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의 산 이름 중에는 '매산' 또는 '매봉산'이 유난히 많다. 음성군 삼성면 양덕리의 '매산(마이산)'과 맹동면 마산리 의 '매산'이 있고,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매봉리와, 음성군 원남면 마송리, 음성군 소이면 후미리 등에 '매봉'이 있으며, '매봉산'은 청주시 서원구 모충동, 괴산군 청천면 청천리, 음성군 음성읍 동음리 등에 있다. 그리고 '매봉재'는 충주시 주덕읍 대곡리를 비롯하여 충주시 앙성면 지당리, 충주시 용관동, 충주시 소태면 동막리, 음성군 삼성면 천평리, 음성군 음성읍 신천리, 음성군 음성읍 한벌리, 음성군 원남면 하당리, 음성군 감곡면 상우리, 음성군 원남면 하로리, 음성군 금왕읍 내송리, 음성군 금왕읍 본대리, 음성군 맹동면 용촌리, 음성군 대소면 오류리, 음성군 금왕읍 구계리, 진천군 초평면 은암리, 괴산군 청천면 사기막리, 보은군 마로면 변둔리, 보은군 회남면 용호리, 보은군 회남면 분저리, 옥천군 군서면 사양리, 옥천군 안내면 용촌리, 영동군 양강면 만계리, 영동군 추풍령면 죽전리 등에 있다. 그러면 이 지명들에서 '매'의 원래의 의미는 무엇일까? '매'는 '산'의 고어인 '뫼'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가 있다. '뫼'는 지
평소 행복의 시원(始原)은 어디서부터일지 의문이 일었다. 젊은 날엔 마냥 돈만 많으면 만사가 다 해결되고 걱정 근심도 전혀 없을 듯했다. 그래 이를 앙다물고 물질의 뒤꽁무니만 좇기 급급해 했다. 그러나 역시 사람이 돈을 뒤쫓기보다 돈이 사람을 따라와야 했다. 이는 많은 돈을 벌려면 그에 따른 운도 어느 정도 작용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이 나이에 이르고 보니, 젊은 시절 삶의 태도에 적잖이 오류 및 모순이 많았음을 느낀다. 뒤돌아보니 물질만 숭상한 듯하다. 매사에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바칠만큼 열정을 지녀야 할 뿐만 아니라 혼신의 힘을 다하여 행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것들을 소홀히 하였다. 지난 삶을 성찰하려니 문득 어느 일화가 떠오른다. 평생을 불쌍한 사람들에게 무료 진료를 하여 돈벌이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85세로 세상을 떠난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다. 그를 생각하면 지난날 눈앞의 이익만 따지고 집안 곳간만 채우려 했던 자신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장기려 박사는 평소 불쌍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퍼주고 걸핏하면 병원비도 받지 않았다. 어느 해 정월 초하룻날, 아침 일찍 애제자가 찾아와 세배를 올리자 장기려 박사는 덕담으로 "새해엔 나 좀 닮아 살
거울처럼 맑은 물이 동에서 서로 청주 중심을 가르며 흐르는 무심천, 유유히 흐르는 물결은 바위를 만나면 몸을 사려 휘어져나가기도 하고 넓은 모래사장을 만나면 마냥 널브러지기도 한다. 소년들이 검정고무신을 벗어들고 피라미 잡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동심을 자아내던 평화로운 물결, 하늘은 높고 잔물결이 숨소리처럼 곱다. 평화로운 모습이 내면에 오욕을 잠재운다. 50여 년전만 해도 홍수로 제방 둑이 넘쳐 남주동과 석교동 일대까지 큰 피해를 줬었다. 대청댐이 만들어지면서 일대 홍수피해를 보던 상인들은 홍수 걱정 없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근래 들어서는 바닥에 쌓인 흙을 양옆으로 거둬내고 하상도로를 개설해 시내로 진입하는 차들과 외곽으로 가는 차들을 분산시켜 원활한 교통망을 구축했다. 낭성면 머구니 고개를 시작으로 가덕면 한계리 내암리 일대에서 시작한 물줄기는 청주 중심지를 통과하여 미호천과 합류하고 금강을 거쳐 서해에 이른다고 한다. 청주시민들의 넉넉한 마음과정이 이곳에서부터 시작되었나 보다. 봄이면 노란 개나리꽃이 무심천에 피어 황금물결을 이루어 그 아름다움에 가던 길을 멈추게 된다. 어린 딸과 손잡고 걸었던 추억을 상기시키며 천천히 걸었다. 노란…
