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커피맛집 #느린커피 #지연식드립 #예술공간 #방앗간아니고방앝간 방앗간이 방'앝'간으로 변했다. 방앗간이 30여 년 동안 지켰던 자리를 '예술(art)'이 담긴 카페로 재탄생 시킨 건 유용성 지휘자와 정지현 작가 부부다. 안덕벌 예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온 '드로잉 하우스' 레지던시 작가로 참여하고 있는 정 작가는 30여 년 골목을 지켜온 방앗간이 문 닫자 그 공간이 아쉬웠다. 안덕벌의 작은 역사가 담긴 방앗간을 살려 작업장으로 활용하고 싶었다. 2017년 공간을 완성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 동안 주민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작은 골목이었지만 주민들이 애용하는 길목이었다. 골목을 지나는 이들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문을 열고 들여다 봤다. 이 방앗간은 단순히 곡식을 찧거나 빻는 곳이 아니라 별일이 없어도 늘 드나드는 주민들의 사랑방이었다. 개인적으로만 쓰면 안 될 것 같았다. 작업실에 공공성을 더하기로 했다. 자연스레 예술을 알릴 기회이기도 했다. 유 지휘자는 오랜 세월 빠져있던 커피를 떠올렸다. 보이차의 매력에 젖어있던 그에게 커피의 신세계를 알게 한 곳은 천안의 한 커피전문점이다. 지연식 추출법을 사용한 드립 커피는 첫 모금에 꽃
[충북일보=단양] 단양군이 명품 음식문화 조성을 통해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보다 즐겁고 행복한 맛을 선보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종별 상권 및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단양의 새로운 콘텐츠 발굴 및 관광산업 촉진을 위해 음식 경연대회 수상음식 20 종류를 적극 홍보하고 향토 약선 음식을 육성, 장려하고 지속 발굴 하는데 힘쓰고 있다. 여행 경험과 정보가 풍부한 요즘에는 맞춤화된 여행상품을 계획하고 떠나며 맛 여행을 우선순위로 여행지로 선택한다. 나만의 특화된 여행을 계획하며 꼭 찾는 것이 그곳의 음식 관광만큼 다양한 매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관광도 없다. 자연경관이 빼어나 볼거리가 인상적인 단양은 맛으로도 정평이나 지역을 찾는 미식가들의 발길을 이끌며 체류형 관광으로 접목되고 있다. 더욱이 겨울철에도 몸을 움직이기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여행코스와 함께 다양한 맛의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어 인기다. 밤하늘의 별들과 함께 밝혀진 야경은 밤거리 조명과 함께 낯선 이국으로의 체험을 안겨주며 맛 집으로 발길을 옮기게 하고 있다. 한겨울 추위를 녹일 매운탕 맛 집부터, 지역특화 단양마늘정식, 국민 간식인 마늘순대, 마늘 통닭, 마늘…
[충북일보] #닭발맛집 #매운닭발 #국내산식재료 #조석호대표 "석호네로 와." "여기 석호네야." "지난번에 갔던 석호네 말고 복대동." 중고등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닭발을 뜯는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50대 조석호 대표의 이름을 마구 불러댄다. 조 대표의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입맛이 없을 때 생각나는 것은 단연 매운 음식이다. 매운맛은 단순히 혀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통각과 온도감각이 복합된 피부감각에 속한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닭발은 '빨간 맛'의 대명사가 됐다. '석호네닭발' 조 대표는 중학교 때부터 요리에 관심이 있었다. 어머니가 해주시는 음식을 먹으면서도 레시피를 받아적는 특이한 아이였다. 천편일률적으로 맵기만 한 닭발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다. 본인이 매운 것을 못 먹기도 하지만 자극적인 양념이 쫄깃한 닭발 본연의 맛을 덮어버리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전국의 닭발 맛집을 찾아다니고 비법을 연구하길 3년. 수시로 시식회를 열며 맛을 보완한 뒤 봉명동 골목에서 가게를 시작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걸었다. 흔히 말하는 '목 좋은 가게'가 아니었음에도 손님들의
