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轉禍爲福).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뜻. 흔히 쓰는 이 사자성어를 굳이 들먹이는 이유는 몇 번의 짙은 여운을 주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가장 힘든 것이 학교에서 추진하는 행사였다. 특히 아이들에게 평생 한 번밖에 없는 입학식이나 졸업식을 비대면이라니! 부모님을 초대하지 못한다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 앞에 고민이 깊었다. 10명의 졸업생을 위해 어떻게든 부모님과 함께하는 졸업식을 하고 싶었다. 혹여나 기대했지만 상황은 좋아지지 않았다. 단호한 결정이 필요했다. 최종적으로 부모님은 초대하고 외부손님은 모시지 않기로 했다. 졸업식 전날, 지역인사와 기관장님들께 안내장을 발송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엎질러진 물은 주워담을 수 없지만 실수는 만회해야 한다. 우편물을 보내기는 이미 늦었으니 담당선생님이 전화를 하겠다고 했다. 학교장인 내가 수습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면장, 이장협의회장, 노인회장을 비롯해 크고 작은 단체장들 순으로 일일이 전화를 드렸다. 초대하지 못하는 죄송한 마음을 전하면서 코로나로 만나지 못하는 동안 있었던 이런저런 이야기, 학교 이야기, 마을 이야기, 어려운 점, 학교자랑 등도 자연스럽게 이어졌
33년여의 직장생활을 퇴직하고 100세 시대에 맞추어 제2의 직업을 고민하던 중 한국산업인력공단 주관 건설안전기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작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8개월 동안 토목공사 현장 안전관리자로서 첫 업무를 무사히 마쳤다. 초보 안전관리자로서 부담감을 안고 바쁘게 현장을 총총거렸던 시간들을 뒤돌아보니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다는 뿌듯함과 동시에 건설현장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감이 다가왔다. 고용노동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 사망자 수는 우리나라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 수 882명 중 반을 넘는 465명이 귀중한 생명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올해 1월 27일 지금까지 어떤 법보다 강력한 중대재해처벌법을 시행하였지만 올해 들어 벌써 광주시 아파트 붕괴 6명, 경기 양주시 석산붕괴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건설현장 안전사고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설현장의 업무는 근로자에게 10분간의 작업 전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시작된다. 안전교육에서 빠지지 않는 감초는 안전모 착용을 당부하는 것인데 간혹 '안전모를 쓰면 불편해요', '머리가 아파요', '우리 작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변화는 일어나게 되어 있다. 근데 변화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개인의 욕망을 들여다 보면 된다. 개인 욕망의 합이 미래에 벌어질 일의 인풋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인 욕망을 어떻게 볼수 있을까? 바로 데이터로 통해 본다. 그래서 테이터를 통해 욕망을 관찰하고 미래를 볼수 있는 책하나를 소개하려한다. 송길영의 "그냥 하지 말라"이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어떤 것들이 변했을까· "먼저 우리집 막내" 하면 무얼 연상하는가? 사람이 아닌 반려견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개 좋아하는지 물어면 과거에는 점심 메뉴를 묻는 말이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만큼 반려동물 숫자가 늘었다. 1년 넘게 비혼, 비출산이 벌어지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자동차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차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의 차는 이동 수단이지만 지금은 차에서 많은 일을 한다. 30년대 캘리포니아에서는 라디오 설치를 법으로 금지했다고 한다. 운전 중 음악이 운전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차에서 커피 마시고, 유튜브 보고 사진 찍어 인스타에 올리고 음식을 준비해 자동차 극장에 간다. 차박이란 단어도 등장했다. 전망 좋은 집을…
