 이상 그 할머니의 마음에 공감하지 않았을까. 요즘 거리에서 젊은 부부의 외출을 보면 남편이 아기를 아기 보에 넣어서 메고, 아기 가방도 들고. 심지어는 아내의 가방까지도 들어주는 남편도 가끔 보인다. 그
감사의 궁극적인 목적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사회 공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금까지의 감사는 공무원 등이 위법행위에 대하여 지적하여 벌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그래서 공무원 입장에서 감사는 그저 내 업무는 안걸리고 넘어가기만 하면 다행이라는 인식이 있다. 심하게 표현해서 필요악의 제도로 최소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감사의 목적은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 앞으로 그런 잘못을 다시 범하지 않게 하여 공익을 증진시키는데 있다. 꼭 필요한 제도인 것이다. 우리나라 감사의 역사를 알아보면 헌법 제97조에 기초하여 1962년 감사원 설치 근거가 만들어 지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정기적인 감사는 1974년부터 현 행정안전부가 지방행정감사규정을 근거로 47여 년간 2년 또는 3년에 1회 중앙정부 다수가 참여하는 정부합동감사를 실시하여 왔다. 그 간의 감사는 행정행위가 이뤄지고 난 후에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여 책임을 물음으로써 다시는 유사한 부당한 행정행위를 범하지 않게 하기 위한 사후 감사가 일반적이었다. 감사원 뿐 만 아니라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
4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는 생전에 정기적으로 병원 검진을 받으셨습니다. 병원을 갈 때면, 아들인 필자 혼자 모시고 가도 될 일인데 아내가 꼭 따라나섰습니다. 그리고는 병원을 들러 진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어머니의 팔짱을 꼭 낀 채 빈틈없이 수발을 들었지요. 늙으나 젊으나 여자는 여자가 곁을 지켜야 편하다는 주장을 앞세우며. 그러다 집으로 돌아오면 생색을 냈습니다. "나 같은 며느리, 드물어요. 시어머니가 병원가실 때 따라나서는 며느리가 몇이나 있겠어요. 대개 딸이 동행하지." 그럴 때마다 필자는 고개를 주억거렸습니다. 전적으로 수긍이 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병원을 들어서 주변을 살펴보면 노인들의 수발을 드는 것은 아들이나 딸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며느리로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더군요. 때로 부축하는 아내를 보고 지나가던 노인들이 말씀하시곤 했지요. "딸인 모양이다. 저처럼 정성스럽게 모시는 걸 보니." 듣는 아들은 그런 아내가 그저 고맙기만 했지요. 병원을 갈 때뿐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가 속살을 드러낼 일에는 일체 아들의 접근을 불허했습니다. 어머니가 병석에 누워 계시던 15년 동안 속옷을 갈아입는다든지, 기저귀를 가
오는 3월 1일은 102주년을 맞은 3·1절이다. 3·1절은 우리의 애국선열들이 대한민국을 주권 국가로서의 위상을 되찾고 전 세계에 자주독립의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날로, 국가의 자주와 독립의 권리회복을 넘어 인간으로서의 자유와 평등을 선언한 날이다. 인류사회에 보편적 가치를 주창하고 국제사회의 질서에 대한민국을 굳건히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만든 날이기도 하다. 우리는 3·1절을 맞아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대해 깊게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국적으로 일어난 3·1운동이 자주독립이란 결실을 맺기까지 일제가 우리 민족을 경제적으로 착취하고 역사와 민족정신까지 말살시키려는 만행을 저지른 가운데 수많은 순국선열들과 애국지사들은 이 땅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아낌없이 바쳤고 온갖 고초를 겪었다. 애국선열들의 피와 땀으로 이뤄진 지금의 대한민국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이 분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며, 후손들에게 온전히 계승해 나가야 하겠다. 국가보훈처는 올해 처 창설 60주년을 맞아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분들이 영예로운 삶을 살아가실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는 영