[충북일보] 청주 용정동 한 골목의 아침은 여느 주택가보다 빠르게 시작된다. 어슴푸레한 어둠 속에 희미한 빛이 골목을 밝힌다. 새벽 3시면 베이커리446 에 도착해 작업을 시작하는 신재용 대표 때문이다. 가게 문을 연 지 2년 남짓. 휴무인 월요일을 제외하면 늘 같은 시간에 나와 밤새 발효된 반죽을 주무르며 하루를 연다. 반죽의 기본이 되는 발효종은 개업을 위해 준비한 것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계절과 관계없이 항상 적정 온도를 맞춰가며 까다로운 발효종이 변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발효종이 달라지면 빵 맛도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작할 때의 마음과 정성이 가득 담긴 이 발효종을 10년, 20년은 물론 가게 문을 닫을 때까지 사용하는 것이 신 대표의 목표다.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던 '동네빵집'은 언젠가부터 자취를 감췄다. 어느 동네나 똑같은 브랜드의 빵집에서 비슷한 맛의 빵을 판매한다. 덕분에 어디에서나 비슷한 빵을 먹을 수 있지만 그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색있는 빵은 드물어졌다. 신 대표가 빵을 생각한 건 진로를 결정하던 고등학교 때다. 어렸을 때 골목에 있던 동네빵집이 떠올랐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어딘지 푸근했던 빵집 아저씨
[충북일보] 오믈렛이 유명한 커피 전문점. '커피니크'에 붙은 다소 의아한 수식어다. 1천 7백 개가 넘는 '#커피니크' 관련 게시물에는 탱탱하고 뚱뚱한 오믈렛이 자주 등장한다.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는 이 음식은 사진뿐 아니라 영상도 많다. 볼록한 가운데를 가르면 녹아내리듯 밥 위로 찰랑찰랑 덮이는 달걀 요리는 박성혁 대표의 '소울푸드'다. 오믈렛의 시작은 9년 전이다. 영상으로 접했던 '키치키치 오므라이스'가 박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상을 보고 수없이 만들어본 오믈렛은 모양과 소스까지 온전히 그만의 것으로 완성되며 박성혁 표 오믈렛으로 재탄생했다. 혼자 즐기던 그의 오믈렛은 지인들부터 감화시켰다. 몇 번의 시험을 거쳐 손님상에 오른 순간 커피니크의 시그니처 메뉴로 등극했다. 박 대표의 요리실력은 탄탄한 기초에서 기인한다. 가게에 들어서면 '한식 조리사 자격증' '영양사 면허증' '향토음식 경연대회 대상' 등 다양한 면허증과 자격증이 눈에 띈다. 군 제대 후 적성에 맞지 않는 이공대에서 식품영양학과로 전과한 것이 전환점이었다. 흥미에 따라 전공을 바꾸자 공부가 저절로 됐다. 학점은 자연히 올라갔고 재미는 실력이 됐다. 거기
[충북일보] 외국인들이 가장 먹어보고 싶은 이색적인 한국 음식으로 '산낙지'가 꼽혔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페이스북과 웨이보 등의 해외 SNS 회원 9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장 먹어보고 싶은 이색 한식'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26.0%(245명)가 선택한 산낙지가 가장 먹고 싶은 이색한식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간장게장 14.6%(138명), △순대 14.2%(134명) △홍어 10.3%(97명) △육회 7.7%(73명) △청국장 6.7%(63명) 등이 외국인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언어권별 선호 음식도 차이를 보였다. 영어권 응답자들(233명)은 간장게장(18%·42명)과 산낙지(16.7%·39명)를 가장 먹어보고 싶어 했다. 일어권(98명)에서는 홍어(23.5%·23명)와 순대(17.3%·17명)를, 중국어권(613명)에서는 산낙지 (31.5%·193명)와 순대 및 간장게장(15.0%·92명)을 선호했다. 관광공사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음식에 대한 소개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등을 통해 알리고, 방한 외국인들이 즐길 수 있는 음식…