청주의 상징은 직지다. 어디를 가든 직지를 알리는 홍보물이 넘친다. 왜 그토록 집착하는 걸까? 청주에서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들어 '직지심체요절'이란 책을 인쇄했는데 서양보다 78년 앞섰기 때문이다. 만약 청주에 직지만큼 소중한 유산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얼마 전 청주 MBC에서 '최석정을 아십니까?'라는 뉴스를 보도했는데, 직지만큼 소중한 조합수학을 세계 최초로 창시했다는 내용이라서 소개한다. "첨단산업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수학 원리를 충북과 연관된 조선시대 한 재상이 서양보다 61년 앞서 만든 사실을 아십니까? 그 주인공인 최석정의 수학적 업적이 최근 중앙에서 활발하게 조명 받고 있지만 정작 지역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병자호란 당시 주화론을 폈던 최명길의 손자로 영의정을 8번이나 지낸 명재상 최석정이 주인공입니다. 그는 말년에 진천에서 후학을 가르치다가 청주 북이면 대율리에 묻혔습니다. 문인이었지만 천재 수학자이기도 했습니다. 반도체, 방사광가속기, 통신 등 첨단산업에 활용되는 조합수학은 그가 저술한 수학책인 '구수략(九數略)'에 나오는 '9차 직교라틴방진'으로 세계 최초로 조합수학을 창시한 것입니다. 최초 발표자로 알려졌
짧은 질문을 받았다. "교직은 노동직, 전문직, 성직 중에서 어디에 해당되나요?" 머리가 하얀 임용 면접관이 20대 중반인 나에게 던진 질문이었지만 반백이 넘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질문이다. 그 질문은 예상 문제 중의 하나였다. 같이 시험을 본 친구들과도 교직이 왜 전문직인지에 대해 논리를 세워두었다. 면접을 마친 발걸음은 가벼웠다. 교육 현장에서 노동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현장에 와보니 정말 교직은 노동직이었다. 그 중요하다는 학교 공개 수업과 운동부 지도는 신규의 몫이었다. 전문적 경력을 요구하지 않았다. 수업을 제대로 했다는 단순한 증거 서류를 일주일 단위로 작성해야 했다. 학생들과 창의적인 수업을 어떻게 전개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감사에 필요한 서류를 반드시 갖추는 것이 더 중요했다. 주위 눈치와 자기 검열 때문에 작은 양심마저 쪼그라들었다. 지도서와 교과서를 벗어난 내용과 사고를 용납하지 않았다. 그러던 그때도 학생들에게 창의성을 강조했고 교사에게는 자율성을 강조했다. 내가 소가 되어 웃어주었다. 열린 교육의 광풍이 휘몰아치고 수행평가가 학교에 정착될 즘에 모든 학교에 학습센터로서의 도서실이 마련됐다. 교과서를 벗어난 자료를 정보통신과
1980년대만 하더라도 집에 차가 있으면 부의 상징이었고, 자랑거리는 자연스레 사람들을 자동차 앞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게 만들었다. 자신과 전혀 관련이 없는 자동차라도 보기 드문 자동차라면 자동차와 기념 촬영을 하려 차 주변으로 슬금슬금 모이곤 했다. 자동차는 과학이 만들어낸 대단한 소비품으로 도로 발달을 촉진 시켰고 물량, 유통, 산업의 급속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자동차는 지난 1769년 프랑스의 군사학자 니콜라스 조셉 퀴뇨(Nicolas-Joseph Cugnot, 1725~1804)에 의해 만들어 졌다. 바퀴가 3개로 구성된 증기 트랙터이며 대포를 끌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물을 통한 증기로 움직이는 구조였기 때문에 증기 생산을 위한 물을 15분마다 보충하며 운행해야 했고 핸들을 꺾거나 제동하는 것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미완의 기술이었다. 그러나 이 기술은 개인이 조작 가능한 새로운 방법으로 계속 시도되고 발전되었다. 증기차는 나왔으나 큰 덩치로 인해 개인이 사용하기 적합지 않자 영국의 로버트 앤더슨 (Robert Anderson)은 1832년 최초의 전기차를 개발했다. 1859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가스통 플란테 (Gaston Plante
1961년 창립한 인구보건복지협회는 60년 동안 시대 환경에 맞춘 저출산 문제 등의 인구변화대응, 임신·출산·육아 환경조성, 국민건강증진이라는 공익적 가치 실현을 위해 협회의 사회적 사명과 위상을 드높이고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해야할 때이다. 이러한 공익적 가치 실현을 위해 협회 임직원들과 함께 많은 노력을 해왔다. 2020년부터 시작된 전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코로나19의 펜데믹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우리나라는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과 지속적인 출산율 저하를 동시에 격고 있으며 이제는 출생아 수가 2017년 40만이 무너지고 5년도 되지않는 2020년 출생아 수는 27만명으로 출생아수가 사망자수를 따라 가지 못하는 인구자연감소라는 초유의 현상을 맞이하여 우리는 온힘을 모아 이에 대항해야 할 때이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는 우리나라의 백년대계와 관련된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문제인 것이다. 