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밭에는 가을장마에도 불구하고 배추와 무가 탐스럽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해마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고추 가격은 겨울 채비를 하는 우리의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올해 고추 가격은 생산량 증가로 평년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고, 배추 작황도 좋아 수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한국이 김치의 종주국임을 결의하고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제정했다. 최근 미국 내 김치의 인기와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우수 건강식품으로 인정받고 있어 김치가 한국의 대표 음식이고, 한국이 김치 종주국(Korea is the country of origin of kimchi)임을 명문화한 것이다. '김치의 날'은 김치산업의 진흥과 김치 문화를 계승 발전하고, 국민에게 김치의 영양적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하여 지난해 11월 22일 법정기념일로 처음 제정 시행됐다. 매년 11월 22일이 김치의 날로 정해진 것은 배추, 무 등 다양한 김치 소재 하나하나(11월)가 모여 면역력, 항산화, 항비만, 항암 등 22가지(22일)의 효능을 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일부 중국인들이 김치는 중국의 파오차이(泡
작년 한 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로 농작물 피해가 많았다. 긴 장마, 집중호우, 태풍 등이 겹치며 농산물 품질이나 공급이 전체적으로 하락하면서 농산물의 가격이 폭락과 폭등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농가와 소비자 모두 피해를 입게 되었다. 현재 전 세계는 지구 온난화를 직면하여 이와 같은 많은 피해를 입고 있으며, 온난화의 원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이다. 음식물 쓰레기란 식품의 생산, 유통, 가공,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농·수·축산물 쓰레기와 먹고 남긴 음식 찌꺼기 등을 말한다. 음식물 쓰레기는 푸짐한 상차림과 국물 음식을 즐기는 우리나라 음식문화와 인구증가, 생활수준 향상, 식생활의 고급화 등으로 인해 매년 3%가량 늘고 있으며,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식생활 변화로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이 더 많아지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80% 이상이 수분과 쉽게 부패되는 유기성 물질로 구성되어 분리배출 및 보관 과정에서 수분과 염분을 제거하기 위해 건조·가열 시설 설치·운영에 따른 비용이 든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할 때도 음식물 쓰레기가 계절별, 성상별로 영양소 함량이 일정치 않아…
지난 7월 26일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 결승전에서 우리나라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우 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하는 쾌거를 거둔 것이다. 여기에는 옥천군 이원면 출신 김우진 선수가 선두 사수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아울러 이날 국가대표팀을 총지휘한 사람도 청산면 출신 홍승진 감독이다. 또한 이 경기를 중계한 SBS 박경모 해설위원도 이원면 용방리 출신이다. 해설을 함께 진행한 박성현 위원도 박경모의 아내로 옥천의 며느리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의 명성을 전 세계에 떨친 역사적 현장에 옥천 사람들이 주인공이었다. 옥천 양궁의 역사는 1960년대 말 청산에서 출발한다. 청산 중·고에 양궁부를 만들었다. 그러다 1980년대 이원으로 옮겨 오늘에 이른다. 이 당시 활동한 청산 출신 선수들이 오늘에 대한민국 양궁의 주역으로 자리를 잡는다. 그 첫 번째 인물이 바로 이왕우 전 감독이다. 1988 서울 올림픽 국가대표 코치를 시작으로 2003년까지 국가대표 양궁 감독을 역임한다. 현재 중국 국가대표 감독이다. 우리나라 양궁계를 이끌어 온 대표적 인물로 청성면 궁촌(弓村)리 활 골 마을 출신이다. 마을 입구에는 2