몇 해 전 구제역 방역초소 근무 때문에 관내 도축장에 가 본 적이 있다. 엄동설한 혹한 속에서도 도축장 입구에 들어서자 비릿한 피 냄새가 코를 찌른다. 아우성을 치던 돼지들은 전살(전기로 죽이는 방법) 직전의 마지막 컨베이어벨트에 오른다, 자신의 운명을 짐작이나 한 듯 이내 조용해졌다. 전살기가 머리에 씌워지자 순식간에 돼지는 의식을 잃는다. 피를 빼고 털을 뽑고 내장을 적출하고 등급을 판정하는 데 불과 30여 분이면 충분하다. 도축을 마친 돼지는 영하 20도 급랭 시설에서 1시간 정도 얼린다. 다시 영하 1도의 냉장고에서 14시간가량 숙성에 들어간다. 도축장과 연결된 가공공장에는 하얀 위생복을 입은 직원들의 일손이 찬바람을 가른다. 하루 전에 도축한 돼지를 손질하는 작업이다. 공중에 거꾸로 매달린 통고기를 부위별로 잘라 포장하는 단계가 길게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이어진다. 그렇게 목살, 삼겹살 등으로 포장하여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된다. 대규모 양돈장은 돼지 공장이다. 공장에서 핵심기계는 어미돼지다. 대략 5개월마다 새끼돼지를 생산한다. 어미돼지는 스톨(stall)이라는 좁은 쇠틀에 갇혀 일생을 보낸다. 오로지 새끼 낳는 일만 기계처럼 되풀이한다. 몸을 움직
참으로 먹먹한 날들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주변의 지인들이 하나 둘 떠나고 있다. 사람 사는 게 뭐 특별한 일 있는가. 그저 열심히 한세상 잘 놀다 가면 그만인 게지. 무얼 바라며 살아온 것도 아닌데 새삼 작아지는 내 모습이 서럽다. 요즘은 바깥을 잘 나서지 않지만 상사에는 될 수 있는 대로 얼굴이라도 보려고 빼먹지 않고 다닌다. 오늘도 장례식장에 들려 돌아서는 길에 하늘을 보았다. 노을 진 하늘의 묵직한 구름만 텅 빈 거리에 바람 되어 내려앉는다.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멈추게 한지 벌써 한해를 훌쩍 넘었다. 이 와중에 일을 놓고 난 후에는 내 속의 화만 키우며 자신의 이기적 정당성에만 매달렸다. 참 부질없는 모습이었다. 요즘은 집에서 삼시세끼 꼬박 해먹는 날이 수북하다. 매주 시장을 보고 냉장고에 먹거리를 채워놓을 때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오늘도 시장을 보았다. 콩나물이며 감자며 각종 반찬거리와 큰맘 먹고 간 고등어 한 손과 고기 한 칸도 끊었다. 그러다 마트 한편 수북이 쌓여있는 봄동이 눈에 들어왔다. 며칠 전 지인들과 만나 수다 떨다 봄동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오늘 그를 맞이한다. 음식은 기억으로 먹는 것이라 했던가. 어디 음식뿐이랴. 사람 사
오늘(2.26)은 한 해의 첫 보름날인 정월대보름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을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다. 작년 이맘때 코로나19 확산세로 우리 모두가 가슴을 졸인지 1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구원투수가 될 수도 있을 백신이 등장했다. 우리 선조들은 정월대보름날 이른 아침에 일어나 한 해 동안의 각종 부스럼을 예방하고 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부럼 깨기를 했다. 부럼 깨물기는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내길 기원하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깃든 세시풍속이다. 어릴 적 나의 할머니도 일 년의 시작인 정월대보름에 부럼깨기 풍속을 알려주시면서 떡을 해주시곤 했다. 떡을 놓고 가족 모두 건강하고 무탈하게 해달라는 기도도 잊지 않으셨다. 정월대보름과 관련된 어린 시절 추억을 생각하니 그 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기는구나 하고 생각해본다.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내길 기원하며 부럼을 깨무는 정월대보름과 지난해부터 우리의 생명을 위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첫 백신 접종 날이 공교롭게 같다. 전국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65세 미만 입소자와 종사자에게 우선적으로 접종되는 오늘, 온 나라가
청주의 진산인 우암산 자락의 먹바우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모습, 서답골에서 빨래하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오르는 조용한 산골마을 안덕벌! 오랫동안 지켜 내려온 평화로운 안덕벌의 변화는 아마도 일제로부터 벗어난 광복 이후부터라고 해야 할 것이다. 광복 직후 미군정기와 1948년 우리나라 정부 수립 후 취해진 귀속재산의 특혜적 불하, 원조물자의 특권적 배정, 그리고 은행의 특혜적 융자는 1950년대 재벌형성의 물적 기초로 작용하였으며 특히 1950년대 그 원재료와 자본재를 원조에 의존하면서 크게 성장하였던 제분, 제당, 방직 공업의 3백(三白)산업은 우리나라 재벌들이 부를 축적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청주 지역은 전통적인 농업사회로 근대화된 생산시설이 없어 조용한 교육의 도시로 불리었는데 한국 전쟁을 전후해서 산업화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전쟁 후의 극심한 식량난 해소와 폐허 복구의 필요성에 따라 정부의 지원으로 기업체가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청주방직과 신흥제분 그리고 연초제조창이다. 청주방직은 1954년 현 청원구청과 청원경찰서 자리에 설립되어 전후의 극심한 물자부족 상황에서 전후 복구 사업의 호기