[충북일보]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간편식의 대명사인 '휴게소 음식'의 맛과 품질이 획기적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최근 개그우먼 이영자의 '휴게소 먹방'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방송 이후 휴게소 음식 매출이 배 이상 뛰고, 일부 휴게소에서는 맛집에서 볼 수 있던 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휴게소 음식의 진화는 긴 운전에 지친 고속도로 이용객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본보는 고속도로 이용객이 증가하는 추석을 맞아 도내 휴게소 맛집 10곳을 소개한다. ◇충주휴게소(중부내륙고속도로 창원방향) 충주사과고추장약초비빔밥 1만2천 원 충주의 대표 농산물인 사과로 만든 사과고추장과 갖은 약초, 채소가 어우러진 건강식이다. 식사와 함께 제공되는 '마 우유'는 깔끔한 마무리를 돕는다. 지난 7월 '몸에 좋은 재료를 맛있게 조리해 제대로 대접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야심차게 준비한 사과고추장약초비빔밥은 일일 평균 30그릇 이상 팔리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4년 연속 소비자선정 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충주 대표 명품 쌀 '미소진쌀'로 만든 밥맛도 일품이다. 고단한 귀성길, 지역 명품농산물로
[충북일보] 같은 듯 다른 게 엄마와 딸 사이일까. 청주 운천동 한복 전문점 '로즈리나'는 한 건물 안에 비슷한 크기로 나뉜 두 방이 있다. 방 사이엔 한 걸음으로 오갈 수 있는 좁다란 벽뿐이다. 한쪽 방에는 엄마 정종미(56) 대표의 전통한복이, 다른 쪽에는 딸 김보나(25) 대표가 만든 생활한복이 걸려있다. 작은 벽 하나가 두 사람의 유연하고 팽팽한 관계를 보여준다. 정종미 대표는 결혼 후 서울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줄곧 전업주부였던 정 대표지만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세에 힘을 싣고자 했다. 그동안 문화, 취미생활로 배우던 한복을 업으로 삼았다. 한복과 연을 맺은 지 올해로 벌써 20여 년이다. 8년 전 가족과 함께 정 대표의 고향인 청주에 내려와 자리를 잡았다. 지난 4월에는 김보나 대표와 함께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그동안 온라인 판매만 진행했던 터다. 딸 김보나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대학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했다. 어릴 적부터 옷 짓는 엄마의 모습을 지켜본 데다, 책상에 앉아 머리를 쓰는 일보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 적성에 맞았다. 졸업 후 디자인 회사에 취업했지만 녹록지 않은 생활이었다. 첫 사회
[충북일보] 요즘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회식 고민. 2차도 술이냐 아니면 커피냐. 잔뜩 배가 부르니 소화도 시킬 겸 2차는 가볍게 커피를 마시자는 '커피'파와 그래도 회식은 무조건 술이라는 '술'파. 저마다 나름의 논리를 늘어놓고 다투지만 결론은 외외로 쉽게 결정난다. 둘 중 상사의 취향에 따르는 걸로. 이쯤 되면 당연히 떠오른다. 커피와 술의 조합은 정녕 불가능한 것일까. 그걸 기어코 해낸 이가 있다. 청주 서원구에 있는 작고 아담한 카페 '앙꼬' 김준회 대표다. 그의 음료들이 반복되는 술주정처럼 보였던 두 계파간 논쟁을 봉합하고 바야흐로 대통합(?)을 이뤄냈다. 의외의 결합은 그의 외모에서부터 드러난다. 40대의 나이지만 홍대 클럽에서 방금 나온 듯한 부스스한 파마머리에 귀에는 귀걸이가 번쩍 빛난다. 커피와 술의 조합이 어쩐지 어색하게 느껴지다가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의외가 곁든다. 그는 사실 많이 마셔야 소주 반병에 그친다는 자칭 절주가다. "술은 딱 즐길 정도만 마셔요. 20대 시절 한참 많이 마셨는데 필름이 끊기고 나선 무섭더라고요" 본인의 경험에서 비롯된 고민은 커피소주를 탄생시켰다. 우연히 술집에서
