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주변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까이는 우리 가족들, 멀리는 나와 같은 동종 업종의 자영업자들이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특히나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 딸과 중년을 맞이해 사추기를 보내고 있는 엄마인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본다. 대부분 사람들이 행복한 삶과 만족도를 느끼기 위해 바라는 몇 가지가 있다. 건강과 장수, 식욕, 수면욕, 자녀들의 행복, 또 중요한 사람이 되려는 욕구 등 일 것이다. 이중 가장 채우기 어려운 것은 중요한 사람이 되려는 욕구이다. 앞선 몇 가지 욕망은 주관적인 것이라면 중요한 사람이 되려는 욕구는 객관적이고 상대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중요한 사람이 되려는 욕구가 채워지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행복함과 삶의 만족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어려움도 가볍게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을 기대할 수 있다. 중요한 사람이 되려는 욕구를 채우는 방법으로는 내가 먼저 상대를 중요한 사람으로 대해 주어야 한다. 내가 아무리 중요한 사람,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아무도 나를 그렇게 대해 주지 않으면 박탈감만 더욱더 커져서 슬럼프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대외 활동은 줄었지만 식사량의 변화가 없어지면서 그 여파는 고스란히 체중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생활은 많이 바뀌게 됐고, 운동 부족과 비만 증가 등으로 건강과 운동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쓰담달리기라는 새로운 조깅 문화가 생겨났다. 쓰담달리기는 조깅을 하면서 이와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플로깅(plogging)의 순화어다.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라는 뜻의 스웨덴어 프로카 업(plocka upp)과 '걷거나 천천히 달리는 운동'이라는 뜻의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천천히 달리기를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말하며, 2016년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해 세계 곳곳으로 확산됐다. 우리나라에서는 플로깅을 대체할 순우리말로 '쓰담달리기'라고 순화하여 부른다. 여기서 '쓰담'은 손으로 살살 쓰다듬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자 '쓰레기 담기'의 줄임말이기도 하다. 쓰레기를 주우며 달리는 행위라는 본뜻의 의미와 환경을 보듬고 참여자들을 격려하는 느낌을 함께 담을 수 있다는 면에서 플로깅의 대체어로 적절하다고 판단돼 선정됐다고 한다. 쓰담달리기는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국정원은 국가안보를 위해 설립한 기관이다. 국가 안보 중에서 가장 위험한 게 간첩이다. 그래서 국정원을 간첩 잡는 기관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 국정원이 간첩을 잡았다는 보도가 나오자 다들 이상해하는 분위기다. 한미훈련을 앞두고 남북 통신선 복원 등으로 해빙무드가 조성되려고 하는 시기에 간첩사건을 터트림으로써 여권의 대선 전략에 타격을 주는 일을 어떻게 했느냐는 것이다. 군인이 전쟁을 하고, 경찰이 도둑을 잡는 것처럼 국정원은 간첩 잡는 게 임무인데 간첩 잡은 것을 이상해한다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그만큼 국정원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는 뜻이다. 과거엔 국정원이 잡으라는 간첩은 안 잡고 정치에 개입해서 야당이나 탄압한다고 난리였다. 이제 국정원은 야당탄압을 하라고 해도 할 수가 없을 만큼 약화됐다. 본연의 임무인 간첩을 잡는 대공수사권까지 곧 빼앗길 처지다. 3년 후인 2024년까지 경찰에 이양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국정원 대공수사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무엇보다 국정원은 수년 동안 간첩사건을 발표한 적이 거의 없다. 그건 경찰이나 안보지원사도 마찬가지다. 정말 간첩이 없는 것인가? 그렇다면 태평성대일 것
집채만 한 파도가 하얀 거품을 안고 밀려왔다 다시 파란 바다 속으로 멀어져 가버린다. 백사장에는 덩그마니 피아노 한 대가 놓여있고 그 옆에 금발의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여인이 서 있다. 어린소녀가 출렁이는 파도 바람에 나비춤을 추고 있는 영화. 오래전에 본, 제인 캠피온 감독 홀리헌터 주연의 섬세한 연기력이 인상 깊었던 ' 피아노'의 첫 장면이다. 19세기 말 20대 미혼모 '에이다'가 아홉 살 사생아인 딸 '플로라'를 데리고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낯선 땅 뉴질랜드에 도착한다. 여섯 살 때부터 말하기를 그만두고 침묵을 선택한 에이다. 그녀에게 세상과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는 피아노와 플로라뿐이다. 모녀를 데려가기 위해 해변 가에 온 남자 '스튜어트'는 에이다에게 생명만큼이나 소중한 피아노를 버리라고 한다. 피아노를 두고 갈 수 없었던 에이다는 바닷가에서 피아노를 연주한다. 이 모습에 반한 또 다른 남자 '베인스'와 에이다는 비밀스럽고도 열정적인 사랑에 빠져든다는 줄거리다. 영화가 촉진제였을까. 어렸을 적 배우고 싶었던 피아노 교습을 받기로 했다. 낯선 악보를 보며 서투른 손가락으로 작은 씨앗 같은 음표를 보고 건반 88개를 하나하나 짚어 봤다.