심화되고 있는 고령화 문제도 커다란 사회 문제이지만 대한민국이라는 커다란 틀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견디고 이겨낸 우리 국민들이 결국 백년을 바라보고 준비하여야 장기적이고 중차대한 문제인 것이다. 젊은 세대의 인식변화와 그보단 어린 세대들에게 보다 나은 미래의
친구들과 나는 길을 걷다 길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보면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을 우스갯소리로 꺼낸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속담의 뜻과 상황이 다르지만 실제로 쓰레기들이 모여 산을 이루고 있다. 우리의 생활은 환경과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밀접해 왔지만, 현재는 과거보다도 더욱 밀접하게 느껴진다. 코로나19로 인해 바깥 생활이 한정돼 일회용품 쓰레기 배출량이 가파르게 증가했고, 제대로 분리배출 또한 잘 되지 않는다는 말을 심심찮게 많이 본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게시판에 분리배출 방법 홍보물을 게시해놓거나 관리사무소에서는 투명 페트병은 내용물을 버리고 라벨을 벗겨서 배출해달라는 등의 재활용 쓰레기 등 배출 방법을 방송한다. 비단 집에서 나오는 일회용품 쓰레기뿐만이 아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꽃 구경을 다니는 사람들이 과거보다는 뜸해졌으나, 1~2년 전까지만 해도 꽃구경 시즌만 되면 꽃이 만개하는 장소는 무단투기 쓰레기는 자연경관을 해쳐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우리는 길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라는 말을 어렸을 때부터 듣고 자란다. 그러면 길에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는 사람들은 그 말을 들
'언제 밥 한 번 먹자.'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과 나누는 대화 중 빠지지 않는 대화의 한가지다. 거리에 서서 반가운 마음을 표현하며 서로 살아가는 짧은 이야기를 나누고 이내 헤어져야 할 때가 되면 꼭 하는 말 '언제 밥 한 번 먹자.' 나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도 흔하게 하는 말일게다. 그런데 그렇다고 이 말을 꼭 지키고자 하는 이는 별로 없는 것 같다. 또한 상대가 이 말을 꼭 지킬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별로 없는 듯 하다. 그저 지나가는 상투적인 말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빈 약속들이 꼭 나쁘다고만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죽을 때까지 평생 사랑할게.' '언제 같이 여행 가자.'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게'처럼 지키지 못할 약속의 말들이 참 많다. 하지만 어찌 보면 이런 말을 듣는 순간만큼은 설렘과 기쁨, 감동을 주지 않았을까? 아주 잠시라도 말이다. 이렇게 사람들은 때때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흔한 약속을 하고 서로를 위로하며 오늘을 사는 건 아닌가 싶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배웠고, 삶을 살면서 한 번 한 약속은 꼭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며 살아왔다.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반드시 10분 먼저 약속 장소에 나가서 기