[충북일보] 제페토 할아버지는 나무를 정성스레 깎고 다듬었다. 옷을 입히고 모자를 씌웠다. 그리곤 '피노키오'라고 이름 붙였다. 한낱 나무에 불과했던 피노키오는 어느새 인형을 넘어 그의 친구가 됐다. 인형을 만드는 일은 또 하나의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창작인형공방 '팬더의 하루' 이한은(39) 대표에게 인형은 새로 맺은 인연이다. 젊은 시절 이어오던 금융업을 그만두고 상경해 인형 제작을 익혔다. 때로는 친구에게 신세를 지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짬짬이 아르바이트도 했다. 그만의 피노키오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워낙 새롭게 배우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에요. 미술, 금속 공예, 액세서리 등 손 쓰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았어요. 자연스레 창작 인형에도 관심을 갖게 됐고요. 물론 어릴 적 집안 형편상 마음껏 갖지 못한 기억도 있어요. 인형 창작은 이제껏 배워왔던 것들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가장 큰 매력이었죠." 청주 가경동에 공방을 차린 지는 올해로 2년이다. 그런데도 신인 작가의 티가 나지 않는다. 공방 곳곳 인형들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름다움을 위해 몸의 비율을 지나치게 늘이거나 줄이지 않았다. 완벽한 인간이 없는 것처럼 평범한 얼굴과 몸
[충북일보] 남과 여가 만났다. 이들의 만남을 우연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하다. 세상에선 손가락질 당하는 개성과 취향이었다. 낯선 이방인들의 문화였다. 맞잡은 두 손이 유일한 위로였다. 타고난 그대로 받아들였다. 둘은 사랑에 빠졌다. 그래서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게 '와일드리밍'이 바라는 문화다. 신형희(34), 이다솔(32) 대표는 올해로 7년된 커플이다. 일상에서든 가게에서든 꼭 붙어있다. 내년에는 결혼할 계획이다. 벌써 '하나'가 된 듯한 두 대표지만 각각 독립된 문화예술인이다. 신 대표는 철학이 담긴 장난감 '아트토이', 이 대표는 이야기를 품은 캐릭터 인형과 문구를 만든다. "와일드리밍의 아트토이가 남성적이고 거친 느낌의 빈티지 소품이라면, 캐릭터 인형은 여성적이고 섬세한 작품이죠. 서로 작업 방식은 달라도 '몬스터'라는 큰 주제는 같아요. 상대의 작품을 보고 신랄한 비판을 해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 건 결국 저희 작품의 목적이 '소통'이라서예요." 청주에 자리 잡은 건 이제 3년 차다. 그동안 서울, 울산, 안양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문화 활동을 해왔다. 노후생활을 고향 청주에서 보내고 싶다는 신 대표의 아버지가 유일한 연결고리였다
[충북일보] 인류는 옷을 맨 첫머리에 뒀다. '의식주'라는 역사의 탄생이다. 갓난아이의 배냇저고리부터 망자의 수의까지. 옷에는 한 인간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긴다. 사람 냄새가 배어있다. 청주 사창동 옷 수선 숍 '김민주 아틀리에' 김민주 대표(29)의 삶도 꼭 그렇다. 바느질로 생계를 꾸린 외증조할머니, 한복집을 운영했던 외할머니 모두 어린 김 대표에겐 옷의 기억으로 남았다. 중학교 시절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품고 관련 전공을 쫓아 대학에 간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두 할머니에겐 바느질과 가위질이 일상이셨어요. 지금은 두 분 다 돌아가셨지만, 어릴 적 그 모습이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있어요. 옷을 업으로 삼지 않은 어머니도 누구보다 '의식주'의 중요성을 알고 계셨어요. 이렇다 할 계기가 없는데도 패션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된 이유죠. 피는 못 속이는 거죠." 숍을 차리기 전 그는 여러 부침을 겪었다. 지역 소재 대학에 진학했지만 얼마 못 가 자퇴했다. 이후 수도권에 있는 대학을 거쳐 학위를 얻었다. 졸업 후 입사한 남성복 전문 의류회사에선 1년 만에 일을 그만뒀다. 회사 소속 디자이너의 장점은 분명했다. 안정된 월급을 받고 상사의 지시에 따라 일
