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제사상에 다식을 올렸다. 깨다식과 송홧가루 다식과 송화다식이다. 백화점에서 사 온 것이었으나 제삿날이면 다식판에 박아내던 정경이 떠오른다. 아버지와 함께 큰집에 당도하면 나물과 산적 등은 이미 장만한 후였고 큰어머니와 사촌 언니는 다식판을 벌여 놓고 흑임자에 꿀을 넣고 반죽을 하고 있다. 곱게 뭉쳐지면 다식판에 박아내고 곧 바로 제상을 차렸다. 제사를 지낼 동안의 관심사는 다식이었다. 도착하는 즉시로 흠집이 난 것 몇 개를 먹은 뒤였으나 그것만 가지고는 성에 차지 않았다. 제사가 끝난 뒤 밤 대추며 곶감을 바구니에 담아 내 가는 동안 광으로 가서 제상에 올리고 남은 다식을 꺼내먹었다. 똑같은 맛일 텐데도 몰래 먹어서 더 맛있는 것 같았다. 다식은 신라와 고려시대에 생겨난 한과로 차를 마실 때 곁들이는 음식이다. '다식'이라고 할 때의 다 자(子)는 '차(茶)'를 나타낸다. 밤 가루와 콩가루 등을 꿀에 반죽하여 박기도 한다. 그런데도 남다른 정성이 느껴진 것은 다식에 새겨진 글씨 때문이다. 백화점에서 사 온 다식은 간단한 문양이었으나 어릴 때 먹은 다식에는 복(福)자를 새기고 혹은 목숨 수(壽)와 기쁠 희(喜)자가 새겨져 있었다. 다식은 종류가 많
이제 꼭 6개월 남았다. 올해 6월 말이면 나도 정년퇴직을 하게 된다. 지난 12월 말, 나보다 6개월 앞서 나가는 선배들을 떠나보냈다. 코로나19 방역조치 때문에 다 같이 모여서 회식을 하는 것은 엄두도 못 냈고, 약간 완화되었던 방역 조치가 다시 강화되기 직전 간신히 8명이 모여서 점심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 자리에 동석했던 나는 마치 내가 그 자리의 주인공이기라도 한 것처럼 마음이 착잡했다. 하긴 6개월 후엔 내가 정말 주인공이 되니 남의 일 같지 않은 게 당연했다. 식사하러 가기 전 사무실에서는 간단한 퇴임식 행사를 가졌다. 이번에 퇴직하는 선배는 총 세 분이었다. 예전 같으면 단 한 분이 퇴임을 하더라도 저녁에 전 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퇴임식을 하면서 눈물을 글썽여가며 송사와 답사를 주고받고, 차가운 소주잔이라도 주고받았을 텐데, 요즘 세상이 어디 그런가. 기념사진을 찍는다고 찍었지만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서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찍으나 마나 한 사진으로 남을 뿐이었다. 멋진 은퇴식은 꿈도 꿀 수 없는 참 불행한 시기에 나가는 선배들이었다. 한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정년퇴직은 정말 중요한 생의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살아온 인생의…
작년 말에 선비 교육으로 하남의 모 중학교에 가게 되었다. 촌사람에게 교통량 많고 길도 복잡해 가는 것 자체가 긴장되는 서울행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인 서울 자체도 부담스러운데다가 청주에서 하남까지 출근길의 혼잡은 상상도 안 된다. 밀릴 것까지 감안해 3시간 남짓 긴장된 운전으로 시달리게 생겼다. 서울 갈 일을 궁리하고 있는데 이번 교육을 주선한 남 팀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학교 측에서 코로나 때문에 줌으로 선비 교육을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 가서 줌으로 수업하는 것이 아니라 재택으로 진행하란다. 줌 수업을 안 해봤으니 촌놈 서울 가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일이 나타났다. 할까 말까를 고민하는데 관련 고수인 서울 이 위원이 줌 활용법을 가르쳐 준다기에 어차피 해 볼 일인데 이참에 배워보기로 했다. 줌 수업은 매주 월요일 저녁에 화상회의로 '近思錄' 공부하는 것과는 또 다르다. 호스트가 돼 수업 자료인 파워포인트를 공유하고는 탑재된 음향이나 동영상이 제대로 구동돼야 한다. 남은 2주 동안에 수업을 담당한 서울 경기 충청 지도 위원들이 줌 수업 외에 파워포인트 작성법까지 더 배우자고 의견을 모았다. 매일 오후 8시부터 2시간을 줌으로 공부를 하는