사회의 일원으로서 올바른 성인이라면 보편적으로 어린이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동학대에 관련한 뉴스들이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는 상황에 전 국민이 공노하고 있다. 보육원,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서 교사가 아동을 폭행하거나 강압적이고 위압적인 행동을 보이는 CCTV 장면이 공개되면서 사회적인 큰 파문이 일었다. 심지어 양부모나 친부모로부터 모진 아동학대를 당해서 어린 나이에 아동들이 숨지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어리고 보호가 필요한 어린이들은 마땅히 어른들의 보호가 필요하며 만일 아동학대로 볼 수 있는 정황이 파악한다면 바로 신고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아동학대 문제가 개별 아동이나 개별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의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학대 피해아동의 보호를 위한 관점이 지역사회로 전환되어 감에 따라서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아동학대 예방시스템의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아동학대 예방시스템은 정부, 민간 기관, NGO 등의 협약을 기본 골격으로 하되, 정부의 역할과 개입을 최소화하고 민간에 복지서비스 제공책임을 이양한다는 미국의 사회복지정책의 기본 틀을 반영하여 정부는 아동학대 방
불안증세와 수면장애가 있는 여성과 알고 지낸 바 있다.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지만, 말수는 적었다. 친분이 쌓이기까지 다소 오랜 시간이 걸렸다. 친분이 생기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속내를 이야기했다. 가장 친하다고 생각한 친구에게 믿은 만큼 현금으로 돈을 빌려줬고 받지 못했다고 했다. 도리어 자신에게 모욕감을 주며 인연을 끊고 말았다고 전했다. 큰 액수는 아니었지만, 돈을 빌려주기 위해 가족들에게도 누를 끼쳤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돈을 빌린 친구는 독실한 종교를 가진 유치원 교사로서 공무원의 자녀로서 마치 좋은 사람인 척 가면을 쓴 채 잘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불안증세와 수면장애를 앓게 된 계기였다. 빌려준 돈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배신감과 인간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었다. 현금으로 빌려주었기 때문에 증거가 남지 않아 소액 청구소송도 걸지 못했다고 한다. 돈을 빌리기에 앞서 증거인멸과 의절을 위한 친구의 표독스러운 계획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선과 악이 동시에 존재하는 고전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 가 생각났다. 그녀는 인간에 대한 잔인함과 혐오, 교활함과 간사함을 모두 느꼈다고 하며 몸서리를 쳤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말수가 적은 그녀였기에…
외국인들은 한반도의 사계와 강산이 아름답다고 말한다. 서울 창경궁 함인정에는 동서남북 사방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도연명의 오언절구 한시인 사시(四時)가 걸려있다. 함인정은 왕이 학자와 신하를 접견하는 사방이 개방된 정자다. 함인정 사방에 걸려 있는 사시는 한국 사계의 아름다움을 확증했다. 자고이래로 인간이 보는 아름다움의 눈은 같다. 봄에는 얼음 녹아 흐르는 물이 아름답고, 여름 나절 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이 기이하며, 가을은 휘영청 밝은 달이 장관이고, 겨울에는 독야청청한 소나무가 빼어나다. 여름에는 작열하는 태양이, 가을은 달이 가장 어울린다. 나는 사계 중 가을을 좋아한다. 가을날 동산 위에 뜬 둥근 보름달이 최고의 미로 생각한다. 초등학교 시절 배운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어디 어디 떴나 동산 위에 떴지'라는 동요도 좋아한다. 구름 한점 없는 청명한 가을밤 하늘에 밝은 달이 뜨니 어찌 아름답지 아니한가?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 모여서 송편을 빚을 때 그 속 푸른 풋콩 말아 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욱 밝아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좋아 울었네'라는 서정주의 시다.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을