조마리아 여사는 안중근 의사의 모친이다. 어머니는 죽음을 앞둔 아들을 면회하지 않았다. 뤼순감옥으로 형을 면회하러 가는 아들에게 마지막 말을 전했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다른 마음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는 형(刑)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 사형을 앞둔 아들에게 어머니는 이런 비장한 말을 했다. 안의사는 조국 침략의 원흉 이등박문을 향해 정정당당하게 총을 쐈고, 어머니 조마리아는 아들에게 의롭게 죽음을 맞아하라고 당부한 것이다. 안의사를 생각할 때 마다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자랑스러운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다. 인간으로서 자식의 죽음을 반길 어머니가 어디 있겠는가. 어머니는 변호사를 통해서 "네가 국가를 위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죽어도 오히려 영광이나 우리 모자가 현세에 다시 만나지 못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흰색 명주 수의를 보내 아들이 이 옷을 입고 최후를 맞이하도록 하였다. 안의사는 형이 집행되기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
해마다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화재로 많은 인명ㆍ재산피해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주택은 안전한가? 2020년 화재통계연감에 따르면 공동주택 화재로 인한 사망자 총 80명 중 11명이 피난에 실패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건 사망자 11명 중 9명이 옥상문이 잠겨 사망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81%를 차지한다. 또한 지난해 12월 1일 경기도 군포시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이중 사망자 2명이 옥상 출입문 위 계단참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고 이들은 아마도옥상으로 가는 출입문을 찾지 못했거나 출입문이 잠겨있어 다른 곳으로 피난을 시도하다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위 통계와 사례는'공동주택 옥상출입문 개방'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옥상출입문 개폐 여부는 화재 발생 시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피난 탈출구로 "반드시 개방돼있어야 한다"는 주장과 공동주택의 옥상은 청소년의 비행, 범죄, 자살 등이 일어날 수 있는 우범지역으로 "폐쇄가 필요하다"라는 주장이 상충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두가지 문제점을 해결할
'세상을 바꾸는 15분'은 인기 강연 콘텐츠다. 각양 각층의 강사들이 나와서 다양한 주제로 15분간 강의를 진행하며 강사들의 살며 겪은 경험담을 통해 그들의 지식과 삶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어 나 또한 시간이 날 때 즐겨 보고 있다. 그 중 정치학 박사 김지윤 강사의 청렴을 주제로 한 '쪽팔리게 살지 맙시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강연은 시험감독 없이 시험을 봤던 강사의 학창시설 이야기로 시작한다. 감독 없이 시험을 봤지만 놀랍게도 단 한차례의 커닝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고 강사는 그 이유를 몇점 더 받겠다고 쪽팔리게 커닝 따위는 하지 않겠다는 고등학생의 허세와 감독관이 시험실을 나가면서 던진 '하늘이 보고 있다'라는 도덕적 각성의 메시지가 결합돼 시너지효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한다. 사람에게는 도덕적으로 살고 싶은 천사의 마음과 내 이익에 따라 조금 어겨도 괜찮다는 악마의 마음이 있다. 댄 애리얼리 듀크대 행동경제학 교수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도덕적 각성의 메시지가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메시지를 들은 사람이 듣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윤리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선생님의 도덕적 각성 메시지와 스스로 부끄러운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학생들의 태도로