추워진 겨울 날씨에 더욱 조심해야 하는 질병중 하나는 심근경색이다. 몸의 혈관은 외부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기온이 내려가면 수축반응을 보여 혈관 내에 혈전(피떡) 발생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심장은 3개의 큰 관상동맥에 의해서 산소와 영양분을 받는다. 이중 어느 하나라도 갑자기 피떡에 의해 혈관이 막혀 혈액 공급이 차단되면 심장 근육에 영양소가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에 심장 근육 전체 또는 일부가 죽어가게 된다. 이를 심근경색이라고 한다. 심근경색과 혼동되기 쉬운 질병으로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면서 심장으로 혈액이 잘 공급되지 못하는 것이 바로 협심증이다. 협심증이 생기게 되면, 가슴에 통증을 느끼게 되고 휴식을 취하게 되면 통증이 일시적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통증이 10분 이상 지속된다면 심근경색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고령, 흡연자,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의 경우가 발생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급성 심근경색은 특별한 전조증상이 없기 때문에 사망률이 높다. 즉, 평소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다. 실제로 50% 이상의 환자에게서 평소 특이사항이 없다가 갑자기 심근경색이 발병했다고 하는데 이는, 초기에 발
재해예방을 위한 금지나 경고, 비상시 조치를 위한 지시나 안내사항 등을 그림이나 기호, 글자를 이용해 표시한 것을 안전보건표지라 한다. 표지를 통해 유해 위험 요인에 대해 경고하고 행동요령을 근로자에게 전달한다. 안전보건표지는 단순히 보기 좋은 그림이 아니라 정보를 전달할 목적으로 제작됐으며, 근로자들이 그림이나 글을 보고 즉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좋은 안전보건표지이다. 사용법에 따라 크게 네 가지 색상과 모양을 통해 안전보건표지를 구분하고 있으며, 근로자들은 해당 표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색과 모양만 보고도 뜻을 유추하기 쉽다. 금지와 경고를 나타내는 빨간색은 다른 색상에 비해 눈에 쉽게 띄며 이목을 집중시키기 쉽다. 심리학적으로 붉은색은 보기만 하는 것으로도 심장 박동수가 증가하고 긴박감과 위험을 전달한다. 더군다나 인체가 상처 입었을 때 흘러나오는 '피' 역시 붉은색이기에 주로 '피'와 '생명'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정지신호, 소화설비 및 그 장소, 유해행위를 금지할 때 사용되며 경고를 위해 사용될 때는 화학물질 취급 장소에서 주로 사용된다. 흰색 바탕에 붉은 원과 45도 각도의 사선으로 이뤄지고 금지할 내용은 중앙에 검은색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예전엔 노루 향주머니로 거부(巨富)가 되기도 했다. 이 복주머니를 인간에게 제공한 사향노루는 시베리아, 히말라야 등의 고원에 사는 한대(寒帶) 동물이다. 이런 기후 조건에 적응한 동물이기에 우리나라에선 찾아볼 수 없는 희귀종이다. 어느 문헌에 의하면 여름 철 뱀을 잡아 먹은 노루가 자신의 살가죽에 미향(彌香)이라는 향내를 겨우 내내 축적 시킨 게 바로 사향(麝香) 이란다. 봄이 오면 노루는 이 향이 고인 부분에 통증을 느껴 제 발톱으로 도려낸 것이 사향 낭(麝香囊)이다. 노루가 이 향주머니를 해마다 같은 장소에 묻어두는 습관이 인간에게 큰 돈벌이를 안겨주었나 보다. 이 사향낭은 무게가 약 30 그램 나간다고 하니 그야말로 희소가치를 지닌 이것을 획득한 자는 부자가 될 법 하다. 무엇보다 생향(生香) 1밀리그램 20분의 1만으로도 후각을 자극함은 물론 이것이 묻힌 주변의 숲이 누렇게 시든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이 향낭(香囊)을 들고 과수원을 지나치면 과일이 익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또한 짙은 향내는 섹스어필까지 이끄는 힘을 지녔단다. 오죽하면 옛 기방에서 얼굴이나 몸매가 빼어나진 않았지만 유독 남정네들에게 인기 있는 기생을 일러 '사향녀(麝香女)'로 불렀
세계적인 뮤지컬 캣츠의 주인공 그리자벨라 고양이는 너무나 아름다운 미모를 갖고 태어났다. 더 크고 화려한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 정든 고향과 친구를 뒤로하고 떠나지만, 초라한 모습으로 되돌아온다. 그러나 친구들은 실패하고 돌아온 그녀를 따뜻하게 품어주지 않는다. 외톨이가 된 그리자벨라는 힘든 시간 속에서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겠다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는데 그게 바로 'Memory'다. 이 곡은 세계의 여러 가수가 꼭 한 번쯤은 녹음하고 싶은 가장 아름다운 뮤지컬 삽입곡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았다. 수많은 기억과 추억을 간직하고 새로운 기억과 추억을 채우는 시작점에 있다. 좋은 기억도 아픈 기억도 있을 것이다. 기억하고 싶은 기억도, 지우고 싶은 기억도 있을 것이다. 50여 년을 농부로 살아온 분이 매일의 농사기록들을 모아 책으로 엮어 보내주셨다. 자녀를 대하듯 따스한 시선으로 곡식들을 보듬으며 키워낸 이야기들이 정겹다. 40여 년의 공직생활을 마치신 분께서도 때론 소소하고, 때론 위태했던 여러 기억을 모으고 기록해 회고록을 내셨다. 이분들의 기억들이 모두 순풍이지는 않았기에 더 가슴에 와닿는다. 알고는 가지 못했을 위기와
