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맑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뜨겁다. 벌써 유월이다. 세상이 아무리 앞이 보이지 않아도 세월은 그렇게 잘 간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준비되지 않은 변화를 겪으며 많은 혼란과 좌절을 겪고 있다. 모두 많이 힘들다. 전혀 바뀔 것 같지 않던 것들이 사라지고 낯설고 새로운 소통 방식이 어느새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백신으로 다시 세상은 정상화를 이룰 것이라는 기대가 한껏 부풀어 오른다. 그러나 백신에 기대어 희망을 갖기보단 향후 또 다른 재난에 대하여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더 늦어서는 안 될 일이다. 백신의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변이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더불어 강대국이 독점한 백신의 폭력은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를 명백하게 구분한다. 생명을 상대로 장사하는 이 커다란 게임 판에서 살아남는 자와 죽음으로 몰리는 자들이 존재한다. 노아의 백신을 한 손에 들고 세상에 대해 선택을 강요한다. 방주에 올라타면 살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죽음이라 강요한다. 백신이 과연 노아의 방주가 되어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을까. 백신의 방주는 국가 자본주의의 또 다른 모습이다. 세상은 다시 그렇게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에는 또 다른 질병이 나타나고 우리는…
과일, 채소를 사러 가끔 비닐하우스 농장에 간다. 전부터 거래했던 농장이 농작물을 변경해서 새로 농장을 소개받아 처음 갔다. 하우스 입구에 대형견 두 마리가 줄에 묶인 채 우리에서 나와 흰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 거린다. 주인은 태연히 '우리 개는 물지 않으니 오라'고 손짓을 한다. 내가 머뭇거리고 서 있자 주인은 개를 우리에 가두고 왼쪽 개를 가리키며 한다는 말이 '이 개는 진돗개라서 물기는 문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데 어이가 없었다. 앞으로 여기에 더 와야 할지 걱정이다. 우리 아파트 같은 통로에 안고 다니기에는 다소 큰 개를 기르는 사람이 있다. 아침이면 개를 산책시키는데 자주 부딪친다. 그 개는 나를 볼 때마다 으르렁거리는데 내가 불편해하면 웃으며 '애가 반가워서 그러는 거예요' 한다.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나 말지. 며칠 전 경기도 양주에서 '공원 지킴이'로 일하는 할머니가 개를 데리고 나온 견주(犬主)에게 사과를 했다는 보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여기에 가짜 뉴스까지 등장하여 양주 시에서는 입장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5월에는 남양주시 야산 입구에서 50대 여자가 유기견으로 보이는 대형견의 습격에 목을 물려 사망해 우리들을 불안하
출근길, 아파트가 즐비한 도시 숲을 빠져나오면 논과 밭 사이로 좁은 샛길이 나온다. 굴다리를 통과하고 파밭을 지나면 나는 자연스럽게 왼쪽 논을 쳐다본다. 오늘은 선배님이 계실까· 바라보지만 좀처럼 만날 수 없다. 며칠 전 마침내 선배님 부부가 모내기 하려고 논에 물을 대고 계셨다. 반가운 마음에 잠시 멈췄다. "선생니~~~임, 안녕하셨어요? 건강하시죠? 저예요." "허허허. 누구여? 잘 지내요. 건강해요." 문을 열고 나가려니 금방 차가 뒤따라와 출발해야만 했다. 아쉬움에 백미러를 보니 선배님이 손을 흔들고 계셨다. 저녁 때 전화가 왔다. 아침에 그냥 보내서 아쉬웠다며 반가워하셨다. 이제 78세가 되신 김경* 선생님은 내가 교직에서 만난 가장 성실하고 열정적인 분이셨다. 선배님이 보여주신 교사로서의 자긍심과 책무성을 지금까지 본보기로 삼고 존경한다. 퇴직 후 한참 동안 못 뵙다가 우연히 이렇게 농사지으시는 들에서 만나게 되었다. 어느 해 미술 전담을 맡으신 선생님이 우리 교실로 찾아오셨다. 미술실기 능력이 부족하니 학원에 다니겠다고 하셨다. 퇴근 후 가정 살림하기도 바쁜 주부가 지친 몸을 이끌고 학원까지 다니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에 만류했다. 표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에 이목리(梨木里)가 있다. 