현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문화는 사람들에게 작은 기쁨과 추억, 그리고 더 크게는 그 사람의 일생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TV 드라마 중 큰 인기를 끌었던 '응답하라'시리즈도 그 시대에 유행하던 옷, 노래, 문화를 그대로 재현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한동안 응답하라 시리즈를 '앓이'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했던 가수가 서태지였네, H.O.T였네 하며 추억을 되새김하느라 떠들썩했다. 문화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향유해야 한다. 특수 일부 시민에게만 특별하고 가치 있게 소요되는 게 아닌 전 국민이 동등하게 누려야 하는 부분이며 문화에 대한 관심과 소비는 곧 전 국민의 생활수준과 의식 수준에도 영향을 미쳐 새로운 산업분야로 떠오르는 문화 콘텐츠 부분에 우리나라가 그 어떤 나라보다도 앞설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문화누리카드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문화누리카드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의 문화 관련 복지생활의 증진을 위해 발급되는 카드인데, 2021년부터 1인당 지원되는 한도가 10만 원으로 기존 2020년에 비해 10% 증가했고, 문화누리카드 지원을 통해 전 국민의 삶의 질 향상 및…
도시의 성장과정을 보면 교통의 발달이 주요 성장 요인인 경우가 많이 존재한다. 대전의 경우도 도로교통의 요충지로서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점으로 중부권 거점도시로서의 역할을 하며 지금의 광역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우리 청주의 상황은 어땠을까? 한 동안 경부선의 외곽에 위치하고 철길마저 이용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하다 보니 교통 인프라의 장점을 활용하기에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도로망과 함께 중요시되는 철도와 하늘길의 중심에 있는 곳이 바로 청주이다. KTX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역이 청주 오송에 위치하고 있고 국토 중부권의 허브 공항으로 청주국제공항이 있다. 이제는 청주시가 갖고 있는 경쟁력 가운데 교통 인프라는 대전시에 뒤지지 않을 것이다. 인구는 얼마일까? 2020년 기준 대전의 인구는 1,473,000여 명이고 청주는 844,000여 명이다. 또한 면적은 얼마나 될까? 대전이 539.98㎢이고 청주는 940.3㎢이다. 그렇다면 각 지역의 경제규모를 나타내는 지역내총생산(GRDP)이 궁금해진다. GRDP는 통계상 확정분이 2년 후 발표되는 점을 감안해 최종 확정치가 발표된 2018년
얼마 전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제목 하나를 발견했다. 기자가 옆에 있었다면 맞아 맞아 맞장구라도 쳐주고 싶었던 순간이었다. "누구나 지칠 때 힘이 되는 '명대사' 한마디 있지 않나요?"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의 책 소개 글이었다. 집에만 머물러야했던 작년 한 해 명품 드라마 다시보기에 푹 빠져 살았다. 주인공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명대사였다. 드라마 속 말들은 어쩜 그리 구구절절 가슴을 후벼파는지 대사 한 줄에 가슴 아팠고 기뻤으며 공감 백배였다. "힘들지? 근데 산을 넘다 보면 다음 산은 조금 더 쉽게 넘는 법을 알게 될 거야." 이 말은 드라마 명대사가 아니라 내가 10년 전에 했던 말이란다. 며칠 전, 같이 근무했던 영양선생님이 소통메신저로 짧은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내가 그 시절에 했던 한 마디가 학교 일로 힘들 때마다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단다. 10년을 거슬러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대학을 갓 졸업한 새내기 직장인이었던 선생님은 겨우 23세의 어린 나이였다. 작은 학교였지만 급식 관련 업무를 모두 맡아서 해야 하는 책임을 어깨에 짊어지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함께 일하는 조리실무원들은 선생님의 엄마 나이뻘로…