현대 젊은이들은 사랑 앞에선 매우 신중한 듯하다. 이 생각은 필자의 개인적 생각으로써 젊은 날 연애관을 돌이켜보며 해보는 말이다. 남녀가 처음 만나 본격적으로 연애가 성립되기까지 과정을 눈여겨보면 우리 세대와는 분명 차별성이 있다. 그 당시에도 이런 절차가 버젓이 존재 했는데 사랑에 눈멀어 대략 생략 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땐 대부분 남녀가 눈 맞으면 몇 번 다방이나 빵집에서 만난 후 영화 몇 편 관람하는 것으로 서로의 짧은 탐색 기간을 가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 젊은이들은 사랑 앞에서는 참으로 용감했다고나 할까. 추호도 망설임 없이 속전속결로 애인이 되자고 손가락 걸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그때와 다른 면이 있다. 다소 편견일 수도 있으나 몇 번 커피숍에서 만나서 식사를 나누고 영화 관람까지 두 사람이 마쳤다고 해서 쉽사리 사랑한다는 말을 선뜻 건네진 않는 듯하다. 당분간 시간을 끌며 과연 자신과 진정으로 연인으로서 교감이 이루어질까? 인성은 결함이 없을까? 사회적 능력은 어느 정도인가? 등등을 면밀히 관찰하는 듯하다. 이 기간을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소위 '썸 탄다'로 표현한단다. 어찌 보면 이 편이 매우 지혜로운
기도 시간이다. 기도는 괴로움을 가볍게 하고, 환희를 순화시킨다. 그것은 마음을 안온하게 하고 향기를 주기도 한다. 스님의 법문을 열심히 듣는다. 말씀 중에, 사람도 동물의 일종으로 식욕, 성욕, 수면욕 등이 같다. 짐승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성적인 존재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 악한 행동을 억제하고 선한 행동을 하게 하는 마음의 힘이 이성이다.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삶은 우리가 이성적이기 때문이다. 이라크 전쟁이라든가 핵을 제조한다든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 등에는 선하게 살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위 법문을 듣다가 깨달은 바가 있다. 같은 업식을 찾아 나에게 태어난 아이들을 선업으로 키우느냐 악업으로 키우느냐는 내 몫이다. 악업이 판치는 말세의 세상이 된 것은 부모로 살아온 우리들의 책임이 크다. 반성한다. 나는 내 몫을 충실히 하지 못했다. 건설현장을 점검하며 돈을 좇느라 아이들을 외롭게 했다. 외로움의 상처가 또 다른 상처를 낳지 않기를 기도한다. 하루 3시간 손녀를 보살핀다. 15개월 된 손녀 마음이 무섭지 않고 외롭지 않고 기쁨이 가득하도록 보살피며 어루만져 키운다. 내 아이들에게 쏟지 못한 정성과 사랑을
동방예의지국이라 칭송 받아온 우리 조상들은 효(孝)를 인간이 지켜야할 도리 중에서 으뜸으로 여겼다. 그래서 효자, 효녀, 효부를 기리는 기념비나 정각을 많이 세우다 보니 이에서 비롯되는 지명들도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청주시 남일면 효촌리는 본래 청주군 남일하면(南一下面)의 지역으로서 효자 경 연(慶延)이 그 부모에게 효를 다 하였으므로 효촌(孝村)이라 불러 왔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송정리(松亭里), 도덕리(道德里), 대평리(大坪里) 일부를 병합해 효촌리라 해서 남일면에 편입됐다. 효촌 마을 뒤에 있는 모산(茅山)에 효자 경연(慶延)의 묘가 있고 효촌 마을 앞에는 효자 경연(慶延)의 정문인 경효자문(慶孝子門)이 있다. 이처럼 효와 연관돼 생긴 효촌이라는 지명은 전북 임실군 오봉리, 경남 거제시 연초면 연사리, 경북 영덕군 축산면 도곡리 등에도 있고, 전북 무주군 안성면 사전리, 전남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등에는 효자촌이라는 지명이 있다. 이와 같이 '효'를 지명 요소로 사용한 지명도 있지만, 효와 연관된 일화가 전해져 오는 지역도 많다. 특히 '효'는 모든 사람들에게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덕목이기에 전국적으로
