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사회 속의 작고 조용해 보이는 또 하나의 사회이다. 겉으로는 평온한 듯 보이면서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면 무수한 소망과 지향들 그리고 욕망들이 서로 화합하며 조화하는 한편으로 서로 길항하며 따뜻함 혹은 웃음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소란스러움이나 상처를 생산하기도 한다. 학교 안에서의 필요와 목표들 그리고 학교 밖으로부터 들어오는 수많은 요구와 주문들이 마치 멈추지 않는 바람처럼 불면서 한시도 쉬지 않고 일렁거리는 물결을 만들어내고 있다. 단순해 보이되 복잡함이 얽혀있는 학교의 모습을 제대로 살펴보기 위해서는 거기에 알맞은 시선의 도구를 마련해야 할듯하다. 천문학자가 망원경을 사용하고 생명공학자는 현미경으로 관찰하듯, 어느 정도는 객관적인 거리에서 그럼으로써 조금은 더 현명하게 학교의 그 많은 장면들을 이해할 수 있는 시선의 도구로 '무한 다면체'는 어떨까. 학생과 선생님들은 학교라는 동일한 공간에서 교육과 성장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지만, 마치 한 명 한 명이 하나의 면으로 구성되어 있는 다면체를 연상하게 한다. 네 명이면 사면체, 여섯 명이면 육면체인 셈이다. 굳이 정사면체거나 정육면체일 필요는 없다. 한 명 한 명이 차지하고 있는 각
과태료부과 통지서를 받았다. 선명하게 찍힌 자동차 번호로 보아, 검게 처리된 음영 속에 운전대를 쥔 사람은 내가 맞다. 터널이 시작되는 CCTV 앞에서 제한속도 40키로를 12키로나 초과했단다.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친 후에야 새로 생긴 카메라의 존재를 인지하게 되는 곳이다. 그런데도 종종 그 과속단속 카메라가 보내는 사인은 나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요즘은 어디를 다녀도 시선이 너무 많다. 저들은 내가 보아주기를 바라고, 제가 나를 당연하게 본다. 자동차를 타고 찬거리라도 사 오려면 예닐곱 번의 고정 카메라에 찍힌다. 빨간 눈을 부릅뜨고 있는 동네 입구 방범용 CCTV를 지나면, 과속 카메라를 지나야 하고 또, 삼거리 신호등 사이에 둥그런 눈을 한 카메라를 지나야 한다. 그뿐인가? 마주오는 차는 물론이고, 뒤에 따라오는 자동차의 블랙박스에도 나와 내 차는 찍힐 테고, 사방에서 찍고 찍힌다. 이는 CCTV의 여러 속성 중 '감시'에 무게가 기운다. 우리 목장에 처음 CCTV를 달았을 때는 방범이 목적이었다. 지금 소들에게는 사람의 주민번호처럼 이력제 번호가 있다. 그래야 매매든, 도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소를 잃어버리는 일이 잦았으니,
필자는 독재·민주 등 상반된 정치체제에서 살아왔으니 장단점도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 독재체제는 국가발전에 치중한 결과 자유를 제약할 수밖에 없지만, 민주체제는 자유를 중시한 나머지 국가발전은 등한히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5·16으로 집권한 박정희 군사정권은 경제발전을 이룩한 정권이라는 업적을 남겼지만.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10·26으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은 박정희의 독재체제를 답습하면서도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면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게 대통령의 5년 단임제다. 독재정권의 가장 큰 폐해가 장기집권인데 이를 종식했으니 평가할만하다. 노태우 정권은 6·29선언으로 직선 대통령제를 도입했으나 고도성장체제는 흐트러트리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을 평가할 때 가장 특징적인 인물이 김영삼이다.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호랑이 굴에 뛰어든 용기 때문이다. 군사정권을 민주화하는 가교역할을 했지만 모든 정책은 문민화에 역점을 두었다.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을 교도소에 보낼 정도였지만 외환위기를 막진 못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역대 정권은 국가발전을 국정의 목표로 삼았고, 일사불란하게 앞으로 나갔다. 덕