[충북일보] 유리창 너머 수많은 발들이 스쳐 지나간다. 뾰족한 구두코처럼 날렵하고 잽싼 걸음이다. 그러나 곧 '미끄덩'. 땅을 꼭 붙잡던 밑창이 속을 훤히 드러낸다. 청주 서문동 신발 케어숍 '왁슈(Wax Shoe)'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다. 최홍준(28) 대표의 작업 공간은 나무로 된 책상이 전부다. 유일한 벗은 틈 없이 놓인 연장과 구두약이다. 그런데도 답답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책상 앞에 놓인 투명한 유리창이 밖을 새 공간으로 만든 덕이다. 작은 작업실이지만 창 너머 사람들의 신발로 가게 내부가 가득 찬다. "아직 청주에는 신발 케어숍을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구둣방으로 여길 정도니까요. 비슷한 업종이긴 하지만 조금 다른 부분이 있어요. 구둣방은 신발 수리 같은 기능적 측면에 집중돼있어요. 반면 케어숍은 신발 본래의 색과 착용감, 느낌까지 살리는 '재생'에 가깝죠." 가게 개점은 지난해 7월에 했다. 채 1년이 안 되는 짧은 시간이다. 돌이켜보면 신발과 동떨어진 인생이었다. 대학에선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아르바이트로 한 일은 화약, 스키장 관리 등이었다. 그뿐만 아니다. 졸업 직후에는 친구를 따라 대형자동차 판금을 했다. 최 대표는 신
[충북일보] 낡은 모자 하나가 땅 위에 굴렀다. 굴곡 많은 태와 투박한 색이다. 사람들은 쉽게 지나쳐 누구도 돌아보지 않았다. 모자는 바닥 이리저리 휩쓸렸다. 지켜보던 한 자매가 모자를 집어 들었다. 묻은 흙을 훌훌 털곤 손바닥에 올려 놓았다. 모자는 그제야 보아뱀이 됐다. 뱃속 코끼리를 넣은 어린왕자의 보아뱀. 자매는 외로운 세상에서 다시 동심(童心)을 꺼내 보였다. 청주 상당구 장난감 숍 '외롭고 웃긴 가게'는 도로변에 자리한 작은 점포다. 사장 겸 직원이 단둘 뿐이다. 그런데도 동화 속 화려한 궁전에 들어선 설렘이 있다. 그럴듯한 기업처럼 서로를 '실장', '팀장'이라 부르는 이형린(41), 이아린(32) 자매의 익살스러움 덕이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투명한 유리창과 점포 가득 들어찬 분홍빛 인테리어도 이들의 재미난 상상의 결과다. "저희 가게에 오신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숍 이름이에요. 가수 이상은씨가 부른 노래 '외롭고 웃긴 가게'를 따서 붙였거든요. 노래는 약간 우울한 분위기지만 가게가 꼭 그렇진 않아요. 제목 그대로, 세상이 아무리 외롭고 힘들어도 장난감을 보며 잠깐 웃고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단 의미죠." 가게 곳곳 재미난…
[충북일보] 사각의 링 위에선 누구나 평등하다. 가진 것이라곤 맨몸이 전부다. 상대를 쓰러 뜨리는 건 둘째다. 제 주먹을 뻗는 이가 대결의 승자다. 그들은 안다. 보이지 않는 고통과 인내의 시간. 대결은 언제나 링 밖에서부터 시작된다. 올해로 24살의 앳된 나이다. 스마트복싱GYM 노동주 관장은 링 위에 다시 섰다. 화려했던 선수시절 링이 아니다. 새롭게 오른 링은 누군가의 꿈을 갈고 닦아줄 복싱 지도자의 길이다. 중학교 1학년에 시작해 고등학교 3년 끝마친 선수 생활 이후의 삶이다. 짧지만 강렬했던 6년이었다. "그저 운동이 좋아 복싱을 택했습니다. 제겐 그 이유면 충분했습니다. 체육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강도 높은 훈련의 연속이었지만 복싱을 계속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제겐 가장 큰 힘이었죠." 덤덤한 말씨에선 복서의 태가 여전히 묻어났다. 선수시절 그는 '독종'이었다. 새벽 5시 반부터 밤 8시까지 이어진 합숙훈련이 때론 부족하게 느껴졌다. 그럴 때마다 청주 명암저수지를 운동장 삼아 달렸다. 낮밤 가리지 않았다. 오직 복싱을 위해 제 몸을 혹독하게 다뤘다. "힘들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죠. 특히 시합 전 체중감량을 할
[충북일보] 천사였던 '하늘'이와 '뽀삐'가 다시 하늘로 돌아갔다.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반려동물장례식장 '우바스' 조운희(51) 대표는 12년간 금이야 옥이야 키웠던 반려견들을 쉽게 떠나 보낼 수 없었다. 사람이 그러하듯 반려동물의 마지막 길 또한 정성스레 살피는 게 도리라고 여겼다. 조 대표는 지난해 6월 반려인들에게조차 생소한 반려동물 전용 장례식장을 열었다. 3년 전 하늘이와 뽀삐를 떠나 보냈던 경험이 계기가 됐다. 당시 조 대표는 도내 방방곡곡 장례업체를 찾았다. 하지만 시설 자체가 많지 않았다. 있더라도 단순 화장시설뿐이었다. 반려동물만을 위한 추모 공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반려동물에게도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반려동물을 잃은 허무함과 상실감은 경험한 사람만 알아요. 사람을 잃은 것과는 다른 느낌이에요. 집에 아무리 사람이 가득해도 마치 빈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이니까요." 여러 계절이 지났지만 조 대표의 그리움은 여전한 듯 했다. 강아지들만 보면 너무 예뻐 키우고 싶다가도 하늘이와 뽀삐가 생각 나 선뜻 입양을 결정하지 않는다. 반려동물이 주는 기쁨과 동시에 남은 이의 슬픔을 누구보