이목리는 본래 청주군 산내이상면(山內二上面)의 지역으로서 배나무 정자가 있었다고 하여 '배나무정이, 또는 이목정(梨木亭)'이라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이목리(梨木里)라 해서 낭성면에 편입된 후, 1956년 8월10일 관정리에 위치한 낭성면사무소를 현위치로 이전함으로써 이목리(梨木里)는 낭성면의 면소재지로서 각종 행정기관이 들어서고 낭성면의 중심지가 되었다. 그런데 정말로 배나무정자가 있어서 이목리(梨木里)라는 이름이 생겨났다는 것이 사실일까? 배나무 정자라고 하는 것이 배나무로 만든 정자인지 아니면 배나무 밑에 있는 정자인지 확실하지 않으나 배나무는 재목으로 사용되기가 어렵고, 그늘을 만들 정도로 가지나 잎이 무성한 나무가 아니어서 정자목으로는 적합하지 않으므로 배나무 정자라는 말은 아마도 비슷한 음을 가진 다른 말이 배나무와 연관지어 변이된 것으로 추정해 볼 수가 있다. 마을 이름의 유래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져 온다. "조선 초기의 개국공신인 하륜(河崙)이 이곳의 승경에 매료되어 초가집을 짓고 한동안 은거하고 있었다. 어느 날 하륜이 동쪽 봉우리에 올라 지세를 살펴보니 마을
마음의 가늠자가 때론 신통방통하다. 나이 탓이런가. 사람을 만났을 때 단 몇 분만 대화를 나눠보면 상대의 성향, 장, 단점까지 얼핏 한 눈에 짐작할 수 있어서다. 실은 이런 직관(直觀)이 대부분 들어맞기도 하니, 넓이, 무게, 냄새, 형상조차 알 수 없는 마음의 잣대를 무시 할 순 없는 노릇이다. 주위에선 이런 기감(氣感)은 삶의 경륜에서 비롯된 혜안이란다. 또한 사물의 현상이나 어떤 사건의 이면을 꿰뚫고 논리적으로 유추 및, 추론하는 능력을 선천적으로 타고났다고 추켜세우기도 한다. 이런 연유로 범죄를 수사하는 수사 계통의 직업에 종사하였으면 그 분야에 두각을 나타냈을 거라는 우스개소리도 잊지 않는다. 이는 결코 독심술이나 신통력을 지녀서가 아니다. 다만 일의 사안이나 그것을 전개하는 과정 중에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 면에 유독 마음의 날을 곧추세울 뿐이다. 이것이 어느 면엔 긍정적인 면도 있으나 반면 부정적인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때론 지나쳐 오해 및 오류를 저지를 수도 있어서다. 어떤 문제에 대한 사고(思考)의 결론은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게 도출되기 마련이다. 가령, '아름다운 여인의 조건'에 대하여 손꼽으라고 할 때 일이다. 평소 가슴에 지녀
우리 집안에선 81세이신 어머니께서 유일하게 코로나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치셨다. 1차 접종은 4월, 2차 접종은 5월에 하셨다. 백신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매스컴을 통해 연신 보도되는 걸 들으신 어머니께서 먼저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지? 어머니께서 접종 통보를 받으시니 긴장이 되신 듯 자식들에게 물어보셨다. 그만큼 나이 드신 분도 예민한 사항이셨나 보다. 백신 접종은 부정적이면 보다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하니 당연히 접종을 하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접종을 하시기로 하고 접종 후 후유증과 접종전에는 고기를 먹어서 체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소문, 진통제 품귀현상 소문까지 있는 터라 통증의 후유증 예방을 위해 집사람과 딸이 각자 어머니 드실 진통제를 미리 준비했다. 접종 전날 저녁에 3대가 모여 삼겹살 파티로 체력보강을 시켜드리고 접종 당일에는 아들이 할머니를 모시고 접종 센터까지 다녀왔는데 지금 보면 코로나가 가족의 단결력과 화합으로 어머니의 첫 접종이 커다란 행사가 되었고 새로운 좋은 추억을 만든 것 같다. 다행히 접종 후유증이 발생하지 않아 구입한 진통제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2차 접종까지 마치신 어머니께서는 주위 지인분들을 통해 누구
신입사원들은 입사의 기쁨과 함께 동기들과의 행복한 신입연수생활을 꿈꾼다. 설렘과 기대를 가지고, 일터가 요구하는 자질과 지식을 습득하는 연수과정에서 끈끈한 동기와의 우정들을 만들고, 이 우정이 어려운 순간에 큰 도움과 힘이 된다. 하지만 코로나시기가 장기화되면서, 신입사원들을 위한 교육이 축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이로인해 기대했던 만큼의 끈끈한 동기애를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무언가 부족한채로 일터현장에 출근하게 된다. OJT(On the Job Traning)라는 업무와 병행한 지식습득 방법이 있지만, 현장에 던져진 신입사원에게는 개인에 맞춰 부족한 업무능력과 답답한 마음을 채워줄 대상이 필요하게 된다. 