옛날에 한 노인이 민들레란 소녀와 단 둘이서 살았다. 노인은 칠십이 넘어서 허리가 활 같이 구부러졌지만 아직도 기력이 정정하여 들로 다니면서 일을 하였다. 그래서 두 식구는 먹을 양식을 걱정하지 않고 지낼 수 있었다. 손녀딸은 나이가 열일곱 살로 꽃봉오리처럼 피어오르는 처녀가 되어 욕심을 내지 않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욕심을 내는 사람 중에는 '덕'이라고 부르는 떠꺼머리총각은 노인의 손녀딸을 아내로 삼고 싶어서 열렬히 사모하고 있었다. '덕'이는 나무를 하러 산으로 가다가 운이 좋아서 민들레와 마주치면 몸 가눌 바를 모르고 나무 지게를 쓸데없이 두드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덕'이는 민들레의 생각으로 병이 날 지경이었다. '덕'이는 이렇듯 그리움 속에 애틋하게 원하던 민들레와 생각지도 않게 한집에 살게 되는 행운을 갖게 되었다. 노인의 집은 냇물과 가깝기 때문에 조금만 비가와도 집으로 물이 들어왔다. 그런데 오랫동안 장마로 온통 물바다가 되어서 노인의 집이 떠내려 갈 지경이 되었다. 그대서 '덕'이는 노인에게 자기 집으로 피난을 오라고 권고하였다. 노인은 아무 말 없이 손녀딸을 데리고 '덕'이네 집으로 피난을 갔다. 민들레와 한집에서 살게 되자
죽은 고래의 위장에서 약 100㎏의 쓰레기를 발견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전문가들은 쓰레기가 고래의 사망 원인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해변에서 깊은 곳으로 이동하지 못해 기아 상태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양의 쓰레기를 삼킨 것이 큰 원인으로 보인다. 플라스틱이나 기타 쓰레기가 해양으로 흘러들면서 해양은 물론 지구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환경단체 '맥킨지 해양보존 및 경영-환경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5개국이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60%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최근 발표된 해양 오염에 관한 한 보고서는 바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10년 안에 3배로 불어날 것으로 경고했고, 유엔도 지난해 말 매년 바다로 흘러드는 약 1000만 t의 플라스틱 쓰레기로 해양생물이 '회복할 수 없는 피해'에 당면해 있다고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우리는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몇 가지씩 알고는 있다. 일회용 컵 대신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과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
그때, 내가 두 팔을 벌려 둘레를 재도 모자라던 동네 어귀 느티나무 그루터기에 앉아본다. 동그란 나이테에 갇혀 있던 기억들이 소용돌이치며 실핏줄을 타고 올라온다. 후끈 온몸이 달아오른다. 엷은 어둠이 발등에 내려앉고 멀리서 기차 소리가 높은 등고선을 넘는다. 유년이 꼿꼿이 재생된다. 저녁이 되면 나는 종종 이 느티나무 밑에서 어둠을 기다리곤 했다. 꼭 어둠 때문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느티나무에 기대어 어둠에 지워져 가는 마을을 바라보는 것은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일이었다. 살 어둠 사이로 저녁연기가 오르고 연기 끝에는 늘 어머니의 구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니가 종일 쌓인 피로를 내려놓으시고 하루만큼 굳어진 허리를 펴시는 시간이다.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기 전에는 놀 거리가 별로 없었다. 밤이면 호롱불 밑에 둘러앉아 어머니는 육 남매를 순서대로 무릎에 누이고 귓밥을 파 주셨고. 우리는 그 시원함이 만들어 주는 행복감과 가슴 깊이 젖어드는 어머니의 살 냄새에 스르르 잠에 빠져들곤 했다. 아랫목 이불 속에는 하얀 쌀밥이 가득 담긴 밥그릇이, 화로 위에서는 된장찌개가 아직 귀가하지 않은 아버지를 기다리며 끓고 있었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사였다.…