[충북일보] 이번에도 '영미'다. 영미란 이름이 불러온 '신드롬'은 비단 평창올림픽 뿐 아니었다. 국가대표 컬링팀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공을 이뤄냈다면 도시농업연구소 '영미의 담벼락' 이영미(49) 대표는 컴컴했던 농업계에 희망의 불을 지폈다. 이 대표의 연구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새싹인삼'이다. 농촌 텃밭에서만 키우던 인삼을 도심에서도 키울 수 있도록 연구해 만든 상품이다. 꽃처럼 화분에 담아 관상용으로 키우거나 물에 담궈 간편하게 기를 수 있다. 3주 가량 지나면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 대표가 '상추보다 키우기 쉽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유다. 또 뿌리만 먹는 일반 인삼과 달리 새싹인삼은 줄기와 이파리까지 통째로 섭취할 수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이 대표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꽃을 가꾸는 평범한 주부였다. 누군가의 아내와 엄마로서 충실한 삶을 살았다. 이 대표가 사업을 결심한 건 40대 중반 찾아온 우울함 때문이었다.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며 점점 제 도움이 필요없게 되더라고요. 이제 엄마가 아닌 저만의 인생을 찾아야만 했죠. 하지만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해도 가정에서의 역할을 완전히 놓아버릴…
[충북일보] 15개월 동안 매주 월요일 독자들을 만나온 연재기획 '미친(味親)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갖는다. '미친사람들'은 매회 함께 식사를 하고 한줄 평을 남겨온 블로거들뿐 아니라 매주 월요일 새로운 맛집 소개를 기다린 맛객 독자들과도 지면으로나마 '밥정'을 쌓았다. 2016년 12월 26일 청주 금천동에 위치한 숙성횟집 '우마미'를 시작으로 지난 2월 12일 청주 남일면 '다연막국수'까지 모두 58곳의 식당들이 '미친사람들'을 만났다. 지면과 온라인에서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은 이 콘텐츠는 네이버 모바일 섹션인 우리 동네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다시 한 번 새로운 독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58회 동안 함께한 블로거들이 '미친사람들'을 마무리하면서 인상적인 맛집 3곳을 선정했다. 다양한 입맛처럼 각기 다른 가게들의 이름이 거론됐다. 선정된 가게 뿐 아니라 선정 이유도 제각각이다. 한줄 평에 담지 못했던 블로거들의 이야기로 미친사람들을 마무리한다. ◇블로거 윤수정 대청댐 가는 길에 : 반찬이 건강한 시골밥상 느낌이었고 고추장삼겹살은 번거롭게 구워먹을 필요 없이 편했다. 함께 구워져나온 묵은지는 삼겹살과 환상의 궁합이다. 불을품은닭…
[충북일보] 다연막국수의 메뉴는 단출하다. 세트로 즐길 수 있는 한방편육과 메밀부침을 제외하면 막국수와 칼국수, 옹심이가 전부다. 그런데 굳이 사람이 몰리는 식사 시간이 아니어도 다연막국수의 주방은 늘 바쁘다. 판매되는 음식 중 어느 하나도 주인장 내외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메뉴판에 적힌 모든 음식을 포함해 상 위에 가장 먼저 오르는 깍두기와 열무김치부터 편육과 함께 먹는 명태식해도 이경수, 송주영 부부가 직접 만든다. 고춧가루와 돼지고기, 들기름은 물론 막국수와 칼국수에 들어가는 메밀까지 국내산만을 고집한다. 매일 아침 감자를 깎고 갈아 전분을 빼는 작업은 옹심이를 빚어내기 위한 밑작업이다. 주문이 들어가면 바로 옹심이를 빚어 끓여낸다. 입 안에 넣자마자 느낄 수 있는 옹심이의 쫀득함은 냉동 제품으로는 충족할 수 없는 질감과 맛을 뿜어낸다. 가게 곳곳에 써 붙인 것처럼 다연의 모든 메뉴는 직접 썰어서 말린 표고와 건새우, 다시마 등 천연재료로 맛을 낸다. 자극적인 것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간혹 심심하다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집에 돌아가면 다시 생각나는 담백한 편안함은 다연막국수로 발길을 이끈다. 막국수 한 그릇을 먹어도 후식
