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이 노후되어 신차를 구입하려고 하는 주변 사람들 중에 전기동력차(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차)로 구입하거나 앞으로 구매할 의사가 있는 경우가 꽤 있다.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한다는 대의와 경제성을 함께 고려하여 결정한 것으로 생각된다. 통계를 보면 글로벌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량은 2019년 8천6710만 대에서 2020년에는 7천264만 대로 16% 감소세인 반면, 전기동력차 판매량은 294만 대로 전년 대비 45%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동력차 판매량 증가와 더불어 IT기술을 접목한 첨단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이 적용되어 운전기능을 보조하고 향후에는 완전자율 분야까지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자동차산업의 트랜드이다. 첨단운전자 보조시스템에 활용되는 부품을 보면 카메라, 레이더, 센서 , 라이다, 초음파 등이 있는데 이 부품들을 이용한 운전자 보조시스템으로는 열카메라, 운전자모니터링, 전·후방카메라, 서라운드 뷰 시스템, 생명징후 모니터링, 이미징 레이더, 장거리레이더, 초단거리레이더, 조건부 자동드라이브, 주차지원 등 예전엔 상상하지 못했던 기능들이 있고 요즘 차량에 지원되고 있다. 자동차의 전자제품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괴산의 동진천은 사시사철 괴산을 찾는 방문객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자아내며 정겨움을 선사한다. 주민들에게는 동진천이 산책과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장소로 각광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물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있고 계절에 따라 꽃잔디, 금계국, 돼지감자꽃, 코스모스가 피어난다. 사시사철 꽃단장을 하면서 때로는 축제의 장소로, 겨울에는 썰매타는 추억의 장소로 방문객과 주민들의 삶에 녹아나며 즐거움을 안긴다. 이런 동진천을 나는 사랑하고 아끼며 즐기고 있다. 얼마 전의 일이다. 나는 언제나처럼 퇴근을 하고 건강을 위해 동진천에서 산책을 즐겼다. 통상 산책코스는 괴산읍 사호정에서 동진천 제방을 따라 정용도로를 횡단해 1시간 코스로 이루어진다. 요즘은 폭염과 더불어 여름철이라 수시로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이 많다. 소나기가 그렇듯이, 맑은 하늘이 느닷없이 먹구름으로 변해 한차례 쏟아지면 우산 없이 나들이하다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그리고 우리나이 또래의 어린 시절에는 황순원의 아름다운 '소나기' 이야기를 가슴에 안고 있다. 그날 저녁도 나는 우산 없이 홀가분하게 산책을 나왔다. 동진천 제방도로를 어느 정도 지나 정용교회 앞에 지
요즘과 같은 1인 가족 시대에는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밥을 먹기란 어려운 일이다. 식구 여럿이 하나 된 마음으로 둘러앉아 도란도란 음식을 나누는 풍경을 생각하니 가족이 한 지붕 아래 모여 살았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일심동체를 이뤄 이해타산 없이 좋고 나쁜 것에 구애받지 않고 가족에 대한 정이 있는 식구들이 모여, 인간과 인간이 맺을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런 모습은 한솥밥 먹는 사이일 것이다. 한솥밥이 가지고 있는 하나로 된 묶임은 어떤 묶임보다 강하다. 사람 관계에서 친함과 친하지 않음에 대한 구별은 같이 한솥밥을 먹느냐 먹지 않느냐에 따라 나뉜다. 먹더라도 자주 먹느냐 가금 먹느냐로 친밀도에 대한 기준이 달라짐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처럼 한솥밥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크기에 옛 어른들은 한솥밥을 아무에게 내주는 일이 없었다. 한 집안에 같이 살더라도 한솥밥을 먹는 식구와 딴솥 밥을 먹는 사람과 구분돼 있었다. 피가 다른 노비, 머슴, 소 등은 식구가 먹는 밥솥과 다른 밥솥에서 밥을 지어 먹었다. 핵가족이나 1인 가족이 많아진 요즘엔 피가 다른 노비, 머슴, 소 대신 반려견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애완견(愛翫犬 : 사랑 애, 가지고 놀