며칠 전, 밤 11시에 송구(送舊)예배를 드렸다. 늘 드리는 예배지만, 해를 보내는 마지막 예배에 임하는 마음은 어느 때보다 정성을 모으게 되고 진심이 된다. 땡! 땡! 땡! 목사님께서 타종하신다.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다. 이어서 영신(迎新)예배로 들어갔다. 범이 왔다. 범 중의 범, 임인년 검은 호랑이해다. 새로운 해가 온 거다. 조용히 묵상하노라니 20대 후반, 영신예배에 임했던 내 모습이 보인다. 그해도 호랑이해였다. 그런데 무슨 기도를 올리는지 제법 진지하다. 그해 가을, 나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호랑이 줄무늬를 입은 딸을 낳았다. 지금 나는 어떤 마음으로 새로운 해를 살아야 할까. 검은 호랑이는 강력한 리더십, 도전 정신, 열정을 의미한단다. 그러할지라도 36년 전처럼 위대한 도전을 할 수는 없다. 그런데 호랑이 특성 중 도전 정신이란 말이 되뇌어진다. 검은 호랑이를 보고 싶다. 검은 호랑이는 상상 속 동물이 아닌, 실제 뱅골에 7∼8마리 정도 서식한단다. 국토 대부분이 산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에도 옛날에는 호랑이가 많았단다. 지금은 동네에서 야생 호랑이 보는 일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까마득한 옛이야기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영조 2
20대 대통령 선거 운동이 한창 진행 중이다.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대통령 후보들은 얼어붙은 국민의 마음을 녹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 청년 일자리 정책, 젠더 갈등 해소책, 국민 통합 정책, 소상공인 정책, 불평등 문제 해소, 지구 환경 문제 등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정책을 발굴해 국민께 제시하고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이 날로 치열하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이기에 주권자인 국민에게는 당연하고 바람직한 모습이다. 여도 야도 실패했다고 하는 부동산 정책도 예외는 아니다. 공급 문제는 차치하고 부동산 세금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결책을 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종부세와 양도세 중과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종부세는 고가아파트를 가진 사람들에게 재산세 이외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보유세의 대표적인 세금으로 불려 왔다. 양도세 중과는 꼭 필요한 주택 1채 이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양도세를 중과해 다주택을 갖지 못하게 하려는 정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야당의 표현을 빌리자면 종부세와 양도세를 본래의 목적보다는 약탈적 세금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 듯하다.…
"대자연은 삼라만상의 집이요, 오송은 우리의 보금자리다. 지형지세가 변하고 사람이 바뀌어도 삶은 계속되고 삶의 터전은 남는다" 오송생명과학단지 중 오송읍 정중리와 봉산리 일대에 택지와 산업용지 등의 추가 공급을 위해 개발되고 있는 오송2단지 내 오송읍 봉산리 1517에 위치한 정중공원 한쪽 편에 서있는 애향불망비(愛鄕不忘碑)의 첫 문구다. 오송은 동림산에서 출맥한 구릉들이 뒤를 받쳐주고 앞으로는 넓은 평야를 이룰 뿐 더러 조천이 감싸고 돌며 미호천이라는 큰 물줄기까지 더해져 예부터 선조들이 터를 잡고 살던 곳이었다고 한다. 토지개발과정에서는 삼국시대의 백제토기편, 고려의 청동함, 조선 백자 등의 여러 유물들이 출토돼 이를 증명하고 있다. 봉산에서는 꿀벌이 쉬지 않고 꿀을 나르고 율포 밤나무에서는 알밤이 주렁주렁 열렸다고 한다. 오송2단지가 개발되며 삶의 터전을 내어준 마을은 솔미(송산), 벌미(봉산), 점말(점촌), 밤까실(율포), 병마동, 정자터의 6개소나 된다. 밤까실이라는 옛 지명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실향민, 말 그대로 고향을 잃은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얼마나 많은 실향민들이 그들의 터전을 내어주었을까? 우리나라에는 정말 실향민들이 많다