[충북일보] 1만장 이상의 LP가 빼곡하게 벽면을 채우고 있는 LP카페 '봄비'의 양승안 대표는 흔히 말하는 'LP세대'는 아니다. 팝이라고는 중학교 때 잠결에 들었던 스콜피언스의 음악이 전부였던 그가 LP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그로부터 한참 후인 20여 년 전, LP가 절판된 이후다. 형님이 운영하시던 LP카페에서 일을 돕던 때였다. 손님이 원하는 음악을 찾거나 대화를 나누기에 부족한 자신의 음악적 기반이 부끄러워져 음악 공부를 시작했다. 타고난 감각이나 재능이 없다고 여겨 남들보다 열심히 음악을 들었다. 늦게 시작한 만큼 더 많이 듣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가끔 찾아오는 난청과 이명은 그때 얻은 훈장이다. LP를 아끼는 형님에 대한 반발심에 한 장씩 모으기 시작한 LP는 금세 3천장을 넘었다. 버는 족족 LP를 사 모으다 회의가 들었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고개를 돌린 때도 있었다. 오랜 세월 애써 외면하며 살아온 음반들은 어느 날 불쑥 발목을 잡았다. 다시 시작한 LP 수집으로 보유 앨범이 1만장을 넘어가면서부터 세는 것을 포기했다. 구색을 갖추기 위해 새로운 음반을 사다보면 끝없이 필요한 것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처음 봄비는 '
[충북일보] '철탑도로'라고도 불리던 청주 봉명로에 위치한 '로얄생고기'의 시작은 1988년 '로얄불고기'다. 장모님이 운영했던 가게를 박재형·최윤정씨 부부가 이어받은 건 5년쯤 됐다. 각자 엔지니어와 간호사로 일했던 부부가 고깃집을 하게 된 건 죽이 잘 맞는 식생활 때문이다. 고기와 술을 좋아하는 부부가 지출하는 외식비의 비중은 상당했다. 그렇게 좋아하는 고기를 직접 팔아보는 건 어떠냐는 장모님의 권유가 이들 부부에겐 솔깃한 제안이었다. 재형씨가 먼저 육아휴직을 신청하고 가게 일을 시작했다. 고기를 보는 눈부터 다루는 방법까지 장모님의 비법을 그대로 전수받았다.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던 고기다. 도축장과 정육점을 수없이 돌아다니며 고기 고르는 눈이 생기자 좋은 고기만 먹을 수 있는 현실이 더 좋아졌다.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고기를 대접하는 일이 마냥 재미있었다. 육아휴직이 끝난 뒤 회사로 돌아갔지만 가게에는 사장님이 필요했고, 재형씨에게는 가게가 아른거렸다. 그렇게 회사를 그만두고 '로얄생고기'의 친절한 사장님으로 역할을 바꿨다. 재형씨는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까지 좋은 가게를 그렸다. 회사를 그만두면서 가정에 조금 더 가까워진 자신의 만족도가
[충북일보] 아침식사와 점심식사 사이에 먹는 이른 점심을 뜻하는 브런치(brunch). '아점'의 다른 표현으로 시작된 이 단어는 언제부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면서 단순한 식사의 의미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브런치는 비교적 간단한 식사를 상징하면서도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나 메뉴의 모양새는 결코 간단하지 않아 젊은 층에서 특히 각광받는다. 청주 북문로 한 골목에 자리 잡은 '던던(DONEDONE)'은 서울 토박이로 자라 서래마을에서 가게를 운영하던 정동윤·동길 형제가 의기투합해 문을 연 브런치 카페다. 어려서부터 맛이 없는 건 입에도 대지 않았던 다소 까다로운 형제였다. 맛있는 것만 먹고자 하다 보니 형제 모두 자연스레 음식 솜씨가 늘었다. 이들 형제가 주방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은 가까운 이들에게는 낯익은 풍경이었다. 전공을 살려 각자 사회생활을 하던 형제가 뜻을 모은 건 몇 년 전이다.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진짜 행복한 일을 함께 해보기로 마음을 모았다. 앞서 형 동윤씨가 친구와의 사업을 통해 깨달은 바가 컸다. 결국 가족이 최고라는 사실이다. 두 사람이 함께할 미래를 결정한 뒤 각자 레스토랑에 취업해 바닥부터 배웠
