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이 결정됐다. 우여곡절(迂餘曲折)은 멀고, 남고, 굽고, 꺽여있다는 말로 매우 복잡한 사연이 많다는 말이다. 특히 이번 대선처럼, 후보자의 이해하기 어렵고 허점도 많은 엎치락 뒤치락 거린 대선을 한마디로 요약하기 적당한 말인 듯 하다. 많은 도덕적 문제가 제시됐고 다 해결하지 못하고 대선이 끝나게 됐는데 이후 불거진 문제를 없었던 일로 치부하기도 어렵고 다시 끄집어내 밝히기도 어렵게 된 듯하다. 도덕적인 문제를 넘어서는 범죄의 상황으로 비쳐지던 여러 의혹들이 그냥 없었던 일로 돼서는 안 될 것이지만, 아무렇지 않았던 일로 그냥 넘어갈 수도 없다. 유권자들은 이런 의혹을 통해 눈과 귀가 어둡게 막혔고 정확한 투표를 했는지 확인해야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범죄 내용 말고는 도덕적인 비난은 정리해야 할 것이다. 서로를 비난하던 기백은 이제 서로를 이해하고 아껴주는 모습으로 바뀌며 국민 통합을 이끌면 좋겠다. 5년마다 하는 대통령 선거는 나의 우월함보다 상대방의 치부를 밝히는데 애를 쓴다. 남의 치부를 듣고 싶지 않아도 여러 차례 반복해서 알리면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도 사실처럼 인식된다. 상황조작을 통해 대중의 심리 상황을 원하는 대로 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집에만 머무는 방콕족이 늘고 있다. 언택트 소비로 인해 음식물이나 생활용품의 배달과 포장이 늘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였고, 집 앞 한구석에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들이 분류가 되어있지 않은 채 쌓여있는 것을 자주 보곤 한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도에 재활용이 되지 않은 채 버려진 쓰레기가 2019년도에 비해 30%나 증가했다고 한다. 쓰레기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긴 하지만 제대로 분리 배출을 하지 않은 채 버려진 쓰레기가 점점 늘고 있는 것에 심각성을 느낄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서는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쓰레기를 만들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에 올바른 분리배출을 통해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올바른 분리배출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하나쯤 버려도 상관 없겠지'하는 마음으로 아무렇게나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어떻게 버리는 것이 잘 버리는 것인지를 잘 몰라 종량제봉투에 모든 종류의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가 많다. 올바른 분리배출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4가지
'종의 기원' 저자 찰스 다윈은 수학엔 재능이 없었단다. 그런 그가 애써 풀은 계산이 인상 깊다. "코끼리가 서른 살부터 아흔 살까지 평균 여섯 마리 새끼를 낳으며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한다면, 740~750년 만에 코끼리 한 쌍으로부터 얻는 자손들은 무려 1천900만 마리가 될 것이다"가 그것이다. 이로보아 생물의 번식력이란 실로 엄청나다. 그럼에도 자연계에서 스스로 번식을 멈추려는 게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 인간이란다. 이 내용을 어디선가 읽은 후 심히 우려가 앞섰다. 우리의 현 인구를 유지하려면 출산율이 평균 2.1명은 되어야 우리나라 지도가 지구상에서 안 사라진다고 하니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이를 가속화 시키는 통계에선 눈앞마저 아찔하다. '2021년 인구 동향 조사·출생·사망 동향 조사'에 의하면 2021년 합계 출산율은 0.81명으로 전년에 비하여 (0.03)명 감소했다는 통계청 통계가 그것이다. 이로보아 현 상황으론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거나 미룬다면 머잖아 세계 지도에서 우리나라를 찾을 수 없는 비극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게 그냥 나온 말이 아닌 성 싶다. 이는 젊은이들의 비혼주의가 만연한 탓이다. 아직 미혼인 세 딸을 둔 어미로서
