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가을 기운이 온 산하에 드리울 때다. 휴대폰에 코스모스가 살랑거리는 동영상이 마구 실린다. 밤송이가 벌어지고 대추가 갈색으로 옷을 입은 사진들이 난무한다. 누군가는 찾아 온 가을을 만끽하며 즐거워 하고, 또 다른 이는 가는 시간을 붙잡지 못해 안타까워 한다. 그 틈새에서 갈피를 못잡고 혼자 혼란스러워 가을 핑계를 업고 훌쩍 길을 나섰다. 사과가 발갛게 익어가는 과수원 안에 자리잡은 억정사지 대지국사비로 향했다. 올라가는 길목에 보았던 옛 담뱃잎 건조실이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잡아 버렸다. 또 하나의 추억이 우리 곁을 떠났다. 주변에서 우리네 삶의 흔적이 그저 소멸되고 있는 것을 변화이고, 추세라고 치부하기에는 서운함이 밴다. 규모있는 대지국사비 앞에서 권력 앞에 줄을 잘 서야 된다는 서글픈 사실을 저리게 느낀다. 거의 같은 시기에 활동한 보각국사 환암 혼수는 이성계의 조선 건국에 축하를 보낸 덕분인지 왕실 건축 형식의 정혜원융탑이 건립돼 우리 앞에 서 있다. 하지만 대지국사는 고려 우왕 때 왕사를 역임하면서 태고 보우의 맥을 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달랑 비석 하나 남기고 있어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확실치는 않지만 거대한 신만리 부도재가 대지국사 부도
현대화는 우리에게 알지 않아도 되는 다양한 정보를 계속 주입시켜 현실에 정주하는 것이 뒤처지는 것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만들어 낸다. 대도시에서는 현대의 과잉정보와 현실이 아침이면 매번 새롭게 시작된다. 과거 도시에 있는 동물원 시간과 도시 시간에 대해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같은 시간이 흐르는 지구의 공간이며, 거의 동일 공간에 속하는 지역에 있으나 뛰다시피 하는 판교 사람의 도보 속도와 과천에서 되새김질하는 먼 아프리카에서 온 동물의 모습을 보면서 두 가지의 극명한 시간, 공간의 차이를 느꼈다. 생물적 행동하는 방식의 차이로만 모든 시간 개념을 설명하지는 못한다고 당시에 생각했던 것 같다. 동물과 사람의 차이처럼, 사람들끼리도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시간에 대한 각자의 다름이 있었다. 그런 다른 가치와 시간 개념이 하나로 합쳐졌던 신기한 경험이 있었다. 1988년 올림픽 당시 코리아 타임이 존재했었고 이를 극복하려 외국인의 시선을 가지고 국민계몽적 공익광고를 만들기도 했다. 당시는 30분 정도 부정확한 것이 코리아 타임이었고, 국밥 등을 줄 때 자연스럽게 손가락을 담가 주는 문화도 있었으며, 찌개에 밥 먹던 숟가락을 쓱 밀어 다 같이 찌개를 떠먹던 것이…
시민들이 공직자에게 가장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단연 청렴이 아닐까 생각한다. 새내기 공무원인 나에게, 청렴이란 조금은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청렴의 의미와 중요성을 다시 한번 나의 마음속에 새기기 위해 이 글을 작성한다. 청렴의 사전적 정의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는 상태이다. 청렴은 전통적으로 바람직하고 깨끗한 공직자상을 지칭하는 용어로 개인 수준에서의 도덕성에 초점을 두고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오늘날의 청렴은 부패행위를 하지 않는 소극적 의미를 넘어, 정의감을 근간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바람직한 가치를 실천하는 적극적 의미의 행동기준으로 의미를 두고 있다. 공무원의 사소한 행동들이 청렴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 청렴의 넓은 의미로 공무원이 주어진 업무를 책임감 있고 정직하게 수행하는 것, 민원인분들에게 친절하고 신속하게 안내해드리는 것, 동료를 존중하고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는 것도 포함될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이러한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시민에게 신뢰를 주는 청렴한 공직사회가 만들어지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주어진 위치, 맡은 업무와 상관없이 공직자에게 청렴은 공직생활이 끝날 때까지 함께 가야 할 동반