커피의 향미를 감상할 때 색상이 머리에 그려진다면 행복하다. 색이 커피 맛을 더욱 사무치게 만들기 때문이다. 케냐 니에리 장고농장 커피를 마실 때 토마토 꼭지의 진녹색이 마음에 스치고, 콜롬비아 킨디오 라모렐리아농장 커피는 핑크빛이 감도는 노란색을 떠오르게 한다. 에티오피아 구찌의 케노 내추럴커피는 시간에 따라 황도 복숭아 같은 주홍빛이 나타났다가 농익은 파인애플의 속살인 듯싶더니 진붉은 장미가 된다. 좋은 커피는 모두 특정한 색을 떠오르게 하고 그 인상으로 우리에게 보다 깊이 기억된다. 커피의 품질을 향미로 평가하고 묘사하는 커피테이스터(coffee taster)들은 1990년대부터 향미 속성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플레이버 휠(flavor wheel)을 사용하고 있다. 명확한 수치로 나타낼 수 없는 향미의 품질과 수준을 속성으로나마 소통하기 위해서이다. 2017년에는 플레이버 휠에 색이 의미 있는 정보의 하나로 추가됐다. 디자인을 위해 사용되었던 색을 특정 부류의 맛과 연결 지어 표현한 것이다. 꽃향과 단맛은 빨간색, 산미와 발효취는 노란색, 식물체의 생동감은 녹색으로 칠하는 방식이다. 시각과 청각은 그 강도를 수치로 나타낼 수 있고, 미각과 냄새…
이제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떠오른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전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4월 40여 개국 정상이 참여한 기후 정상회담이 '탄소중립'과 '그린수소'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정리됐단 사실은 이러한 현실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해결이 곧 탄소중립이라는 사실에는 다들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 해결책으로 주목받는 방법이 다름 아닌 '그린수소'일까· 일반적으로 수소는 이산화탄소의 배출 정도에 따라 그레이 수소, 블루 수소, 그린 수소로 분류된다. 현재 생산되는 수소의 약 96%를 차지하는 그레이 수소는 화석연료로부터 약 1㎏의 수소를 생산하는 데에 이산화탄소 10㎏를 배출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 그린 수소는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 수소로, 탄소중립시대의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유럽연합(EU)에서는 블루 수소, 그린 수소 인증 기준을 마련하고 수소의 친환경성을 인증하는 '수소 원산지 보증제도'를 2016년부터 구축해 그린 수소 정착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1년 3월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청정수소
지방소멸! 지방소멸 측정은 일본의 마스다 히로야가 지방소멸론을 주창할 때 사용한 마스다 지표가 대표적이다. 흔히 가임여성연령과 노령인구의 기준점을 가지고 분석하게 되는데, 우리나라가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기는 하지만, 초혼 및 출산연령 상승, 노령층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와 같은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감안 한다면 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2031년 인구감소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내년엔 2027년 이전으로 조정될 것이라는 뉴스는 국가적으로 점점 심각한 상황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더욱 설득력이 힘을 얻는 상황이다. 그동안 발표된 정부정책들이 선언적 의미를 내포했다면, 최근의 발표된 행안부 정책은 목표를 설정하고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된다. 발표된 ‘지방소멸 대응대책 추진방안’은 특별법 제정 등 제도적 추진체계 구축, 지역주도 인구활력계획수립 및 재정지원을 통한 지역주도성 강화, 지역간 협력을 통한 분권제도 정비 등 지역협력 활성화 방안마련, 생활인구의 개념 및 인구활력지표 등 사후관리체계 구축 등 지역활력 증진을 위한 맞춤형 지원체계 등이 주요 핵심정책으로 요약된다. 또 하나 눈여겨 볼만한 의미있는 시도