여름 더위 한가운데에 서 있다. 덥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더위와 코로나19 이야기가 하루하루를 조심스럽고도 긴장되게 만든다. 더러 눈에 띄는 초록 속에 핀 분홍빛 배롱나무꽃이 희망처럼 다가오고, 선명하게 핀 무궁화꽃이 위로가 되기도 하는 한여름이다. 어릴 적 여름 방학을 맞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뭔가 밍근하여 집안을 서성거리다가 뒤란 무궁화 울타리에서 자주 만나던 꽃이 바로 무궁화였다. 문득 여름 방학을 맞이하고 있는 학생들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선생님,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여름 방학 전 한국어 수업 시간에 우즈베키스탄이 고향인 한 학생이 눈물을 닦으며 건넨 말이다. 농구를 잘하며 체육시간을 좋아하는 녀석은 매우 활동적이며 늘 이마에 흐르는 땀에 머리카락이 젖어 있었다. 표정 또한 밝아서 마주하고 있는 사람까지 기분이 좋아지게 만들었다. 한국어 수업을 하면서 만난 녀석은 보기 드물게 소소한 이야기하는 것을 참 좋아했다. 어느 날은 농구 이야기, 어느 날은 급식에 나온 음식 이야기, 어느 날은 할머니 이야기, 아버지 이야기 그리고 어머니와 동생 이야기 등등 자주 이야기를 풀어 놓곤 했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할 때는 친구들의 이
짧았던 마른장마가 끝나고 1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도 지났다. 유독 더운 이번 여름을 나기가 정말 쉽지 않다보니 정부도 전력피크를 대비해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 이러한 역대급 무더위, 그리고 코로나 델타 바이러스의 전세계적 유행 속에서 지난 23일, 도쿄 올림픽이 개막됐다.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상황에서 올림픽의 막이 오른 만큼 '최초'라는 타이틀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온다. 도쿄 올림픽은 근대 올림픽 125년 역사상 처음으로 1년 연기돼 개최됐고, 또 최초의 무관중 경기로 진행한다. 이런 생소한 환경보다도 안전관리 기관의 장으로서 이번 올림픽에서 눈에 띈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올림픽 성화의 점화 연료에 최초로 수소가 사용됐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올림픽 성화에는 프로판 가스, 마그네슘, 송진, 올리브 오일 등이 연료로 사용됐다고 한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올림픽 성화에서도 친환경 에너지가 사용되는 것을 보며,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에 전 세계가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편 도쿄로부터 무더위를 날려주는 금빛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우리나라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꺾고 9연패를 달성했다
집안 곳곳에 책들이 널브러져 있다. 요즘 칩거 하는 시간은 늘었지만 왠지 전보다 게을러져서인지 집안 꼴이 엉망이다. 이불장의 이불들이 대충 개켜져 있다. 현관에도 가족들이 벗어놓은 신발이 뒤죽박죽 엉켜 놓였다. 그러고 보니 지난날 이 모든 것들이 질서정연하게 제자릴 찾았던 것은 모두 나의 손길에 의해서였다. 이즈막은 전과 달리 집안 정리엔 뜻이 없어진 듯하다. 평소 무엇이든 제 모양을 잃는 것을 경계해 왔다. 이는 병적이리만치 다소 심한 편이었다. 서재에 책도 제 키 높이에 따라 꽂혀있어야 안심했다. 자고난 후 침대 위의이불도 주름살 하나 없이 쫙 펼쳐져 정돈돼 있어야 했다. 거실의 커튼도 열었을 때 접힌 주름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것을 확인 한 후 끈으로 묶곤 했다. 이런 나름대로 사물에 대해 정해놓은 규칙이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수년전 건강을 잃은 후, 실은 내 몸 하나 간수하기도 벅찼다는 게 이유라면 궁색한 변명일까? 지난날 스스로 정한 삶의 규칙을 논하노라니 갑자기 가슴에 손을 얹게 된다. 삶 속에서 사물에 대한 여느 규칙을 정해 일상을 영위했던 것처럼 '나의 마음 속 고갱이도 그토록 반듯한가?'에 대한 성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스포츠를 관람하다 보면 체급에 관계없이 경쟁을 하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가 각자의 체급이나 역량에 맞춰서 시합을 하는 룰로 이뤄져 있다. 