이 역할을 멘토가 담당한다. 멘토( Mentor)라는 말의 기원은 그리스 신화에서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떠나며, 멘토라는 친구에게 아들 텔레마코스를 보살펴 달라맡겼다. 그는 오디세우스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텔레마코스의 친구,선생님,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보살펴 주었다. 그 이후 멘토라는 단어는 "한 사람의 인생을 지혜와 신뢰로 끌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의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과거에도 멘토
이준석 돌풍이 매섭다. 백전노장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1위를 하기 때문이다. 그 기세가 워낙 거세서 신기하기까지 하다.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꼬마가 영어회화를 능숙히 하고, 고등수학을 척척 푸는 신동(神童)처럼 느껴진다. 대체 이준석의 돌풍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태풍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정상적인 날씨는 일주일 간격으로 눈비가 오게 마련이다. 너무 가물면 기온이 올라가게 되고, 고온을 해결하기 위해 비상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자연이 선포하는 비상사태다. 우리 정계에 비상사태를 선포할 만큼 다급한 일이라도 있는 걸까? 얼핏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럴만한 일이 없는 것도 아니다. 보수정권에 신물이 나서 썩은 물을 갈아치운다는 심정으로 진보를 선택했다. 그렇게 탄생한 진보정권이 국민이 바라는 일은 하지 않고 엉뚱한 짓만 하는 게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것일지도 모른다. 북한과 친하게 지내면서 핵을 없애고, 북한주민의 인권을 신장하는 일을 한다면 불평할 이유가 없다. 김정은 독재정권만 이롭게 한다고 걱정하니까 불만이 쌓인 것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력이 약한 노약자를 돕는 것을 누가 반
이전 학교에 근무할 때의 경험이다. 학교규칙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혹은 가벼이 여기는 학생, 선생님의 지도에 예의를 갖추지 않음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지도 자체를 거부하는 학생, 그러한 태도마저 거리낌이 없는 학생들이 있었다. 매우 소수의 학생이지만 그들은 마치 자신들이 어떤 특권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여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아침마다 교복이나 생활복 등 교칙과 아무 상관없는 편안한 복장으로 등교하는 학생이 그 중 하나였다. 수면바지를 입고 등교할 때도 있었다.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간혹 친구들과 작은 갈등을 일으키기는 했어도 그는 다른 학생들처럼 평범한 모습이었고, 등교맞이를 하는 선생님들과 인사를 주고받곤 했었다. 삼학년이 되면서 그렇게 변했다. 대입 준비에 스트레스가 많아져서 그런가 싶지만 다른 학생들보다 유독 유난을 떠는 모습이었다. 그 학생과 이야기를 하면 늘 보이는 반응이 삼학년인데 뭐 어떠냐는 식이다. 또 삼학년이니까 수능 공부를 해야 하므로 사소한 일 때문에 신경을 쓰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그냥 놔두면 좋겠다고 요구까지 한다. 고삼이라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런 학생의 경우 최소한 자신의 타당하지 못
청주에서 4시간여의 지루한 운전 끝에 도착한 곳이 강원도 양구 펀치볼에 있는, 간밤에 잠까지 설치게 했던 '국립수목원 DMZ자생식물원'이다. 60년이 넘도록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DMZ 일원의 희귀식물과 특산식물 그리고 북방계식물을 만난다는 설렘과 함께, 며칠 전 통화했던 친절하고 정이 듬뿍 느껴지는 강원도 여직원을 만날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금강산 가는 길목에 있는 펀치볼은 6·25전쟁 최대의 격전지로 여의도의 6배가 넘는 넓은 곳이다. 삥 둘러싼 800~1천300m의 주변 산들보다 400~800m 아래에 있는 드넓은 분지를 보고 당시 외국 종군 기자가 'Punch Bowl(화채 그릇)'을 닮았다고 했다는데, 식물원에서 내려다본 펀치볼마을은 '우묵한 마음의 고향', 넓디넓은 축복의 땅이었다. 전시원에 있는 '백두산떡쑥'을 두 손으로 떠서 집에 가져가고 싶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며 박수근미술관으로 향하는 길에 잡초 무성한 군부대 터가 보였다. 옮겨갔으리라 애써 자위하면서도, '남북군사합의' 등으로 없어진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사망자는 25만여 명이었지만, 6·2