수채화 물감처럼 번져가는 단풍 물결은 노을빛으로 물들어가는 내 인생의 길목에 또 하나의 포물선을 그리며 지나간다. 옅은 커피 향처럼 플라타나스에서 풍기는 가을 냄새가 좋다. 붉은 잎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 하늘거리며 몸부림치다 땅 위로 떨어지는 마지막 잎 새의 숨결이 애잔한 가을이다. 해마다 가을이 깊어질 때면 거리에 붕어빵 수레들이 하나둘 눈에 띈다. 약국 앞 가로등 밑에 올해도 어김없이 붕어빵 집이 들어섰다. 비닐하우스? 처마 끝에 황금 잉어빵이라고 쓴 천 조각이 바람에 나부끼는 풍경은, 계절이 주는 스산함 때문일까, 아니면 잊었던 추억에 대한 그리움인가, 마음이 애틋하다. 어느새 발길이 빵집으로 향한다. 고소한 냄새를 타고 먼 기억의 갈피에 꽂아둔 추억들이 고개를 든다. 오 십여 년 전, 고1 때였나보다. 친구 주영이는 학교 뒷골목 끄트머리 집 건넌방에서 홀로 자취를 했다. 친구의 자취방을 가는 길목에 처음으로 붕어빵 노점상이 등장했다. 허름한 천을 두르고 연탄 화덕에 풀빵을 굽던 아낙네의 수심 깊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게다가 밥 대신 풀빵으로 허기를 채우던 주영에 대한 가여운 마음은 포장마차의 따듯한 어감보다 서글픈 기억이 앞서간다. 야간자
진천군 광혜원면 실원리는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두교리의 개좌리 마을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광혜원 지역의 주민들이 이곳을 왕래하면서 '개자리'라 불러 왔는데 한번만 들어도 기억하기가 쉽고 '-자리'가 지형의 위치와 연관지어져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지명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감이 별로 좋지 않아서인지 이 지역에서는 한자로 '개좌리(介坐里)'라 표기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전해오는 마을 이름의 유래가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이 마을 뒷산 너머에 '원터'라는 마을이 있는데, 옛날에 이 원터로 부임해 가던 원님이 이곳에 쉬면서 이 땅을 보고 가히 사람이 살기에 좋은 곳이라고 했다 해서 마을 이름을 '가좌(可座)'라 불렀으며, 이 말이 변하여 '개좌'가 됐다고 한다. 또 한 가지는 조선 시대에 이곳이 충청도 관찰사가 사무를 인수 인계하는 곳이므로 자리를 바꾼다 하여 '개좌리(改座里)'라 했다고도 한다. 그러나 옛날에는 '가좌 마을'이라 했다는 기록으로 보아 '개좌리'는 '가좌리'에서 온 말임을 짐작할 수가 있다. 음성군 대소면 소석리의 '질개자리', 충주시 금가면 유송리의 '개자리구렁'을 비롯해 경기도 파주시…
타인이 베풀어준 은공도 빚이다. 이에 대한 보답을 제대로 못하고 살고 있다. 빚에 대한 이야기를 논하려니 이유식 평론가가 쓴 『내가 찾은 행복의 현주소』라는 에세이집에 수록된 「빚은 싫어」라는 글 내용이 문득 떠오른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를 서두로 펼쳤다. 소크라테스는 유언으로 옆 집 닭 한 마리를 빌렸으니 그것을 갚으라고 했단다. 과연 그이다운 삶의 태도다. 이유식 작가조차도 소크라테스가 겨우 닭 한 마리 빚진 것 밖에 없으니 그래도 깨끗한 삶을 살았다고 자신의 책에서 그를 옹호했다. 타인에게 물질을 빌린 것만이 빚은 아닐 것이다. 어린 날 어머니 말씀처럼 남에게 진 마음의 신세도 실은 빚이 분명 하다. 남이 베풀어준 은혜를 평소 고맙게 생각하고 무엇으로든 갚으려고 마음이라도 먹는다면 절반은 빚을 갚은 셈이란 생각마저 드는 이즈막이다. 이는 요즘 매사 감사한 마음이 둔감해진 세태 탓이라면 지나칠까. 이유식 작가는 필자의 문학적 스승이다. 26여 년 전, 문단에 갓 입문해 어떤 파벌에도 속하지 않은 채 홀로 작품 창작에 임했다. 이런 필자에게 이유식 작가는 당시 학창 시절 미처 배울 수 없었던 창작의 실전 및 전략 이론 등을 작품을 통해 자상히…