'사랑의 반대말은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엘리 위젤(Elie Wiesel, 1928-)이 남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문구이다. 심지어 악플보다 무플이 무섭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악플도 일종의 관심에서 나오는 것이라서, 누군가에게 아무런 기대와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무기력감을 주어 성장과 발전의 동력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나을 수도 있다. 행정 또한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관심을 가지고 조언을 해주며, 때로는 따끔한 지적을 통하여 기존의 틀을 재검토하고 개선을 요구할 때 행정의 성장속도는 급격히 빨라질 것이다. 이렇게 도정에 대한 관심과 열의를 가지고 생활 속의 위법·부당사항 및 불편·불만사항, 공무원의 비위와 품위손상행위 제보 등 도민의 입장에서 느껴지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람들이 바로 '도민감사관' 이다. 도민감사관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공무원의 감사영역을 민간에 개방하여 도민의 입장에서 도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아울러 그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하여, 도민이 감사의 성과를 현장에서 느낄 수 있어 열린감사를 실현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현재 충청북도 도민감사관은 시군별 3명 이상 총 40명이
"상황이 더 악화될 겁니다. 하루아침에 난장판이 된 게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반전시키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얼마 전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존 바이든이 한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누적 확진자는 2021년 2월 23일 기준으로 1억1천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구촌 인구의 1.3%가 코로나에 감염된 적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수치이다. 이 상황을 하루빨리 종식시키기 위해 백신 개발은 빛의 속도로 진행되었다. 영국 정부 최고과학보좌관인 패트릭 발란스 경은 지난 10월 열린 국가안보전략위원회의에서 "백신 개발에 보통 10년이 걸리고, 5년 내 개발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은 1년도 안되는 시간안에 개발되었고, 이는 기존 백신의 개발 방식을 뛰어넘었다고 볼 수 있다. 백신은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해당 병원체에 대한 감염병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병원체를 공격하는 T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 이들 조건의 유도를 위해 기존 백신은 병원체를 변형하거나 일부만 활용하여 감염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방식을 사용했지만, 최근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백신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 정호승, 「수선화에게」, 부문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이렇게 막연하던 외로움이 예고 없이 찾아왔다. 필자뿐만 아니라 누구나 외로움을 경험할 것이다. 하얀 눈 내리던 날, 전화번호를 뒤적이면서 신호를 보낼 사람, 받을 사람을 찾지 못해, 두리번거려보았다. 보낼 사람 받을 사람을 찾지 못할 때 오는 놀라움과 당황함, 이는 외로움이었다. 외로움과 고독은 홀로 됨, 불통, 친밀감 상실, 충족되지 않는 욕망 등에 의해 모습을 드러내며, 외로움은 영혼을 파괴하는 파괴자가 된다. 견딜 수 없는 외로움과 고독은 인지 능력을 무력화 시키고, 의욕상실로 생기를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 부대끼며 소풍 가는 여행길이다. 하얀 머리가 늘어가고 석양빛에 흔들리는 갈대를 보고서 깨달은 외로움, 외로움이란 이렇게 뼈에 사무친 절망이었나 보다. 있을 때 좀 더 잘해주지 못함에 대한 뉘우침과 한탄, 올 사