순천 선암사 무우전 돌담길에 천연기념물 무우전매(梅)가 희게 붉게 피었다. 대문 옆에 예쁜 홍매가 다소곳이 서 있는 무우전을 조심스레 들어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한불교태고종 종정이 머무시던 전각으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영역이었다. 무우전 왼쪽에 있는 부엌 문틀에,딱 여느집 문패만한 크기의 '각황전 입구' 표지판이 붙어있다. 나무 뚜껑 솥단지들이 걸려있는 것을 보니 차를 덖는 곳인가 보다. 샛문으로 나가니 뒤뜰에 채마밭과 정원이 적당히 자그마하다. 근대, 열무, 쑥갓, 얼갈이 배추, 치커리의 팻말이 박혀있고 이름 모를 들꽃들이 꽃대를 내밀고 있다. ㄷ자 승방인 무우전 가운데 멍석만한 크기의 반질반질한 뒷마당 앞에는 1칸 법당인 각황전이 숨겨진 보물처럼 점잖게 앉아있다. 꽃담 아래 오래된 나무 의자에 앉아 그윽한 매향을 흠씬 들이키고 나오니, 무우전 툇마루에서 나이 지긋한 스님과 노스님이 정담을 나누고 계신다. 점심 공양을 마친 노승께 문안하러 오신 듯하다. 쉬었다 가시라는 말씀에 넙죽 앉아서 조계산 능선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자니, 당호(無憂殿)처럼 근심이 사르르 죄다 녹아내린다. "스님, 여기서 무우전매를 바라보니, 옛날 김해 사또가 매화 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나라가 있다. 대만과 한국이다. 대만은 안보의식을 깨우치는 계기가 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정파싸움에 팔려있다. 대만은 미군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해도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군이 개입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4.5%에 불과하다. 이것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한 것이다. 오히려 일본이 개입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3.1%로 미국보다 8% 이상 높지만 이 역시 작년보다는 15% 이상 감소한 것이다. 국방력을 키우자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군 복무 기간을 1년으로 줄여 사실상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을 다시 연장하자는 주장이다. 대만은 3년까지 의무복무제를 실시하다가 2008년 1년으로 줄였다. 선거 때마다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었다는 점은 우리와 비슷하다. 중국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군 창설 100주년이자 시진핑 4연임이 결정되는 2027년경 대만을 통일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대만의 국방력은 중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국방비는 중국의 17분의 1, 병력은 12분의 1
[충북일보] 전국 곳곳에서 봄꽃 소식이 들려온다. 완연한 봄날씨 속에 봄꽃 명소들이 상춘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일찍부터 꽃망울을 터트린 우리나라 최남단 제주도는 활짝 핀 유채꽃과 함께 지난 29일 벚꽃이 만발해 시민들에게 봄의 정취를 선물했다. 끝나지 않을 듯한 코로나19, 얼마 전 발생한 동해안 산불까지, 다소 무거울 수밖에 없었던 분위기를 벗어나 시민들은 간만에 여유와 설렘을 즐기는 중이다. 이 시기만 되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곡들이 여럿 있다. 하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는 가수 장범준의 '벚꽃엔딩'을 따를 곡은 아직 없다는 공감대가 있는 듯하다. 해당 음원이 발매된 건 2012년도였다. 그해 청주 지역의 벚꽃 개화일은 4월 17일이었는데, 아마도 벚꽃잎이 흩날리며 떨어진 시기는 그로부터 약 2주 뒤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청주의 봄꽃 개화일은 10년 단위로 분석하였을 때 과거 10년(1981~1990) 대비 최근 10년(2011~2020)이 5일 빨라졌다. 기상청은 얼마 전 우리나라 봄꽃 개화일 전망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21세기 후반(2081~2100)에는 봄꽃 개화일이 현재(1991~2020) 대비 10~27일 빨라
며칠 전 세종예술의전당 개관 기념공연을 관람했다. 멋진 무대 위 검은색 연주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각각의 연주자들이 등장하고, 곧이어 지휘자가 등장한다. 객석에서는 우렁찬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지고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서곡을 시작으로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시작부터 감동이다.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다. 지휘자의 절도 있고 힘 넘치는 지휘에 따라 서로 다른 악기로 서로 다른 음을 연주하면서도 하나된 화음과 감동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닮았다는 생각이 스친다.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있을까?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면서도 각자의 일이 따로 있으며 살아가는 방식도 모두 각양각색이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고, 같은 생각을 한다면 세상이 어떤 모습일까? 예전 어느 대학의 철학과 교수님은 "꼭 같은 것보다는 다 다른 것이 더 좋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처럼 서로 다른 향기와 색깔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어울림과 조화가 있기에 세상은 다채롭고 나름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어떤 드라마나 영화에서든 각각의 배우가 가진 역량과 특성에 따라 주연, 조연, 단역과 엑스트라까지…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전세보증금대출(이하 전세대출)이 연평균으로 충북이 38%, 전국이 37%로 급증했다. 