꽃은 대부분 봄에 핀다. 그래서인지 가을에 만개하는 코스모스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연풍에서부터 시작돼 쌍곡계곡과 합쳐 칠성면 북부를 에둘러 흘러나가는 쌍천변에는 제법 너른 1만3천평 규모의 고수부지가 있다. 괴산읍 방면에서 칠성면 소재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 부지 옆을 지나가야 한다. 지난 3년간 유기농업의 고장 칠성면은 이 부지에 대규모 코스모스 단지를 조성해 가을철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코스모스 단지는 괴산군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왕복4차선 도로인 34번 국도와 접해있다. 세종에서 문경까지 이어지는 오천자전거길 바로 옆이다. 쌍천 건너편 괴산한우타운 식당 이용객들에게는 코스모스단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눈앞에 끝없이 흐드러진 코스모스 사이로 유유히 흐르는 쌍천의 장관이 펼쳐지는 순간 한 입 가득 괴산의 명품 한우를 맛본다면 그 맛은 가히 말로 형용하기 어렵다. 올해는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17일간 괴산에서 2022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가 열린다. 칠성면 코스모스 단지를 더욱 많은 이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전세계에서 방문한 관광객들이 괴산의 관광명소인 산막이옛길과 쌍곡계곡,
지난 2년이란 세월은 우리 일상을 코로나에 송두리째 빼앗겨 버린 잊혀진 계절이었다. 지난 주말 친구 딸래미 결혼 초대장이 왔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반가웠다. 봉투를 열고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수많은 별 중에 우리가 만나…." 시작한다. 신랑, 신부, 일시, 장소, 오시는 길, 마지막 맨 아랫줄에 작은 글씨 한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마음 전하실 곳'이란 여섯 글자다. 축의금 송금계좌번호가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청첩장에 계좌번호를 넣는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다. 욕 태기 칠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었다. 코로나19 덕분에 이젠 아주 청첩장 한곳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 위치도 한구석에서 점점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자리 잡기 힘든 새로운 생활 풍경이다. 소소한 일상이 무너지고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심해지긴 했어도 실용적인 새로운 생활문화 하나가 자연스럽게 정착하고 있다. 코로나가 가져다준 새로운 풍경들이 한둘이 아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마다 길게 늘어선 장면이 온종일 TV 화면을 도배질했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 출생일을 기준, 5부제로…
새싹이 움돋는 봄이 다가오네요. 봄은 생명의 경이와 심비 감을 일으키게 하는 계절이지요. 빨리 잎이 되고 싶어요. 촉이 트기도 전에 잎을 보고 싶은 성급한 마음은 하루하루가 아쉽기 때문인 것 같아요. 매화꽃이 피는 계절엔 향기가 되어 나비처럼 날아다니고 싶어요. 초원의 순한 양이 되어 헐벗은 사람에게는 옷이 되어 드리고도 싶고, 병약한 이들에겐 희망을 주는 살신성인의 삶을 살고도 싶답니다. 치마폭에 바람 든 봄. 허상을 쫓아 살아온 세월에 산천이 7번이나 변했어요. 일곱 명의 손자, 손녀와 놀이를 합니다. 이 아이들에게 꿈을 키워주고 싶어요. 촉이 나오기 전 잎을 보고 싶어 했던 유년 시절에 욕심이 많은 내가 아닌 순수한 동심으로 자라게 하기 위해 놀이를 하려 합니다. 일곱 명의 손자 손녀에게 풍선을 두 개씩 나누어 주었네요. 풍선을 불어 견출지에 이름 붙이기를 했어요. 제 이름 찾기 놀이입니다. 서로 뒤엉켜 찾으려다가 결국은 풍선 모두를 터트렸네요. 내 것이라는 집착 때문이지요. 다음은 풍선에 붙은 이름을 보고 오빠, 언니, 동생을 찾아주기 놀이입니다. 거실 가득 있는 풍선을 오빠, 언니, 동생에게 찾아주니 터지는 풍선 하나도 없이 본인들에게 돌아갔지요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팬데믹 상태에 이르게 한 지가 2년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기는커녕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변종인 오미크론이 점점 더 극성을 부리고 있다. 