요즘 OTT(over the top)서비스인 '넷플릭스'가 대세이긴 한가보다. 주변에도 쉬는 날이면 연령에 관계 없이 넷플릭스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들을 시청한다. 예능, 드라마, 영화 등 예전에 방영했던 TV프로그램이나 자체 투지하여 제작을 한 자체제작콘텐츠도 인기가 많다. 넷플릭스는 1997년 인터넷을 통해 DVD타이틀을 우편으로 보내주었던 서비스에서 2009년도 온라인 스트리밍서비스를 시작으로 2012년을 기준으로 미국 4가구 중 1가구가 가입했다고 한다. OTT서비스는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동영상 서비스다. 어떻게 보면 시대를 역행하는 서비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가 사업 초기당시 IPTV사업자선정이 통신 및 방송계에 이슈였다. 당시 종편(종합편성채널)이 초기이고 정규방송과 케이블TV정도였으나 인터넷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통신업계와 관련업계에서도 뜨거운 감자였다. 3개통신사인 KT, SK, LG와 당시 필자는 커뮤니티를 통한 '다음'의 OPEN IPTV에서 웨딩채널을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당시 IPTV사업자 선정에서 '다음'이 제외되는 바람에 진행을 못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만해도 인터넷을 설치하면 셋톱박스에서의 VOD서비스
인간이 만들어 낸 운동 중에 골프처럼 배우기 어렵고 즐기기 힘든 것도 없는 듯하다. 주변에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중론도 이와 비슷하다. 손이나 발로 직접 볼을 접촉하는 배구, 축구 또는 농구가 그중 쉽고, 다음은 탁구와 배드민턴 그리고 테니스 순이다. 그러고 보니 몸에서 볼의 위치가 멀어질수록 운동의 난이도가 높아지는 듯하다. 결국 가장 기다란 도구를 사용하는 야구와 골프가 수월치 않고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야구는 단체 운동이라 특별히 팀을 짜서 움직이지만 골프는 본인의 기본기를 갖춘 뒤에 동반자와 더불어 네 명이 한 조로 운동을 한다. 유명한 재계 회장이 자식과 골프는 내 마음대로 안 된다고 한탄한 것처럼 세상 누구도 골프채를 마음먹은 대로 다룰 수 있다고 자신할 사람은 없다. 그리고 골퍼로 자기 플레이에 만족하는 사람 또한 세상 어디에도 없다. 백돌이는 90대로 진입하기를 바라며 프로처럼 잘 치기를 바라고, 골프를 직업으로 밥 먹고 골프 연습만 하는 프로들은 언더파로 60대의 타수를 유지하면서도 마의 50대를 넘보니 아마추어든 프로든 만족할 수가 없다. 어려운 만큼 그나마 필드에서 안정적으로 즐기려면 연습장에서 땀을 흘리는 시간도 그만
거의 매주 일요일 오전이면 종교시설을 방문한다. 아마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기도하러 가는 줄 알 것이다. "이번 주에는 도청에서 나오셨군요·" "지난주에는 시청에서 나왔었는데…" 코로나19 발생이후 매주 충북도내 종교시설을 점검하다 보니 한 종교시설 관계자가 하는 말이다. 코로나 때문에 종교시설 앞에서 벌어지는 반갑지 않은 풍경이다. 점검 공무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고울 리 없다. 지난해 1월 중국 우한에서 전파되기 시작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충격과 공포 속으로 몰아넣은 지 1년을 훌쩍 넘기고 있다. 초기에는 가벼운 감기정도로만 여겨졌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고 후유증을 남기며 무시무시한 전파속도로 지구촌을 삼켜버릴 줄이야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신천지발로 급격하게 퍼진 국내 코로나 바이러스는 삽시간에 나라 전체를 잠식했다. 특히 종교시설에서 전파가 많았던 것은 일부 종교와 종교지도자의 잘못된 사고와 처신,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가벼운 인식이 한몫했다. 유독 종교시설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탓에 1년을 넘긴 현재 주말도 반납한 채 종교시설 코로나 점검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를 잠재우기란 쉽지 않다