[충북일보] #생과일수제청 #수제청전문 #효모빵 #쌀빵 #만원의행복 #베리하우스 #디톡스 '베리하우스'는 다양한 메뉴가 준비된 디저트카페다. 15가지 종류가 넘는 생과일수제청을 기본으로 쌀, 효모 등을 이용한 빵 종류도 여럿이다. 최근 시작한 '만원의 행복' 코너에는 우유와 계란 흰자를 사용해 만든 앙증맞은 크기의 생크림케익들이 준비돼있다. 이 디저트카페가 내세우는 특징은 '건강'이다. 가게의 시작과 함께 입소문이 난 수제청은 말할 것도 없고 속이 불편해 밀가루 빵을 즐기지 못하는 이들도 자연스레 골라드는 효모 빵이나 쌀 빵도 그야말로 건강을 생각한 메뉴다. '베리하우스'의 수제청은 제철 생과일만을 이용해 손수 세척하고 채를 썰어 인공색소나 방부제 없이 비가열 숙성을 거친다. 집에서 따라 해보려 해도 도저히 맛이 안나 결국 다시 돌아온다는 단골들이 줄을 잇는 비법을 품고 있다. 처음 베리하우스의 문을 연 건 효중씨의 시아버지였다. 40여 년 간 건강음료제조업에 종사하고 계신 시아버지는 건강음료 시장에 부는 새로운 바람을 타고 생과일 수제청을 이용한 음료를 고안했다. 판매하는 수제청의 개념이 생소할 때였다. 게다가 청주에서도 외곽에 가까워 유동인
[충북일보] 공군사관학교 후문을 지나 조용한 동네 어귀로 들어서면 도회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커다란 건물이 눈에 띈다. 이화현 대표가 2015년생인 아들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 레스토랑 '제이아이15'다. 10여 년 전 직장 때문에 청주에 첫 발을 들인 그녀는 지금의 남편의 만나 이곳에 정착했다. 아이를 낳고 직장 생활을 정리한 뒤 작은 가게를 시작하려던 것이 지금처럼 큰 규모가 된 건 남편의 적극적인 응원 때문이었다. 뭐든 잘할 수 있을 거라며 큰 그림을 그린 남편 덕에 덜컥 시작한 레스토랑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쉬는 날 한번 없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겁 없는 아내와 그런 아내를 적극 지지해준 남편의 합작품인 셈이다. 요리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지만 이 정도로 잘해낼 줄은 몰랐단다. 직장 생활을 하며 취미로 배운 요리로 한식조리사 자격증도 한 번에 취득했던 이 대표다. 제이아이15에서 만드는 모든 요리는 인공조미료 없이 직접 만드는 육수와 소스를 활용한다. 유독 피자와 파스타를 좋아하는 4살 아들에게도 걱정 없이 먹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게 이름과 메뉴에서 시작해 가게 전반에 녹아든 엄마 마음은 내세워 홍보하기도 전에 다른 엄
밥맛 좋은 집 - 30. 청주 사천동 '콩가내' [충북일보] 콩가내는 새벽마다 콩을 갈아낸다. 가게 이름에 걸맞게 콩을 가는 일은 해가 뜨기도 전 가게에 나와 두부를 만드는 김완기 대표의 첫 번째 일과다. 김 대표는 20년이 넘게 요식업에 종사했다. 다양한 메뉴를 섭렵한 뒤 지금의 메뉴에 정착한 것은 건강한 음식에 대한 갈증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웰빙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은 비단 김 대표 주변의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사회적 분위기도 '웰빙'으로 흐르고 있었다.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봤다. 백발성성한 노년이 되더라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았다.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메뉴는 두부였다. 20여년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감이 넘쳤던 그다. 대부분의 음식 맛을 보면 그 이상의 맛을 재현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뜨끈한 두부를 떠올렸다. 좋은 재료 (국내산 서리태100%)를 사용해 직접 두부를 만들면 그 뿐이라고 쉽게 생각했다. 기계를 사들이고 자신 있게 시작한 두부 만들기는 생각과 달랐다. 똑같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들어도 간수의 농도나 콩의 상태에 따라…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