변종 바이러스의 이름은 그리스 알파벳의 순서대로 붙이게 되는데 오미크론은 여러 가지 이유로 순서를 건너 뛰어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오미'라는 지명이 많이 있으니 세계보건기구(WHO)에 오미크론 이름 사용 금지 청원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의미에서 오미라는 지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음성군 대소면의 오산리는 본래 충주군 대조곡면(大鳥谷面)의 지역으로서 외딴 산 밑이 되므로 오미라 했는데 한자로 오산(梧山)이라 표기한 것이다.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면소재지인 오산리도 산이 외따로 있으므로 오미 또는 오산(烏山)이라 했다고 하며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오랜 옛날 이 마을에 홀어머니를 모시던 살던 이가 있었다. 어머니의 나이가 이미 구십을 넘어 노망기가 들자 참다못한 아들은 늙은 어머니를 내다 버리기로 작정을 했다. 마을 밖 적당한 곳에 토굴을 파 움막을 만들고 짚과 솜을 깔아 어머니가 여생의 마지막 며칠을 누워있을 수 있도록…
길을 걸어가다 보면 꽃보다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현수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수막 내용은 가지가지다. 공공기관에서 무언가를 알리는 홍보내용부터 시작해서 강습, 사설학원 선전, 심지어 음식점 등등 없는 것이 없다. 이런 현수막은 요즘 같은 선거철에는 더욱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작년 보궐선거에선 서울에서만 약 1만2천700개의 현수막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사용된 현수막은 13만 개이며,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3만 개가 사용됐다. 선거가 끝난 뒤 일회용 현수막의 대부분은 소각되거나 버려진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9천220t의 현수막 중 재활용된 현수막은 33.6% 그치며, 21대 총선에서 폐현수막은 1천700t이 발생했는데 이 중 재활용된 것은 24% 정도에 불과했다고 한다. 처리 비용은 톤당 30만 원 정도인데 9천220t이면 27억 원, 1천700t이면 5억 원 정도이다. 올해 대선에도 어마어마한 양의 폐현수막이 발생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대부분의 현수막은 오염됐거나 세척 비용 문제로 재사용이 어렵다. 고물상에서도 안 받는 물품으로 알려져 있고, 받아도 쓸데가 없다고 한다. 현수막은 폴리에스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활주로를 벗어나 검은 하늘 속으로 날개를 펼친 비행기의 굉음이 귓속으로 엎질러진다. 청주가 기체 아래로 점점 멀어진다. 제주를 처음 밟은 건 대학시절이다. 졸업여행 때 난생처음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갔었다. 그때는 넘실거리는 젊음을 싣고 한없이 즐겁기만 한 곳이었다. 그 후 친구들과 때로는 가족들과 제주를 갔지만, 내겐 그저 낭만과 휴양의 섬으로만 기억되었다. 요즘 나는 제주에 대해 다시 알아가고 있다. 내가 알던 휴양과 낭만의 섬이 아닌 붉은 제주의 속살을 엿보고 있다. 밤을 헤치고 아픈 제주를 만나러 간다. 공항에 도착해 셔틀버스를 타고 렌터카 회사로 향한다. 예약한 차를 찾아 충북해양교육원으로 핸들을 돌린다. 곽지해수욕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방 안에서 밀려오는 밤바다를 보며 지도를 펼친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이번 여행 동안에 가야 할 곳을 메모한다. 제주시 동부권과 서부권을 시작으로 서귀포시 동부권과 서부권을 나눈다. 살필 곳들을 표시한 후 이불을 펴고 고요가 몸을 불리는 방에 눕는다. 어둠의 입자들이 하나 둘 내려와 고요를 덮는다. 햇살이 긴 손가락 뻗어 눈두덩을 간질인다. 창문 열고 알싸한 바람을 들인다. 외승을…