새 학년 첫날 처음 만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고민한다. 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 1년의 수업이 어떻게 흘러갈지 한껏 부푼 기대감으로 마주하는 첫 시간이기에 선생님이 가장 공을 들여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마스크 낀 얼굴로 함께 하는 짝도, 모둠도 없는 상황. 옆 친구와 말 한마디 나누는 것도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서로를 알고 관계를 맺기 전에 오해하거나 갈등이 생길까 걱정이 되어 를 꺼내 들었다. 배가 고파 민가로 내려온 곰이 먹을 것을 찾다 새장 속 새를 발견한다. 무서운 이빨을 드러내며 새장을 뜯는 장면이 이어진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당연히 곰이 새를 잡아먹을 것으로 생각했다. 거칠게 새장을 뜯는 곰의 이빨을 보며 마음이 조마조마했건만 사실 그 모든 행동은 곰이 새를 구해주려는 노력이었음이 드러난다. '틀 안에 갇힌 시선은 서로 간의 오해를 낳고 미워하며 때로는 이유 없이 싸움을 만들기도 하지요. 어쩌면 서로 친구가 되길 원할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마지막 장에 쓴 작가의 말까지 읽고 나니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선입견으로 인해 곰을 오해한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부끄러운 순간의 그 경험을 아이들과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첫 번째
분명 봄이 온 것이 맞긴 한 것 같다. 바람에도 온기가 들었다. 어제도 비가 왔고 내일도 비가 온다는 소식이다. 비가 한번 내리고 나면 초록의 새싹이 불쑥불쑥 솟아난다. 거리의 색채가 바뀌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하루하루 임을 기다리듯 봄을 기다리고 있다. 겨울이 길어서 지루하고 코로나가 물러갈 기미가 없으니 또 지루했다. 가끔은 사람이 북적이는 거리도 걸어보고 싶고 왁자지껄한 시장통도 누비고 다니고 싶고 떠들며 먹어도 되는 국밥집에 가서 "이모 깍두기 한 사발 더"를 목청 높여 소리쳐 보고 싶다. 밥은 여럿이 먹어야 맛이 나는 법인데 혼자 밥을 먹은 지 꽤 오래되었다. 산해진미인들 혼자 먹는데 무슨 맛이 있겠는가. 어린 시절 우리 오 남매는 두레 밥상에 달박달박 붙어 앉아서 된장찌개 하나로도 밥 한 사발씩 뚝딱 해치우고 일어났다. 여럿이 먹으면 뭐든 꿀맛이다. 모이지도 말라는데 하물며 함께 식사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재미없고 적적하다. 며칠 전에 동인이 찾아오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는 마스크가 신경에 거슬려서 마스크를 우리말로 뭐라고 부르냐고 물어봤다. 이것저것으로 불러보았으나 마땅한 것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 2월 18일 '2021년 공시지가 시세반영률 31%, 정부 발표 68%는 거짓'이라며 국토부 가짜통계를 고발한다는 기자회견을 하였다. 경실련은 정부 발표 68%, 경실련 조사 31%, 문재인 초기 시세반영율 39% 보다 더 낮아졌다며 거짓된 반영률로 추진되는 현실화 로드맵도 가짜라며 산출근거 공개를 요구했다. 경실련은 주장의 근거로 서울 25개 자치구내 85개 표준지 아파트 시세를 조사한 후 땅값 시세를 산출하여 공시지가와 비교했다고 하며, 아파트 시세는 KB, 다음 부동산 시세 자료 등을 활용했고, 토지 시세는 아파트 시세에서 노후도를 반영하여 건축비를 제외한 후 용적율을 고려하여 산출했다고 했다. 공시지가(토지)를 포함한 공시가격(단독주택, 공동주택)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조세 분야, 기초노령연금, 기초생활보장 등 복지 분야, 각종 부담금 산정기준 등 60여개 목적에 활용되고 있다.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폭넓고 크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국민의 관심 또한 커졌다. 경실련이 국민경제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공시지가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내 아들이 아들을 낳았다. 아들 집으로 가서 손자 목욕을 시킨다. 어떻게 이 조그만 몸 안에 영혼과 생각이 들어 있을까. "아유! 누굴 닮아 요렇게 예쁜 모습을 하고 세상에 오셨나요?" 솜털이 보송보송한 아가 몸이 손끝에 닿는 이 느낌, 뭉클함 같은 그 무엇…. 나의 피가 아들을 지나서 작은 몸으로 이어져 흐르는 천륜…. 씨도둑은 못한다더니, 이목구비와 표정이 아들이 도로 아기가 됐나 착각할 정도이다. 목욕을 시킨 뒤 제 어미가 젖을 물린다. 