'딩동' 오늘도 호출벨을 시작으로 하루를 연다. 충주시 칠금금릉동 민원실에서 근무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이곳에서는 예상보다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 부모님이 출생신고를 하러 오면 각종 수당과 혜택을 받으실 수 있게 도와드리는 역할을 하고, 아이에게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한다. 반대로 고인의 사망신고를 하러 오신 분께는 각종 상속 재산을 통합적으로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안내해드리고, 고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말소시키는 작업을 한다. 이 두 가지 업무는 그분들의 감정이 나에게까지 전해질 때가 많아 기쁨과 슬픔의 상반된 감정을 하루에 모두 공유하게 될 때도 있다. 또한 설레는 표정으로 고등학생이 주민등록증을 만들기 위해 방문하고, 집 계약 시 필요한 서류를 발급하는 분은 새로운 보금자리에서의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어떤 분은 빚을 갚지 않는 상대방 때문에 답답한 마음으로 법원에 제출할 서류를 준비하고, 어두운 표정으로 이혼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해가는 분도 다녀간다. 이렇게 매일 민원실에서는 각양각색의 감정과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응대하고 있다. 여기서 나의 역할은 그들의 감정선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차분하게 내 할…
옛날 첩에서 낳은 자식들은 자신을 낳아준 아버지를 면전에서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다. 부모 또한 자식으로 대접하지 못했다. 허균의 홍길동전은 서자출신인 실제 친구 유희경을 모델로 삼아 그렸다고 한다. 천재 이단아 허균은 이런 제도에 대한 저항을 하다 미움을 받고 끝내는 저자거리에 참수됐다. 유희경은 당대 천재 시인으로 부안기 매창의 연인이었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아름다운 시는 지금도 현대인들의 심금을 울려준다. 유희경은 서울에서, 연인 매창은 부안에서 인편에 시를 주고받았다. 오지 않는 연인을 매양 기다리는 매창의 한과 슬픔이 묻어있는 명작이다. 아들이 없는 재상들은 대를 끊길 것을 염려하여 첩을 들여서라도 아기를 낳았다. 종손은 아우의 아들을 입적시켜 양자를 삼기도 했다. 추사 김정희 선생도 백부 김노영의 양자로 들어가면서 월성위(月城尉.영조의 사위) 가문의 종손이 됐다. 조선시대 한 대감이 아들이 없자 80세에 노비를 첩으로 삼아 득남했다. 고을의 여러 유지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앞을 다퉈 찾아오며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한 시를 헌정 하는 등 야단법석이었다고 한다. 대가 끊어질 위기에서 소망을 이뤘으니 첩의 자식일지라도 매우 기뻤던 모양이다. 아
-'춘섬 여사'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제가 많은 이들 앞에서 얘기해 본 적이 없어 많이 떨리네요. 잘 부탁합니다." -길동의 신분이 서자(庶子)라 어머니의 설움이 많으셨지요? "하찮은 제가 뭘 알겠는가만 길동이 태어나기 전년(前年)인가 제도가 바뀌었대요. 저나 내나 원한 게 아니었으니 어쩔 수 없었지요. 시대를 잘 못 타고났다고 해야 할지…." -부인을 향한 홍 판서의 사랑은 어땠나요? "그런 걸 얘기해도 되나요? 원래 본부인은 연세가 있고 저 같은 시비들은 어린 경우가 많았어요. 대감님은 가문의 하늘같은 어른이니 총애를 베푸시면 그냥 좋았지요. 대감님이 손을 뻗치시면 거절하기 어려웠고요. 저를 아껴주신다는 느낌은 자주 받았어요." -길동이 어려서부터 재주가 출중했었다지요? "제 아들 자랑이 될까 뭐하지만 주변의 칭찬이 자자했어요. 인물이나 체격도 빠지지 않았고요. 글공부도 꽤 잘 했고요." -아이들이나 어른들 사이에 질투나 그런 건 없었나요? "출세할 수 없는 서얼들이 똑똑하면 세상에 대한 원망이 많아지고 그게 행동으로 드러나면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데다 까딱 잘못되면 가문이 큰 피해를 당한다고 했어요. 그러