1980년 충북의 유·초·중·고 학생 수는 약 38만 명이었고, 교원은 8천명 정도였다고 한다. 40년이 지난 2020년에는 학생 수가 약 18만 명, 교원은 약 1만6천명 정도이다. 단순 수치상으로 보면 교원 1인당 학생수가 4분의 1로 줄었다. 그럼에도 교사들의 업무는 계속 늘어나고 교직은 힘든 직업 중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학생 수는 줄었지만 학급당 학생수가 2분의 1 이하로 줄어 학급 수는 거의 변동이 없고, 소규모 학교가 크게 증가했다.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도 교과수업을 주로 하던 교사뿐이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다양한 분야의 교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대에 제대로 된 선진국형 미래교육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를 더 줄여야 한다. 이는 곧 더 많은 교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산과 공무원 수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의 입장에서는 매우 곤혹스러울 것이다. 엄청난 규모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행정기관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수십 년간 교육행정기관의 근무자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최말단 교육행정기관인 교육지원청의 경우를 살펴보면, 음성교육지원청의 경우 30여 년 전 40명 정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낙원(樂園)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꾸고 가족이 화목하게 살아갈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정원을 가꾸어 가든파티를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은 소망을 안고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애리조나 주에 억만장자들이 은퇴 후에 모여서 사는 '썬 밸리'(Sun Valley) 라는 곳이 있다고 한다. 그곳은 모든 것이 현대화된 시설로 호화로운 곳일 뿐만 아니라 55세 이하는 입주 금지란다! 일반 평범한 동네에서 흔히 들리는 아이들의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도 없고 아무데서나 볼썽 사납게 애정표현을 하는 젊은 커플도 없는 청정지역이다. 갖가지 음식 냄새를 풍기는 노점상도 없고, 길거리 벤치에 누워서 자는 노숙자도 물론 없는 곳이란다. 그곳에서는 자동차도 노인들을 놀래 키지 않기 위해 시속 25킬로미터 이하의 속도로 달려야만 한다. 누구나 노후에 살고 싶은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치매 발병률이 훨씬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니 놀랍기만 하다. 이러한 충격적인 사실에 우리나라 이시형 박사가 그 이유를 조사하고자 그곳을 가보니 정말 지상낙원이…
2020년도를 돌이켜 보면 코로나-19(COVID-19) 사태라는 사회적 재난 상황속에서도 정부와 국민이 한마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등 방역수칙을 지키며 재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한해로 기억된다. 