스르르 잠이든 모습, 천사다. 천사를 내려다보자니 좌충우돌했던 새댁시절이 떠오른다. 결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부모가 된다는 것이 무언지 모르고 나는 결혼했고, 스물다섯에 첫아들을 낳았다. 긴 산통 끝에 꼼지락거리는 아가를 안았을 때, 기쁘다는 감정을 넘어 너무한 소중함이었고, 소중함이 지나쳐 조심스러움이었다. 그 조심스러움이 지나치니 두려움에 가까운 심정이었다. 점차 안정을 찾기는 했지만 그리되기까지 살얼음판을 걷듯 했다. 제일 어려운 게 목욕시키는 거였다. 아가를 조금만 세게 잡았다간 부러져버릴 것만 같고, 살짝 안자니 물에 빠트리기라도 할까 봐 겁이 났다. 말랑한 정수리(앞숫구멍)부분을 만지면 큰일 날…
물길과 뭍길의 중심이요 최첨단 철산업단지가 있었던 충주는 상고시대부터 민족의 중심지였다. 수천 년 지탱되던 교통수단이 철도로 대체 되고, 그 길이 대전을 경유하면서 퇴보하게 된다. 이에 앞서 동학북접과 의병도시가 돼 일제의 모진 탄압 속에 도청마저 수탈당해 본격적인 쇠락의 길로 들어선다. 해방 후 군사정권도 일제가 구획한 경부축 불균형개발을 추구해 고속도로도 없는 도시로 긴 시간 남아야 했기에 산업단지 유치도 어려웠다. 또한 댐과 군항장으로 도시계획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겨우 고속도로가 났듯, '서울-충주-부산' 철도도 산고(産苦) 속에 단선개통을 앞에 두고 있다. 임진란 참화 속에 신립장군 배수진 실패로 처참하게 도륙당하고, 감영도 공주로 이전됐다. 하지만 지리적인 이점으로 조선후기를 거치며 다시 번성하나 일제에 의해 또 다시 파괴됐다. 국(중)원소경과 국원경이 되고 감영이었던 충주를 부활시키는 것은 민족사를 바로 세우는 것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수백 년을 보며 시민참여 속에 충주역은 디자인 돼야 한다. 충주가 내세울 자랑스러운 역사(歷史)를 역사(驛舍)와 광장에 담아야 한다. 역을 이용할 미래세대도 고려한 설계가 돼야…
의대 6년을 졸업하고 의사고시에 합격하면 의사가 된다. 이렇게 의사가 되면 대학에 갈 때 수능점수나 내신점수 등으로 각 대학에 원서를 넣는 것처럼 본인이 지원하고 싶은 병원에 인턴 원서를 넣는다. 의사고시 성적과 의대 내신 성적, 자기소개서 등을 종합하여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면접을 통해 최종 당락이 결정되게 된다. 인턴 과정은 1년이며 전문과가 없이 여러 과에 일정기간씩 근무하고 이 과정에서 각 과는 해당 과에서 근무했던 인턴들에게 점수를 부여한다. 이 인턴과정 막바지에 의사고시 성적과 의대 내신 성적, 인턴 성적을 바탕으로 본인이 원하는 병원의 특정과에 레지던트 지원을 하게 된다. 이 레지던트 과정에 합격하면 비로소 의사는 전문과를 가지고 해당과의 의국 일원이 된다. 레지던트 과정은 3년제인 일부 과를 제외하면 모두 4년 과정이다. 그리고 이 레지던트 4년 과정을 무사히 마치면 전문의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된다. 유급은 있어도 월반은 없기 때문에 의대 입학부터 시작하여 최소 11년의 과정이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전문의가 되어도 끝이 아니다. 상당히 많은 과들이 전문의 이후 과정인 '펠로우' 과정을 거쳐야 대학병원 밖에 나가서 살아남을 수 있는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더욱 신경이 쓰이는 시기입니다. 새 출발하는 때 지요. 루소 선생님 모셨습니다. "루솝니다. 250년 전 사람이 무슨 할 말이 있을까 걱정스럽습니다." -평소의 패기에 찬 모습이 아니네요. 유명한 철학자, 교육학자, 음악가께서 그렇게 겸손해 하시니 의외네요. "난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불행하며 이해받지 못하고 쫓겨 다니듯 살았어요. 태어나고 며칠 안 돼 모친이 돌아가시니 어머니 생명을 빼앗아사는 셈이었지요." -루소 하면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환청이 들려요. 현대 많은 문제의 답이 자연에 있나요? "자연에서 멀어지면서 불평등과 계급이 생겼어요. 자연 속에 살면 사람이 선해지지요. 인간이 자연의 일부니 그 안에서 살아야지요." -주변에 자연 아닌 게 있을까요? 하늘 땅 산 바다 나무 다 자연 아닌가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렇다면 무척 순수하거나 멍청한 거예요. 아 스팔트와 시멘트, 철근과 유리…, 어느 것도 순수 자연물은 없어요, 요즘 전기 안 쓰는 제품이 있나요? 자연을 체험한다고 하잖아요, 정상이 아니 지요. 자연 속에 살아야지요." -세게 나오시네요. 그럼 어디서부터 자연과 멀어졌을까요?…