20년 전 대학원에서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미술의 특징에 대해 함께 토론하며 수업하던 날이었다. 담당교수님이 가장 이해하기 쉬울 거라며 직접 겪은 일을 사례로 들었다. 한 학생이 졸업 후에도 교수님의 작업실에서 도예작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퇴근 후 저녁마다 학교에 나와서 작업을 하겠다니 기특해서 허락했다. 제자는 흙을 만지고 물레를 돌리며 도자기 만드는 일에 푹 빠졌고 참 열심이었다. 교수님도 한 작품씩 완성해가는 제자를 보며 보람을 느꼈다. 재학생들은 저녁이면 미팅이다 동아리다 얼굴 보기도 힘든데 하루도 빠짐없이 오는 그 친구가 대견했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었다. 이 방법은 어떨까, 이 유약을 써 봐라 하며 도구와 재료를 아끼지 않고 지원했다. 작품들이 쌓여 드디어 가마에 넣는 날이 되었다. 어떤 작품으로 변신할까 궁금해하며 교수님도 제자와 함께 며칠 동안 불 옆에서 떠나지 않았다. 도자기는 유약, 불의 온도와 연기에 따라 표면의 색이나 무늬가 확 달라지므로 어떻게 완성될지 설레기까지 했다. 도자기 가마의 열을 식히는 기간에 교수님은 장거리 출장을 가게 됐다. 업무를 마치고 돌아오던 날 작업실로 바로 달려갔다. 작품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떠서 말
"감사합니다. 축산과 박진용입니다." 축산과 가축방역팀에 있는 내 전화기가 울리면 항상 친절히 인사를 주고 받는다. "브...브루라? 브세루라..? 그거 검사 신청하려구요." 아무래도 2종 가축전염병인 브루셀라병 검사를 말씀하시는 모양이다. 축우는 농장 밖으로 이동하기 전 브루셀라병 감염여부에 대하여 필수적으로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에 축산과에서는 채혈검사를 접수받아 채혈기관 및 공수의사 등에 전달, 축우에서 채혈 후 브루셀라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브루셀라검사 신청이 가축방역팀의 전화대응 60%이상을 자리잡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내일 출하할 건데, 오늘 일단 채혈하러 나와주세요." 바쁘신가 보다. 하지만 전화접수(시청) > 채혈(채혈기관 및 공수의사 등) > 감염여부 검사(동물위생시험소) 순으로 진행하게 되어 검사에 따라 결과가 나오기까지 2주 가까이 기간이 소요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한 채혈기관에 의뢰해 진행하다 보니 농가의 요구를 다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불가하다 안내하기 전 다시 다방면으로 공수의사나 채혈이 가능한 인원에게 연락해봤으나 다들 오늘은 시간내기 어렵다고 한다. "아유 그래도 해줘요…." '저도 죄
셋째 딸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을 때, 발령이 나기 전에 마음에 긴장도 풀기위해 북해도 여행을 함께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비행기 창문으로 내려다보이는 바다는 가슴을 설레게 했다. 우리는 천주교회를 개조해 만든 오랜 역사가 숨 쉬는 호텔에 투숙했다. 경건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품과 성모 마리아에 대한 연민이 느껴졌다. 동화 같은 아름다운 경치와 맑은 공기를 마시며 딸아이와 손을 잡고 아침 산책길에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맑은 물이 솟아올랐다. 주위에는 개 두 마리가 짖지도 않고 어슬렁거린다. 주위에 사람이 없는 것으로 보아 주인 없는 들개인 것 같았다. 개들도 산책을 하나 보다고 생각했다. 호텔에 도착해서 가이드에게 원천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니 깜짝 놀란다. 이곳에는 여우와 늑대가 출몰한다고 했다. 아마 둘 중의 하나일 거라고 했다. 만약 그것이 여우나 늑대라는 걸 그때 알았더라면 오금이 저려 오도 가도 못 했을 것이다. 가끔은 모르는 게 약이 될 때도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 돌아오는 길에 부산에서 내렸다. 부산은 학창시절 추억이 있는 곳이다. 수학여행을 해운대로 갔었다. 파도가 바위와부딪쳐 포말을 일으키며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모습을