전세가격(보증금)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세입자들이 오른 전세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많이 했던 것일까? 아니다. 전세가격은 주로 2020~21년에 크게 상승했고, 오히려 2017~2019년 중에는 연평균 전세가격 상승률이 충북이 마이너스 1%, 전국이 0%였다. 그럼 전세대출 금리가 확 낮아졌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다. 2015년 이후로 보증대출 금리는 큰 변동이 없었다. 오히려 2016년부터 살짝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럼 왜 급증했을까?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특이한 일이 발생했는데,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출) 증가율이 이상하리만큼 낮아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택가격 상승률과 주담대출 증가율의 그래프를 겹쳐보면 움직이는 궤적이 유사하다. 그런데 2017년부터 주택가격 상승률에 비해 주담대출 증가율이 이상하게 낮아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2017년부터 강화되기 시작한 주담대출 규제의 영향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 많은 사람들이 주담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는 것이 보통인데, 2017년부터 주담대출이 어려워졌다면 도대체 주
어느덧 따뜻한 봄의 시작을 알리는 4월이다. 무심천은 다시 벚꽃으로 물들고 지는 해는 점점 오래도록 머무르려 한다. 주말에 벚꽃을 즐기는 인파로 붐비겠지만 마냥 설레지만은 않을 것이다. 3일 기준 누적 확진자 수가 충북만 39만9천245명이고 신규 확진자 수만 8천777명에 다다른다. 주변에 코로나 확진을 받은 사람이 확진을 받지 않은 사람보다 많을 정도로 주변이 곤욕이다. 플러그미디어웍스에도 릴레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직원들이 돌아가며 격리를 하고 있다. 조심하라는 교육도 무색할 정도로 언제 어디에서 전파가 되는지 알 수 없지만 어디에서든 확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 또한 한 달 전 확진이 되어 격리를 마쳤다. 오랜만에 달콤한 휴식처럼 7일간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확찐자라는 유행어가 괜히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살을 찌우며 체감했다. 말그대로 먹고, 자고 물론 업무도 보긴 했지만 꼼짝 않고 집에서만 있다는 것이 차츰 지겹다는 생각이 들 무렵 격리가 해제되었다. 그 전까지는 2주간 격리되고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동이나 여러가지 불편함이 있었을 것이다. 너무 많은 확진자가 나오면서 사실 위드코로나가 현실이 되
사람은 보여도 마음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자식도 예외는 아니지 싶다. 오죽하면 자식을 거죽으로 낳지 속까지 낳느냐는 말도 있다. 그러면서도 자식의 속을 안다고 착각하는 게 부모의 어리석음 아닐까 싶다. 인간은 왜 이런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걸까. 리어왕의 대사처럼 어쩌면 우리는 거대한 바보들의 무대에 울면서 태어난 존재는 아닐까. 바보들이 바보들을 위한 무대. 오늘은 '세익스피어'의 '리어왕'이 간 길을 걸어 본다. 흔히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은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을 허망한 인간의 욕망이라 했다. 극작가 버나드쇼 역시 리어왕을 "가장 위대한 비극"이라고 평했다. 그는 왜 노년에 이런 비참한 얘기를 썼으며 무얼 말하고 싶었던 걸까. 리어왕을 통해 통찰력을 제시하려 했던 건 아니었을까. 사실 '리어왕'은 비극 중에서도 가장 슬픈 가정비극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가정비극은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간이 단초가 된 슬픈 사건이다. 그래서 슬프지만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희곡 리어왕을 냉정하게 짚는다면 리어왕이 자초한 부분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만큼 부모 노릇이란 게 더 어렵다
사랑이 식으면 밥상도 식는다. 사랑과 배고픔은 뇌의 같은 부분에서 작동한다고 한다.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감정인 사랑과 식욕은 서로 닮았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키친'에서 유이치는 묻는다. "왜 너랑 밥을 먹으면 이렇게 맛있는 거지?", 미카게는 이렇게 답한다. "식욕과 성욕이 동시에 충족되기 때문 아닐까?" 힘들거나 외로울 때 불쑥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계란찜, 봄 향기 가득한 냉잇국, 바닷냄새 품은 갓구운 고등어자반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영락없이 엄마가 만들어준 음식일 것이다. 엄마가 자식을 위해 차려주는 음식은 단지 음식만이 아니다. 거기엔 자식에 대한 기도, 염원, 소망이라는 양념으로 버무리고, 대가 없이 베푸는 사랑이라는 재료가 듬뿍 담겨있다. 그 기억이 그리워 세상의 모든 자녀는 평생 엄마의 음식을 잊지 못한다. 살아가면서 만난 무수한 사람들은 그들과 함께 먹은 음식으로 기억된다. 특히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음식의 기억은 강렬하다. 즐거웠던 시간의 빛나는 결정이 음식으로 되살아나 미각과 후각으로 살아있다는 감각을 일깨운다. 맛난 음식을 마주했을 때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는 것은 사랑과 식욕의 본능이 함께…