2020년에 창궐하기 시작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하면서 이제는 오미크론을 통해 전 세계를 5차 대유행의 시기로 몰아가고 있다. 그동안 세계 각국은 발병 초기의 급격한 경제위축을 다양한 정책 시행으로 발 빠르게 회복시켰지만 유행 시기가 반복될 때마다 시행된 봉쇄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는 경제를 출렁이게 만들었다.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경제의 파고 속에서 충북은 그 위협을 잘 막아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팬데믹 이전 충북경제는 수도권 인근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과 함께 IT, BT(Bio Technology) 산업 선점에 따른 경제적 효과와 적극적인 투자 유치 전략 등을 통해 2015~2019년 연평균 GRDP 5.4% 전국 최고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성장세가 강했던 만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축도 거세게 나타났다. 경제주체들의 경제심리가 급격히 하락하였으며, 2020년 중 생산과 소비의 하락폭이 전국보다 크게 나타났다. 이를 과거 5년의 장기 평균과 비교하면 제조업은 10.4%p, 서비스업은 5.6%p나 하락하였다. 다만 수출이 반도체, 의약품 등을 중심으로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충북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었다. 금년에도 코로
두 해 동안의 코로나로 일상이 변해 버렸다. 사적 만남을 자제하려니 혼자서도 즐거울 일을 만들어야겠다. 평소 혼자서도 잘 논다는 말을 듣던 터라 놀거리를 찾는 것쯤이야 여반장이다. 교육이 없으면 조반 후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는 아내를 반강제로 산에 모셔 가며, 안되면 혼자라도 낙가산 산록에서 2시간가량 걷기 명상을 한다. 걷는 데 집중하노라면 발걸음이 앞으로 나가는지 산길이 내게로 다가오는지 헷갈리기도 한다. 걷다가 이따금 여기가 어딘가 하여 화들짝 주변을 살피거나 잘못 접어든 바람에 길을 되짚어 온다만 그래도 좋다. 바야흐로 무아지경 또는 물아일체의 경지에 접어드는 것인가. 점심 후엔 골프 연습장에서 2시간 동안 샷 연습으로 스윙 동작을 몸에 익힌다. 마치고는 곧바로 헬스장으로 이동해 기구 운동을 1시간 반 또는 2시간 하고는 저녁 식사 전에 귀가하므로 하루에 6시간 정도를 운동에 투입하는 셈이다. 다른 것을 더하려 해도 시간이 부족하니 그나마 가끔 잡던 국궁은 천상 70세 이후로 미루고(그때 43파운드의 활을 당길 수 있으려는지 살아 있으려는지도 모르나), 이따금 한나절 동안 무심천 내음새를 맡던 자전거 라이딩도 큰맘 먹어야 한다. 어디 그뿐이랴! 전에
과거의 여성은 대부분 결혼 후 남편이 있는 곳에 살았다. 거기서 여생을 보냈기 때문에 거리가 멀다면 친정과의 왕래가 적었다. 결혼으로 딸은 멀리 떠나 버리고 아들은 부모를 부양한다는 생각으로 말미암아 남성 중심의 가정구조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들의 출산은 절실했고, 아들을 귀하게 여겼다. 따라서 차별이 발생하기도 했다. 영화나 소설의 소재에도 등장한다. 대표적인 드라마가 많은 이들이 공감했던 ‘아들과 딸’ 이다. 가까운 친구는 이 드라마를 보고 남동생이 갑자기 심한 감기에 걸렸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혹한기 어린 남동생이 기침을 많이 해서 부모님께 알려 급히 병원으로 데려갔는데 친구에게 누나가 되어서 동생이 아프도록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심한 호통을 들었다고 한다. 그때 친구의 나이 고작 여섯 살이었고 본인 역시 어렸기 때문에 아이가 아픈 전조 증상 몰랐다고 했다. 멀지 않은 과거의 일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사회와 과학의 발달은 남녀 구분 없이 모두 한 가족이라는 인식이 확립된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 통신매체와 교통수단의 발달로 어디서든 가족들을 만날 수 있고 가깝게 왕래하는 시대에 도래했다. 전화로 언제든지 소식을 주
아침 싸늘함이 오히려 상쾌함을 주는 것은 생활의 역설인 듯하다. 소싯적의 건넛방 문고리에 손이 쩍 달라붙는 추위, 머리맡에 둔 자리끼가 단단하게 얼어버리는 추위 속에서도 웃음이 넘쳤던 기억이 새롭다. 되돌아보는 시간은 미소를 머금게 한다. 힘들었어도 그 안에 재미가 있었고, 생활의 여유가 생겼어도 아픔은 존재하고 있었다. 공부를 핑계로 몇 분을 인터뷰하는 계기가 있었다. 그 분들의 과거 속에서 마주한 진한 아픔과 슬픔 그리고 열정, 삶에 대한 집착, 자기 삶에 대한 처연한 분석 등이 스스로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 그들의 지난 시간이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받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나름대로 노력한 삶이었다는 점에서, 본인의 입장에서 조그만 성취를 이뤘다는 점에서 나름 만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 70~80대에 접어든 사람들은 공부를 하고 싶어도 경제적 이유로 좌절된 경우를 많이 봤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 중에는 제자리 멈춤보다는 생활고를 이겨내면서 늘그막에 자기가 하고 싶었던 것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다. 평생 일군 조그만 가게 안에서 어설프게나마 색소폰도 불고, 이미 갈라진 목소리지만 노래에 자신을 갖고 음반을 내기도 한다. 화선지를 깔아놓