"권력 중에서도 아무 실속없이 넘들이 흘린 부시레기나 줏어먹는 핫질(下秩) 중에 핫질이 바로 완장인 게여!" 며칠 전 다시 읽은 소설 '완장'의 클라이맥스 장면이다. 주인공 임종술은 47만 평이나 되는 저수지에서 무단 어로행위 감시원으로 일하고부터 '완장의 맛'에 취해 거들먹거리며 살았는데, 데퉁맞게도 자신을 채용한 사장한테까지 대들다가 보기 좋게 잘리고도 외려 반발하며 행짜를 부렸지만 결국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고, 이때 애인 부월이가 종술한테 "함께 멀리 떠나자"며 울부짖듯 각성을 청하는 대목이다. 윤흥길의 베스트셀러 '완장'은 드라마로 방영된 적이 있지만 작품성 자체로도 워낙 유명하다. 완장이 '어쭙잖은 권력'의 상징어로 자주 애용되는 사연이 여기 있다. 이 소설의 미덕은 구수한 사투리와 맛깔진 묘사와 같은 문체뿐 아니라 모두가 공감하는 권력에 대한 풍자가 통렬하다는 거다. 주인공 임종술의 캐릭터는 속된 말로 '단무지'다. 완장의 힘만 믿고 안하무인을 일삼는, 깡패 기질이 다분한 속물 그 자체다. 시대적 배경은 컬러TV가 막 나오던 80년대 초여서 작가가 겨냥하고자 했던 당시의 권력이 그럭저럭 유추된다. 종술의 권력은 사실 쥐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치아 건강 및 삶의 질에 대한 관심 증가와 보험 임플란트 대상의 확대로 임플란트 치료에 대한 수요 및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상실된 치아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로 틀니 대신 각광받고 있는 임플란트는 현재 많이 대중화되어 있는 치과 치료 중 하나이다. 임플란트는 잇몸이 좋지 않거나 치아가 많이 썩은 경우 치아를 뽑고, 그 공간에 임플란트를 심어 치아의 뿌리 역할을 하게 하고, 그 위에 치과 보철물을 올려 치아의 외형과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술식이다.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점 중 하나는 치료 계획 및 치료 과정이다. 임플란트 개수는 치아를 뽑기 전 치료 계획 단계에서 정한다. 임플란트를 심을 턱뼈의 양이나 질, 주변 치아들의 상태를 보고 환자에게 최적화된 개수와 형태로 결정한다. 임플란트 치료 과정은 크게 2가지로 나뉘는데, 임플란트를 심는 임플란트 수술 과정과 그 위에 치과 보철물을 올리는 임플란트 보철 과정이다. 파노라마, CT 등의 X-ray 사진을 이용하여 골의 재형성 상태를 확인하고 임플란트 수술을 진행한다. 임플란트 수술은 임플란트를 턱뼈에 심는 수술로, 뼈의 질이 좋지 않거나 뼈의 양이 적으면 골이식 수술이, 상악의…
추석이 다가오면 한 달 전부터 엄마는 준비에 바쁘셨다. 푹푹 찌는 더위가 사라지려면 아직 멀었는데 떡쌀을 팔아오시고 들기름 참기름을 짜러 방앗간에서 줄을 서고 계셨다. 이것저것 김치를 담글 준비도 마치고 추석빔으로 온 식구 양말까지 일찌감치 마련해두셨다. 엄마 힘으로 되지 않는 제일 큰일은 산소 벌초를 하는 일이다. 형제들이 바쁘다 보니 벌초는 늘 사람을 사서 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산소 주변의 나무를 다듬는 일은 생략되기 마련이고 군데군데 거칠게 예초기가 지나간 흉내만 낸 곳도 있었다. 시간을 낼 수 없으니 어쩌겠는가. 가끔 아버지의 산소에 들를 때면 송구스럽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며칠 전 여름 장마에 나무가 쓰러져 아버지 산소를 덮쳤다는 것이다. 긴급 형제들 소집이 이루어졌다. 친정 일에 항상 뒷전이었던 나지만 쓰러진 나무도 치우고 벌초도 할 겸 형제들을 따라 산소를 찾았다. 진입로부터 아름드리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아서고 있었다. 어른 예닐곱이 힘을 모아도 꿈적도 하지 않았다. 차를 세우고 예초기와 낫을 챙겨 들고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며칠 전까지 계속된 비로 숲길은 질척거리고 미끄러웠다. 그래도 온 가족이 아버지를 찾아가
밤에 제법 선선해졌다. 한창 기승부리던 더위도 시간 앞에는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다는 자연 이치가 고맙기도 하고 흐르는 시간이 안타깝기도 하다. 한창 무더울 때, 따가운 햇살을 머리에 이고 길을 나섰다. 조령산 자락에 터만 남긴 상암사지를 찾아 보고자 했다. 일행은 나름 답사를 즐기는, 고생을 자처하는 이들이었다. 알아주는 이 없어도 스스로의 즐거움을 찾는 분들이다. 오래전 안내를 받으며 올랐던 기억을 믿으며 자신만만하게 앞장을 섰다. '그저 나만 따르라' 하면서 발길을 내디뎠지만 얼마가지 않아서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분명 길이 있었는데 숲이 우거지고 잡풀이 무성해 길이 덮히고 있었다. 초입에 설치된 안내판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오른쪽, 오른쪽 하면서 길 모양을 찾아 걸음을 옮겼다. 점점 가팔라지는 상황에서 무릎도 살그머니 쑤시기 시작했지만 자신만만하게 앞장 선 입장에서 약한 소리를 할 수 없었다. 