이 시점으로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급속도로 바뀌어 버렸으며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을 바꾼 것은 코로나-19 만이 아니었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자연재난이 유독 심해지면서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와 집중호우, 연이은 태풍으로 침수, 토사 유출 등 피해가 가중됐고 기상청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각지의 재산피해는 1조2천585억 원, 인명피해도 46명이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장기간 쏟아진 비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산사태가 1976년 이후 역대 3번째로 많은 6천175건이 발생하였다. 충북도 집계 2020년 산사태 피해현황은 청주 등 10개 시·군에서 4명의 인명피해와 59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고 시설별 피해건수는 총 457건으로 산사태 391건, 임도시설 57건, 사방시설·기타시설 9건으로 이중 임도피해가 13%에 달했다. 임도(林道)란 산림 안에 산림경영을 위한 도로로 숲을 가꾸고 생산된 목재를…
그리움은 늘 혼자다 그래서 쓸쓸하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베란다의 난이 꽃을 피웠다. 무관심의 관심에도 난이 꽃을 피우듯 때때로 나를 소름 돋게 하는 그리움도 세상의 관심 밖에 있다는 걸 안다. 고갈되어가는 내 미래의 잔해처럼 마음에 낙엽이 쌓인다. 밟고 지나갈 때마다 꿈틀대며 몸을 일으키는 생각과 생각들, 코트 깃을 세우고 주머니 깊숙이 손을 넣는다. 바람이 자꾸 기억의 등을 민다. 지천명, 떨어져 어지럽게 뒹구는 낙엽 같은 생각들을 차곡차곡 갈무리하고 한 장 한 장 마음의 책장을 넘겨본다. 한 번도 생각나지 않았던 일들이, 생각날 듯 기억의 공간을 맴돌던 일들이, 영원히 지워진 줄 알았던 기억들이 드문드문 낡은 책갈피에 끼워진다. 삶이 과거의 영역을 늘려가 듯 기억의 책장이 두꺼워진다. 그리움은 원한다고 해서 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날 이유 없이 쓸쓸해지거나 슬퍼지는 것은 그리움 때문이다. 그래서 삶의 뿌리가 슬픔이고 슬픔 또한 삶에 기대어 있는지도 모른다. 저마다 삶이 다르듯 그리움에 닿는 방법도 다르다. 따지자면 가서 닿는 것이 아니라 불청객처럼 불쑥 찾아오는 도무지 거절할 수 없는 그런 손님 같은 것 이다. 몇십 년 시간을 넘어 아
"안녕하세요?" 폭탄처럼 터지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희주와 주혁이가 나와서 반긴다. 목소리 큰 두 녀석의 인사가 함성처럼 시끌벅적했다. 그리고는 춤이나 추듯 아파트 계단을 돌아가면서 환영 쇼를 벌인다. 문 앞에는 보행기를 타고 방글방글 웃는 주영이까지 보였다. 솥발이 남매라고 했지. 한 배에서 태어난 똑같은 강아지들 솥발이. 녀석들이야 두 살 두 살 터울은 져도 볼수록 비슷해서 쿡쿡, 웃음이 난다. 눈이 크고 웃는 모습까지 똑같다. 나가면 더러 쌍둥이 아니냐고도 한단다. 요즈음 세상에 3남매를 키우는 게 보통 일이랴마는 막내로 태어난 녀석 때문에 솥발이 남매라는 특별한 닉네임을 짓게 되었다. 옛날 한 집에서 불 지폈다. 지금 같은 초여름이었겠지. 메주를 쑤고 시래기를 삶을 때도 있지만 겨울이라서 애들이 나와 놀기는 춥다. 상상은 자연히 간장을 달이거나 혼례를 앞두고 음식을 만드는 날로 이어졌다. 솥을 걸기 전에는 멀쩡 닦는다. 이어서 불을 지피는데 갓 태어난 새끼 강아지가 달랑달랑 뛰어나왔을 거다. 뒤미처 삼형제가, 우리 손자들처럼 삼남매일 수도 있으나 터울 잦은 녀석들이 뜰에 나와서 어울렸으리. 날씨도 좋고 경사까지 겹쳤
"다 헤지고 낡은 것을 뭐에 쓰려고 그래요?" 아주머니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제가 간직하고 싶어서 그래요. 지퍼만 좀 달아주세요" "해보긴 하겠는데……. 쓸 수 있으려나?" 엄마가 스무 살 무렵에 만든 것이라 했다. 광목에 한 땀 한 땀 수를 놓고 사방을 손바느질로 꿰맸다. 쥐었다 편 손안의 빼곡한 손금처럼 잔뜩 구겨진 방석을 눈으로 만져본다. 누리끼리하게 바랜 방석, 그 누런빛조차 정겹다. 처음엔 하얀색이었으리라. 수많은 시간을 건너오면서 흰빛을 내주고 누런빛을 얻었으리라. 오랜 바람과 햇빛과 시간을 머금은 것들은 보는 것만으로 먹먹함이 몰려온다. 방석의 앞면엔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표면 여기저기 실밥이 뜯겨있지만, 촘촘하게 놓인 수는 기계자수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정교하다. 얼마나 섬세해야 이렇게 찍은 듯이 수를 놓을 수 있을까. 나는 왜 엄마의 섬세함을 안 닮았을까. 섬세한 것과는 거리가 먼 나는 마냥 신기할 따름이다. 66년이라는 긴 세월, 발효된 시간 속에서 서서히 빛을 읽어간 포도는 연보라다. 처음엔 진한 보라였을 것이다. 가장자리엔 광목으로 프릴을 만들어 달았다. 프릴은 좀이 슬었는지 군데군데 구멍이 나 있다. 당시엔 지금처