지금은 퇴직해 일에서 손을 놓았지만 한창 일할 때 일화이다. 가가호호 방문해 초, 중, 고 학생들에게 자기주도 학습에 대한 필요성, 플립러닝과 미래시제형 교육은 어떠한 방법으로 이뤄져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인천에 있는 영종도에 방문 약속이 잡혔다. 물론 학부형 요청에 의해 방문하는 길이었다. 영종도에 도착해 지도를 보며 약속된 집에 도착해보니 약속한 당사자는 보이지 않고 손님들만 가득했다. 학생 또한 없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 다음 집도 같은 상황이었다. 방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침까지 거르며, 허둥지둥 달려왔건만 상대는 약속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지키지 않았다. 섭섭함과 서운함 실망감을 뒤로하고 되돌아와야 했다. 들어갈 땐 도선을 이용했지만 나올 때 신공항 전용 다리를 통해 돌아왔다. 시원하게 탁 트인 신공항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약속이라는 단어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오래된 벗과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호젓한 가야사에서 벗을 만난 김장생의 행복하고 즐거운 모습과 오늘일이 겹쳐지면서 1970년대 버스 승강장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邂逅伽倻寺 行裝帶雨痕(해후가야사 행장대우흔) / 相逢方一笑 相對却忘言(상봉방일소 상대각망언
단풍잎이 곱게 물들어 가는 시월 그믐께다. 이 때가 되면 왠지 방랑자가 된 듯 어디든 가고 싶어 안달이 난다. 마침 며칠 후에 기차여행을 떠난다는 지인을 만났다. 기차 여행을 간다는 그와 동행하기로 약속을 단단히 했다. 그 후 소풍 간다는 말만 들어도 밤잠을 설쳤던 초등학교 때처럼 마음이 들떴다. 이것을 보면 나이와 상관없이 동심은 내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가 보다. 미세먼지도 없는 쾌청한 이른 아침 오근장역에 도착했다. 대합실에 들어가니 어느 때, 어디라도 좋으니 기차여행을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분위기다. 기차시간에 맞춰 검표원도 없는 개찰구로 나갔다. 자주 이용하지 않은 탓인지 예전과 달리 어색해 하며 제천방면으로 가는 플랫폼을 찾아갔다. 10여 분 정도 기다리니 충북선 무궁화호 열차가 미끄러지듯 달려왔다. 기차가 도착해 승객이 내리자마자 서슴없이 승차해서 좌석번호를 찾아가 앉았다. 열차 안은 너무 조용해서 다른 손님들 눈치가 보여 동행한 지인들과 수다를 떨 수가 없었다. 이 분위기가 바로 시민의식이 향상됐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창가에 앉아 단풍잎 색깔이 산자락마다 아름답게 짙어가는 풍광은 둘레 길을 걸으며 보는 풍광과는…
저물어가는 한 해의 끝자락에 구세군의 자선 남비와 사랑의 종소리가 들려온다. 어느새 연말이라니,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자신을 비춰본다는 시인처럼 걷던 걸음을 멈추고 지나간 삶의 궤적들을 들여다본다. 내가 누리는 모든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회한과 슬픔, 그리고 잔잔한 기쁨의 순간들도 지나고 나면 은혜와 선물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사랑의 빚을진 이들을 헤아리며 고맙다는 인사를 올린다 예년 같으면 성탄 및 연말 행사로 붐볐을 거리가 차분하니 한산하다. 창궐한 코로나 여파인지 12월의 거리에 캐롤 소리도 들리지 않고 화려하던 트리 장식마저 자취를 감춘 삭막한 분위기다. 크리스마스는 교회를 다니든, 다니지 않든, 누구에게나 설레는 날이 아니던가, 쓸쓸한 거리에서 어릴 적 크리스마스를 회상하며 그리움의 나래를 편다. 어렸을 적 내가 살던 고향에는 언덕 위에 작은 예배당이 있었다. 양철 지붕 위에 조그만 나무 십자가와 시골교회의 눈 덮인 겨울 풍경은, 한 장의 성탄 카드처럼 우리네 마음을 밝혔다. 낡은 종탑과 뉘엿뉘엿 들리던 풍금 소리가 초로의 길에 향수를 달래며 이따금 추억을 부른다. 산골 마을에 짧은 겨울 해가 어둠을 내리면 동네 아