미녀배우 헬런헌트 주연의 영화 '워터댄스'는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데 까치가 등장한다. 제비가 부러진 다리를 고쳐 준 보은으로 박씨를 물어다 주어 부자가 됐다는 한국판 흥부전과 비슷한 스토리 구조다. 이 영화는 도마뱀의 공격을 받은 까치를 구해 절망에 빠진 주인공이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받는다는 줄거리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까치가 지금은 제일 골치 아픈 새로 전락했지만 우리 민담 속에는 길조였다. 동국세시기에 보면 설날 새벽에 까치소리를 들으면 그 해에는 운수 대통한다고 믿었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귀한 인물이나 손님의 온다는 속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처연한 남도 민요 흥타령 가운데 이런 소리가 있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좋은 님이 오신다는데 / 삼경 되면 오시려나 / 고운 마음으로 고운님을 기다렸건만 / 고운님은 오지 않고 베게머리만 적시네 불교 설화에서 까치는 부처의 뜻을 전하는 행운의 상징이었다. 칠월칠석날 까치는 하늘로 올라가 견우직녀의 해후를 돕는 오작교(烏鵲橋)를 놓는다고 생각했다. 강희자전에는 '한자로 작(鵲)이라고 쓰며, 길조라는 희작(喜鵲), 소설 속에서는 신녀(神女
"마스크 미착용 시 출입 제한됩니다"라는 문구가 이제는 낯설지 않다. 사회적 거리 연장 방안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 등 방역수칙이 강화되면서 마스크 착용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보건위생의 필수 요건이 되었다. 스페인독감, 페스트 등 온갖 전염병이 몰아치던 1920년대 열악한 환경에서 정체모를 바이러스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기댄 최선의 방역 수단이 마스크였다. 100년이 지난 지금 인류 생명을 위협하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WHO에서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며,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 속에 살고 있다. 이에 가장 현실적 방역은 마스크 착용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와 건강한 사람이 만났을 때, 두 사람 모두 마스크 착용경우 감염률은 1.5%라고 한다. 하지만 정확한 마스크 착용이 아니라면 미착용과 다를 바 없다. 사용여부에 따라 효과는 천차만별이기에 마스크의 올바른 선택과 착용 및 폐기 방법에 대해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스크는 장시간 착용 여부, 비말차단 효과, 호흡 편리성 등을 고려하여 본인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외품으로 허가한 마스크 종류는 KF-AD, K
대학별로 졸업식이 한창이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훌쩍 4년의 세월이 흘러 교정을 떠나는 우리의 예비 사회인들을 보면 대견스럽기 그지없을 뿐만 아니라 후학을 양성하는 한 사람으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대학에서 삼십여 년 가까이 수많은 학생의 입학과 졸업을 지켜보면서 지금처럼 우리 젊은이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진출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때도 없었던 것 같다. 지난해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코로나 팬더믹의 여파와 그로 인한 기업침체의 장기화로 졸업생들의 취업 시장은 더욱 얼어붙고 있다. 과거 경제적 혹한기에도 지금처럼 취업시장이 힘들진 않았던 것 같다. 졸업을 미루고 스펙을 더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처럼 받아들이는 세상이 되었다. 정부에서도 기업 일자리 제공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보니 대안으로 공기업 채용의 문을 크게 여는 것도 모자라 전국적으로 대규모의 공무원 일자리를 긴급 수혈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공공 일자리 마련이 임시방편은 될지 모르지만 본질적 해결방안은 될 수 없다. 물론 많은 학생이 장래 희망 직종으로 공공 일자리를 선호하는 것은 오래된 사실이지만 공공 분야가 제한되다 보니 상