실용을 추구하는 문화가 오늘날 대세로 자리하면서, 공유경제라는 키워드 역시 급부상하고 있다. 공유 경제란 무엇인가, 하나의 재화나 공간, 경험과 재능을 여러 사람과 공유해 나눠 쓰는 온라인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말한다. 과거엔 개인소유를 선호했다면 1인 가구 증가 및 온라인 기반 중고거래 마켓의 성장, 그리고 기후 문제 위기의식이 확산하고 있는 지금은, 가능하면 나눠 쓰고 다시 쓰자 식의 실용주의 문화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근래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공유 킥보드 그리고 좁은 환경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살려 저렴한 임대료로 주방을 공유하고 있는 밀키트 사업 역시 공유경제의 한 예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사회 전반에 불어오는 공유경제의 붐은 어느새 공공분야까지 그 영역을 넓혀, 편리한 시간에 편리한 방법으로 시민들이 공공자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공 개방 자원 통합 플랫폼 '공유 누리(www.eshare.go.kr)'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기존 우리는 지자체가 제공하는 각종 공공자원, 예를 들어 체육시설, 회의실, 대여 가능한 물품 등과 같은 정보를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혹은 각각의 사이트에서 아니면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사
雅兄! 一日不說話 口中生荊棘(하루라도 말을 하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세상이 어지러워 저도 한번 돌려봤습니다. 아직은 대면하기가 어려우니 문자로라도 가시를 막으려고 합니다. 요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최북을 보았습니다. 「나무 그늘에서의 휴식(樹下人物圖)」 그가 누구입니까? 조선 최초의 직업화가로 '붓으로 먹고 산다'는 호생관(毫生館)으로 호를 삼고, 자신의 이름 北자를 파자(破字)해 스스로 최칠칠(崔七七)이라 칭하며, 못 그리는 것이 없다는 조선 최고의 화가 아니었습니까. "내 그림은 그 가치를 알아보는 이에게만 팔겠다"며, 그림 값이 적다고 생각되면 자기의 그림을 찢어 버리고, 많다고 여겨지면 돈을 도로 주었다지요. 가난할지라도 자신의 그림을 알아주지 않으면 그 어떤 압력과 유혹에도 절대 그림을 팔지 않았던 그의 진면목이 조희룡의 『호산외기』에 기록돼 전합니다. "한 귀인이 최북에게 그림을 요구했는데 이루지 못하자 그를 위협했다. 최북이 성내어 말하기를 '남이 나를 저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 눈이 나를 저버린다.' 하고는 한 쪽 눈을 찔러서 실명했다." 오만한 지배층과 참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분노의 절규였겠지요. 서양의 화가들
선생님들은 교육 전문가로서 자기 교과의 교수학습 및 학생 교육에 일정한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 학교는 '이완결합조직'으로 일컬어지는 대로 동일 교과를 담당하는 선생님 간에도 교육방법과 자료 활용에서 다양성을 보인다. 교육과정, 담당 교과, 담당 업무나 수업 시간표 등의 기본적인 포맷을 유지하되, 그 안에서는 개별적인 재량의 여지가 비교적 넉넉한 것이다. 이와 같은 학교 조직의 특성에 반응하는 모습은 각자의 지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자신의 교육적 신념에 따라 자발적 교육활동과 프로그램 운영으로 교직의 보람을 넓혀가는 많은 선생님들이 학교 교육을 더 빛나게 만들고 있다. 다시 말해 더 좋은 교육을 추구하는 의지로서의 '내적 동기'를 가지고 있는 선생님들은 학교 조직의 이완결합적 특성을 활용해 자신의 교육활동 범위를 확장하는 자유와 즐거움을 누린다. 교육청 등에서 시행하는 공모 프로그램 공문을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검색해 참여하고자 하고, 자신에게 배당된 업무가 아님에도 자원해 실행하며, 학생들과 토론그룹을 조직해 그 활동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얻는다. 그들은 학교 교육활동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학생들이 보다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우 소중한 존재들이다.