조선시대 명인들이 외가에서 많이 출생한 것은 당시 사녀가 임신하면 일정기간 친정으로 돌려보냈던 습속 때문이었다. 시부모가 임신으로 고생하는 며느리를 친정에 보내 친 어머니의 상관을 받도록 배려한 것이다. 율곡 이이(栗谷 李珥)는 파주가 고향이면서 모친의 친가인 강릉 오죽헌에서 태어났다.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도 회덕이 고향이면서 외가인 충북 옥천에서 출생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청주 낭성이 고향이었으나 대전 회덕에서 태어났다. 지자체 들이 위인 명인들의 고향을 아전인수 격으로 주장한다. 심하게 다투는 진풍경도 연출한다. 강릉 오죽헌엘 가면 관광객들에게 율곡이 강릉 출신임을 각인 시키고 있다. 파주시도 현창 사업을 하느라 율곡이름을 딴 습지공원도 만들고 야단법석이다. 우암의 경우도 충북과 대전이 서로 자기네 지역 출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류들이 자신이 태어난 고향보다는 처향을 선택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부인이 편하기 때문이다. 조선 명종 대 학자 대곡 성운(大谷 成運)은 낙향하여 부인 김씨의 고향인 보은 종곡에서 숨어 살았다. 임금이 여러 차례 불렀으나 벼슬을 받지 않았다. 대곡이 은거한 종곡은 속리산이 가까운 곳으로 처향을 떠나지 않은 것은 바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학사일정에 혼란이 있었지만 수능시험 성적이 발표되면서 각 대학마다 수시모집 전형이 이뤄지고 있다. 일부 시험 문항에 문제가 있어 지원에 혼돈을 피할 수 없지만, 큰 흐름은 예년과 다르지 않다. 진학을 원하는 모든 수험생들에게 있어 청운의 뜻이야 저마다 다르겠지만 교정을 오가는 입시생들의 발걸음 소리에는 꿈과 희망이 역동적으로 요동치고 있다. 모든 수험생들은 엄혹한 시간을 보내며 학업에 열중한 노력의 결실이 잘 구현됐으면 하는 바람이 그 어느 때 보다 간절하다. 제한된 입학정원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전공 분야에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극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제는 면접을 대비해야 한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변수나 요소들을 점검해야한다. 면접을 대비하는 핵심 요소를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고 한다. 신언서판은 당나라 태종이 실시한 과거제도에서 인재 선발의 기준이었다. 신언서판을 두루 갖춰야만 유능한 인재로 평판 받을 수 있었다. 바르고 단정한 몸가짐이나 자신감 있어 보이는 표정,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고 조리있게 말하며 사물과 현상의 이치에 대한 올바른 판단력과 분별력은 오늘날 면접시험에도
2021년 전 세계를 공포와 불안에 떨게 한 코로나19로 인한 여러 가지 사회적인현상에 수 많은 변화들을 가져왔다. 코로나19의 높은 전염성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결혼식, 장례식에 참여하는 인원이 제한되는 식당 등 자영업자들의 생계도 불안하게 되었으며 직장인들 또한 재택근무로 전환되고 육아 맘들은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우리의 일상에 수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저출산 문제는 우선 비혼이 심화되었다는 것으로 대변된다. 취업이 힘들고 결혼식이 미루어지고 미혼의 젊은 남녀들에게 우선 결혼에 대한 인식도도 낮아진 가운데에서 더욱 결혼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결혼을 한 젊은 부부들도 육아에 대한 커다란 부담감을 갖게 되어 출산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탄은 우선 합계출산율에서 초유의 사태를 맞게 하고 있다. 2019년에 0.918로 간신히 지켜오던 0.9의 벽은 2020년 0.84명이라는 인구학 교과서에나 나오는 출생자수가 사망자수보다 적은 "인구의 자연감소"라는 전 세계에서도 찾아 볼수 없는 현상을 현재 12월까지 9개월을 이어오고 있다. 더 문제는…