"제는 아직도 보리를 먹네!" 점심에 도시락 뚜껑을 열면 몇 년 묵은 정부미 사이에 낀 보리쌀이 얼굴을 내민다. 반찬통에 담긴 김치보다 그 보리밥을 통해 집 사정이 드러나는 것이 창피했다. 개천에서 태어났으니 용이라도 되면 좋으련만 물려받은 기억력도 내세울 것 없었다. 성실한 노력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전부였다. 돈도 많고 머리가 좋은 놈은 과외까지 하면서 공부하지만, 그런저런 머리로 혼자 공부해야만 하는 사람에게 공부를 즐겁게 한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과 같았다. 가난하다는 것 못지않게 머리가 나쁘다는 것도 창피한 노릇이다. 시험 당일이면 전날까지 얼마나 공부를 하지 않았는지를 서로 자랑했다. 시험 결과가 동일할 경우 더 적게 공부한 사람이 더 똑똑한 놈이 된다. 새벽을 넘겼어도 자정 전에 잠을 잤다고 말했다. 가난한 놈이라는 소리는 참을 수 있어도 미련한 놈이라 불리고 싶지는 않았다. 가난이 싫었고 물려받은 머리도 너무 평범하여 남들보다 배 이상으로 노력해야 했다는 사실이 자랑이 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용이 된 후에는 학원이나 과외 교사의 도움을 받았더라도 일부러 밝히지 않은 채 개천을 자랑하게 된다. "가난한 환경 속에서 문제집 한 권 살 수 없
북한은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부진을 시인하면서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제시했다. 당대회는 새로운 5개년 계획의 전략 수행의 중심에 내각의 앞장서야 함을 강조했다. 경제문제 해결에 내각이 경제사령부 기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각 역할에 대한 강조는 지난 8일부터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전원회의에서도 반복되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비상설경제발전위원회'의 역할을 높이는 문제를 비롯해 내각중심제·내각책임제를 강화하기 위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과 국가경제지도기관들이 자기의 고유한 경제기능과 통제기능을 복원하여 경제 전반에 대한 지도관리를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비상설경제발전위원회가 어떤 기능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당면한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직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가 기존의 경제관련기관들의 비정상적인 기능을 하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을 보면, 비상설경제위원회는 경제관련 부서들의 고유기능 회복을 염두에 둔 조직으로 보인다. 이 조직이 경제의 전문성을 강조하면서 경제일군들을 중심으로 구성해 경제살리기에 중점을 둘 경우, 얼마나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북한경제에서 무엇이 문제인지는 파악
오늘이 음력으로 정월 열 이튼 날이다. 우연히 '숫자 12의 신비'라는 글을 읽어보니 우주천체와 관련이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옛날 사람들은 12간지에 맞춰 하루를 12시간으로 나누었고, 일 년도 열두 달로 나누었다. 숫자 12는 '우주의 질서'와 함께 '완전한 주기'를 상징하고 있다고 한다. 알고 보면 이것저것 신기한 게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루 역시 오전과 오후로 12시간씩 나뉘어져 있다. 이는 태양의 궤도를 상징하는 원을 30도씩 12등분하고 각각의 기점에 12개의 별자리를 붙인 조디악(Zodiac) 즉 황도십이궁(黃道十二宮)과 관련이 있다. 시계가 원형인 것은 해와 달의 원 운동을 본뜬 것으로 원에 같은 각도로 10개의 점을 찍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12개를 찍는 것은 가능하다. 그래서 12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성한 숫자로 간주돼 왔다. 그리스 신화의 신은 모두 12명이고 인도 경전 베다에 등장하는 주요 신도 12신이다. 예수의 제자도 12명이다. 동양에서는 십간(十干: 甲乙丙丁…)열자와 간지(干支)십이지(十二支 : 子丑寅卯…) 열두 자를 결합하여 육십갑자를 만들어 나이를 말할 때 ○○생으로 표현하고 태어난 해가 돌아오는 60주년을 회갑(