현격한 차이로 상대가 안되는 선수와의 경쟁은 이기는 선수가 인정을 받을 수 없거니와 공감을 얻기에도 부족하다. 그러나 경제나 자본에서는 이런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문제에서는 이런 룰이 지켜지기가 어렵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법률이 제정돼 일정 부분 중소기업들을 보호하는 제도가 만들어졌다. 그 법률로 인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기업들이 각각의 업역에서 일정 보호를 받으면서 성장하고 사업을 영위해나가는데 큰 도움이 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법률의 적용도 완화되고 대기업들이 자본을 이용해 소상공인의 영역까지 우회적인 방법으로 공략을 해오며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이런 변화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어려움이 가중되고 살림이 팍팍해지고 있다. 현재는 대기업마저도 위협받는 온라인 시장이라는 또 다른 변화가 밀려 왔다. 온라인 시장은 최근에는 5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로 인해 시장의 질서는 빠르게 바뀌고…
길옆 옥수수밭에는 꽃 수술 방이 성장을 멈추고 힘없이 흐느적거린다. 하루 이틀 사이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 옥수수 수확은 어림도 없을 것 같다. 옥수수밭을 바라보고 있는 농민들의 마음도 옥수숫대처럼 타들어간다. 남편이 벼 포기 사이에 있는 피살이를 하고 농막으로 가자며 밀짚모자를 쓰고 논으로 향했다. 오랜 가뭄으로 논바닥은 실금이 가도록 말라 있다. 농사용 전기 스위치만 올리면 지하수가 펑펑 솟아오르는데 왜 벼를 목마르게 하는지 모르겠다. 자기도 목 좀 말라봐야 말 못 하는 벼의 고통을 알지 싶어 남편에게 갖다 주려던 생수 생각을 접었다. 논 옆으로 농가 두 채가 있다. 차를 주차하고 대문이 열린 집으로 들어가 불러도 아무런 기척이 없다. 대문 밖으로 나와 헛간 속에 있는 의자 위에 앉았다. 차 안보다 훨씬 시원했다. 해가림 천장만 있고 훤히 트여있으니 바람이 사방에서 불어왔다. 논에 들를 때마다 헛간에 두 양주분이 더위를 피해 앉아 대화하고 계셨다. 주차된 우리 차 옆으로 흰색 자가용이 미끄러지듯 들어와 주차했다. 차 문이 열리고 할머니가 보였다. 할머니의 아들도 운전석에서 내렸다. 아들이 뒷좌석의 차 문을 열어주는데도 할머니는 내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
폭염의 기세가 좀처럼 멈출 것 같지 않다. 1년 중 가장 더울 때이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열돔 현상으로 예년보다 한층 더 심한 무더위에 전 국민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더욱이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확산세가 좀처럼 감소할 조짐을 보이지 않아 국민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대학을 비롯해 중고등학교나 초등학교도 서둘러 방학을 시작해 그나마 더위와 코로나를 피해 우리의 동량들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곳에서 잠깐이나마 학업과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다행이다. 무더위야 한두 주 지나면 한풀 꺾이겠지만 코로나는 지금의 확산세를 감안할 때 여름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돼도 좀처럼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온라인을 이용한 비대면 수업이 2학기에도 이어질 것이 예견된다. 비록 건강상의 이유라고는 하나 근본적으로 제한된 백신으로 인해 접종 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린 젊은 세대들은 또다시 코로나에 노출된 채 가을을 맞이해야 할 처지이다. 최근 20대를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이 늦어지자 수능시험에 허위 응시해 대상자가 무려 3만 명이 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정부가 수능 응시생에게 우선적으로 접종을 한다고 하니 수능을 치르지도 않는데 접수만 하고 백신 접종을 받