한 아이가 제대로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한 아이가 어른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주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를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주변을 돌아보면 마을 사람들은커녕 누구보다 아이 옆에 있어주어야 할 부모조차 시간을 내기 어렵다. 과연 이뿐인가· 부모가 출산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쉽지 않아 누군가에게 아이는 어느 때보다 현실성 떨어지는 이야기가 되었다. 2021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생률은 세계 최저 수준인 0.84명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아이 안 낳는 나라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았다. 출산축하금과 장려금을 증액하고 부모의 출산휴가를 확대하며 육아휴직의 한계를 지워나가는 정책에도 한국의 출생률은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해마다 출산 장려 정책을 확대해나가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아이를 포기하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간극은 어디에서 오는가· 다음의 사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아버지의 육아휴직을 보장하고 부모 동시 육아휴직을 허용하는 등 정부에서는 육아휴직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
# "국가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놈이 많습니다." 39세의 노총각은 신문광고를 보면서 솔깃한 기분을 느낀다. 도둑놈만 잡을 수 있다면 그 아까운 세금을 서민을 위해서 쓸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답이라도 하듯 눈길을 끄는 문구가 있다. 누구든 결혼하면 3억 원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 많은 돈을 그냥 주는 걸까. 결혼자금으로 1억 원, 주택자금으로 2억 원씩 주겠다는 것이다. 노총각의 표정이 실망으로 바뀐다. 결국 융자를 해주겠다는 것인데 내가 무슨 담보가 있나. 그게 아니다. 무담보 무보증 무이자라는 것이다. 공돈이나 마찬가지다. 드디어 결혼을 할 수 있게 됐다. 허경영이 대통령에 당선돼야만 가능한 일이다. 취임 후 2개월 내에 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노총각은 설레는 기분으로 핸드폰을 꺼내든다. # 이 광고를 보고 놀라는 여자도 있다. 애를 낳으면 출산수당을 5천만 원씩 주겠다는 것이다. 결혼 3년이 지났는데도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시어머니와 사이가 안 좋다. 키울 능력도 없으면서 낳기만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게 그녀의 주장이고, 저 먹을 것은 타고 난다는 게 시어머니의 반박이다. 여자의 표정이 밝아진다. 출산 수당을 줄
어느새 5학년이 되었단다. 어깨를 살짝 덮은 생머리에 뿔테 안경을 쓴 뽀얀 얼굴, 반짝이는 검은 눈과 야무진 입매, 아이가 숙녀티를 내며 내 앞에 나타났다. 아이를 처음 만난 건 7살 때였다. 작은 키에 카랑한 목소리를 가진 아이에게 동화 구연을 지도했다. 오전엔 24명의 아이들과 정신없이 수업하고, 오후엔 밀려드는 공문을 처리하는 와중에 틈을 내어 매일 아이를 가르쳤다. 구연하는 자세, 성량 조절법, 얼굴 표정, 그리고 무대 매너 등을 알려주었다. 아이는 힘든 내색 없이 잘 따라 주었다. 석 달 여를 그렇게 연습한 아이는 충북동화구연대회에서 1등을 해 당당하게 교육감상을 받았다. 그 작고 당차던 작은 아이가 몰라보게 커서 인사를 한다. 한해를 마감하는 12월, 시민과 함께하는 시 낭송회에 학생을 출연시켰으면 좋겠다는 집행부의 제의를 받고 내 머리에 퍼뜩 떠오른 아이였다. 아이의 보호자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는 좋은 경험이 될 거라며 기쁘게 전활 받았다. 그런데 며칠 후 집행부에서 연락이 왔다. 출연하려면 PCR 검사 증명서와 출연자 교육을 받은 이수증을 제출하라는 것이다. 콧속에 면봉을 쑤셔 넣어서 하는 검사가 얼마나 힘든 것인 줄 알기에 멈칫거렸다. 아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