만약 화천대유가 천문학적인 이익을 내지 못했다면 그 돈은 누구에게 갔을까? 원주민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대장동에서 농사를 짓던 농민에게 보상금을 훨씬 많이 줬을 것이다. 원주민이 땅을 수용당할 때 시가는 평당 500만~600만 원이었지만 보상금은 200만~300만 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대장동 택지를 개발할 때는 분양가가 1천만 원 정도일 거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분양가는 2천만 원이 넘었다. 만약 화천대유에 그 많은 돈이 가지 않았다면 분양가도 대폭 낮출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돈이 남았다면 성남시민을 위해서 쓸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가져야할 돈을 특혜를 받은 소수가 가져갔다는 게 바로 이 문제의 가벌성이다. 그게 누구의 책임인지를 밝히는 게 수사기관이 할 일이다. 그 엄청난 돈을 아무 조건도 없이 준 것인지, 무슨 대가를 받고 준 것인지를 밝히는 게 핵심이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관련여부를 규명해야만 정국이 조용해질 것이다. 대장동 게이트가 복잡해 보여도 이렇게 단순한 일이다. 그런데도 국론이 분열할 정도로 대립하고 있다. 검경이 경쟁적으로 수사하고 있지만 특검을 하자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특검을 하자는 것은 검·
스토킹(Stalking) 표현은 맹수류의 육식동물이 먹잇감을 따라다니는 것을 뜻하는 동사 'Stalk'에서 유래됐고 학술용어, 일상적 표현으로 전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돼 왔다. 그간 스토킹 범죄는 2012년 경범죄처벌법 개정으로 신설된 '지속된 괴롭힘(제3조 제1항 제41호)조항'으로 범칙금 8만원 수준에 머물러왔다. 지난 3월경 인터넷 게임 상에서 알게 된 피해자에게 만남을 요구하면서 지속적으로 연락과 협박을 하고, 받아주지 않자 흉기를 들고 집으로 찾아가 피해자와 피해자의 일가족을 잔혹하게 살해한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국민들은 크게 분노했고 지난 4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이 제정됐다. '스토킹'이 법률 상 공식용어로 등장했고, 처벌과 제재 대상으로 명문화됐다. 스토킹이라는 범죄현상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다고 폭 넓게 이해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스토킹처벌법의 내용을 보면 스토킹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해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최대 5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어느 날 공자가 수레를 타고 길을 가는데 어떤 아이가 흙으로 성을 쌓고 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레가 가까이 가도 아이는 비켜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얘야. 수레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비켜 주겠느냐?" 그런데도 아이는 쭈그리고 앉아 하던 놀이를 계속 했습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레가 지나가도록 성이 비켜야 합니까? 아니면 수레가 성을 비켜 지나가야 합니까?" 아이의 말에 공자는 똑똑한 녀석이라고 생각하며 수레를 돌려 지나가려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이에게 이름과 나이를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이름은 황택이며 나이는 8살이라 했습니다. 이에 공자는 한 가지 물어 보아도 되겠느냐· 그러고는 바둑을 좋아하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황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군주가 바둑을 좋아하면 신하가 한가롭고, 선비가 바둑을 좋아하면 학문을 닦지 않고, 농사꾼이 바둑을 좋아하면 농사일을 못하니 먹을 것이 풍요(豊饒)롭지 못하게 되거늘 어찌 그런 바둑을 좋아 하겠습니까?" 아이의 대답에 놀란 공자는 한 가지 더 물어도 되겠냐고 하고는 "자식을 못 낳는 아비는 누구냐?" 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허수아비" 라고 대답했습니다.