택배가 배달된다는 문자가 왔다. 주문하지 않은 물건이 도착한다니 웬일인가 궁금한 마음이 앞선다. 늦은 7시인데 물건이 도착했다는 문자를 보고 현관문을 열고 보니 커다란 가방이 놓여있어 들고 들어왔다. 보낸 분을 확인해 보니 늘 자기네 업체를 애용해 주는 고객에게 감사하다는 뜻으로 보낸 선물이란다. 그 말을 듣고 고마운 마음으로 부담 없이 부직포가방 속에든 박스를 꺼내서 포장을 풀었다. 두 겹 세 겹으로 싼 포장을 벗기다가 은근히 부아가 났다. 도대체 왜 이렇게 여러 겹으로 포장을 해서 포장을 벗기는 것도 힘들뿐만 아니라 쌓여만 가는 쓰레기가 걱정 되었다. 늘어만 가는 쓰레기 때문에 아파하는 지구는 생각하지도 않는 모양이다. 판매업체에 의하면 크게 포장할수록 잘 팔린다니 한심한 노릇이다. 겉치레에 현혹되는 소비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이중 삼중으로 포장하는 업체나 소비자나 그들의 의식수준이 의심스러웠다. 뜯어낸 물건은 부직포가방, 종이박스, 얇은 플라스틱, 투명비닐이 나왔다. 이를 두고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이것들을 재활용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부직포가방을 집어 들었다. 채소류를 다듬을 때 깔개로 사용할 보자기를 만들기 위해 부직포가방을 가위로…
필자는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얼음땡도 함께 졸업하였고 이후로는 거의 운동을 하지 않았다.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중학교부터 메인이 되는 구기종목에 잘 어울릴 수 없었던 까닭이다. 운동을 안하다보니 더욱 더 멀어지게 되었다. 때문에 처음 통증 진료를 시작한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나이와 상관없이 운동을 즐긴다는 사실을 마주했을 때 상당히 놀랐었다. 나와 내 주변이 별로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드물 것이라고 착각을 하고 살아왔었던 것이다. 서울에서 진료를 하다가 음성 지역으로 오니 그러한 경향이 더욱 큰 것 같다. 이곳에서는 거의 모두가 최소 하나씩은 단순 산책 이상의 운동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도 건강을 위해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면서 한다. 물론 대단히 좋은 일이다. 처음 이 지역에서 진료를 시작했을 때 환자들이 대체로 나이에 비해 너무 젊어보여서 깜짝 놀랐었는데 어쩌면 운동이 그 비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운동에 대한 욕구가 지나친 경우가 있다. 바로 다쳤거나 퇴행성 질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부위에 운동을 지속하려는 경우가 그것이다. 흔한 예로 무릎 관절염
대한민국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이후 65세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16.6%, 70세 이상 인구는 11%를 차지하고 있다. 시·도별로 보면 전남(23.7%), 경북(22.0%), 전북(21.6%) 강원 (21.0%) 등 4곳은 65세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해 초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또 부산(19.6%), 충남(18.3%), 충북(18.3%), 경남(17.7%), 대구(16.9%) 등 10곳은 고령사회, 경기(13.4%), 울산(12.9%), 세종(9.9%)등 3곳은 고령화 사회에 해당된다. 이런 사회 현상속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이 고령농업인의 은퇴 후 노후생활 안정이다. 이들의 노후 안정과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지 않고는 우리 농촌의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없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농산물 판매 부진에 따른 농가소득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농지연금 사업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농지연금은 고령 농업인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고자 소유농지를 담보로 매월 일정 금액을 연금방식으로 지급하는 사업이다. 2011년 도입 이후 지금까지 누적 가입건수가 1만8천107건에 달