저의 어릴 때 꿈 중의 하나는 부모님한테 혼나지 않고 만화방에서 실컷 만화 보는 일이었습니다. 당시에 보던 만화책들은 모두 결말이 권선징악이었고, 대부분 어린이들을 상대로 하는 내용이라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야구나 축구를 통하여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한다는 내용이거나 북한군을 무찌르는 국군 얘기들로 말 그대로 교육적이고 건전, 명랑 만화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사회 분위기는 만화방에 가는 일을 마치 불량식품 사 먹는 일과 비슷하게 여겨 만화방은 될 수 있으면 가지 말아야 할 곳이었습니다. 당시 부모님에게 물어 보나마나 만화방에 간다고 하면 공부나 하지 그런데 간다고 혼부터 날게 뻔 하므로 아예 만화방 가도 되냐고 물어 보지도 않고 몰래 몰래 드나들곤 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만화를 보던 상상력으로 소설을 읽게 되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독서가 나의 인생에 도움이 되었다면 아마도 그것은 부모님 몰래 다니던 만화방 덕분인 듯싶습니다. 한편, 요즘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자녀 교육에 있어서 가장 걱정하는 문제 중의 하나가 자녀들에게 하루에 게임을 얼마동안 하도록 해야 하는지 일 것입니다. 자녀들이 아예 게임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누군가 지금 우리 시대의 정서는 어떠냐고 묻는다면 '불안'라는 단어로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불안이란 자신의 안정을 위협하는 무언가로 인해 긴장의 상황을 유발하는 감정 상태로 심리학자 프로이드는 불안을 그 원천에 따라 현실적 불안, 도덕적 불안, 신경증적 불안 세 가지 종류로 분류했다. 현실적 불안이란 실제 현실에 존재하는 위협에 대한 불안으로 현실적 불안에 반응하지 않으면 실제적인 고통이나 상해를 입을 수 있는 불안을 의미한다. 신경증적 불안은 자신의 본능적인 욕구를 통제하지 못할까봐 생기는 불안이며, 도덕적 불안은 본능적인 충동이 자신의 양심이나 도덕적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따른 불안으로 죄책감을 유발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느껴지는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은 아마도 코로나일 것이다. 돌연 등장해 한국에서만 만오천명이 넘는 사망자를 발생시킨 미지의 바이러스가 주는 긴장감은 3년째 유지되고 있다. 코로나처럼 생명의 위협으로부터 오는 보편적인 불안과는 달리, 누구에게나 유난히 자신을 자극하는 불안이 있다. 최근 나를 너무나도 두렵게 만드는 불안은 바로 '쓰레기'다. 코로나로 인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진 배달음식과 택배로부터 나오는 쓰레기는
문은 공간과 다른 공간을 잇는 연결고리다. 사람들은 아침마다 현관문을 열고 나서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대문, 자동차 문, 회사나 일터의 문 등 여러 종류의 문을 나들면서 세상과 소통한다. 지금은 주택이나 아파트 거실이 전면 유리로 되어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내가 어릴 적에 어머니는 해마다 풀을 쑤어 창호지로 문을 바르셨다. 유리가 귀했던지 문을 바르실 때, 딱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의 네모난 유리를 창틀에 대고 바르셨다. 유리 높이는 방 안에 앉아서 밖이 내다보일 정도였다. 그 작은 유리창은 바깥세상에 대한 상상력을 유발했다. 나는 그 유리 너머로 밖을 보며 아이들이 나왔나, 누가 지나가나, 하고 바깥세상을 살피곤 했다. 대형 빌딩 현관에 설치한 회전문을 처음 접했을 때였다. 통유리 둥근 회전문을 밀면 빙그르 돌아가 사람을 밖으로 내보낸다. 그날 그 건물에 들어가는데 누군가 마주 나오면서 문이 저절로 열렸다. '손도 대지 않았는데 문이 열리다니 기막히게 좋은 세상이군.' 하면서 스스럼없이 들어섰다. 그런데 이게 웬일, 내려야겠는데 타임이 놓쳐지면서 내려지지 않는 거다. 건물 내부가 보였다가 밖이 다시 보이면서 몇 바퀴 빙빙 돌아 당혹스러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지금의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고 새로운 용산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청와대는 공원으로 조성해 국민에게 개방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단순한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국민을 제대로 섬기고 일하기 위한 각오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고자 하는 저의 의지"라고 밝힌 만큼 국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집무실 이전의 핵심으로 보인다. 