광복 76돌을 즈음해 들려온 반가운 소식 덕분에 휴일을 깊은 사유 속에 보냈다.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일본을 제치고, 더욱이 11단계나 차이를 벌렸다는 뉴스를 접한 순간, 사실 믿기지 않았다. 조목조목 내용을 뜯어보니 거시경제 지표인 명목 GDP와 기술경쟁력은 일본의 우위가 여전했다. 하지만 물가와 환율을 반영한 국민 1인당 구매력과 제조업 경쟁력은 일본을 추월했다. 최근 30년의 자료를 토대로 그래프를 그려보면 일본을 역전시키는 분야는 속속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일제에게 36년간 착취당하고도 수탈의 장본인을 제친 것은 세계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놀라운 일이다. 이 점을 다짐하듯 되뇌면서, 소식을 접한 순간 믿을 수 없다고 반응한 나의 태도를 반성했다. 일제강점기를 겪지도 않았으면서도 지레 일본을 추월하기 힘든 존재로 간주했던 잠재의식을 스스로 통렬하게 채찍질했다. 오랜 동안 묶어 키운 개의 꼴로 영역을 벗어날 수 없다는 패배감에 찌들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는 욕구가 치솟았다. 깨어 나야 한다. 묶여 있던 줄이 풀렸는지도 모르고 여전히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각자의 영역을 되짚어봐야 한다. 커피 분야에서는 국제
이사 없이 같은 아파트에 오래 살다보니 세월 따라 낡아지는 시설 때문에 겪게 되는 고충이 간혹 생깁니다. 큰 고장이 생겨 겪는 불편이 아니라 아주 소소한 원인 때문에 마주하게 되는 불편함입니다. 2년 전인가, 어느 날부터 출입문이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문을 열었다 닫으면 도어 클로저의 윗부분이 문틀에 걸리곤 했습니다. 때문에 그때마다 일부러 손을 뻗어 도어 클로저를 아래로 잡아당긴 뒤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도대체 그 원인이 무엇일까 싶어 살펴봤지만 알 수가 없었습니다. 문이 조금 틀어졌나 싶어 관리사무소의 직원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급히 쫓아와 살펴 본 그마저도 원인을 찾지 못하더군요. 별 수 없이 불편한 대로 문틀에 걸리는 도어 클로저를 일일이 손으로 끌어내리며 문을 닫는 생활을 한동안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을 다녀가게 된 지인이 문의 상태를 살펴보더니 도어 클로저가 고장 났으니 교체하라고 일러줬습니다. 서둘러 그것을 뜯어보니 연결 부위가 부러져 있었습니다. 새로운 것으로 교체를 하고나니 언제 그랬더냐 싶게 문은 부드럽게 닫혔습니다. 그 후로 한참 동안 외출할 때마다 부드럽게 닫히는 문을 바라보며 잔잔한 기쁨을 맛보곤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몸의 감각 중 청각은 시각만큼이나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게 되는 감각이다. 우리는 청각을 통해 가족, 친구, 동료와 대화를 할 뿐만 아니라 TV나 인터넷 등 각종 매체에서 나오는 영상/음성으로 된 정보와 미디어 컨텐츠를 청각을 통해 습득하고 즐길 수 있다. 중등도 난청이 있는데도 이를 보청기 등으로 적절히 교정하지 않는다면, 정확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여 직장을 비롯한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주변으로부터 소외감을 겪게 되며, 이것이 우울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난청이 치매와 같은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들도 보고되고 있다. 중등도 이상의 난청을 적절하게 교정하지 않는다면 개인과 가족이 불편함과 고통을 겪고, 나아가 사회에 많은 부담을 지우게 된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환자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주변 지인들이 난청이 있어 보청기를 착용했는데도 별 소용이 없더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십중팔구는 난청에 대해 이비인후과 의사와 진료나 상담을 하지 않고 보청기판매점에서 또는 심지어 마트에서 직원의 권유만 받고 보청기를 구매한 경우이다. 난청 환자라고 모두 같은 상태인 것이