"이거 얼마예요?" "몰라요. 헝아가 와야 되여." 신년 벽두에 산 속 동물원에 있는 호랑이를 보고 내려오다가, 꽁꽁 언 저수지 둑에서 사과를 팔고 있는 어눌한 중년을 만났다. 왜소한 체구에 옷마저 툭툭하지 않아 '성냥팔이 소녀'를 보는 듯했다. 배달을 간 형이 와야 한다며 자기는 값을 모른다고 했다. 다음에 오겠다는 우리에게 사과 하나를 건네고는 "끝내저여! 끝내저여!"하며 발을 동동 구른다. "저기 올라오는 작은 차 아닌가요?" 앞서 내려가던 아내가 발길을 돌린다. "헝아다, 헝아!" 몸도 마음도 약한 것 같은 남자의 얼굴이 환해졌다. "동생분 때문에 사게 되네요. 동생이 형님을 어찌나 애타게 기다리는지…."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초췌한 형은 연신 고맙다며 몇 개의 덤과 함께 사과 1박스를 집까지 배달해 주겠다고 했다. "옛날에 서로 볏단을 옮기던 '의좋은 형제'가 생각나네요. 호랑이 기운을 받아서 그런지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네요." 코로나19로 무기한 휴장을 했던 청주랜드동물원이 재개장해 다행히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 정초에 호랑이를 만나고 그 직찍을 지인들께 보내드리는 기쁨까지 누렸다. 세 놈의 시베리아 호랑이 중 한 녀석
박근혜는 석방이 기쁘지 않다. 답답할 뿐이다. 날 부패한 대통령으로 탄핵하고 5년 동안이나 감옥에 가두었다. 뇌물죄로 옥살이를 한 대통령이 방 한 칸이 없어서 엄동설한에 집을 구하러 다닐 수 있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나처럼 청빈한 대통령은 없다. 내가 부정부패를 해서 돈을 뜯으면 어디에 쓰겠는가. 부모자식이 없는데다 남편도 없다, 천지간에 혼자뿐인데 어디에 쓰려고 돈을 뜯겠나. 죽을 때까지 산해진미만 먹는다고 해도 10억이면 충분하다. 아무리 좋은 옷만 사서 입는다고 해도 10억이면 족하다. 평생 유람만 다닌다고 해도 10억이면 충분하다. 아무리 많게 잡아도 백억이면 충분한데 내 재산이 얼마인가. 내곡동 집만 해도 2백억이 넘었다. 박근혜는 벌떡 일어나 창밖을 본다. 이 한을 풀지 않고는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 맨 먼저 떠오르는 얼굴이 윤석열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이다. 어떻게 그렇게 혹독할 수 있나.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어디 있나. 금방 잡아먹기라도 할 것처럼 노려보다가 눈을 감고 만다. 윤석열은 한낱 하수인일 뿐이다. 시킨 놈이 더 나쁘다. 아무리 위에서 시키더라도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 있나. 주먹을 불끈 쥐고…
이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무조건 공평한 대우를 받는 일은 더더욱 없다. 부모를 잘 만나서, 또는 잘 못 만나서 그에 따른 대우를 받는 것도 공평하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다 더 공평한 사회를 꿈꾸며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이론을 만들기도 하고, 각자가 바라는 완전한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혹자는 이 세상에서 공평한 것이 꼭 하나 있는데 그것은 시간이라고 한다. 누구에게나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것만이 공평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24시간이 주어진다 해도 모두 공평한 시간을 누리지는 못 한다.누구는 100년도 살고, 누구는 10년도 못 살고 떠난다. 그러니까 인간에게 주어지는 시간도 공평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꼭 한 가지, 공평한 것이 있다. 인간은 누구나 한 번 죽는다는 것이다. 오래 살던, 짧게 살던 누구나 꼭 한 번은 죽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죽지않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까 여건이나 노력에 관계없이, 예외없이 죽음은 인간에게 공평하게 한 번씩 찾아온다. 벌써 새해가 시작됐다. 2021년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순식간에 열 두달이 지나버렸다. 시간의 빠르기는 나이대로 느낀다고 하지 않았던가. 10대는 10㎞/h로, 50대는…