여행을 떠난다고 가정해본다. 코로나로 인해 상상으로 하는 여행이지만 국외 여행이라면 더 적절하겠다. 누구라도 그렇듯 준비하는 단계에서 느끼는 감정의 대부분은 기대와 설렘이며, 마음속에 그려보는 여행지에서의 장면들은 낭만적이고 이국적이다. 겪지 못했던 곳에서 보내는 시간들은 아름답고 풍성할 것이라 여겨진다. 얼마나 공을 들인 여행인데, 그에 비해 현지에서의 사소한 불편쯤이야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닿고자 했던 그곳에 내 몸이 놓이게 되면서부터는 많은 것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도착하기 전엔 생각지 못했거나 수월하게 넘어갈 듯했던 장면들이 실체가 되어 다가온다. 그 하나하나를 맞닥뜨리며 태도와 생각이 달라짐도 확인하게 된다. 가령 호텔 체크인을 한 다음 배정된 방에 들어가 보니 다른 건물 뒷벽만 마주 보게 되었을 때, 떠나기 전에는 고려할 문제의 목록에도 없었지만 현실에서는 답답하고 마음이 상한다. 프런트 직원의 미소는 당연해도 침대 밑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바퀴벌레는 웃으며 넘어가기 힘들다. 어떤 상황을 실제로 마주하기 전에 하게 되는 기대와 예상은 정교하기보다는 대체로 두루뭉술하다. 기대의 내용이 긍정적일수록 전망은 실제보다
선거가 끝났다. 법정선거운동은 이미 끝났지만 아직도 세상은 투표열기로 뜨겁다. 그 열기마저 오늘 밤이면 식는다. 민주국가에서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는 축제나 마찬가지다. 그 축제를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통탄하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지긋지긋했다는 뜻이다. 왜 그렇게 생각한 걸까? 무엇보다 20대 대통령 선거는 역대 대선 중에서 가장 저질이었기 때문이다. 그 많은 후보가 난립했지만 단 한 명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국민에게 피와 땀을 요구한 후보는 없었다. 모든 후보가 하나같이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주겠다는 식으로 선심공약을 쏟아냈다. 만 원을 번 사람이 십만 원을 주겠다고 하면 그만큼 빚을 지는 것인데 아무도 그 빚을 어떻게 갚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국민도 마찬가지다. 물고기보다는 잡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요구한 사람은 없다. 망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은근히 즐겼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갈라치기가 극심했다는 점이다. 내 편이면 살인을 했어도 나무라지 않고, 내 편이 아니면 나라를 구했어도 칭찬하지 않는 진영대결이었다. 남북으로 갈라져 싸우는 나라에서 동서로 대립하는 것만도 가슴이 아픈데 나이 성별갈등까지 부추겼으니 나라가 온전
'폐기물', '쓰레기', '재활용'이 단어들은 참으로 다루기 쉬운 주제다. 매일 아침 업무 시작 전에 항상 조간신문 스크랩을 읽어보는데, 동료 공무원들의 기고문 대다수가 저 주제로 환경오염이니, 실천해야 하니 이런 내용을 쓰고 있다. '분리수거를 철저히 합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입시다', '우리 모두 환경을 보호합시다' 등등 참 말은 쉽고 좋아 보인다. 그러나 청주시 재활용품 선별시설을 관리하는 내 입장에선 이런 허울뿐인 관심들이 그다지 달갑지 않다. 재활용품 선별시설 운영예산이 과도하다고 문제가 계속 제기돼 결국엔 근로자 임금 기준을 제조 노임 단가에서 최저시급으로 변경해야만 했다. 열악한 시설과 더러운 환경 속에서 일일이 손으로 쓰레기 더미를 헤집으며 일하시는 선별장 근로자들 대부분은 우리 부모님보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다. 나로선 최저임금을 받고는 도저히 못할 일을 하고 계시는 이분들을 보면서 뭐하나 더 해줄게 없을까 항상 고민하는 것이 내 업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어버렸다. 이렇듯 쓰레기 재활용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기초시설에다 계산기만 두드리고 판단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다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아침마다 내 키의 두 배가 훌쩍 넘