무덥던 여름이 가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지는 가을이 왔다. 코로나 19와 함께한 생활도 2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백신접종을 완료한 친구들의 "소주 한잔만!"의 전화가 내 귀를 간지럽힌다. 아직은 시기상조라 할 수 있으나, 백신 접종과 동시에 '언택트'시대가 지나가고 모두가 그리워하는 '컨택트'시대가 오면 술자리가 많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친한 지인들과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시고 집으로 귀가할 때 '한 잔은 괜찮겠지'란 안일한 생각으로 운전대를 잡게 되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나 뿐만 아니라 타인의 고귀한 생명까지 빼앗아 갈 수 있다. 2018년에는"짧은 인생 조국을 위해"라고 수첩에 적고 다녔던 윤창호 상병이, 2020년에는 햄버거 가게 앞에서 엄마를 기다리던 여섯살 어린 아이가 음주운전 차량으로 인해 사망하여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국민청원으로 올라오는 안타까운 음주운전 사망사건을 보면 그 피해자는 나와 상관없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사랑하는 가족, 가까운 지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는 행위이며 엄격히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도로교통법 제44조에서는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
우리는 흔히 외국풍의 고가구를 '앤틱'이라고 칭합니다. 그와 유사한 개념으로 '빈티지'가 있습니다. 이 두 낱말이 무분별하게 혼용되기에 그 개념을 분명하게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앤틱(antique)'이라는 말은 그리스나 로마시대에 '문물'을 뜻하는 말로 쓰였습니다. 점차 그 뜻이 변해 오래된 물건을 지칭하는 용어로 통용됐는데, 영국 정부가 정한 법률적인 정의에 따르면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물건'에 한해 '앤틱'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이집트나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물은 'antiquities'라고 구분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50년이나 60년 정도된, 혹은 연대가 확실치 않은 물건을 '앤틱'이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그런 물건들은 'second hand(오래된 것, 중고)' 또는 'modern'이라고 칭해야 무리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많은 수입상들이 클래식한 디자인의 새 가구를 '앤틱' 가구라고 하면서 광고를 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사례입니다. 옛날의 디자인을 활용해 오늘날 새로운 가구를 만든 것이므로 '리프로덕션(reproduction)'이라고 한다거나 '리프로(repro)'라고…
건강검진을 받아 본 분들이라면, 검진 항목에서 '종양 표지자'라는 검사 항목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흔히 암 표지자 혹은 암 검사라고도 불리는 종양 표지자는 과연 무엇이며, 이 수치에 이상이 있다면 정말 암이 있다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건강 검진에서 자주 사용되는 종양 표지자 검사를 중심으로 알아보기로 하자. 암이 발생하고, 암세포가 만들어 내는 특정 물질이 혈액으로 분비되면, 우리는 혈액 검사를 통해 이 물질이 분비되는지 확인하여, 암의 진단이나 예후 판정, 재발 유무 등의 판정에 이용할 수 있는데, 이 때 분비되는 물질이 바로 우리가 종양 표지자(tumor marker)라고 부르는 것들이다. 건강검진에서 많이 사용되는 종양 표지자로는 AFP, PSA, CA19-9, CEA, CA125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이러한 종양 표지자의 상승으로 외래 진료실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는데, 공통적으로 환자들은 관련된 암이 정말 있는 것인지,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한지에 대해 궁금해 한다. 환자들의 걱정대로 과연 종양 표지자가 상승하면 암인 것일까, 대답은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종양 표지자는 선별검사와 진단, 예후 예측과 치료반응 평가,…