하지만 집무실 이전으로 인한 예산이 만만치 않고, 현재의 국방부를 어디로 이전할 것인지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관저와 집무실 공간이 달라 발생하는 교통 통제, NSC, 국방부 등의 연쇄 이전으로 인한 안보 공백 등 국민이 우려하는 부분까지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현 문재인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소위 집무실 이전 이슈가 모든 이슈를 잡아먹는 블랙홀이 된 것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청와대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전망이다. 새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한 첫 출발을 하는 것이다. 청와대 이전에 대한 논의가
애완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반려 가구가 600만 명을 넘어섰다. 사람보다 1∼2도 높은 체온과 포근한 털은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불안감, 스트레스, 맥박, 혈압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안 공기 정화 및 기분 전환을 위해 반려 식물을 기르는 이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사계절을 집안으로 들여놓음으로써 집콕의 피로감을 줄이고, 공간의 생명력을 채워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식물의 돌봄 과정을 통해 서로 교감함으로써 정서적 면역성과 회복 탄력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한다. 분양받은지 20년이 넘은 호랑가시나무가 있다. 호랑이가 등이 가려울 때 사용한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5센티 정도의 아기였는데 수없이 닥친 추위를 잘 견디며 이젠 제법 자랐으나 꽃은 아직 더 기다려야 하나 보다. 오죽을 키운 적이 있다. 분명 줄기가 검어야 하는데 새로 나오는 줄기는 초록색이라 잘라버리곤 했다. 시간이 지나야 줄기가 검은색으로 변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어느 날은 베란다에 개구리가 뛰어다녀 기겁을 한 적이 있다. 수생식물인 어리연, 방동사니, 솔이끼를 농원서 구입했는데 개구리알이 딸려온 것이다. 꼬리와 앞다리가 나
차기 충북도지사는 누가 될 것인가.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3연임으로 물러나게 됨에 따라 충북도지사를 향한 각 정당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현재 충북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국회의원 3선)이 출마 선언을 한 상태고, 곽상언 전 중남부4군 당협위원장이 중앙당의 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박경국 전 행정안전부1차관, 오제세 전 국회의원(4선), 이혜훈 전 국회의원(3선)이 출마 선언을 했다. 윤갑근 전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은 출마 의지를 밝혔고 아직 출마선언은 하지 않았다. 여기에다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장관(국회의원 4선)이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박덕흠, 엄태영 국회의원으로부터 충북도지사 출마 권유를 받고 고심 중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충북도지사 출마설이 돌던 이종배, 박덕흠 국회의원은 자연스럽게 불출마로 정리됐다. 각 당의 공천 절차가 남아 있으므로 어느 누가 후보로 결정될지 속단 할 수는 없으나 전략공천(단수공천)을 하든 경선을 하든 민주당 후보로는 노영민 전 실장이 유력해 보인다. 국민의힘은 전략공천이냐 경선이냐, 경선일 경우 당원 대 일반도민의 비율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의해 유불리가 갈릴 것
외국인들은 우리말의 어려움은 존칭어의 사용에 있다고 말한다.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그 외에 적절한 호칭과 지칭의 사용도 쉽지 않다. 전에는 남편들이 남과의 사적 대화에서 자신의 배우자를 지칭해서 집사람, 안사람, 마누라라고 흔히 불렀다. 이 정도는 점잖은 표현이다. 여편네, 우리 집 부엌데기, 할멈 등 듣기 거북한 표현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자신의 배우자를 표현하는 '아내'라는 우리말이 있는데 왜 그 말을 쓰지 않고 그렇게 비하하는 표현을 하는지 모르겠다. 옛 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아내나 자식 자랑을 하면 팔불출이라고 했다. 그것이 겸양의 미덕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아내를 아내라고 지칭하는 것이 자랑하는 것도 아니잖은가. 한글학자 고 한갑수 씨에 의하면, 아내는 순수한 우리말로서 원래는 '안해'인데 그 말이 변화하여 아내가 됐다고 한다. '안해'는 안의 해, 즉 집안의 해 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옛날에는 주부들이 집안에서 살림을 맡을 뿐 사회생활을 하는 경우가 없었으므로 마치 해와 같이 집안을 밝고 따뜻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좋은 뜻의 어원이 담겨있었다. 아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배우자를 바깥양