아무도 수업이 뭔지를 묻지 않았다. 누군가가 물으면 교수-학습 과정이라고 얼버무렸다. 학생과 교사가 한 학기에 담아야 할 마음의 자세를 수업이라는 이름으로 정리할 수 없었다. 진도 나가기 바빴고 수행평가를 하는 데에만 힘을 썼다. 좋은 수업에 대해 논의할 기회도 찾아오지 않았다. 많아야 일 년에 한 번이고 작년에는 없었다. 교사는 소크라테스가 아니라 프로타고라스였다. 수업의 개념에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지향하는 모습이 담겨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열린 교육 이후로는 교사의 활동이 경시됐다. 교수-학습 과정을 학습-교수 과정이라 바꿔 불렀고, 교사는 가르치지 말고 안내만 하라고 다그쳤다. 교사의 강의는 지식 암기에 효율적이지만 학생의 자율적 탐구를 방해한다고 지적됐다. 강의는 학원강사와 과외교사의 몫이었다. 교사는 학습 모형이 잘 운영되게 하는 도우미에 그쳐야 했다. 학생은 교실 수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자율적으로 탐구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실제로 볼 기회는 적다. 보통은 한 학생이 이끌어가는 대로 나머지 학생이 따라가는 모습이 흔하다. 스스로 독서 하지 않고 부모도 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강의를 들으면서 경험을 넓힐 기회도 사라졌다. 그들에게…
얼마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2주간 배달음식 먹었을 때 나오는 플라스틱'이란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가 2주간 배달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했을 때 어느 정도의 쓰레기가 쌓이는지 보여주는 내용이었는데, 결과는 실로 충격적이었다. 게재된 사진 속에는 100여 개의 플라스틱 용기가 방안 가득 쌓여 있었다. '우리 지금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현타(현자타임)가 왔다. 실제로 환경부에서 발표한 지난해 공공선별시설에서 처리한 플라스틱 폐기물은 923t으로 전년(776t) 대비 18.9% 증가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음식점 배달·포장이 증가한 것이 제일 큰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플라스틱 쓰레기의 공포가 썩지 않고 적재되는 배출량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은 자디잘게 부서진 '미세 플라스틱'으로 지구 환경을 위협한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 5㎜ 이하의 아주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일컫는다. 눈으로 구별하기조차 힘든 미세 플라스틱은 생태계 곳곳은 물론이고 인간이 먹는 음식과 물에도 침투하고 있다. 2017년 환경부가 조사한 결과 수돗물 1ℓ당 평균 0.05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누구나 매일 조금씩…
"약 아끼지 말고 아프기 전에 드세요."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한 후 친절한 여의사의 당부였다. 사태 초기의 마스크 대란처럼 '타이레놀'도 약국마다 품귀 현상을 빚어 어렵게 1갑(8정)을 준비했었다. 어른은 한 번에 두 알씩은 먹어야 한다는데 한 알씩만 먹고 버티며 내색도 않은 아내에게 면구스러울 뿐이었다. 젊은이들이 애용하는 편의점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알아야 면장(免牆)을 하지…….' 2차 접종을 대비해 편의점에서 넉넉하게 사다 놓고도 기분이 눅눅했다. 옛날 조선지나 중국지로 만든 책은 습기로 인한 충해나 부식이 심해, 정기적으로 햇볕에 말리고 거풍(擧風: 바람을 쐬는 것)시켜야 했는데 이러한 행위를 포쇄(曝曬)라고 했다. 백신에 지친 몸과, 장마 전 날씨처럼 꿉꿉한 마음을 포쇄코자 새벽같이 집을 나섰다. 경북 예천과 문경의 사찰과 정자들을 둘러보고 싶었다. 산고을 괴산을 지나 연풍에 접어드니, 1967년 대간첩 작전 본부가 있던 연풍중학교 운동장과 정조 때 연풍 현감에 제수된 단원 김홍도가 3년간 집무했던 동헌 풍락헌이 손에 잡힐듯 차창으로 스친다. 나는 새도 쉬어간다는 첩첩산중 문경새재 아래 연풍 산속에 북한 무장공비가 출몰하고,