신뢰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맺어 주는 핵심도리다. 신뢰를 뜻하는 영어, trust의 어원은 독일어의 trost, 즉 편안함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 어원으로 미루어 볼 때 신뢰란 서로가 믿음으로 편안한 상태를 말한다고 정의할 수 있겠다. 따라서 신뢰가 형성된 관계는 상호 배신에 대한 두려움과 같은 소모적인 걱정을 하지 않음으로 편안하며 모든 의사결정에 신속하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신뢰는 개인 뿐 아니라 단체, 국가 간에도 유지돼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시청하면서 우리 국민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시청자들이 분노를 느꼈던 것은 빙상경기에서의 중국 심판들의 신뢰할 수 없는 편파판정 때문이었다. 올림픽에서의 이러한 문제는 베이징올림픽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지난 2014년 2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도 편파판정으로 우리나라 피겨 선수 김연아의 금메달을 훔쳐간 사건을 우리는 결코 잊지 못한다. 그 뿐 아니라 소치올림픽에서는 러시아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자국 육상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금지 약물을 투여하고 도핑검사에서 적발되지 않게 조작 및 은폐했다는 정보가 폭로돼서 2017년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징계를 받은…
계절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봄기운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경칩을 지나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시점인 춘분을 향해 가고 있다. 겨우내 땅속에서 잠자며 때를 기다리던 새 생명들의 움직임이 느껴지는 건 벌써 봄이 성큼 가까이 왔다는 증거일게다. 얼마 전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지인과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임과장, 정리가 무슨 뜻인지 아는가?" "글쎄요. 널부러져 있는 각종 물건들을 가지런하게 바로잡는 일 아닌가요?" "허허허. 그건 정돈이지. 정리라는 건 말이야,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거나 버리는 거야. 아파트를 리모델링 하면서 수년간 쌓아두기만 했던 케케묵은 짐과 물건들을 정리하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네. 사실 물건 하나하나에 추억이 어려 있어서 버리기가 쉽지 않았지. 그럼에도 눈 딱 감고 죄다 버린 기억이 있네. 그게 정리지!" 정리와 정돈. 입버릇처럼 내뱉으면서도 별다른 의심 한 번 하지 않았던 말이다. 평소 정리·정돈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봄이 되면 대청소도 하고 정리·정돈을 한다고 가구 배치를 바꾸어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정리·정돈을 한다 하더라도 조금 깨끗해졌다는 기분만 들 뿐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최근 '경제는 과학인가 정치인가'라는 논쟁이 있었다. 꽤 많은 사람이 경제는 엄연한 과학이요, 경제에 정치가 난입하게 되면 시장원리가 무너지고 비효율성이 급증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경제는 정말 과학일까? 과학하면 일단 떠오르는 이미지는 수학과 실험실이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멸망에 임박한 지구를 탈출하기 위해 중력에 관한 수학 문제를 풀다가 마침내 생을 마감한 노과학자와 그것을 마침내 풀고 인류를 구원한 제자가 나온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이공계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밤잠을 설쳐가며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경제학은 어떤가? 교과서나 논문을 보면 대부분 모든 주장을 수학을 통하여 표현하고 증명한다. 최대한 논리적이 되려고 하는 경제학자들의 몸부림의 결과이다. 박사학위를 취득하려고 논문을 쓰는 동안 필자가 한 일도 수학을 줄기차게 사용하는 것이었다. 경제학에서도 실험은 늘상 있는 일이다. 다만, 실험의 대상이 우리가 살아가는 실제 사회이기에 이 사회를 직접 실험할 수는 없다. 대안으로 경제학자들은 사회의 특징을 담은 수리모형을 만들고, 그것을 이용해 실험을 한다. 이 정도면 그것은 과학이라고 주장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필자가 말씀드린 것은 '경제'가 아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내가 좋아하는 소설, 영화의 제목이다. 영화의 내용도 물론 훌륭하지만 내가 요즘 느끼는 것은 언어의 온도이다. 이 문장이 나에게 깊숙이 와 따뜻하게 스며든다. 임용된 지 1년 8개월 동안 나는 4번의 인사이동을 겪었다. 