공정한 경쟁의 제1원칙은 공평한 출발이다. 우리 사회에는 공평한 출발을 저해하는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한다. 학벌, 집안 배경 등이 대표적이다. 2017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전면 도입된 블라인드 채용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실력을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학벌, 집안 배경 외에도 청년들의 역량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거주 지역이다. 현재 청년들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뉘어 일찍부터 기회의 격차를 경험하고 있다. 기회의 격차는 경험의 격차를 낳고 이는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청년들 사이의 양극화를 초래한다. 서울에서 태어난 것 자체가 스펙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수도권 청년들은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쥘 수 있다. 반면 비수도권 청년들은 시간과 돈이라는 막대한 기회비용을 지불해야만 이러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대학교 재학생 수는 263만 명이다. 이중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대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40%이고, 비수도권 대학생은 60%를 차지한다. 하지만 지역별로 모집하고 있는 대외활동의 70%는 수도권에 한정되어 있다. 비수도권
어느덧 가을이다. 시월의 야무진 햇살로 삶이 깊어지는 시간이다. 햇볕이 산등성이를 돌아 잠시 머무는 저녁 무렵, 붉은 노을이 왈칵 내 눈에 들어온다. 이제 갓 시작한 가을이 초록의 가지에 내려앉는다. 깊이 모를 어둠이 찾아오고 쓸쓸한 노랫가락소리가 들린다. 그리움이라는 바람이 분다. 사는 게 허전하다보니 바람만 불어도 그리운 것이 많아진다. 이럴 때마다 누군가 걱정해주는 모습이 그립다. 안부를 물어줄 사람이 보고프다. 어려운 시기이다. 잦아들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람 살아가는 모양새도 많이 힘들다. 감당할 수 없는 감염의 확산으로 이제 인류는 거리두기를 포기한 채 부자나라의 백신에 의존한 삶을 준비한다. 누군가에겐 백신은 희망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욕망 그 것이다. 점점 세상은 인류 소멸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삶은 늘 그랬듯 희망보다는 절망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허겁지겁 세월에 밀려 우리는 삶을 살기보다 사라지고 있다. 이토록 짜증나는 하루하루가 참기 어려울 만큼 밀려든다. 앞이 보이지 않는 세상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건 우리의 정치판도 마찬가지다. 최근 우리의 대선구도는 요지경이다. 민주주의의 잔치가…
바람이 제법 거칠게 나뭇잎을 흔들고 있다. 햇빛에 반짝이던 억새가 휘청 허리를 꺾고 엄살이 심한 강아지풀도 땅에 붙어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우리 집 강아지 가을이도 방바닥에 붙어 뒹굴뒹굴하고 있다. 가을이가 내게 온 지 어느새 열네 해가 됐다.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 준 것이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작은아들이 학교에 다닐 때 손바닥보다 작은 간난이로 왔다. 겨우 눈을 뜬 핏덩인데 온몸에 진드기가 감염되어 아들과 나도 호되게 진드기 감염병을 앓았다. 유난히 강아지를 좋아하는 작은 아이의 정성으로 밥도 잘 먹고 잘 노는 순한 아이로 자랐다. 10년이 지나고 나니 가을이는 강아지가 아니라 능구렁이였던 것 같다. 아이들도 취직하고 결혼해 모두 집을 떠나고 저와 나밖에 남지 않았는데 가을이가 나를 외면한다. 예전에는 내가 안방으로 가면 안방으로 거실로 가면 거실로 졸졸 따라다니더니 지금은 화장실 매트에 둥지를 틀고는 비켜주지 않는다. 예전처럼 저와 놀아 줄 기운도 없고 운동장에 나가 함께 달리기하지도 못한다. 자주 씻기고 꾸며주지도 못한다. 더더욱 코로나 때문에 안아주는 것도 꺼려지니 나를 멀리할 만도 하다. 며칠 전 개 훈련 프로그램에서 사납게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한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지난 6월 1차 접종 때 망설이다 늦게 맞았다. 방역당국의 '백신을 맞지 않는 것보다 맞는 이익이 더 크다'는 설득에 오히려 거부감이 들었다. 언론에서 연일 떠들어대는 백신 도입과정이나 부작용에 현혹된 것은 아니었다. 