19세기 중반 미국의 월든 호숫가에서 작은 집을 짓고 단순하게 2년 2개월을 살았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님과 삶에 대해 몇 마디 나누려 합니다. -어서 오세요, 헨리 데이빗 소로우님. "반갑고 고맙습니다." -미국 메사추세츠 주 월든 호숫가에 손수 작은 집을 짓고 단순한 삶을 사셨어요, 근본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은 그리 많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우리가 추구하는 많은 것들이 본질적인 것이 아님을 확인하길 원했어요." -목적을 이루었나요? "충분히 이루었지요." -한국에 최근 부동산 광풍이 불고 있습니다, 한 마디 해 주시죠. "삶의 의미를 잘 몰라서 그렇습니다. 허상을 좇는 것이지요." -한국인들은 살 집 마련이 너무 어려워요, 이유가 뭘까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어요. 인구의 도시집중, 재산으로서의 집, 비싼 땅값…." -그 근본 요인이 무엇인가요? "자본주의적 속성이지요. 세상이 사람 아닌 자본을 중심으로 돌아가니까요." -인간에게 집은 꼭 있어야 하나요? "모든 생명체에는 어떤 형태든 사는 집이 있어요." -소로우님은 월든 호숫가에 직접 집을 지으셨지요? "한국식으로는 4평쯤 되지요. 30달러
말복이 지나니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다. 저녁 무렵 베란다를 통해 몰려오는 바람에서 계곡의 소리가 들린다. 어느새 자연스레 담요를 배 위에 올린다. 올 여름 그 어느 때보다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가만 앉아 있어도 등에서 흘러내리는 땀줄기가 멎질 않았다. 더군다나 해를 넘기며 무성해지기만 하는 코로나로 인해 집에만 처박혀 살다보니 모든 것이 짜증스럽기만 했다. 인류의 자연 파괴로 인한 지구 온난화와 기상 급변은 점점 거세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더 심하게 더위를 탔는지도 모른다. 참 힘겨운 여름이었다. 사람 산다는 게 참 간사하다. 계절이 갖는 제 모습을 잘 알면서도 당장에 견디기 힘들다고 칭얼대며 사는 내 모습을 돌아보니 괜한 헛웃음만 나온다. 코로나 기간 동안 우리는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 맨 처음 우리는 이 감염의 상황에 접했을 때 많이 당황했고 세상은 공황 그 자체였다. 서로가 숙주가 돼 병을 옮기고 많은 생명들이 죽어나갔다. 우리가 영위해온 모든 문명이 멈췄다. 그리고 조금 견디면 다른 전염병이 지나가듯 곧 끝날 수 있으라 믿었다. 그러나 감염병은 더 무성해졌고 백신의 효용은 변이의 출현으로 현저히 낮아지게 됐다. 이미 코로나의 감염
2020 도쿄 올림픽이 막 시작돼 사람들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릴 때 기쁜 소식 하나가 그냥 지나갔다. 바로 '한국의 갯벌'이 7월 26일 44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유산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됐다는 소식이다. 서천 갯벌, 고창 갯벌, 신안 갯벌, 보성-순천갯벌 4개로 구성된 연속 유산이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구분된다. 이번에 등재된 갯벌은 '자연유산'에 해당된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3개 문화유산과 2개 자연유산을 보유하는 나라가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이 "지구 생물 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특히 멸종 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크므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했다. 우리만 모르고 있는 갯벌의 가치를 세계에서 인정해 준 셈이다. 세계유산의 등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권고 사항의 이행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행사항 중 '유산의 보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적 개발에 대해 관리' 하라는 대목을 눈여겨봐야 한다. 자연유산이 훼손돼 세계유산 등록이 취소된 사례는 지금까지 3번 있었다. 이번 갯벌의 세