고교학점제로 가는 길, 우리교육이 가보지 못한 길이지만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다. 정부는 지난 2월 17일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격한 사회 변화, 감염병 발생, 학령인구 급감 등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아 자기주도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도입하는 고교학점제는 대한민국 고등학교 교육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바꾼다. 학점제에서는 교사가 중심이 아니라 학생이 중심이다.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고 책임을 지고 이수해야 한다. 고교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에 있어서 기존의 단위제가 아닌 학점제로 운영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학점제의 시초는 1995년 김영삼 정부의 '5·31 교육개혁의 학생중심 교육 및 선택권 보장'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학점제의 궁극적 목적은 교육의 질 제고에 있다. 학점제가 미래교육의 방향이라는 인식은 확산됐지만 근심과 걱정도 많다. 지역간, 학교간 교육격차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학교나 교사 역량에 따라 수업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지역간 학교간 교육격차가 심화된다는 것이다. 도시와 비교하여 교육인프라가 부족
경기도 이천 사기막골에 가서 도자기 구경을 하기로 했다. 관광안내소에 들러 다양한 정보가 담긴 팸플릿을 얻은 후 도자기 공방으로 향했다. 남편은 백자 달항아리를 보며 행복해했다. 달항아리에서 느끼는 감성은 명주 두루마기 살갗에 닿는 것처럼 느껴져 할아버지 생존하셨을 때 모습이 떠오르게도 한다. 대문 안으로 부드럽고 차름한 명주 두루마기를 입으시고 외출하셨다가 돌아오시던 할아버지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공정을 보게 되면 도자기가 완성되기까지 많은 과정과 땀방울의 결정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고향 뒷동산에는 백토로 된 조대흙이 나오는 곳이 있었다. 공작 시간이 되면 조대흙을 찰지게 치대고 반죽하여 토끼와 공깃돌을 만들었다. 그것을 그늘에서 말려도 실금이 생겼는데 그러면 조대흙을 묽게 풀어 실금 간 곳에 덧칠하고 또 덧칠하다 보면 매끈한 공작물이 되었다. 어머니의 립스틱으로 토끼의 눈을 빨갛게 칠하면 깡충거리고 뛰어다닐 것처럼 생기있는 토끼가 완성되었다. 사기막골에서는 도자기 만드는 체험도 가능하다. 아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 체험 학습장으로 이곳에 온 적이 있다. 물레를 직접 돌리고 작은 컵을 만들던 진흙 묻은 고사리 같은 손이 생각난
물의 행성, 지구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몸무게의 70%가 물로 구성되어 있어서, 마시는 물에 대한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더욱이 생활수준의 향상과 도민의 건강 및 보건에 대한 의식수준이 나날이 고조됨에 따라 안전하고 건강한 먹는물의 관리는 점점 중요해져 가고 있다. 먹는물 안전성 확보 및 도민의 건강보호를 위해 충청북도보건환경연구원(이하 연구원)에서는 도내 군지역의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는 취약지역의 먹는물 수질검사를 해마다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도내 상수도 보급률은 92.8%이며,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는 지역의 도민들은 주로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다. 지하수를 개발하여 사용하는 경우, 지하수의 수질보전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신고하고 먹는물로 음용하는 경우에는 사용하는 수량에 따라 2년, 또는 3년마다 수질검사를 하여 수질관리를 하여야 한다. 그러나 지하수법에 대한 이해 부족과 먹는물 검사에 소요되는 검사 비용에 대한 부담 등으로 관리가 미흡한 실정이다. 연구원에서는 상수도 미보급 취약지역의 안전한 먹는물 관리를 위해 무료수질검사를 실시하여 27만 원 정도가 소요되는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지원 사업과 먹는물의 올바른 음용방법에 대한…