물론 부서 내 업무의 변경이지만 업무가 바뀌고 팀이 바뀐다는 것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기에 충분하다. 원래도 역마살의 기운이 있다고 스스로 느낀 적이 많을 만큼 가만히 있는 것을 싫어하고 하나에 진득하게 몰입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나는 업무가 바뀌는 것을 즐기며 새로운 일을 하는 것에 두려움과 피로를 몰랐다. 다만 최근 인사를 통해 서무업무를 하는 동안에는 많은 애로사항을 느낀다. 기존에 직급이 높은 분들이 하셨던 일이었고, 옆에서 지켜보며 '정말 일을 잘하시는구나…. 어떻게 저렇게 일을 할 수가 있지?'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신 분들이 하신 자리기에 나도 그들처럼 일을 잘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나의 어깨를 짓누른다. 부서의 직원들을 관리하고, 부서 평가에 대한 전반적인 담당 및 민원응대는 점점 버겁게만 느껴졌다. 또한 선거업무가 많아져 쉴 시간이 없어졌다. 하루하루 일과시간이 아무 일 없이 지나가
어린 시절에 역사를 공부하면서 답답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고구려라는 큰 나라가 망할 때는 왜 그렇게 쉽게 망하는지, 연개소문 아들들은 바보같이 나라 망하는지 모르고 형제간 다툼이나 했는지, 신라가 망하는 것을 안 이는 마의태자뿐이었는지, 선조 임금과 대신들은 일본 도요토미의 침략을 어쩌면 그렇게 무방비로 맞았는지, 인조와 신하들은 사대주의 매몰되어 다시 청나라와 두 번의 전쟁을 치르며 나라 운명을 위기에 몰아넣으니 그들은 정녕 세상 보는 눈이 없는지. 모든 결과를 알고 있는 지금 해답은 쉽고, 결론도 간단합니다. 과거의 저들은 답답할 정도로 행동도 더디고 눈치도 전혀 없는 사람들 같습니다. 나라가 망하는데 권력이 무슨 의미가 있다고 싸우며, 섬길 나라도 섬기는 나라도 존망을 다투는 때에 사대는 무슨 소용이 있었겠습니까. 왜란과 호란 전쟁의 참화를 겪고서도 효종 승하 후 어머니 격인 자의 대비 복상 기간을 1년으로 할 것이냐 3년으로 할 것이냐를 두고 붕당을 지어 다툰 선조들을 생각하면 허허롭기만 합니다. 그러면 시간을 돌려 현재는 어떠할까. 혹 우리는 눈앞에 위기 상황이 있는데도 짐짓 모른 체하는 일들은 없을까, 개인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몸담
'행복한 가정은 고만고만하고 불행한 가정은 나름 나름의 이유로 불행하다.' 대문호 톨스토이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의 첫 장 첫 문장이다. 이미 가정의 중심에 부부가 있음을 전제하고 있으며 행복한 가정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가정의 문제가 행복하다 또는 불행하다에만 의미를 두어야 하는 걸까.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에서 세 쌍의 부부를 통해 거짓과 진실, 도덕과 부도덕의 본질을 생각하게 한다. '안나 카레니나'의 주요 등장인물은 세 쌍의 부부다. 안나와 알렉세이, 레빈과 키티, 안나의 오빠 스티바와 돌리 부부다. 그리고 안나의 연인 브론스키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그 시대 상류계층에 속했으며 가정은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최소한의 도덕관은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예기치 않게 안나의 가정이 파기된다. 솔직하고 명랑하며 친절한 여인 안나. 활기찼던 그녀의 생명력이 어떤 이유로 스러져 갈 수 밖에 없었던 걸까. 생명력! 듣기만 해도 새로운 것이 위로 뻗어 오르는 느낌, 설렘 또는 기쁨이 연상된다. 작가는 브론스키의 말을 빌려 안나의 최대 매력을 생명력에 있다고 찬미한다. 이성과 도덕으로 누르고 있어도 삐져나오는 생명력,…
대통령선거가 정말 코앞이다. 이미 사전투표를 마친 분들도 많겠지만 아직까지도 고민인 분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쪼록 공약을 신중히 잘 검토하고 우리 국민을 대표하는 20대 대통령 후보자에게 잘 투표해 국민과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대통령이 당선되길 바란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주고 국민들 또한 자신이 투표한 후보자가 당선되지 않아도 당선된 대통령을 믿어주고 응원해 한마음 한뜻으로 대한민국이 더 발전하길 바란다. 요즘 이메일을 열어보면 거래처나 지인이 보낸 메일이 아닌데도 거래처와의 거래 내용의 제목과 채용공고를 모집할 때 이력서 메일처럼 포장해서 바이러스와 같은 정보를 빼가는 피싱 메일이 극성이다. 