출근하자마자 컴퓨터 전원 먼저 누르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직장에서 하루 종일 모니터를 바라보고 키보드를 누르는 모습은 아주 익숙해진 지 오래다. 날마다 일만하는 직원들의 노고를 조금이라도 풀어주기 위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벤트로 산타 행사를 했다. "허허허.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산타 복장을 하고 나타난 나를 보는 직원들의 놀란 표정이 사뭇 재밌다. 직원들에게 덕담과 함께 선물을 증정했다. 모든 직원이 다 자신이 받고 싶은 선물을 준비해서 받았지만 미쳐 준비하지 못한 직원을 위해 아주 작은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선물이라고 해 봐야 과립 비타민제 한 통 정도인 것을. 누구에게 말하기도 부끄럽다. "여보세요?" "과장님. 저 ○○○입니다. 선물 잘 받았습니다." "아이구 별 것 아닙니다. 아주 약소합니다. 올 한 해 동안 너무도 열심히 일해 주시고, 충실하게 잘 해 주셔서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 뿐입니다." "아닙니다. 저 그 선물 받고 눈물 나려 했습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까지 챙겨주시니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우리 기관에 부속돼 있는 시설에서 청소원으로 일하시는 ○여사님의 전화다. 산타 이벤트 행사를 하는 날도 이런 저런 일로
지난 44년 동안 계속해서 우주를 향해 항해하고 있는 우주선이 있다. 바로 미국의 무인탐사선 보이저 1호와 보이저 2호다. 두 우주선 둘 다 우리 인류가 사는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우주 공간(인터스텔라)을 날아가고 있다고 한다. 보이저1호는 태양에서 약 227억㎞ 떨어져 있고 보이저 2호는 약 188.7억㎞ 떨어져 있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44년전 기술로 만든 우주탐사선이 저토록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금까지도 우리 지구와 서로 통신을 하며 탐사자료를 송신하고 있다는 게 놀랍다.(마이크로웨이브파 등 광통신으로 서로 통신하고 있다고 하며, 한쪽에서 보낸 통신이 다른 쪽으로 도달하는데 17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보이저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기 직전 지구를 찍은 이른바 '창백한 푸른점' 사진과 이를 나사에 제안한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 박사의 메시지는 춥고 광활한 어둠 속에서 한낱 작은 티끌에 불과한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감동과, 겸손과, 숙연함을 일깨워주었다. 이 두 탐사선에는 우리 지구인들을 대표해 미국의 천체물리학자이자 작가 및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 박사가 마련한 '지구인들이 외계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인 골든 레코드를 탑재하고 있다. 이 골든
코로나19의 기세가 가실줄을 모름에도 불구하고 새해가 밝았다. 오프라인 매장을 하고, 밤에 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대목 중 대목인 크리스마스 성탄절과 연말의 장사를 밤 9시까지 밖에 할 수 없어 참담한 심정일 것이다. 밤에 장사하는 것을 막는 것이 코로나19 감염병이 전파되는 것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지를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오랜만에 일년내내 신경쓰지 못한 아이들의 옷을 사준다고 백화점을 갔는데 물건을 파는 상점이며 음식을 파는 식당가며 경기가 좋지 않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인파들이 즐비했다. 또 길을 가다보면 복권명당인 판매점 앞에는 새해에 새로운 기대로 복권을 구매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옆 블록까지 줄을 지어있는 모습이 조금 걱정스럽기도 하다. 대부분 복권을 파는 판매점은 소규모의 상점에서 판매가 되고 있다. 물론 업주분들이 신경써서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관리를 잘하겠지만 많은 인파가 몰렸을 때 소독이 잘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인펜을 공유해 복권카드에 마킹을 하는 상황도 있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주변만 봐도 장사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정말 극단적인 생각도 한번씩 해봤다는 주변분들의 말을 들