즐거운 대학생활은 빠르게 흘러가고 어느덧 나에게도 진로를 고민할 시기가 왔다. 안정적인 직업을 갖길 원했던 나는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고 25세에 공무원이 됐다. 2019년 충주시농업기술센터로 첫 발령을 받은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완벽한 생활에 만족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환상이 맞아 떨어지는 듯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서툰 면이 있었지만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큰 어려움 없이 업무를 처리하고 주말에는 나만의 자유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이런 나날이 계속될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하던 4개월 차, '과수화상병'이 시작됐다. 지금은 어느 농업인에게 물어봐도 과수화상병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그 당시 과수화상병은 충주에서 생소한 병이었다. 나무 한 주가 감염되면 나머지 나무에도 순식간에 퍼지는 마치 코로나와 비슷한 병. 게다가 코로나는 나을 수 있지만 화상병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한 과원에 1주라도 양성이 나오는 즉시 과원전체 매몰이었다. 과수화상병은 2018년 시작됐고, 2019년도 발병률은 더 커졌다. 2020년은 거의 10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도 거세게 진행 중이다. 과수화상병은 신속한 대응이 가장 중요
고전연구가 조윤제 씨는 그의 글에서 말합니다. 작은 일상에 충실하도록 충고하기는 영국의 첫 여성 총리였던 마거릿 대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생각을 조심해라. 그건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해라. 그건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해라. 그건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해라. 그건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해라. 그건 운명이 된다.' 그녀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들었다는 조언입니다. 생각의 차이가 운명을 가른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컵에 물이 반쯤 들어 있을 때 '물이 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물이 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천양지차의 결과를 낳기 마련입니다. 영국의 추리작가 코난 도일은 작은 것의 중요성을 이렇게 지적합니다. '가장 좋은 것들은 조금씩 찾아온다. 작은 구멍으로도 햇빛을 볼 수 있듯, 사람들은 산에 걸려 넘어지지 않지만 조약돌에 걸려 넘어진다.' '리더가 읽으면 무릎을 치는 옛글'의 저자 오동희 씨도 가슴에 와 닿는 충고를 합니다. '단풍잎 하나로도 가을이 왔음을 짐작할 수 있고 때로는 사소한 일 하나가 어떤 사건의 전체를 드러내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잎새 하나만 보아도 그 나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알 수가 있고 얼굴
정전협정을 체결한지 68년째다. 정전은 말 그대로 전투를 멈추는 행위다. 전쟁의 종료와는 다른 차원이다. 그래서 휴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한반도는 한국전쟁에 대한 정전협정이 발효된 이후에도 전쟁과 관련한 대립과 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정전체제를 넘어 평화체제로 나아가고 이어 통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 우리의 바램이다. 정전협정 서문에 보면 '최후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한국에서의 적대행위와 일체 무장행동의 완전한 정지를 보장하는 정전을 확립할 목적'이라고 규정돼 있다. 정전협정이 평화체제로 이행될 때까지 지속된다는 의미가 함축돼 있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해왔다. 그러나 아직 진전이 없다. 평화체제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장치와 구성원들의 신뢰구축이 필요하다. 전자는 평화를 관리하기 위한 절차, 규정, 합의 등을 의미하고 후자는 구성원들의 평화체제에 대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법·제도적 측면에서 군비통제, 축소 등을 포함하는 전쟁방지와 관련된 각종 합의를 해야 한다. 