다행히 필자의 회사는 의심이 가는 이메일이나 정확하지 않은 내용은 조심하라는 주기적인 교육을 하고있어서 지금까지 큰 문제는 없었지만 더더욱 관리를 잘해야 할 것이다. 불경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행히도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플러그미디어웍스와 다이나즈는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있다. 그에 맞게 직원도 충원을 하기 위해 채용공고를 내다보면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활동인지 이력서에 공란도 많고 자기소개서 부분은 작성도 하지 않은 채 입사지원을 하는 이들이 있
드디어 쇼펜하우어 읽기를 마쳤다. 지독한 염세주의자라는 딱지가 늘 내 머릿속에 자리 잡혀서 가까이하기 어려운 철학자였다. 처음 읽기 시작한 지 거의 40년 만에 마무리했으니 내게 그리 호감 가는 철학자는 아니었던 것 같다. 권총을 침대 옆에 두고 자고, 이발사에게는 면도도 안 받고, 불이 나는 것이 두려워 이층에서는 잠을 자지도 않을 정도로 염세적으로 이름 높았던 쇼펜하우어도 결국은 오래 살면서 노년에 명성도 얻고 꽤 괜찮은 삶을 살았다고 하니 아이러니할 뿐이다. "세계는 나의 표상이다."라는 그의 주저 첫말이 쇼펜하우어를 대변하는 주제어일 것이다. 쇼펜하우어의 생각은 사람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보고 싶은 방식대로 보고 난 후 그것이 세상이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개체의 의지가 드러난 세계임을 주장한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의 결론은 불교의 반야바라밀과 아주 유사하여 예전에는 난해하게만 느껴지던 것이 오히려 친숙하게 생각되니, 내 사고의 폭이 깊어진 것인지 세월의 힘인지는 알 도리가 없다. 다만 고등학교 시절에 처음 읽기 시작한 윌 듀런트의 '철학이야기'나 니체의 책들로부터 어제 마침표를 찍은
'아베 마리아'는 슈베르트부터 부르크너까지 시대를 초월하여 여러 음악가가 작곡할 만큼 아름답고 성스러운 곡이다. 라틴어로 '안녕하세요? 마리아님!'이란 뜻으로 천사들이 마리아에게 수태고지 할 때 건넨 첫인사였다고 전해진다. 다양한 작곡가들이 다양한 느낌과 색깔로 아베 마리아를 작곡했지만, 듣고 있으면 한결같이 마음이 차분해지고 영혼이 정화되는 듯하다. 그중 바흐의 곡에 구노가 가락을 붙인 '아베 마리아'는 아주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어릴 때부터 음악 신동이었던 구노는 같은 반에 넘지 못할 음악천재가 있었다. 둘은 친구였고 물러섬 없는 경쟁자였다. 훗날 친구는 신학교에 들어가 사제가 됐고, 동양의 먼 나라 중국으로 발령을 받았다. 그리고 3년 후인 1845년, 김대건 신부와 함께 조선으로 향한다. 당시에 프랑스 신부가 조선에 간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구노의 친구인 바로 그 다블뤼 신부는 조선에 온 지 21년만인 1866년 병인박해 때 체포돼 참수됐다. 21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안돈이(安敦伊)라는 한국명으로 선교활동을 하면서 제천에 한국 최초의 신학교를 세웠고, 여러 권의 신앙 서적도 발간했다. 친구의 순교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과 애도
살다 보면, 고독한 새 한 마리가 내 마음에 낳은 알을 하나씩 가져가 버린 것 같을 때가 있다. 그러고도 그는 내 주변을 서성이면서 떠나지 않아 자신의 존재를 감지하게 한다. 그는 삼킬 것을 두루 찾는 독수리처럼 내 머리 위를 빙빙 돈다. 날개 없는 고독 새는 공허라는 뿌연 연기를 만들어내면서 내 삶을 에워싸 마침내 혼돈의 지경까지 이르게 한다. 형체는 안 보이나 분명히 존재하는 고독한 새 한 마리…. 그런가 하면 서리 까마귀가 할퀴고 간 것처럼 가슴이 쓰릴 때가 있다. 보이지 않는 적, 고독 새와는 달리 이런 경우는 상대방 형체가 드러난다. 문제는 변명도 대항도 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면서 여기저기서 화살만 날아온다는 거다. 혀로 쏘아대는 말 화살촉에 급기야 나는 평정을 잃고 분노로 휘청거린다. 주기적 불청객이려니 하고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자신이 못마땅하여 자존감마저 무너져내린다. 이런 일은 한 번 몸속에 들어오면 고칠 수 없는 병처럼 끈질기게 반복되곤 한다. 반복된다는 건 좋은 점도 있다. 반복하니 지피지기할 수 있고, 그것이 승리로 종결되는 병법이 되기도 해서다. 해보나마나한 병법은 이렇다. 참고 참다 고립무원으로 몰릴 때쯤이면 박차고 일어나