내가 만나는 사람과의 인연에 따라 내 인생은 달라질까? 어떤 이는 자신이 삶에서 어떤 사람을 만났느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이 확 바뀌어 왔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내가 만난 사람들이 나의 인생이다'라고……. 살아가면서 인연을 맺어 온 사람들은 다양하다. 만남에는 관계성이 존재한다. 단순한 만남도 있지만, 의미 있는 만남도 있다. 만남에 있어서 중요한 세 가지 요소는'만남의 대상(person), 함께한 시간(time), 상호 간의 의사소통(communication)'이다. 요소 간 상호작용적 관계에 따라 관계성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인간관계는 어느 경우든 어느 정도의 테크닉을 필요로 한다. 어떤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싶을 때나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싶으면, 우리는 때로 모험을 감수하며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이처럼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 이것을 심리학 용어로 '자기노출(self-disclosure)'이라 한다. 자기노출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있지만, 심리학자 Joseph Luft와 Harry Ingham가 창안한 조하리 창(Joseph&Harry = Johari's window)은 관계형성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정보를 주고받는지를…
회색빛 터널에 오롯이 갇혀 온 기분이다. 지난 겨울 혹한은 별반 없었으나, 문지방을 넘어오는 시퍼런 겨울 추위보다 더 냉혹한 현실이 우리 앞에 가로 놓여있었다. 물론 훈풍이 불어오는 이즈막에도 이것은 좀체 수그러들 줄 모르긴 매한가지다. 2년 여 우리의 생명과 삶을 옥죄어 오는 지긋지긋한 코로나19가 그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 기세를 꺾을 줄 모르는 코로나19이다. 이것이 안겨주는 두려움의 암울함과 달리 극채색을 이루는 계절이 돌아왔다. 어느 사이 찾아온 봄빛은, 화사하고 따뜻한 온기로 온 세상을 채색 중이다. 매화와 산수유에 이어 목련도 꽃잎이 벙글었다. 봄꽃이 앞 다퉈 피어나니 왠지 처녀처럼 마음이 설렌다. 해마다 찾아오는 봄이련만 유독 올봄은 더욱 그렇다. 나이 탓이런가. 지난 날 빛바랜 추억이 다시금 화려한 색상의 도돌이표가 되어주기도 한다. 사실 추억도 때론 그것이 지닌 농도에 따라 가슴을 점령하는 순도純度가 다르기도 하다. 봄이 오면 젊은 날 벚꽃 나무 아래를 함께 거닐었던 사랑했던 사람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그네들도 나처럼 어디선가 벚꽃이 필적마다 함께 공유했던 추억에 한번쯤 잠길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듯 해마다 돌아오는 봄이련만 흐
청주 MBC에는 학력저하 전문기자가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석 달 전 배포한 자료에 기초하여, MBC가 이틀 동안 3꼭지로 논란의 불을 지피자 충북교총도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감은 학력저하에 대한 무한 책임을 가지고 학력제고를 충북교육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여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안타깝게도 2021학년도 수능에서 충북의 1등급 비율이 전국 최하위권이었고 표준점수 평균도 최근 10년 중 최저였다. 수학 '가' 1등급 비율은 0.8%였다. 수능 점수나 서울대 합격률만으로 학력을 재는 시대는 지났다는 주장, 그리고 '과거 학력' 개념으로는 '미래 학력'을 육성할 수 없다는 소리는 통계의 힘에 눌렸다. 대신에 교육감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려는 충북교총과 교육감 예비후보자들의 기세는 커졌다. 청주 MBC 뉴스를 더 검색해 보았다. 2015년 11월 16일에는 현재와 흡사한 보도 구린내가 난다. "지난 2012년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주요 대학 진학률이 올들어 갑자기 뚝 떨어진 겁니다. 공교롭게 진보 교육감 취임 이후 학력이 떨어지며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기이하게도 뚝 떨어진 바로 그해는 수학 '가' 1등급 비율이 역대 최대인
지난 3월 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었다. 매년 물의 날을 지정하여 세계적으로 물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은 그만큼 물이 인류에게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물이 인간의 기대수명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나라 사례를 보아도 상하수도 시설이 변변치 않았던 1960~1970년대에 비해 먹는 물이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최근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은 30년 이상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영국의 유명 의학저널인 BMJ(British Medical Journal)에서 20세기 인류의 건강 기대수명 연장에 기여한 발명품으로 페니실린과 같은 의약물질이 아닌 상하수도 인프라를 꼽고 있는 것도 그만큼 물이 인간의 건강한 삶에 큰 영향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충북은 물의 고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최대 담수호인 충주호와 대청호가 있어 수도권 주민 2천만 명과 중부권 주민 500만 명의 생명수를 책임지고 있다. 두 호수를 합치면 우리 국민 절반의 식수가 도내에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충북 도내에는 190여 개의 크고 작은 저수지가 있어 건강한 먹거리 생산을 위한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비록 물부족국가로 분류되