"단양강 푸른 물에 나올나올 황포돛배가 춤을 춘다. 먼 포구, 앞산 뒷산 그림자를 휘감아 돌며 뱃사공들의 구성진 노랫 자락이 천천히 다가와 마침내 도담삼봉에 닻을 내린다." '육지 속 바다'라 불리는 국내 최대의 인공 호수인 단양 호반은 예로부터 서해의 소금을 내륙으로 끌어올리던 소금배의 물길로 사방에서 뱃사공들이 왁자지껄 모여 상행위가 활발했던 곳이다. 산과 강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은 옛부터 풍류가객의 시와 그림, 노래 등 예술적 소재가 됐다. 그만큼 전국의 많은 사람과 재화가 집중되며 부가 넘쳤던 곳이었다. 근대와 현대의 시간을 보내고 충주댐 건설 등 지형의 변화를 거치면서 옛 소금 뱃길의 흔적과 자취는 빛바랜 사진처럼 점점 옅어져만 갔다. 옛 소금 뱃길의 쇠퇴와 함께 침체기를 겪으며 점차 단양도 작은 시골 마을로 전락하며 너나 할 거 없이 먹고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났다. 최근에 와서 만천하스카이워크와 단양강잔도 등 차별성을 갖춘 관광시설을 잇달아 선보이며 한해 천만 관광객이 방문하는 등 옛 중흥을 되찾을 수 있는 명품 관광도시로의 발판을 다졌다. 하지만 천혜의 조건과 노력도 코로나19 팬데믹을 피하지는 못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인생 사명을 확립해야 한다. 이 인생 사명을 확립하는 방법 중 하나가 라이프 플래닝을 하는 것이다. 큰 범주는 재무적, 비재무적 플랜이다. 작은 범주로 들어가면 건강, 사회적 관계, 직업과 경력, 학습과 자기개발, 여가, 재무가 있다. 라이프 플래닝은 해석하자면 생애 설계이다. 라이프 플래닝을 시작하고, 더 나아가 컨설팅을 받는다면 우리는 항상 새로운 삶을 제공받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경제 해설 전문가 하워드 러프(Howard Ruff)는 "항상 미리 계획을 세워라. 노아가 방주를 지을 때는 비가 오지 않았다"라는 말을 남겼다. 만약 노아가 비가 오기 시작하고 나서야 방주를 지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와 비슷한 한국 속담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가 있다. 노아가 미리 홍수에 대비해 방주를 지은 것처럼 청년들도 삶에 대한 방주를 만들어야 한다. 필자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ROTC 57기로 2년 4개월간 여군 장교로 군복무를 마칠 때 쯤 나는 그동안 무엇을 위해 살아왔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로 부터 시작됐다. 항상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있었고, 도전하며 살
행복의 조건은 각자 다르다. 부와 명예를 지니는 게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이라고 여기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으므로 이는 아마도 인지상정일 것이다. 어느 지인은 부와 명예보다 자신이 목숨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고락(苦樂)을 함께 하는 일이야말로 큰 행복이라고 말한다. 하긴 어찌 보면 인간이 가장 기쁠 때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평탄하게 여생을 보내는 일일지도 모른다. 필자의 경우 인간의 많은 복중에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무병장수가 아닐까 한다. 이는 인간 소망의 최고 목표치다. 그러나 우리 몸엔 인체 시계라는 게 있어 유전적 요인은 피할 수 없나보다. 며칠 전 나는 뜻밖의 비보를 접했다. 그 소식을 듣고 두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 어려울 때 상대 마음을 알아본다고 했던가. 지난날 남편 사업 실패와 운영하던 교육 사업이 밑바닥으로 추락할 즈음 참으로 많은 도움을 준 여인이다. 자신은 재래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며 늘 어려움에 허덕이면서도 선뜻 거액의 돈을 손에 쥐어줬다. "너는 언젠가 꼭 무엇으로든 성공할 거야. 난 너의 무한한 잠재 능력과 올곧은 성품을 누구보다 믿는다. 꼭 성공해라"하며 등을 토닥이던 친구다. 이 뿐인가. 큰 딸아이가 예술…