구성원들 간의 신뢰구축은 법·제도적 장치를 바탕으로 사회문화적 측면 등에서 교류협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인천과 수원에 사는 손자 손녀 네 명이 왔을 때 마침 밭에 여러 가지 모종을 한창 심는 시기였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호기심이 넘쳐나는 아이들에게 할아버지와 시장에 가서 모종을 사서 밭에 심어보자고 했다. 네 명 모두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아이들에게 농사체험을 시키는 것이 인성교육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워놓고 실천해보고 싶은 마음이 의기투합했다. 도시의 아파트 숲에서 자라는 요즘 아이들은 자연환경과 격리 된 삭막함 속에서 자라는 모습이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할아버지로서 손자들과 소통하는 기회가 되면 또 다른 수확이라고 생각해 즐거운 마음으로 차에 태워 각종 모종을 파는 가게로 향했다. 가게 앞 인도에까지 내놓은 포토에 잘 키운 모종이 즐비했다. 기대와 설렘으로 차에서 내린 아이들은 자기가 키우고 싶은 모종을 3~5개씩 골랐다. 서로 중복이 되지 않게 고르라고 했다. 가게 주인에게 각자 비닐봉지에 담아주라고 하였다. 1학년 명균이는 방울토마토와 참외를, 4학년 형인 태균이는 딸기와 브로콜리를 골랐고, 4학년 여자아이인 선우는 수박을 골랐다. 동생들에게 양보한 6학년 형인 동우는 마땅히 고를게 없어서'비트'를 고르며 시무룩해 있었다.…
청주시는 2020년부터 지방세 납세자보호관을 감사실에 배치하고, 납세자 보호에 관한 사무 처리 조례 및 시행규칙을 제정해 실시하고 있다. 지방세 납세자보호관은 지방세 관련 고충민원의 처리 및 세무 상담, 세무조사·체납처분 등 권리 보호 요청에 관한 사항, 납세자가 위법·부당한 처분을 받았거나 필요한 처분을 받지 못해 권리나 이익을 침해당했을 때에는 불복을 제기해 구제받을 수 있으며 또한 납세자보호관을 통해 정당한 권익을 보호받을 수 있다. 2021년 1월 감사실에서 지방세 납세보호관으로 근무하게 돼, 6개월 동안 납세자 권익을 보장하려는 선구적 노력에 자긍심을 가지게 됐다. 청주시에서 화장품 제조업을 운영하는 A 법인은 2020년 법인 소득분 지방 소득세 7천200만 원을 신고하고 납부하려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매출채권 회수지연과 국내 매출 및 수출 감소 등으로 전년대비 매출이 60% 이상 급격히 감소해 재정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A 법인은 지방세 납부기한까지 납부가 어려워 납세자보호관으로 기한연장 신청을 했다. 기한 연장 신청이 들어온 즉시 세정과, 구청 세무과 업무담당자와 협의를 진행했고, 지방세 기한 연장 신청에 대한…
최근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들이 속출하고 있다. 교육 수요자는 줄고 있는데 공급자는 초과한 상태로 지방 사립대뿐만 아니라 국립대학의 경우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대학혁신을 위해 대학이 근본적으로 어떤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대학의 본질적인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대별 할 수 있는데 교육(teaching)을 통한 지식의 전달, 연구(research)를 통한 지식의 창출, 그리고 지역사회 서비스(service)를 통한 지식의 활용이 그것이다.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수하는 일은 대학의 기본 책무로 여겨져 왔으나 코로나19로 촉발된 온라인 학습 환경으로 지식 독점의 시대가 끝이 나고, 지식 공유의 시대가 열렸다. 지식의 진정성(authenticity)만 담보된다면 특정 대학, 특정 교수의 강의에서 벗어나 온라인으로 세계 유명 대학의 교수와 전문가들로부터 지식을 학습하는 게 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지난 7월 14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1 대학혁신 포럼'의 기조강연에 나선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 다빈치연구소장은 "기존의