이제부터는 그저 걷는 것이었다. 나무가 울창해서 햇살은 가렸지만 땀은 온 몸을 적셨다. 이젠 길도 아닌 곳을 올랐다. 나무를 잡고, 실개천을 겅중거리면서 가다 보니 점점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막연히 이 방향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헤집고 있었다. 지쳐서 숨을 헐떡일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도도하고 광범위하게 우리의 모든 일상 생활에 밀려들고 있다. 단순하고 반복적이었던 일들은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고 현실 공간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3차원적 활동이 가능한 가상공간 메타버스는 신세계의 새 장을 열어젖히고 있다. 바야흐로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처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양상은 그 속도와 범위와 깊이 면에서 어느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 속에서 우리가 잊거나 간과해서는 안 될 역사적 교훈이 있다. 2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인지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추격자의 신세가 돼 세계사에 불어 닥친 혁명적 발전의 과실을 누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2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던 시기에 국제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아니 무지했다. 그런 반면 일본은 2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서구 열강들로부터 새로운 물질문명을 받아들이는 메이지 유신을 추진하여 제국주의의 틀을 짜고 이를 기반으로 대륙 진출을 시도했다. 그 격동의 와중에 우리는 식민지로 전락하는 처지가 됐고 시대의 흐름에서 뒤처진 결과는 참담했다. 국권을 상실한 우리는 30여 년 동안 나라 잃은 국
조선의 여류시인 난설헌(蘭雪軒) 허씨. 그녀의 가을 시 '감우(感遇)'를 보면 새삼 감상에 젖게 된다. 하늘거리는 창가의 난초 가지와 잎 그리도 향그럽더니 / 가을바람 잎 새에 한번 스치고 가자 슬프게도 찬 서리에 다 시들었네 / 빼어난 그 모습은 이울어져도 / 맑은 향기만은 끝내 죽지 않아 / 그 모습 보면서 내 마음이 아파져 / 눈물이 흘러 옷소매를 적시네. -盈盈窓下蘭 枝葉何芬芳 西風一被拂 零落悲秋霜 秀色縱凋悴 淸香終不死 感物傷我心 涕淚沾衣袂- 점점 시들어가고 있는 자신을 빗대어 쓴 것인가. 죽음이 임박했던 비애를 표출한 것만 같다. 문학소녀 난설헌은 매우 불우한 삶을 살았다. 요즈음 흔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자신의 처지를 들어 줄 사람도 없었다. 뼈대 있는 양반가에서 태어났으면서도 친정이 역모에 몰린 후 부군 김성립과도 금슬이 좋지 않았다. 호색했던 남편은 이런 부인을 살갑게 대하지 않았다. 아마 조정을 의식하여 부인으로서 대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기방(妓房)에서 매일 밤 외박하며 아내를 멀리 한다. 난설헌은 매일 독수공방에서 고독한 일상을 보낸 것이다. 난초와 같이 청초했던 난설헌은 남편 대신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에 빠져…
쑥부쟁이꽃, 뚱딴지꽃, 오이풀꽃, 들국화꽃, 다섯 살배기 외손녀가 유치원에서 가을에 피는 꽃을 배웠다며 꽃 이름을 하나씩 불러본다. 아이가 부르는 꽃 이름에서 무르익은 가을 풍경이 눈에 아른거린다. 쑥부쟁이? 뚱딴지? 이름이 새롭고 재밌는지 "할미! 이 가을꽃 알아요?"라고 물었다. 글쎄! 뚱딴지 꽃이 뭘까?하고 검색을 해보니 내가 알고 있는 돼지감자 꽃의 또 다른 이름이며 뚱딴지는 돼지의 사투리였다. 가을 둔덕에 샛노랗게 피어 눈길을 끄는 이 꽃은 언뜻 보기에는 작은 해바라기꽃 같고 삼잎 겹 국화인 키다리 꽃과 유사하게 보인다. 소박하고 어여쁜 노랑이 꽃 이름이 뚱딴지라니…. 미덕이라는 꽃말에 호감이 더하다. 마을 어귀 빈터에 무리 지어 피어나는 돼지감자꽃을 볼 때면 뚱딴지·같은 어감에 마냥 행복한 웃음이 나는 건 왜일까? 손주들에게 가을꽃을 보여주려고 들녘으로 나섰다. 황금 물결 사이로 길섶에 마른 풀꽃 향기가 가슴으로 스며든다. 아이들 손을 잡고 코스모스가 살랑대는 가을 길을 걷자니 저만치 논둑 끝자락에 노랗게 핀 뚱딴지 꽃이 눈에 들어왔다. 외손녀에게 꽃 이름을 가르쳐주려니 나에게 처음으로 돼지감자꽃 이름을 가르쳐주던 남편과 애틋했던 추억이 멀어져…