청주 상당산성이 위치한 상당산의 골짜기들과 산성 안에 있는 방죽으로부터 시작된 물은 감천이라는 큰 하천을 이뤄 미원천을 이루고 청천, 괴산의 들판을 적시며 충주의 달래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러므로 청주의 무심천이 금강수계라면 상당산성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한강수계인 것이니 같은 청주시라도 수계로 보면 낭성과 미원은 청주권이 아니라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상당산에서 흘러온 감천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의 이목리에서 낭성면의 면소재지인 벌말(坪村)과 미루봉(丁峰) 마을을 양쪽으로 갈라놓는다. 선두산과 국수봉의 골짜기에 만들어진 작은 벌판에 작은 하천이 흐르니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됐다. 이름하여 미루봉(丁峰)이다. 뒷산의 모양이 고무래 같다고 해 '고무래 정(丁)'자를 써서 '정봉(丁峰)'이라 했다고 전해지지만 지명의 유래로 보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 '미루'라는 지명 요소가 쓰인 곳을 찾아보니 충주시 호암동의 '미루산', 경북 경주시 현곡면 내태리의 '미루골', 경남 진주시 사봉면 방촌리의 '미루골'이 있는데 그 유래가 분명하게 전해지는 곳이 없었다. 그렇다면 지명에 쓰인 '미루'의 의미는 무엇일까?…
목욕용품인 의자, 대야, 바가지를 온탕 속으로 밀어 넣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수고했으니 목욕을 시킬 차례가 됐다. 하나씩 꺼내 퐁퐁과 식초 섞은 물에 수세미를 담가 앞뒤로 박박 문질러 놓았다. 탈의실에서는 진공청소기가 도르륵 도르륵 경쾌한 소리를 내며 구석구석 남편을 따라 다닌다. 집에서는 청소 한번 하지 않던 남편이 손님들을 위해 청소를 한다. 아시때를 닦는 것이 끝나갈 무렵 온탕의 물을 빼려고 하수구로 연결된 마개를 빼려는데 잘 빠지지 않는다. 수압 때문인 것 같다. 줄어 들어가는 온탕 속으로 아시닦은 용품들을 둥둥 배를 띄웠다. 하나씩 닦고 찬물에 헹궈 엎어 놓았다. 바가지 하나에 아시때를 닦고 온탕에 다시 넣고 수세미질을 해 퐁퐁이나 식초 성분이 남지 않게 닦고 찬물에 헹굼까지 네 번 손이 간다. 남편은 타일 벽을 꼼꼼히 닦고 수도꼭지 사이사이를 닦는다. '우리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청소하는 남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뒤돌아보며 씩 웃는다. 청소하게 된 원인은 남편이었다.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이때 청결하게 해 손님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지론으로 사고를 치고 말았다. 새벽 운동을 하고 운영하는 목욕
창덕궁 후원은, 남쪽으로 뻗은 북악의 매봉 자락에 자리 잡은 궁궐 뒤편에 있다고 해서 후원(後苑)이라 하는데, 야산을 이용한 자연미를 최대한 살린 조선왕실의 대표적 정원(9만여 평)으로 중국의 이허위안(이화원), 일본의 가쓰라리큐(계리궁)와 함께 아시아 3대 정원으로 꼽히는 곳이다. 중국의 정원은 석가산(石假山)을 쌓고 태호석(太湖石)으로 바위 풍경을 조성하는 등 대규모의 인위적인 공간이 주경(主景)을 이루고 있고, 일본의 정원은 산·천·바다·돌 등의 자연 경관들을 인공적으로 조성한 데 비해, 한국의 정원은 자연 경관을 주(主)로 삼고 인공 경관을 종(從)의 위치에 두면서 차경(借景 : 경치를 빌리다)의 원리를 이용해 자연을 정원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유럽 등지의 정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수 대신,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지 않고 폭포를 만든 창덕궁 정원(庭苑)은 다분히 인위적인 베르사유 궁전 정원이나 알함브라 궁전 정원과도 구별된다. 창덕궁 후원에는 서로 사뭇 다른 10개가 넘는 정자가 있다. 궁궐 동산에 있는 정자임에도 고향 동산의 정자처럼 누구나 올라갈 수 있는 친근함이 느껴진다. 관물헌 담장 밖 후원