어린 시절 우리 집 앞마당에는 우물이 있었다. 매일 아침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써야 했던 나는 큰집이 너무도 부러웠다. 큰집에는 펌프라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물은 작은 두레박으로 몇 번을 길어 올려야 겨우 세수대야에 물을 채울 수 있었지만 펌프는 펌프질 몇 번으로도 큰 함지박에 물을 가득 채울 수 있었다. 한여름 펌프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로 등목을 하고 나면 세상을 다 얻은 듯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편리한 펌프도 한 바가지의 마중물 없이는 단 한 방울의 물도 끌어올릴 수 없다. 펌프의 몸통에 한 바가지의 물을 붓고, 손잡이를 위로 아래로 열심히 젓다보면 이내 땅 속 저 깊은 곳에서 펌프 위로 물이 딸려 올라와 꼭지를 타고 흘러내린다. 사실 단박에 물을 끌어 올릴 때도 있지만 몇 바가지의 마중물을 넣어주어야 할 때도 있게 마련이다. 집집마다 수도가 놓여지기 전 펌프는 매우 소중하고 신기한 요술단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해마다 3월 첫날이면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된다. 나는 매년 3월 첫 날 동네에 있는 공중목욕탕에 가서 정갈하게 목욕을 한다.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몸과 마음을 깨끗하고 정갈하게 하고 아이들을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낳으면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있다. 제법 오래된 말이지만, 어쩐지 이 말은 지금에서야 더 피부에 와 닿는다. 불과 20~30년 전만해도 지방명문이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았지만, 지금은 모두가 "인 서울(in Seoul)"을 외치고 있다. 이는 서울과 수도권에 일자리가 집중되어 있고, 인재양성을 위한 인프라 역시 서울과 수도권에 편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교육 측면에서도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중점적인 역할을 수행할 교육거점으로서의 대학의 역할을 확립하는 데에 보다 효율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지역경제나 지역의 문화와 학술을 성장시킬 토대가 있어야 사람이 모이고 지역 경제에 활력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이나 수도권 대학들은 한창 디지털 교육 콘텐츠 확보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디지털 교육 콘텐츠는 지역의 중심대학들에도 강점이 있는 분야로 이를 선도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정보화 인프라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빅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이라는 전문 분야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 그러한 점에서 교육부가 추진 중인 '지역 혁신 플랫폼 사업'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인력양
얼마 전부터 지인이 주신 구피를 키우고 있다. 작은 열대어인 구피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아도 잘 자라고 있다. 두, 세 마리만 키워도 좋은데 인심 좋은 지인이 암수 구피 각 두 마리를 포함해 새끼 구피까지 총 30여 마리를 주셨다. 많은 기왕 많은 구피를 키우게 되었으니 잘 키우겠다는 다짐으로 어항, 여과기, 온도계, 사료, 자갈, 수초 등 하나하나 꼼꼼하게 구입했다. 유치원생인 아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 키우게 된 것인데 아들의 관심은 단 하루뿐 구피를 키우는 모든 일은 나의 몫이 되었다. 키우는데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물을 갈아주는 일이 손이 많이 갔다. 구피를 옮겨놓고 어항의 물을 뺀 뒤 자갈을 깨끗이 씻고 쌓여있던 노폐물도 빼준다. 여과기도 스펀지까지 분리하여 깨끗이 씻어준다. 그리고 하루 전 준비해 놓았던 물을 넣고 구피를 깨끗해진 물속으로 넣어준다. 어항 속을 노니는 구피를 바라보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른다. 여과기의 물살을 즐기기도 하고 바닥에 있는 자갈을 콕콕 쪼기도 하는 모습이 자유로워 보인다. 어느 날, 암컷 구피 한 마리가 배가 많이 불렀다. 사료를 많이 줘서 그렇다기에 다른 구피들은 정상적이었다. 임신을 한 것이 분