단기간에 만든 불완전한 백신을 맞느니 힘들더라도 이제까지 했던 대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되지 않을까 했으나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접종 전 몸과 마음을 편안히 했다. 접종 후에는 2주가 될 때까지 불안한 마음으로 부작용 증상이 있나 살피며 조심했다. 이제 접종 완료자가 되었지만 들리는 소식은 좋지 않다. 일일 확진자 수가 2천 명이 넘어도 무감각하다. 20%가 넘는 돌파 감염에 감염 경로를 모르는 것이 30%나 된다 한다. 여기에 더해서 항체가 얼마나 생겼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백신을 또 맞아야 한다느니 11월부터는 '위드 코로나' 즉 '단계적 일상 회복' 체제로 전환하여 코로나19와의 길고도 지난(至難)한 동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 상황에 탄자니아 세렝게티 초원의 누우(Gnu)가 겹쳐진다. 풀을 찾아 세렝게티 초원과 케냐 마사이 마라 초원을 왕래하는 350㎞의 험난한…
이제 추수의 계절이다. 가을 추수를 위해서는 벼가 무르익는 무더위가 있어야 하고,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어려운 고비도 견뎌내야 한다. 전국체전은 우리나라 각 시·도를 대표하는 고등부와 대학부, 일반부의 선수와 임원 등이 참가하는 종합스포츠 제전이다.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참가한 국가대표선수들도 참가하며, 시도대항전으로 열리는 전국체전을 통해 흔히 체육의 1년 농사를 가늠한다고 한다. 올해 102회 전국체육대회가 내일부터 오는 14일까지 구미를 중심으로 경상북도 일원에서 열린다. 지난 2020년 100회 서울대회 이후 2년 만에 열리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지난해는 열리지 못했고, 올해에는 정상적인 대회개최를 희망하던 체육계의 소망과는 달리 반쪽짜리 대회로 진행된다. 대규모 체육행사를 통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고등부만 개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전체 선수단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학·일반부의 대회 참가를 제한하고, 대학 진학과 진로가 걸린 고등부에 한해 경기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정부 결정을 놓고 참가자격상 형평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고등부의 경우 대회성적이 선수들의 대학진학과…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다는 말도 이제는 철 지난 이야기가 돼가고 있다. 그 이후 벌써 세 번째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사라질 줄 모르는 코로나의 위력에, 어쩌면 이전의 일상을 되찾을 수 없을 것이란 무시무시한 이야기까지 심심찮게 들려왔다. 지독한 바이러스의 여파는 충주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바야흐로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형국이다. 승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보급인지라, 정부는 88% 국민에 대한 국민지원금 지급을 진행 중이다. 이에 여러 지자체에서는 나머지 12%에 대한 자체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시는 이와 달리 소상공인 응원지원금을 시비 48억 원으로 편성해 지급하기로 했다. 언뜻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는 결정이지만 소상공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보면 결코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말로는 한참 모자라고, 생계의 위협이라고 해야 다소나마 의미가 전달될 정도의 아픔을 그들은 지금 견뎌내고 있다. 지역경제의 뿌리가 되는 이분들이 무너지면 결국에는 충주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과 공동체 상생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린 셈이다