지난해 경험이다. 몇 명의 학생이 예능방송에 나오는 동물모양 옷을 입고 등교했다. 물어보니 할로윈 데이란다. 점심시간 그 학생들이 떠들썩하게 교무실로 들어왔다. 얼굴에 기묘한 분장을 한 학생도 있었다. 사탕을 건네주기에 즐거이 받은 다음 답례로 과자를 한 움큼 쥐어줬다. 학생들의 소품인 코믹한 선글라스를 받아쓰고 포즈도 취했다. 한바탕 재미난 소동을 벌인 뒤 학생들의 담임선생님이 찾아와 혹시 불편하지 않았는지 묻는다. 전혀 아니고 정말 재미있었다고 이야기해 줬다. 학생들이 스스로 즐거움을 찾아내 선생님들과 함께 나누려는 모습이라 여겨져 오히려 좋았다. 그러한 장면들이 학교생활을 행복하게 이끌어준다면 기꺼이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은 미래에도 행복해야 하겠지만 현재도 마찬가지로 행복해야 한다. 행복한 학생으로 학창 시절을 보내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학생과 학교와 행복을 묶는다고 할 때, 학생은 전반적인 학교생활·교과활동과 참여하는 프로그램의 가능한 많은 부분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얻으며 행복하게 성장해 가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현재의 행복을 누리면서 그것을 미래의 행복으로 이어가도록 교육할 수 있다면,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행복을 잘
이시종 충북지사만 생각하면 궁금한 게 있다. 민선 7기 임기가 내년 6월로 끝나니 불과 10개월 남았다. 1947년생으로 내년에 76세가 된다. 은퇴한 후 백수생활을 하기엔 약간 이르고, 선출직에 도전하기엔 늦은 나이다. 과연 그는 어떤 선택을 할까? 요즘 민주당 경선이 열기를 더해 가고 있다. 대선 예비후보들이 등장해서 난상토론을 하는 것을 보면서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팔도 도지사가 다 나와서 대선 꿈을 펼치는데 충북지사만 없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야당도 비슷하다. 홍준표·김태호·김두관 전 경남지사, 안상수 전 인천시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까지 대권 꿈을 불태우고 있다. 사실 도지사는 대권으로 가는 징검다리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역대 서울시장은 대선에 도전하기 위해 준비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실제로 이명박은 서울시장에 재임하면서 청계천 명소화로 대통령에 당선됐고, 대통령 시절엔 4대강 사업으로 이름을 날리고 싶어 했다. 어째서 충북지사만 대권에 도전하지 못하는 것일까? 대권은 고사하고 총리에 발탁된 적도 없다. 총리라도 배출하고 싶은 숙원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루지 못할 게 확실하다. 총리는 대통령이 발탁해야만 되
여느 때 아침과 마찬가지로 정신없이 출근 준비를 했다. 직장까지 가기 위해선 우리 집 교차로 사거리를 지나 직진을 해야 한다. 사거리에 도착하는 순간 난 또 1차선에 다다랐다. 나는 왜 자꾸 좌회전하는 1차선에 서게 되는 걸까? 도로 모양을 보았을 때는 1차선이 직진 선, 2차선은 우회전 선으로 느껴져 교차로에 도착할 때마다 항상 혼란스러웠다. 어쩔 수 없이 금방 갈 수 있는 직진 도로를 뒤로하고 돌아서 가는 좌회전 도로로 출근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난 집 앞 사거리뿐만이 아니라 공단오거리 등 여러 교차로에서 이런 일을 자주 겪는다. 이 모든 상황을 도로 상황을 잘 모르는 나 자신을 탓하며 지내오던 중 어느 순간 도로에 핑크색 선들이 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이 핑크색 선은 운전자가 진행 방향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도로에 색상이 있는 선을 표시하는 것으로 '주행 유도선'(노면 색깔 유도선)이라고 하며 교통사고 예방 등을 위해 청주시에서 실시하는 사업이다. 이렇게 색선으로 운전자가 혼동하기 쉬운 길을 안전하게 안내해 교통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다니 정말 인생의 멘토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이처럼 우리는 인생의 갈림길 위에서 서성이는 자신과