나와 가좌보건진료소의 첫 만남은 진료소가 12살이 되던 2014년이었다. 이미 10년이 넘은 건물이었기에 진료소에 애로사항은 참 많았다. 봄이면 벌어진 문 틈 사이로 지네, 말벌 등 해충이 자주 들어 왔었고, 여름에는 비가 건물 사이사이로 스며들어 워터파크로 만들고, 장마가 지나가면 폭염에 전기 과부화로 차단기가 내려가 무더위 쉼터가 아닌'무더위 찜터'를 운영하는 날도 있었다. 겨울에는 단열이 안 되어 화장실 배관이 얼면서 이용을 못하게 된 민원인께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가좌보건진료소가 그린리모델링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이 사업을 통해 공공기관 에너지를 절약하여 환경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진료소를 방문하는 지역주민들에게 쾌적한 환경에서 공공보건의료서비스 제공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기에 굉장히 기뻤다. 어르신들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관계자와 지속적인 협의로 더 좋은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석면 천장 철거를 시작으로 건물 외벽단열시공, 천장 환기장치 설치, LED전등교체 및 전기공사, 도배와 장판교체 등 대대적인 공사가 3개월간 진행되었다. 그 사이 계절은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었고, 공사가 완료되자 리모델링이…
나의 직업은 요리를 하는 일이다. 주문이 많은 날, 이른 새벽에 시작되는 하루 일과 중 첫 번째가 '오늘은 어떤 분들이 나의 손으로 만들어진 음식들을 드시게 될까?'라는 생각을 하며 눈을 뜨는 것이다. 내가 만든 음식을 드시는 분들을 한 분 한 분 만날 수 없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오늘 나의 음식을 드시게 되는 그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분들이 '몸도 마음도 건강한 오늘 하루'를 보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을 한다. 나의 작은 바람이 에너지가 되어 그분들에게 전달이 되면 좋겠다. 두 번째 일과는 미약하더라도 좋은 에너지를 나누는 파장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출근길에 오르며 나는 행복한 '주문'을 외우는 것이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건강하고 안전하며 기쁨으로 가득 차있다. 모든 것은 완벽하고, 온전하며, 완전하다. 난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좋아진다. 오늘도 나와 내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 유후!" 주문을 외우면 신께 '행복한 오늘이 곧 배송됩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받은 기분이 든다. 손님들이 나에게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을 주문하듯이, 나는 매일 신께 나와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주문
모두가 피서를 떠나는 여름. 중복이 며칠 지난 날, 예기치 않은 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열여드레 만에 퇴원해 집으로 돌아왔다.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으로 켜켜이 쌓여있는 신문을 들추어 보다가, 본보(本報) 8월 6일자 9면의 글이 몇 개월 전에 있었던 일과 유사해서 오늘의 글 주제로 삼았다. 지난 봄, 계절을 고스란히 흘려보낸 일은 모(某)신문사의 오피니언 란에 실린 한편의 글 때문이었다. 글의 내용은 부동산가에서 속칭 '떳다방'이라는 무리가 있는데 그중의 한 사람인 기고자가 문학회에 가입한 후, 자기가 만든 밴드에 들어오면 '부자가 된다'는 등 호객행위를 하며, 심지어 무자격자인 자신이 공인중개사가 알지 못한 부동산 관련 법조항을 먼저 알고 매매행위에 적용 한 것으로 사례를 들어 실제 경험한 척 각색했다. 오래 동안 공인중개사로 활동하고 있는 나는 사실 확인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일단 충북회원 2천600여 명의 밴드에 기사를 올리고 논의했다. 많은 회원들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자료요구와 기고자를 만나 상황을 파악하고자 했으나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썼을 뿐 아는 바 없다"고 회피하며, 전화도 수신 거부를 해 놓았다. 