3월, 봄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며, 학교마다 새 학기가 시작된다. 3월은 연초 만큼이나 새로운 출발을 상징하는 의미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2022년 올 한해는 선거와 월드컵, 올림픽 등 국내외 중요한 행사들이 있다. 아동학대 현장에서 근무하는 필자는 이러한 시기일수록 그 어느 때 보다 아동학대예방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2021년에도 우리는 아동학대로 인하여 안타깝게 목숨을 잃거나, 학대피해로 고통을 겪는 아이들의 소식을 접했다. 정부에서는 2021년 1월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방안과 2021년 8월 아동학대 대응체계 보완 방안을 발표하며 위기아동 발굴 및 조기개입 강화, 아동 관점의 대응체계 보완, 아동학대 인식 개선, 아동학대 대응 인프라 강화를 약속했다. 2021년 1월 자녀에 대한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을 전면 삭제한 '민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국회 본 회의를 통과하면서 아동에 대한 체벌이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이처럼 다양한 정책과, 법 개정을 통해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나, 실제 발생한 아동학대 사례현황을 살펴보면, 아동학대 대응체계 개선의 필요성은 여전하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 아동학대 주요통계
지난겨울 차고 건조했던 공기는 나무와 숲을 바짝바짝 말렸다. 봄을 맞으며 기온이 높아지고 일사량이 늘어나자, 대기와 지표면은 더욱 건조해졌다. 지난 3월,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러한 기상 조건과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동해안을 따라 확산하였으며, 서울 면적(6만 500ha) 40%이상에 해당하는 넓이의 산림이 소실되고 약 1천500억 원이 넘는 재산 피해를 주었다.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봄철 가뭄이 반복되면서 산불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고 대형산불로 번질 위험률도 높아졌다. 이러한 경향은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도 예외가 아니다. 2021년 12월에 발생한 미국 콜로라도 산불은 건조해진 대기 상태와 40m/s에 이르는 허리케인급 돌풍이 만나 인근 도시까지 번지면서 1천 채에 달하는 가옥을 불태웠다. 유럽 그리스에서도 최악의 폭염과 가뭄이 이어진 2021년 8월에 다수의 산불이 발생하였고, 특히 에비아섬 산불은 그리스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산불 피해 면적(12만5천ha)을 기록했다. 지난 2월 17일 유엔환경계획(UNEP)은 2013년 이후 발표된 100여 개 이상의 과학적 연구를 근거로 한 보고서 '프론티어 2022'를
'인간의 삶은 언어를 통하여 영위된다. 한 인간은 사회와의 관계에 적응하기 위하여 훈련 되어간다.' 일본 작가 '요네하라마리'가 '프라하의 소녀시대'에서 한 말이다. 이 책은 동구 공산정권이 몰락되고 베를린 장벽이 붕괴해 가는 과정을 통역사의 눈으로 보고 기록한 글이다. 작가는 이어서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고 말하며, 인간은 동물과 달리 복잡한 사고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표현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인간과의 관계에서 말은 필수이기에, 원활한 사회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말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언어감각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언어도 연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대인은 말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아침이면 전화기에 쌓이는 인사말과 백화점이나 공공장소에서 들리는 비슷한 음정, 상냥하고 화사한 말들이 때로는 공해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진정성이 없기 때문이리라. 말, 말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고 인간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체이다. 말에는 완급조절 기능이 있어 감정을 실어 가기도 한다. 말은 때와 장소가 있고 높고 낮음의 순도도 있다고 했으며 한마디 말에 온도가 있고 나이가 있다. 젊은 시절에는 오만방자 했던 말이 연륜을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