-조선전기 여섯 왕을 모셨던 다재다능했던 보한재 신숙주 선생을 모셨습니다. "내가 충북과는 인연이 있지요. 내 묘는 경기도 의정부에 있지만 청주 낭성면에 있는 묵정영당에 내 초상화가 있어요." -선생에 대한 평가가 양극으로 나뉘는 거 알고 계시죠? "자신에 대한 평가에 민감한 게 인간인데 모를 리 없지. 지나고 보면 다 부질없어. 자신의 확신이 중요한 게지." -자신이 어떻게 소개되길 원하시나요? "언어학자. 내가 쓴 책도 많고, 외교에도 나름 업적이 있지. 군사적인 면에도 한 견해 하지만 역시 언어학자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한글 창제에 기여한 바가 무척 많으시죠? "자타가 인정해주지. 하나의 언어를 누구 혼자 만든다는 건 말이 안 되지요. 그래도 최대 공로자는 세종임금이고요." -선생의 생애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은 누군가요? "한 명을 고르라면 세조지만, 세종대왕과 성삼문을 잊을 수 없어." -세조와의 인연을 간단히 말씀해 주시죠. "그게 선연(善緣)인지 악연(惡緣)인지가 참 애매해. 내가 서른여섯이었지, 1452년 팔월이었어. 수양대군이 내게 술을 권하며 사직을 위해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그렇게 생각한다 했더니 고명사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스승으로 모시는 무학대사와 마주 앉았다. 경남 함양 용추사에 보관되어 있는 무학대사의 영정을 보면 대사는 몸이 비대했던 모양이다. 태조가 무심결에 무학을 평한다. "과인이 보기에 스님은 마치 돼지처럼 보입니다." 조용히 듣던 무학은 이렇게 응수했다. "제가 보기에, 전하께서는 마치 부처처럼 보입니다." 태조가 "아니, 스님…. 내가 스님을 돼지라고 했는데 부처라니요?" 무학의 대답이 걸작이다. "돼지의 눈에는 상대방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모두 부처로 보이는 법이지요." 돼지는 탐욕의 대명사처럼 보이지만 인간에게는 이롭고 고마운 동물이다. 돼지꿈은 길몽 가운데 길몽으로 풀이 된다. 젊은이가 새해 첫날 돼지꿈을 꾸면 과거에 합격하거나 출세 길이 열리게 될 징조라고 믿었다. 돼지가 집으로 들어오는 꿈은 횡재몽이다. 돼지 색이 흰 색이나 검은 색일 경우 더 큰 재물 운이 찾아온다고 생각했다. 도교 설화에서 저팔계는 원래 하늘의 강인 은하수를 지키던 신선이었다. 직함은 '천봉원수(天蓬元帥)'. 그래서 중국 고전 서유기에 등장하는 저팔계는 비록 우직하지만 용맹한 요괴로 그려진다. 당나라 삼장법사를 호위하며 천축국(天竺
운동회는 학교에서 가장 힘든 행사 중에 하나이다. 늦더위가 기성을 부리던 가을 운동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아이들과 힘들게 운동회를 준비하던 기억은 생각만 해도 지친다. 요즘 운동회는 대부분 이벤트 회사에 맡겨 연습 없이 즐거운 게임으로 하루를 즐기는 행사로 바뀌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며칠 전 가을 운동회와 학습발표회를 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모님을 초대하지 못하고 우리들만의 운동회를 했다. 이벤트 사회자의 진행으로 유~2학년, 3~6학년 두 번의 운동회를 열었다. 대규모의 웅장함은 없었지만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집중할 수 있었고 아이들도 더 재미있다했다. 얼마큼 좋았냐고 물으니 백만점, 무한점이라는 셀 수도 없는 후한 점수를 줬다. 오후 학습발표회는 영상으로 찍어 부모님들이 보실 수 있게 해드렸다. 하루종일 행사를 끝내고 교무실에 지친 선생님들을 보니 2년 전 선생님들의 운동회가 생각났다. 우리 학교는 운동회와 캠핑, 학습발표회를 겸해 1박 2일로 했었다. 아이들은 하루종일 신나게 게임하고 노래와 춤, 연주로 마음껏 끼를 펼쳤다. 덩달아 어른들도 신이 났고 학부모님들도 감동했다. 캠프파이어와 촛불놀이까지 끝내고 어른들이 돌아간 학교에서 아
아카시아꽃이 활짝 피어 향긋한 꿀 단내가 코끝을 황홀하게 한다. 아카시아꽃이 필 때면 아버지가 항상 귀가 아프게 말했던 이야기"아카시아꽃이 피면 참깨를 심을 때다"다시 듣고 싶지만 이젠 들을 수 없는 슬픔, 보고 싶은 마음에 나도 모르게 시골집으로 향했다. 시골집에서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낡은 동전지갑을 발견했다. 동전지갑에는 오래되어서 두 개로 분리된 교통카드가 매달려있었고 안에는 동전 몇 개랑 2번 접혀진 천 원짜리 지폐가 몇 장 있었다. "아빠 잔돈은 엄마한테 잘 쓸게요"하고 인사말을 하고 집에 오는 길에 돈을 보태 엄마가 좋아하는 순대를 사가지고 갔다. 좋아라 웃으시는 엄마의 얼굴이 주름으로 짜글짜글하지만 아기 같았다. 덩달아 나도 웃는다 교통카드가 두 개로 분리되어서 작동이 될까 싶었다. 버스정류장에서 교통카드를 대보니 역시나 읽히지가 않았다. 내심 기대했었는데 역시나 오래되어 안 되는구나 싶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출근하였다. 걸어보자 하는 마음과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에 동참하여 온실가스 배출 감소로 지구가 온난화되지 않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을 보태고, 또 교통카드가 버스에서는 어떨까 하는 궁금증도 한몫했다. 버스에 타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