세상 이야기란 무엇일까. 그저 사람 사는 이야기인가. 어쩌면 죽을 때까지도 모를 게 세상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세상 이야기들을 헤아리다 보면 하나의 이야기에 닿는다. 그 유일한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두 개의 갈등일 게다. 그것의 대립이 우리를 두렵게 하거나 고무시키며 그로 인해 생각과 자문을 거듭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인식하는 것도, 세상을 떠날 때도 인식하는 건 아닐까. '분노의 포도', '에덴의 동쪽'의 작가인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이 올해 탄생 120주년을 맞는다. 그는 '에덴의 동쪽'에 대해 내 최고의 대표작이라고 할 만큼 애정을 쏟았다. 이 작품에서 그는 유일한 세상 이야기가 뭔지를 가리키고 있다. 이 책에 공감을 주는 두 가지 바탕이 있어서이다. 첫째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작가의 지독한 사랑을 토대로 트래스크가(家)와 해밀톤가(家) 3대의 이야기를 감명 깊게 전개한 점이고 두 번째는 인간은 운명에 굴복하거나 신에 의지하지 않고도 인간 스스로 죄를 다스릴 수도 있을 거라는 걸 명시한 점이다. 트래스크가(家)의 애덤은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후 고향으로 내려와 지상의…
우리 집엔 닭이 세 마리 산다. 수탉 한 마리와 암탉 두 마리다. 그런데 그 한 마리밖에 되지 않는 수탉이 얼마나 울어대는지. 새벽 3시만 되면 벌써 목에 핏대를 세운다. 주말에 늦잠이라도 잘라치면 게으른 내 마음에 죽비를 내리듯 여지없이 울어댄다. 아무리 부지런해도 그렇지 3시는 너무한 시간이다. 그런고로 나는 닭 키우는 것이 달갑지 않다. 싱싱한 유정란을 먹는 것은 좋으나 사룟값과 빼앗기는 내 잠의 가치를 따지고 보면 별로 남는 장사가 아니다. 게다가 닭장도 치워줘야 하고 물도 수시로 갈아 줘야 하고 수탉이 우는 것이 미안해서 앞집에 죄송하다고 연신 머리도 조아려야 한다. 그런데 남편은 닭을 더 키우기를 원한다. 그래서 자꾸 친정에 가자고 애처럼 보챈다. 성화에 못 이겨 친정에 갔다. 남편은 닭장으로 가서 청계를 세 마리 골라왔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나는 당부한다. "닭이 새로 이사 오면 텃새를 하는 거야. 그걸 막으려면 기존의 닭똥을 새 닭들에게 묻혀줘야 한대. 안 그러면 저번처럼 뒤통수가 피범벅이 되는 거 알지?" "응." 남편은 건성으로 대답을 한다. 몇 해 전에도 새로운 병아리 한 마리를 입양해 왔었다. 그런데 다른 닭들이 그 병아리를 공격해서…
"안녕하세요? 공익신고 좀 하려고 하는데요. 00동 00가게에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어기고 가게에 들어간 사람들이 있어요.""네! 바로 나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청원구청에서 근무할 때 경험이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사회적거리두기 행정명령에 따라 일숙직 근무시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어겼다는 민원신고가 빗발쳤다. 당장에 현장출동을 한 경우에 단순 헤프닝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어겨 경찰과 동행하여 확인서를 받는 사례도 있었다. 정말로 확인서를 받고 끝내는 경우는 결과처리가 명확하기 때문에 신고자에게도 자초지종을 설명하기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현장출동을 한 상태에서 집합금지를 어긴 시민들이 이미 자리를 뜬 경우나 애초에 일행이 아니었던 경우 등과 같이 신고를 한 민원인에게 설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있다. 신고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시민과 이를 어기는 시민 사이에 불공정함과 그것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는 공무원에 대해 항의를 쏟아내는 와중에 당장에 내 입장만 변호하면서 '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만 반복할 경우에는 절대 신고자를 설득할 수 없었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 따르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칙 중 하나는…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