한 사람이 사형 선고를 받고 드디어 집행하는 날이 됐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으면 해 보라고 하자 금덩이를 한 개 꺼냈다. "이것을 심으면 금열매가 달리는 보배입니다. 하지만 죄 지은 사람일 때는 달리지 않습니다. 저는 이미 죄인이니 임금님께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임금은 자기가 심어 봤자 열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옆에 있는 벼슬아치에게 "나는 금이 많으니까 자네가 심어서 따게." 라고 했다. 그러자 "저도 많습니다."라며 동료를 보고 "자네가 심게." 라고 거부했다. 다음 다음 사람들 역시 사양했다. 금은 결국 임금에게 돌아왔고 이 사람을 사형에 처하기에는 자신을 비롯한 모두가 난처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임금은 "너는 참 지혜롭구나. 죄는 지었지만 그 때문에 방면하노라."라고 하면서 그를 풀어 줬다. 모두들 죄의 문제에서 자유롭기는 힘들었던 것일까. 사실이 그렇더라도 권력을 내세워 감행할 수도 있었다. 우매하지 않은 만큼 풀어주면서 난처한 지경을 모면했다. 하지만 고작 사형수에게 당했다. 찜찜하면서도 심리를 꿰뚫어 볼 줄 안다고 혀를 내둘렀을까. 사형까지 언도받은 내막은 모르겠으나 범죄심리학을 정립해도 되겠다. 그의 제안대로라면 이
공군사관학교 체력단련장에서 친구들과 체력 단련을 할 때였다. 로컬룰에 의거해 마지막 9번 홀을 드라이버 대신에 우드로 티샷을 하는데 스윙을 하는 순간 따악 하는 금속 마찰음이 심상치 않다. 매트 고정용 금속 테두리 부근에 티를 꽂은 때문인지 금속판을 두드려 볼은 발로 차면 나갈 거리에 쪼루로 떨어졌는데 손에 익은 4번 우드가 화들짝 염려된다. 급히 바닥면과 모서리를 살펴 깨지거나 흠집이 났는지를 살피려니 심사도 산란하다. 교분이 그다지 깊지 않은 사람은 채에 문제없는지 근심스레 물어오는데 정작 제일 친한 친구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하더니…….'하며 낄낄거리고만 있다. 염려도 부족한데 좋은 말도 아닌 것을 두 번씩이나 낄낄대니 감춘 속마음이 보여 속이 뒤집힌다.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오래 사귀어야 인심이 보인다더니(路遠知馬力 日久見人心) 잘못 불렀다. 이참에 같이 함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골프에서 4명이 한 팀이 돼 같이 운동하는 사람을 동반자라고 한다. 동반은 문자 그대로 일을 하거나 길을 가는 따위의 행동을 함께 짝하는 사람이다. 워낙 예민한 운동이라 동반자 변인이 그날 스코어에 가장 크게 작용하므로 매너를 최우선으로 요구하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진다. 하늘의 지붕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은 아름답고 정겹다. 물방울은 잎사귀와 줄기를 타고 굴러 내려와 흙을 적신다. 물의 살아있는 힘은 식물의 뿌리를 흔들고 새잎과 줄기를 돋게 한다. 물 없이 살 수 있는 생명이 있을까. 물은 자연과 문명의 근원이다. 생명의 지속과 직결되는 까닭에 물은 태곳적부터 주술과 관련이 있다. 옛사람들은 가뭄이 들었을 때 비를 부르기 위해 하늘에 기우제를 지냈다. 가뭄이 들면 신이 노했다고 생각했으며 그 노여움을 풀기 위해 제를 올려 신에게 감사하고 신이 은혜를 베풀어 비를 내려주기를 빌었다. 그러한 주술적 행위는 신과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잇는 의식이었다.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교육현장을 큰 혼란에 빠트렸다. 학생들은 1년 넘게 원격과 등교수업을 반복하며 역사상 전례 없는 초유의 경험을 하게 됐고 교육부나 교육청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도 동분서주 하고 있다. 하지만 전대미문의 코로나 팬데믹은 미래교육을 앞당기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제기된 교육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 답을 찾고, 기존 교육체제를 넘어 새로운 교육으로의 대전환을 준비하는데 일조를 했다. 나 또한 괴산증평교육을 이끌고 있는 수장으로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 아이들을 위한 괴산증평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가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 미래교육에 대해 저마다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교육의 지향점은 같다고 생각한다. 어떤 교육정책을 내세우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미래교육이 품어야 하는 사람은 바로 학생이어야 한다. 