매일 아침 10시가 되면 교자상(交子床)앞으로 손주들 네 명이 둘러앉는다. 여름방학이 돼 외가에 온 손주들에게 3주 째 기초한자를 가르치고 있다. 고전에 나오는 명문장을 배우며 올바른 인성이 함양되도록 동몽선습, 사자소학, 고사성어(故事成語)와 한자를 만든 자원(字源)이야기를 들려주면 손주들의 눈동자에서 빛이 난다. 모두 초등학생으로 1학년, 4학년 두 명과 6학년이다. 한글전용정책이 50여 년 가까이 이어지다 보니 현직선생님들도 한자를 모르는 세대가 대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조상대대로 한자를 만들어 사용해 왔던 민족이기 때문에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의 2/3가 한자어(漢字語)로 돼 있다. 글을 읽을 줄 안다고 한자어로 된 문장을 해독(解讀)할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몇 년 전에 OECD국가 중 문장해독능력을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는 최하위로 나타났는데도 한글전용이 애국으로 생각하고 편한 것만 추구하고 있으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필자는 한자를 외국어라고 하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자를 가장 먼저 만들어 사용한 민족은 황하문명보다도 천여 년이나 앞선 요하문명을 일으킨 동이족이었다는 것을 중국의 학자들도 모두 인정하고 있다. 이미 한자를 만들어 사용했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소를 도둑맞은 다음에서야 빈 외양간의 허물어진 데를 고치느라 수선을 떤다는 뜻으로, 일이 이미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이 없음을 비꼬는 말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추진해야 하는 시기가 있으며 그 시기를 놓치면 일을 성사시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비록 성사가 됐다 하더라도 완벽하게 추진될 수 없다는 속뜻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필자가 갑자기 누구나 아는 쉬운 속담을 꺼내어 그 속뜻을 설명하는 이유는 지난 15년여 간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기관에 대한 감사를 수행하면서 누군가가 업무 절차 등을 조언하고 그에 따라 업무를 추진하기만 했어도 발생하지 않았을 업무로 지적을 받아 징계 등 신분상 처분을 받는 안타까운 사례가 심심치 않게 있었기 때문이다. 감사(監査)는 사전적 의미로 '사무나 업무의 집행 또는 재산의 상황·회계의 진실성을 검사해, 그 정당성 여부를 조사하는 일', '감독하고 검사하다' 등으로 정의돼 있다. 그 의미 그대로 그동안은 대부분 위법사항을 사후 지적하는 방향으로 감사가 실시돼 공무원들이 행정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지나치게 적법성에 치중하고, 법에 규정돼…
첫 출근은 언제나 떨린다. 이직을 거듭하며 첫 출근만 세 번째이지만 새로운 환경에 놓인다는 것은 항상 긴장되는 일이다. 처음 출근한 날은 정기 인사와 맞물려 정신이 없었다. 누군가는 떠나고 새로 오고 떡과 화환이 쉴 새 없이 오갔다. 그리고 어느덧 반년이 지났다. 짧은 시간이지만 공직생활에 적응하며 느낀 점들을 말해보려 한다. 먼저, 청렴을 강조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 인트라넷에 접속하면 청렴에 대한 문구나 교육자료가 화면에 뜨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전에 알던 청렴이란 안빈낙도(安貧樂道)라는 사자성어뿐이었다. 그 때문일까, 청렴이란 말을 들었을 때 든 생각은 "가난해야 하는구나"였다. 그러나 청렴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 속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직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해서는 안되며, 행실을 바르게 하라는 것임을 알게 됐다. 부당한 이득이란 수당 등의 부정 수령에서부터 크게는 금품 수수나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 등이 있을 것이다. 간혹 청렴을 지키지 않아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 사례를 수없이 봐왔고, 그 결말은 좋지 않았다.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스스로 떳떳한가? 스스로 떳떳하지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