초등학교 6학년 때 인근 대바위로 가을소풍을 갔던 거리를 카카오 맵으로 다시 확인하니 물경 14.3㎞이다. 어린 걸음에 편도 두어 시간 족히 걸렸어도 소풍이라 그런지 힘들다거나 멀게 여기지 않았다. 한적한 시골 길에 물 졸졸 흐르는 도랑도 두어 개 건너고 황금빛 들녘 사이로 송사리가 투명하게 보이는 냇물도 지나며 화창한 가을 빛에 등도 따셨다. 오는 길에 점순이랑 물고기라도 잡았다면 '소나기'와 비슷한 정경이련만 그냥 걸었다. 요즘 초등생들은 엄두도 못 낼 거리를 인솔자도 없이 친구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돌아왔던 장면이 여름철 소낙비 맞으며 소를 뜯기던 때처럼 선명하다. 당시엔 자전거도 동네에 한 대 있을 지경이라 비교적 가까운 구말 장터가 오리 길이고 더 먼 시오리 길 진천 읍내 장도 걸어서 다녀왔다. 걷기는 생활의 한 부분이라 먼 길도 어렵지 않게 여겼나보다. 예전에는 어땠을까. 조선 시대에는 교통수단이라야 상류층이나 부유한 사람은 말이나 당나귀를 탔을 테고 대부분 걸어서 이동했다. 그 중 여력이 있는 양반가와 사대부집안 자제들은 거경궁리와 격물치지 공부의 성과를 이루려 산행과 명승지 탐방 등으로 심성을 도야했다. 특별히 사색에 방해를 받지 않으
JTBC에서 방영하던 '싱어게인'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얼마 전에 끝났다. 이 프로그램은 무명 가수들이 서로 열전을 벌여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경연 프로그램인데, 참신한 기획과 틀을 깬 구조가 마음에 들어 즐겨 보게 되었다. 데뷔는 했지만, 이름을 알리지 못한 가수들의 노래와 사연은 많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었다. 최종 우승자는 '30호'라는 이름으로 경연에 참여했던 이승윤이라는 젊은 가수다. 그의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편곡과 노래, 자유로운 퍼포먼스는 모두를 혼란에 빠뜨렸다. 심사위원장이었던 유희열은 서태지의 음악을 선례로 들면서 "대중음악의 속성상 대중은 친숙한 것을 좋아한다. 따라서 그의 음악은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하지만 한 단계를 넘어서면 한국 대중음악의 새로운 장르를 창조하는 역할을 그가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논지로 이승윤의 음악을 평가했다. 어떤 분야든 선구자적 입장에 선 사람은 반대와 저항에 부딪힌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자는 고난을 딛고 자신이 원하는 세계를 완성한다. 고요를 깨지 않는 것보다 적절한 말을 몰라 그냥 입술을 뜯고만 있었던 거죠, 그땐 시적 허용 속에서 부유하는 꿈들은 고요해 시적 허영 속에서만…
지난해 12월 국방부가 올해부터 채식주의자 등을 위해 채식 식단을 제공하겠다는 보도를 접하고 격세지감을 느꼈다. 전 세계적인 채식 트렌드에 발맞춰 병역판정 검사 때 신상명세서에 채식주의자임을 표시토록 하고, 이들에게 고기나 햄 등 육류가 들어가지 않은 엄격한 채식 식단을 제공할 계획임을 발표한 것이다. 1980년대 중반 최전방에서 군 복무하던 시절, 고된 훈련에 비해 먹거리가 턱없이 부족해 고기반찬이 반가웠고 빵으로 허기를 달랬던 세대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이다. 최근 MZ세대(밀레니얼과 Z세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젊은 층을 중심으로 채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KVU)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채식인구는 약 150만 명으로 2008년 15만 명에 비해 10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인구의 2~3%의 규모이다. 이 중 채소, 과일, 해초 따위의 식물성 음식 이외에 우유와 달걀 등 동물성 식품은 아무것도 먹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자인 비건(Vegan)은 약 5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한편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인 1인당 육류소비량은 53.9kg(돼지 27.0, 소 12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진다. 입춘이 지났다. 의림지에서 피재골 잿마루를 다 오를 즈음 겨울 속 봄볕을 걷는 한 가족이 보였다. 간혹 스치는 바람은 추위라곤 느낄 수 없고, 오히려 시원하다. 총총히 그들 곁을 지나는 데 봄꽃보다 반갑고 예쁜 애기를 봤다. 아빠 등에 업혀 모든 게 신기한 양 산을 보고 있다. 할머니와 아빠, 엄마, 딸 삼대가 나선 길이다. 진달래꽃빛깔에 토끼 모자를 쓴 애기다. 겨우내 북풍한설 이겨내고 핀 매화꽃 보다 더 아름답다. 어디든지 천진한 아이웃음소리 들리는 곳. 때론 배고파 귀청 떨어질 정도로 옴팡진 울음소리어도 좋다. 그곳은 사람이 살고 정(精)이 오가고 생기 있는 마을이다. 1980년대 만 해도 경제는 수출중가가 화두였다. 그 중 유아수출국에도 단연 손가락 안에 들었던 한국이다. 되돌아보면 서구사람들 시선에 우린 가난했고 미개했다. 혈연을 외면하는 비인도적 이미지는 어쩔 수 없는 자화상이었다. 오늘에선 애기를 낳는다면, 각 지자체에서 지원금을 수 천 만원 준다고 아우성이다. 이제는 1억이란 공약도 나왔다. 십 여 년 전 대통령후보로 나선 허경영 공약이 맞아 섬뜩하기까지 하다. 애기를 낳으면 3천만 원 지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