자신이 쓴 글에 책임을 다하지…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리다. 누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게 바로 여론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문제는 다수결 원칙이 반드시 옳은 것만은 아니란 사실이다. 예를 들어 재난지원금을 많이 주는 게 좋으냐, 적게 주는 게 좋으냐는 여론조사를 했다고 치자. 많이 달라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지지율이 높다는 이유로 빚을 지면서까지 재난지원금을 많이 주는 게 옳은 것은 아니란 뜻이다. 집권은 선거로 하고 정권을 잡기 위해선 퍼주기라도 할 수밖에 없다. 아직까진 여론조사가 민의를 측정하는 유일한 수단이지만 수용할 게 있고 수용해선 안 되는 게 있다. 국가 지도자라면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안목과 철학이 있어야만 나라를 바르게 경영할 수 있다. 여론이 높다고 망하는 길인 줄 알면서도 따른다면 지도자가 아니다. 요즘 언론에는 대선후보들이 허경영을 닮아간다는 탄식이 자주 등장한다. 허경영도 얼마 전 이를 조롱하는 소릴 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사기꾼이나 협잡꾼이라고 욕하던 사람이 자신을 닮아간다는 것이다. 허경영은 어떤 사람인가. 집권하면 전 국민에게 1억 원씩 주는 것은 물론이고 매달 수백만 원씩 봉급도…
이사나 전출입 때문에, 또는 아주 가끔 선물로 꽃나무가 들어올 때가 있다. 처음에는 거실 한 자리를 차지하다가, 차츰 베란다 구석으로 밀려가서 결국 말라 죽게 된다. 사람이 꽃나무에 관심이 없으니 말라비틀어진 꽃나무들은 이사나 두세 철에 가끔 하는 대청소 때 버려지거나 화분만 아파트 전실 한쪽에 쌓여진다. 현 교육지원청으로 전입할 때도 그랬다. 레이스로 예쁘게 치장한 화분은 있지만 새로운 일과 업무환경에 적응하다보니, 아니 그것보다는 워낙 꽃나무에 관심이 없다보니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그러다 한 일 년쯤 되었을까? 사무실 직원들에게 별 관심받지 못하는 난초와 이름 모를 화초가 자꾸 눈에 들어왔다. 출근하면 한번 봐주고, 퇴근하면서 또 보고……. 주말에도 얘네들이 생각나서 사무실에 나와 난초를 큰 대야에 담궈놓고 들어가고는 했다. 아침에 오면 분무기를 들고 왔다갔다 하거나, 시름시름 앓는 꽃나무는 복도에 신문지를 깔고 다시 심기도 하니 그 꼴이 우스웠는지 동료 직원들이 이제 여성호르몬이 많아져서 그런 거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거다 라며 놀림을 주기도 했다. 교육지원청이 화산동에서 청전동으로 청사 이전을 할 때 이 아이들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모양이
올 초부터 몰아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여파는 2021년도 상반기를 훌쩍 넘긴 지금도 현재 진행 중으로, 국민권익위원회, 전국 지방자치단체마다 조사 결과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을 대상으로한 LH 직원들의 투기의혹으로부터 촉발된 사건은 전국 지방자치단체까지 확대됐고, 충북도는 타 광역자치단체보다 발빠르게 계획을 수립, 지난 3월부터 4개월여를 3단계로 나누어 도 공무원과 개발공사 임직원,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까지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초기에는 대규모 산업단지 관련 부서 근무직원에 대해 한정적으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공무원에 대한 투기의혹과 공직사회에 대한 도민과 사회단체 등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전수조사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외부 전문가 등 총 3개반 28명의 특별조사단을 구성, 도내 17개 주요산업단지 대상 토지의심거래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투기의혹 전수조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감사자문위원(2), 도민감사관(2), 변호사(1), 부동산학과 교수(1), 공인중개사협회(1) 등 민간자문위원회를 구성해 투기의혹 과정과 조사결과…