5월 22일은 '세계 임신중독증의 날'이며 임신중독증의 위험성을 알리고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되었다. 임신중독증은 출혈, 감염 질환과 더불어 3대 산모 합병증 중 하나로 임신중독증을 진단 받는 산모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정상적으로 임신을 하면 혈압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 있는데, 임신중독증은 그와 반대로 임신 20주 이후 단백뇨가 나오면서 혈압이 상승한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임신중독증은 임신에 의하여 발병하고 임신의 종결과 함께 치료되는 질환이다. 모성 및 태아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증상이 심하면 산모가 간질발작처럼 경련을 하면서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임신중독증은 임신 20주 이후부터 발병이 되고 만삭에 가까워질수록 더 많이 발생한다. 발병률이 높은 위험 인자로는 초산모, 쌍둥이 임신, 만성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 산모 나이가 만 35세 이상인 경우, BMI가 30이 넘는 비만, 임신성 당뇨 및 현성 당뇨병이 있는 경우, 이전 임신이 임신중독증이었던 경우 등이 있다. 임신중독증 발생 원인은 태반 형성 부전, 혈관 기능 장애, 산화스트레스, 면역학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발생 원인 및 발병
[충북일보]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자 현충일이 있는 달이다. 호국보훈의 달이란 현충일, 6·25 한국전쟁 그리고 6·29 제2연평해전 발발일이 모두 속한 6월을 기념하기 위해 국가보훈처가 지정한 달이다. 이 한 달 동안 우리는 '호국(護國)'과 '보훈(報勳)'이 각각 의미하는 바와 같이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그분들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며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시간을 가진다. 국가보훈처에서는 이에 '고귀한 희생, 가슴 깊이 새깁니다'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호국보훈의 달 행사를 추진함으로써 국가유공자의 독립-호국-민주 정신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충북북부보훈지청에서는 국민들이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함께 소통하는 보훈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도 코로나19 감염상황으로 인해 아쉽게도 많은 보훈행사가 취소됐고, 호국보훈의 달 행사도 그 규모를 축소해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우리 지청은 온·오프라인 홍보를 병행하여 호국보훈의 달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6월 6일 현충일에는 도내 각 시·군의 충혼탑에서 추념식을 엄숙하게 거행하고 전 국민이 6월 6
지난 6월 1일부터 '주택 임대차 신고제(전월세신고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습니다. 정부는 임대차시장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임차인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제도를 도입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7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된 데 이어 임대차 3법이 완성된 것입니다. 주택 임대차 신고제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대차 계약 당사자가 임대 기간, 임대료 등의 계약 내용을 온·오프라인으로 신고하는 제도입니다. 수도권 전역, 광역시, 세종시, 제주도, 도(道)지역의 시(市)지역에서 보증금 6천만 원 초과 또는 월세 3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임대차 계약이 신고대상입니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 일반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등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모든 주택에 대해 계약체결일로부터 30일 안에 신고해야 합니다. 지난 2006년 매매거래 신고제가 도입된 후 임대차 거래에 대해서도 신고제를 도입한 것입니다. 