요즘 TV를 틀면 나오는 사람 중 하나를 꼽으라면 오은영 박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십여 년 전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에 처음 출연한 이후로 대한민국 육아의 대표적인 인물이 됐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던 당시에 심리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던 나는 공부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그 프로그램을 챙겨보았던 기억이 난다. 최근 그가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그램에 다시 출연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오은영 박사의 방송이 게시되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그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에는 육아하는 엄마들이 오은영의 소아청소년클리닉 상담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다, 예약을 받는 날 몇 백통의 전화를 걸어 겨우 상담 예약을 잡았다는 사연, 시간당 상담료가 얼마인데 전혀 아깝지 않았다는 간증과도 같은 사연도 종종 보인다. 나의 모습도 20대 심리학 전공생에서 30대 한 아이의 엄마로 바뀌면서 그가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로 아이를 대해야하는지 설파하는 오은영 박사의 모습이 이전과는 다르게 마음속 깊이 다가오곤 한다. 어찌 보면 대한민국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교육 프로그램이 되어버린
전국의 공공주택지구에 편입된 토지주들이 전국연대 대책협의회를 만들어 "왜 우리한테만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이 매일 아우성이다. 공영개발을 막은 자와 민간에게 지나치게 이익을 몰아준 자를 놓고 서로 몸통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정작 국민들은 둘 다 이익을 본 사람들 편인 것으로 의심한다. 막대한 이익을 본 사람이 있으면 손해를 본 사람도 있지 않을까? 민간 개발업자들이 전자라면 토지를 빼앗긴 사람들은 후자 아닐까? 내 땅을 가져다 자기들 멋대로 개발해서 팔아 천문학적인 이익금을 얼마씩 나누어 가졌느니 하는 보도를 보는 토지주들의 마음은 어떨까? 이게 다 '공익사업이라서 그래'라고 하면 더 화나지 않을까?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라고 명시하고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하고 있다. 즉, 사유재산권은 보장하면서 공공의 필요가 있는 경우 사유재산권을 수용·사용·제한할 수 있으나, 지금의 행복한 생활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정당한 보상을 하여야 한다고 명령하고 있는 것이
쉬는 시간은 있으신가요?"코로나 확진자분들의 역학 조사서를 숨가쁘게 정리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상당보건소에 격려차 방문하신 부시장님이 던지신 질문이었다. 부시장님의 질문을 받자마자 문득 발령 전화를 받던 날이 생각났다. 설날 연휴 익숙한 전화번호가 내 핸드폰을 깨웠다. 1월 정기·수시 발령이 끝난 시점에서 온 전화라 약간 의아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수신 버튼을 누른 나는 인사팀 직원분이 알려주신 발령 소식에 애써 짐짓 당황하지 않은 척했다. 내 발령지는 상당보건소 감염병대응과였다. 일반행정 직렬인 내가 보건소로 발령 난다는 점도 당황스러웠지만, 무엇보다 코로나가 정말로 턱 끝까지 차올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나에게 주어진 쉬는 시간은 많진 않다. 오미크론 변이의 강한 전염력 때문에 재택 치료하시는 분들의 숫자도 늘었기 때문이다. 내가 오늘 처리해야 할 업무는 쌓여있고 전화기는 계속 울리며 나를 찾는다. 그리고 확진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고 있다. 바쁜 나머지 나는 임용식 때 읽었던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임무를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언합니다' 선서문을 곱씹을 시간조차 없이 바쁘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전화가 걸려 왔다. 장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