최근 인구의 감소 및 고령화, 청년들의 이농현상, 그리고 폭우, 폭염과 같은 이상 기후 등은 농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상들이다. 이러한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농촌 경제는 더욱 더 힘들어지기에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대책보다는 기초지자체 혹은 중앙정부차원에서의 대책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좁은 농경지에서 다양한 작물들을 재배해야 하는 특성으로 볼 때 기존의 농작물 재배방법을 탈피해 새로운 농법의 도입이 절실한 시점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 3대 약용시장 중의 하나로 유명한 제천의 경우, 약용작물들을 다품종 소량재배하고 있기에 고령화 및 아열대화로 변모되어가고 있는 이상 기후에 대한 체감온도는 어느 타 지역보다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따라서 제천시에서는 이와 같이 위협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농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4차산업과 연계해 예측가능하고 체계적이며 과학적인 농업기술의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제천시에서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농업인구의 고령화에 대비함은 물론 청년들에게도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더위를 피해 계곡을 찾았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성큼 닥아 왔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가을이 가장 좋은 계절이다. 가을 추(秋)자를 자원(字源)풀이 해보면 벼화(禾)+불화(火)를 형상화 했는데 가을은 오곡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벼 이삭을 뜻하여 벼(곡식)가 햇볕(火)에 익어가는 계절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秋자는 '가을'이나 '시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秋자의 갑골(甲骨)문을 보면 禾자가 아닌 메뚜기가 그려져 있다. 이것은 메뚜기를 구워 단백질을 보충하던 시기를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까 본래'가을'은 메뚜기를 구워 먹는 계절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소전(小篆)에서 메뚜기가 아닌 禾자로 바뀌면서 수확의 계절인 가을을 뜻하게 됐다고 한다. 한자는 뜻글자이므로 한자를 만들었던 시기의 생활모습을 짐작할 수 있어 가을에 벼이삭에서 볼 수 있는 메뚜기를 구워먹는 민족은 동이(東夷)족 뿐이었다고 한다. 농약으로 지금은 보기 드문 메뚜기를 구워 먹었던 민족은 한자를 처음 만들어 사용했던 동이족이라는 것을 유추(類推)해 볼 수 있다. '가을'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은 결실, 수확, 추억, 코스모스, 소풍, 수학여
필자의 농장에 지은 지 오래된, 사용하지 않는 농막이 한 채 있었습니다. 개척시대의 잔존물처럼 바라보는 것조차 혐오스러울 정도로 낡고 허름한 건물이었습니다. 그 낡은 건물을 없애야 주변의 아름다운 천혜의 경관이 살아날 듯싶어 철거를 결심하고는 지인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포크레인을 활용해 폐기물을 주변의 땅 속에 파묻는 게 경비를 들이지 않는 가장 간단하고 현명한 해결책일 것 같았습니다. 헌데 지인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한 마디로 쿡 쥐어박더군요. 문제는 지붕이며 벽을 뒤덮고 있는 발암 물질인 슬레이트였습니다. 환경 당국에서 항공 촬영을 통해 건물 사진을 보유하고 있어 유해 구조물이 없어지면 그 경로를 추적해 비정상적으로 처리됐을 경우 어마어마한 벌금을 부과한다는 것이었지요. 그러면서 그는 정부에서 슬레이트 철거 비용을 보조해 주는 제도가 있으니 그쪽을 알아보라고 권하더군요. 옳다구나 싶어 즉시 관계 기관에 문의했습니다. 답변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지역마다 배정되는 예산이 일 년에 서너 채 정도만 보조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쥐꼬리만 해서 등록한 뒤 십 년 이상을 기다려야 차례가 올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이해가 갔습니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