주택 임대차 신고제 시행으로 임대차 계약에 따른 임대료, 임대 기간, 계약갱신율 등 임대차 시장의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어 임차인이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그로 인해 오해가 생기고 다툼이 일어나기도 한다. 어른에게도 힘든 '모든 사람은 다르다'라는 명제를 아이들이라고 이해하기 쉬울까. 발달 시기상 자기중심성이 강하기에 교실에서 함께 지내기 위해 꼭 가르쳐야 하는 내용이 바로 '다름'이다. 이해를 위해서는 설명보다 경험이 빠르다. 어떻게 하면 마음으로 느끼는 경험을 하게 할 수 있을까. 그림책 는 소문에 관한 책이다. 마을에 이사 온 정체불명의 누군가와 마주친 두더지는 이에 관해 소문을 내게 되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소문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준다. 처음 읽어줄 때는 그림을 보여주지 않고 이야기만 들려주며 '그림 받아쓰기' 활동을 진행한다.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떠오른 것을 그림으로 그리면 된다. (혹시 주변에 펜과 종이가 있다면 함께 그려 보자) 무당벌레가 다람쥐에게 이사 온 동물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누가 이사 왔는데, 네모난 몸에 둥근 얼굴에 가시가 뾰족뾰족 돋았대!" 그 말을 듣고 다람쥐의 머릿속에 어떤 모습이 떠올랐을지 그림으로 표현한다. 다 그리면 주변 친구들과 그림을 비교해보도록
아침 8시면 어김없이 주간보호센터 차가 도착을 한다. 어머니는 걷지 못하지만 종일 심심하게 혼자 집을 지키는 것보다 사람 구경이라도 할 수 있는 주간보호센터에 가는 것을 선택하셨다. 차를 타고 와 불편한 어르신들이 차를 타는 것을 도와주시는 요양사 중에 유난히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하는 분이 있다. 처음에는 큰 목소리에 놀랐고 거리낌 없이 대하는 태도에 움찔 놀라기도 했고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반갑습니다'라고 아침 인사를 하는 것이 어색하게 들리기도 했다. 누구나 익숙한 인사말이 있을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아는 사람을 만났을 때도 나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쓰는 편이다. 다짜고짜 '반갑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상대에게 실례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인사는 첫인상만큼이나 중요하다. 인사의 태도나 억양도 상대의 기분을 기분 좋게도 하고 불쾌하게 하기도 한다. 중요한 자리에 갈 때는 서너 번 혼잣말로 연습을 하기도 한다. 나의 안녕하세요는 늘 자신이 없는 것처럼 꼬리가 잘려나가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 요양사님의 씩씩한 인사는 늘 당황스러웠다. 오늘 동영상을 보다가 인사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놀라웠다.…
첫 발령을 받고 출근할 날을 기다리던 딸이 하루는 이렇게 물었다. "남자 직원이 커피 타다 달라면 어떻게 하지요·" 당시 직장에서 여직원에게 커피 심부름시킨 일이 한창 문제가 되던 때인지라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딸로선 할 수 있는 질문이지 싶다. "그건 성차별 문제나 상하직급 문제가 아니야, 내가 마실 것을 탈 때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남녀 상관 말고 커피 드시겠냐고 먼저 말하면 돼." 하고 말해 주었다. 조선 중기, 유몽인의 설화집 '어우야담'에 나오는 야화 들이 생각난다. 한 유생이 과거 보러 상경하는 중에 밤이 늦어 주막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나타난 장정 넷이 유생을 넘어뜨리더니 자루에 보쌈해서 내달렸다. 한곳에 이르러 자루를 풀었다. 둘러보니 담장이 높고 행랑이 둘러있는 고택이었다. 그들은 유생의 옷을 벗기고 새 옷으로 갈아입혀 화려한 방에 밀어 넣는 게다. 문이 열리더니 용모가 곱고 연소한 미녀가 시비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와 절을 하면서 동침하자 원했다. 맘을 다하여 온밤을 동숙하다 보니 북소리가 둥둥 울리더란다. 그런가 하면 실학자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다. 대가댁 마님이 임진왜란 때 계집종을 데리고 피난길에 나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