고개를 삐죽 내민 파란 새싹들 모습이 아가의 여리디여린 살갗처럼 보드랍다. 정겨운 초록빛 보리밭이 소환되어 눈앞을 꽉 채우니 마음도 설렌다. 학창 시절 자주 부르던 보리밭 노래를 흥얼거린다. 사람 사는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관심도 없다는 듯 파릇파릇 돋아난 수선화는 어느새 자라 노란 꽃을 피웠다. 춘삼월을 시작하는 초하루.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일본 잔재어에 대한 내용을 보며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온갖 탄압을 견뎌내며 독립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분들을 위해 두 손을 모았다. 우리 민족문화 말살과 탄압을 위해 일본이 저질렀던 수많은 일을 영화 "말모이"와 "동주"등을 통해서도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억압을 엿볼 수 있다. 지구상에 자국의 고유 언어를 가진 나라는 몇이나 될까.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많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위상이 올라갔다는 증표일 것이다. 그 영향은 단연코 한류 문화를 이끄는 K 브랜드를 대표하는 K POP, K 드라마, K 웹툰, K 뷰티, K 뮤비 등의 인기가 아닐는지. 이렇다 보니 세계인들이 우리 문화에 관해 관심을 두고 체험해보는 방송도 여러 채널을 통해 종종 볼 수 있다. 우리 문화
어떤 이가 산중(山中) 설중매(雪中梅)를 보면 마음이 나아질 거라 했습니다. 입춘도 지난데다 추위까지 매서우니 올해는 어렵겠구나 낙담했는데, 우수절에 춘설(春雪)이 함박꽃 송이처럼 내려와 비탈 나무에서 한 송이 설중매를 찍을 수 있었습니다. 어제 대보름에는 아침 일찍 부럼을 깨물고, 가지치기한 매화 나뭇가지 서너 개를 가져다가 화병에 꽂아 창가에 두었더니, 따듯한 햇살에 백매(白梅) 두 송이가 수줍게 피었습니다. 반갑고 기쁜 마음에 음악도 틀어주고 문도 열어주며 재촉하였건만 날이 저물어도 탱탱한 꽃망울이 터지지를 않았습니다. 낙가산 위로 뛰어오른 보름달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더니 한 떨기 매월화(梅月花)가 멋지게 피어나더군요. 달도 좋고 꽃도 좋아라 암향(暗香)에 반하여 문을 열고 한참 넋을 놓았더니 코끝이 빨개져 쌍화탕을 데워 먹어야 했습니다. 낮에는 볕도 쪼이고 책도 보고 밤에는 달도 보고 음악도 듣는, 천목다실(天目茶室)로 이름한 베란다 탁자 위에 매화병을 앉히고 옆에는 헬리오트로프를 놓아주었습니다. 페루향수초라 불리는 이놈은 자색 꽃과 함께 헤이즐넛 향을 내뿜는데, 작년 11월 중순에 첫 망울을 터뜨린 후에, 1백일 동안 붉게 피는 백일홍
지금은 혹독한 시절이다. 코로나만으로도 죽겠는데 경제는 그보다 심각하다. 이런 시기에 검찰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것은 국력낭비다. 검사를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 있다. 공익의 대표자란 말이다. 공익을 대표한다는 것은 정의를 추구한다는 뜻이다. 검사가 출세하기 위해서는 정의를 위해 매진했을 때일 것이다. 얼마 전 한 일간지에 보도된 한동훈 검사장의 인터뷰를 보면서 검사의 세계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동훈 검사장은 48세에 검사장에 오른 인물이다.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의 경력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전직 대통령 두 명을 비롯해 전 대법원장, 삼성·현대차·SK 등 대기업 총수, 전·현직 판사, 청와대 출신 인사와 금융인 등 수많은 거물을 법정에 세웠다.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한 것이라면 그렇게 출세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살아있는 권력을 위해 죽은 권력을 수사한 때문일 것이다. 문재인 정권 입장에서 보면 정권을 창출하는데 일등공신이었을 것이다. 정권을 위해 헌신했으니 합당한 대가도 받았을 것이다. 이것도 그의 이력을 보면 알 수 있다. 윤석열 총장 밑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적폐수사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