괴산증평교육이 추구하는 미래교육의 방향도 우리 학생들을 중심에 두고 학생들 개개인의 능력을 놓치지 않고 키워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높은 뉴노멀 시대에 우리 학생들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갖추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최근 전세계적인 국제보건문제로서 자궁경부암 정복을 위한 국제보건전략을 발표하였다. 2030년까지 90%의 인유두종바이러스백신접종률과 70%의 자궁경부암검진률, 90%의 자궁경부암치료율을 달성하는 것이 핵심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한다면, 2120년에는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97% 감소하고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사망 6,200만 명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암 중에 첫 번째로 자궁경부암 정복을 위한 국제보건전략을 세운 것은 자궁경부암이 가지는 특징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4번째로 흔한 암으로, 한 해 새로 발생하는 환자가 600,000명 정도이다. 자궁경부암 발생율과 사망률은 사회경제적인 상황에 따라 나라마다 큰 불균형을 보인다. 고위험 국가들의 경우 인구 10만 명 당 75 명 정도의 발생을 보이는 반면에 저위험국가의 경우 인구 10만 명 당 10 명 이하의 발생을 보인다.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는 환자는 한 해 약 311,000 명인데 사망하는 환자의 90%는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국가에서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2018년 한 해 동안 약 3500 명의 새
친구가 돌아온 느낌이다. 7월 중순이면 시작되는 옥수수 수확이 가져다준 반가움은 여러 가지를 떠오르게 한다. 찐 옥수수를 훑어 먹다 보면 동요 '옥수수 하모니카', '기찻길 옆'이 떠오른다. 가사가 아니더라도 왠지 묘한 서정이 스친다. 여느 과자나 과일 먹을 때와는 사뭇 다른, 어떤 의식을 치르는 느낌이랄까. 옥수수는 그저 그런 계절 간식이 아니다. 정이요, 시(詩)요, 추억이자 지구촌 식량의 보루라서다. 옥수수(강냉이)는 문학작품에 두루두루 등장한다. 이미지는 각각이지만 이것이 소설 '별(황순원 作)'이나 '옥수수와 나(김영하 作)' 등에 나오는 건 문학적 소재로서의 상징성 때문이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김상용 作)',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신석정 作)',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도종환 作)'에 등장하는 옥수수의 이미지는 친근하거나 혹은 무심한 이웃의 이미지를 지닌다. 민요 '노랫가락'에선 곤궁한 먹거리의 상징이었고 어떤 시인은 '옥수수의 힘'이란 시집을 냈다. 옥수수는 지구상 3대 곡물의 하나다. 옥수수 농업이 얼마나 중요하면 미국에선 대통령 선거를 그 주산지(콘벨트)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는 전통이 생겼을까. 옥수수밭이 하도 넓어
젊은 엄마가 등에 아기를 업고 간다. 참으로 흔하던 풍경이었는데 요즘은 보기 어려운 그림처럼 느껴진다. 뽀얀 아기의 두 발이 엄마의 걸음에 맞춰 달랑거린다. 고 작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깊이 잠이든 모양이다. 젊은 엄마는 작은 가방이 들려있는 양손을 혹여 아기가 밑으로 늘어질까 봐 아기의 엉덩이 밑에 꼭 맞잡고 더운 길을 걷고 있다. 두 아이를 기르며 나는 늘 이런 모습으로 시장엘 가고 시부모님 마중하고 귀가가 늦는 남편을 골목 서성이며 기다리곤 했다. 잠투정하던 아기는 내 등에 기대기만 하면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비록 잠든 모습을 눈으로 보지 않아도 엄마는 등으로 아기의 모습을 본다. 아기의 숨소리, 고개를 돌리는 모습, 입을 오물거리는지 코를 찡그리는지 뭐가 불편한지 등으로 느끼는 것이다. 내 두 아이도 '어부바' 소리를 들으면 무릎으로 먼저 듣고 기어 왔다. 나도 다 자라서까지 아버지가 어부바~하는 소리를 들으면 모든 슬픔이 사라지곤 했었다. 엉엉 울다가도 삽시간에 눈물이 쏙 들어가 버리고 마는 것이다. 엄마라는 단어만큼 따뜻한 단어가 어부바가 아닐까. 얼마 전부터 시니어에 제공되는 일자리로 신협에 자리를 구했다. 신협에 들어서면 내 뒷자리에 엄마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